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을 할 때 특히 선생님이 지정한 주교재를 가지고 계속 진도를 빼는 경우, 우리는 그 주교재만 열심히 보면 그 과목을 뗄 수 있다고 하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사실 학문의 바다는 그 주교재가 다루는 범위보다 훨씬 넓을 가능성이 99%이며, 주교재가 완벽하게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대학교에서는 특히 여러 과목을 듣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자료 찾아보기 귀찮은 그런 마음이 밀려오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뽑은 열 몇페이지짜리 PPT 슬라이드 자료만 띡 보고 공부 끝, 시험 보자 해서 시험을 보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러한 자세는 크나큰 착각이 가져온 늪과도 같은 것이다. 이번 학기에 어떤 과목(내가 아주 혐오했던)에서 나는 그렇게 책 한 권만을 이해가 되지 않는데도 계속 반복해서 읽어서 망한 적이 있다.
원래 학교의 수업자료로 활용되는 자료만을 보아서는 그 과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주교재의 인터페이스가 나의 학습 프로세스와 약간씩 어긋나 학습 효과가 반감되는데도 그 교재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안 된다. 시험을 犬 亡하게 된다. 이때에는 그 과목을 이해하기 위한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그에 따라 찾은 몇 개의 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것부터 혹은 조직이 잘 된 것부터 차례대로 읽기 시작하면 된다. 다른 자료란 인터넷 사이트 문서, 다운 받은 pdf 파일, 도서관의 다른 책, 친구의 필기노트 등을 말한다. 나의 경우 Wilcoxon Signed-rank test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처음에는 조금 쉬운 책인 Statistics for Business & Economics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는 더 어렵게 설명된 책인 Intoduction to Probability & Statistics for Engineers & Scientists를 보고, 그 다음 수업 시간에 나누어준 뭐가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볼 수 없으며 공식들이 뒤죽박죽 써 있던 필기 프린트를 보았다.
교과서는 2권 이상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수업계획서에 있다. 교수님들은 따로 언급하기 귀찮아 하셔서일까 참고교재는 수업계획서에만 짧게 써놓고 수업 시간에는 설렁설렁 수업을 진행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이 할 일은 그 수업 시간에 나누어주거나 혹은 다룬 것들만 보는 일이 아니다. 다른 자료들을 함께 맛보아야 하는데, 이때 그 자료들이 알고 보면 참고교재이며 그 과목의 충실한 이해와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다. 수업계획서를 학기 초에만 띡 보고 그만 보지 말고 정갈하게 인쇄해서 그 학기에 해당하는 모든 과목의 수업계획서를 얇은 클리어파일에 넣어놓고 1주일마다 점검하면서 읽어보자.
집에서 넓은 책상과 함께 공부한다면 책상 위에 이러한 자료들을 성긴 바둑판 형식으로 펼쳐놓고 이걸 봤다 저걸 봤다 아 이게 이래서 저게 저런 거구나 하고 자료 사이의 하이퍼링크를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이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 다르게 생겼지만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두 개 이상의 자료를 연결시킬 줄 아는 안목이 생겼다면 당신은 이미 그 내용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면 알록달록 맛좋은 과일이 널려있는 방콕이나 바르셀로나의 활기찬 시장의 모습처럼 사람의 기분도 즐거워진다. 공부는 즐겁게!!
그리고 주이 디샤넬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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