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탄신일부터 어제까지 4일동안은 가족과 함께 열심히 드라이브를 했다.
서울에서 포항까지, 그리고 해안도로를 타고 망상해수욕장, 양양을 거쳐 다시 서울양양고속도로로 서울.
그리고 엄마 친구를 만나러 수원, 용인, 분당, 친척이 있는 동탄, 다시 서울.
효도관광으로 보람찬 나날들이었다. 지하철을 한번도 타지 않았고 혼자 있지 않았다. 멜론 플레이리스트를 운전하면서 계속 틀었다.
오늘은 그전의 연휴와는 다른 모습으로 지하철을 혼자 탔다. 낙원상가에서 고장난 앰프의 수리를 맡기고 1년 전 이맘때가 생각나는 베히케 시가를 3층 흡연실에서 잠깐 폈다.
그리고 산 지 얼마 되지 않은 아이폰으로 트친의 애플뮤직 플레이리스트를 클릭하니까 예전의 갤럭시로는 볼 수 없었던 애플뮤직 앱 연결과 함께 3개월 무료 구독을 신청하겠냐는 메시지가 나와 구독을 했다. 그리고 지하철을 다시 타면서 그 애플뮤직을 들으며 블로그로 글을 쓴다.
블로그 글쓰기를 지하철에서 해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런 소소한 일상이 블로그 글 주제가 된 것도 처음인 것 같고.. 두번째일지도 모르겠다.
안 해본 일들로만 가득한 오늘 하루, 연휴는 그렇게 사람을 새롭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다. 꼭 큰 돈을 들이지 않아도, 예약제의 행사에 참가하지 않아도 휴일을 보람차게 보냈다고 말할 수 있는 명분은 어떻게든 생긴다.
가끔씩 이렇게 생각에 잠길 때는 애플뮤직을 들으면서 있는 생각을 모조리 비워봐야겠고 그것을 블로그에 남겨야겠다. 단 만취한 상태에서 글쓰기는 금물. 한 곳에 긴 문단을 쓰는 훈련은 깨달음과 관찰의 단편이 생길 때마다 찾아가는 에버노트나 문자 수 제한이 있는 트위터로는 할 수 없는 일이니 충분히 의미가 있다. 무엇보다 내가 가장 똑똑하다고 느끼던 때는 블로그에 긴 글을 체계적으로 많이 썼던 2010년-2011년이라고 생각하고 긴 글쓰기가 원동력이었다고 느끼기 때문에 더욱 더 써야겠다.
인스타를 열심히 하고 동영상 콘텐츠에 관심을 가지지만 인스타에 글은 길게 쓰려고 하면 힘이 나지 않는다고 할까 긴 글을 과연 피드 넘기는 친구들이 주의깊게 읽어줄까 하는 마음에 길게 쓸 수가 없다. 블로그는 조금 더 차분한 공간이어서 그런지 길게 글이 잘 써진다. 인적이 드문 경기도 북부의 숲속 공원이나 카페에 비유할 수 있겠다.
5월 6일부터는 새 사람이 되자는 다짐으로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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