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아리에서 활동하다 보면 같은 동아리 내의 친구나 선배와 의견 충돌을 빚을 때가 있다. 특히 음악 동아리의 경우 그러한 의견 충돌은 개인의 성향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에 고질병으로 남는다. 어떤 성향이 이 동아리 안에서 '적합하다' 혹은 '옳다'고 말할 수 없는 이상 한 성향만 받아들이는 태도는 주관적인 아집에 불과하다. 실제로 단순히 동아리의 선배라는 이유로 후배들에게 한 음악 성향만 강제하는 사람이 몇 있다. 그 성향이 그 동아리의 정체성에 완벽하게 맞아떨어지는 성향이 아닌 단순한 그 선배 개인의 성향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벌어진다면 후배들은 많은 불만을 갖는다. 선후배 사이뿐만 아니라 동기들 사이에서도 성향의 차이는 의견 일치와 일의 진전에 큰 차질을 빚어낸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떤 절차가 선행되어야 할까? 방법은 두 가지이다.

  첫번째 방법은 성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팀을 구성하여 팀과 팀이 서로 간섭하지 않고 각자 독자적인 일을 추진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두번째 방법에 비해 조금 더 실용적이고 '성향 불일치 이후에 더 유용한' 방법이다. 동아리의 구성원이 매우 많을 때에는 사람들이 끼리끼리 모이는 경향을 갖는다. 어차피 모든 사람들에게 가입과 탈퇴의 자유가 허용되어 있는 동아리(오디션이 있는 동아리를 제외하고)이기 때문에 같은 동아리라고 해서 모든 사람들과 친해질 필요는 없다. 그래서 동아리 내에서 자신과 비슷한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가까이 하기 마련이다. 첫번째 방법은 바로 이러한 인간의 기본적인 심리를 자연스레 동력으로 이용한 것이다. 한 동아리 안에 2~3개 정도의 팀이 있으면 적당하다. 하지만 만약 동아리 내에 사람들이 그리 많지 않아서 특별한 성향을 가진 소수가 발생하거나 혹은 여러 팀 구성원의 인원이 너무 불균등하게 분포되어 있다면 첫번째 방법을 쓸 수가 없다. 모든 사람들에게 똑같은 노력의 기회와 그에 따른 똑같은 만족감을 주는 것이 동아리의 원칙인데, 위와 같은 상황에 있다면 몇몇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에 비해 차별받고 억압받게 될 것이다. 물론 자신의 성향이 다른 멤버들의 성향과 너무나도 다르고 특별하다면 자신의 성향을 고집하는 마음을 억제하려는 노력을 다른 멤버들에 비해 더 많이 해야겠지만 말이다. 결국 가장 효율적이지만 그만큼 실현 가능성도 낮은 방법이 첫째 방법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처음부터 동아리의 성향을 결정하는 방법이다. 동아리의 모토와 정체성을 먼저 밝혀 놓고 멤버들을 소집하는 것이다. 음악 동아리의 정체성이 결정되어 있지 않으면, 그 동아리가 전통적으로 고수하는 어떤 성향이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 구성원들의 수많은 성향을 정리하고 규합하기가 정말 힘들어진다. 멤버들은 자신들의 개인적인 성향을 표출하기 전에 동아리 전체를 먼저 생각하게 될 것이다. 내가 몸담고 있는 재즈 동아리의 예를 들자면, 우리 동아리가 퓨전 재즈는 지양하고 대부분 스탠다드 재즈를 지향하기 때문에 컨템포러리 재즈를 좋아하는 나는 그러한 성향을 조금 억제하고 스탠다드 재즈를 더욱 더 좋아하려 노력했고 지금은 스탠다드 재즈에 푹 빠져 있다. 강제로 나의 성향을 억제하고 수정한다는 느낌도 받았지만, 그러한 강제에 따라야지만 이 동아리가 나에게 호의적으로 효용과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생각에 나는 즐거운 마음으로 성향을 바꾸었다. 물론 처음부터 전통으로 규정되어 온 동아리의 정체성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성향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동아리의 몇몇 구성원들이 힘을 합한다면 충분히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성향이고 '점'으로서의 성향이다. 동아리에는 '선'으로서의 성향이 동아리의 역사를 꿰뚫으며 진행하고 있어야 한다.

  특별한 성향이 규정되어 있지 않고 동아리 안에 마음 맞는 사람들끼리 자신들의 자유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동아리가 가장 좋지만, 조금 더 동아리 구성원의 현실적인 단합을 위하여 꼭 필요한 것이 정체성이다. 국가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지난 2002년 월드컵 때 모든 국민들은 '우리는 똑같이 한국 사람이고 붉은 색 티셔츠를 입고 응원을 할 것이다' 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뭉칠 수 있었다. 분명 월드컵의 열기가 한창이던 그때 응원의 함성을 단순한 소음 쯤으로 치부하던 사람들이 몇몇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붉은악마 대중'에 반발하지 않았던 것은 그 사람들 또한 대한민국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응원을 하러 거리로 뛰어나가는 성향이 어느 정도 강제로 작용했을 것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람들은 아무런 불만을 갖지 않고 자연스레 단합에 순응했을 것이다. 이처럼 단체를 이끌어나가는 힘은 단체의 의견 일치와 단합에 있다. 무한한 자유가 보장된 대학생들에게도 단체 활동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하나의 공통 성향을 창출하려는 노력은 반드시 필요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마키아또
,
 

드라마 '경성스캔들'에서 선우완(강지환 役)과 나여경(한지민 役)의 대화를 들어본 후 완의 대사(완의 대사만 썼기 때문에 이게 무슨 말인가 할 수도 있다)와 함께 순간 순간 느낀 점을 써 보았다.

개인적으로 선우완이라는 인물이 너무나도 마음에 들어 글을 써본다.

아, 나의 요지는 이것이다. 완이가 구사하는 '톡톡 쏘아붙이기'는 삶이 너무나도 단조롭고 순수하고 진지해지는 것을 막고 재미있고 유쾌하고 매력적이 되도록 만드는 방법이며, 삶 속에서 항상 쓰지는 않고 언제나 '엔진의 윤활유'나 '스테이크의 소스' 정도로만 기능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능하다면 언제나 단조롭고 착하고 속마음이 뻔히 보이고 진지한 말투만 구사했던 나도 이러한 화법을 배워보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여기서 화자가 남자와 여자라고 해서 내가 여자들에게 잘 접근하는 법을 익히려고 한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그런데 남자 또한 '남자'이고 생물학적인 '반쪽'이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를 대상으로 한 대화에서 최적의 대화 기술과 기타 여러 가지 대인기술이 다른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대화에 비해 훨씬 더 많이 쏟아져 나올 수밖에 없다. 그리고 내가 지금 대화 기술을 익힌다고 했는데, 대화 기술만 익히려는 교활한 심보로 이런 글을 쓰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은 전혀 통하지 않을 것이다.


사람은 말을 해야 살아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것 같다. 말로써 분위기와 상황을 조종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지.

...

(졸린 목소리로) 이런 남자방에 튀어들어온 건 너야. 그러니까 나가야 할 사람은 너지 내가 아니라구.

 아직도 안 나갔냐 너? 그만큼 도와줬으면 됐잖아. 내 옷까지 입혀줘야 돼?

 너 혹시 지금 그걸 감사의 말이라고 하는 거냐?

집에 권총 말고 또 이상한 거 숨겨 놨구만. 거짓말 진짜 못하네. 그래가지고 독립투사 될 수 있겠어?

실패한다고 누가 그래. 걔 이름이 뭐야, 조마자?

조마자씨. 조마자씨~ 조~마~자~씨~

천하의 차송주를 누가?

선우완의 영원한 디바를 무시하는 그 개자식이 누군데?

여기서는 가장 높은 사람과 가장 낮은 사람이 나누어졌다. 말 한마디를 통해 성주는 선우완의 영원한 디바가 되었고, 저편에는 선우완이 짓밟은 '개자식'이 있다. 자신과 대화하는 사람이 듣기 좋은 말을 하는 기술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걸면 넘어올래?

잊을 리가 있나.

아니 이런 우연이. 여기가 마자씨 서점이었어?

아니 이런! 이런 우연이 있나~

아니 나는 한복 명인에게 한복을 맞추러 왔을 뿐인데 왜이러시냐고 물으시냐면 한복을 맞추러 왔다고 말할 수밖에.

아니 세상에 이런 인연이!

너무 맛있게 먹고 있으니까 신경쓰지 마세요.

이제야 나한테 관심이 생기는 건가?

심각하지 않은 상황에서 누가 무엇을 물어보면 그 질문에 답하는 것은 최소의 요구조건이며, 톡톡 쏘는 답을 완벽히 구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말 한 마디를 던져야 한다. 서로 새로운 말을 던져준다는 것은 곧 서로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현재 두 사람이 겉으로는 언쟁을 벌이는 것처럼 보여도 그 언쟁이 두 사람의 자존심이나 물질적 가치 등을 훼손하지 않을 때에는 언쟁이 두 사람의 관계를 악화시킨다고 볼 수 없다. 상대방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그 사람을 싫어하고 그 사람의 생각을 부정하려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언쟁이 관계 형성을 매우 많이 억제시키지만, 상대방이 마음에 들 때에도 얼마든지 언쟁은 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를 잘 살펴 보아 톡톡 쏘는 답을 던져 주어야 한다.


(어른 남자는 복싱을 할 수 있대요) 나?

(난처)꼬마야. 이건 형이..

그래도 일단 한번 복싱을 해보려는 이 자세가 필요하다.

꼬마야. 형이 고무신 하나 사줄까? 저 물 건너온 걸로?

에이 내가 얼굴 때리지 말랬지 섀키야!

다른 사람을 때리고 우리 편 사람들이 좋아하는 식의 기쁨도 즐거운 삶을 위한 순간의 윤활유가 될 수 있다.

(완전 좋아하는 완. 소리 지른다)


아니, 결승 진출했다고 펄쩍펄쩍 뛰면서 좋아한 게 누군데?

솥단지도 받았겠다, 진지하고 심각한 문제(꼬마에게 돈을 벌어다주기. 꼬마는 이제 솥뚜껑을 팔아서 엄마에게 고무신을 사주면 된다)는 해결되었다. 그러니 심각하지 않은 유쾌한 말싸움이 가능하다. 만약 솥뚜껑을 따지 못했을 때, 즉 선결 요건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완이 위의 대사를 날린다면 상황은 매우 심각하고 부정적으로 흐를 것이다. 여경씨가 진짜 화날 것이다.

황소만한 사내들하고 하루종일 주먹질한 사람한테 너무한 거 아니야?

두 사람에게 모두 좋은 상황이 지금 펼쳐지고 있는데도 말은 '순진하고 긍정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 여경씨는 완이의 대답이 항상 자신이 생각할 수 없는 범위에 있기 때문에 그에게 매력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두 사람이 비록 말싸움을 할지라도 주변의 사람들이 그 말싸움을 보고 기분이 흐뭇할 때, 그 말싸움은 행복을 위한 긍정적인 말싸움이 된다. 심각하지 않기 때문에 주위 사람이 흐뭇해할 수 있다.

'오늘 정말 고마웠어요.' 했을 때 대답에는 크게 두가지 종류가 있다. 일반적인 대답과 톡톡 쏘는 대답. 일반적인 대답이라면 '에이, 이정도야 뭐 기회가 오면 없었던 힘도 막 생기고 그러는 거죠 허허'일 것이다. 어른들에게서 배운 기초적인 예절이다. 겸손한 사양. 하지만 예절보다 톡톡 쏘는 매력이 더 중요한 때가 있다. 그래서 여기서 우리의 완이는 '병주고 약주십니까 지금?' 으로 대꾸한다. 흔히 여자들이 나쁜 남자를 좋아한다고 하는데, 이제야 생각해보니 남자들이 이렇게 말을 톡톡 쏘아 매력적으로 보이고 결국 여자들에게 쉽게 호감을 얻는 것에서 그 말이 유래된 것 같다. 다시 예절 이야기로 돌아가자. 예절이란 그 상황에서 그 사람에게 그 예절을 표하지 않을 경우 그 사람과 심각하게 부정적인 관계에 놓이게  되는 경우에서 쓰는 것이다. 사실 우리가 만나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런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예절을 우선적으로 표해야 한다. 나의 말이 예의없는 말이 전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참고로 설명했다.


하긴, 나를 링 위로 끌어들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더라.

대화 한 마디에서 주어를 찾아보자. '나'가 아니라 '너'다. 나는 평소에 대화를 할 때 모든 대화의 60%는 주어가 '나'였고, 20%는 주어가 '이 자리에 없는 제 3인'이었고, 나머지 20%만 주어가 '너'였다. 상대방을 꼭 기쁘게 한다기보다는 상대방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상대방과 친해지기 위한 대화의 실마리이다. 그리고 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가지고 있는 주어가 '너'일 때, 금상첨화로 '너'가 주어인 문장이 서너개씩 나오면서 '너'를 칭찬해주거나 놀라게 해 주거나 기쁘게 해 주거나 흥분시켜 준다면, '너'의 기분은 매우 행복할 것이다. 이 사람이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구나. 라는 것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어이,  말로만? 음료수 한잔 사. 너 때문에 땀을 한바가지 쏟았더니 갈증 나 죽겠어.

그리고 우리의 완이는 전체적으로 표정이 다양하고 제스처가 크고 목소리가 크다. 사람 냄새 풍기며 살아있다는 것을 잘 보여주고 있다. 나는 평소에 공적인 자리에 있을 때에는 무표정이고 동작이 작고 목소리가 차분했다. 필요한 말만 하고 말을 아꼈다. 그래서 사람답지 않다, 차갑다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이제 와서 무지하게 고치고 싶은 나의 고질적인 모습이나 쉽게 바뀌지 않는다. 그래서 지금 내가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일까? 글로나마 해결책을 찾는 일 말이다.


내여자한테 손 대지 마.

하나님 대신 내가 증명하지.

...마, 맞아. 그런 것까지 이런 사람들 앞에서 구구절절이 설명할 필요는 없잖아. 끝까지 명예를 지켜주고 싶었는데, 미안해 마자.

매번 느끼는 거지만, 너는 생명의 은인을 다루는 솜씨가 참 남다르다.

이건 관심인가? 아님 질투?

(우리 둘이 입을 맞춰놔야..) 입맞추자며.

(소리를 지르겠어요!) 오바는..

상대방에게 말을 톡톡 쏘아붙이기 위해서는 내가 충실히 대화의 주체 자리를 지켜야 한다는 느낌이 든다. 상대방의 발언에 응답하는 것이 대화의 주된 방법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상대방의 발언 뒤에 내가 취하는 방법은 세 가지가 있다. 앞의 발언에 논리적 연결관계를 가진 응답을 내놓기가 첫째 방법이고, 침묵으로 응대하기가 둘째 방법이고, 그리고 내 말을 새로 하는 것이 셋째 방법이다. 그리고 그중 셋째 방법을 가끔씩 써서 첫째 방법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경청의 자세'에 일종의 '소스'를 가미해준다면 참 매력적인 대화의 기술이 완성되지 않을까 한다.

밥 줄 생각도 없는 주인에게 열심히 꼬리 치는 멍멍이 노릇 관두겠다고.


(독백. 톡톡 쏘아붙이기는 아니지만) 훗, 그래 내가 졌다. 잘 살아라. 죽지 말고. 배신 당하지도 말고, 변절하지도 말고, 누구처럼 밀고도 하지 말고, 너라도 조국을 위해 당당히 살아라.


깜!! 짝이야! 진작 좀..

(여경씨 풀려난 걸 알면서도)그걸 내가 어떻게 알어?

성공은 무슨, 내기는 오늘로 끝이야! 끝! 쫑! 디 엔드!

아~~ 그놈의 쌀타령! 내가 사줄게. 그걸로 밥도 사먹고 떡도 쪄먹어. 됐냐?

역시 말을 쉽게 해야 매력이 있다.

먹은 거 다 뱃살로 가라!

이 서점은 이런 저질스러운 잡지 안 들여놓습니다. 이거 흘리지 말고 얼른 가세요. 얼른!

그리고 속삭이며 자상하게 말하는 것도 맨날 한다면 좋지많은 않은 것 같다. 너무 부드러워서 그 사람의 속마음이 솔직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이기 때문이다. 내가 평소에 자상한 말투로 많이 속삭여보았지만 이제 와서 내가 그런 걸 느낀다니, 나의 판단에 열 명 중 일곱 명 이상은 동의할 것이다.

기억해둬. 연애는 조국해방투쟁의 가장 강력한 위장전술이라는 사실을.

탄원서요?.. 제가 탄원서를 써드릴테니까 이쪽으로 오세요. 제가 이래뵈도 특종 전문 기잡니다. 독자들을 감동시키던 글빨로 면회 담당자를 설득해 볼게요. .. 탄원서가 이게 또 도입 부분이 중요하거든요.


......

드라마의 인물들도 진지한 모습과 이렇게 천진난만한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사람이 한 모습만, 하나의 자아만 가지고 있다면 재미가 없다. 그래서 아직도 다양한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자는 나의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학교에 와서 새로 만나는 수많은 사람들, 그들과 그냥 인사만 하고 지나갈 수도 있는데도 우리는 몇몇 사람들과는 한 번의 만남에 그치지 않고 계속 만남을 이어간다. 아무리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혼자 살 수 없다 해도 우리는 대학교에서 혼자 다녀도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우리는 누군가를 만나고 대화를 하고 그와 친해지려 한다. 같이 조모임을 해서 만나는 것도 아니고, 누군가의 권유나 강요에 의해 만나려는 것도 아니다. 그 사람과 조금 더 친해지고 싶고 그 사람을 자기와 같은 '사람'으로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들기 때문에 만난다. 마주치고 같이 시간을 보내고 친해질 필요가 전혀 없는데도 그 사람을 계속 만나는 우리들의 모습은 가만히 보면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이렇게 우리들이 대학교에서 사람을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이유는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다. 우리는 그 사람과 있으면 즐겁기 때문에 만나고, 그 사람과 내가 서로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 만나고, 서로 물질적, 지적 요구를 충족시키고 이득을 가져다주니까 만난다. 과거에 같이 함께 할 수밖에 없었던 학연이나 지연이 굳이 필요하지 않다. 과거에 함께 했던 일이 하나도 없어도 괜찮고, 그 사람에 대해서 아무 것도 모르는 상태여도 괜찮다. 다만 위에서 말한 세 가지 이유는 반드시 충족되어야 한다. 우리는 마음 속에서 우리가 만나고 싶어서 만나는 사람과의 관계를 앞서 말한 세 가지 기준으로 저울질한다. 그리고 자연적으로, 우리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을 더 만나고 싶기도 하고 그 사람과 그만 만나고 싶기도 한다. 동아리에서 서로 생전 못 보던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서 '우리 친구하자!' 라고 해놓은 다음 그들 둘이 꾸준히 만날 것인지 여부는 그러한 기준이 충족되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소개팅에서 만난 이성과의 만남도 마찬가지다.


  과거에 우리들 중 어느 두 사람이 서로 같은 집단이나 일에 소속해서 꾸준히 마주치거나 혹은 같은 고향에서 자라서 마주치지 않았다면, 그들의 만남의 초기 단계에서는 두 사람 모두 엄청난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안 만나도 되지 뭐. 라고 말할 수 있는 정도의 만남의 단계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서로 계속 즐거움과 도움과 이득을 주어야 관계가 유지된다. 이러한 관계는 냉정한 Give & Take의 관계와 같이 보일 수 있겠지만 사람은 누구나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쉽게 자신의 참모습을 건네주지 않고 약간의 냉정한 태도를 취한다는 점에 비추어 보아 만남의 초반에는 이러한 냉정한 내적 판단도 나쁘지 않다고 본다. 오히려 상대방의 냉정한 판단을 염려하면서 끊임없이 그 사람에게 즐거움과 도움과 이득을 주기 위해 자기를 갈고 닦은 다음 상대방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상대방은 그 사람에게 기쁨에 찬 표정으로 자신의 마음을 줄 것이다. 그리고 나서 그 사람과의 훗날의 만남을 기약할 것이다.


  인간이란 속으로는 이렇게 냉정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야 한다. 그래야 단순한 우연을 지속적인 만남으로 이어갈 수 있다. 우리들은 나이를 먹고 넓은 사회로 나갈수록 오랜 환경적 요인에 따라 형성된 관계보다는 호감과 능력과 '나를 도와줄 수 있는 마음'을 분석해서 형성한 관계를 더욱 많이 갖게 된다. 그만큼 타인이나 외부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 관계가 아닌 나 자신이 스스로 결정해서 만드는 관계가 많아진다는 뜻이다. 그렇기에 자기 관리와 자기 쇄신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일은 반드시 필요하다. 당신이 넓은 세계에 나와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엄청 많을지라도 그 사람들은 당신과 예전에 한번도 만나지 못했던 '남'이라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길 바란다. 그리고 서로 남이었다가 친구나 애인 사이로 바꾸는 과정에 즐거움과 도움과 이득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선행된다는 것도 염두에 두길 바란다. 이것은 결코 슬픈 사실이 아니다. 우리가 삶 속에서 끊임없이 발전해 나가야만 하는 이유를 제시해주는 고마운 사실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

오늘 뮤지컬 '뮤직 인 마이 하트'를 봤다.

  스토리는 한 여류 뮤지컬 작가가 작품의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남자를 좋아하게 되어 여러 가지 난관 끝에 결국 사랑에 골인하게 되는 매우 단순한 스토리지만, 이 뮤지컬의 묘미는 뮤지컬 작가의 마음 속을 매우 생생하고 공감 있게 보여주는 데에 있었다.

  작가의 상상의 세계에는 4명의 친구가 있는데, 이들은 작가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교류하고, 작가의 마음을 노래와 춤으로 표현해 관객에게 웃음을 선사해준다. 특히 남자 주인공 배우 (박형준 役)와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 이들 '친구들'의 연기는 빛을 발했다. 무대의 양쪽 구석에서는 두 명이 자판을 두드리며 대화를 하고, 그 대화가 전달해주는 의미를 무대 중간의 '친구들'이 각각 남자와 여자의 마음 역할을 맡아 생생하게 보여주었다.

  아름다운 미모와 목소리의 여자 주인공도 이 공연의 매력 포인트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이 공연을 최고의 공연으로 만들어준 주역은 바로 주인공 작가의 친구들이다. 짧고 짧은 역할을 다양하게 소화해야 하기 때문에 그들은 무대에서 사라진 뒤 분주히 옷을 갈아입고 목소리 톤을 바꾸려 노력했을 것이다. 관객들을 깜짝 놀라게 해줄 만큼 빠른 배역의 전환이 뮤지컬 속의 단순한 대화를 역동적이고 눈에 직접 보이게 만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이 뮤지컬이 내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다는 것. 나중에 대학로에서 새로운 배우들로 다시 찾아올 때 그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바란다. 

2007. 6. 29.

'Cafe Macchiato > 주인의 하루' 카테고리의 다른 글

민트페이퍼 리뷰어가 되었습니다  (5) 2008.08.06
지갑을 도난당하다  (4) 2008.07.28
지금 나의 소원  (1) 2008.07.27
낯선 밀실을 느끼다.  (0) 2008.07.27
깔끔해지는 서울  (0) 2008.07.27
Posted by 마키아또
,
어제 밤 나와 효섭이형과 창우형은 신촌의 고기집에서 푸짐하게 한 사람 당 5900원으로 마음껏 배를 채웠다. 1학기가 끝나고 이제 일상의 굴레에서 잠시 삐져나와도 주위에서 뭐라 하지 않는 자유로운 시대가 왔다. 곧 장마가 시작됨을 하늘도 알려주려는지 오후 6시부터 비가 조금씩 오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비, 의자에 마주하고 앉아있는 사람들 그리고 걸어가면서 팔짱을 끼는 연인들을 놀래키지 않기 위해 땅에 살포시 내려앉는 그 비는 저쪽 거리에서 조용히 우리들의 이야기에 맞장구를 쳤다.

  사실 나는 지난 1학기 동안 형들 혹은 친구들과 서너명이 함께 고기집에서 저녁과 술 한잔을 함께 했던 경험이 없었다. 초밥 가게와 서양식 레스토랑 같은 정돈된 곳에서만 사람들과 같이 밥을 먹을 뿐이었다. 깔끔함을 좋아하는 나의 위상을 떨쳐버리고 싶지 않아서일까, 지난 한 학기동안에는 꼭 그런 깨끗한 곳만 찾아다녔다. 하지만 어제 밤 나에게 '비오는 날의 고기집'은 새로운 분위기를 선사해주었다. 나를 쉽게 놓아주고 내 자신이 쉽게 풀어질 수 있는 분위기, 남자들만의 솔직한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묻어나올 수 있는 분위기 말이다. 같은 신촌이라는 공간에서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만난 기분이 들어 속으로 기분이 참 좋았다.


  고기집을 나와서 우리 셋과 지난 어울림 회장이었던 오혁이형 이렇게 넷은 먹자골목의 끝, 약간은 어둡고 쓸쓸한 그곳으로 걸어갔다. 나트륨등 아래의 왁자지껄 떠드는 사람들이 만드는 활기찬 공간에서 빠져나와 조금 더 조용한 곳으로 향했다. 떠드는 소리는 점차 작아지고 우리 넷은 자동차가 비를 뚫고 분주히 움직이는 굴다리 밑을 지났다. 수많은 예술가와 문인들도 이렇게 도시에서 조금은 구석진 곳을 걸어다니며 속으로 깊은 생각을 하며 거리의 아름다움에 취했을 것이다. 긴 통로를 빠져나와 우리는 이번 9월 일일호프를 열 장소인 NOVA라는 주점에 들어갔다. 파리의 작은 호텔에 나만의 작은 짐을 풀어놓고 늦은 밤 혼자서 커피를 마시러 골목길로 들어가는 기분이었다. 평소에도 서울과 파리는 많이 닮았다고 생각했는데, 저 멀리 흰색 간판이 보이는 그 순간 신촌 구석진 곳의 한 컷짜리 풍경은 지난 파리 여행에서 담아온 풍경에 겹쳐져 더욱 나를 아련하게 했다.


  NOVA는 매우 은은하고 따뜻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었다. 위치도 별의별 사람들 가리지 않고 환영의 메시지를 던지는 요란한 신촌 한복판이 아니라 중심에서 한참 떨어진 외곽 지역이었다. 아는 사람들만 끼리끼리 찾아와 칵테일을 홀짝거리며 기쁜 일과 푸하하 웃을 일과 힘든 일을 적당히 섞어 이야기하기 딱 좋은 곳이었다. 지금 말하기 정말 이상하지만, 처음에는 'NOVA'라는 가게 이름에 초신성 폭발(supernova)을 생각했다. 자미로콰이의 음악이 갖는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맞아 떨어지는 투명한 플라스틱 벽과 요란한 네온싸인, 그러면서도 그리 요란하지는 않은 음악이 이곳 NOVA에 있을 것이라 예상했다. 하긴 파리에도 이런 곳은 얼마든지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내가 이곳 NOVA에 발을 들여놓으면서 그 추측은 완전히 뒤집혔다. 네온과 아르곤이 들어간 형광등이 줄지어 늘어설 줄 알았던 천장과 벽에는 은은한 노란 색 백열등이 가리워져 더욱 은은한 빛을 발산하고 있었다. 바닥과 벽과 천장은 나무로 되어 있어서 삶의 슬픔이 담긴 음악도 부드럽게 공간에 채워질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주점의 크기는 학생회관의 푸른샘보다 약간 작아서, 보통 우리들이 스타벅스나 할리스 커피같은 곳에 갔을 때 느끼는 크기와 비슷했다. 나는 내부를 들여다보며 이정도 크기면 조금 더 이상적으로 아담하고 조금 더 인간적이고 조금 더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에 안았다.


  우리들은 깔루아 밀크와 블랙 러시안을 주문했다. 칵테일 종류가 다양하고 남자들을 위한 양주도 있기 때문에 나중에 사람들이 왔을 때 성숙하게 앉아 음악에 귀를 기울일 것 같다. 확실히 MT와 새터같은 행사에 사람들과 처음으로 안면을 트기 위해 마시는 맥주와 소주와는 다른 술이 그에 걸맞게 다른 분위기를 만들었다. 주점 누나는 주로 한국 노래 중에 통기타가 들어간 곡을 틀었는데, 70년대의 남자 둘이서 느끼한 목소리로 부르는 노래가 아닌 조금 더 비트가 살아있는 곡을 틀었다. 그중 '살다보면'이 흘러나오는 순간 우리 넷은 '아, 이 노래가 정말 잘 어울리는구나.' 하고 느꼈다. 하지만 꼭 한국 노래가 아니어도 외국 노래 중에서도 사람의 슬픔과 그리움과 '겉으로 웃으면서 속으로 우는 마음' 등을 표현하는 노래가 있다면 그것도 잘 어울릴 듯싶다.


  주점의 가운데에는 네모난 바와 의자가, 바 안에는 커즈와일 PC88 스테이지 피아노와 통기타가 놓여있었다. 보컬과 키보드가 이곳 안으로 들어가 앉아 음악을 만들며 바에 앉은 사람과 눈으로 말로 소통할 것이다. 저편에는 전자드럼이 있었다. 나는 주점 누나에게 가서 드럼을 잠깐 쳐보겠다고 한 뒤 전자드럼의 성격을 알아보았다. 라이드 벨이 안 된다는 점만 빼고는 모든 것이 어쿠스틱 드럼과 똑같았다. 크래시는 하나였고 스네어는 그리 크지 않아서 림샷을 할 때에 조금 애를 먹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그냥 스네어 테두리를 때리면 림샷 소리가 났다. 아무래도 내가 어울림 22기 기장을 맡았으므로 세세한 면에 대해 잘 알 필요가 있었다. 나는 칵테일을 홀짝거리다가 주위를 둘러보고, 형이랑 이야기를 조금 하다가 다시 칵테일을 마시고 이쪽 저쪽을 살펴보았다.


  다시 테이블로 돌아와 앉자 효섭이형이 한 가지 제안을 했다. 이번 일일호프는 확실히 대동제의 공연과는 성격이 다른 것이므로, 우리에게 주어진 약 4시간 동안 충분히 우리의 인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팀 구성원들 간의 우정을 확인하자는 제안이었다. 즉 음악을 남들을 위해 들려주는 것을 뛰어넘어 곡 사이사이에 멤버들이 마이크를 잡고 길게 말도 하고, 우리 음악을 들으러 온 사람들에게 유머와 이벤트도 선사해주자는 것이다. 그래서 나도 가만히 생각을 해본 결과 곡과 곡 사이에 3분 정도 어울림 멤버 중 한 사람이 말을 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다음 들려줄 곡에 대한 소개, 그 곡을 선정한 이유, 곡을 연습하면서 멤버들과 있었던 에피소드와 같은 말로 사람들의 눈과 멤버들의 눈이 서로 오가고 마주치고, 같이 웃고 기뻐하는 그런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


  나는 테이블에 앉아 곧 나른함에 잠겼다. 정말 편했다. 교수님이나 사과대 선배들 앞에서 내가 가졌던 남에게 잘 보이려는 마음은 전혀 없었고, 단지 내 마음은 밖에 보슬보슬 내리는 비와 함께 촉촉히 젖을 뿐이었다. 셋이 이야기를 한참 나누면서 우리들의 목소리는 점차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가끔 대화가 끊겨 침묵을 했지만 그 침묵 마저 달콤했다. 이곳에 와서 어울림의 음악을 듣는 다른 사람들도 조용하고 진솔한 대화의 그 활기와 침묵하여 음악을 가만히 듣고 있는 달콤함을 함께 즐기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특히 연인들끼리, 정말 친한 친구들끼리 와서 테이블 하나씩 맡고 칵테일 한 잔씩 마신다면 그들을 위한 이벤트도 다양하고 풍성할 것이다.


  오혁이형이 먼저 가시고 10분 뒤 우리들도 주점에서 나왔다. 거리에는 우리들 외에는 아무도 걷지 않았다. 차도에서 발광어류들이 군집이동을 할 뿐이었다. 밤 10시 쯤이었는데, 나에게는 그 순간이 늦은 밤 12시처럼 아늑했다. 정말이지 이번 일일호프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조용하고 진솔해볼 기회를 찾아다녔던 사람에게 고마운 오아시스가 될 것만 같다. 이제 남은 것은 연습인가, 하면서 기쁜 마음으로 효섭이형과 창우형에게 인사를 하고 나는 집으로 왔다. 272를 타고 집으로 돌아갈 때에도 차창에는 빗방울이 사람들의 가슴을 적셨다. 대학로를 지나갈 때에는 창 밖에 우산을 쓰고 걸어가는 사람들이 우리의 음악을 들으러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 보았다. 속으로 많이 생각하고, 많이 흐뭇해하고, 많이 즐거워한 하루였다.


2007. 6. 25.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So What 연세춘추에 등장.  (0) 2008.07.28
연고전 첫째날  (1) 2008.07.28
맥주  (0) 2008.07.27
대학생활의 대략적 패턴  (0) 2008.07.27
선생님들께 인사  (0) 2008.07.27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m-flo - cosmicolor (2007)











<Lyrics>

Watch me when the sky is dark and sun is sleep
Time is here for me to show you wait and see
Want to love you, give you just ´bout everything
Won´t you come see me after 12AM
That´s when I change...(x3)
I know you´ll love me after 12AM

스카치와 담배연기를
털어내듯 자릴 일어나
그와 함께 할 너의 생각에
멋적은 쓴 웃음만 짓네

it´s true 어색하지만
been screwed, 네게 다가가
떨리는 나의 입술로
그의 품에서 벗어날 수 있길

Watch me when the Tokyo lights glow in the street
Something turns me on and makes me want to scream
Wanna hug you, rub you up and down to your feet
I let myself looser after 12AM
That´s when I change...(x3)
I know you´ll love me after 12AM

Take me down to Akihabara City where the laptop´s cheap and lights are pretty
Let´s get fitted, with the villainy outfits
Chillin´ with velour suits make your boy jealous with the
Cinema tics, got killa tactics
So when clock hits 12 I be feelin that kiss
Yeeeeaaaahhhh!! It´s about that time
When I step out the phone booth watch me shine
In my linked up chains, vintage frames
Chanel´s see right through your tinted brains
Let´s switch lanes, out the mundane
so we can excange names and be Addicted to each other like Jane´s...surely
yes to the y´all and...we transforming
get metabolic that´s how we ballin´
From Cybertron to the stage of Apollo

가볍고 변덕스러운
너란 걸 나는 알지만
someone else who could be my love
너만이 나의 행복이란 걸

Nobody ROBOTs, act like they ao HOT
swarm like locusts, Please move over
yall´s getting´ NO LOVE, hold up now
Let me go with my chauffeur, slow down now
Room full of boom Clouds bigger than Louvre
Brown sugar on a soup Matsutake shrooms
From June to the mouth of the Moon I Lampoon
And lay on the sands of the Planet Dune

Huckleberry Finn in the skies
I´m lookin´ at Smurfs play games
Well, there´s fruits and we surf
Through the starry windows

Watch me when the sky is dark and sun is sleep
Time is here for me to show you wait and see
Want to love you, give you just ´bout everything
Won´t you come see me after 12AM
That´s when I change...(x3)

Watch me when the Tokyo lights glow in the street
Something turns me on and makes me want to scream
Wanna hug you, rub you up and down to your feet
I let myself looser after 12AM

  요즘 내가 추구하려는 이미지를 잘 머금고 있는 곡이다. 나는 싸이월드도 같이 하고 있는데, 그곳의 배경음악은 항상 나의 감정과 내가 추구하는 이미지를 동시에 반영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나의 기분은 일상에서 벗어나서 누군가와 함께 그 즐거움을 나누고 싶은 설레임으로 가득하다.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이므로 도시의 밤 풍경을 묘사하기 십상인데, 여기서도 어김없이 도쿄의 한 번화가를 돌아다니는 남자의 마음을 가사로 녹여냈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알렉스 (한국 여성들이라면 좋아하면 좋아했지 싫어할 점은 하나도 없다)가 감미롭게 가사를 풀어주니 기분이 들뜰 수밖에 없다.

  세련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마음가짐은 참 좋은 것 같다. 그러한 마음가짐은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도시 서울과, 내가 몸 담고 있는 대학 생활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서 나를 돋보이게 하는 스타일을 만들 것이다. 자금사정이 된다면 m-flo의 2007년 새 앨범인 'cosmicolor'를 직접 사서 듣고 싶다. 스타일을 만들기 위한 재료로 사용하기 위해서, 다운받은 음악보다 훨씬 더 곡을 잘 느껴보기 위해서 돈은 아깝지 않을 것이다.

'Cafe Macchiato > 음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언니네이발관 - 순간을 믿어요  (0) 2008.07.28
Sys Bjerre_덴마크의 홍대 얼짱  (0) 2008.07.28
D'Sound - Birthday  (0) 2008.07.27
The Cardigans - Hey! Get Out of My Way  (0) 2008.07.26
음악과 함께하는 나의 일년  (0) 2008.07.26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학생으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가치는 아무래도 시험일 것이다. 학점이 대학 생활에 있어 우선적으로 취득해야 할 가치임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친구들을 사귀는 것도 좋지만 일단 나의 객관적인 능력의 척도를 높이고 남과의 관계에서의 능력도 더불어 높아지는 것이 올바른 자기 발전의 순서다. 우리는 수많은 가치를 추구하고 있지만 대학생의 경우 가장 커다란 가치인 학점과 인간관계를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할까 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한참 멀리 떨어져 있을 때 우리는 공부에서 손을 놓고 친구들과 끊임없이 만난다. 그 때가 우리가 말하는 '평소'에 해당하는 기간이다. 평소에 사람을 잘 사귀어 놓아야 내가 위급할 때나 도움을 필요로 할 때나 외로울 때 같이 있어줄 사람이 있다. 이렇기 때문에 우리가 친구를 찾아 끊임없이 돌아다니는 것은 아니지만, 아무튼 시험이 임박하지 않았을 때에는 공부보다 친구 만나기가 더 중요하다. 하지만 시험이 2주 앞으로 다가왔을 때 우리들의 처세는 달라진다. 그동안 열심히 친구들을 만났으니 이제는 인간관계를 번성하게 하는 작업을 멈추고 잠시 쉰다. 남들에게도 잘 보이면서 자기 몫 또한 확실히 챙기는 멋진 대학생이라면 대부분 이러한 삶의 패턴을 유지할 것이다.

  평소에는 자기 스스로 세워 놓은 공부 계획도 취소하고 친구들과 함께하는 술자리나 MT나 여행 등에 참가하여 이타적인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다가 개개인에게 차별된 이득을 주는 일이 등장했을 때는 속된 말로 '버로우 burrow'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때 우리가 친구들과 만나는 일을 멈추고 공부에 힘썼을 때 이러한 행동 패턴의 변화가 비난받을 만한 행위는 전혀 아니며, 그렇다고 '버로우'를 통해 평소에 쌓아 왔던 인간관계가 하루아침에 물거품으로 화하지도 않는다. 자신에게 신경을 써야 할 때 자신에게 신경을 쓰는 사람이 적시적소에 행동하는 바람직한 인간일 뿐이다.

  또한 이러한 '버로우'를 통해 공적 영역에서 벗어나 사적인 영역으로 탈피했을 때 우리들이 취하는 모든 자기 발전의 활동은 나중에 다시 공적 영역으로 되돌아갔을 때 자신을 남들 앞에서 빛나게 하는 토양이 된다. 평소에도 '버로우'의 시간은 있다. 밤늦게까지 신촌에서 놀다가 피곤한 몸을 이끌고 집에 도착했을 때부터 나의 사적인 시간은 시작된다. 이때 몸에 좋은 음식을 챙겨먹고, 피로한 몸을 잘 씻고, 한가하게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시는 시간을 가지고, 친구들을 만나느라 못했던 복습을 한다면 사적인 시간을 효과적으로 보냈다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하면 무언가 주위 사람들과 가까워지는 데 있어 부적절할 것 같은 모든 행동을 '버로우'할 때 끝내는 자세, 이 자세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꼭 필요한 태도이며 특히 대학생에게 필요하다.

  공부도 잘하고 놀기도 잘하는 친구들이 있다. 어떻게 본다면 서로 상충되는 두 가지 가치를 모두 누린 사람, 참 신기할 따름이다. 하지만 두 가지 가치를 모두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생활을 두 가지로 구분하는 생각의 틀에 숨어있다. 공적인 영역에 흠뻑 빠지다가도 일정한 기간 동안에는 주위에 신경을 쓰지 않고 나 자신에게만 신경을 쓰는 삶의 패턴, 성장과 후퇴를 반복하며 서서히 발전하는 경기변동의 그래프를 그리며 진행되는 모습은 성공적인 삶을 위한 열쇠가 되어줄 것이다. 그리고 주위의 상황을 잘 파악하여 자신이 '버로우'를 해야 할 시기나 기간을 적시에 잡아낼 수 있는 사람이야말로 그 열쇠를 가지고 제대로 문을 열 수 있을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So What(우리 대학교 중앙재즈 동아리) 사람들과 같이 맥주를 마셨다. 기분좋게 서로를 조금 더 깊게 알아가고, 점점 서로 가지고 있었던 투명한 벽을 사르르 녹여갔다. 비록 내가 아직 89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주민등록증 검사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기도 했지만, 나의 행동은 술과 사람을 친하게 대할 수 있는 성숙함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나 자신도 이전의 소심한 성격에서 벗어나 마음 속에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말했고, 주위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대화 주제를 골라잡을 줄 알았으며, 내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거나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줄 알았다.

  맥주는 다른 술에 비해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다. 아무런 걱정과 슬픔이 없는, 쾌락과 기쁨만이 지배하는 분위기가 맥주와 함께 사람들의 마음 속을 휩쓸고 지나간다. 모든 사람들은 하루의 걱정과 고민을 싹 씻고 그 순간의 즐거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것은 소주가 주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소주를 마실 때에는 힘든 심경을 털어놓고 서로 동정하고, 아니면 취중 고백을 하는 등 대부분 우울하고 진지한 말이 오간다. 첫번째 생맥주 집에서 퇴짜를 맞고 다시 찾아간 둘째 주점에서 우리는 붉은 노을빛의 레드 락 피쳐를 마셨다.


  회장 형은 정말로 활기가 넘치고 항상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스스로 남에게 벽을 만들어놓고 있지 않으니까 어디에 가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우리는 처음에는 잠실에 같이 놀러가자는 이야기와 우리 동아리에서 유독 많이 붙은 카투사 이야기, 마에스트로의 표정을 한 두혁이형에 대한 이야기, 훈남 한길이형 이야기 등을 하면서 마음 가는 대로 깔깔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두번째 주점에 가서 우리는 우리 동아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누군지에 대해 말했고, 회장 형이 예전에 겪은 '성숙해졌다는 오해' 에 대한 에피소드도 이야기하면서 조금 더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면서 또 웃었다. 사소하지만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말하면 그것은 최고의 웃음을 선사해주고, 인간관계를 가까이 하게 만드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우리 So What이 아마추어 동아리 치고는 최고의 동아리이고 빅밴드에 있어서는 전국에서 손꼽아도 된다는 자부심의 한마디도 하였고, 그에 따른 여러 음악 담론도 오고갔다.


  그리고 우리는 자리를 떠나 조금 빠르게 걸으며 주류백화점으로 가서 보드카 한병과 과자와 쥬스를 사고, 다시 동아리방으로 들어갔다. 늦게까지 학교에 있어본 적은 이번이 두번째다. 나는 방에서 형들이랑 같이 즉석 연주를 (Girl From Ipanema)한번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맥주가 들어가서인지 나도 조금은 감정적으로 물들어갔고, 그에 따라서 얻은 소득도 매우 많아 흐뭇했다. 나도 이렇게 즐거운 얘기를 하고 또 즐거울 얘기를 들어줄 사람을 곁에 두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뻤다. 맥주와 같은 촉매가 들어가야만 사람이 주위 사람과의 벽을 허문다면 그 사람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지만, 평소에도 오늘과 같이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마음 속에 지니고 있다면 그 사람은 최고의 인간으로 칭찬받아 마땅할 것이다. 나는 바로 그 사람이 되고 싶다.


2007. 5. 8.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고전 첫째날  (1) 2008.07.28
비가 오는 날, 신촌에서의 짤막한 여행  (0) 2008.07.27
대학생활의 대략적 패턴  (0) 2008.07.27
선생님들께 인사  (0) 2008.07.27
집으로 짐을 보내고  (0) 2008.07.27
Posted by 마키아또
,
  전에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는 1학년이 되고 나서 한 달 동안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중 자신과 대학생활을 함께할 사람들을 일부 찾아내고, 그 후부터는 그 사람들과의 깊은 친밀함을 위해 애쓴다. 자신의 스타일을 명확히 규정하고 끊임없이 발달시키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그 사람들과 특정 주제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는 사람은 폭넓은 인간관계를 뻗어나가면서 다양한 관심사와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치며 모두가 새로 접하게 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주제 안에서 같이 행동한다.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반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은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크게 두 가지 부류로 새내기를 나눌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촘촘하지 못한 담론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나의 경우 나만의 스타일을 규정지으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내 스타일이 있으니 나는 그 스타일을 생활 속에 실천함으로써 나를 존중하게 된다. 주위의 환경이나 주위의 사람들이 나의 스타일을 무시하거나 나의 스타일이 아닌 그 단체의 획일적인 성향을 강요한다면 나는 그 순간 자존감을 잃어 끊임없는 방황에 빠진다. 그래서 나는 동아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반에서는 나와 같은 스타일과 성격을 공유할 수 있는 소수의 친구만을 만나고 있다. 나는 항상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배타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만난 사람이 나의 스타일을 존중해주지 않으면 나는 가차없이 그 사람으로부터 멀어진다.


  나를 보는 사람들이 흔히 나를 보고 차갑다고 할 때에는, 나를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할 당시에 그 사람과 내가 공적인 자리에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양한 스타일과 성격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상당히 차가워진다. 말수가 적어지고 나를 예의로 무한히 포장한다. 그러니 남들을 즐겁게 해주며 나를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은 결코 없다.
 
  내가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커다란 잘못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주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을 때 그것은 인간관계가 좁고 깊어지도록 만들어주는 능력이다. 나는 이 능력을 능력으로 믿고 계속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진정으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개인적으로 만나면서 대학 생활을 보내려 한다. 반면, 반의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사람들은 내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고, 스펙트럼의 어느 한 색깔을 각자 가지고 있는 몇십명의 사람들에게 검정색의 단일한 성격을 부여해주어 결국 그 많은 사람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그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모든 인간은 저마다의 성향과 능력을 바탕으로 살아가며, 그것은 우위를 가릴 수 없고 모두 존중해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스스로 나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도 존중하는 의식을 명확히 마음 속에 자리잡도록 만들기를 소원한다. 추구하는 가치가 정말로 가치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확실한 긍정의 대답을 듣기 위해서다. 다만 나에게는 스타일을 끊임없이 첨예하게 가꾸어 나가는 삶의 방식이 더 이상적일 뿐이다.


2007. 5. 2.

'Cafe Macchiato > 자아찾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 시를 읽고 울었다.  (0) 2008.07.28
나의 성격 검사  (1) 2008.07.28
나의 이상형  (0) 2008.07.27
만인의 사랑과 단 한 사람의 사랑  (0) 2008.07.26
에스프레소 같은 삶  (0) 2008.07.26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삶이 여유로울 때 우리는 어렸을 때부터 가지고 있는 유희를 향한 본능을 찾아 헤맨다. 인간은 누구나 현재와 미래를 향한 걱정 없이 삶의 순간 하나하나를 즐기며 살았던 적이 있었다. 놀이터에서 남자 친구 여자 친구 가릴 것 없이 단지 같은 시간과 공간 속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는 같은 순간 속의 그들과 친구가 되어 놀았다. 이러한 유희의 과정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물질적인 대가는 없었다. 친구들과 논다고 해서 떡이 생기는 것도 아니었지만, 우리는 옷을 더럽히며 손톱 사이에 흙을 묻혀넣으며 순간의 즐거움에 충실했다. 그러한 과정에서 우리에게 주어지는 대가는 스스럼없이 친해질 수 있는 친구들이었다.

  하지만 인간이 어른으로 성장해가면서 이러한 본능은 차츰 시간관리와 직장과 이해관계에 의해 사그라들었다. 계획적인 삶을 통해 정말로 자신에게 이득을 줄 수 있는 일만을 골라 취하는 사람은 흔히 말하는 '성공한 사람'이 되었다. 이러한 사회의 관심은 결국 어렸을 때 가지고 있었던 '단지 놀고 싶은 본능'은 하등의 가치로 치부되어 절대로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는 완벽주의자 혹은 Workaholic을 만들었다. 나는 지금의 나를 돌아보며 내가 하루 중 아무런 걱정 없이 즐거움만을 찾아서 주위 사람들과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지를 되새겨보았다. 거의 없었다. 가위바위보를 해서 진 사람을 손가락으로 때려주기, 공원을 돌면서 아이스크림 먹기, 주변에 핀 꽃을 유심히 관찰하며 그것을 따서(물론 환경을 보존하는 범위 내에서) 머리에 꽂고 사진 찍기, 긴 계단을 누가 먼저 올라가나 시합하기.. 어떻게 생각해 보면 이 시대의 시간 죽이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일들이 실제로는 원자화되고 외로운 현대의 인간들에게 가장 절실히 필요한 일이다. 고독을 잊고 아무 준비 없이 서로 대면하고 부대끼는 일, 직업인이 아닌 순수한 인간으로 만나는 일이 순간 그리워졌다.


  어렸을 때 나는 분명 친구들과 만나고 놀고 헤어지는데 있어 매우 자연스러웠고, 나의 놀이는 대부분 놀이터와 공터에서 이루어졌다. 반면 지금의 나는 어렸을 때 친구들과 그렇게 아무 걱정 없이 노는 방법과 현재를 즐기는 마음 모두를 잃어버렸다. 그것을 되찾기 위해 나는 날씨 좋은 오후 혼자서 놀이터로 갔다. 7살 정도의 어린 아이들 대여섯 명이 시소 근처에서 놀고 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빨면서 끊임없이 친구들을 서로 움직이게 만들었다. 흔들리는 시소 위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놀이를 즐기는 데에는 아이들의 동의와 합의가 필요하지 않았으며, 아이들은 일부러 시소 중간에서 위태롭게 걸어다니거나 땅바닥에 털썩 주저앉거나 하는 등 요즘의 나처럼 고정된 이미지를 만들려 신경쓰지 않았다. 남자 아이와 여자 아이 사이의 대화는 아무런 논리적 연결 관계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재밌어?' '오오.. 넘어진다 넘어진다' '우리 늦게까지 놀 수 있어.' 같이 간단한 대화로만 이루어졌다. 아이들의 모습은 모든 면에서 지금의 나와 완전히 반대였다.


  조용히 놀이터 벤치에 앉아 그들을 지켜보면서 내가 그동안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피곤하게 하지는 않았는가 돌아보게 되었다. 어차피 인간이라면 실수도 할 수 있고 Time Killing으로 시간을 헛되이 보낼 수도 있고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장난을 치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고 멋진 곳을 구경도 하러 간다. 일상이 있다면 비일상도 가지고 있는 것이 인간인데, 나는 극단적으로 안정 속의 개인적 성공을 이루어낼 수 있는 일상을 확립하는 데 인생의 모든 시간을 투자하지 않았는지 반성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유희와 비일상을 위해 나의 마음 속에 여유로운 공간을 크게 만들어놓는다. 놀이터의 아이들처럼 본능적으로 원초적으로 행동하기 위해서,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나 얻을 수 있는 로맨스와 행복을 위해서 나를 스스로 묶어놓은 수많은 족쇄를 풀었다.

2007. 4. 22.

Posted by 마키아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