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tro Girl - Deb
Loser - 슈가도넛
Superfantastic - 페퍼톤스
설레임 - 박혜경
Crazy - The Melody
특별한 사람 - My Aunt Mary
Sweet - My Aunt Mary
My Name Is Yozoh - 요조
바나나파티 - 요조
해피엔드 - 토이
Seven Days in Sunny June - Jamiroquai
그런지 카 - 요조
강릉에서 - My Aunt Mary
My Stupid Mouth - John Mayer
Neon - John Mayer
Love Is No Big Truth - Kings of Convenience
바나나우유 - My Aunt Mary
Arthur's Theme - Paris Match
어느 하루 - 롤러코스터
Summer Rain - 불독맨션
Everything Is OK - 페퍼톤스
나는 달 - 토이
Vacation - Belle Epoque
꿈의 팝송 - 언니네이발관
천국의 나날들 - 언니네이발관
2002년의 시간들 - 언니네이발관
인생은 금물 - 언니네이발관
거짓말 - Dear Cloud
그녀 - 짙은

더 없을까??
이글 밑에 댓글로 신청곡 달아주시면 한 6개월 이내에 만들어드리지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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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ssing You
소녀시대

download

* Guitar Pro 5.2로 만들었습니다.
* 악기의 수는 최대화하면서도 밴드스코어로 연주할 가능성을 우선적으로 고려하였습니다. 코러스는 없고 보컬은 두 명이 나누어 부릅니다.
* 다른 곳에 올리실 때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 전 티파니가 제일 좋아요.


<보너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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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잊었나요?
언니네 이발관
꿈의 팝송 (2002)


* 원곡이 Fade out 하기 때문에 EBS 공감 2004년 언니네이발관 편의 라이브를 뒤에 붙였습니다. 능룡님의 기타도 다 채보하였으니 많이많이 받아가서 즐겁게 연주하세요.
* Guitar Pro 5.2로 제작했습니다.
* 원곡의 기타 트랙은 트릭맨님의 악보창고 자료실에 올려놓은 파일을 기초로 만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다른 곳에 올리실 때에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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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의 대제목인 ‘Passion'에 맞게 아주아주 박력 있게 꾸며진 이번 Mint Festa는 사람들을 들었다 놓았다 하며 장장 4시간에 걸쳐 진행되었어요. 언제나 마음의 고향으로 자연스레 달려가는 소년처럼 오늘도 상상마당 주위를 배회하고 있다가 저는 공연을 같이 보기로 한 누나를 기다리며 상상마당 3층 레이블마켓에 있다가 CD 한 장을 고르고 4시 40분쯤 해서 지하 2층으로 갔죠. 이쯤이면 넉넉하게 들어갈 수 있겠지, 했는데 에구머니나! 줄이 라이브홀 입구부터 지하 4층까지 이어져 있더라구요. 이번 공연의 그 이름만으로도 빛이 나는 쟁쟁한 아티스트들에 대해 친구들과 얘기하면서 한껏 기대에 부푼 사람들이 주변에 널려 있었습니다. 물론 저도 엄청난 위압감을 느끼며 공연장으로 들어갔어요. 그리고 위압감은 해방감과 카타르시스로 곧 바뀌었죠.


1부_W&Whale

  오후 5시, R.P.G. Shine의 뮤직비디오를 가볍게 보면서 기다리고 있던 관객들은 W&Whale의 첫 등장으로 슬슬 설렌 분위기에 차올랐습니다. 무대 왼쪽 구석을 쭉 지켜보는 센스 있는 관객들이 말끔한 모습들에 열광했죠. 첫곡은 부드러운 'Whale Song'으로 시작했습니다. 관객들에게 멋진 기타 연주를 들려주신 웨일님, 이슬이 스며든 듯 하면서도 앨범보다 훨씬 울림이 짙은 신디사이저 반주, 모두 우중충하지만 그리 춥지 않던 오늘의 첫곡으로 딱 어울렸어요. 첫곡이 끝나고 인사를 할 때에도 소녀같은 목소리로 인사를 하시고 두 번째 곡 ‘Stardust’를 들려줄 때까지만 해도 부드러우시더니 그 다음부터는 쭉 Whale이라는 이름답게 풍부한 성량으로 관객들을 감동시켜 주셨어요. (그러고 보니 보컬이 바로 배영준씨가 말하신 ‘점층법으로 진행되는 우리 공연’ 의 원동력이군요!!) 웨일님의 기타는 배영준님과 같이 참 깔끔해서 노래도 잘 부르고 기타도 잘 치는 웨일님의 매력을 두 배로 만들어 주었어요. 그리고 오늘의 웨일님은 K방송국, M방송국에 나왔을 때보다 세 배는 이쁘셨답니다~~!! 오늘 공연의 유일한 여자분이셨던 웨일님 만세!! (남자분들 이번 공연의 성별에 대해 잘 생각해보세요.)


  그 다음으로는 아주 긴~~ 멘트 시간이 이어졌어요. 시계 방향으로 차례대로 소개를 하는 전통적인 W&Whale의 소개방식으로 시어머니같이 항상 밴드를 챙겨주시고 기획사와 코디네이터 분들의 애정 어린 손길을 받기 전 시절 멤버들의 심란한(?) 외모에 지속적으로 신경 써 주신 한재원님께서 먼저 멘트를 시작하셨습니다. 네이버 인물검색에 써 놓으신 ‘얌전한’ 성격과 특유의 까칠함으로 장장 5분여 동안 버라이어티한 멤버들의 외모와 그에 따라 버라이어티한 음악에 대해 이야기하신 한재원님은 뒤에서 베이스와 드럼을 치고 계셨던 ‘뒤에 있을수록 더욱 외모가 빛나는’ 김상훈님을 소개하셨습니다. 마이크를 받은 김상훈님은 닭가슴살과 셀러리를 드시던 다이어트 시절과 그에 따른 지금의 멋진 모습을 이야기해 주셨어요. 다음으로 W&Whale의 리더 배영준님께서는 ‘우리 웨일양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며 오빠들이 딸같은(차마 동생이라고는 못 말하시겠대요) 웨일양에게 덕을 보았다고 칭찬하시면서 마지막으로 웨일양에게 마이크를 넘기셨습니다. 멘트 하나하나에는 유머와 위트 그리고 다른 민트페이퍼계 가수들과는 다른 엄숙함과 정갈함이 느껴졌다고나 할까요. 항상 정장을 입는 깔끔한 그들다운 무대매너였습니다.


  멘트가 끝난 후의 그 다음 곡은 1집에 수록된 'Rocket Punch Generation'의 1절과 ‘R.P.G. Shine'의 2절 및 그 이후를 멋지게 조합한 드라마틱한 곡이었어요. 조용히 1절을 끝낸 다음 bridge 부분에서 차라랑~ 들어오는 피아노 소리가 어찌 그리 반갑고 좋던지요. 곡의 중간쯤에 ’걱정하는 것을 걱정하지 마. Rocket Punch~~~~!!!' 하면서 웨일님께서 크게 소리쳐 주셨을 때를 기점으로 하여 분위기는 급속히 상승했습니다. (12월 공연 때는 이것보다 얼마나 더 폭발적이었을까, 하며 뒤늦은 입맛을 다시게 하였습니다) 후렴구에서는 다들 떼창을 열심히 했던 것 같네요. 멋지게 분위기를 띄워놓은 다음에는 웨일 작곡의 W&Whale 2집에 수록될 ‘Dirty Jean Blues’를 들려주었는데요, 웨일님은 다시 기타를 메고 이번엔 일렉기타로 솔로를 들려주었습니다. 다채로운 모습에 관객들은 정말 즐거웠어요. 그리고 솔로를 연주할 때마다 옆에서 배영준님께서 다가와서 웨일님과 마주보고 똑같이 연주를 해 주셨는데 이 모습에서 저는 선생님과 제자 사이의 훈훈함을 발견했답니다.


  W&Whale의 커버곡은 The Ting Tings의 'Shut Up And Let Me Go'였는데요, 처음 듣는데도 바로 ‘아, 이건 이들의 색깔이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던 일렉트로니카의 색이 짙은 곡이었어요. 배영준님의 찰랑찰랑 기타는 이전 곡에서 보여주던 샘에서 물이 솟는 듯한 소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었구요, 이 곡은 보컬이 불평을 늘어놓듯 소리를 치는 노래였는데 웨일님과도 정말 잘 어울렸어요. 꼭 한번 원곡을 들어보길 바래요. 아쉬운 마지막 곡은 다른 공연에서도 마지막으로 자주 쓰는 'Too Young to Die'였어요. 이 곡은 후주를 밑에 깔면서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어서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아요.


2부_서울전자음악단 

  잠깐의 쉬는 시간 후 곧 이어진 서울전자음악단의 공연은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쉬크하다, 역시 형님들 무게 있으시다’ 였습니다. ‘전자음악단’의 이름답게 이펙터를 가득 먹인 신윤철님의 기타 소리, 옆에서 귀엽게 삐용삐용 거리는 옛날 무그 신디사이저가 첫곡 ‘따라가면 좋겠네’를 아름답게 수놓았어요. 예전 클럽데이 때 들었던 윈디시티의 레게 음악에 고전적인 전자음을 더 넣어주면 이 곡처럼 될까요. 황홀한 전자음의 뒤로는 다시 Rock으로 돌아와 멋진 가사의 ‘언제나 오늘에’가 울려퍼졌습니다. 보컬과 황홀한 기타를 맡은 신윤철님께서는 빨간 색 남방을 입고 관객들에게 ‘흥, 왔어?’ 의 짧은 멘트로 쉬크함을 보여주셨죠. 그 후덕하신 웃음과 함께 다시 또 쏟아지는 진지하고도 존경스러운 손놀림, 그렇게 장장 10여분 동안 이어진 곡이 세 번째 곡 ‘꿈속에서’였습니다. 느린 8비트의 이 곡을 연주할 때에는 저는 몸을 살랑거리며 신윤철님의 손과 옆에서 엄숙하게 미니 키보드와 무그를 만지작거리신 세션분을 번갈아 바라보면서 어떻게 하면 이런 음악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호기심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은데요, 주변의 몇몇 분들이 지쳐가지고 힘들어하는 모습 또한 볼 수 있었어요. 히히. 하지만 곡이 끝난 뒤 ‘여러분 우주여행은 잘 갔다오셨는지요.’의 조곤조곤한 멘트로 사람들이 다시 활기를 띠기 시작하여서 참 즐거웠던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옆에 계신 서울전자음악단의 패셔니스타 김정욱님께서 자기 소개와 함께 ‘언제나 오늘에’와 함께 2집에 수록될 ‘중독’을 불러주셨어요. 옆에서 관객 한 분이 코요태의 빽가를 닮았다고 소리치셔서 살짝 빈정 상하신 듯한 눈치였어요. 그리고 저는 그 순간 ‘옆의 신윤철님 웃으실 때 유세윤을 닮았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갔는데 결국 말하지는 못하고 다시 조용히 음악을 듣기 시작했어요.^^;;; 사람들이 찍은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 멋진 자주색 자켓을 입고 등장하신 큰 키의 그분은 걸걸한 목소리로 신윤철님 못지않은 쉬크함을 보여주셨어요. 전체적으로 서울전자음악단은 멘트를 거의 하지 않았는데요, 대신 신윤철님께서 계속 우리들을 보며 웃음을 날려주셔서 말없는 공연도 낯가림 없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서울전자음악단의 이번 민트페스타 공연은 명확한 두 가지의 색깔을 갖고 있었어요. 앞서 말했던 우주의 향기가 느껴지는 곡들과 땅 속 깊숙이 파고 들어간 정통 락, 이렇게 즐겨볼 수 있겠네요. 전자음악단 분들은 멘트 없이 곧바로 나머지 곡들을 해치우셨는데요, Jimmy Hendrix의 'Foxy Lady'와 ‘Wild Thing'에서 고전적인 기타 솔로를 들려주시고 ‘종소리’ 때부터 다시 걸걸한 목소리로 락을 들려주셨어요. 그 뒤에 이어진 ‘나의 길을 갈 뿐이야’는 리듬이 신나고 가사가 쉬워서 가볍게 뛰면서 후렴구 정도는 따라 부를 수도 있었구요. 무엇보다 감명 받았던 점은 공연이 다 끝난 뒤 정말 쉬크하게 눈웃음과 함께 오른손 하나 들고 말없이 안녕을 하고 들어가는 뒷모습이었어요. 다시 돌이켜볼수록 무게감이 더욱 더 느껴지는 이 기분은 지금까지 보아 왔던 뮤지션들과는 다른 새로운 기분인 것 같아요 *0*


3부_이지형

  그렇게 우주와 지하를 왕복 여행한 서울전자음악단의 공연 다음에는 뭇 여자 분들이 기대하고 기대하시던 이지형님의 어쿠스틱 공연이 있었습니다. 전 어쿠스틱 공연인 줄 모르고 공연을 봤다 새삼 놀랐지 뭐에요~!! 무대를 덮고 있던 스크린이 위로 차르르 올라가자 쉬는 시간에 밖에 나갔다 들어온 관객분들 그리고 3부를 학수고대하던 공연장 안의 관객분들이 한꺼번에 우르르 앞으로 달려나왔어요. (이게 첫 번째 러쉬구요, 두 번째 러쉬는 문샤이너스 분들이 나오셨을 때죠 ㅎㅎㅎ) 무대가 눈 앞에 보이자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익숙한 배치! 저번에 EBS Space 공감에서 Jason Mraz 편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그 때와 꼭 같은 모습의 어쿠스틱 기타 한 대와 Djembe 퍼커션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Jason Mraz와 이지형님 두 분께서 음악적 교류도 많이 하시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 두 분 다 멋있는 것 같고 앞으로도 같이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이번 공연의 퍼커션을 맡으신 분을 소개하자면..이 분은 지난 위퍼 시절 드럼을 치셨던 동안 심진수님이셨습니다. 관객 분들이 몇 살이에요?? 라고 계속 추궁하자 결국 수줍게 서른이라고 밝히신 그분의 활약이 정말 두드러졌던 공연이었어요. 코러스도 같이 해주셔서 사운드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주셨기 때문이죠. ‘여기서 프로필 쫙 얘기해봐’ 라고 옆에서 지형님이 부채질 해 주셨는데도 수줍던 그 모습 잊을 수가 없어요. 관객 분들은 지형님께 연신 멋있다~ 잘생겼다~를 외치곤 했는데, 중간에 누군가의 ‘아저씨~’ 라는 말 때문에 지형님께서 발끈하셨을 때 즐거웠어요. (사실 처음에는 ‘아저씨’가 아니고 ‘아지지’라고 한 줄 알았어요 흠흠)지난 겨울 결혼 소식 때문인지 유부남이라는 말도 즐겁게 괜찮다며 받아주시고 예전의 20살의 이지형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느긋하게 유머를 구사하며 공연하는 모습에 관객들 모두가 훈훈했던 3부였습니다.


  첫 곡인 ‘Cafe Fermata'는 고요 속의 엇박자 기타가 운치 있는 시작을 자아내었구요, 첫 곡부터 코러스 백킹을 맡은 심진수님의 역할이 빛을 냈습니다. 이 곡은 워낙 어쿠스틱에 맞추어 작곡된 곡이라 마치 홍대의 구석진 골목 카페 안에 따뜻하게 앉아 기타 연주를 듣는 기분을 자아냈어요. 다음 곡 ’Nobody Likes Me'는 경쾌한 앨범의 원곡과는 달리 원래의 슬픈 가사를 어쿠스틱 기타 한 대로 풀어 나가니 더욱 더 애절한 느낌이 밀려와 좋았던 것 같아요. 여기까지만 들어보니 어쿠스틱을 듣는 맛을 조금 알겠더라구요. 원래의 곡을 다르게 해석한다는 것이 공연의 재미 중 가장 큰 것이겠죠?


  그 다음으로 이어진 곡은 원래는 큰 밴드를 가지고 연주해야 되지 않을까 하는 느낌이 드는 두 곡이었어요. 파워코드를 가지고도 심심하지 않게 들려주었던 ‘Beatles Cream Soup', 여기서 또 공연을 못 보신 분들에게 얘기해 드려야 할 점이 있죠. Jason Mraz의 공감에서 갑자기 옆의 퍼커션 하시는 분이 혼자 코러스 독창을 하는 멋지고 재미있는 모습을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번 공연에도 심진수님께서 ‘아~~~아~~아~~’의 Bridge 부분 코러스를 갑자기 불러주셔서 관객들이 엄청난 환호성을 질렀어요. (그 성스러운 표정은 잊을 수가 없네요~!)그러자 옆에서 슬슬 눈치를 보던 지형님께서도 심진수님과 눈이 마주치자 민망해서인지 큰 웃음 지으시고 이 때문에 곡이 잠시 마비(?)가 될 정도였어요. 그리고는 다시 관객들과 함께 웃는 얼굴을 가다듬고 진지 모드로 곡을 끝내 주셨습니다. 뒤이은 곡으로는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산책’을 들려주었는데요, 16비트의 상쾌함이 어쿠스틱에서도 죽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나도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의 기타 솔로를 들려주는 시간에는 이지형님의 오랜만에 하신다는 빠른 기타 손놀림으로 경쾌함을 더욱 배가하였는데요, 오랜만의 손놀림이라 잘게 쪼개는 박자에 실수가 하나 있어도 관객들이 즐겁게 받아주어서 보는 저도 연주하는 지형님도 옆에서 지켜보는 심진수님도 모두 즐거웠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곡의 마지막 후렴구에 지형님께서 이한철님처럼 소리 지르실 때 관객들은 응답으로 바로 환호성을 질렀어요.


  이렇게 두 곡을 한 다음에 지형님께서 ‘다음엔 무슨 곡 할까요?’ 하니까 한 관객 분이 ‘메탈포크주니어요!’ 라고 대답해 주셨는데 정말 그 대답에 맞추어 ‘메탈포크주니어의 여름’을 들려주셨어요. 진정한 관객을 위한 무대매너에 다시금 감동하고 여기서도 이어진 메탈 솔로의 어쿠스틱화(化)가 듣기 좋았습니다. 이렇게 신나는 곡들을 하고 다시 두 곡의 차분한 곡을 한 뒤 민트페스타의 원년멤버는 나긋하게 떠나려고 하는 그 순간 우리는 알았죠. 앵콜 있다. 어떻게 보면 이제는 관객들이 지형님보다 더 능청스러운 것 같아요. 1집 수록곡 ‘Running Man'을 경쾌하게 연주하며 즐겁게 끝났습니다. 마지막에는 쭉 연주해 놓고 잠깐 멈췄다가 관객 한 분에게 다가가 피크를 건네주고 심진수님과 마주보고 다시 짠 하고 끝나는 무대매너가 다시 한 번 경쾌했어요.


4부_문샤이너스

  저는 영화 ‘고고 70’을 본 지가 일주일 조금 더 된 상태라 그 영화 속의 자유로운 외침이 아직도 가슴 속에 남아있는 상태였는데, 문샤이너스까지 가세를 하니 가슴이 뻥 터져 버렸습니다. 옆에서 저와 같이 공연을 본 누나는 만식이가 저 사람이었냐며 저를 뛰어 넘는 열광적 반응을 보여주었어요. 이 공연이 제가 본 첫 번째 문샤이너스의 공연이었는데요, ‘고고 70’의 이미지로만 각인되어 왔던 로큰롤의 대표 밴드가 로큰롤뿐만 아니라 갤럭시 익스프레스처럼 마구마구 달리는 락의 모습도 보여주어서 다시금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블로그를 뒤지며 민트페스타를 관람하신 다른 분들의 후기를 읽어보니 ‘Lonely Lonely'로 첫곡을 시작하는 것은 조금 다른 구성이라고 하더라구요. 세 가지의 속도를 가지고 있는 다이나믹한 이 곡으로 첫 시작을 하니 모두 다 문샤이너스의 움직임에 즉각 반응하게 되었고, 이러한 관객의 수동화가 공연 내내 쭉 이어져서 아티스트와 관객이 하나 된 아름다운 광경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여러분 즐거우세요?’ ‘네!!!’ ‘감사합니다.’ 이 세 마디가 공연의 멘트의 전부라고 할 수 있지만서도, 적은 멘트와 그로 인해 배가되는 카리스마가 관객들을 압도하였습니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곡은 ‘오리보트’와 ‘Rosemary's Baby'로, 기타를 벗어서 한 손에 쥐고 흔들며 정신없이 관객들을 띄워준 두 번째 곡이 있은 뒤 세 번째 곡에서는 보컬 차승우님께서 중간에 크게 절규하시며 또 한 번 띄워주셨고, 쉴 틈을 주지 않고 바로 이펙터 들어간 멋진 솔로를 들려주셨으며 마지막으로 손경호님의 드럼 솔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옆에서 백준명씨가 낮은 목소리로 ‘마에스트로.’ 라고 말하고 멤버 전원이 순간 손경호님을 바라보며 주저앉았는데 그 모습이 그리 멋질 수가 없었어요. 남자가 봐도 이 정도인데 여자분들은 어쩌셨을까요.


  그 다음은 조금 더 긴장을 풀어서 즐겁게 고고70 분위기의 로큰롤 ‘유령의 숲’을 들려주었구요, 즐겁게 방방 뛰던 저는 순간 영화 속의 미미가 떠올라 댄스 교본에 나온 춤을 따라하곤 했지요. ‘비교적 신곡’인 ‘모험광백서’에서는 다시 한번 차승우님의 후려치는 기타 솔로를 들을 수 있었고, 차승우님과 백준명님이 무대 중앙으로 슬슬 걸어와 가까이 마주보고 서서 기타를 마구 쳐 주셨을 때는 여자분들이 그렇게 좋아하더라구요. 무대매너는 갤럭시 익스프레스와 함께 가는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어요. (같은 레이블이니까 음악적, 음악 외적 교류도 많겠죠? 지형님과 므라즈님처럼 말이죠.) 무대 뒤에서 조명을 받으며 미소를 띤 채 베이스 쳐 주신 최창우님도 멋졌어요. 그리고 얼굴에 땀을 계속 흘리면서도 끊임없이 음악에 맞추어 춤도 추시고 웃음으로 관객들과 호흡한 차승우님 정말 멋있었어요. 여자분들은 반응이 장난 아니었죠.


  막판 곡처럼 들리는 ‘목요일의 연인’을 들려주고 나서 문샤이너스는 그렇게 짧고 굵게 공연을 해 주고 돌아가나보다, 하고 있는데 역시나 앵콜곡을 하나 했습니다. 바로 ‘록큰롤 야만인!’ 이 곡으로 차승우님은 5연속 점프를 하셨고 곡이 2절 정도 진행될 때 스탠드에서 마이크를 빼서 바로 관객들이 몰려든 앞자리로 내려와 뛰어다니셨습니다. 뛰어내리자마자 관객들이 그쪽으로 우르르 쏠려가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저와 누나가 빠른 몸놀림으로 열심히 쫓아다녔답니다. 그리고 무대 스탭 분의 도움을 받아 다시 올라오셨는데요, 설마 다시 내려올까 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무대 오른쪽의 관객 쪽으로 내려와 뛰어다니셔서 관객들은 또 그쪽으로 몰려가고.. 정말 재미있었구요 남자로서 정말 멋졌습니다. 그렇게 무대를 불태우고 문샤이너스와 차승우님은 특유의 정중한 인사법으로 공연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이번 공연을 통해 저는 관객으로서 서 있으면서 세 가지 몸놀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첫째, 감미로운 곡(너무 처지지는 않은)을 들으며 조용히 몸을 살랑거리기. 둘째, 경쾌한 음악을 들으며 비트에 맞추어 위아래로 발을 들었다 놓았다 하기. 그리고 셋째, 방방 뛰기. 이번 Mint Festa는 이 세 가지가 모두 가능하게 해준, 그러면서도 서로가 충돌하지 않고 관객의 마음 속의 최상의 감정을 폭발시키도록 기획된 멋진 공연이었습니다. 마지막에 열심히 뛰어서인지 공연을 다 보고 누나랑 홍대 놀이터 쪽으로 올라가 마신 과일 쉐이크가 그렇게 맛날 수가 없더라구요. 시원하게 샤워를 한 듯한 기분이 들게 하는 멋진 공연이었어요. 감사합니다!


 

Mint Festa Vol. 18 'Passion'20090118 @ 상상마당 Live Hall


W&Whale

Whale Song
Stardust
오빠가 돌아왔다
R.P.G. Shine
Dirty Jean Blues
고양이 사용 설명서
Shut Up And Let Me Go (The Ting Tings)
Too Young to Die


서울 전자 음악단

따라가면 좋겠네 (한영애)
언제나 오늘에
꿈속에서
중독
Foxy Lady (Jimmy Hendrix)
Wild Thing (Jimmy Hendrix)
종소리
나의 길을 갈 뿐이야
서로 다른


이지형

Cafe Fermata
Nobody Likes Me
Beatles Cream Soup
산책
메탈포크주니어의 여름
11월
빰빰빰
Running Man


문샤이너스
Lonely Lonely
오리보트
Rosemary's Baby
유령의 숲
검은 망토
모험광백서
목요일의 연인
록큰롤 야만인


보너스.
다른 멋진 리뷰 (문샤이너스 팬분이신가봐요)
차승우 찬가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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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학기를 지내고 나니 공부하는 요령에 대한 틀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든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틀을 만든 다음 이 안에서 얼마나 집중적으로 먹을 것을 구워내느냐이지만 틀 또한 공부의 시작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4학기를 보냈으니 난 벌써 대학교의 약 24개 과목을 경험한 셈이 되는데, (참 시간도 빨리 간다.!) 이 24개 과목을 종이에 적어놓고 각 과목을 예전에 공부할 때 어떤 식으로 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일정한 공부 패턴의 특성에 따라 과목들이 크게 두 가지 그룹에 들어가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Pattern 1. 수업전 예습 - 수업중 복습 - 시험공부는 3일만 팽팽하게

  최대한 성실한 대학생으로 살고자 한다면, 학교 공부 이외에도 다른 일들도 함께 잘 버무려가면서 학기를 보내고자 한다면, 시험 일주일 전부터 폐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싶지 않다면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방법은 충분한 예습으로 준비를 해놓고 수업이 끝나면 그날 다루고 생각한 것들은 머리에 잘 저장해 놓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부가 지연되거나 공부 외의 활동(먹기, 수다, 졸기 등)과 결합되어 비효율적으로 변할 염려가 없다. 하지만 공부 외에도 할 일이 많고 약속이 무작위로 잡히고 단기적인 건강과 심리 상태가 왔다갔다하는 대학생에게 이러한 패턴을 모든 과목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이 패턴은 적극적인 시험공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교수의 강의가 체계적이지 않다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은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교수의 강의법이라는 지적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고 보다 교수의 재량을 확대하여 오직 대학의 그 사람에게서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지식이 오고 간다는 칭찬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다. 교수가 수업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오지 않거나, 수업자료를 주었을 때 기호의 표시나 글씨체 등이 학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면 체계적이지 않은 강의가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교수의 이력, 대학 밖에서의 경력 등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syllabus와 그에 따라 학생들을 즐겁게 자극할 수 있는 말들로 수업을 꾸며 나간다면 그 강의는 인기 과목이 되는 것이다.

② 시험을 보기 위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아야 한다

  이건 솔직히 대학생인 나로서 고백하자면 '조금 귀찮다'. 도서관 서가를 배회하며 눈에 띄는 책을 찾아 물색하며 멍하니 책장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뽑은 책이 수업의 내용과 별 관련이 없을 때에는 스스로의 미스에 개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교 공부가 '근사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렇게 혼자 지성을 찾아 헤매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③ 수업시간 중에 질문에 대답하거나 토론을 해야 한다

  첫 번째 패턴과 연관된 과목들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크고 교수는 학생들이 이미 충분히 이 내용에 대해 알고 왔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강의를 진행한다. 토플 리스닝에서 만날 법한 그 다양한 학문 분야의 교수들처럼..(절대로 학생들을 가만히 듣고 앉아있게 하지 않는다. 존경을 표한다. 미국 대학에 대한 찬사라고 하면 비약이고 사실 대부분의 수업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야 맞다고 본다.) 그리고 반짝 퀴즈를 내는 과목들도 이 특성에 속한다.

④ 시험문제는 대부분 주관식 서술형이다

  B4 갱지 두 페이지가 주어지고 나는 계속 무언가를 써야 한다. 때로는 내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를 때도 생기고 논술이든 많은 양의 계산을 하는 문제이든 대충 끼워맞출 때도 있다. 


  첫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에서 학생들은 예습을 매우 철저히 하고 수업에 들어올 때 조금은 비장한 자세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들은 교수님께 조금이라도 더 멋진 말을 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가 종종 생긴다. 수업을 할 때에는 우리가 미리 혼자 배운 내용과 교수님의 말을 대조해 보면서 우리에게 틀린 점이 없는지를 따져보아 틀린 점은 다시 고치고 그것을 변하지 않는 사실로 고정시켜 기억한다. 나중에 재방송 틀 일 없게 지금 할 때 다 해버리자는 생각으로 수업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수업 전에 잠은 다 충분히 자 놓고 수업 이후에 풀어진다. 수업 때 열심히 해 놓았기 때문에 시험 공부는 시험 3일 전부터 바싹 하면 충분하다.


이 패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할 것이다:

  • Syllabus를 보고 다음 수업때 다룰 범위를 미리 읽는다
  • 똑같은 내용을 다르게 설명하는 부교재를 참고한다
  • 모의 답안을 작성해 본다 

 


Pattern 2. 예습 없음 - 수업 - 틈날 때 복습 및 시험공부는 2주간 느슨하게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나는 아직 이 패턴에 더 익숙하고 이것이 첫 번째 패턴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시험 기간이 아닐 때에는 널널한 중앙도서관에 시험 2주 전부터 갑자기 폭발적으로 인원이 증가하는 현상은 우리들이 모두 한국의 대학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패턴 역시 '할 때 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첫 번째 패턴과 같은 '할 때 하는' 모습에 비하면 박수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대학생의 현실적 측면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예습 없이 마음 편하게 수업에 들어가서 한적하게 강의를 들은 뒤 그 뒤에 슬슬 복습을 하고 자료를 찾아보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실현 가능하다. 이 패턴은 소극적인 시험공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진도에 써있는 대로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강의를 진행한다

  이런 강의는 체계적이다. 대부분 Syllabus에 기계적으로 톱니를 맞물린 것처럼 수업이 딱딱 맞추어 돌아간다. 학생들에게는 이것보다 합리적인 수업 전개가 없을 것이다. 예상한 대로,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지만 이러한 강의 중 절반은 지루하고 졸리다. 특히나 앞에 있는 사람이 교재와 똑같이 말하거나 약간의 주석 추가만을 바탕으로 이야기할 경우에는 그렇다. 교재에 스피커를 단 형상이 앞에 서 있으면 그 사람은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아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의 스파크 또한 없고, 그래서 졸린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담이나 (지금 다루는 수업 내용과 관련되었든 삼천포로 빠지는 말이든 상관없다) 유머를 섞어서 재미있게 강의를 풀어나가시는 교수님은 수업계획서도 충실히 따르시고 학생들도 즐겁게 해주셔서 존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② 시험을 보기 위해 읽어야 할 자료의 범위가 좁다

  이러한 패턴을 쓰는 과목들의 경우 수업 자료가 PPT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혹은 PPT를 주교재로 하고 간혹 필요에 따라 학생들이 구입하고 나서 몇몇은 후회할 만한 두꺼운 책을 찾아보라고 교수님께서 짚어주신다. 자료의 범위가 좁기 때문에 수능 공부할 때 표와 글머리 기호 목록이 무성한 과목 별 요약본을 달달 외우기 잘 했던 학생들은 유리하다.

③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별 필요가 없다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시는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일방향적인 소통만이 이루어지는 교실 안에서는 대부분이 잔다. 특히나 수업 내용이 쉬운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학생들에게 기습 질문을 하지도 않고, 반짝 퀴즈를 하지도 않으니 학생들은 수업 중에 햇살이 내려앉은 창가를 가만히 보기도 하고 앞에 앉은 이쁘장한 누군가를 몰래 응시하기도 한다. 긴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지만 더 배워갈 기회를 놓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두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 중에는 대형 강의가 많다.

④ 조모임/프로젝트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 수업시간 외에 학습에 할애할 시간이 생긴다

  중간/기말고사 말고 Open-book test나 조모임이나 프로젝트와 같이 장기간을 주어 서로 협력하면서 최선의 답이나 아이디어를 기획하라는 활동이 수업의 주된 내용이라면 학생들은 예습보다는 친구들과 모였을 때 그 때 비로소 열심히 복습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예습 안 한 빈 머리로 수업을 들은 같은 처지의 친구들로서 동질감도 느끼고, 사람 여러 명이 모였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사회적 촉진도 활발히 일어나게 된다. 장기간이라는 점 때문에 수업시간 외에 학생들이 유동적으로 학습 자료를 파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⑤ 시험문제는 대부분 객관식이나 주관식 단답형이다

  시험은 단순하다. 그리고 대부분 쉽다. 창의적인 생각을 표출하는 일은 그닥 필요하지 않다. 물론 중간/기말고사 말고 앞서 말한 다른 활동에서는 그 반대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은 수업 시간을 단순히 수업으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수업의 분위기가 조금 더 느슨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끼리 조금 더 친해질 기회가 많이 생긴다. 오늘은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나중에라도 슬슬 수업자료를 읽어보면 그때 되면 다 이해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수업을 슬슬 들을 수도 있게 되고, 수업의 중요성을 조금 덜어서 그것으로 번 에너지를 대학교 외의 의미있는 활동에 투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수업 2주 전부터 중도로 달려가 장시간을 앉아 슬슬 복습의 속도를 높여가기 시작한다.


이 패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할 것이다:

  • Syllabus를 보고 이번 수업때 다룬 범위를 나중에 읽는다
  • 손에 쥔 슬라이드 자료의 정주행 혹은 역주행을 3번 이상 반복한다
  • 수업 시간에 들었던 표제어를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서 검색을 한다 (검색된 내용은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자료' '범위가 넓은 자료'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비록 과학적이지는 않아도 경험을 통해 시험공부 방법을 두 가지 패턴으로 나누고, 그를 통해 과거의 시험공부 행태를 되짚어보면서 아울러 미래의 적절한 시험공부 방법을 구상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게끔 하였다. 나는 아직 1번 패턴이 2번 패턴에 비해 더욱 학생으로서 가치가 있는 시험공부 방법이며 따라서 더욱 지향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대학 공부(학점)에만 매달리는 것은 2000년대의 나와 같은 20대에게는 그다지 지혜롭지는 못한 일이기 때문에 결국 1번 패턴과 2번 패턴을 50대 50으로 똑같게 비중을 두는 방법을 택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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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요약하자면 '완벽주의자는 매력이 없으니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어라' 라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언제나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대로 당연한 사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생각의 틀을 만들기 위해 개념을 세분화하고 예시를 드는 작업을 해 보고자 한다. 

  1학년 때부터 대학 생활을 하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중에서 남들이 와서 자극할 거리를 항상 적당히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관심을 받는 그들은 꼭 연예인처럼 예쁘고 잘생기지 않아도, 단체의 회장 같이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이 인간적 매력을 느끼고 다가섰다. 그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할 때 실수로 컨닝 페이퍼를 떨어뜨리거나 주목받을 만한 웃긴 소품을 입거나 머리에 쓰고 나왔다. 시간에 딱 맞춰서 다른 약속 장소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느라 사람들 앞에서 땀을 흘렸다. 이처럼 그들은 완벽주의자가 아니었고 실수를 겉으로 드러내었으며,또한 자신의 특성에 따라 파생되는 단점을 자신 내부의 장점이나 주변의 분위기, 인과관계 등과 결합시켜 보여줌으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다.

  관심은 관심의 대상과 소통하면서 자라난다. 여기서 소통이란 말을 걸고 대답을 받기, 만지기, 물질적/비물질적 도움을 제공하기 등의 방법을 통한 긍정적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소통의 의도는 여러 가지가 되겠지만 어떤 의도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대상이 부족하면 괜히 건들거나 채워주거나 감싸주고 싶은 욕망' 과 관련되어 있는 의도라면 그 소통은 관심을 올려주는 원인이 된다. 즉 눈앞에 보이는 저 사람에게 잘 보이거나 저 사람을 칭찬하고 싶든, 저 사람을 놀리거나 곯려주고 싶든 상관없이 저 사람에 대한 관심은 마음 속에서 자라난다. 나는 관심을 긍정적 상호작용과 연관된 관심으로 한정하여 관심이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경우 (괴롭히거나 따돌리거나 험담하거나 추방하는 인간 사회의 여러 가지 파괴 양상)는 논의에서 제외한다.

  완벽하면 다가가서 자극할 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사람이 언제나 위에서 말한 양상으로 불행을 당하지는 않는다) 관심을 받으려면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남이 와서 자극해줄 거리를 만들어 놓는 방법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인과관계에 따라 자극할 거리가 만들어지는데, 의도적으로라도 자극해줄 거리를 만드는 작업 역시 꽤나 중요하다. 연기자 이순재 선생님이 M25 인터뷰에서 하신 말처럼 '완벽한 사람은 불완전하여 주변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요소 하나하나도 치밀하게 준비함으로써 한번 더 완벽'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관심을 내심 바라는 사람 앞에서는 결점을 보이고, 관심을 사양하는 사람 앞에서는 완벽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관심을 내심 바라는 사람은 같을 수 있겠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관심을 사양하는 사람은 조금 다르다. 사람은 싫어하면 안 된다. 단지 그 사람을 멀리 하는 것이 바람직할 뿐이다. 사람이 완벽하면 상대방은 흥미를 잃고 떠나버린다.

  자극할 거리란 모두 부족, 손상 그리고 이탈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악기를 연주할 때의 서투름, 구두를 신어 아픈 뒤꿈치, 풀어진 신발끈은 이 세 가지에 각각 대응된다. 하지만 자극할 거리들 중에는 남들에게 좋게 보이는 것과 나쁘게 보이는 것으로 나뉜다.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제 사회 속에서도 경험하고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간접 경험도 해본 우리들은 지금도 수백 가지의 자극할 거리를 관찰하고 인지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분류하고 학습하려는 노력은 꽤나 낯선 일일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나조차도 낯선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분류와 학습을 통해서 조금 더 내면의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예시를 들어 자극할 거리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시라고 다시 말씀드린다.

(예시는 대부분이 관심을 주는 사람이 항상 남자, 자극할 거리를 주는 사람이 항상 여자인 경우임에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반대의 경우도 제 머리 바깥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겠지요? 여자분께 부탁을 해 봐야겠네요. 저는 남자라 아무래도 생각이 잘 안 나요ㅠㅠ)

좋게 보이는 자극할 거리
왜 좋게 보이는가? 다음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합의 대상 // 자극할 거리 // 상호작용

① 장점 (항시 긍정적인 매력)
- 예쁜 여자에게 남자가 피아노를 가르쳐 주는데, 곡을 처음 치는 손이 서투르다. 여자는 눈을 흘기며 웃으면서 좀 더 천천히 쳐 보자고 한다. 남자는 조금 더 열성적으로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② 분위기/당시 상황
- 같이 MT에 가게 된 동아리. 한 차에 탈 수 없어 세 조로 나누어 탔다. 두 조는 숙소로 안전하게 들어갔으나 한 조의 한 여자는 기차역에 내려 계속 헤매고 있다. 여자와 전화 통화를 한 남자는 당장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숙소 관리하는 아저씨를 불러 승용차를 타고 역으로 달려갔다.
-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동아리의 공연장. 앵콜곡을 할 때 색소폰을 부는 형이 평소의 진지한 모습을 버리고 막 고개를 위로 아래로 젖히면서 스케일을 3옥타브씩 왔다갔다 하면서 삑사리도 마구 냈다. 관중들은 그래도 재밌다며 더 흥분하며 박수를 쳤다. 

③ 인과관계
- 남자와 여자가 남자의 소개로 동대문으로 쇼핑을 나가게 되었는데, 남자가 그만 제일평화시장의 위치를 까먹어 동대문 근처에서 20분을 헤맸다. 여자는 간만에 하이힐을 신고 나왔는데 남자의 미스로 뒤꿈치가 까지게 되었다. 여자는 투덜대지 않았지만 남자는 괜찮아? 하며 조용히 편의점에서 카페라떼 두 개를 사온다. (여자가 투덜댔다면 여자에게 좋을 게 없겠지요?)
- (드라마의 고전) 폐차장에 납치당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폭력배들과 싸운 남자, 남자의 얼굴에 난 보기 흉한 상처를 여자가 조용히 어루만져 준다.
- 공간이 협소하여 제대로 잘 수 없었던 MT 다음날 평소에는 멀쩡하던 여자애가 갑자기 머리를 마녀같이 하고 '나 배고프다' 라며 다가온다. 그를 본 남자는 겉으로 키키키 웃으면서도 그래, 하며 가스레인지로 걸어간다. (원인: 1. 머리가 마녀처럼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 있었다 2. 여자가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작은 칵테일 바에서 남자에게 고민과 어려운 점에 대해 한 시간 동안 계속 마치 이것이 웃긴 이야기인 것처럼 신나게 떠들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우울해지면서 술이 취했는지 테이블에 고개를 묻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남자는 조용히 여자에게 다가와 어루만져 준다.


나쁘게 보이는 자극할 거리
왜 나쁘게 보이는가? 다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① 능력
-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서투르게 친다

② 상황
- 본 공연에서 친구가 자기 솔로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 / 가사를 까먹었다

③ 항시 부정적인 특성
- 상대방이 보고 듣고 느끼기에 항상 불쾌한 모습/행동을 보여주었다 (욕 등)
- 소심한 행동 때문에 자극할 거리를 보여준 사람이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거부한다



  우리는 여기서 '좋게 보이는 자극할 거리'에 주목하여 이것을 나 스스로 적절하게 만들어내는 능력과 센스를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심을 받는 입장에만 머무르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 이러한 자극할 거리를 가지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응답하여 자극해 주어 관심을 주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긍정적 상호작용이 오가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인연을 만들어가기 위한 널리 퍼진 요소라 할 수 있다.

  건드리고 싶은 마음은 채워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리고 그 마음은 점점 그 사람을 감싸주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으로 커간다. 완벽하지 않은 보통의 인간으로서 완벽하지 않음에 감사해야 한다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남을 건드리면서 생기는 관심은 그 사람에게 칭찬과 인기를 가져다줄 수 있고, 그 사람을 나의 애인으로 만들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자극할 거리를 만들어 내놓으면 내가 관심을 받고 그에 따른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비물질적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극할 거리'는 분명 젊은 우리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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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too @ CC

  시작은 적극적이나 그 다음의 모든 과정은 수동적인 리액션으로 일을 많이 처리하는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 우선 적극적인 시작이 중요한데, 이는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있는 수동적인 리액션은 앞서 말한 것처럼 당연한 덕목은 아니지만 의지가 쉽게 식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이나 이 일을 오늘 안에 끝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없이 바람이 부는 대로 따라가듯 계획한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것이다. 

  처음에 어떤 일을 일정 기간에 거쳐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은 큰 의지가 필요한 적극적인 일이다. 그에 따라 우리는 주기적으로 책을 몇 페이지씩 공부하거나, 운동을 몇 가지 동작으로 30분씩 하거나, 하루에 2000원씩 편의점에서 사먹는 돈을 아끼곤 한다. 이렇게 자기의 힘으로 계획한 일을 실천할 때에는 적극적인 추진을 버리고 수동적인 떠밀림을 느껴보아야 한다. 원래 이렇게 하곤 하던 일이니까 오늘도 똑같이 이렇게 움직인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면서 진척을 이루어나가도록 자신을 제어하는 것도 능력이다. 이렇게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상황을 완벽히 조성하게 되면 그 때는 자신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가질 수도 있는 회의감을 전부 깨끗이 없애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일보다 더 가치 있어보이는 일이 순간의 판단으로 곁을 지나가더라도 자신이 자율적으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없어지게 되어 결국은 애초에 계획해 놓았던 대로 순항할 수 있다.

  그냥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해 나가면 계획한 바를 모두 이룰 수 있다. 공부에 있어서도 소처럼 공부하는 게 제일이라고 하는 어른들의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계획을 할 때, 즉 적극적인 시작이 있는 부분에 계획에 대한 회의감이 추후에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 검토는 처음에만 하고 일단 계획이 만들어지면 그것에 토를 달지 않는 자세가 계획한 바를 현실적으로 이루어내는 데 있어 중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억지로 즐기려 하지도 말고, 너무 하기 싫어 안달이 나지도 말고 그냥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띤 상태로 묵묵히 수행해 보자. 이것이 의도한 수동적 태도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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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을 할 때 특히 선생님이 지정한 주교재를 가지고 계속 진도를 빼는 경우, 우리는 그 주교재만 열심히 보면 그 과목을 뗄 수 있다고 하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사실 학문의 바다는 그 주교재가 다루는 범위보다 훨씬 넓을 가능성이 99%이며, 주교재가 완벽하게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대학교에서는 특히 여러 과목을 듣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자료 찾아보기 귀찮은 그런 마음이 밀려오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뽑은 열 몇페이지짜리 PPT 슬라이드 자료만 띡 보고 공부 끝, 시험 보자 해서 시험을 보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러한 자세는 크나큰 착각이 가져온 늪과도 같은 것이다. 이번 학기에 어떤 과목(내가 아주 혐오했던)에서 나는 그렇게 책 한 권만을 이해가 되지 않는데도 계속 반복해서 읽어서 망한 적이 있다.

  원래 학교의 수업자료로 활용되는 자료만을 보아서는 그 과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주교재의 인터페이스가 나의 학습 프로세스와 약간씩 어긋나 학습 효과가 반감되는데도 그 교재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안 된다. 시험을 犬 亡하게 된다. 이때에는 그 과목을 이해하기 위한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그에 따라 찾은 몇 개의 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것부터 혹은 조직이 잘 된 것부터 차례대로 읽기 시작하면 된다. 다른 자료란 인터넷 사이트 문서, 다운 받은 pdf 파일, 도서관의 다른 책, 친구의 필기노트 등을 말한다. 나의 경우 Wilcoxon Signed-rank test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처음에는 조금 쉬운 책인 Statistics for Business & Economics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는 더 어렵게 설명된 책인 Intoduction to Probability & Statistics for Engineers & Scientists를 보고, 그 다음 수업 시간에 나누어준 뭐가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볼 수 없으며 공식들이 뒤죽박죽 써 있던 필기 프린트를 보았다.

  교과서는 2권 이상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수업계획서에 있다. 교수님들은 따로 언급하기 귀찮아 하셔서일까 참고교재는 수업계획서에만 짧게 써놓고 수업 시간에는 설렁설렁 수업을 진행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이 할 일은 그 수업 시간에 나누어주거나 혹은 다룬 것들만 보는 일이 아니다. 다른 자료들을 함께 맛보아야 하는데, 이때 그 자료들이 알고 보면 참고교재이며 그 과목의 충실한 이해와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다. 수업계획서를 학기 초에만 띡 보고 그만 보지 말고 정갈하게 인쇄해서 그 학기에 해당하는 모든 과목의 수업계획서를 얇은 클리어파일에 넣어놓고 1주일마다 점검하면서 읽어보자.

  집에서 넓은 책상과 함께 공부한다면 책상 위에 이러한 자료들을 성긴 바둑판 형식으로 펼쳐놓고 이걸 봤다 저걸 봤다 아 이게 이래서 저게 저런 거구나 하고 자료 사이의 하이퍼링크를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이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 다르게 생겼지만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두 개 이상의 자료를 연결시킬 줄 아는 안목이 생겼다면 당신은 이미 그 내용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면 알록달록 맛좋은 과일이 널려있는 방콕이나 바르셀로나의 활기찬 시장의 모습처럼 사람의 기분도 즐거워진다. 공부는 즐겁게!!

그리고 주이 디샤넬 이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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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똑똑함은 분명 매력이다. 얼마 전에 봤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새롭게 떠오른 강인-이윤지 커플을 소개한 적이 있었는데, 커플티를 사러 간 곳의 일본 관광객에게 '슈퍼주니어!! 도호신기 말고' 라며 답답해하는 강인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일본어로 관광객에게 사뿐히 알려준 이윤지에게 강인이 반해버린 모습은 시청자들이 많이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상수역이면 여기서 대림역으로 가서 2호선으로 갈아타면 돼, 라고 가는 길을 바로 찾는 이윤지에게 강인은 '아 우리 똑똑이' 하며 좋아했더랬다. 이날의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이윤지의 모습은 분명 TV토론이나 수업 시간 질문, 혹은 상대방과 경쟁하는 프레젠테이션 등을 통해 드러나는 그러한 지성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는 똑똑하다는 사실을 생활 속에서 인간적인 유대를 매개로 표출하고 전달하였다.

  자신이 똑똑하다는 사실을 아무런 꾸밈없이 직접적으로 보여준다면 사회와의 관계에서 실패한다. 이 글은 똑똑함을 어떻게 표출하느냐에 따라 든든한 밥이 될 수도 무시무시한 독이 될 수도 있음을 경고한다. 아무런 꾸밈이 없다는 것은 지성인으로서 주장이나 의견 표명을 하였을 때에 당연히 가질 수 있는 냉소적인 태도나 비난하는 어조 등이 있는 그대로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커다란 의미로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뜻이다. 보통 자신이 말하는 상대와 같은 높이에 서려 하지 않고 그 사람보다 우월하려는 심리를 가지고 있을 때, 혹은 대화 상대에게 호감을 느끼지 못할 때 이러한 직접적 모습이 드러나게 된다.


  TV 토크 쇼나 대학생들과 함께하는 강연 등에서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등의 CEO들은 분명 똑똑하고 좋은 대학을 나온 (혹은 좋은 대학에 들어갔다 그만둔) 천재들이라 할 수 있지만, TV 시청자들에게 그들은 한없이 친근하게 느껴지고 다가가 먼저 말을 걸고 싶은 아저씨들이다. 내가 시덥잖은 질문을 하나 해도 내가 그 질문에 대해 받고자 속으로 원했던 답변들을 위트를 섞어 술술 풀어줄 것만 같은 사람들이다. 이 분들은 똑똑한 사람의 얼굴을 인간성이나 유머로 꾸미는 노력을 했기 때문에 대중의 환영을 받으면서도 지적으로 뛰어나다는 존경을 얻을 수 있었다.

  딱 스타일 멋지고 여자들에게 사랑받는 남자가 그 자신은 그리 똑똑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근 만난 동성 친구에 대해 "걔는 참 똑똑한 친구야He is quite a smart guy" 라고 말했을 때 그 smart guy의 이미지가 여기서 말하고자 하는 '똑똑함을 지성이 아닌 인간적 매력으로 표출한 사람'의 이미지이다. 여기서 smart guy를 소개한 남자가 그리 똑똑하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즉 바람직하게 똑똑한 사람은 자신보다 똑똑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똑똑한 모습을 내보이면서도 자신은 주변 사람들과 같은 물에서 노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이 교만한지 겸손한지를 따지기 전에 주변 사람들과 재미있는 대화를 한 마디라도 더 많이 하려고 끊임없이 궁리한다.

  그러한 점에서 지금 학원에서 꿈을 키우며 공부하는 요즘 아이들이 내심 걱정이 되는 건 사실이다. 나도 그리 나이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나 때보다 훨씬 지독한 경마장 체제 안에서 좀비마냥 무덤덤함과 한편으로는 노련한 머리놀림으로 아웅다웅하는 아이들이 과연 똑똑한 매력에 대해 관심은 가지고나 있을까. 난 똑똑하고 문제 잘 풀고 듣고 읽는 문장은 바로 이해하고 이 상황에서 이렇게 하면 된다는 해결책을 빨리 제시해줄 수 있어, 그래서 나는 그동안 상도 많이 탔고 칭찬도 많이 받았고 웬만한 인맥도 있어, 라고 생각하는 아이들이 단지 그러한 지적 능력 즉 '지성'에만 가치를 둔 채 똑똑함의 표현과 인간관계 속에서의 똑똑함의 적용에 대한 가치는 간과할까 걱정이 된다. 푸석푸석한 컬러 톤으로 후줄근하게 입고 다니며 책가방은 쓸데없이 무겁고 뒤에서 씨나락 까는 말투만 간혹 툭툭 던지는 무서운 아이들이라도 누구에게나 공인된 그들의 똑똑한 내면은 매력있게 가꾸는 법을 한 번 고민해 보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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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물생심 [見物生心]
[명사] 어떠한 실물을 보게 되면 그것을 가지고 싶은 욕심이 생김.
측은지심 [惻隱之心]
[명사]사단(四端)의 하나. 불쌍히 여겨 언짢아하는 마음을 이른다. ≒측심(惻心).

  사람의 마음을 사고 싶을 때 그 사람 앞에서 잘 보이려고 하고, 좋은 선물을 가져다주고, 예쁜 문자를 보내거나 감동적인 멘트를 날리려고 노력한다면 그러한 모든 행동은 견물생심에서 우러나왔다고 할 수 있다. 이성을 가지고 싶은 욕심, 그리고 그에 따라 그 사람을 위하기보다는 자신의 멋진 모습과 자신의 만족을 위한 행동은 상대방의 마음을 강하게 움직이기에는 역부족이다. 견물생심이 발동하면 치근덕거리는 멘트를 날리게 되거나 혼자만의 상상으로 그녀/그는 이것을 좋아하겠지, 하며 거대한 부질없는 이벤트를 준비하게 된다. 이는 갖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에만 잠시 끓어오르는 미숙한 애정이며 금방 싫증이 나게 되는 근성이다. 

  하지만 측은지심을 바탕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고자 한다면 달라진다. 상대방의 곁에서 항상 보살펴주고 언제나 지금과 같이 다정하게 있도록 신경쓰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그래서 특별히 드라마틱하지는 않아도 솔직한 말들을 많이 주고받으며 탄탄한 베이스를 구축하기 때문이다. 이는 나의 만족을 위함이 아니며 상대방을 중심으로 한 사고방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대 앞에 서서 무언가 개인기를 보여주어야 하는 느낌은 받지 않으며 평소에는 편안한 관계를 만들어낼 수 있다. 이는 나는 그 사람을 가지려 하지 않아도 이미 그 사람이 내 손을 잡고 있어 나는 그 사람을 가진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다.

  지난 1년간 나는 견물생심으로 앞에 섰는가, 측은지심으로 앞에 섰는가? 반성을 깊게 해야 하는 문제이다.


보너스 - 내가 좋아하는 효주누님 (대한항공 CF에서의 그 모습이 이상형)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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