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을 잘 습득하려면?
그 진리를 완벽하게 터득할 수는 없지만 내 생각은 이렇다.
- 그 지식이 불변할 진리로 고정될 것임을 안다
*지식의 단편 : 우리가 배우는 지식을 하나하나 개체화시켰을 때 개체를 지칭.
지식의 단편 하나를 배울 때에는 그 지식이 명료하여 다른 생각으로 흐트러지지 않도록 하여라. 지식의 단편을 배우는 과정은 새로 산 TV의 채널을 한 채널로 고정하는 과정과도 같다. 채널이 뜻하지 않게 마구 바뀐다면 그 지식의 단편(TV)은 쉽게 잊어버리고, 따라서 지식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하게 된다. 한 번 배울 때 확실히 배워야 한다는 말은 지식을 불변할 진리로 고정해야 한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전에 배운 내용을 다시 기억해내려고 하는데 그 내용과 비슷한 다른 내용과 자꾸만 헷갈리면 결국 그 내용은 물론이고 그 내용과 헷갈리는 다른 내용도 끄집어내어 지식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된다.
- 지식을 '지식 단편의 네트워크' 와 연결시킨다
모든 지식의 단편은 서로 연관되어 있다. 그들이 연관성을 갖게 되면서 지식의 단편은 생생히 기억 속에 남는다. 연관성이 없는 지식의 단편은 일시적으로밖에 기억에 남지 않는다. 예를 들어, 새로운 한자를 배우고 그 한자가 어떤 단어에 쓰이는지 모른다면 그 한자는 오랫동안 기억할 수 없다. 그 한자, 즉 지식의 단편은 지식의 네트워크와 연결되어 있지 않은 상태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한자를 한자 자체로밖에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태에서는 그 한자를 쉽게 잊어버린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메타포' 라는 말이 있는데, 이 '메타포' 가 지식과 지식, 사물과 사물을 서로 연결시켜주며 하나의 네트워크를 형성한다고 나는 생각한다. 어떤 지식이 있으면 그 지식에 뒤따라 연상되는 다른 지식, 그리고 그 지식에 뒤따르는 지식.. 이렇게 지식과 지식이 서로 꼬리를 물고 있으면 나는 지식을 쉽게 기억해낼 수 있게 된다.
- 그 지식을 왜 배워야 하는지 안다 (당연한 생각일지도 모르겠다)
공부할 때 자신이 왜 공부해야 하는지 모르면 책에 써 있는 글도 머리에 잘 안 들어온다. 나는 지금 왜 공부를 하는가, 공부를 해서 얻을 수 있는 자격증이나 좋은 점수가 있어서인가? 이러한 질문을 하면서 공부를 하면 지식 습득의 의욕을 고취시킬 수 있고 따라서 지식도 잘 습득할 수 있게 된다.
- 오감으로 그 지식 습득을 위해 헌신한다
단순히 눈으로만 책을 읽으면 뇌의 기능을 온전히 지식 습득에 치중할 수 없다. 지금 당신의 오감을 체크해 보아라. 책으로 시선을 보내다가 주위의 다른 재미있는 사물에 시선을 보내지는 않는가. 도서관의 저 멀리 앞으로 보이는 재수생이나 대학생이 너무나도 이뻐서 공부를 할 수가 없는가. 지금 당신이 듣고 있는 음악이 있는가. 그 음악의 가사가 너무나도 좋아서 가사를 음미하느라 제대로 책을 읽을 수가 없는가. 아니면 리듬에 심취하여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들기고 있는가. 옆에 껍질을 까지 않은 사과를 놓고 공부하면서 가끔씩 먹는데 자꾸만 껍질이 이 사이에 걸리는 게 마음에 걸리는가. 사과가 갈변하지는 않았는지, 또는 철지난 사과처럼 떫떠름해서 도저히 못먹겠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지 생각해 보아야 한다. 후각과 촉각은 비교적 뇌의 기능이 온전히 지식 습득에 치중하는 것을 방해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두 감각도 공부할 때만큼은 아무런 대상에도 점유된(occupied) 상태가 되지 않아야 한다.
만약 위와 같이 오감 중 어느 하나라도 온전한 지식 습득으로의 집중을 방해한다면 지금이라도 고쳐라. 시선은 오직 필기구와 책과 같은 공부와 관련된 사물에 한정되어 있어야 한다. 음악은 되도록이면 가사가 없는 Instrumental 음악으로, 꼭 클래식이 아니어도 괜찮다. 단 리듬이 나를 사로잡는 음악이면 곤란하다. 음악이 흘러나와도 무관심할 수 있고, 오히려 그 음악이 나를 공부에 더 집중하게 해 준다면 그 음악을 들어라. 지식을 습득하면서 되도록이면 씹어먹는 음식은 먹지 말고, 초콜릿이나 사탕과 같은 종류의 당류가 뇌의 활동에 좋은 것 같다. 또 더운 여름에는 아이스커피도 좋다. 그리고 후각을 무시하지 말라. 어떻게 보면 시각 다음으로 우리의 오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감각이 후각이다. 우리는 항상 숨을 쉰다. 이제 후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았는가? 놀고 있는 후각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로마테라피가 좋을 듯하다. 집중을 도와주는 향을 골라 보자. 참고로 나의 경우에는 꼭 아로마테라피가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향수를 조금 뿌리고 공부하니까 집중이 잘 되었다.
후기
모두들 열심히 공부하고 있겠지요? 고등학교 생활이 뭐 그렇습니다. 이 때 아니면 공부를 언제 하겠습니까. 저보다 나이가 6살 정도 많은 사람들이 저에게 이런 말을 합니다. 고등학교 때가 제일 편했고, 제일 재미있었고, 가장 무언가를 배우려 할 때 머리가 잘 돌아갔던 때라고 말이지요. 우리 모두 열심히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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