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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교과서를 읽다가 국가의 경쟁력에는 물론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와 같은 비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국가 이미지가 그 국가 내에 소속된 기업 전체의 이득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았다. 평소 물질적 이익과 손해에는 냉철하나 감정이나 아름다움에 관한 향유에 대해서는 우둔한 자들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참 기분 좋은 말이었다. 국가 이미지라는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가치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니, 이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한 국가가 앞으로 경제 성장을 이룰 잠재력을 평가할 때 무조건 국가 이미지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나와 같이 디자인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이것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몇년 전부터 중국이 새로운 경제 발전 국가로 도약하고 2020년 경에는 미국만이 중국의 세력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의 경제 구조가 바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인구 수와 거대한 투자 유치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고 있는 것일 뿐 그 속에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그들이 위안화 절상으로 지나친 무역을 단속하고 경기를 연착륙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현상은 대공황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미연의 결단이지만, 연착륙을 넘어선 중국의 문제가 있다.

 중국의 소득 분배가 상당히 불균등하고, 정부의 투명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국가 이미지의 측면에서 중국을 이야기하고 싶다. 중국의 국가 이미지는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 보아도 나의 머리로는 긍정적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거대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인지 거대 자본을 투입해놓고 정작 아름다움의 가치는 결여한 그들의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 전시장. 황금과 같은 귀중품을 좋아해서 이러한 부피가 작고 고가인 상품에는 호의적인 모습. 그래서 황금으로 도금한 호텔에서 돈 많은 화교들이 바이어들과 열심히 협상을 벌이는 멋진 광경이 펼쳐지고, 돈 많은 샹하이의 부호들은 귀금속을 전문적으로 파는 빌딩 규모의 Shop에서 물건을 사는 한편 그 주위의 서민들이 사는 환경에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 연예 프로그램, 드라마, 혹은 영화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품질과 내용 면에서 질적 열세를 보이는 콘텐츠. 한마디로 '예술이 무엇인지 모르고 호화로움만 추구하는 이미지, 거대한 자본으로만 무장한 듯한 이미지' 가 나에게 박혀있다. 그들이 유럽의 다른 과거의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유별나게 특징적으로 잘 생산하는 상품이 무엇이 있는가. 그들은 모든 산업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을 뿐 특정한 국가 이미지를 추출하여 그것을 주력 상품에 주입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그와 반대로, 근면한 일본인의 모습을 대변하는 소니와 토요타, 세련된 프랑스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루이비통과 샤넬 그리고 많은 Haute Couture와 Prete a porter, 그리고 핀란드의 국제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노키아 등은 모두가 각 국가가 대변하는 이미지를 머금고 있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 정책 또한 국가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주력 상품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으로 나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이미지를 대외에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그 국가의 상품을 국가 이미지와 함께 소비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품의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무엇이 좋을까? 한국 또한 중국과 같이 특정한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내세워 놓는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기에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이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나는 한국만이 가진 ''과 ''의 가치를 경제적인 재화나 서비스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다. 유교의 영향으로 조선시대 때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듣고 60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온 우리나라는 모든 사람이 정과 효에 대해서 완벽히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인간미가 넘치는 한국의 이미지를 녹여낼 수 있는 국제적인 상품 혹은 서비스를 발견하고 그것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 국가의 국제 경제 발전은 환율의 날렵한 조절과 많은 투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이미지를 신중하고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꾸어서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한국은 무엇이다' 라는, 그 '무엇' 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는 날이 올 때 한국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나아가 한국에 대해서 새발의 피만큼의 정보만 듣고 있는 저 멀리 대척점에 위치한 소시민 한 명조차도 한국 하면 '인정많은 사람들이 넘치는 곳' 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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