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모든 고등학생들은 다 공부를 하겠지만, 오늘 느낀 점을 간단히 남겨보고 싶다. 소위 공부를 한다는 몇개의 외고와 국제고와 그리고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을 향해 말을 해본다.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그렇게 얘기할 것이 공부밖에 없는가? 자신만이 관심을 갖는 다른 삶의 영역을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오직 삶의 목표가 수능 480점 이상으로 맞기와 S대학에 가는 것인가. 이것은 오늘 내가 프랑스어 시험 (Diplome d'Etudes en Langue Francaise, DELF)을 보러 갔을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화가 나서 말하는 것이다. 많이 수다를 떠는 여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전혀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모이면 곧 가식적으로 자신을 낮추는 자기 기만과, 부러운 친구에 대한 시샘과,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는 걱정이 있을 뿐이다.
 
공부를 잘 하고 옆에 있는 친구를 누르고 일어서는 것이 제일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꼭 그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를 친구이자 경쟁자인 사람들 앞에서 늘어놓아야만 하는가. 공부에 관한 얘기는 속으로 삭혀두고 차라리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고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화제를 공부에서 다른 쪽으로 돌리고 그와 더불어 자신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대화를 할 때, 그 때 그 사람은 곧 호감가는 사람으로 바뀐다. 친구가 경쟁자인 모순적인 상황에서 아예 벗어나 버리는 방법이 곧 인간적으로 주위 사람과 화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인간적인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은 남들과 대화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일단 공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면 고등학생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도 최대한 겸손해야 하고, 단점은 되도록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남의 장점은 칭찬하되 내가 비굴해지지 않게 해야 하며, 남의 단점을 꼬집어서 그것을 화두에 적나라하게 내세우면 절대 안 된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그 대화에 참여하는 몇 명의 사람들이 결국은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쟁자들끼리 모였을 때 대화의 화제를 경쟁과 연관시키면 안 된다. 그것은 마음을 피폐하게 하고,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의 마음을 속부터 타들어가게 만든다.
 
  하지만 대화의 주제를 공부에서 다른 것으로 돌리면 전체적인 대화의 분위기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뀐다. 내가 경험한 새로운 사실을 남에게 알려주면 다른 사람은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기쁨과 그것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친구들과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보는 것도 참 좋다. 자신이 이번에 기회가 생겨 보러 갈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학교의 새로 생긴 커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너는 국사 잘 해서 좋겠다. 나는 언어 GG 친다' 따위의 말보다 훨씬 가치 있다.
 
 특히 자신이 전문적으로 잘 하는 분야에 대해 그것을 남에게 알려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 대화에 참여할 때 자신을 그 대화에 묻어나오게 만든다. 즉 자신의 스타일을 남들이 알 수 있도록 하여 준다. 자신이 수동적으로 좋아하는 TV 속의 연예인에 대해 충성스런 팬으로서의 한마디를 남기는 것과 자신이 이번에 새로 쓴 습작 소설의 줄거리를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것 중에서, 후자가 조금 더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게 만들어주고 일방이 다른 일방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 깊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등학생은 많은 공부를 하지만 그러한 시공간적 배경에 의해 자신의 독특한 인간성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경쟁의 사회에 내몰린 이기적인 페르소나들의 집합이 아닌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집합으로 모여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만의 색깔,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니고 그것을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주어 남들과의 관계를 표피적인 관계가 아닌 심층적인 관계로 만드는 능력은 우리들이 일생에서 항상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과 공부와 경쟁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주되 내가 먼저 하지는 않는다. 그런 종류의 얘기가 진행되는 곳에서는 빨리 빠져나오려고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이기적인 공부 기계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것에 너무 진저리가 나서 이렇게 몇 문단을 써본다. 물론 세상의 많은 고등학교에는 자신이 열심히 하는 공부를 인생에서의 제일의 얽매임으로 삼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입혀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친구들이 수두룩하게 많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에게 나는 진지하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친구들끼리 서로 모여서 공부와 경쟁에 대한 얘기만 해도 서로가 가까워지는 기분과 서로에 대해 깊게 좋아하는 마음을 느낀다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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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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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 먹고 6시 반부터 혼정이 시작되는 9시까지 총 2시간 반동안 A4 3쪽 분량의 글을 썼다. 바로 새로 입학하는 12기 학생들을 위한 도움의 글이다. 선배가 얻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아름다운 산 교육의 장, 그것에 나도 뛰어들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었다. 과거에 학교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교과외 활동에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고, 지금에라도 학교의 발전과 다른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 내가 열심히 일하도록 결심했다.

 우리의 어드바이저 강문근 선생님에 대한 글은 1쪽 하고도 3분의 2쪽이나 된다. 12기 친구들이 처음에 마주치는 선생님과 잘 어울리고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기 위한 나의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글이다. 그리고 나는 12기 학생들이 11학년에 올라갔을 때도 고려하여 박윤상 선생님과 나병률 선생님에 대한 소개의 글도 썼다. 배려를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글은 일단 심사 대기상태로 박혜선 선생님과 꾸밈음/속삭임 멤버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맞나?) 아무튼 최선을 다해 썼으니 꼭 당선될 것이다.

2006. 11. 2.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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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연 인간은 활자로 인쇄된 책만을 읽고 직접 경험할 수 없는 세계를 완벽하게 간접 체험할 수 있을까? 그렇지 않다. 활자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에 그 활자를 읽고 내가 어떤 풍경이나 상태나 동작을 영사기에 투사하듯이 이해의 도면을 구상해 낼 수 있어야 한다. 17세기 유럽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 인간의 모습과 그 주위의 사회의 모습을 보여주는 영화, 요란하게 바뀌는 TV의 화면과 같은 것들과 접하지 않는 사람은 글만으로 이해하는 세계의 영역을 좁게 한정지어 놓기 마련이다. 형이상학적인 저서는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어떤 세계를 묘사하여 주므로 활자를 읽으면서 단순히 생각만 함으로써 완벽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지만, 그 외의 수필이나 소설이나 희극과 같은 대부분의 글에서는 글의 이해를 위해 반드시 배경 지식이 전제되어 있어야 한다. 인간은 우선적으로 직접 경험을 통해 자기 주위의 세상이 가진 모습을 보고 듣는다. 그리고 직접 경험으로 얻은 배경 지식을 바탕으로, 인간은 책을 읽어서 활자만으로도 간접 경험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른다. 그렇기에 단지 책을 닥치는 대로 읽기 전에 내가 과연 그 책 속의 활자를 통해 '완벽한 이해'에 도달할 수 있는지 곰곰히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배경 지식이라 함은 곧 이미지를 말한다. 한국에서 살던 사람은 한국에서 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직접 체험할 기회를 갖고, 따라서 한국에 대한 배경 지식을 저절로 쌓을 수 있다. 그래서 한국 사람은 한국에 관한 문학 작품이나 혹은 한국의 시사 이슈를 밝히는 글을 수월하게 읽을 수 있다. 있는 그대로의 한국의 모습이 무엇인지 이미 직접 경험을 통하여 일차적으로 알고 있기에, 올바른 영상을 바탕으로 활자 하나하나에 상상력의 흐름을 주입시켜 완벽한 이해를 할 수 있다. 그러나 만약에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6세기의 중국에 대한 소설을 읽는다면, 나는 똑같은 글을 읽고도 6세기 중국에서 생활해온 사람과는 다른 영상을 떠올리게 되고 결국은 완벽한 이해에서 약간 멀어지게 된다. 약간 멀어지는 이유는 내가 그래도 6세기 중국 사람들의 모습을 어렴풋이 추측하여 떠올려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과거에 어렸을 때 만화나 TV 등을 통해 중국의 문화를 간접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가능하다. 다만 주의할 점은 여기서의 간접 경험은 오직 활자만을 통하여 얻는 간접 경험과는 다르다는 사실이다.
 
 앞서 말한 중국 소설의 예를 가지고 계속 논의를 전개하자면, 한국 사람인 나는 6세기 중국의 참모습을 정확하게 떠올릴 수 있을 만큼 활자를 통해 이해를 할 수 있다. 이 말은 곧 내가 영화나 만화나 TV 등을 통하여 중국 사람들의 복식이나 중국의 자연 경관, 혹은 건물의 모습, 그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에 대한 인터뷰 등을 많이 접해보고 간접 경험을 많이 할 수록 활자를 통한 이해의 반경은 더욱 넓어진다는 사실이다.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이라면 그래서 다양한 매체와 끊임없이 접하여 지금 자신이 발을 딛고 생활하는 세계를 벗어난 미지의 세계에 대해서도 간접 경험을 통해 확실한 이미지를 쌓아 놓아야 하는 것이다. 문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나 문학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외국으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하고, 사진 찍기와 영화 감상을 좋아하고, 자신의 서재나 연구실에 외부 세계의 문화를 상징할 수 있는 조형물이나 장식품을 놓아두는 이유도 곧 그들이 간접 경험을 자연스럽게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앞서 정의한 배경 지식이 하나도 없더라도 활자만을 통하여 인식의 지평을 넓힐 수 있는 영역은 얼마든지 있다. 이러한 영역은 형이상학적이거나 관념적인 것이고, 논리의 싸움이 전개되는 토론의 장이거나 학습이 선행되지 않은 인간의 본성만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의 영역이다. 하지만 흔히 추상 명사라고 하는 단어들과 한자로 이루어진 많은 관념적인 동사들-우리가 논술에서 많이 볼 수 있는-또한 그 단어들이 의미하는 것을 이미지로서 기억하고 있지 않으면 결국 그 단어들의 조합인 한 편의 글 또한 이해하기 어려워지게 된다. 간단하고 당연하기까지 한 예를 하나 들어 보자면, '협상' 이란 단어를 읽고 나서 조금 더 이해를 높이기 위해서는 두 사람이 악수를 하는 장면이 순간 뇌리를 스쳐 지나가면 좋다. FTA협상을 진행하는 TV 뉴스를 평소에 보아 두었거나 학교의 임원으로서 협상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본 사람이라면 활자에서 '협상'이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을 완벽하게 알 수 있다.
 
  결국 어느 장르의 글에 상관없이 인간은 활자만으로는 상상력으로 대표되는 생각을 깊게 전개할 수 없고, 따라서 항상 다양한 매체와 접하면서 오감을 모두 이용하여 활자를 이해하려는 자세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책보다 영화를 좋아하고, 영화보다 여행을 좋아한다. 간접 경험은 아주 조금만 있어도 괜찮다. 티끌만한 간접 경험의 씨앗을 바탕으로 하여도 거대한 한 권의 책을 완벽하게 이해할 가능성이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이 때 티끌만한 씨앗은 나의 순수한 상상력에 의해서 거대한 나무로 성장하고, 그 나무는 가지에 알찬 이미지를 담고 있는 열매를 달고 있다. 그리고 나는 그열매의 껍질을 까서 활자와 함께 섭취하여 '완벽한 이해'에 도달한다. 인간이 아무리 생각을 하는 존재라고 하지만, 아무런 input 없이 진리를 향한 output에 도달할 수는 없다. 인간은 활자를 통해 생각의 날개를 펴기 전에 다양한 매체를 통한 간접 경험과 자신의 곁에 있는 세계를 통한 직접 경험을 멈추지 않아야 하는 운명에 놓여 있다. 물론 교양인이나 지식인이 되기를 원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세계를 느끼면서 만족하는 데 그치고 말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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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에 친구들과 대화할 때 나는 언제나 따분한 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는 것 같았다. 어떤 말을 해야 사람들이 웃을 수 있을까, 진지함에서 벗어나고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모든 친구들이 지금 열중하고 있는 어떤 즐거운 일에 대한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 와 같은 의문을 끊임없이 제기하기는 하다만 결국 나의 입은 진지한 말만 하고 곧 입을 다문다. 마치 국어나 영어나 제2외국어의 교과서에 나오는 대화만에 국한하여 말하는 듯하다. 즉 그들의 생활 자체와 관련이 있는 이야기를 하지 않고 사무적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정보를 주고받는 수준의 대화만을 하는 듯하다. 친구들에게 무언가 지식을 설명하고, 내가 오늘 무슨 일을 했는지 '나 오늘 ..했다' 식으로만 말하는 수준의 대화만이 오간다. 이런 대화로는 친구들과 '생활의 영역'을 공유할 수가 없다.
 
 나와 친구들이 '생활의 영역'에 같이 포함되어야 긍정적인 대화가 서로 이루어진다. 예를 들어 어젯밤의 자습시간 같이 한 방에 모여 스타크래프트를 한 아이들 예닐곱명은 다음 날 스타크래프트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다. 같이 스타크래프트라는 '생활의 영역'에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다음날의 잡담을 통해 친구가 곁에 있음을 알게 되고, 당연히 그 잡담은 모두를 웃게 만드는 성질을 갖고 있다.
 
 친구들의 생활을 가지고 평소에 친구들과 잡담을 주고받는 일은 건강한 인간관계를 형성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원자와 같다. 얼마나 작은 일상의 일부이며 또한 그래서 때로는 그 가치가 무시되기도 하는가. 잡담은 매우 긍정적인 대화의 종류다. 하지만 잡담이 인간관계를 더 굳게 만들고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는 대전제는 잡담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과거 혹은 현재에 어떤 공통적인 경험을 함께 겪었다는 것이다. 즉 사람들은 '생활의 영역'에 같이 포함되어 있거나 과거에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결국 교과서적인 단순한 정보 전달 형식의 대화, 아무런 인간관계의 발전의 에너지를 갖지 못하는 대화는 친구들과 공유한 '생활의 영역' 이 좁기 때문이다. 나를 다시 돌이켜 보았을 때, 평소에 나는 학교라는 공동체 안에서 친구들과 많이 만나고 같이 생활을 하긴 했지만 친구들과 공통적으로 몰두한 일(즐거움을 주는 일)은 없는 것 같다. 그러니 나는 학교에 소속되어 있고 내가 친구라고 부를 수 있는 많은 사람들을 곁에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평소에 친구들과 모여 서로가 모두 웃을 수 있는 잡담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이 이유를 깨닫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문제의 가장 밑바닥에는 나의 소심한 성격이 남겨놓은 잔해가 깔려있는지도 모르겠다. 아니, 그것만은 확실하다.
 
 만약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들과 '생활의 영역'을 잘 공유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일에 대해서 방관자의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다. '응, 어제 너 .. .했다며. 재밌었어?' 등과 같은 이야기만 튀어나올 뿐이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청자가 방관자인 화자에게 취할 수 있는 반응은 다분히 교과서적인 것이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 교과서적인 대화가 오가면 그 사람들은 절대로 인간관계를 더 공고히 할 수가 없다. 서로의 생활을 자극하는 즐거운 대화를 해야 한다.
 
 단 주의할 점은 이 대화가 그냥 잡담을 하는 수준에 머무른 대화이기 때문에 서로를 진지한 상태에 빠뜨려 울게 하거나 혹은 사랑스럽고 따뜻한 미소를 짓게 하면 안된다는 것이다. 사랑을 고백한다거나, 시험을 못 본 친구에게 진지하게 위로를 건넨다던가, 당연히 칭찬받을 일에 대해 칭찬하고 축하할 만한 일에 대해 축하해 주는 그런 대화는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긍정적인 '잡담' 이 아니다. 그것들 나름대로 반드시 필요한 때가 있고, 그래서 인간관계를 더 굳혀주는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이 남용되거나 혹은 어떤 사람이 그런 진지한 말밖에 할 줄 모른다면, 그 사람이 진지한 말을 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확고한 인간관계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런 진지한 말도 교과서적인 말에 포함된다. 소심한 사람들이 종종 이렇게 진지한 말로 다른 사람들을 사귈 수 있을 거라는 착각에 빠질 때가 많은데, 그것은 경계해야 할 제일의 대상이다. 소심한 사람이 일상에서부터 많은 친구들과 사귀기 위해서는 진지해지는 악습을 '깨부수어야 한다'.
 
 진지해야 할 때에는 진지하고, 평소에는 풍부한 유머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인간관계에서 성공한다. 그 사람은 때로 입에 종일 욕을 달고 다닐 수도 있고, 평소 행실이 그 공동체에서 정한 규칙이나 규정을 어기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은 사무적인 면에서의 성공에서 역효과를 불러올지 몰라도 '생활 속에서의 성공'에서는 성공을 지지하는 촉매가 된다. 내 주위에도 이런 모습을 가진 친구들이 꽤 많이 있는데, 신기하게도 그들에게서 '일상 생활속의 대화에서 주위 친구들을 강력하게 끌어모을 수 있는 능력'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다.
 
 한편 나를 돌이켜 보았을 때, 나는 평소에 소심했기 때문에 나의 모든 삶의 모습 중에서 다분히 교과서적이고, 평이하고, 진지하고, 남들에게 따뜻한 미소를 선사해 주는 페르소나만을 친구들에게 보여준 것이다. 평소에 교과서적으로 살고 자기 할 일만 열심히 하는 모습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나의 약점이 있으면 과감히 드러내되 그것을 유머러스한 화술을 통해 즐거운 웃음으로 환원할 수 있는 능력이 나에게 절실히 필요하다. 지금 나는 나의 약점을 드러내기를 꺼리고 있다. 왜냐하면 그 약점이 드러나는 순간에는 그것이 한순간의 조롱의 대상이 될 뿐 지속적인 웃음의 대상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당연히 조롱은 상당히 부정적이고 웃음은 내 딴에는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제 나의 문제점을 찾았다. 교과서적으로, 모범적으로만 살려 노력했던 나의 자기 기만적인 페르소나를 다시 한번 돌아보는 순간이다. 내가 왜 쉬는 시간이나 혹은 어떤 이벤트가 시작하기 전의 기다리는 시간에 대여섯명의 친구들 사이에 끼어 잡담을 주고받지 못하는지 알았다. 이것은 단순히 소심한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 나의 뇌를 감싸고 있는 교과서적 인간의 이데올로기와 부족한 대화 기술과 나의 약점을 숨기려는 비겁한 페르소나가 결합한 문제이다. 그리고 이제 나는 중요한 것을 깨달았으니 지금부터 나의 모든 모습을 드러내고 친구들과 함께 어떤 공동체에서 한 가지 일에 몰두하고, 그리고 나아가서 적당히 풀어진 마음을 통해 유머 감각을 얻어야겠다.
 
  소심한 성격을 다 고쳤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구나!
 
PS : 간지는 진지와 전혀 다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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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11시에 연세대학교 수시 2학기 전형 최종합격자 발표를 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그전부터 마음을 졸이고 합격자 발표 게시판에서 새로고침을 몇십번씩 눌렀더랍니다. 저도 초조한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점점 시간이 촉박해지니 어쩔수가 없더군요.

오늘 발표가 난다는 이야기는 이번에 10기 인문반으로서 같이 연세대 지원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찾아와서 결과가 발표되었다고 말했습니다.저는 아무 생각 없이 게시판에 들어가 저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치고 확인 버튼을 눌렀습니다. 정말 냉소적인 마음으로, 그 마음만이 저의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기에 무의식의 상태에서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좋았습니다. 저는 글로벌리더 전형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하여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끌어안고 기뻐하고, 어머니께 전화하여 울고, 멀리 있는 친구들의 문자를 받으며 미소 지었습니다. 선배님들께도 즐거운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제 블로그 열심히 관리하겠습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며 저를 다시 성찰하고, 저의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면서도 노력의 대가로 주어진 달콤한 과즙을 맛보겠습니다.

2006. 10.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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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의 계절에 어울리는 앨범을 순서대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저의 음악 스타일이기도 합니다.
계절에 따라, 날씨에 따라, 내가 지금 가고 싶은 장소에 따라 음악을 선곡해보세요.
인생이 더욱더 즐거워집니다.
 
봄 (3월~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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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지콰이의 Instant Pig
드라마 '내이름은 김삼순' 의 히트와 함께 부상한 앨범
탄산음료같은 음악은 언제 어디서 들어도 잘 어울린다
비가 오거나 구름이 낀 서울에서 차를 몰고 다닐때 들으면 참 좋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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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독맨션의 Funk
1집임에도 불구하고 엄청 많은 트랙으로 우리들을 즐겁게 해주는 앨범
트랙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하나하나에 공을 들인 흔적인 남아있다. 느낌도 가지각색이다.
우리 동네 노원이나 송파구의 신천이나 강남의 압구정이나 동대문 등
번화가를 혼자 거닐 때 듣고 싶은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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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ndigo의 My Fair Melodies
앨범이 가지는 깨끗함과 담백함은 잊을 수가 없다
흐린 뒤 날이 갠 날 도쿄의 풍경과 어울리는 음악
하얀 피부의 여고생이 생각나는 음악
산뜻한 일러스트와 함께 나른한 오후를 달래준다
특히 내 생일이 있는 5월 중순에 들으면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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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은의 Romantic 2
90년대 최고의 사랑노래를 리메이크한 앨범
곧 결혼하실 분이 녹음하셔서 그런지 곡의 분위기도 사랑스럽다
옛날의 음악을 좋아하던 사람은 화창한 날에 들으면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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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on Ground의 Old Fashioned
남자 열댓명이 모여서 만든 그룹이 개성 넘치는 음악을 만들었다
남자 멤버로만 구성되어서 그런지 남자들의 감성을 자극한다
홍대나 신촌에서 노는 20대 초반의 젊은이들과 어울리는 음악
나도 곧 이 앨범의 분위기를 직접 느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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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unt Mary의 My Aunt Mary
앨범 자켓은 어둡지만 안에 있는 곡은 조금 더 밝다
구름이 조금 끼었지만 화창한 날 서울에서 들으면 좋은 음악
서정적인 인디락을 만나고 싶을 때에는 잠시 현실에서 벗어나
이 앨범을 듣고 공연장에 있는 마음을 가져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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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hn Mayer의 Inside Wants Out
순수하고 소박하고 푸근한 영국 청년이 부르는 노래
그래서 왠지 부드럽게 화창한 날의 한국과도 잘 어울린다
일상의 소상한 일과 한 남자의 속마음을 그대로 전해주는 가사를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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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철의 Organic
영국에 John Mayer가 있다면 한국에는 이한철이 있다
소박한 느낌과 앨범이 주는 편안함이 우리들의 귀를 즐겁게 한다
대학로의 화창한 낮에 들을 만한 음악





 
 
여름 (6월~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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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d Hot Chili Peppers의 By The Way
더운 여름 습도는 높고 불쾌지수도 높아지는 때
몸과 마음에 점점 쌓여가는 스트레스를 분출해 주는 음악
라이브와 똑같은 사운드가 마치 소방차 호스에서 나오는 물과 같이
마음 구석구석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나는 2003년 2월 뉴질랜드의 더운 여름에 이 앨범을 즐겨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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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unch의 Imagine
강도 높은 Rock이 더운 여름에도 잘 어울린다
그 와중에서도 간간히 들려주는 서정적인 음악
마치 햇빛이 쨍 하고 뜨다가 금새 구름이 끼는 런던의 하늘처럼
우리의 마음을 움직여주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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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sula 1000의 Ursadelica
본격적으로 파티 모드에 돌입했다
혼자서 즐기는 파티여도 괜찮다. 이 이어폰을 끼고
70분간 이어지는 리믹스를 듣다 보면
시원한 라운지 음악부터 고급스런 보사노바와 삼바도 등장하고
나중에는 힙합과 디스코로 이어진다
더운 여름 시원한 지하 플로어로 떠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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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sker의 Skylab
멋진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음악으로 가득찼다
높은 톤이지만 차갑고 냉소적인 느낌을 주는 여자 보컬과
말하지 않아도 차가운 느낌을 주는 전자음이 만나
약간의 우울한 기분과 함께 현실에서 잠깐 벗어나는 여유를 준다
나는 이 앨범을 들을 때 일산의 라페스타가 생각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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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Aunt Mary의 Just Pop
서울의 일상을 떨쳐버리고 저 멀리 산과 바다로 떠나고 싶을 때
MT 등과 같은 때에 친구들과 같이 떠날 때 듣고 싶은 음악
오늘만큼은 즐겁게 놀 수 있는 사람들이 모인 홍대 클럽과 어울리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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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sula 1000의 Kinda' Kinky
혼자 집에 있을 때 우둔한 삶에 명랑한 스타카토를 띄워주고 싶다면
이 음악을 들어보라. 라운지 음악의 전문가 Ursula 1000이 들려주는
귀엽고도 시원한 음악 세계가 분위기를 바꿀 것이다
아티스트 본인은 60년대 풍요로운 미국을 생각하며 작곡을 했다고 하지만
내가 느끼기에는 에어컨을 틀고 집에 있을 때 틀면 좋을 것 같다
장르가 Chill-out/lounge이기 때문에 원래는 돈이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어떤 사업적인 목적을 가지고 모일 때에 트는 음악으로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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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Match의 Type III
아직은 햇살이 뜨겁고, 8월 초가 되면서 휴가철이 왔다
바다로 떠나는 이 때  자동차를 몰고 이 음악을 들어보라
한가한 마음과 가슴 속까지 느껴지는 시원한 바닷바람
그리고 한여름밤의 꿈..
이런 즐거운 기분이 나를 감싸고 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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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Match의 Quattro
3집의 분위기의 바톤을 그대로 이어받았다고 할 수 있다
해변에서의 즐거운 나날을 다 보내고 이제 파리와 로마의 시내를 돌아볼 차례
조금은 안정된 분위기에서 저무는 여름과 함께 약간의 서늘함도 느낄 수 있다
기분 좋은 가을에 입성하기 전에 섭섭한 여름을 떠나보내는 음악
 


 
가을 (9~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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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Match의 ♭5
이제 본격적인 가을이고 서늘한 기운이 하늘과 땅에 펼쳐진다
Quattro가 여행을 끝나고 돌아오는 아쉬움을 남겨준다면,
이 앨범은 다시 만난 가을을 느끼는 즐거움을 선사해 줄 것이다
밝은 파스텔 톤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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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dy Dulfer의 Girls Night Out
서늘한 가을 드라이브를 하고 싶다면 이 음악을 들어라
차가운 느낌의 암스테르담이나 프랑크푸르트에서 직선 도로를 달리는 기분이 든다
색소폰 연주자인 Candy Dulfer도 네덜란드 여자니까 그런가?
시원한 바람을 느끼며 하얀 빛이 쏟아지는 가로등 사이를 달리고 싶을 때 듣는 음악
고급스러운 어른 취향을 좋아하는 사람은 좋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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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ying Nut의 OK 목장의 젖소
연세대학교의 분위기와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크라잉넛의 음악
가을에 여러 대학교에서 축제가 한창인데 그런 축제와도 어울린다
OK 목장의 분위기가 메인은 아니지만 자유로운 20대 대학생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밴드가
들려주는 자유로운 창작의 즐거움으로서의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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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n Folds Five의 Ben Folds Five
밖은 춥고, 나와 친구들은 지하에서 같이 음악을 하고 뛰어논다
대학로의 샘터 파랑새극장에 들어가는 많은 사람들의 행복한 표정과 어울리는 음악
낙엽이 떨어지는 대학로의 밤, 빨간 벽돌의 벽을 따라 걸으며 듣고 싶은 음악
뉴욕에도 화려한 마천루와 함께 작은 코미디 극장과 연극장이 있는데,
그런 곳과도 잘 어울린다 (Ben Folds Five는 North, South Carolina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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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우림의 청춘예찬
미국의 7~80년대 팝송을 리메이크한 음악
비가 오거나 짙게 흐린 날 연대 앞에서 듣고 싶은 음악
원곡을 따라 듣게 만드는 중독성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묘한 매력과도 어느정도 관계가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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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소년의 꿈의 일부
1집과 많이 달라져서 Funk의 요소도 가미되고, 강한 비트도 첨가되었다
그래도 변하지 않는건 그들의 순수한 분위기
휴일의 맑은 날 아침, 그리고 그날 저녁까지 듣고 싶은 음악
홍대에서 만나자는 가사가 음악과 참 잘 어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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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vid Benoit의 Right Here, Right Now
피아니스트인 브누아는 경쾌하고도 똑똑한 음악을 들려준다
고급스럽기도 한 이유는 재즈의 화성을 사용해서일까.
바쁜 생활을 하는 뉴요커의 일상과 잘 어울리는 음악
그래서 이 음악을 듣는 나도 바쁜 학교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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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is Match의 After Six
(어떻게 하다 보니 3집에서 6집까지 다 소개하게 되었다
그만큼 좋다는 뜻이다)
오후 6시 노을이 지는 도쿄에서 다음날 오전 6시 이후까지의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14개의 트랙
각 곡마다 서려있는 보컬 미즈노 마리의 목소리는 화려하게 밤 거리를 누비는 젊은 여성을 떠올리게 한다. 그리고 자정이 넘은 뒤에는 (즉 8번 트랙부터) 아무도 없는 차가운 거리의 풍경이 슬픈 멜로디와 함께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진다.
밤 늦게 일하거나 공부할 때가 많은 때 힘든 밤을 환상 속에서 보내게 해 줄 수 있는 음악
실제로 내가 가끔씩 새벽 2시까지 공부할 때 이 앨범을 듣는다
 
겨울 (12~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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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주소년의 재주소년
서울의 겨울에서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을 담은 최고의 앨범
사랑하는 사람을 그리워하고, 예전의 학창시절을 그리워하고,
눈 오는 풍경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는 음악
서정적이고 순수한 마음을 가진 남자의 감성이 어떤 것인지 알 수 있게 해주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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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스의 노올자!
약간 천재적인 기질이 있어서 대중성과는 거리를 둔 그들이지만,
그 천재성이 오히려 음악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다시 불타오른다
추운 겨울에 뜨거운 에너지를 느끼게 해주는 앨범
90년대 중반의 약간은 촌스러운 초기의 락 음악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2집까지 내고 사라진 긱스를 꼭 들어보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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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und Providers의 Looking Backwards: 2001-1988
겨울과 어울리는 따뜻한 랩을 들려주는 그들
마치 에스프레소 향 가득한 뉴욕의 카페에서 식상한 재즈 음악을 멈추고
자연스럽게 Rhyme을 커피에 녹아내는 듯한 음악이다
그래서 단순한 비트 혹은 욕설이 난무하는 가사를 배제한
깔끔하고 고상한 랩 음악이 우리의 귀에 꽂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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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uvelle Vague의 Nouvelle Vague
프랑스의 라운지 그룹이지만 파리의 복고적인 색채를 배제한
그들의 현대적인 느낌은 바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왠지 모를 안락함을 선사해 준다
따뜻한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으면서도 라운지의 차가움을 동시에 지니고 있는 음악
귀여운 척 하다가도 일상으로 돌아가면 냉정한 이성을 되찾는 소녀가 생각나게 하는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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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 Ton Shoe의 Resoled & More
시카고 출신의 Two Ton Shoe가 가지는 매력적이고 천재적인 Rock의 세계가 귀에 들어온다
특히 조밀하고도 섬세한 그루브를 펼치는 드럼이란..
드럼을 아는 사람은 꼭 들어보아야 할 명반이다
가사는 약간 사회를 비판하는 듯한 냉소적인 느낌이어서 전체적인 앨범의 분위기도 남성적이고 차갑다. 하지만 그루브가 듣는 사람의 마음과 몸을 덥히고도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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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id House Kings의 Sing Along With Acid House Kings
스웨덴의 포크 그룹이었던 이들은
스톡홀름의 차가운 공기와 해가 지지 않는 호숫가의 풍경을 그대로 전해준다
듣기만 해도 핀란드의 휘바 아저씨가 생각나고 함께 모여 맥주를 마시는 마을 사람들이 떠오른다
또한 이 앨범은 지난날을 추억하는 따뜻한 마음도 같이 전달해주는 앨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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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ardigans의 Life
역시 스웨덴 출신이지만, 느낌은 파리의 환상적이고 복고적인 풍경에 더 잘 어울린다
그래서 일부러 앨범 자켓도 1960년대 광고 포스터처럼 만들어 놓았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에서 Andrea가 Miranda를 따라 파리로 떠나고, 그곳에서 다른 잡지 편집자 남자와 사랑에 빠질 때, 바로 그 때 어울리는 앨범이다
나긋나긋한 보컬이 감정 없는 오늘날에서 벗어나 옛날을 추억하게 만들어주는 음악
추운 2월의 파리를 회상하게 하고, 유람선을 타고 빛나는 에펠탑과 노오란 나트륨등 반짝이는 파리 시내를 신기한 듯 돌아보던 그 때를 되돌아보게 하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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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의 Panic 04
내향적이면서도 열정적인 분위기를 항상 보여준 그들
이번에도 예외가 아니다. 공백 기간이 길었지만 그들의 이미지가 변하지 않아서 참 반갑다.
그들의 사회 비판적인 가사와 호소력 또한 변하지 않았고, 냉소적인 음악이 다시 빛을 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집에는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고 추운 겨울을 눈 녹듯 녹아내리게 만드는 음악이 많이 들어있다. 반짝이는 조명이 있는 서울의 번화가, 명동 같은 거리의 행복한 사람들이 떠오르는 음악이 그것이다.
 
 
어때요, 계절과 참 잘 어울리죠?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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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면접이 드디어 끝났다.
생각보다 수월했고 부담이 없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라 그런지
나는 나를 표현하고, 전문 지식으로 전공 관심을 말했으며, 그리고 친절한 모습으로 교수님들을 대했다.
지금 나의 면접을 반추해 보아도 흠 잡을 데 없고, 아무튼 오늘 오전에는 모든 상황이 순조로웠다.
내가 건드릴 수 없는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 보아도 좋은 결과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내가 언제나 경계하듯이 교만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상태에 도달하기로 했다.
 
면접이 끝나고 민사고 선배님들과 만나서 연대앞 복성각이라는 곳에 갔다.
그곳에서 15명 들어가는 방을 하나 잡은 뒤 그곳에서 8,9,10기가 한자리에 모였다.
여러 대화가 오갔지만 나는 역시 후배라 그런지 선배님들과 할 대화의 주제가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도 옆에서 많은 선배님들, 특히 3학년 9기 선배님들과도 동석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우리 학교 사람들 중에서 내 누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분을 발견했다.
 
오후에는 엄마를 만나 명동에서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매진이 수두룩하여 그냥 집에 왔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왔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라 하고 있다.
하지만 답은 곧 나를 편히 쉬게 하는 일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본다.
 
Rest

2006.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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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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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은 그 사람이 이 세상의 모든 진리를 폭넓게 꿰뚫고 있지 않아도 충분히 다른 사람을 설득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잘 아는 분야의 담론을 마치 홈이 파져있는 선로를 따라 모노레일이 움직이듯이 끌어나가면 누구나 그 의견을 일차적으로는 수용한다. 비판은 발언이 끝난 후에 그 의견을 받아들이는 사람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적 능력과 그 발언을 대조해 본 후에 이어진다. 즉 어떠한 불완전한 주장이라도 정당성을 가진다.
 
  면접에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거나 사설과 칼럼 등에 자신의 생각을 글로 써 나갈 경우에는 그것이 사실적인 사례에 대한 조망이 부족한 불완전한 주장이라도 정당성을 갖는다. 그 담론을 듣는 사람은 그 사람이 당연히 최근 벌어진 시사의 모든 소식, 지금까지 인류에 중대한 영향을 끼쳐 온 사회과학자의 이론, 그리고 지금까지 있어 왔던 모든 정치인이 가졌던 사상과 주장을 모두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자신의 주장을 펴는 사람은 항상 현실 속에서 볼 수 있는 사회 현상이나 사건의 호수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한 컵을 떠올 뿐이다. 그리고 자신이 가야 할 모노레일의 노선이 아닌 그것과 90도로 교차하는 다른 노선에 대해서는 차마 그 노선을 달릴 엄두조차 못 낼 것이다.
 
 개인의 의견이나 주장은 불완전하고, 언제나 비판의 여지를 남긴다. 규범적 진술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발언 혹은 글인 이상 반증 가능성은 언제나 있다. 하지만 그 의견이나 주장에서 문제는 그 사람이 호수에서 담아오는 한컵이 얼마만큼 많은 물을 담아오는가다. 즉 그 사람이 알고 있는 사실의 양이 중요하다. 누구나 모든 인간이 딛고 서 있는 이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에서 근거를 채취하여 발언을 뒷받침하는데 사용한다고 가정한다면, 근거가 많을 수록 그 사람의 주장이 더 많은 설득력과 정확성을 얻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자신이 손에 쥐고 있는 물컵이 정말 손에 앙증맞게 쥐어질 정도로 작고, 이 컵으로 저 멀리 있는 지식과 사실의 호수에서 물을 떠온다 해도 그것이 나의 의견을 뒷받침하는데는 너무 미약하다고 생각할지라도, 일단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을 피력해야 하는 때가 오면 용기를 내어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일단 내가 파 놓은 모노레일의 노선을 따라 달려야 한다. 면접과 같은 실제 상황에서도 답변을 시작하기 전에 깊이 생각하고 내가 끌어올 수 있는 지식을 모두 끌어 온 후에, 내가 아는 지식의 범위 안에서 논의를 전개해야 면접에서 최소 요건인 발언의 완성은 달성할 수 있다. 어쩌면 그렇게 많은 사실적 근거를 필요로 하지 않아도 될 수도 있다. 자신만의 독창적인 이론을 만들어서 오직 언어적인 측면에서만 그것을 들었을 때 조차도 그 발언이 타당하다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논의를 하는 주제에 따라 사실적 근거를 많이 끌어오면 끌어올수록 더 좋은 의견을 만들어내는 경우가 있고, 도저히 내가 예전에 책에서 읽었던 문학이나 사회과학의 지식을 끌어오기가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반면 자신만의 논리성을 갖추는 일은 어느 경우에서나 필요하기 때문에 이것이 가장 중요하다. 사실 나도 이 '사실적 근거' 가 어느 지식의 범위까지를 포괄하는지는 확실한 입지를 갖고 있지 못하다. 어쩌면 내가 신문을 읽지 않고도, 유명한 저자의 책을 읽지 않고도 알고 있는 지식만으로 '나는 사실적 근거를 많이 끌어오는구나' 하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나의 생각도 치밀한 사전 조사가 없이 말한 것이지만 일단 정당성을 갖는다. 하지만 내가 현실 속에서 많은 사례와 근거를 끌어올 수 있다면 논의는 더욱 풍부해지고 면접의 경우에는 면접관에게 더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자신이 현실의 정황을 완벽히 꿰뚫고 있지 못하다고 해서 주눅들기보다는, 일단 용기를 내어 말을 하고 글을 써야 한다. 왜냐하면 이 세상의 어느 인간도 세상의 흐름이 계속 생산하는 이론과 사건과 특정인의 주장에 대해 모두 다 알고 있지 않기 때문이고, 불완전한 주장이라도 그것을 경청하는 것은 청자와 독자의 제일의 의무이기 때문이다.
 
 
  연세대학교 면접을 준비하는 친구들, 그리고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다.

2006. 10. 18.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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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끝이 아니다

    내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더 나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주 프랑스 일등서기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지금 이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에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희열을 느낀다면 나 자신의 꿈을 향한 열정과 모순되는 희열을 갖는 꼴이 된다. 왜냐하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만으로 완전히 만족하여 버리면 내가 여기 머무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럼 이는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는 나의 의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주는 교육만을 가지고는 내가 나의 꿈을 달성하는 데 부족하다는 결론을 자연스레 얻게 된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지만 내가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준비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과 지식은 하루에 1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매일 습득하려는 의지와 여유를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둘째 꿈은 가지되 구체적으로 갖자

   내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외무고시나 JPO를 준비하여 외교관이 될 준비를 하기 위해 외교통상부 소속 혹은 그의 지원을 받는 공무원이 되는 일은 지금 내가 일단 내다보아야 하는 일이다. 물론 그를 위해 대학교의 4년과 추가적인 학위 받는 일에 매진해야 하겠지만, 지금 내가 앞날의 5년을 어떤 치열한 노력으로 보낼 것인가 미리 보아두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막연하게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 사람은 결국 외교관이라는 꿈을 이룰 수 없다. 정말로 현실 안에서 외교관이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떠한 자격을 획득하여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자가 되는지 그 과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꿈을 갖는 자는 앞으로 그 사람이 나아갈 길을 개척해 놓은 셈이다. 즉 5년 앞을 내다본 사람은 5년 후에는 5년 후의 내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사람이 추가적이고 한계적으로 발전한다고 가정할 때 한계적으로 발전하는 delta값을 미리 알고 계획해 놓으면, 그 추정값에 근접하도록 나의 능력값이 증가한다. 꿈을 크고 높게 가진 만큼 많은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발전은 그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꿈이 구체적이지 못할 때에는 허황된 망상에 불과하다.


 셋째 아무리 소박한 삶이 좋아도 세상에서 능력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꿈을 크게 갖자

  나는 지금 블로그를 이렇게 써나가듯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을 참 좋아한다. 서울에서 살아가면서 그 소박한 정취에 흠뻑 취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 큰 꿈을 가질수록 더 성공하게 되는 때에 살고 있는 내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매혹되어 정작 이 시기에 가져야 할 큰 꿈을 갖지 못하면 나는 작은 꿈만 가지고 내가 본래 원했던 삶으로 도착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치열한 내적 성숙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금부터 나의 삶을 그 꿈과 조화를 이루도록 전환해야 하겠다. 단 소박한 삶을 좋아하는 자의 여유는 나의 삶 속에 영원히 남겨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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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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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교과서를 읽다가 국가의 경쟁력에는 물론 가격 경쟁력이 있지만 디자인, 브랜드 이미지와 같은 비가격 경쟁력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국가 이미지가 그 국가 내에 소속된 기업 전체의 이득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알았다. 평소 물질적 이익과 손해에는 냉철하나 감정이나 아름다움에 관한 향유에 대해서는 우둔한 자들에 대해 극도의 혐오감을 가지고 있었던 나로서는 참 기분 좋은 말이었다. 국가 이미지라는 문화적이고 예술적인 가치가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니, 이것은 매우 기쁜 일이다.

 한 국가가 앞으로 경제 성장을 이룰 잠재력을 평가할 때 무조건 국가 이미지만으로 평가할 수는 없지만, 나와 같이 디자인과 이미지를 중시하는 사람들에게 국제적으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기업으로 성장하려면 이것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몇년 전부터 중국이 새로운 경제 발전 국가로 도약하고 2020년 경에는 미국만이 중국의 세력에 대항할 수 있을 정도로 세계의 경제 구조가 바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인구 수와 거대한 투자 유치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루고 있는 것일 뿐 그 속에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다. 최근 그들이 위안화 절상으로 지나친 무역을 단속하고 경기를 연착륙하려는 노력을 보이는 현상은 대공황과 같은 사태를 방지하기 위한 미연의 결단이지만, 연착륙을 넘어선 중국의 문제가 있다.

 중국의 소득 분배가 상당히 불균등하고, 정부의 투명도가 매우 떨어진다는 사실은 많이들 알고 있다. 하지만 나는 국가 이미지의 측면에서 중국을 이야기하고 싶다. 중국의 국가 이미지는 무엇으로 정의할 수 있을까. 깊이 생각해 보아도 나의 머리로는 긍정적인 단어가 떠오르지 않는다. 거대한 것을 좋아하는 성격 탓인지 거대 자본을 투입해놓고 정작 아름다움의 가치는 결여한 그들의 자동차, 그리고 자동차 전시장. 황금과 같은 귀중품을 좋아해서 이러한 부피가 작고 고가인 상품에는 호의적인 모습. 그래서 황금으로 도금한 호텔에서 돈 많은 화교들이 바이어들과 열심히 협상을 벌이는 멋진 광경이 펼쳐지고, 돈 많은 샹하이의 부호들은 귀금속을 전문적으로 파는 빌딩 규모의 Shop에서 물건을 사는 한편 그 주위의 서민들이 사는 환경에는 아무런 신경을 쓰지 않는 모습. 한국의 방송 프로그램, 연예 프로그램, 드라마, 혹은 영화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품질과 내용 면에서 질적 열세를 보이는 콘텐츠. 한마디로 '예술이 무엇인지 모르고 호화로움만 추구하는 이미지, 거대한 자본으로만 무장한 듯한 이미지' 가 나에게 박혀있다. 그들이 유럽의 다른 과거의 선진국들과 비교했을 때 유별나게 특징적으로 잘 생산하는 상품이 무엇이 있는가. 그들은 모든 산업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하고 있을 뿐 특정한 국가 이미지를 추출하여 그것을 주력 상품에 주입하려는 노력은 하지 않고 있다.

 그와 반대로, 근면한 일본인의 모습을 대변하는 소니와 토요타, 세련된 프랑스인의 모습을 보여주는 루이비통과 샤넬 그리고 많은 Haute Couture와 Prete a porter, 그리고 핀란드의 국제적인 시각을 보여주는 노키아 등은 모두가 각 국가가 대변하는 이미지를 머금고 있다. 그리고 국가의 경제 정책 또한 국가의 이미지가 무엇인지를 잘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주력 상품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으로 나아가고 있는 실정이다. 국가 이미지를 대외에 알리는 데 심혈을 기울였기 때문에, 국제적으로 그 국가의 상품을 국가 이미지와 함께 소비하고 싶은 사람들이 이러한 상품의 수출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럼 한국의 국가 이미지는 무엇이 좋을까? 한국 또한 중국과 같이 특정한 이미지를 국제적으로 내세워 놓는 작업을 완료하지 못한 상태이다. 그러기에 앞으로의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이 가질 수 있는 긍정적인 이미지를 확립할 필요가 있다. 나는 한국만이 가진 ''과 ''의 가치를 경제적인 재화나 서비스에 접목시키는 방법을 제시하고 싶다. 유교의 영향으로 조선시대 때부터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듣고 600년의 세월을 한결같이 지켜온 우리나라는 모든 사람이 정과 효에 대해서 완벽히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인간미가 넘치는 한국의 이미지를 녹여낼 수 있는 국제적인 상품 혹은 서비스를 발견하고 그것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한 국가의 국제 경제 발전은 환율의 날렵한 조절과 많은 투자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국가의 이미지를 신중하고도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꾸어서 전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한국은 무엇이다' 라는, 그 '무엇' 에 대한 답을 제시해주는 날이 올 때 한국의 입지는 더욱 높아질 것이다. 나아가 한국에 대해서 새발의 피만큼의 정보만 듣고 있는 저 멀리 대척점에 위치한 소시민 한 명조차도 한국 하면 '인정많은 사람들이 넘치는 곳' 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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