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적으로 행동하고 단체의 규범을 준수하라 (K양)
다른 사람과 친밀함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우선 내가 남 앞에 떳떳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보고 말할 수 있도록, 그 사람이 나에게 어떻게 응수하는지 걱정할 필요가 없도록 나는 우선적으로 지금 나의 생활 환경에서 요구되는 도덕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인간은 건전한 대인관계를 만들기 위해 개방된 공간에서 살아간다. 개방된 공간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서로에 대해 감시할 수 있고, 서로의 언행에 대한 평가를 내릴 수 있다. 자신이 건전한 인격을 형성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이 도덕성임은 말할 필요가 없다.
같은 학교에 있는 친구들 사이에서는 학교의 규칙을 지킨다는 전제 하에 친구들과 대인관계를 얽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학교의 규칙이 여기서 이렇게 중요한 이유는, 규칙을 어기는 사람에게 가해지는 비판이 매우 잔혹하다는 것이다. 물론 사소한 규칙을 많이 어겨 선생님 혹은 학생자치위원회에게 지적을 많이 받아도 대인관계에는 아무런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인간이라면 의당 지켜야 하는 규범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다면 그 사람의 이미지는 추락하고 결국 그 사람은 개방된 공간에서는 친구를 사귈 수 없다. 그는 친구를 만든다 하여도 자신과 똑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과 관계를 만들 수밖에 없다. 결국 같은 단체에 소속한 개인들로서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면 개인들은 그 규칙에서 벗어나지 않은 상태에서 서로 예의를 갖추고 만나야 한다. 대규모의 인간들이 함께 규칙을 어긴다면 그 관계는 병든 인간관계이다.
유연하게 흘러가는 기분 좋은 대화를 주도하라 (C군)
대화를 할 때에는 청자의 기분을 항상 좋게 해 주어라. 새로 단장한 머리 스타일이나 패션과 같은 사소한 겉모습에 대해 칭찬을 해주고, 다른 사람이 겪은 기분 좋은 일을 다시 그 사람 앞에서 언급해 줌으로써 그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주어라. 청자가 수치심이나 열등감을 느낄 만한 기억을 되살리게 하지 마라. 자신은 이러한 노력을 하지만 만약 자신이 청자로서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하거나 혹은 같은 활동에 참여할 때 주위 사람에게 마음의 상처를 받을 경우에는, 그 상처를 일단 겉으로는 숨겨라. 그리고 다음에는 그 사람이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그 사람에게 쏟아붓던 호감을 잠시 끊어 놓아라. 즉 같이 대화를 하기는 하지만 칭찬과 같은 움직임은 자제하라는 뜻이다.
말은 대인관계에서 다른 어떤 것보다 중요하다. 겉으로 표현하는 대화, 직접 보여주는 행동, 마음 속의 결심 등이 내가 정의하는 '움직임'인데, 내가 주도하는 움직임에는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다. 그리고 그 스펙트럼의 80%는 언어라고 해도 무방하다. 따라서 언어가 가장 중요하고 대화가 인간관계를 위해 필수적이다. 따라서 기분 좋은 대화를 위해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만남으로 대인관계를 형성하고 향상시키기 전에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다른 사람과 만나기 전에는 그 사람과 이야기할 화제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 보고, 특히 그 사람의 기분을 좋게 하고 그 사람에게 호감을 선사할 만한 주제를 구상해 보아야 한다. 이러한 화제가 적시에 적절하게 등장하고, 또 풍부하게 번성해나가도록 하는 것은 자신이 평소에 얼마만큼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는가에 달렸다.
의무에서 벗어나고 나아가 자신의 스타일을 투사하라 (K선생님)
다른 사람을 만날 때에는 평소의 심각한 상황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서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이' 혹은 '볼 건 다 본 사이' 의 경우에는 서로의 심각한 내적 고민도 이야기할 수 있다. 하지만 새로운 사람 혹은 이제 막 친해진 사람과 만날 때에는 얼굴에 즐거운 낯빛을 띠고 서로에게 즐거움을 줄 수 없는 자신의 의무에 대해서는 관심을 끄고, 다른 사람과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자신의 성향을 드러내는 것이 필수적이다. 의무는 내가 누구인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는 있지만, 다른 사람이 설레고 즐거운 마음으로 그 모습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전혀 없다. 반면에 의무에서 벗어난 자기 스타일은 호기심과 설레임과 기대감이 하나로 응축된 즐거운 촉매제로 다른 사람에게 다가온다.
나아가 자신의 의무와는 무관하나 자기의 스타일을 말해주는 취미와 특기를 실제 행동에 옮김으로써 다른 사람과 함께 하는 시간을 만든다면 더 좋다. 만약 자신이 방관자의 입장에 서서 특별히 활동에 참여하는 일 없이 다른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른 이들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이라면, 그 사람은 지금 하는 대로 계속 자신이 가지고 있는 대화의 힘을 유지하면 된다. 한편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려는 적극적인 사람은 자신이 가진 '호감을 불러일으키는 스타일'을 행동에 투사하면 된다. 예를 들어 공부만 하던 사람이 평소에 다른 친구들과 연습하던 라틴댄스를 가지고 학교 친구들이 모이는 파티에서 공연을 한다면 그 사람은 자신의 이미지를 공연을 통해 주위 사람들에게 심어주게 되고 그 사람의 인지도 또한 높아진다. 평소의 고리타분한 모습에서 벗어나 해방된 인간의 이미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때 그 사람이 만나는 사람들은 시종일관 즐거워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평소의 모습에서 180도 바뀐 새로운 모습으로 신선하게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은 평소에 다른 사람을 즐겁게 해주는 사람보다 배가된 인기와 친분을 얻게 된다. 단 이때 의무에서 벗어나 자기 스타일을 투사한 사람은 자신을 지켜본 다른 사람들과의 충분한 대화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 만약 자신과 대면한 사람이 심각한 상태에 빠져 주구장창 자기 공부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고 생각해보자. 그 사람은 저번 시험 문제를 가지고 와서 이렇게 말한다. "이거 이제 좀 많이 까먹었어. 조금 있으면 대학 포트폴리오 준비해야지. 너는 그동안 학교에서 한 일 중에 서류에 끼워넣을 만한 일들 많이 해봤어? 나는 없는데, 어떻게 해서라도 만들어보긴 해야겠다." 항상 이러한 종류의 말만 하며 친구들과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게는 친구가 있어도 있는 것과 없는 것에 별반 차이가 없다. 우리는 즐거운 교제를 위해서는 의무를 대화의 테이블에 올려놓지 말아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
주위 사람들과의 교제를 늘리려면 때로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제쳐두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하다. 때로는 사적인 일과 공적 자리에서의 만남이 겹치는 시간 등으로 상충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때에는 신중한 판단으로 사적인 일의 비중을 최적화해야 한다. 하지만 내가 정말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면 의무가 대인관계에 우선한다. 나아가 내가 친하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같이 지내는 시간이 적다고 해도 아직 그 사람과의 친분은 변하지 않는다. 하지만 내 의무에서 벗어나 다른 사람과 만나려는 노력은 끊임없이 해야 하고, 결국 그러한 노력은 나와 다른 사람 사이의 친밀한 정도가 장기적으로 완만한 상승곡선을 그리도록 만들어 준다. 의무에서 벗어난 여유로움과 그것에서 자연스럽게 배어나오는 개인적인 스타일은 우리가 인간관계에서 상당한 점수를 얻게 해줄 것이다.
유머를 가진 다음 본능에 충실하라 (Y선배님)
다른 사람들 앞에서 자신의 깨끗한 모습, 남을 위해주는 모습, 나를 낮추는 모습만 보여주려 하는 사람은 절대로 다른 사람과 폭넓게 사귈 수 없다. 깨끗한 모습은 비록 그 모습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본래 모습이라 할지라도 때로는 다른 사람에게 가식으로 비추어질 수 있다. 우리는 '인간적인'이라는 단어의 뜻을 잘 알고 있어야 하는데, 내 생각에는 인간적인 사람은 '수많은 매력과 성격의 장점을 가지고, 그에 반하는 수많은 결점도 가지고 있으면서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사람' 이다. 그리고 본능에 충실한 사람은 그 사람이 다른 사람과 친해지려는 노력을 마음 속에 지니고 있는 한 어떤 행동을 할지라도 장기적으로는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다.
사실 본능이 무엇인지 정의하는 과정이 있어야 하지만, 그것을 정의하기에는 쉽지 않다. 하지만 자신이 다른 사람에게 잘 보이려 노력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은 본능에 충실하다고 말할 수 있다. 쉽게 말해 내숭의 반대가 본능이다.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 가지는 호감은 대화를 통해 일차적으로 나타난다. 그 사람은 말을 내뱉을 때마다 다른 사람을 웃게 한다. 웃어야 하는 상황이 떠오르면 그 웃음을 속으로만 감추고 있지 않고 즉시 다른 사람에게 말 한마디라는 매개체로 전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본능에 충실한 사람도 일상생활 속의 유머러스한 요소를 잡아내는 능력이 뒷받침되어야 대인관계를 원활하게 할 수 있으며, 아무런 유머 없이 본능에만 충실하면 그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욱하는 성질의 인간'이라는 칭호를 달게 될 것이다.
본능에 충실한 성격이 좋은 쪽으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질 때는 대화가 주축이 되는 모임이다. 자신의 솔직함과 유머러스함을 보여주는 대화는 오랜 시간의 노력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체득해야 할 것이다. 대화의 종류에도 여러 가지가 있고, 처음 말을 꺼내는 동기에도 상당히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이다. 모임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속마음을 솔직하게 대화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도록 만드는 대화의 기술이 바로 본능에 충실한 대화법이다. 그런데 그러한 특성 때문에 본능에 충실한 사람은 오히려 다른 사람에게 해로운 인간으로 다가올 수 있다. 다른 사람을 웃게 만들기 위한 의도로 내뱉은 말인데 만약 그 속에 유머의 요소가 아무 것도 없으면, 모임 속의 상황은 살벌해지고 청자들은 자신의 속마음이 들킨 것에 분노하고, 결국 말을 내뱉은 사람은 무언의 질타를 받는다. 이러한 상황이 내가 말하는 'Weird한 상황'의 요지다. 이러한 두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본능에 충실하지 않으려 한다. 말을 내뱉는 사람은 말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 사이의 인간적인 거리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고, 그 거리에 따라 할 말과 하지 않을 말을 구별해야 한다. 또한 단체 속에서 공유하는 정서에 자신을 맞추어 놓고 다른 사람의 정서 또한 그 정서로 합일을 이끌어야 한다. 만약 모임 속에 있는 사람들이 공유하는 정서가 없다면 그 사람들 사이의 인간관계는 미숙하다고 평가할 만 하다.
위에서 말했듯, 말을 내뱉는 사람의 힘든 내적 쇄신이 수반되어야 유머러스하면서도 본능에 충실한 언사(言使)가 등장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쉽게 말을 내뱉지 못하고 소심함에 빠져든다. 그러나 몇 번 질타를 받아보는 것도 훗날에 유머 섞인 대화를 잘 풀어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즉 질타를 두려워하지 말고 적극성을 띠라는 말이다. 때로는 적극적인 성격이 그 사람의 수많은 단점을 덮어주는 효과를 발휘할 때도 있다. 주위에 있는 많은 유명한 친구들, 그들은 다른 사람이 보편적으로 알 수 있는 그들만의 단점을 명확히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들을 주목하는 이유는 그들이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무언가 지켜보고 싶은 움직임을 기대하게끔 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단점을 명확히 가지고 있는데, 하물며 단점이 쉽게 보이지 않는 소심했던 사람들이 적극적인 모습으로 바뀌어서 무슨 쓴소리를 받겠는가. 적극적으로 변하려는 결심과 마음의 동요 또한 본능에 충실한 사람이 되기 위한 첫걸음이다.
다른 사람과 많이 부딪쳐 본 사람은 점점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드러내게 되고, 결국 본능에 충실하면서도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사람으로서 대인관계의 성공을 이룬다. 또한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솔직한 면을 드러내어 화합과 갈등을 수도 없이 반복하게 되면 사람의 성격이 무뎌진다. 그러한 노력이 한 모임 안의 사람들에게 골고루 행해졌을 때에는 그 모임 속에서 공유하는 정서가 형성된다. 인간관계는 자신의 움직임을 도화선으로 시작한다. 모든 말과 행동에 일단 자신있는 마음을 가지고, 나의 말과 행동이 좋은 영향을 가져온다면 그것을 체득하며, 그것이 나쁜 영향을 가져온다면 그것을 반성하고 버리자. 이러한 노력은 자신에게 기쁨과 상처를 동시에 안겨준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내적 투쟁을 통해서 비로소 자신은 본능에 충실한 사람의 경지에 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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