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모든 고등학생들은 다 공부를 하겠지만, 오늘 느낀 점을 간단히 남겨보고 싶다. 소위 공부를 한다는 몇개의 외고와 국제고와 그리고 자립형 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을 향해 말을 해본다.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그렇게 얘기할 것이 공부밖에 없는가? 자신만이 관심을 갖는 다른 삶의 영역을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오직 삶의 목표가 수능 480점 이상으로 맞기와 S대학에 가는 것인가. 이것은 오늘 내가 프랑스어 시험 (Diplome d'Etudes en Langue Francaise, DELF)을 보러 갔을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화가 나서 말하는 것이다. 많이 수다를 떠는 여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전혀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모이면 곧 가식적으로 자신을 낮추는 자기 기만과, 부러운 친구에 대한 시샘과,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는 걱정이 있을 뿐이다.
공부를 잘 하고 옆에 있는 친구를 누르고 일어서는 것이 제일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꼭 그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를 친구이자 경쟁자인 사람들 앞에서 늘어놓아야만 하는가. 공부에 관한 얘기는 속으로 삭혀두고 차라리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고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화제를 공부에서 다른 쪽으로 돌리고 그와 더불어 자신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대화를 할 때, 그 때 그 사람은 곧 호감가는 사람으로 바뀐다. 친구가 경쟁자인 모순적인 상황에서 아예 벗어나 버리는 방법이 곧 인간적으로 주위 사람과 화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인간적인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은 남들과 대화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친구들끼리 모였을 때 그렇게 얘기할 것이 공부밖에 없는가? 자신만이 관심을 갖는 다른 삶의 영역을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고, 오직 삶의 목표가 수능 480점 이상으로 맞기와 S대학에 가는 것인가. 이것은 오늘 내가 프랑스어 시험 (Diplome d'Etudes en Langue Francaise, DELF)을 보러 갔을 때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보고 화가 나서 말하는 것이다. 많이 수다를 떠는 여자들이 있었는데, 그들은 전혀 인간적인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들이 모이면 곧 가식적으로 자신을 낮추는 자기 기만과, 부러운 친구에 대한 시샘과, 그리고 자신의 능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을까 조마조마하는 걱정이 있을 뿐이다.
공부를 잘 하고 옆에 있는 친구를 누르고 일어서는 것이 제일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꼭 그 목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이야기를 친구이자 경쟁자인 사람들 앞에서 늘어놓아야만 하는가. 공부에 관한 얘기는 속으로 삭혀두고 차라리 서로 어떻게 지내는지 물어보고 요즘의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더 낫다. 그리고 화제를 공부에서 다른 쪽으로 돌리고 그와 더불어 자신의 스타일이 묻어나오는 대화를 할 때, 그 때 그 사람은 곧 호감가는 사람으로 바뀐다. 친구가 경쟁자인 모순적인 상황에서 아예 벗어나 버리는 방법이 곧 인간적으로 주위 사람과 화합하는 방법이다. 그리고 인간적인 대화를 할 때 그 사람은 남들과 대화할 가치가 있는 사람이다.
일단 공부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면 고등학생의 마음은 복잡해진다. 자신의 장점을 드러내도 최대한 겸손해야 하고, 단점은 되도록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다. 남의 장점은 칭찬하되 내가 비굴해지지 않게 해야 하며, 남의 단점을 꼬집어서 그것을 화두에 적나라하게 내세우면 절대 안 된다.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조심해야 하는 이유는 본질적으로 그 대화에 참여하는 몇 명의 사람들이 결국은 경쟁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경쟁자들끼리 모였을 때 대화의 화제를 경쟁과 연관시키면 안 된다. 그것은 마음을 피폐하게 하고,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의 마음을 속부터 타들어가게 만든다.
하지만 대화의 주제를 공부에서 다른 것으로 돌리면 전체적인 대화의 분위기가 상당히 긍정적으로 바뀐다. 내가 경험한 새로운 사실을 남에게 알려주면 다른 사람은 새로운 것을 알았다는 기쁨과 그것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호기심으로 가득 찰 것이다. 친구들과 '우리들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해보는 것도 참 좋다. 자신이 이번에 기회가 생겨 보러 갈 프랑스 뮤지컬 '돈 주앙'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학교의 새로 생긴 커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너는 국사 잘 해서 좋겠다. 나는 언어 GG 친다' 따위의 말보다 훨씬 가치 있다.
특히 자신이 전문적으로 잘 하는 분야에 대해 그것을 남에게 알려줄 수 있다면 그 사람은 그 대화에 참여할 때 자신을 그 대화에 묻어나오게 만든다. 즉 자신의 스타일을 남들이 알 수 있도록 하여 준다. 자신이 수동적으로 좋아하는 TV 속의 연예인에 대해 충성스런 팬으로서의 한마디를 남기는 것과 자신이 이번에 새로 쓴 습작 소설의 줄거리를 아주 재미있게 이야기하는 것 중에서, 후자가 조금 더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 사이의 관계를 깊게 만들어주고 일방이 다른 일방의 사람 됨됨이에 대해 깊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해준다.
고등학생은 많은 공부를 하지만 그러한 시공간적 배경에 의해 자신의 독특한 인간성을 상실해서는 안 된다. 경쟁의 사회에 내몰린 이기적인 페르소나들의 집합이 아닌 본능에 충실한 인간의 집합으로 모여야 한다. 그리고 나아가 자신만의 색깔, 자신만의 스타일을 지니고 그것을 대화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달해주어 남들과의 관계를 표피적인 관계가 아닌 심층적인 관계로 만드는 능력은 우리들이 일생에서 항상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친구들과 공부와 경쟁에 대한 이야기는 들어주되 내가 먼저 하지는 않는다. 그런 종류의 얘기가 진행되는 곳에서는 빨리 빠져나오려고 한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친구들의 대부분에서 인간성을 상실한 이기적인 공부 기계의 모습을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그것에 너무 진저리가 나서 이렇게 몇 문단을 써본다. 물론 세상의 많은 고등학교에는 자신이 열심히 하는 공부를 인생에서의 제일의 얽매임으로 삼지 않고 자신의 색깔을 입혀 나가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는 친구들이 수두룩하게 많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은 친구들에게 나는 진지하게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 친구들끼리 서로 모여서 공부와 경쟁에 대한 얘기만 해도 서로가 가까워지는 기분과 서로에 대해 깊게 좋아하는 마음을 느낀다면야 어쩔 수 없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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