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 조성


프랑스어 공부를 할 때에 띄울 인터넷사이트: 네이버 프랑스어사전, 구글 번역, 구글 이미지검색, 트위터 요렇게 네가지.

다음은 프랑스어 공부를 위한 나의 준비물이다.

- 불한사전 (네이버 프랑스어사전 추천)
- Concise 불영-영불사전 (Collin's 아이폰 앱 추천)
- 구간반복이 가능한 스마트폰/MP3플레이어/컴퓨터
- A4 7등분 단어장
- 받아쓰기 공책

프랑스어->한국어 단어장과 한국어->프랑스어 단어장은 별개의 것이다. 필요하다면 2개 다 만들어야 한다. 

공통


프랑스어를 들은 다음에 바로 머릿속으로 한국어로 떠올리는 건 굉장히 나쁜 습관이다. 이 습관을 끊기 위해서는 영어로 된 토론 영상을 몇 개 시청한 다음 프랑스어 토론 영상/음성을 들으면 된다.

프랑스 일반인의 캠핑/요리/여행/음악/미술/스포츠/인테리어/등산/낚시 등에 관심이 없어도 관심을 가져야만 한다. 학문이 아니라 생활이 프랑스다워야 언어가 는다.

모르는 단어 하나는 잘못 읽은 메모리로 인해 발생한 CRC 오류 하나와 같다. 프로그램에서 예상치 못한 오류 하나는 프로그램을 종료시킨다. 모르는 단어는 듣기/읽기 전체를 마비시킨다.

프랑스 방송을 볼 때에는 동시통역을 해야만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지면 절대 안 되고 내가 프랑스 네이티브이며 내가 아는 유일한 언어는 프랑스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문제의 vrai/faux/on ne sait pas를 어떻게 분류하는가? 이것 아니면 저것일 경우에는 vrai/faux로 바로 갈릴 수 있다. 이것이라고 제시했는데 사실 이것이 아니라 저것이라는 것도 알려줬다면 faux다. 하지만 이건 이렇다. 라고 했을 때에는 섣불리 faux라고 할 수 없다. 이게 이렇다는 말을 안 한것뿐이지 아직 거짓인지는 모르기 때문이다. 거짓이 확실할 때에만 faux고 처음 듣는 소리인데 듣기에서 언급을 안 했다면 on ne sait pas다.

프랑스 뉴스레터를 읽을 때에는 요약된 글이 1-2문단으로 정리되어 있으면 그것만 보는 것으로도 충분하다. 뉴스레터를 읽는 목적은 독해력 향상이 아니라 다양한 프랑스 관련 분야에 대한 컨텐츠를 여러 개 동시에 접함으로써 그 나라의 현지의 느낌을 잃지 않는 것에 있기 때문이다. 링크 타고 들어가 글을 끝까지 보며 내용을 기억하려고 하지 말자. 현지의 이야기는 내가 지식으로 축적할 필요가 없다. 다만 프랑스어에 대한 감각만은 체득해야 한다. 마치 영화관이나 병원에서 잠깐 눈에 띈 팜플렛을 슬쩍 넘기는 것처럼.

프랑스어는 속으로 번역할 때 영어로 번역해야 한다. 바로 한글로 번역할 수 없다. 영어로 번역할 때 english accent를 상상하면 더 잘 된다. 왜냐하면 내가 한영 통번역을 공부할 때 american accent를 상상하며 공부했기 때문이다. american과 english를 구분함으로써 한글과 프랑스어가 충돌되지 않게끔 하자.

프랑스어와 영어에서는 우리나라만큼 자유롭게 ..화, ..적 등의 말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 쉬운 말로 풀어서 말하고 쓰는 방법이 훨씬 낫다.

TCF를 풀 때의 느낌은 예전의 TOEFL을 풀 때의 느낌과 같다.

DELF 후기/팁은 프랑스 사이트에 많다. 구글에서 검색하도록 한다.

프랑스어 단어의 특성을 보고 내가 듣기와 읽기만 주로 할 단어라면(이런 단어는 내가 외우는 총 단어의 70%를 차지한다) 불->한 방향으로 외우고(한글 부분을 가리기), 내가 쓰기와 말하기를 주로 할 단어라면(30%) 한->불 방향으로(프랑스어 부분을 가리기) 외운다. 

1단계. 불한사전으로 한글 뜻 파악해가며 읽기 가능
2단계. 들으면 한글로 이해가 가능(듣기 가능)
3단계. 고심한 후 한국어로 의도한 내용을 쓰기 가능
4단계. 즉각적으로 프랑스어로 의도한 내용을 말하기 가능
당신이 알고 있는 프랑스어 단어들은 각각 어떤 단계에 있는가?
단어들이 각각 몇 단계인지에 대한 자료를 종합하여 도수분포표로 나타내면 4단계-3단계-2단계-1단계 순으로 도수가 커질 것이다. 아래 단계에 있는 단어들을 조금 더 많이 접할 기회를 만들어 그 단어들의 단계를 차근차근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어 단어 암기의 단계는 대략 이렇게 생긴 것 같다.
1단계. 그림/일러스트와 함께 물질적인 단어를 관련된 것끼리 묶어서 정리해놓은 교재를 통해 암기
2단계. 간단한 회화/표현을 통해 문장성분으로 쓰이는 단어 암기
3단계. Concise 사전(외국어->한국어)을 찾아보면서 암기 + 문법책 공부를 통한 단어 암기 보조
4단계. Concise 사전(한국어/영어->외국어)을 찾아보면서 암기 + 실제 외국어로 써진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
5단계. 정밀한 사전(외국어->한국어)을 찾아보면서 암기
5단계까지 가면 그때부터는 외국어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이 고정된다. 그때부터는 본인의 끈질긴 노력이 중요해지게 된다. 

트위터에 써진 한글이나 영어를 바로 프랑스어로 바꿔보아라. 막히면 네이버 프랑스어사전에서 한->프 검색을 한다.

TIME에서 프랑스어 번역이 안되는 문장은 구글 번역기로 돌리자. 

모르는 문제는 막판에 모두 찍어야 한다.
 

Compréhension Orale 듣기[각주:1]


프랑스문화원에서 프랑스 DVD를 빌린 뒤, 집의 DVD플레이어의 지역코드를 해제하고 프랑스 DVD를 넣고 프랑스 자막을 켠다. (청각장애인을 위해 프랑스어 자막을 넣어놓은 DVD가 많다) 그리고 맥북에어로 프랑스어사전을 켜놓고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바로 검색한다. 프랑스 자막이 없는 DVD라면 인터넷에서 script를 구해서 TextEdit이나 메모장으로 띄워놓는다.

뉴스와 토론 기사를 먼저 보고 그 주제를 다룬 오디오를 들으면 듣기가 훨씬 수월하다.

코미디영화는 구어를 쓰고, OST가 없고, 항상 대사가 이어져야 영화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프랑스어를 공부할 때 가장 적합한 장르다. 그 나라 영화/드라마를 그 나라 언어 자막과 함께 보는 것은 언어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의 경우 프랑스어 자막을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물론 영화 avi파일도 구하기 힘든 건 매한가지지만 자막은 진짜로 어딜 가도 못 찾는다. 따라서 따로 구한 자막 smi 파일을 avi와 싱크를 맞추려고 고심하는 수고를 더하지 말고 자막 혹은 시나리오를 찾는다면 인쇄를 해서 영화를 볼 때 같이 보고, 자막이나 시나리오가 없으면 유료 서비스이긴 하지만 canal+같은 VOD 사이트의 청각장애인 대상 버전을 찾아보자. 사실 실제로 내가 canal+에서 그러한 동영상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굳이 canal+가 아니더라도 다른 VOD 서비스에서 분명히 제공할 것이다.

듣기가 안 된다면 90%는 단어를 몰라서다. 본토 느낌이 나는 단어들을 프랑스 시와 프랑스 가사를 통해 익히자.

DELF B2 듣기 연습을 위해서는 깔끔한 발음과 표준어를 구사하는 뉴스 기사가 아니라 대학교 학생 라디오방송을 듣는 게 훨씬 낫다. 보통의 프랑스인이 어떤 식으로 말하는지를 생각하고, 그 보통의 사람이 하는 말을 최대한 많이 들으려 해야 한다. + france culture 

최근 프랑스어를 들은지 이틀 이상 지난 뒤에 프랑스어를 들었을 때 다시 적응하기 위해서는 15분 이상 계속 들어야 한다. 초반 15분간은 한국어 귀가 프랑스어 귀로 변하는 과정이라 잘 안들릴 수 있으나 단어의 이미지화에 중점을 두어 꾹 참고 들으면 어느새 안정을 찾고 편하게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프랑스어 그냥 틀어놓기는 이해도를 높여주지 않고 다만 유지할 뿐이다.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듣기 후 듣기 관련 문제를 풀어봐야 한다. 그리고 주관식 서술형에 답하기 위해 방금 들은 문장이 어떤 내용인지 그대로 혹은 다른 문장으로 말할 줄 알아야 한다. 이것은 단기기억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다.

B2 듣기 자료는 가장 프랑스다운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프랑스의 6시내고향 같은 TV프로그램을 많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Brushing up on French culture and current events definitely helps. 

프랑스의 사단법인+NGO 사이트에 다 들어가서 이 기관은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한 자료를 다 읽자 - Comprehension Orale을 위한 준비.

퀘벡식발음 toi 토이 ca 써 faire 파이르 dire 디레 : 영어를 배울 때 호주식 발음을 같이 배우는 것처럼 퀘벡식 발음도 익혀야 한다.

아주 조악한 음질로 듣기 연습을 해야 - 조악한 음질로 나오는 구린 이어폰을 끼고 듣기. 실제 시험에서 음질은 상당히 다양하다. France Inter나 TF1, Europe1 등의 인터뷰는 깨끗한 음질을 가지고 있지만, Telerama나 지역방송처럼 완전 조악한 음질의 지문도 튀어나올 수 있다. 

프랑스어 듣기는 바로 따라하되 분명하게 큰 소리로 지르면서 따라하라. Crazy English와 비슷한 방법. 분명하게 따라하지 못하고 자신감이 없는 건 그 부분의 단어/문법을 내가 몰라서 그렇다. 이 문제(자신감의 결여)는 script를 보는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면 절대로 해결될 수 없다. 문장을 하나 듣고 그것을 다시 내 입으로 똑같이 암송하는 훈련은 매우 중요한데, 이를 가능케 하기 위해서는 발음, 빠른 말에 정신이 팔려 내용의 기억 활동이 방해를 받지 않아야 한다.

프랑스어는 연음 문장으로 듣고, 단어 하나하나로 쪼개면서 그 단어의 문장성분/품사를 파악하라.

프랑스어 듣기를 하면서 그 상황 묘사를 상상해라. 상상력이 이해력이다. 없는 영상을 기존에 본 영상을 바탕으로 만들어내라. 그리고 상상력은 배경지식에 의존한다. 

구어체 단어나 숙어로 빠르게 말하는 사람의 말을 많이 듣고 그와 많이 이야기해야 프랑스어 듣기의 마지막 과제가 완성된다. 속된 표현과 유머는 현대인의 언어 활동 중에서도 정점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공부를 위해서는 영화를 보거나 직접 현지인과 함께 살아보아야 한다! 구어는 머리가 아니라 반복과 생활화로 본능적으로 외워야 한다. 구어는 여러 뜻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짧은 단어들이 조합하여 압축적으로 뜻을 만드는 말이므로 가장 어려울 수밖에 없다. 

방금 들은 문장/절에 대한 이해는 오로지 프랑스어로만 하고, 절대로 한국어로 통역/번역하지 않는다. Listening과 Speaking에서는 통역/번역을 하지 않는다. Reading과 Writing에서는 한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Listening과 Speaking에서도 통역/번역을 하게 된다. 한국어 방송을 들으면서 방금 들은 문장을 말하는 것은 쉬울 것이다. 프랑스어도 이처럼 해야 듣기가 완성된다. 반드시 한국어를 거치는 과정이 없어야 듣기의 빠른 습득에 성공한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현지로 직접 떠나는 이유는, 외국어만을 쓰는 공동의 규칙을 만들고 주변 환경을 외국처럼 꾸미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한국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영어로 생각하기 위해 그림과 도식을 활용하는 Arrow English는 참 좋은 교재다. 그렇다면 프랑스어판 Arrow English는 어떤 교재일까? 한번 찾아볼 가치가 있다.

다만 모든 듣기를 이런 식으로 한다면 너무나 공부량이 과중해지기 때문에, 그냥 틀어놓아서 배경음악처럼 듣는 것도 필요하다. dictation이나 recite를 하는 듣기자료는 script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 듣기자료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게 적당하고, 나머지 70%는 iTunes podcast나 프랑스 사이트의 정기적으로 업로드되는 컨텐츠를 자연스럽게 휴일에 TV 보듯 보는 식으로 보고 듣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듣기의 해답을 알 수 있는 key 혹은 답 그 자체는 다음의 위치에 있다.
que (key), sur le (key), au lieu de (답), il y a (답), 동사수동태 de (답)
답이 historique(형용사)라면 key는 historiquement(부사). 답이 technique(형용사)라면 key는 technologie(명사)
답이 une deuxieme raison이라면 la deuxieme .. 다음 문장
답이 밑줄 형태로 된 것에는 문장을 통째로 들어서 키워드만 가지고 다시 가공하여 내 말로 답한다.
1분동안 문제를 읽을 때 질문 문장을 읽고 키워드에 밑줄을 치거나 한글로 번역하여 문장 오른쪽에 써놓는다. 모든 문제에 이 과정을 적용한다. 1분이 지나기 전에 script가 어느 순서로 문제에 대한 key와 답 그 자체를 내놓을 것인지 예상해본다. 적의 예상 경로를 추적한다. 1분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알려주지 않으므로 스톱워치를 사용하거나 아니면 여유있게 1번과 2번의 과정을 끝낸다.
1 분이 지난 다음에는 적의 공습이 시작된다. 적이 하고 있는 말이 현재 어떤 주제 안에 있는지를 재빨리 파악하여 그 주제와 관련된 문제를 11~13문제 중에서 바로 찾아내서 눈길을 돌린다.(이것은 정말 빨리 진행되어야 하며 그래야 key와 답 그 자체를 듣고 바로 메모할 여유가 생긴다.)
현재 말하고 있는 내용과 관련된 문제에 눈길을 돌린 상태에서 key와 답 그 자체를 들었다면 그것을 답 밑줄에 바로 써넣지 말고 질문 문장 오른쪽 여백에 속기로 메모한다. 체크박스는 웬만하면 들은 즉시 체크하는데, 체크박스도 그 3개 체크박스에 써있는 단어가 그대로 script에 나오지 않았다면 script에서 들은 것을 여백에 메모한다. 속기는 자신의 사고방식과 가장 닮은 자연스러운 방식이어야 한다. 나의 경우 답이 francais라면 fr로 쓰고, soixante-seize가 헷갈린다면 60 16 이라고 쓰고, million은 mn, milliard는 md라고 쓴다.
그 렇게 4번과 5번의 과정을 적의 페이스에 맞추어 끝내고 나면 어느새 듣기 script가 다 끝나 있다. 끝난 직후에 스톱워치를 다시 켠다. 이후 3분동안에는 정답일 것으로 100% 확신하는 문제들의 답을 완성하고 확신 못하는 문제들에 별표를 친 뒤 그 문제들에 대한 1번과 2번의 과정을 다시 끝낸다.
3 분이 언제 끝날지는 또 아무도 알려주지 않는다. 3분이 지나면 다시 적의 2차 공습이 시작된다. 확신 못하는 문제들에 언제 눈길을 돌려야 하는지는 최대한의 긴장을 통해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그렇게 4번과 5번의 과정을 다시 끝낸다.
마지막 5분 동안에는 곰곰이 생각하여 모든 문제들에 대해 답을 적었다면 100% 확신, 100% 확신이 아니라면 나중에 찍도록 최종적인 마무리를 한다. 

전치사 de같은 것을 높은 톤으로 강조하는 것처럼 말할수도, n'a 같은 부정동사처럼 중요한 것을 슬쩍 낮은 톤으로 얘기하며 쉭 지나갈 수도 있다. 억양은 문장의 이해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문장의 끝과 문장의 시작, 절의 끝과 절의 시작은 연음이 될 수도 있다. 방금 들은 게 뭐였지 생각하는 순간 그 다음 단어들은 싹 날아간다. 연음, 일시중지, 말의 속도는 문장 성분 단위의 리듬과 일치하지 않는다. 프랑스 현지인들에게는 그것이 일치하는 리듬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de 앞에 무조건 한 박자 쉬는 사람도 있다. .(온점), ,(반점) 뒤에 한 박자 쉬는 것도 사람 마음이다.

프랑스어 듣기의 핵심은 듣기 자료의 stream을 올바르게 packet(조각, 혹은 단어)으로 쪼개는 일이다. 앞/뒤 음절을 잘못 들어서 packet을 잘못 쪼개면, 즉 다음 단어에 이전 단어의 끝 음절을 포함시켜 이해하거나 앞 단어에 다음 단어의 첫 음절을 포함시켜 이해하면 그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stream도 잘못된 packet으로 쪼개지게 되고 이는 연쇄적인 잘못된 packet으로 이어진다. 한글 메일이 7비트 문자로 깨지는 것처럼 내가 인식한 단어의 뜻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방금 들은 걸 바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려면 듣기를 하는 즉시 머리 속 모니터에 단어들이 바로 타이핑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뇌로 들은 소리 정보를 문자 정보로 바로 변환하는 능력은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또한 들은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하기 위해(성대모사) 구간반복을 이용하여 들으면 발음과 억양의 심화된 이해가 가능해진다.

A-B 구간반복재생시 재생 -> 듣기 -> 일시정지 -> 이해 -> 말할 준비 -> recite 의 순환과정을 충실히 밟아야 하며,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하나도 없는 채 들은 내용을 바로 recite하면 효용이 없다. recite가 어려운 부분은 수시로 dictation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recite가 되려면 말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는 말하는 사람이 말하려는 것에 대해 자체적/독립적으로 단어와 표현을 조합하면서 이루어진다. 듣기의 script와 recite는 고로 100% 일치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서로 100% 일치한다면 recite하는 사람은 script를 100% 이해했다는 뜻으로, 매우 훌륭한 듣기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사실 한국어로도 앵커의 뉴스 한 문장을 들은 다음 방금 들은 내용을 똑같이 말하라면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recite는 단기기억력(흔히 말하는 7 chunks)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언어가 모국어인가, 외국어인가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컴퓨터에서 처리하는 파일의 종류가 아닌 RAM 용량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는 경우와 같다.

기존에 내가 말했던 recite/dictation 이후의 script를 보는 듣기 방법에 비해 조금 더 쉬운 듣기 방법이 있다. 바로 script를 보면서 듣는 것이다. 이때는 script에 가상의 커서를 만들고 마치 노래방에서 가사의 색깔이 바뀌는 것처럼 듣기 자료가 재생되면서 어느 단어까지 말했는지를 가상의 커서로 계속해서 따라간다. 이렇게 해서 계속 듣다가 어느 순간 script를 보지 않고 들으면 눈앞에 script가 없어도 머릿속에는 script가 가상의 커서와 함께 출력되고 있을 것이다. 이 느낌이 든다면 그 듣기 자료는 상당 부분 이해에 성공한 것이다.

Production Orale 말하기


말하기를 위해 준비를 하는 메모지에는 개요를 반드시 프랑스어로 보기 좋게 써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 면접관은 이 메모지에 25점 중 5~7점을 할애하는 것으로 보인다. 절대로 개요를 한글이나 영어로 작성하지 않도록 하고, 마인드맵이나 낙서처럼 쓰지 않도록 한다. 즉석에서 터져나오는 언변을 믿기보다는 개요를 보기 좋게 자세히 써놓고 실제로 말할 때 개요를 슬쩍 보면서 말하자.

BD(Bande Dessinee 만화)는 구체적인 상황 하에서 글로 써진 구어를 가르쳐주기 때문에 가장 이상적인 학습교재다. 프랑스문화원 미디어도서관에 많다.

인터넷으로 만난 프랑스인 친구에게 용기를 내어 프랑스어로 영상편지 UCC를 찍으면 Speaking이 확 는다. UCC 촬영은 내 기준의 완벽에 도달할 수밖에 없게 해주고, 그를 통해 내 집중력을 팽팽하게 당겨준다. UCC촬영을 한 후 프랑스어 듣기를 하면 평소때보다 훨씬 잘 된다.

프랑스어로 말하는 속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빨라져야 한다 - 빠르게 말할 수 있어야 빠르게 말하는 게 들린다.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단어를 잘 외워놓았다면 빠르게 말하는 것도 프레임의 누락 없이 캡쳐가 가능하다.

이해가 끝나고 말할 준비를 하기 전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주어는 무엇인가? 동사는 무엇인가? 목적어는 무엇인가? 부사구는 무엇인가? 문장의 요소를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요소를 가지고 놀(말할) 수 있고, 내가 말하는 문장을 즉석에서 머릿속에 일러스트로 그려낼 수 있다. 이 일러스트는 문장 단위이다. 즉 한 그림이 하나의 문장으로 풀이된다. 말하기 전에 생각한 행위의 결과물은 절대로 특정 외국어 단어의 조합이 되면 안 된다. 내가 알고 있어야 말을 하는데 알고 있다는 것은 '단어 조합'이 아니라 '그림'으로 알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recite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할 때에는 말을 부풀리지 않고 문장의 요소를 선명하게 그려낸 뒤 그려진 것들에 한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문이나 형식이 반복되어 기계적인 문장이 뽑아져 나와도 상관없다. 말해야 할 거리가 많아지면 그같은 반복은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저의 경우


듣기-RTL+Europe1+TF1+CanalAlpha+France Culture (Podcast와 TV다시보기 사이트를 주로 이용), 읽기-Le Monde+La Croix+블로그+인터넷서핑, 말하기-면접책, 쓰기-미투데이+트위터. 
하지만 시험에 붙기 위해서는 DELF 수험서로 공부하는 게 필수. 위의 자료는 DELF 수험서가 가진 빈틈을 메워주는 보완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

keep my feet wet - 계속 프랑스어 관련 문물을 접하고 촉을 잃지 말자. 프랑스문화원 미디어도서관에 프랑스 음악 CD가 많아서 2주에 한번씩 가서 4개씩 빌려 리핑해서 지하철이나 버스를 타고 다니면서 계속 들었다.

언어활동 능력은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경우 문학, 영화, 음악, 금융에는 약하고 정치, IT, 과학기술에는 강했다. 즉 전자의 분야에 대한 듣기 자료를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되고 모르는 단어도 많았으며 들은 후에 내가 어떤 말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후자에 대한 듣기 자료는 듣는 즉시 느낌이 왔고 듣자마자 보충설명을 하거나 반박하고 싶은 충동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평소에 자신이 읽는 잡지, 블로그 글, 방문하는 웹사이트, 일을 하면서 보게 되는 것들을 통해 자신의 배경지식이 구축되며 이 배경지식의 구체적인 구축 정도에 따라 언어활동 능력이 결정된다. 약한 분야는 관련 잡지의 특정 월/주 간행물 구입으로 배경지식을 보충해야 하겠다. 잡지를 선택한 것은 말하기의 핵심이 토론이기 때문이다. 앞서 두 번째 포스트에서 말했듯 시사잡지는 토론의 내용을 그대로 써놓은 것으로서 토론을 배우기 위해 가장 좋은 자료이며, 시사잡지는 대개 간행물이다.

말이 빨라서 이해가 안 되는 경우는 없다. 중3때 나는 영어듣기를 130%로 해서도 문제를 풀었으니까, 그 과거가 그를 증명한다. 중요한 건 내 노력인 것 같다. 

  1. 내가 듣기에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았었으므로 듣기에 관한 내용이 제일 많다.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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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로 말하는 속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욱 빨라져야 한다 - 빠르게 말할 수 있어야 빠르게 말하는 게 들린다. 비유적으로 설명하자면, 단어를 잘 외워놓았다면 빠르게 말하는 것도 프레임의 누락 없이 캡쳐가 가능하다.

A-B 구간반복재생시 재생 -> 듣기 -> 일시정지 -> 이해 -> 말할 준비 -> recite 의 순환과정을 충실히 밟아야 하며, 뜻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하나도 없는 채 들은 내용을 바로 recite하면 효용이 없다. recite가 어려운 부분은 수시로 dictation으로 전환하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recite가 되려면 말할 준비가 되어있어야 하는데, 이는 말하는 사람이 말하려는 것에 대해 자체적/독립적으로 단어와 표현을 조합하면서 이루어진다. 듣기의 script와 recite는 고로 100% 일치할 필요가 없다. 그런데 만약 그것이 서로 100% 일치한다면 recite하는 사람은 script를 100% 이해했다는 뜻으로, 매우 훌륭한 듣기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한다. 사실 한국어로도 앵커의 뉴스 한 문장을 들은 다음 방금 들은 내용을 똑같이 말하라면 말하기가 매우 어렵다. recite는 단기기억력(흔히 말하는 7 chunks)을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언어가 모국어인가, 외국어인가는 그리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이는 마치 컴퓨터에서 처리하는 파일의 종류가 아닌 RAM 용량에 따라 성능이 좌우되는 경우와 같다.

이해가 끝나고 말할 준비를 하기 전에는 스스로에게 묻는다. 주어는 무엇인가? 동사는 무엇인가? 목적어는 무엇인가? 부사구는 무엇인가? 문장의 요소를 확실하게 알고 있어야 요소를 가지고 놀(말할) 수 있고, 내가 말하는 문장을 즉석에서 머릿속에 일러스트로 그려낼 수 있다. 이 일러스트는 문장 단위이다. 즉 한 그림이 하나의 문장으로 풀이된다. 말하기 전에 생각한 행위의 결과물은 절대로 특정 외국어 단어의 조합이 되면 안 된다. 내가 알고 있어야 말을 하는데 알고 있다는 것은 '단어 조합'이 아니라 '그림'으로 알고 있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이다.

recite가 아니라 자신이 생각하는 바를 말할 때에는 말을 부풀리지 않고 문장의 요소를 선명하게 그려낸 뒤 그려진 것들에 한해서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 구문이나 형식이 반복되어 기계적인 문장이 뽑아져 나와도 상관없다. 말해야 할 거리가 많아지면 그같은 반복은 저절로 없어지기 때문이다.

 언어활동 능력은 분야에 대한 전문성에 따라 달라진다. 나의 경우 문학, 영화, 음악, 금융에는 약하고 정치, IT, 과학기술에는 강했다. 즉 전자의 분야에 대한 듣기 자료를 들으면 이해가 잘 안 되고 모르는 단어도 많았으며 들은 후에 내가 어떤 말을 하려고 해도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았다. 하지만 후자에 대한 듣기 자료는 듣는 즉시 느낌이 왔고 듣자마자 보충설명을 하거나 반박하고 싶은 충동이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평소에 자신이 읽는 잡지, 블로그 글, 방문하는 웹사이트, 일을 하면서 보게 되는 것들을 통해 자신의 배경지식이 구축되며 이 배경지식의 구체적인 구축 정도에 따라 언어활동 능력이 결정된다. 약한 분야는 관련 잡지의 특정 월/주 간행물 구입으로 배경지식을 보충해야 하겠다. 잡지를 선택한 것은 말하기의 핵심이 토론이기 때문이다. 앞서 두 번째 포스트에서 말했듯 시사잡지는 토론의 내용을 그대로 써놓은 것으로서 토론을 배우기 위해 가장 좋은 자료이며, 시사잡지는 대개 간행물이다.

 기존에 내가 말했던 recite/dictation 이후의 script를 보는 듣기 방법에 비해 조금 더 쉬운 듣기 방법이 있다. 바로 script를 보면서 듣는 것이다. 이때는 script에 가상의 커서를 만들고 마치 노래방에서 가사의 색깔이 바뀌는 것처럼 듣기 자료가 재생되면서 어느 단어까지 말했는지를 가상의 커서로 계속해서 따라간다. 이렇게 해서 계속 듣다가 어느 순간 script를 보지 않고 들으면 눈앞에 script가 없어도 머릿속에는 script가 가상의 커서와 함께 출력되고 있을 것이다. 이 느낌이 든다면 그 듣기 자료는 상당 부분 이해에 성공한 것이다.

 그 나라 영화/드라마를 그 나라 언어 자막과 함께 보는 것은 언어 학습에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프랑스 영화의 경우 프랑스어 자막을 구하기가 굉장히 힘들다. 물론 영화 avi파일도 구하기 힘든 건 매한가지지만 자막은 진짜로 어딜 가도 못 찾는다. 따라서 따로 구한 자막 smi 파일을 avi와 싱크를 맞추려고 고심하는 수고를 더하지 말고 자막 혹은 시나리오를 찾는다면 인쇄를 해서 영화를 볼 때 같이 보고, 자막이나 시나리오가 없으면 유료 서비스이긴 하지만 canal+같은 VOD 사이트의 청각장애인 대상 버전을 찾아보자. 사실 실제로 내가 canal+에서 그러한 동영상을 찾아보지는 않았지만 굳이 canal+가 아니더라도 다른 VOD 서비스에서 분명히 제공할 것이다.

  구어체 단어나 숙어로 빠르게 말하는 사람의 말을 많이 듣고 그와 많이 이야기해야 프랑스어 듣기의 마지막 과제가 완성된다. 속된 표현과 유머는 현대인의 언어 활동 중에서도 정점에 위치해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공부를 위해서는 영화를 보거나 직접 현지인과 함께 살아보아야 한다! 구어는 머리가 아니라 반복과 생활화로 본능적으로 외워야 한다. 구어는 여러 뜻을 만들어낼 수 있는 짧은 단어들이 조합하여 압축적으로 뜻을 만드는 말이므로 가장 어려울 수밖에 없다.

 말이 빨라서 이해가 안 되는 경우는 없다. 중3때 나는 영어듣기를 130%로 해서도 문제를 풀었으니까, 그 과거가 그를 증명한다. 중요한 건 내 노력인 것 같다.

 프랑스어 단어의 특성을 보고 내가 듣기와 읽기만 주로 할 단어라면(이런 단어는 내가 외우는 총 단어의 70%를 차지한다) 불->한 방향으로 외우고(한글 부분을 가리기), 내가 쓰기와 말하기를 주로 할 단어라면(30%) 한->불 방향으로(프랑스어 부분을 가리기) 외운다.

 뉴스와 토론 기사를 먼저 보고 그 주제를 다룬 오디오를 들으면 듣기가 훨씬 수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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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은 웬만하면 학습을 위한 자료를 구글+네이버만 있으면 컴퓨터 앞에서 다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인쇄의 비중이 낮아진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일부러 인쇄를 해서 공부의 효율을 높일 때도 있으며, 어쩔 수 없이 인쇄를 하여 종이 매체로 공부를 해야 하는 상황도 생기게 된다. 공부를 잘 하기보다 적은 시간에 많이 하기 위해서는 프린터도 언제 사용할지 생각하여 본인의 주변 환경이나 일상생활 패턴에 최적화된 결정을 할 필요가 있다.

 우선 인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을 짚어보도록 한다.
인터넷을 할 여건이 안 되는 경우 / 인터넷을 할 수 있긴 한데 특정 시간대에만 쓸 수 있는 경우
- 공부하는 곳 주변에 컴퓨터가 없는 독서실에서 공부
- 집에 컴퓨터가 없는 경우(극단적인 상황!)
- 난 노트북이 없는데 조모임을 하고 장소를 옮겨다니면서 공부

 이런 상황이라면 나는 대학생 때 단과대학 건물 안에 꼭 하나씩 있는 복사 아저씨/아줌마에게 가서 옆 컴퓨터에서 자료를 인쇄하곤 했다. 대학교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한다. 대학교를 다닐 때에는 학교 수업자료(pdf파일)만 인쇄했는데, 지금은 내가 알고 싶은 내용을 직접 검색을 통해 찾아서 인쇄해 보는 식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인쇄할 자료가 훨씬 다양해지고 양도 많아졌다. 그래서 나는 인쇄를 할 수 있는 시간대에는 예전에 웹서핑을 하다 나중에 인쇄해서 보기 위해 URL만 저장해놓은 delicious/네이버 북마크에 들어가 링크를 따라간 다음 일단 기계적으로 인쇄 버튼만 계속 누른다. 즉 인쇄를 할 수 있는 시간대에는 인쇄만 하는 것이다.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 띄엄띄엄 꾸준히 인쇄하는 것이 노즐의 건강에 더 좋다 하지만 노즐의 건강이 중요한가, 본인의 학습 능률이 중요한가 생각해보면 앞선 제안에 더 솔깃할 것이다.

 이 제안에 따르면 인쇄를 띄엄띄엄 하는 것이 아니라 인쇄할 페이지를 대기열(저장해놓은 URL 링크는 일종의 대기열과도 같다)에 올려놓은 다음 한꺼번에 하기 때문에 페이지의 소모를 일괄적으로 하게 되고, 이에 따라 이면지로 인쇄를 하여 용지를 절약할 확률도 높아진다. 간헐적으로 두세 장씩 인쇄할 때는 매번 이면지를 쓰기가 너무나 귀찮은 일일 것이고 인쇄를 하기로 한 순간 주변에 이면지가 한 장도 없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면지로 인쇄해도 상관없는 파일과 꼭 단면으로 인쇄해야 하는 파일이 무작위로 소요되기 때문에 단면으로 인쇄하는 선택으로 자연스레 기울게 된다. 하지만 여러 개의 파일이지만 한번에 인쇄한 총 페이지 수는 60페이지가 넘을 경우 이면지는 그냥 용지함에 넣어두면 된다.

다음은 인쇄를 해야 더 좋은 경우이다.
- 컴퓨터를 쓰지 않는 사람들의 모임(대학교의 조모임 초기단계, 연령대가 높은 사람들의 모임)
- 출력물 위에 메모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다른 출력물을 덧붙이는 등의 협업이 온라인(웹하드, 구글 그룹, 스프링노트, 웹오피스) 보다 오프라인에서 훨씬 편하고 효율적인 경우(디자인이나 건축 쪽에서 일하시는 분들에게 주로 해당)

 이러한 상황이라면 무조건 인쇄를 하도록 한다. 모임이나 협업에서 주로 논의되는 협업이 필요한 자료는 출력물로 놓아두고 그 출력물을 제작하기 위한 보조 자료, 곁가지 자료만 노트북의 모니터나 스마트폰 등으로 공유하는 것이 좋겠다.

 똑같은 일을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수단은 기술의 발전에 따라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분명 화질이 좋은 모니터와 간편한 스마트폰 스크린은 잉크젯 프린터보다 뒤에 등장한 진보된 수단이다. 하지만 기술적으로 진보된 수단이 그 수단으로 하고자 하는 일의 효율성을 항상 진보된 만큼 끌어올리지는 않는다. 최고의 효율성을 위해서는 요즘 기술과 옛날 기술을 적절히 혼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리고 우리의 처한 환경이 항상 요즘 기술만을 사용할 수 있도록 허락해주지도 않는다. 우리는 돈이 부족해서 스마트폰이나 프린터를 안 가지고 있을 수도 있고, 시골 생활이나 수련회 연수나 군대와 같이 요즘 기술의 영역에서 벗어나 있을 수도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타이밍이다. 지금 나는 이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알고 있는 어떤 방법을 쓰는 게 가장 좋을까. 실시간의 결정은 최고의 효율을 유지시키고, 나의 결정들을 멀리서 조망하면 일정한 패턴이 나오게 된다. 그 패턴이 바로 자신의 성공을 위한 습관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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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프랑스어 공부를 위한 나의 준비물이다.
- 불한사전
- Concise 불영-영불사전
- 구간반복이 가능한 MP3플레이어
- A4 7등분 단어장
- 받아쓰기 공책

CF나 드라마/영화에 나오는 명대사를 프랑스어로 번역해보면 일상 속 대화를 번역하기 때문에 영어와의 문법 구조 및 단어의 유사성을 이용한 작문과는 다른 통째로 하는 번역을 연습할 수 있게 된다.

프랑스어->한국어 단어장과 한국어->프랑스어 단어장은 별개의 것이다. 필요하다면 2개 다 만들어야 한다.

예전에 분명히 외웠지만 생각이 나지 않는 프랑스어 단어나 회화 표현은 프랭클린 플래너의 '오늘의 기록사항'에 적는다.

프랑스어를 들을 때 한 문장/한 절을 듣고 pause를 누른 후, 들은 문장을 말로 해본다.(recite) recite는 dictation이 어느 정도 익숙해졌을 때 넘어가는 다음 단계로, 시간이 훨씬 적게 걸린다. 프랑스어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단어를 모르거나 연음에서 듣기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다.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은 script를 보면서 이해한 다음 다시 recite 과정을 반복한다. recite할 때에는 부끄러워하지 말고 큰 소리로 앞서 들은 문장/절만을 단기기억 위에 올려놓은 상태로 말한다.

방금 들은 문장/절에 대한 이해는 오로지 프랑스어로만 하고, 절대로 한국어로 통역/번역하지 않는다. Listening과 Speaking에서는 통역/번역을 하지 않는다. Reading과 Writing에서는 한다. 하지만 익숙해지면 Listening과 Speaking에서도 통역/번역을 하게 된다. 한국어 방송을 들으면서 방금 들은 문장을 말하는 것은 쉬울 것이다. 프랑스어도 이처럼 해야 듣기가 완성된다. 반드시 한국어를 거치는 과정이 없어야 듣기의 빠른 습득에 성공한다. 외국어를 배우기 위해 현지로 직접 떠나는 이유는, 외국어만을 쓰는 공동의 규칙을 만들고 주변 환경을 외국처럼 꾸미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한국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영어로 생각하기 위해 그림과 도식을 활용하는 Arrow English는 참 좋은 교재다. 그렇다면 프랑스어판 Arrow English는 어떤 교재일까? 한번 찾아볼 가치가 있다.

다만 모든 듣기를 이런 식으로 한다면 너무나 공부량이 과중해지기 때문에, 그냥 틀어놓아서 배경음악처럼 듣는 것도 필요하다. dictation이나 recite를 하는 듣기자료는 script를 가지고 있으며 전체 듣기자료의 30% 정도를 차지하는 게 적당하고, 나머지 70%는 iTunes podcast나 프랑스 사이트의 정기적으로 업로드되는 컨텐츠를 자연스럽게 휴일에 TV 보듯 보는 식으로 보고 듣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것 같다.

전치사 de같은 것을 높은 톤으로 강조하는 것처럼 말할수도, n'a 같은 부정동사처럼 중요한 것을 슬쩍 낮은 톤으로 얘기하며 쉭 지나갈 수도 있다. 억양은 문장의 이해하고 아무런 상관이 없다. 문장의 끝과 문장의 시작, 절의 끝과 절의 시작은 연음이 될 수도 있다. 방금 들은 게 뭐였지 생각하는 순간 그 다음 단어들은 싹 날아간다. 연음, 일시중지, 말의 속도는 문장 성분 단위의 리듬과 일치하지 않는다. 프랑스 현지인들에게는 그것이 일치하는 리듬이라고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de 앞에 무조건 한 박자 쉬는 사람도 있다. .(온점), ,(반점) 뒤에 한 박자 쉬는 것도 사람 마음이다.

프랑스어 듣기의 핵심은 듣기 자료의 stream을 올바르게 packet(조각, 혹은 단어)으로 쪼개는 일이다. 앞/뒤 음절을 잘못 들어서 packet을 잘못 쪼개면, 즉 다음 단어에 이전 단어의 끝 음절을 포함시켜 이해하거나 앞 단어에 다음 단어의 첫 음절을 포함시켜 이해하면 그 이후에 바로 이어지는 stream도 잘못된 packet으로 쪼개지게 되고 이는 연쇄적인 잘못된 packet으로 이어진다. 한글 메일이 7비트 문자로 깨지는 것처럼 내가 인식한 단어의 뜻이 모두 엉망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방금 들은 걸 바로 이해했는지 확인하려면 듣기를 하는 즉시 머리 속 모니터에 단어들이 바로 타이핑되는지 확인하면 된다. 뇌로 들은 소리 정보를 문자 정보로 바로 변환하는 능력은 보다 깊은 이해를 위해서 점점 더 중요해지는 것 같다. 또한 들은 목소리를 똑같이 따라하기 위해(성대모사) 구간반복을 이용하여 들으면 발음과 억양의 심화된 이해가 가능해진다.

1단계. 불한사전으로 한글 뜻 파악해가며 읽기 가능
2단계. 들으면 한글로 이해가 가능(듣기 가능)
3단계. 고심한 후 한국어로 의도한 내용을 쓰기 가능
4단계. 즉각적으로 프랑스어로 의도한 내용을 말하기 가능
당신이 알고 있는 프랑스어 단어들은 각각 어떤 단계에 있는가?
단어들이 각각 몇 단계인지에 대한 자료를 종합하여 도수분포표로 나타내면 4단계-3단계-2단계-1단계 순으로 도수가 커질 것이다. 아래 단계에 있는 단어들을 조금 더 많이 접할 기회를 만들어 그 단어들의 단계를 차근차근 올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외국어 단어 암기의 단계는 대략 이렇게 생긴 것 같다.
1단계. 그림/일러스트와 함께 물질적인 단어를 관련된 것끼리 묶어서 정리해놓은 교재를 통해 암기
2단계. 간단한 회화/표현을 통해 문장성분으로 쓰이는 단어 암기
3단계. Concise 사전(외국어->한국어)을 찾아보면서 암기 + 문법책 공부를 통한 단어 암기 보조
4단계. Concise 사전(한국어/영어->외국어)을 찾아보면서 암기 + 실제 외국어로 써진 자료를 찾아보기 시작
5단계. 정밀한 사전(외국어->한국어)을 찾아보면서 암기

5단계까지 가면 그때부터는 외국어 단어를 암기하는 방법이 고정된다. 그때부터는 본인의 끈질긴 노력이 중요해지게 된다.

이런 웹프로그래밍을 하고 싶다 - 프랑스어 듣기자료 URL을 알아내고, 컴퓨터가 지정된 시각이 되면 그것을 다운받게끔 해서 일주일에 1번 일주일치를 다 플레이어에 옮기기

소설로 외국어를 배우고 싶다면 단편소설집이 으뜸이다.

단어를 외울 때에는 외국어 단어 - 한글 뜻 - 외국어 스펠링 - 외국어 음절 - 외국어 단어 - 한글 뜻 으로 구성된 나레이션으로 외운다.

DELF B2의 신문/잡지 읽기를 할 때에는 취재기사를 쓴 사람의 입장을 살피고, 그 입장의 주된 근거를 찾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또한 기자가 주장하는 것에 번호를 매겨 내가 기사를 다시 도표로 요약 정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

 단어 듣기  읽기  쓰기  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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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 말하기의 공부법
일단 평소에 말을 많이 하고(맞장구나 시키는 대로 하는 게 아니라 자발적으로) 의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고3때 면접 준비할 때를 생각해 보자.
말하기의 질문을 큰 소리로 읽은 다음 생각을 정리한 뒤 할 말이 뇌에 만들어져 있는지를 확인하면서 공책에 내 답변을 적어나간다. 연필이나 펜으로 쓰는데 중간에 쓰기를 멈추면 안 된다. 쉬지 않고 적어야 실제로 쉬지 않고 말할 수 있다. 쓰기를 하다가 말하고자 하는 한글/영어단어의 프랑스어 단어가 생각나지 않을 때에만 한불/영불사전을 참고한다. 찾은 단어는 단어장에 바로 적는다. 쓰기가 끝나면 질문을 다시 읽고 생각을 정리한 뒤 공책에 쓴 내용을 보지 않고 말한다. 한결 수월할 것이다. 말하기의 공부법은 쓰기의 공부법과는 별개다. 내가 공책에 무언가를 썼다고 하더라도 이 쓴 내용은 쓰기 분야의 문제와는 관련이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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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뿐만 아니라 정보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우리가 쓰는 매체는 다양하다. 포스트잇에 펜으로 쓸 수도 있고, 핸드폰 메모장에 입력할 수도, 싸이월드나 블로그에 올릴 수도, URL만 따와서 북마크로 저장할 수도, 따로 가지고 있는 종이 노트에 적을 수도, 외장하드에 파일로 저장할 수도 있다. 자료나 정보와 그것을 넣어놓는 매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전자식과 수기식, 공개와 비공개, 문서와 멀티미디어로 구분 기준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할 수 있다.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이러한 매체의 개수를 세어보면 여러 가지 수단을 써서 열심히 자료 수집을 하는 사람이라면 대략 10~20개 정도가 될 것이다. 매체의 개수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그 사람의 실질적인 정보의 분석, 종합 활동과 새로운 주장, 예술적 가치를 갖는 자료의 생성에 해당하는 시간은 매체를 열람하고 매체 간 내용을 이동시키는 시간에 밀려 점점 줄어들고 만다. 인간이 일을 하는 시간은 언제나 24시간 중 몇 시간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말한 매체를 나는 'container'라고 이름 붙인다. container는 지속적으로 관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을 가장 큰 전제로 삼는다. 지속적인 관리가 불가능하다면 정보 수집과 보관을 의도한 모든 과거의 활동에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리고 container 안에 들어갈 내용은 content라는 단어를 써서 설명하고자 한다. content는 컴퓨터에서 쓰는 파일로 비유하여 설명하자면 모든 확장자를 다 포괄한다. 즉 content는 '수집할 수 있는 모든 정보'를 의미한다.

 container는 때로는 순환되는 content를 담는다. 용량에 제한이 있기 때문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면 반드시 나가는 것을 만들어야 하고 나갈 방법을 생각해야 한다. 용량 제한은 지속적인 정보 습득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한편 우리는 넉넉한 1TB 외장하드와 아무거나 다 들어가는 PMP와 스마트폰, 뒤죽박죽 그때그때 손에 잡은 노트에 익숙해져 있다. 물질적 풍요는 사람을 게으르게 만드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content와 container는 일대일, 일대다, 다대일, 다대다 대응을 하며 이는 개인의 특성과 관심사에 따라 다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것인데, 생산을 위한 자신의 특성과 관심사를 파악하는 일은 너무나도 추상적이다. 따라서 실천할 수 있는 눈에 보이는 사물을 통해 특성과 관심사를 파악하자는 취지로 각자가 다음과 같은 content-container 표를 작성해보기를 바란다.

 표를 작성하기 전에는 간단하게 한 가지만 생각한다.
(content)를 (container)에 넣어놓는다

나의 content-container 표는 다음과 같다. 물론 블로그에서 말하기 곤란한 개인적인 이유로 사용하는 container는 표에서 뺐다.
content container
주변 사람들과 같이 듣거나 수시로 편하게 꺼내 들을 만한 음악 파일 MP3 플레이어 겸 전자사전 내부 메모리
다운로드하여 플레이어에 옮길 필요는 없지만 지속적으로 듣고자 하는 음악
나중에 구입할 의향이 있는 CD
MelOn Player 앨범스크랩/사용자 추가 재생목록
나중에도 찾아갈 웹사이트 URL
나중에 인쇄할 jpg/pdf 파일 URL
네이버 북마크
장기적인 계획의 진척사항을 한눈에 보여주는 현황
진로와 개인적인 꿈에 연관된 사진, 신문기사, 휘장, 상장, 장식품
내방 Dashboard
나의 관심분야나 진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책, 교재, 프린트물, 증서
그동안의 나의 행적을 기록하는 종이로 된 자료
내방 책꽂이
내방 책꽂이에 꽂아놓을 예정이거나 앞으로 읽을 책 목록
그동안 읽은 책 목록
스프링노트 '책' 노트
나중에 다운로드할 프로그램/음악/영화
추후에 참가할 마음이 있으나 아직 날짜가 정해지지 않은 정기적인/비정기적인 행사
향후 인생과 행보에 대한 것이나 시기가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은 계획과 다짐
나를 설명하기 위한 프로필과 리스트
완벽하게 터득할 요리 목록
검색해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서 못 한 검색 키워드와 문장 형태의 질문
장기적으로 구매해 나갈 물품 목록
스프링노트 '동욱' 노트
공모전을 위한 아이디어
고민이 생겼을 때 스스로 해결하기 위한 자유 연상 기록
네이버 공책
책이나 신문 등 아날로그 미디어를 접한 후 드는 생각과 추후의 블로그 포스팅 혹은 문서 작성을 위한 발췌문 Microtrends 공책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 받을 만큼 친하거나 업무상 연관이 있는 사람의 연락처 핸드폰 주소록
나와 관심사가 같은 불특정다수, 나와 오프라인 상의 친분을 갖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상의 기록 미투데이 글/내친구 목록
진로와 개인적인 꿈에 연관된 불특정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진로와 개인적인 꿈에 연관된 나의 활동 기록
진로와 개인적인 꿈에 연관된 공식 인사, 유명인 및 기관
twitter 글/following 목록
오프라인 상의 친분을 갖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며 공유를 해야만 가치를 갖지만 반드시 공개 제한이 필요한 글/사진/동영상 facebook 글/친구 목록
나와 관심사가 같은 불특정다수, 진로와 개인적인 꿈에 연관된 사람들의 관심을 끌 수 있으며 주제와 보충 설명을 위한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150자 이상의 글 블로그 포스트
현재 오프라인 상에서 하고 있는 일에 관련된 모든 파일
전자적인 방법을 통해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갱신할 문서 파일
블로그 포스팅과 스킨 관리를 위해 제작하거나 다운로드한 모든 파일
집 데스크탑 내 문서 폴더
용량이 1GB가 넘는 설치 프로그램
한번 보고 지울 동영상 파일
나와 오프라인 상의 친분을 갖는 사람들과 주고 받을 파일 
250GB 외장하드
그 날에만 해당되며 다른 사람에게 말할 필요가 없거나 말할 가치가 없거나 말해서는 안되는 매우 개인적인 아이디어, 생각, 사건
개인적인 일기
Franklin Planner 오늘의 기록사항
순간적으로 떠올랐으며 추후 시간이 되면 구체화, 보완, 발전시킬 만한 모든 내용 Franklin Planner 줄공지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곳의 위치 정보
나중에 들러볼 곳의 위치 정보
Google My Maps
장기간(5~10년) 보관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드라마/기타 동영상 자료 96장 CD집
사진앨범의 목적에 맞는 모든 사진 파일
기존의 사진앨범에 들어있던 사진 스캔파일
영구 보관을 목적으로 하는 원본/편집 동영상 파일
20장 CD집
여러 PC에 설치하거나 여러 PC에서 열람할 필요가 있는 파일과 프로그램
나중에 인쇄할 파일
기존에 데스크탑 내 문서 폴더에 있었으나 여건상 클라우드 컴퓨팅이 필요한 자료
네이버 N드라이브

 이런 식으로 나의 content-container 간의 대응은 모두 일대일 대응이나 다대일 대응이다. 여러 곳에 같은 종류의 내용을 저장하면 머리가 복잡해져서 일대다 대응은 없다.

 content를 표에 적어넣을 때에는 정의definition 가 핵심이다. 그냥 '사진 파일'이라고 하면 이 표를 쓰는 의미가 없다. 반드시 ~이(가), ~한, ~할, ~의, ~하거나, ~할 필요가 있는, ~적인 등의 조사와 수식어를 사용하여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또한 '위치'와 '위치 정보', '파일'과 '파일 목록' 식으로 '자료'와 '자료의 자료'를 구별해야 한다.

 자신의 container가 20개를 넘어간다면 그 사람은 container를 통합시켜 총 개수를 줄이는 작업을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나는 싸이월드 다이어리, HanRSS와 1GB 플래시 메모리를 뺐다. 물론 이 세 가지는 예전에 내가 썼던 것이고 지금도 마음만 먹으면 쓸 수 있지만, 쓸 필요가 없거나 대체 가능한 container가 있으면 과감히 버려야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 위의 목록에 있는 container 안에 목적에 맞는 content를 잘 넣었다 뺐다 하며 자료와 정보의 순환을 이루어낼 수 있는 사람은 효율적으로 생산할 것이다. 이는 분명히 도서관에서 분류체계에 맞게 완벽하게 자료를 분류하는 분류와는 또 다른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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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렸을 때 내가 즐겨 하던 게임 중 가장 기억에 뚜렷하게 남는 것은 심즈 2와 프린세스메이커 2였다. 사람의 체력, 근력, 지능, 기품, 매력, 도덕성, 감수성, 스트레스, 현재의 편안함, 배고픔, 위생상태 등을 막대그래프로 나타내준다는 것이 공통점인 이 두 게임은 심리측정(psychometrics) 이론에 기반하고 있다. (참고: 백과사전 네이버 Wikipedia) 나는 아직 심리측정 이론에 대해 아는 것이 하나도 없지만, 적어도 프린세스메이커 2를 만든 mantra社의 일본 사람이 이 이론을 신봉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있다.

 나는 게임 속의 캐릭터가 아닌 현실 세계의 '나'에 대해서도 실시간으로 이렇게 상태의 막대그래프를 그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일상생활의 모든 부분에 대해 객관적인 척도의 수치화는 불가능하지만, 적어도 공부에 대해서만큼은 공부를 잘 하게 만들기 위한 조건의 수치화가 가능할 것이라 생각했다. 여기서 조건은 곧 나의 상태이다.

 공부를 잘 하려면 어떤 상태여야 할까 생각해보았다. 첫째는 졸리면 안된다는 것이었다. 둘째는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둘째 상태를 갖기 위해서는 어떤 상태여야 할까 생각해보았지만 수치화할 만한 점을 찾을 수가 없었다. 둘째 상태는 곧 '욕구'인데, 이 욕구는 수치화하여도 절대로 일차적인 값이 될 수가 없으며 수백 가지의 선행하는 조건에 따라 값이 왔다갔다할 것 같아 수치화를 포기하기로 했다. 대신 나는 첫째 상태, '졸리면 안된다'에 집중하였다.

 어떤 상태이면 졸지 않을까 생각해본 결과 평소 내가 지속적으로 공부를 하기 위해 취했던 행동을 바탕으로 몇 가지 수치화할 만한 상태를 찾아냈다. 물론 나는 찾아내야 할 모든 상태를 찾아내지 않았을 것이고, 내가 찾아낸 상태가 수치화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한 상태도 아니다. (블로그에 증명 과정을 쓴다면 그 글은 심리학 논문집에 가야 할 것이다) 수치화할 만한 상태는 다음과 같았다.

수면, 물, 산소, 청결, 운동

 우선 나는 잠을 충분히 자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자주 환기를 시키고 양치와 샤워를 하고 운동을 함으로써 공부를 더 오랜 시간 동안 할 수 있게끔 하였다. 나는 위의 상태의 충족은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으라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7가지 습관 중 7번째인 '자기쇄신'과 같은 뜻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한다. 나는 위의 다섯 가지를 막대그래프로 수치화하여 그래프가 적정 수준으로 충족되어있는지를 계속해서 확인하면 된다.

 우리는 게임의 캐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졸지 않기 위한 조건과 현재 그 조건의 충족 수준을 실시간으로 알아서 변화하는 눈에 보이는 막대그래프로 표시하기는 힘들다. (혹시 모른다. 2030년에는 자기 몸에 모니터나 LED판과 센서를 연결하여 막대그래프를 볼 수 있을지도..) 하지만 적어도 막대그래프를 '상상'하면서 공부한다면 현재 나에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착안할 수 있게 되어 아무 이유 없이 졸릴 때 해결책을 찾아 적극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다.

 헬스클럽에 다니는 사람들은 각 부위별 근육량, 지방량을 1주일마다 체크하여 얼마만큼 줄었고 늘었나 혹은 적정 수준을 유지하는가 여부를 알아본다. 신체적인 자기쇄신을 위해서는 계량화가 가능한(목표는 SMART하게 설정하라의 M) 방법을 사용하기가 매우 쉽고 그 방법도 과학적으로 인정을 받았으며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진 상태다. 근육량과 지방량을 첨단 기계로 체크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줄자로 둘레를 재 보거나 주변 친구들에게 변한 거 없냐고 물어보는 방법으로 나름의 계량화를 시도한다. 하지만 정신적인 자기쇄신, 즉 공부에 있어서는 계량화가 정말 낯설다. 주변에서 공부에 대한 계량화를 시도하는 사람들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 당연히 IQ나 시험 점수를 제외하고 말이다.

 여담으로 글을 다 쓸때 쯤 되고 나니 위에서 말한 둘째 상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야 한다'에 대해서도 객관적인 선행 조건이 몇개 떠올랐다. 이 조건은 주체인 나의 상태도 포함하지만 객체인 공부 대상의 상태도 같이 포함하여 정리하기가 어려울 것으로 생각되었다. 예를 들자면 공부 대상의 새로움, 심리적인 안정, 주변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는 상태 등이다.

+ 졸게 되는 또다른 이유를 찾았다. 우선 지나치게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하면 졸리게 된다. 또한 더운 여름날 바깥에서 땀을 흘리고 실내로 들어와 에어컨을 틀어놓은 방 안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체온을 금방 뺏겨 바로 졸리게 된다. 요 상태도 점검 그래프에 맞게 추가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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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장을 따로 공책에 만들어서 평소에 가지고 다니면서 외우겠다고? 그건 어떻게 일정이 생기고 누구에게 끌려가거나 부탁을 들어줄지 모르는 우리 대학생과 어른들에게는 이제는 구식의 방법이다. 단어는 외워야겠는데 휴대성이 조금이라도 떨어지면 적어놓은 단어를 2~3일 안에 외워서 바로바로 섭취할 현실적인 가능성이 그에 따라 낮아진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아무래도 스마트폰 안의 app에 단어장을 넣어서 직접 스마트폰으로 입력도 할 수 있고 컴퓨터의 데이터를 import도 할 수 있게끔 하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좋은 휴대성의 장점을 이용하는 최상의 방법이다. 하지만 평소에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은 고작 단어 외우겠다고 스마트폰을 살 수는 없다.

  기존의 종이로 된 단어장이 실패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 단어장의 부피가 공책 하나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대학생이 책가방에 전공서적이나 노트북과 함께 넣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면 평소에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니는 사람들은 수시로 꺼내 볼 수 없다. 집에 가서 책상에 앉은 다음에 책꽂이에서 꺼내 읽겠다고 다짐한다면 그들의 5~60%는 책상에 앉은 다음에 컴퓨터부터 켜거나 졸려서 이만 TV를 보다 잘 것이다.
  • 단어를 열심히 외워서 해치워야 한다는 압박을 주지 않는다. 예전에 사전을 한 페이지씩 찢어서 먹거나(!) 버리는 사람들은 그만큼 단어를 외워야겠다는 절박한 심정을 가지고 있었으나, 대다수의 지금 단어장을 만드는 학생들은 당장 머리에 안 들어오니 나중에 외우자는 안일한 생각으로 단어장의 페이지를 채운다.
  • 단어장에 단어를 쓰기 위한 준비 과정이 번거롭다. 따로 단어장이라는 수첩이나 공책을 옆의 영어/제2외국어 소설책이나 신문과 같이 들고 움직여야 한다. 짐이 하나 더 생기면 실현 가능성은 그만큼 더 낮아진다.
  • 앞의 몇 페이지 조금 쓰다가 남은 70페이지는 언제 다 채우나 하며 기가 죽는다.

  그렇다면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정답은 '이면지 A4 1장만 들고 다니자' 이다.

우선 A4를 가로로 놓고 가로 5~7cm의 구역을 나누어 접는다. 그 다음 '외국어 | 한국어' 식의 자신만의 format을 가지고 적어나가면 한 column에 20~25 단어가 채워진다.(나는 글씨를 작게 써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그 다음 나누어 접은 선을 꽉 눌러 접고 두 손으로 찢는다. 이렇게 하면 하루 분량에 적합한 양의 단어가 나온다.

이 종이를 나는 항상 가지고 다니는 플래너의 Weekly Compass에 끼우고 플래너를 들추어볼 때마다 외운다. 의식적으로 외우려는 마음이 동하지 않으면 슬쩍 눈길이라도 준다.(슬쩍 눈길만 주어도 이 눈길이 10번이 되고 20번이 되면 굳게 마음을 먹고 집중하여 3번 본 것의 효과를 낸다. 우리가 그 많은 광고카피와 광고음악 그리고 그 안의 특정 장면을 그렇게 생생하게 기억할 수 있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플래너가 싫다면 지갑의 지폐와 함께 넣어도 좋다. (딱 들어간다) 돈 쓸 때마다 슬쩍 눈길을 주면 플래너에서와 똑같은 효과를 본다.
 그리고 다 외웠다 싶은 단어장 종이는 따로 서랍이나 케이스에 모아서 보관한다. 버리지 않고 보관하면 혹시나 나중에 까먹어서 들추어볼 수 있게 해준다. 물론 들추어보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

  A4이고 이면지여도 상관없기 때문에 구하기가 쉽고, 자르기 위해 자나 칼이 필요없으니 번거롭지 않다. 번거롭지 않은 것만으로도 엄청난 효율성의 증대를 가져올 것이다. 이건 일종의 nudge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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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획표가 등장하고 앞으로의 몇 주간 혹은 몇 일간 언제 무엇을 할 것인지 미리 예정해놓는 문제는 20세기 산업화와 기계적인 일상이 부상하면서 우리 삶을 지배하기 시작하였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일을 찾아서 하거나 마음 가는 대로, 느낌이 이끄는 대로 행동하는 태도는 생산을 하는 '일하는 시간'과는 전혀 어울릴 수 없는 앙숙이 되었으며 대신 그러한 태도는 여가에서만 자유롭게 허용되었다. 하지만 여가뿐만 아니라 일하는 시간 중에 틈틈이 나는 쉬는 시간, 장소를 이동하는 시간, 그리고 식사 시간과 취침 시간에도 즉흥적인 행동은 이루어진다.


  우리가 아침에 일어나 어떤 옷을 입을지는 그 아침이 되어서야 비로소 생각해보게 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특별히 결혼식에 하객으로 가야 한다거나 장례식에 조문을 가거나 드레스 코드가 있는 클럽에 갈 때가 아니라면 당일 전부터 그날 어떤 옷을 입을지를 계획하지 않는다. 옷장 앞에 선 그 순간 창밖의 날씨, 어제의 좋고 나쁜 기억, 잘 보이고 싶은 사람 등을 고려하여 우리는 별 특징 없는 하루의 옷차림을 고른다. 내가 디자이너의 패션소를 보조해주는 모델이 아닌 이상 내 옷차림은 시계열 단위에 짜맞춰진 계획표를 따를 필요가 없다. 옷 입기는 즉흥적인 행위이다.


  먹는 행위 역시 마찬가지로 점심, 저녁 시간이 되었을 바로 그 때의 결정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무엇을 먹을지는 그 순간 주머니에 얼마가 있는가, 전날에 먹지 않는 새로운 메뉴가 무엇인가, 가까운 외식 장소가 어디인가, 같이 밥을 먹을 친구는 어디를 가고 싶어하는가에 의해 단시간에 결정된다. 현재 자신이 보디빌더가 되기 위해, 혹은 다이어트를 위해 식이요법을 수행중이지 않은 이상 먹는 행위 역시 즉흥적이다. 즉흥적인 행위는 효율성의 측면에서는 취약할지 몰라도 그것이 주는 만족감은 단연 뛰어나다. 그리고 행위자를 아무런 제약이 없는 자유로운 상태로 만들어준다.

  공부도 이렇게 입고 먹는 것처럼 할 수 있다면 공부는 최고의 여가 활동으로 우리 곁에 자리매김할 수 있다. 지금 연등시간(군대의 야간자율학습)에 나는 아무 계획도 없이 그때그때 하고 싶은 공부를 바꾸어가면서 하고 있는데 그 때문인지 독서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즐겁게 빨리 흘러간다. 내가 하는 공부는 6개 정도로 분류할 수 있는데 모두 다 전역 후의 내게 피와 살이 되는 내용이다. 그러나 특정 시기에 반드시 이 과목을 공부해야만 한다는 의무는 나에게 한번도 주어진 적이 없다. 언제 어느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는 계획표는 매우 장기적인 계획이어서 희미하게 보일 뿐이다. 내 생각에 이것은 큰 축복이다. 수능을 죽어라 공부해본 적이 없는 나의 한가로운 천성이 가져온 나이브한 생각일지 모르나 그렇다고 내가 공부를 안 하는 것은 아니니 불안감이 생기지는 않는다. 의무가 없기 때문에 나의 학습 활동은 여가라고 불릴 자격이 있고 실제로도 그러하다. 여가는 언제나 즐겁기 때문에 공부도 즐겁다.

  그런데 대학생 신분일 때의 나의 모습은 지금의 여유로운 나와는 완전히 달랐다. 시험 일정에 나를 맞추어야 했고, 조를 구성하여 공동 프로젝트를 할 때는 친구들의 개인적인 일정과의 충돌을 통한 타엽에 에너지를 쏟았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공부는 아예 안 했던 것 같고, 책이나 프린트물 하나를 볼 때마다 그 순간 나는 곧 만들어내지 않으면 안 되는 결과물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있었다. 분명한 의무와 목적이 나를 옥죄던 상태, 그 때의 나는 지금의 '全無한 의무와 잠재적인 목적' 상태와 완전히 달랐다.

  의무가 있을 때는 의무감을 에너지로 성취를 하고 결과물을 만든다. 반면 의무가 없을 때는 즉흥성과 자유를 에너지로 삼는다. 이는 공부가 일이냐 여가냐라는 이분법과도 서로 통하는 이리다. 공부가 일인 상황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를 설명하는 책은 많이 있다. 그런 종류의 공부법 설명서를 구매하는 독자들은 실제로 큰 시험을 앞두고 있거나 자라나는 10대 초중반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에게 공부가 여가일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공부가 여가인 상황에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말해주는 책은 찾아보기 힘들다. 절박한 사람만이 책을 구입하는 소비성향에 출판업계가 굴복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나는 의무감이 없고 공부가 여가라면 무엇을 입을지, 무엇을 먹을지 고르듯 즉흥적으로 공부할 책을 집도록 권하고 싶다. 순간의 느낌이 최고의 만족감을, 나아가 고도의 집중력과 지식 그리고 그것들이 만들어낼 결과물을 낳는 시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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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학기를 지내고 나니 공부하는 요령에 대한 틀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든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틀을 만든 다음 이 안에서 얼마나 집중적으로 먹을 것을 구워내느냐이지만 틀 또한 공부의 시작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4학기를 보냈으니 난 벌써 대학교의 약 24개 과목을 경험한 셈이 되는데, (참 시간도 빨리 간다.!) 이 24개 과목을 종이에 적어놓고 각 과목을 예전에 공부할 때 어떤 식으로 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일정한 공부 패턴의 특성에 따라 과목들이 크게 두 가지 그룹에 들어가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Pattern 1. 수업전 예습 - 수업중 복습 - 시험공부는 3일만 팽팽하게

  최대한 성실한 대학생으로 살고자 한다면, 학교 공부 이외에도 다른 일들도 함께 잘 버무려가면서 학기를 보내고자 한다면, 시험 일주일 전부터 폐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싶지 않다면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방법은 충분한 예습으로 준비를 해놓고 수업이 끝나면 그날 다루고 생각한 것들은 머리에 잘 저장해 놓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부가 지연되거나 공부 외의 활동(먹기, 수다, 졸기 등)과 결합되어 비효율적으로 변할 염려가 없다. 하지만 공부 외에도 할 일이 많고 약속이 무작위로 잡히고 단기적인 건강과 심리 상태가 왔다갔다하는 대학생에게 이러한 패턴을 모든 과목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이 패턴은 적극적인 시험공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교수의 강의가 체계적이지 않다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은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교수의 강의법이라는 지적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고 보다 교수의 재량을 확대하여 오직 대학의 그 사람에게서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지식이 오고 간다는 칭찬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다. 교수가 수업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오지 않거나, 수업자료를 주었을 때 기호의 표시나 글씨체 등이 학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면 체계적이지 않은 강의가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교수의 이력, 대학 밖에서의 경력 등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syllabus와 그에 따라 학생들을 즐겁게 자극할 수 있는 말들로 수업을 꾸며 나간다면 그 강의는 인기 과목이 되는 것이다.

② 시험을 보기 위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아야 한다

  이건 솔직히 대학생인 나로서 고백하자면 '조금 귀찮다'. 도서관 서가를 배회하며 눈에 띄는 책을 찾아 물색하며 멍하니 책장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뽑은 책이 수업의 내용과 별 관련이 없을 때에는 스스로의 미스에 개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교 공부가 '근사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렇게 혼자 지성을 찾아 헤매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③ 수업시간 중에 질문에 대답하거나 토론을 해야 한다

  첫 번째 패턴과 연관된 과목들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크고 교수는 학생들이 이미 충분히 이 내용에 대해 알고 왔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강의를 진행한다. 토플 리스닝에서 만날 법한 그 다양한 학문 분야의 교수들처럼..(절대로 학생들을 가만히 듣고 앉아있게 하지 않는다. 존경을 표한다. 미국 대학에 대한 찬사라고 하면 비약이고 사실 대부분의 수업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야 맞다고 본다.) 그리고 반짝 퀴즈를 내는 과목들도 이 특성에 속한다.

④ 시험문제는 대부분 주관식 서술형이다

  B4 갱지 두 페이지가 주어지고 나는 계속 무언가를 써야 한다. 때로는 내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를 때도 생기고 논술이든 많은 양의 계산을 하는 문제이든 대충 끼워맞출 때도 있다. 


  첫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에서 학생들은 예습을 매우 철저히 하고 수업에 들어올 때 조금은 비장한 자세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들은 교수님께 조금이라도 더 멋진 말을 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가 종종 생긴다. 수업을 할 때에는 우리가 미리 혼자 배운 내용과 교수님의 말을 대조해 보면서 우리에게 틀린 점이 없는지를 따져보아 틀린 점은 다시 고치고 그것을 변하지 않는 사실로 고정시켜 기억한다. 나중에 재방송 틀 일 없게 지금 할 때 다 해버리자는 생각으로 수업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수업 전에 잠은 다 충분히 자 놓고 수업 이후에 풀어진다. 수업 때 열심히 해 놓았기 때문에 시험 공부는 시험 3일 전부터 바싹 하면 충분하다.


이 패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할 것이다:

  • Syllabus를 보고 다음 수업때 다룰 범위를 미리 읽는다
  • 똑같은 내용을 다르게 설명하는 부교재를 참고한다
  • 모의 답안을 작성해 본다 

 


Pattern 2. 예습 없음 - 수업 - 틈날 때 복습 및 시험공부는 2주간 느슨하게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나는 아직 이 패턴에 더 익숙하고 이것이 첫 번째 패턴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시험 기간이 아닐 때에는 널널한 중앙도서관에 시험 2주 전부터 갑자기 폭발적으로 인원이 증가하는 현상은 우리들이 모두 한국의 대학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패턴 역시 '할 때 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첫 번째 패턴과 같은 '할 때 하는' 모습에 비하면 박수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대학생의 현실적 측면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예습 없이 마음 편하게 수업에 들어가서 한적하게 강의를 들은 뒤 그 뒤에 슬슬 복습을 하고 자료를 찾아보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실현 가능하다. 이 패턴은 소극적인 시험공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진도에 써있는 대로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강의를 진행한다

  이런 강의는 체계적이다. 대부분 Syllabus에 기계적으로 톱니를 맞물린 것처럼 수업이 딱딱 맞추어 돌아간다. 학생들에게는 이것보다 합리적인 수업 전개가 없을 것이다. 예상한 대로,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지만 이러한 강의 중 절반은 지루하고 졸리다. 특히나 앞에 있는 사람이 교재와 똑같이 말하거나 약간의 주석 추가만을 바탕으로 이야기할 경우에는 그렇다. 교재에 스피커를 단 형상이 앞에 서 있으면 그 사람은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아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의 스파크 또한 없고, 그래서 졸린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담이나 (지금 다루는 수업 내용과 관련되었든 삼천포로 빠지는 말이든 상관없다) 유머를 섞어서 재미있게 강의를 풀어나가시는 교수님은 수업계획서도 충실히 따르시고 학생들도 즐겁게 해주셔서 존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② 시험을 보기 위해 읽어야 할 자료의 범위가 좁다

  이러한 패턴을 쓰는 과목들의 경우 수업 자료가 PPT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혹은 PPT를 주교재로 하고 간혹 필요에 따라 학생들이 구입하고 나서 몇몇은 후회할 만한 두꺼운 책을 찾아보라고 교수님께서 짚어주신다. 자료의 범위가 좁기 때문에 수능 공부할 때 표와 글머리 기호 목록이 무성한 과목 별 요약본을 달달 외우기 잘 했던 학생들은 유리하다.

③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별 필요가 없다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시는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일방향적인 소통만이 이루어지는 교실 안에서는 대부분이 잔다. 특히나 수업 내용이 쉬운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학생들에게 기습 질문을 하지도 않고, 반짝 퀴즈를 하지도 않으니 학생들은 수업 중에 햇살이 내려앉은 창가를 가만히 보기도 하고 앞에 앉은 이쁘장한 누군가를 몰래 응시하기도 한다. 긴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지만 더 배워갈 기회를 놓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두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 중에는 대형 강의가 많다.

④ 조모임/프로젝트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 수업시간 외에 학습에 할애할 시간이 생긴다

  중간/기말고사 말고 Open-book test나 조모임이나 프로젝트와 같이 장기간을 주어 서로 협력하면서 최선의 답이나 아이디어를 기획하라는 활동이 수업의 주된 내용이라면 학생들은 예습보다는 친구들과 모였을 때 그 때 비로소 열심히 복습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예습 안 한 빈 머리로 수업을 들은 같은 처지의 친구들로서 동질감도 느끼고, 사람 여러 명이 모였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사회적 촉진도 활발히 일어나게 된다. 장기간이라는 점 때문에 수업시간 외에 학생들이 유동적으로 학습 자료를 파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⑤ 시험문제는 대부분 객관식이나 주관식 단답형이다

  시험은 단순하다. 그리고 대부분 쉽다. 창의적인 생각을 표출하는 일은 그닥 필요하지 않다. 물론 중간/기말고사 말고 앞서 말한 다른 활동에서는 그 반대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은 수업 시간을 단순히 수업으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수업의 분위기가 조금 더 느슨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끼리 조금 더 친해질 기회가 많이 생긴다. 오늘은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나중에라도 슬슬 수업자료를 읽어보면 그때 되면 다 이해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수업을 슬슬 들을 수도 있게 되고, 수업의 중요성을 조금 덜어서 그것으로 번 에너지를 대학교 외의 의미있는 활동에 투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수업 2주 전부터 중도로 달려가 장시간을 앉아 슬슬 복습의 속도를 높여가기 시작한다.


이 패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할 것이다:

  • Syllabus를 보고 이번 수업때 다룬 범위를 나중에 읽는다
  • 손에 쥔 슬라이드 자료의 정주행 혹은 역주행을 3번 이상 반복한다
  • 수업 시간에 들었던 표제어를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서 검색을 한다 (검색된 내용은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자료' '범위가 넓은 자료'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비록 과학적이지는 않아도 경험을 통해 시험공부 방법을 두 가지 패턴으로 나누고, 그를 통해 과거의 시험공부 행태를 되짚어보면서 아울러 미래의 적절한 시험공부 방법을 구상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게끔 하였다. 나는 아직 1번 패턴이 2번 패턴에 비해 더욱 학생으로서 가치가 있는 시험공부 방법이며 따라서 더욱 지향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대학 공부(학점)에만 매달리는 것은 2000년대의 나와 같은 20대에게는 그다지 지혜롭지는 못한 일이기 때문에 결국 1번 패턴과 2번 패턴을 50대 50으로 똑같게 비중을 두는 방법을 택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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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을 할 때 특히 선생님이 지정한 주교재를 가지고 계속 진도를 빼는 경우, 우리는 그 주교재만 열심히 보면 그 과목을 뗄 수 있다고 하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사실 학문의 바다는 그 주교재가 다루는 범위보다 훨씬 넓을 가능성이 99%이며, 주교재가 완벽하게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대학교에서는 특히 여러 과목을 듣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자료 찾아보기 귀찮은 그런 마음이 밀려오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뽑은 열 몇페이지짜리 PPT 슬라이드 자료만 띡 보고 공부 끝, 시험 보자 해서 시험을 보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러한 자세는 크나큰 착각이 가져온 늪과도 같은 것이다. 이번 학기에 어떤 과목(내가 아주 혐오했던)에서 나는 그렇게 책 한 권만을 이해가 되지 않는데도 계속 반복해서 읽어서 망한 적이 있다.

  원래 학교의 수업자료로 활용되는 자료만을 보아서는 그 과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주교재의 인터페이스가 나의 학습 프로세스와 약간씩 어긋나 학습 효과가 반감되는데도 그 교재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안 된다. 시험을 犬 亡하게 된다. 이때에는 그 과목을 이해하기 위한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그에 따라 찾은 몇 개의 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것부터 혹은 조직이 잘 된 것부터 차례대로 읽기 시작하면 된다. 다른 자료란 인터넷 사이트 문서, 다운 받은 pdf 파일, 도서관의 다른 책, 친구의 필기노트 등을 말한다. 나의 경우 Wilcoxon Signed-rank test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처음에는 조금 쉬운 책인 Statistics for Business & Economics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는 더 어렵게 설명된 책인 Intoduction to Probability & Statistics for Engineers & Scientists를 보고, 그 다음 수업 시간에 나누어준 뭐가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볼 수 없으며 공식들이 뒤죽박죽 써 있던 필기 프린트를 보았다.

  교과서는 2권 이상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수업계획서에 있다. 교수님들은 따로 언급하기 귀찮아 하셔서일까 참고교재는 수업계획서에만 짧게 써놓고 수업 시간에는 설렁설렁 수업을 진행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이 할 일은 그 수업 시간에 나누어주거나 혹은 다룬 것들만 보는 일이 아니다. 다른 자료들을 함께 맛보아야 하는데, 이때 그 자료들이 알고 보면 참고교재이며 그 과목의 충실한 이해와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다. 수업계획서를 학기 초에만 띡 보고 그만 보지 말고 정갈하게 인쇄해서 그 학기에 해당하는 모든 과목의 수업계획서를 얇은 클리어파일에 넣어놓고 1주일마다 점검하면서 읽어보자.

  집에서 넓은 책상과 함께 공부한다면 책상 위에 이러한 자료들을 성긴 바둑판 형식으로 펼쳐놓고 이걸 봤다 저걸 봤다 아 이게 이래서 저게 저런 거구나 하고 자료 사이의 하이퍼링크를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이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 다르게 생겼지만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두 개 이상의 자료를 연결시킬 줄 아는 안목이 생겼다면 당신은 이미 그 내용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면 알록달록 맛좋은 과일이 널려있는 방콕이나 바르셀로나의 활기찬 시장의 모습처럼 사람의 기분도 즐거워진다. 공부는 즐겁게!!

그리고 주이 디샤넬 이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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