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의 대제목인 ‘Passion'에 맞게 아주아주 박력 있게 꾸며진 이번 Mint Festa는 사람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어요. 언제나 마음의 고향으로 자연스레 달려가는 소년처럼 오늘도 상상마당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가 저는 공연을 같이 보기로 한 누나를 기다리며 상상마당 3층 레이블마켓에 있다가 CD 한 장을 고르고 4시 40분쯤 해서 지하 2층으로 갔죠. 이쯤이면 넉넉하게 들어갈 수 있겠지, 했는데 에구머니나! 줄이 라이브홀 입구부터 지하 4층까지 이어져 있더라구요. 이번 공연의 그 이름만으로도 빛이 나는 쟁쟁한 아티스트들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한껏 기대에 부푼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엄청난 위압감을 느끼며 공연장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위압감은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로 곧 바뀌었죠.
1부_W&Whale
오후 5시, R.P.G. Shine의 뮤직비디오를 가볍게 보면서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은 W&Whale의 첫 등장으로 슬슬 설렌 분위기에 차올랐습니다. 무대 왼쪽 구석을 쭉 지켜보는 센스 있는 관객들이 말끔한 모습들에 열광했죠. 첫곡은 부드러운 'Whale Song'으로 시작했습니다. 관객들에게 멋진 기타 연주를 들려주신 웨일님, 이슬이 스며든 듯 하면서도 앨범보다 훨씬 울림이 짙은 신디사이저 반주, 모두 우중충하지만 그리 춥지 않던 오늘의 첫곡으로 딱 어울렸어요. 첫곡이 끝나고 인사를 할 때에도 소녀같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시고 두 번째 곡 ‘Stardust’를 들려줄 때까지만 해도 부드러우시더니 그 다음부터는 쭉 Whale이라는 이름답게 풍부한 성량으로 관객들을 감동시켜 주셨어요. (그러고 보니 보컬이 바로 배영준씨가 말하신 ‘점층법으로 진행되는 우리 공연’ 의 원동력이군요!!) 웨일님의 기타는 배영준님과 같이 참 깔끔해서 노래도 잘 부르고 기타도 잘 치는 웨일님의 매력을 두 배로 만들어 주었어요. 그리고 오늘의 웨일님은 K방송국, M방송국에 나왔을 때보다 세 배는 이쁘셨답니다~~!! 오늘 공연의 유일한 여자분이셨던 웨일님 만세!! (남자분들 이번 공연의 성별에 대해 잘 생각해보세요.)
그 다음으로는 아주 긴~~ 멘트 시간이 이어졌어요. 시계 방향으로 차례대로 소개를 하는 전통적인 W&Whale의 소개방식으로 시어머니같이 항상 밴드를 챙겨주시고 기획사와 코디네이터 분들의 애정 어린 손길을 받기 전 시절 멤버들의 심란한(?) 외모에 지속적으로 신경 써 주신 한재원님께서 먼저 멘트를 시작하셨습니다. 네이버 인물검색에 써 놓으신 ‘얌전한’ 성격과 특유의 까칠함으로 장장 5분여 동안 버라이어티한 멤버들의 외모와 그에 따라 버라이어티한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신 한재원님은 뒤에서 베이스와 드럼을 치고 계셨던 ‘뒤에 있을수록 더욱 외모가 빛나는’ 김상훈님을 소개하셨습니다. 마이크를 받은 김상훈님은 닭가슴살과 셀러리를 드시던 다이어트 시절과 그에 따른 지금의 멋진 모습을 이야기해 주셨어요. 다음으로 W&Whale의 리더 배영준님께서는 ‘우리 웨일양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며 오빠들이 딸같은(차마 동생이라고는 못 말하시겠대요) 웨일양에게 덕을 보았다고 칭찬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웨일양에게 마이크를 넘기셨습니다. 멘트 하나하나에는 유머와 위트 그리고 다른 민트페이퍼계 가수들과는 다른 엄숙함과 정갈함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항상 정장을 입는 깔끔한 그들다운 무대매너였습니다.
멘트가 끝난 후의 그 다음 곡은 1집에 수록된 'Rocket Punch Generation'의 1절과 ‘R.P.G. Shine'의 2절 및 그 이후를 멋지게 조합한 드라마틱한 곡이었어요. 조용히 1절을 끝낸 다음 bridge 부분에서 차라랑~ 들어오는 피아노 소리가 어찌 그리 반갑고 좋던지요. 곡의 중간쯤에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 마. Rocket Punch~~~~!!!' 하면서 웨일님께서 크게 소리쳐 주셨을 때를 기점으로 하여 분위기는 급속히 상승했습니다. (12월 공연 때는 이것보다 얼마나 더 폭발적이었을까, 하며 뒤늦은 입맛을 다시게 하였습니다) 후렴구에서는 다들 떼창을 열심히 했던 것 같네요. 멋지게 분위기를 띄워놓은 다음에는 웨일 작곡의 W&Whale 2집에 수록될 ‘Dirty Jean Blues’를 들려주었는데요, 웨일님은 다시 기타를 메고 이번엔 일렉기타로 솔로를 들려주었습니다. 다채로운 모습에 관객들은 정말 즐거웠어요. 그리고 솔로를 연주할 때마다 옆에서 배영준님께서 다가와서 웨일님과 마주보고 똑같이 연주를 해 주셨는데 이 모습에서 저는 선생님과 제자 사이의 훈훈함을 발견했답니다.
W&Whale의 커버곡은 The Ting Tings의 'Shut Up And Let Me Go'였는데요, 처음 듣는데도 바로 ‘아, 이건 이들의 색깔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던 일렉트로니카의 색이 짙은 곡이었어요. 배영준님의 찰랑찰랑 기타는 이전 곡에서 보여주던 샘에서 물이 솟는 듯한 소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구요, 이 곡은 보컬이 불평을 늘어놓듯 소리를 치는 노래였는데 웨일님과도 정말 잘 어울렸어요. 꼭 한번 원곡을 들어보길 바래요. 아쉬운 마지막 곡은 다른 공연에서도 마지막으로 자주 쓰는 'Too Young to Die'였어요. 이 곡은 후주를 밑에 깔면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2부_서울전자음악단
잠깐의 쉬는 시간 후 곧 이어진 서울전자음악단의 공연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쉬크하다, 역시 형님들 무게 있으시다’ 였습니다. ‘전자음악단’의 이름답게 이펙터를 가득 먹인 신윤철님의 기타 소리, 옆에서 귀엽게 삐용삐용 거리는 옛날 무그 신디사이저가 첫곡 ‘따라가면 좋겠네’를 아름답게 수놓았어요. 예전 클럽데이 때 들었던 윈디시티의 레게 음악에 고전적인 전자음을 더 넣어주면 이 곡처럼 될까요. 황홀한 전자음의 뒤로는 다시 Rock으로 돌아와 멋진 가사의 ‘언제나 오늘에’가 울려퍼졌습니다. 보컬과 황홀한 기타를 맡은 신윤철님께서는 빨간 색 남방을 입고 관객들에게 ‘흥, 왔어?’ 의 짧은 멘트로 쉬크함을 보여주셨죠. 그 후덕하신 웃음과 함께 다시 또 쏟아지는 진지하고도 존경스러운 손놀림, 그렇게 장장 10여분 동안 이어진 곡이 세 번째 곡 ‘꿈속에서’였습니다. 느린 8비트의 이 곡을 연주할 때에는 저는 몸을 살랑거리며 신윤철님의 손과 옆에서 엄숙하게 미니 키보드와 무그를 만지작거리신 세션분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요, 주변의 몇몇 분들이 지쳐가지고 힘들어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어요. 히히. 하지만 곡이 끝난 뒤 ‘여러분 우주여행은 잘 갔다오셨는지요.’의 조곤조곤한 멘트로 사람들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여서 참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옆에 계신 서울전자음악단의 패셔니스타 김정욱님께서 자기 소개와 함께 ‘언제나 오늘에’와 함께 2집에 수록될 ‘중독’을 불러주셨어요. 옆에서 관객 한 분이 코요태의 빽가를 닮았다고 소리치셔서 살짝 빈정 상하신 듯한 눈치였어요. 그리고 저는 그 순간 ‘옆의 신윤철님 웃으실 때 유세윤을 닮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는데 결국 말하지는 못하고 다시 조용히 음악을 듣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멋진 자주색 자켓을 입고 등장하신 큰 키의 그분은 걸걸한 목소리로 신윤철님 못지않은 쉬크함을 보여주셨어요. 전체적으로 서울전자음악단은 멘트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신윤철님께서 계속 우리들을 보며 웃음을 날려주셔서 말없는 공연도 낯가림 없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서울전자음악단의 이번 민트페스타 공연은 명확한 두 가지의 색깔을 갖고 있었어요. 앞서 말했던 우주의 향기가 느껴지는 곡들과 땅 속 깊숙이 파고 들어간 정통 락, 이렇게 즐겨볼 수 있겠네요. 전자음악단 분들은 멘트 없이 곧바로 나머지 곡들을 해치우셨는데요, Jimmy Hendrix의 'Foxy Lady'와 ‘Wild Thing'에서 고전적인 기타 솔로를 들려주시고 ‘종소리’ 때부터 다시 걸걸한 목소리로 락을 들려주셨어요. 그 뒤에 이어진 ‘나의 길을 갈 뿐이야’는 리듬이 신나고 가사가 쉬워서 가볍게 뛰면서 후렴구 정도는 따라 부를 수도 있었구요. 무엇보다 감명 받았던 점은 공연이 다 끝난 뒤 정말 쉬크하게 눈웃음과 함께 오른손 하나 들고 말없이 안녕을 하고 들어가는 뒷모습이었어요. 다시 돌이켜볼수록 무게감이 더욱 더 느껴지는 이 기분은 지금까지 보아 왔던 뮤지션들과는 다른 새로운 기분인 것 같아요 *0*
3부_이지형
그렇게 우주와 지하를 왕복 여행한 서울전자음악단의 공연 다음에는 뭇 여자 분들이 기대하고 기대하시던 이지형님의 어쿠스틱 공연이 있었습니다. 전 어쿠스틱 공연인 줄 모르고 공연을 봤다 새삼 놀랐지 뭐에요~!! 무대를 덮고 있던 스크린이 위로 차르르 올라가자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갔다 들어온 관객분들 그리고 3부를 학수고대하던 공연장 안의 관객분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앞으로 달려나왔어요. (이게 첫 번째 러쉬구요, 두 번째 러쉬는 문샤이너스 분들이 나오셨을 때죠 ㅎㅎㅎ) 무대가 눈 앞에 보이자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익숙한 배치! 저번에 EBS Space 공감에서 Jason Mraz 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때와 꼭 같은 모습의 어쿠스틱 기타 한 대와 Djembe 퍼커션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Jason Mraz와 이지형님 두 분께서 음악적 교류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두 분 다 멋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같이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의 퍼커션을 맡으신 분을 소개하자면..이 분은 지난 위퍼 시절 드럼을 치셨던 동안 심진수님이셨습니다. 관객 분들이 몇 살이에요?? 라고 계속 추궁하자 결국 수줍게 서른이라고 밝히신 그분의 활약이 정말 두드러졌던 공연이었어요. 코러스도 같이 해주셔서 사운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셨기 때문이죠. ‘여기서 프로필 쫙 얘기해봐’ 라고 옆에서 지형님이 부채질 해 주셨는데도 수줍던 그 모습 잊을 수가 없어요. 관객 분들은 지형님께 연신 멋있다~ 잘생겼다~를 외치곤 했는데, 중간에 누군가의 ‘아저씨~’ 라는 말 때문에 지형님께서 발끈하셨을 때 즐거웠어요. (사실 처음에는 ‘아저씨’가 아니고 ‘아지지’라고 한 줄 알았어요 흠흠)지난 겨울 결혼 소식 때문인지 유부남이라는 말도 즐겁게 괜찮다며 받아주시고 예전의 20살의 이지형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느긋하게 유머를 구사하며 공연하는 모습에 관객들 모두가 훈훈했던 3부였습니다.
첫 곡인 ‘Cafe Fermata'는 고요 속의 엇박자 기타가 운치 있는 시작을 자아내었구요, 첫 곡부터 코러스 백킹을 맡은 심진수님의 역할이 빛을 냈습니다. 이 곡은 워낙 어쿠스틱에 맞추어 작곡된 곡이라 마치 홍대의 구석진 골목 카페 안에 따뜻하게 앉아 기타 연주를 듣는 기분을 자아냈어요. 다음 곡 ’Nobody Likes Me'는 경쾌한 앨범의 원곡과는 달리 원래의 슬픈 가사를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풀어 나가니 더욱 더 애절한 느낌이 밀려와 좋았던 것 같아요. 여기까지만 들어보니 어쿠스틱을 듣는 맛을 조금 알겠더라구요. 원래의 곡을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이 공연의 재미 중 가장 큰 것이겠죠?
그 다음으로 이어진 곡은 원래는 큰 밴드를 가지고 연주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 두 곡이었어요. 파워코드를 가지고도 심심하지 않게 들려주었던 ‘Beatles Cream Soup', 여기서 또 공연을 못 보신 분들에게 얘기해 드려야 할 점이 있죠. Jason Mraz의 공감에서 갑자기 옆의 퍼커션 하시는 분이 혼자 코러스 독창을 하는 멋지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공연에도 심진수님께서 ‘아~~~아~~아~~’의 Bridge 부분 코러스를 갑자기 불러주셔서 관객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어요. (그 성스러운 표정은 잊을 수가 없네요~!)그러자 옆에서 슬슬 눈치를 보던 지형님께서도 심진수님과 눈이 마주치자 민망해서인지 큰 웃음 지으시고 이 때문에 곡이 잠시 마비(?)가 될 정도였어요. 그리고는 다시 관객들과 함께 웃는 얼굴을 가다듬고 진지 모드로 곡을 끝내 주셨습니다. 뒤이은 곡으로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산책’을 들려주었는데요, 16비트의 상쾌함이 어쿠스틱에서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나도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기타 솔로를 들려주는 시간에는 이지형님의 오랜만에 하신다는 빠른 기타 손놀림으로 경쾌함을 더욱 배가하였는데요, 오랜만의 손놀림이라 잘게 쪼개는 박자에 실수가 하나 있어도 관객들이 즐겁게 받아주어서 보는 저도 연주하는 지형님도 옆에서 지켜보는 심진수님도 모두 즐거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곡의 마지막 후렴구에 지형님께서 이한철님처럼 소리 지르실 때 관객들은 응답으로 바로 환호성을 질렀어요.
이렇게 두 곡을 한 다음에 지형님께서 ‘다음엔 무슨 곡 할까요?’ 하니까 한 관객 분이 ‘메탈포크주니어요!’ 라고 대답해 주셨는데 정말 그 대답에 맞추어 ‘메탈포크주니어의 여름’을 들려주셨어요. 진정한 관객을 위한 무대매너에 다시금 감동하고 여기서도 이어진 메탈 솔로의 어쿠스틱화(化)가 듣기 좋았습니다. 이렇게 신나는 곡들을 하고 다시 두 곡의 차분한 곡을 한 뒤 민트페스타의 원년멤버는 나긋하게 떠나려고 하는 그 순간 우리는 알았죠. 앵콜 있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관객들이 지형님보다 더 능청스러운 것 같아요. 1집 수록곡 ‘Running Man'을 경쾌하게 연주하며 즐겁게 끝났습니다. 마지막에는 쭉 연주해 놓고 잠깐 멈췄다가 관객 한 분에게 다가가 피크를 건네주고 심진수님과 마주보고 다시 짠 하고 끝나는 무대매너가 다시 한 번 경쾌했어요.
4부_문샤이너스
저는 영화 ‘고고 70’을 본 지가 일주일 조금 더 된 상태라 그 영화 속의 자유로운 외침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문샤이너스까지 가세를 하니 가슴이 뻥 터져 버렸습니다. 옆에서 저와 같이 공연을 본 누나는 만식이가 저 사람이었냐며 저를 뛰어 넘는 열광적 반응을 보여주었어요. 이 공연이 제가 본 첫 번째 문샤이너스의 공연이었는데요, ‘고고 70’의 이미지로만 각인되어 왔던 로큰롤의 대표 밴드가 로큰롤뿐만 아니라 갤럭시 익스프레스처럼 마구마구 달리는 락의 모습도 보여주어서 다시금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뒤지며 민트페스타를 관람하신 다른 분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Lonely Lonely'로 첫곡을 시작하는 것은 조금 다른 구성이라고 하더라구요. 세 가지의 속도를 가지고 있는 다이나믹한 이 곡으로 첫 시작을 하니 모두 다 문샤이너스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게 되었고, 이러한 관객의 수동화가 공연 내내 쭉 이어져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하나 된 아름다운 광경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여러분 즐거우세요?’ ‘네!!!’ ‘감사합니다.’ 이 세 마디가 공연의 멘트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서도, 적은 멘트와 그로 인해 배가되는 카리스마가 관객들을 압도하였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곡은 ‘오리보트’와 ‘Rosemary's Baby'로, 기타를 벗어서 한 손에 쥐고 흔들며 정신없이 관객들을 띄워준 두 번째 곡이 있은 뒤 세 번째 곡에서는 보컬 차승우님께서 중간에 크게 절규하시며 또 한 번 띄워주셨고, 쉴 틈을 주지 않고 바로 이펙터 들어간 멋진 솔로를 들려주셨으며 마지막으로 손경호님의 드럼 솔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옆에서 백준명씨가 낮은 목소리로 ‘마에스트로.’ 라고 말하고 멤버 전원이 순간 손경호님을 바라보며 주저앉았는데 그 모습이 그리 멋질 수가 없었어요. 남자가 봐도 이 정도인데 여자분들은 어쩌셨을까요.
그 다음은 조금 더 긴장을 풀어서 즐겁게 고고70 분위기의 로큰롤 ‘유령의 숲’을 들려주었구요, 즐겁게 방방 뛰던 저는 순간 영화 속의 미미가 떠올라 댄스 교본에 나온 춤을 따라하곤 했지요. ‘비교적 신곡’인 ‘모험광백서’에서는 다시 한번 차승우님의 후려치는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었고, 차승우님과 백준명님이 무대 중앙으로 슬슬 걸어와 가까이 마주보고 서서 기타를 마구 쳐 주셨을 때는 여자분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구요. 무대매너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함께 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같은 레이블이니까 음악적, 음악 외적 교류도 많겠죠? 지형님과 므라즈님처럼 말이죠.) 무대 뒤에서 조명을 받으며 미소를 띤 채 베이스 쳐 주신 최창우님도 멋졌어요. 그리고 얼굴에 땀을 계속 흘리면서도 끊임없이 음악에 맞추어 춤도 추시고 웃음으로 관객들과 호흡한 차승우님 정말 멋있었어요. 여자분들은 반응이 장난 아니었죠.
막판 곡처럼 들리는 ‘목요일의 연인’을 들려주고 나서 문샤이너스는 그렇게 짧고 굵게 공연을 해 주고 돌아가나보다, 하고 있는데 역시나 앵콜곡을 하나 했습니다. 바로 ‘록큰롤 야만인!’ 이 곡으로 차승우님은 5연속 점프를 하셨고 곡이 2절 정도 진행될 때 스탠드에서 마이크를 빼서 바로 관객들이 몰려든 앞자리로 내려와 뛰어다니셨습니다. 뛰어내리자마자 관객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쏠려가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와 누나가 빠른 몸놀림으로 열심히 쫓아다녔답니다. 그리고 무대 스탭 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올라오셨는데요, 설마 다시 내려올까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무대 오른쪽의 관객 쪽으로 내려와 뛰어다니셔서 관객들은 또 그쪽으로 몰려가고.. 정말 재미있었구요 남자로서 정말 멋졌습니다. 그렇게 무대를 불태우고 문샤이너스와 차승우님은 특유의 정중한 인사법으로 공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저는 관객으로서 서 있으면서 세 가지 몸놀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째, 감미로운 곡(너무 처지지는 않은)을 들으며 조용히 몸을 살랑거리기. 둘째,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비트에 맞추어 위아래로 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기. 그리고 셋째, 방방 뛰기. 이번 Mint Festa는 이 세 가지가 모두 가능하게 해준, 그러면서도 서로가 충돌하지 않고 관객의 마음 속의 최상의 감정을 폭발시키도록 기획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열심히 뛰어서인지 공연을 다 보고 누나랑 홍대 놀이터 쪽으로 올라가 마신 과일 쉐이크가 그렇게 맛날 수가 없더라구요. 시원하게 샤워를 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멋진 공연이었어요. 감사합니다!
Mint Festa Vol. 18 'Passion'20090118 @ 상상마당 Live Hall
W&Whale
Whale Song
Stardust
오빠가 돌아왔다
R.P.G. Shine
Dirty Jean Blues
고양이 사용 설명서
Shut Up And Let Me Go (The Ting Tings)
Too Young to Die
서울 전자 음악단
따라가면 좋겠네 (한영애)
언제나 오늘에
꿈속에서
중독
Foxy Lady (Jimmy Hendrix)
Wild Thing (Jimmy Hendrix)
종소리
나의 길을 갈 뿐이야
서로 다른
이지형
Cafe Fermata
Nobody Likes Me
Beatles Cream Soup
산책
메탈포크주니어의 여름
11월
빰빰빰
Running Man
문샤이너스
Lonely Lonely
오리보트
Rosemary's Baby
유령의 숲
검은 망토
모험광백서
목요일의 연인
록큰롤 야만인
보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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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승우 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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