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이발관 - 순간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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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둘이 되어 거침없는 슬픔 찾아오네

이제와서 꿈속을 헤매어 본들 어디에도 너는 없을거야

I saw your something 너의 달콤했던 말

I saw your something 너의 영원한 미소

그리워 그 순간들을 다시 헤아려보니

그래도 내겐 기쁨이 더 많았어

영원한 것은 없다 생각하지는 말아요

우리 기억 속에 남은 순간을 믿어요


한마음 둘이 되어 달콤했던 순간 사라지네

이제와서 꿈속을 헤매어 본들어디에도 너는 없을거야

I saw your something 너의 달콤했던 말

I saw your something 너의 영원한 미소

그리워 그 순간들을 다시 헤아려보니

그래도 내겐 기쁨이 더 많은 날이었어

난 항상 너를 뺏길 것 같아

애써 모든 일들을 가리려고만 했지

그 아픈 속을 다시 헤아려보니

그래도 내겐 기쁨이었었네


I saw your something너의 달콤했던 말

I saw your something (너의 비밀의 고백)

I saw your something my peach be alive

이젠 모두영원한 순간이 되려하네

I saw your something

I saw your something
 

이번 새터공연에서 내가 드럼보컬로 등장할 첫곡.

간드러지는 기타 솔로와 차분한 보컬 그리고 촌스러운 오르간은

기성세대의 유물인 종로 구석의 트로트 악단과

지금의 대학생이 좋아하는 삼청동의 카페와 꽃집을

보기 좋게 섞어서 여러분들께 선사할 것이다.

기대해요 08들.

난 아무래도 풋풋하고 멋 안 내고 달리지 않는 노래가 좋더라.
2008. 1. 10.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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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겨울에 밖에 나가서 운동하는 일은 나에게는 그리 행복하지 않은 일이었다. 바람은 불고 그렇다고 두꺼운 파카를 뒤집어쓰고 운동장을 달리거나 산책길을 뛰어갈 수는 없었다. 특히 아침 기온은 너무 차가웠고 해는 빨리 졌다. 많은 의학 자료들은 사람의 수면 패턴이 여름에서 겨울로 갈수록 더욱 더 '일찍 자고 늦게 일어나는' 패턴으로 바뀌어간다고 했는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듣고 겨울에 사람이 운동을 덜 하고 실내에서 따뜻한 난로를 쬐며 책을 읽다 스르르 잠드는 일상을 반복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러한 안일한 선입견은 나로 하여금 겨울에는 더 따뜻한 난로를 찾게 하였고 바깥 바람을 최대한 피하게 했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커피를 마시고 담배를 피고(나는 안 피지만) 책을 많이 읽는 학자의 모습, 따뜻한 카페 안에는 사람들이 많고 바깥에는 눈이 내리는 풍경, 나는 겨울에는 이런 모습을 동경하고 추구했다. 헬스클럽에 나올 듯한 음악을 크게 들으며 밖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씽씽 타고 다니는 영상은 내가 생각한 겨울에는 어울리지 않았으며, 난로를 켜고 두꺼운 니트를 입고 잠을 많이 자는 영상만이 떠올랐다. 니체, 사르트르, 베버, 그 외에 많은 작가와 학자들은 일년 내내 그런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해왔을 것이다라고 추측하며 그 사람들을 동경하는 나로 하여금 편안함을 추구하고 비활동적인 습관에 젖어들게 내버려두었다. 사실 만날 책만 읽고 운동은 전혀 하지 않을 것 같은 옛날의 학자나 수도사들도 맑은 날에는 밖에 나가 많이 일하고 운동을 했는데, 그 사실을 간과해버려서 결국에는 나의 건강을 악화시킨 것이다. 옛날에는 직접 힘을 써서 기계를 움직였고 지금처럼 자동화된 시스템이란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농부든 학자든 직업에 상관없이 모든 사람들이 적당한 운동량을 의도하지 않고도 충족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당시의 자연환경이 얼마나 깨끗했는가. 1800년대의 학자와 지금의 대학생이 똑같이 공부하지만 공부 위주의 삶이 초래하는 건강상의 결과는 많은 차이를 보인다.

  선입견이란 참 무섭다. 겨울에는 이렇게 살아야 한다, 혹은 이렇게 사는 것이 아름답거나 혹은 멋있다라는 생각이 나의 활기찬 모습을 희미하게 하고 건강을 악화시킨다. 자신의 모습을 한가지로 규정해버리면 삶은 점점 극단을 향해 나아가고, 그에 따라 자신의 건강이 악화되거나 성품이 나빠지거나 하는 등 어떤 문제가 반드시 생긴다. 따라서 겨울에도 여름처럼 운동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한다는 마음가짐은 극단적인 삶으로부터 나를 보호하기 위한 생각인 것이다.

  올해 겨울이 유난히도 따뜻해서일까, 나는 어느 순간 화창한 겨울날 비록 아침에는 매서운 찬바람이 그대로 불어올지라도 오전 11시쯤 되면 기온이 영상 4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조깅하기 참 좋은 날씨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냥 막연하게 '겨울에는 운동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해야지' 라고 생각해놓으면 운동을 하려는 첫날 매서운 찬바람을 느낀 순간 바로 운동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다. 그런데 '겨울의 햇살이 많은 날이면 오전 11시 쯤부터 공원에서 조깅을 하자' 라고 생각해놓으면 기분 좋은 환경에서 즐겁게 뛸 수 있다. 어떤 일을 즐겁게 하려면 그 일을 시작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거나 혹은 그 환경이 조성되는 기회를 잡아야 한다.

  바깥에서도 지내고 실내에서도 지내는 균형 잡힌 라이프스타일을 유지하는 일은 정말 어렵지만, 환경을 잘 이해해 놓으면 환경의 변화에 맞추어 자신이 하는 일을 계획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일을 성취할 가능성이 높아지며 일을 하는 동안 얻는 즐거움 또한 커진다. 나는 올 겨울에는 날씨가 추우면 평소처럼 실내에서 영화를 보거나 책을 읽다가 날씨가 따뜻해지는 순간 밖으로 나가 열심히 운동을 하면서 활기 없는 몸에 생기를 불어넣으며 지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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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1. 8.


  누구나 무미건조한 인생을 원하지 않는다. 일생동안 한 사람에게 끊임없이 행복을 주는 것이 나 스스로 세우는 목표 중 가장 지고의 것이라면, 우리는 그 행복을 얻기 위해 불행을 피하고 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나 개인적인 욕망의 성취와 다른 사람들과의 사랑의 나눔을 이루어야 한다. 그런데 아직 언제나 행복한 삶의 궤도에 진입하기 전 무한한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는 행복을 위해 미리부터 고정된 옷과 음식과 집 안에 몸을 숨기고 있는 것은 참 어리석다. 기존에 자신이 경험하고 마음껏 조종할 수 있는 삶의 영역 속에만 갇혀 있든, 새로운 것을 향한 떨림으로 행복의 달콤함을 어렵게 조금씩 맛보아가는 새로운 삶의 영역으로 나아가든 그 사람이 당할지도 모르는 불행은 비슷하다. 하지만 감동과 기쁨으로 압축될 수 있는 그 느낌의 정도는 두 영역 사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난다.

  인생에는 떨림이 있어야 한다. 이 떨림은 나에게 덮쳐올 가능성이 농후한 불행을 향한 무성의한 질주 속의 과정이 아니다. 이는 내가 마음을 먹으면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감동과 기쁨을 향한 가벼운 발걸음 속의 과정이다. 안전과 위험 회피를 강하게 전제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것은 사람의 자유에 달렸다. 우리는 흔히 말하는 스릴 그리고 그에 따라가는 희열은 위험을 당할 가능성이 없는 때에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해야 한다. 마음만 먹으면 인생 속에 떨림의 순간들을 많이 만들 수 있다.


  떨림을 가장 강하게 얻을 수 있는 순간은 역시나 '새로운' 혹은 '첫 번째'라는 말로 시작하는 순간일 것이다. 새로 시작하는 캠퍼스에서의 첫 수업, 나를 알아간 후 내놓은 나의 새로운 스타일, 더 높은 점수로 도약하기 위한 새로운 시험, 늦은 밤 가로등 아래에서의 첫 번째 키스, 사람들 앞에서의 첫 번째 공연, 새로 들어온 신입생들을 맞아들이는 순간 등 모두가 나에게 기분 좋은 떨림을 선사해 준다. 새롭거나 처음 시도하는 일은 익숙하지가 않고 주변의 환경도 낯설다. 내가 그 일 혹은 그 환경에 몸을 담기 전에 미리 그것들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예상된 모습이 아닌 현실을 직시한 후에는 자신이 처한 그 순간에 대해 좋다, 혹은 나쁘다고 판단을 하기가 쉽지 않다. 오직 그 순간은 나에게 떨림을 가져다줄 뿐이다. 그리고 그 순간이 지난 후 우리는 순간을 추억하며 감동과 기쁨에 휩싸인다.


  2008년 새해에는 수많은 떨림 속에서 살아야겠다. 두근거리는 긴장감, 황홀한 순간, 그리고 행복한 추억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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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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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적어도 이해관계가 배제된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상대방이 나의 예상보다 계산적이어서 손해를 보는 때보다 상대방이 나의 예상보다 단순해서 손해를 보는 때가 더 많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고등학교 친구와 대학교 친구들을 떠올려보았을 때, 그들과 만나서 하는 일들과 그들과 보낸 시간들을 떠올려보았을 때, 나는 친구들이 계산적이고 합리적으로 행동할 줄 알았다가 결국 무리 중에서 나 혼자 약삭빠른 게 티가 난 적이 많았다.

  누구나 계산적으로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으면 충분히 계산적일 수 있다. 하지만 누구나 편하게 만나는 모임과 그렇지 않은 모임을 구분할 줄 알고, 이해관계가 없는 모임과 있는 모임을 구분할 수 있다.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첫 번째 부류의 모임에서는 정말 멍청할 정도로 말하고 행동하며 좋아한다. 웃음과 유머를 갈망하는 엔터테인먼트의 시대가 와서일까, 사람들은 최대한 계산하지 않고 머리를 비워서 오직 감성에서 우러나오는 말로 서로를 즐겁게 해준다. 모임에서 사람들은 단순하다.


  반이나 동아리에서 술을 마시러 갔을 때 나는 끝까지 모임이 수그러드는 모습을 지켜본 적이 몇 번 없다. 집이 멀어서 막차를 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집에 일찍 들어오기 위한 갖가지 말들을 생각해내곤 했고, 그와 더불어 주위에 나와 맞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가까이 갈 수 있고 나와 안 맞는 친구들과 어떻게 자리를 띄워 앉을 수 있는지를 마구 연구하곤 했다. 내 눈 앞에 보이는 많은 사람들이 모두 나처럼 속으로 계산을 하고, 그들이 몇 잔 마신 얼굴로도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분석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나는 그 판단 때문에 더욱 더 신중해졌고 더욱 더 계산적으로 행동했다. 그러나 겉으로 드러나는 모습을 숨길 수는 없는 법, 몇몇 사람들은 내가 너무 계산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는지 나를 갑자기 적대적인 태도로 떠밀었다. 그동안의 내 잘못을 반추해 보면 이렇다.


 지금도 약간 그런 면모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지금은 거의 다 없어졌다. 속으로 나의 일정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계산을 해야 할 때라면 차라리 아예 모임에 참석을 하지 않는다. 조금 더 현명해졌다. 주위 사람들이 나보다 단순하기 때문에 계산적인 나를 깔보는 일은 더이상 있지 않도록 지금의 나는 계속 자신에게 긴장을 심어주고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내가 잡생각을 모두 떨쳐버리고 긴장을 모두 풀어야 단순해진다는 사실이다. 긴장을 심었는데 곧 긴장을 풀어야 하다니, 그래서 이 두 개의 모순적인 상황에서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난제가 등장하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생각보다 단순하다. 단순하게 살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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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고등학교 담임선생님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고등학교 동창인 나의 10기와 9기 선배들 그리고 11,12기 후배들 몇 명이 주를 이룬 학생들은 결혼식장에 한자리에 모여 어색해하기도 하고 반가워하기도 했다. 힘겨운 고3 생활을 마친 친구들이 밝은 얼굴로 나를 맞아주어서 기뻤다. 나도 대학에 합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08학번 친구와 함께 결혼식장에 와서 다른 10기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많이 했다. 다른 곳에서는 고등학교 시절 후배들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준 9기 형이 10기와 11기 후배들에게 다가가 자연스럽게 대화의 꽃을 피웠다. 멋지게 후배들을 갈구고 다독일 줄 아는 형이었다. 유쾌하고 듬직한 모습은 후배들이 좋아할 수밖에 없는 선배의 상(像)이었다.

  그 형이 우리 10기 동생들에게 했던 말 중에 가장 기억나는 말이 있다. 횡성군 안흥면 산골에 있는 우리 학교에 다시 찾아뵈려면 그곳에 있는 후배들을 많이 '심어놓아야' 찾아갈 수 있다는 말이었다. 평소에 고등학교의 후배들을 같은 고등학교의 사람들로 반갑게 맞아주어야 한다는 뜻이다. 후배들을 많이 심어놓기 위해서는 요즘 후배들이 무슨 공부를 하고 어떤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며 성격적인 특성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그러한 능력은 후배들과의 대화에서부터 나온다. 결국 후배들을 향한 관심과 사람들에게 다가가려는 욕구만이 친한 후배들을 학교에 많이 심어놓을 수 있다.


  내가 가는 곳에 나와 친한 사람들을 심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는 사실을 나는 오늘 깨달았다. 나에게는 '안녕, 잘 지냈어?' 와 같은 일반적이고 특색 없는 대화로만 무미건조하게 이야기를 나누다 어색하게 서로 시선을 돌리고 지나치는 후배들이 너무 많았던 것이다. 고등학교는 내가 몸을 담고 있었던 곳이고 앞으로도 내가 찾아가고 사람들을 만날 곳이다. 나의 진로인 것이다. 그런데 나의 갈 길에 나를 반갑게 맞아줄 친한 사람들이 없으면 나는 그 자리에서 멈추고 시들해지게 된다. 내가 머물렀던 추억의 그 곳에 나를 뒤이어 몸을 담은 동생들이 나와의 소통을 멈추면 나는 동생들의 동생들과도 더 나아가는 만남을 시작할 수조차 없게 된다. 내가 가는 곳에 내 사람들이 없으면 이렇게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같은 고등학교 동문이니까 서로간의 인맥은 형성된다. 하지만 인맥과 연줄이 통하는 사람과 나와 친분을 쌓은 사람은 매우 다르다. 만났을 때 나누는 대화가 즐거운가 즐겁지 않은가는 바로 그 차이에서 결정된다. 만남 그 자체로서의 가치가 그 차이에서 판가름난다. 누구나 사람을 만났을 때 어색해하는 것은 무척 꺼려하는데, 그것을 극복하지 못하고 소극적으로 만남을 회피한다면 결국 나는 혼자고, 내가 가는 곳에 나를 반갑게 맞아줄 사람도 없게 된다. 외로울 때 찾아갈 수 있는 그곳에조차 나와 만남을 갖기 좋아하는 사람이 없다면,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이 마치 비즈니스맨들처럼 대화를 하고 있다면 그 모습보다 슬픈 풍경이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내가 몸을 담았던 그곳의 추억을 회상하며 나와 똑같은 고등학교 시절 모습을 간직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마음 속에 가지고 있는 '함께 있음이 가져다준 여행 일지'를 눈앞에 펼쳐보고 싶다. 같은 고등학교에서 같은 밥을 먹고 같은 선생님들을 만나 공부했으니까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 그리고 사상과 태도가 비슷할 것이다. 그런 비슷한 것들로부터 '여행 일지'가 각자의 마음 속에 비슷하게 기록된다. 두 사람이 서로의 '여행 일지'를 바꾸어 읽어보면서 즐거워하는 모습, 그 모습이 즐거운 만남과 즐거운 대화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 모습을 통하여 나는 다른 친구의 나무가 되어 그가 나중에 다시 나 있는 곳을 찾아왔을 때 그를 반갑게 맞아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내가 가는 곳에 심은 사람의 나무가 일렬로 이어지고 무리를 지어 숲을 이룰 것이다. 건강한 만남과 즐거운 대화가 갖는 위대함을 언제나 가슴에 품고 사람 사이가 어색해질 때쯤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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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리 동아리 So What에 들어오고 드럼을 본격적으로 치기 시작한지도 거의 1년이 다 되어간다. 드럼을 어떻게 잘 칠 것인가에 대한 기술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누어보았고, 드럼을 같이 치는 사람들도 많이 만나 사귀었다. 우리 드럼라인의 맏형인 종엽이형, 설계를 비롯하여 전공수업이 힘든데도 누구보다 열심히 드럼을 연습하여 '칼박'의 제왕이 된 재경이형, 같은 89라서 마음이 잘 맞는 광표..

  드럼이 두드리기만 하는 단순한 악기여서일까, 드럼을 치는 나로서는 이 단순하게 보이는 일을 꾸준히 하면서 각종 생각에 사로잡힌다. 종교적인 수행을 하는 사람들 중 특히 중국이나 인도, 동남아 등지에 있는 사람들은 큰 깨달음을 얻기 위해서 단순한 일의 반복을 일상 속에 깊이 자리잡는 경우가 많은데, 나의 경우도 단순한 드럼 두드리기가 일상의 큰 부분으로 자리잡아서 잡념이 사라지고 깊은 생각에 빠지는 것 같다.


  흔히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표정이나 행동을 보고 그 사람이 지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에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를 금방 알아챈다. 그리고 내가 이 드럼이라는 악기를 자신감 있게 치고 있는지는 나를 지켜보는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가는 나 또한 잘 알 수 있다. 하지만 자신감이 없고 무기력한 채 드럼을 치다가 내 안의 부족한 자신감을 다시 채우려고 하면 뜻대로 되지 않았다. 드럼이든 공부든 사회생활이든 모두 일을 처음 시작할 때에 자신감을 갖지 않으면 중도에 자신감을 회복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이번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하면서 나는 이탈리아의 아마추어 호르니스트 Giovanni Hoffer라는 분의 '7:30 PM' 을 연주했다. YouTube에 올라온 동영상에 첫눈에 반하여 이 곡을 연주하겠다고 대뜸 지원했다. 하지만 매우 복잡하고 생소한 라틴 리듬이 참 어려웠고, 나는 그동안 연주하기 힘들다는 이유로 라틴 리듬을 기피해왔기 때문에 처음에는 연주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심과 고민을 많이 했다. 나에 대한 자신감도 조금씩 아래로 기울어지기 시작했다.


  거의 무너진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나는 이 곡의 드럼 패턴을 모두 채보한 뒤 거의 원곡을 카피하는 식으로 연습을 했다. 두혁이와 헌광이 그리고 준렬이형과 같이 맞추면서 합주를 할 때에도 처음에 자신감이 없던 나는 악보를 베이스드럼 위에 올려놓고 악보를 보면서 드럼을 쳤다. 어떻게 생각하면 바로 눈앞에 악보가 있으니 악보가 득이 되면 되었지 절대로 해가 되지는 않을 것 같다. 그런데 정작 드럼을 치는 나에게는 이 악보는 커다란 해가 되었다.


  악보에 매달려 나의 느긋한 자세와 주체적이고 자율적인 마음가짐이 퇴색되었기 때문에 내가 나를 믿지 못하게 된 것이다. 음악의 흐름에 맞게 내 마음이 자연스레 가는 대로, 내가 진정한 주인이 될 수 있는 노트들을 찍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내가 그린 악보가 나에게 명령을 하면 나는 그 명령에 따라 수동적으로 팔다리를 움직였다. 내가 풀어놓은 밧줄에 내가 묶인 것이다.


  드럼을 칠 때의 마음가짐은 나의 성향과 본능을 존중하고 내 안의 흐름을 살려 나의 음악을 만들겠다는 자신감이다. 얼마 전에 우리 동아리의 큰형인 종범이형(01학번)이 나의 드럼 치는 모습을 보고 '동욱아, 조금 더 느긋한 마음을 가지고 내가 이 드럼을 지배한다, 라는 거만한 생각을 가져봐. 그리고 몸에 힘 빼고' 라는 조언을 해주신 적이 있다. 그 조언을 들은 뒤 잠깐 동안 내 연주가 멋지게 고조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뒤에 나는 악보를 만들고 그 패턴을 학습함으로써 조금 더 다양한 연주를 표현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다른 연주자들을 그대로 따라하는 수동적인 모습을 키웠고, 결국 점점 나의 연주는 자신감을 잃게 되고 스트로크에는 힘이 빠졌으며 그에 따라 박자도 흔들렸다. 차라리 패턴은 다양하지 못하더라도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면 스트로크도 깔끔하게 하고 박자도 맞게 할 수 있었을 것이다.


 크리스마스 공연이 끝나고 신촌으로 향하는 171번 버스를 타면서 나의 모습을 회상하며 마지막으로 느낀 점은 내가 신나면 신날수록 연주의 질이 높아진다는 점이다. 자신감이 가지면 신날 수밖에 없다. 아무한테도 간섭받지 않고 아무의 눈치도 보지 않으면서 내 스타일대로 악기를 만질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항상 이 점을 생각하면서 앞으로의 연주를 계속해야겠다고 나는 마음 속 깊이 다짐을 각인시켰다.


* 구성을 정하고 서로 약속을 하고 믿음을 바탕으로 연주하여 음악 중간에 같이 시작하고 같이 끝내는 것은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멤버들이 더욱 친해지게 한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돋보였던 곡인 Autumn Leaves가 바로 그런 곡이었다. 7:30 PM도 모든 세션들이 동시에 음악을 끊음으로써 임팩트를 선사했다. 내년 재즈바 때에도 임팩트 있는 곡들을 많이 연주하면서 우리들과 관객들 모두를 즐겁게 해주고 싶다.


2007.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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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혼자 지하철을 타다 보면 스스로 나를 위한 구절을 떠올리게 된다. 그 구절은 주저리주저리 국수 면발처럼 뽑혀나올 때도 있고, 방금 찍어낸 뜨거운 기념 주화처럼 강렬하고 짧은 구절일 때도 있다. 나를 더 즐겁게 하는 것은 두 번째이다.

사랑은 너가 너다울 때 이룰 수 있는 것이다.

  나는 지난 1학년을 되돌아보면서 내가 나답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사람들을 너무나도 많이 만났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이해와 자신감이 부족했던 탓이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자는 생각은 좋았지만 내가 나답지 않은 상태에서의 배려가 어색함을 자아내고 나를 가식적으로 보이게 했다.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어떤가. 조금이라도 거칠게 삐죽삐죽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보여주면 어떤가. 그러한 모든 말 한 마디, 몸짓 하나 하나가 진정 나다운 것이라면 나의 진심은 충분히 전달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진정 나다울 때 나는 다양하고 즐거운 사람이 되고 여러 가지 면을 모두 보여주는 솔직한 사람이 된다. 남성 잡지에서 읽은 노하우를 마치 행동 지침인 듯 받아들여 실행하는 기계적인 태도, 친구들과의 술자리 대화에서 결심한 것을 아무런 되새김 없이 무턱대고 밀어붙이는 태도는 단조롭고 몰인간적이다.


무언가를 배우고 체계화하는 나의 습관이 인간관계에서도 그대로 묻어나오는 실수를 범하지 않게 내가 스스로 나다워지는 훈련을 많이 해야겠다. 그래야 사랑도 이룰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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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연세대학교 대학원에서 주관하는 '블로그 유저들의 행동 연구'에 참가한 적이 있다. 그곳에서 나는 나처럼 블로그를 오랫동안 사용하는 5명의 사람들을 만나서 같이 인터뷰를 하며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생각을 주고받았다. 옆의 연구원 분은 우리의 대화 내용을 녹음해서 연구 자료로 활용한다고 하셨고, 그 점 때문인지 나는 네이버 블로그가 가지고 있는 특별한 기능이나 그 기능이 가져오는 사회심리적 효과 등을 나름의 체계를 세워서 말해 보았다. 다른 사람들도 나와 같은 방식으로 열심히 말해서 나는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울 수가 있었다. 또 내 주위의 친구들한테는 말해도 반응이 시큰둥한 '전문적인 블로거의 일상'에 관한 지식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곳에서 블로그에 관련한 인터뷰를 끝낸 뒤 실험 참가자들은 40분 간의 창의성 테스트를 진행했다. Torrance 창의력 검사라고 하는 주관식 심리검사인데 매우 재미있었다. 다음은 그 결과다.

이동욱 님,

안녕하세요.

연세대학교 HCI 연구실의 양승화 연구원입니다.

블로그 사용자 인터뷰에 참가해주신 점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인터뷰 과정에서 진행했던 창의성 검사(TTCT)의 결과를 보내드리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검사 결과의 해석 ===============================

유창성 - 단어를 이용하여 많은 수의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능력
융통성 - 다양한 측면에서 사고하여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능력
독창성 - 생각해내기 힘든 신선하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생산해 내는 능력

================================================

아래의 테이블에 창의성의 세 가지 요소인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에 대한 검사 결과가 나타나 있습니다.

테이블에는 각 영역에서 획득하신 원점수와 표준점수, 백분위 점수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표준점수는 각 영역별 원점수를 평균치 100, 표준편차 20의 정규분포 점수로 환산한 것입니다.
따라서 일반적으로 표준점수 100점 이상인 경우에는 평균 이상의 창의성 수준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으며
표준점수가 100점 이하인 경우에는 평균에 못미치는 창의성 수준을 나타낸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사람들이 각 영역에서 받는 평균점수를 100점으로 환산했기 때문에
그 점수를 기준으로 자신의 점수를 확인한다면 자신의 상대적 위치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러한 상대적 위치를 보다 정확하게 확인하기 위하여,
각 표준점수에 대한 백분위 점수가 표시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창성 점수의 백분위 점수가 60이라면,
평균적으로 60%의 사람들이 자신보다 낮은 점수에 있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주의 -

검사 결과가 “절대적인” 창의성을 측정하고 있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스스로를 이해하시는 과정에서 참고 자료로 사용하시면 되겠습니다.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1. 질문하기

7

6

3

#2. 원인 추측하기

11

6

9

#3. 결과 추측하기

12

6

9

#4. 작품 향상시키기

17

9

10

#5. 독특한 용도

20

13

15

#7. 가상해 보기

13

11

9

원점수

80

51

55

평균점수

표준점수

101

116

106

107.6

백분위점수

52

79

62

66

 

 

Seunghwa Yang, Researcher

HCI Lab @ Yonsei University, Seoul, Korea

 

Phone: +822-2123-2528 / Mobile: +8211-9478~5523

leoyang@yonsei.ac.kr

http://hci.yonsei.ac.kr

http://leo.isloco.com

 

평균을 넘었다. 나도 나름 창의적이라니 기쁘다. 사소한 것에서 성취감을 맛보며 사는 즐거움이란 이런 걸까? 대학교에는 나의 잠재력을 조금씩 점진적으로 늘려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많이 있다. 그래서 나는 대학교가 좋다.

2007. 11. 27.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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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올드보이'의 오대수가 골방에서 10년간 썩은 후 보여준 것은 사회와의 부조화와 갈등, 주위 사람들의 멸시,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감 등이었다. 사회와 단절된 골방의 인간은 그 정도의 인간성을 보여줄 수밖에 없다. 나만 보고 내 방식대로 생각하니까 점점 더 사회 속에서 초라해지는 것이다. 다만 오대수는 그나마 TV에서 나오는 많은 광고나 스포츠 중계방송, 연예 오락 프로그램, 교양 시사 프로그램 등을 보면서 사회와 소통했기 때문에 스스로 계획을 세워 웨이트트레이닝도 하고 공부도 했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주변을 둘러보면 사람들은 언제나 바쁘게 움직인다. 각자 자신들이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를 찾아서 움직인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재산, 교육 수준, 거주지 등은 모두 다르고 옷차림도 모두 다르다. 지하철을 타다 마주치는 사람들 중에서, 어떤 젊은 남자는 꽃다발을 들고 여자친구에게 어떤 멋진 말을 할까 고민할 것이고, 어떤 젊은 여자는 전공서적과 논문 복사본을 한아름 팔에 끼고 앞으로 어떻게 공부해서 성공할까 속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 사람들을 보면 나는 나를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내가 저 사람들만큼 가치 있게 살고 있을까, 나는 저 사람이 추구하는 가치에는 관심이 없으니 저 사람에게 관심을 꺼도 되는가, 나는 저 사람에 비하면 오늘 하루 가만히 앉아 졸고만 있는 하찮은 인간이 되어 버리지는 않았는가 하고 주위 사람들과 나를 비교해 본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면 할수록 나의 의지와 자신감은 더욱 선명해지고, 내가 오늘 무엇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더욱 샘솟게 된다는 것이다. 졸리던 눈도 다시 번쩍 뜨인다. 항상 주위 사람들에게 눈길을 주고 사회 속에서 공존하기 위해 노력하는 나를 생각하면 외면적으로도 더욱 나의 모습을 가꾸게 되어 더욱 멋지게 변한다.
 
  사람은 언제나 주위의 환경에 서서히 적응한다. 적응은 자신이 몸담고 있는 환경에 지속적으로 놓여 있을 때 내면과 외면 모두에서 서서히 이루어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변하고 싶지 않은 자화상을 비슷하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사회보다는 내가 변하고 싶은 모습을 향유하고 있는 사람들의 사회를 끊임없이 찾아나가야 하지 않을까? 항상 주위를 둘러보면 어느새 나는 성장하지만, 내가 어디에 위치해 있느냐가 나 자신의 고양 이전에 고려해야 할 중요한 문제다.
 
  항상 마음 속에 동경하는 인물을 품고, TV나 책으로 멋진 연예인들과 위대한 기업가와 정치가와 과학자의 모습을 접하고, 내가 가고 싶어하는 도서관과 카페와 공연장을 도시 속에서 여행하듯 돌아다니는 사람은 그러한 주위 환경이 발산하는 문화에 자신을 내맡기며 서서히 성장한다. 사회 속으로 뛰어들어 주위 사람들을 의식하고 그들과 말로 혹은 무언으로 대화하고 새로운 지식과 문화를 얻으려는 노력은 삶에서 반드시 필요하다. 어느 가치를 추구하든 이 작업은 필수 요건인 듯하다. 골방 속의 오대수를 벗어나 창공을 훨훨 날아다니고 싶은 열망을 가진 젊은이라면 두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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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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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교 안에서 사람을 사귀는 일은 나에게는 매우 'tough'한 일이었다. 일부러 tough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따로 있다. 사람 사귀기가 나에게 어려운 일, 힘든 일, 벅찬 일 등이라고 말한다면 꼭 내가 지금 사귄 사람들을 억지로 사귄 듯한 느낌을 주기 때문이다. 사실 나는 사람들을 많이 사귀고 싶었는데 자신감과 의지가 부족하여 처음 다짐한 것보다 얕게 사귐을 만들면서 매일을 보냈다. 아직 대인기피증세가 조금은 남아있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나에 대한 '자신감'과 다른 사람들을 알고 싶어하는 '의지'가 더 필요한 때다.

 

  자기가 지금 무슨 일을 하고 있고 무엇을 느끼고 있는지에 대한 생각에 대해 스스로가 자신감을 가지고 있어야 주위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눈길을 돌려준다. 인간관계는 정신이 배제된 인간 대 인간 사이의 관계가 아니다. 그것은 이러이러한 생각들을 공유하려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이다. 무슨 말이냐 질문할 수 있겠지만, 이 말은 주위 사람들에게 지금 자신의 상황과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스스럼없이 말할 수 있어야 인간관계가 건강하고 알차게 이루어진다는 말이다. 자신감, 혹은 자기 존중감은 우선 '나는 이런 사람이다'라는 정보와 감정을 대화의 형태를 통해 적극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마음이다. 주위 사람들은 나라는 사람이 어떤 특별한 맛을 가지고 있을 때 그 맛을 보려고 내 곁으로 다가온다. 무미건조한 전봇대 같은 인간으로 사람들 사이에 우뚝 서 있으면 절대 안 된다. 그리고 하나 더 중요한 것은 '나는 이런 점에서 매력 있는 사람이고 즐거운 사람이다' 라는 밝은 면에 대해서만 남들에게 보여주려는 자신감을 가져야 된다는 사실이다. 삶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는 내가 너무나 고달프지 않는 이상 나 혼자 이야기하고 나 혼자 해결하면 된다.

 

  자신감과 함께 중요한 것은 다른 사람들이 어떤지를 알고 싶어하는 의지다. 이는 다른 사람들을 향한 호기심에서 나온다. 다른 사람들이 지금 무엇을 생각하고 무슨 일을 계획하고 있는가, 지금 얼굴에 새로 피어난 표정은 무엇인가, 귀에 못 보던 귀고리가 걸려 있는가, 그 사람이 최근 관심 갖기 시작한 영화나 공연은 무엇인가와 같은 잡다한 생각을 평소에 많이 해야 한다. 혼자 있어도 주위에 친구들이 있는 것처럼 주위의 친구들이 지금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끊임없이 상상해 보고 추론해 보아야 한다. 다른 사람들이 외면이나 내면의 변화를 일으켰다면, 그 변화의 대부분은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변화이다. 따라서 그 사람에게 다가가 변화를 지적하여 그것에 관해 긴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그 사람을 즐겁게 해줄 수밖에 없다. 다만 여러 가지 변화 중 다른 사람들이 알아주기를 바라는 변화가 무엇인지를 정확히 짚어내는 능력을 센스라고 하며, 그 센스는 수많은 대면과 부딪침을 통해 얻을 수 있다.

 

  그래도 지난 1년의 긍정적인 인간관계만 생각해본다면 나는 참 괜찮은 모습으로 사회 속에 섰다. 대학 생활을 1년 정도 한 나는 나를 알고 싶어하지 않은 사람과 나를 알고 싶어하는 사람을 구별하는 눈을 갖게 되었고, 나에게 눈에 띄게 보이려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판단하는 센스를 갖게 되었다. 그리고 나는 누구에게 정말로 빛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하는지, 누구에게 반짝거리는 눈빛과 상냥한 말투를 던져주어야 할지를 분별할 수 있게 되었다. 경험을 통해 얻은 이 느낌에 따라 나는 앞으로도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보다 더 충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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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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