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관 아저씨의 약 40분에 걸친 경험담과 조언이 끝나고 나는 제일 먼저 손을 들고 질문을 했다. 이렇게 가장 먼저 질문을 한 적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다. 나는 평소에 이 점이 가장 궁금했다. '외무고시 외에도 외교통상부 특별전형이 있는데, 이 특별전형으로 합격한 사람은 외무고시 합격자만큼의 대우를 받지 못하고 직급 상승하는 데 한계가 있다' 과연 이 말이 사실일까. 오늘 내가 이 점에 대해 질문한 결과 선배님의 대답은 '아니다'였다. 아직은 고시가 외교부에 들어오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외교부를 비롯한 대한민국 정부는 앞으로 공무원 채용 방법을 더욱 다양화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특별전형도 참 좋은 방법이라는 것이다. 또한 채용을 위해 특정 분야나 지역에 대해 공부를 하면 혜택을 받을 수 있느냐는 질문도 했는데, 외무고시 말고 외교통상부 특별전형의 경우 전형이 매우 다양해서 자기에게 맞는 전형을 찾아 오면 된다는 답변을 받았다. 믿을 수 있는 수준에서 말한 그 신중한 답변은 프랑스어를 계속 하면서 앞으로 네덜란드어와 체코어로 멋지게 단장하고픈 나의 마음을 다시 한 번 설레게 했다.
사실 나는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고시원으로 들어가 수능과도 같은 그런 공부를 반복하면서 고시생활을 하고 싶은 마음은 거의 없다. 공무원 채용 시험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완벽한 객관성을 추구하다 보니 그러한 문제내기식 스타일을 고집할 수밖에 없지만, 난 정말이지 그러한 문제 유형에 적합한 사람이 아니다. 고등학교 때 내가 수능을 얼마나 싫어했는지 다시 떠올린다면 외무고시는 아직은 생각만 해도 머리가 아프다. 하지만 나의 막연한 거부감은 나중에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 외무고시도 참 할 만한 시험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다.
선배님의 조언 중 기억나는 것은 신문 기사를 읽는 방법에 관한 한마디였다. 면접 질문에 답하기 위한 생각에 관련하여 신문 기사를 읽어야 한다. 예를 들어 한국의 앞으로의 방향에 대한 질문을 품고 글을 읽으면, 신문을 통해 사실을 습득하자마자 나는 사실의 조각들을 뒤섞어 의견을 만들 것이다. 아무 생각 없이 '읽어보자' 라는 단순한 생각만으로 글을 읽으면 말 그대로 오늘 신문의 내용이 무엇이었는지만 기계적으로 외우고 만다. 평소에 내가 신문 기사를 읽는 방법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외교관, 아직 그 꿈은 버릴 수 없다. 오늘 간담회를 하신 선배님 또한 어렸을 적에 외교관이 정확히 뭔지도 모르고 외교관이 되고 싶다고 초등학교 발표 시간에 손을 들며 큰 소리로 외치셨다던데, 나는 그 이야기를 들으며 어렸을 적의 내가 생각났다. 7살 때 아빠가 항상 '넌 외교관 타입이다' 라고 다독여주시던 그때를 생각하면서 미소를 지어본다.
2007. 11.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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