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는 하루
루싸이트 토끼
사랑의 단상 - This Is Not A Love Song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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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타프로 5.2로 만들었어요
♧ 세션은 보컬, 기타, 피아노 이렇게 세 가지 입니다. 두 명이서 연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두었어요
♧ 퍼가실 때는 꼭 출처를 밝혀주세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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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에 잡지 w.e.b. 을 통해 알게 된 The Favourite Website Awards (The FWA) 라는 사이트가 있습니다. 어느 나라에서 만든 사이트인지는 모르겠지만, 플래시나 CSS를 중심으로 만든 웹사이트 중 아이디어가 기발하거나 창조적인 콘셉트를 활용한 곳을 소개해 주는 사이트입니다. 매일 한 개의 사이트가 차곡차곡 올라와 기분이 흐뭇합니다.

The FWA의 메인 화면 (사이트 들어가기)



  그중 제가 우연히 들어간 사이트 중 인테리어 소품과도 같은 즐거운 느낌을 주는 사이트가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Cartelle!! 인터랙티브 디자인을 연구하는 일종의 연구소 비슷한 곳이었습니다. 사이트 들어가기
  사이트는 매우 간소하게 생겼습니다. 마치 인사동에 있는 작은 비디오 아티스트의 전시관에 잠시 들른 느낌이랄까요? 사이트를 방문한 사람에게는 무작위로 Cartelle에서 제작한 인터랙티브 디자인 화면을 보여줍니다. TOY #1부터 #10까지인가 있습니다.

Cartelle의 왼쪽 사이드바 메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인터랙티브 디자인 소품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소품은 바로 이 Rainy Day (TOY #2)입니다. 우산을 움직일 수 있어요~


  물론 한국에서도 플래시광고에 이러한 인터랙티브 디자인이 잘 쓰이지만 저는 웹사이트 자체에도 이것이 넓게 활용되었으면 합니다. 클릭하고 포인터를 움직이는 것에도 얼마나 많은 의미를 담을 수 있는지를 생각해 봐야겠지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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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물론 의학 전문 기자나 의사는 아니지만, 평소 살면서 기분이 이상해지거나 갑자기 무기력해지거나 하는 등의 징후를 보일 때 스스로 그 증상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중 내가 가장 자주 겪은 증상은 자존감이 갑자기 확 떨어지고 그에 따라 내가 하는 일의 성과가 없는 듯이 느껴지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녀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동아리 모임에 나가면서 이러한 감정은 한달에 한 번 정도씩 불쑥 찾아오곤 했다. 내 스스로 내 감정은 잘 억제하고 조절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두 가지는 절대로 숨길 수 없는 것이 있고, 그리고 또 한두 가지는 절대로 저항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나를 항복하게 만드는 감정 중 하나가 위에서 말한 마음이다.

  누구나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이 주로 접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이 있다. 따라서 특정한 영역에 갇혀 있는 우리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비슷한 종류의 일을 접하고 따라서 특정 영역의 감정에 크게 민감해지고 연약해진다. 나의 경우 그것은 갑자기 나에 대한 존중이 확 떨어질 때와 수동적으로 끌려다닌 기분 그리고 괜히 손해본 듯한 기분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로 맞닥뜨리는 마음의 병은 나와는 다를 것이다.

  예전의 나는 이렇게 마음이 아플 때에는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일이 없었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며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컴퓨터 앞에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분명 이런 식의 마음의 병은 강박증이나 우울증 같이 정신과 질환으로 명확히 분류가 되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앓고 있는 정신병은 아니기 때문에, 분명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병원에 갈 생각은 어리석고 이 느낌과 아무 관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료가 아닌 다른 처방과 해결책이 있을텐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실천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얼마 전에 내가 알아낸 방법은 자기가 살면서 갑자기 맞닥뜨리는 감정 중 자주 만나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을 겪게 되고 그 이후 어떤 방법으로든 우연적이든 간에 해결책을 발견하여 감정이 사라진 다음 부정적인 감정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한데 묶어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그 기록을 마음의 병에 대한 답을 낼 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틈날 때마다 이것에 대해 좀 더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다이어리에 적어놓았던 키워드를 인터넷에 입력하여 검색해 보고 그것이 나의 성과 창출에 도움이 됨을 확신할 때, 남들도 잘 몰랐던 신기한 사실을 발견할 때, 열심히 쓰면서 공부할 때, 주변 환경을 말끔히 정리할 때, 돈과 인맥을 쌓을 기회를 지원서나 연락 등을 통하여 알아볼 때, 내가 그동안 도와주기만 했던 다른 사람에게 가서 당당히 도움을 요청하여 도움을 받을 때 내가 자주 마주쳤던 그 마음의 병은 사라졌다. 자신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을 때 어떤 방법이 이 병을 해결해 줄 처방이 되는지는 서너 번의 동일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처방을 통해 병이 사라지는 좋은 기분을 감지하는 그 순간 처방에 대해 메모를 한번 해 본 사람만이 자신만의 해결책을 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리의 뒤쪽 메모 부분에 증상 별로 마음의 병과 해결책에 대해 목록 형식으로 적어놓는다.

  문제와 해결책이라는 간단한 형식의 기록은 나중에 나의 모습을 스스로 관리할 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전문적인 식견이 없어도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이렇게 되었다는 중간과정을 잘 기억할 줄 아는 능력만 있으면 잘 사는 데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적어도 공부와 계획 그리고 자기관리의 차원에서는 그렇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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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나는 정기적으로 들러야 될 것만 같은 사이트가 생겼을 때 즐겨찾기 폴더에 열심히 등록을 해놓곤 했다. 그리고는 언젠가 기회가 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을 한번씩 클릭하여 방문하고 지금까지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져오자고 마음을 먹었다. 사이트의 종류는 여러 가지 전문 분야를 다루고 있는 국내외 뉴스와 저널, 내가 관심갖는 사람들의 블로그, 공모전 포털과 카페, 장학재단, 음악 관련 카페와 아티스트 및 레이블 홈페이지, 음반/컴퓨터/의류/소품 쇼핑몰 등이었다. 이렇게 종류별로 나뉘는 사이트는 종류별로 폴더에 정리해 놓았다. 조금 더 정기적으로 이러한 사이트를 방문하게 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나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라는 인터넷 상의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고, 바로 이 기능을 사용하였다. 한RSS(www.hanrss.com)를 휴학하기 전까지 쓰던 노트북의 IE 메인페이지로 띄워놓은 것이다. 정기적으로 들르는 곳이 비단 웹사이트 뿐이랴.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과 계속 인연을 주고받기 위해서 별 생각이 없어도 계속 만나게 되는 사람들 말고 '지인'들은 머릿속 한 그룹에 몽땅 모아놓고 윤번제로 약속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윤번제는 농담이지 절대 실제로 작동하지는 않았다. (의장 윤번제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사람에게 번호를 매기는 건 비인간적이다) 나는 그냥 핸드폰 주소록에 쓰인 이름들을 보고 이 사람 만난 지 좀 오래 됐네, 싶은 사람을 무작위로 집어 문자와 전화를 날렸을 뿐 정갈한 계획은 없었다. 즐겨찾기 폴더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안에 숨겨져 있고 수많은 사이트들의 목록을 마우스 포인터로 헤집고 다니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어서 내가 정기적으로 방문하겠다고 마음 먹은 사이트들은 단지 목록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RSS를 열심히 보던 나는 어느새 귀찮아져서 결국 네이버를 메인 홈페이지로 바꾸고 메인에 뜬 뉴스를 충동적으로 클릭하는 우연적인 삶의 궤적으로 돌아갔다.

  자신의 관심의 대상 중 항상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여기서 '지속적'과 '정기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데,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지속적인 학습과 체험은 정기적인 독서나 웹사이트 방문과 동격이고 지속적인 연락은 정기적인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방문과 같은 말이다. 지속적인 관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관심이 충분조건이어야 하는 경우가 우리 삶에 매우 빈번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나는 비정기적 관심보다 정기적인 관심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들은 계속 변한다. 일정 범주 안에 있는 관심의 대상들이 변화하는 정도는 그 범주가 공유하는 주기에 따라 모두 같아서 변화를 관찰해야 하는 필요성도 같다. 즉 일정 범주 안의 대상들은 공평하게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한다. 사람은 일정 범주 안에 계속 묶여 있을 정도로 단순한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공평하고 질서 있는 관심이 힘들지만 앞서 말했던 내가 주기적으로 방문하기로 마음먹은 웹사이트 등에게는 그러한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정기적 관심은 오로지 나의 필요에 의해 수행하기 때문에 나 혼자서만 관심을 지배한다.

  관심의 대상이 여러 범주로 나뉘어 그룹화될 수 있고 관심을 갖는 행동이 정기적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내가 떠올린 이미지는 시계다. 초침과 분침과 시침이 있는 시계, 60초가 지나면 1분이 지나고, 60분이 지나면 1시간이 지난다. 24시간이 지나면 하루가 지난다. 그리고 나는 이 시계 메타포에 관심의 대상을 다음의 기준을 가지고 대입해 보았다.

  • 관심을 가져야 할 빈도: 이는 관심의 대상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와 연관된다. 단 여기서 같은 범주 안에 있는 관심의 대상은 같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관심을 가져야 할 빈도도 같다.
  • 관심의 실행 시간: 관심의 대상은 곧 내가 할 일에 대응되는데, 시간이 적게 걸리는 일도 있고 많이 걸리는 일도 있다.
  • 관심의 실행 가능성: 관심은 분명 가져야 하지만 그 대상을 보거나 만지거나 체험할 기회는 모두 다르다.
  • 관심의 대상이 변화하는 주기: 매일 업데이트되는 뉴스와 한달에 한번 업데이트되는 웹사이트의 차이는 분명 있다.

  기준이 2개를 초과하므로 2차원 그래프로 그릴 수가 없게 되었지만 아무튼 이러한 기준을 통해 초침과 분침과 시침을 결정한다. 관심을 가져야 할 빈도가 높으면, 관심의 실행 시간이 적으면, 관심의 실행 가능성이 높으면, 관심의 대상이 변화하는 주기가 짧을수록 초침에 가깝고 그 반대면 시침에 가깝다. 어느 침인지는 여러 기준이 혼합된 결과로 나타난다.
 
  침을 가지고 열심히 설명했으나 침 3개는 초기의 이해를 위한 메타포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보다 넉넉하게 태엽 바퀴 여러 개로 생각해 본다. 태엽의 이빨이 많으면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린다. 태엽 바퀴 하나를 관심의 대상의 하나의 범주로, 태엽의 이빨을 위에서 말한 네 가지 기준에 따라 마련한 상대적 척도로, 태엽이 한 바퀴 돌면 관심의 대상이 범주 안의 다른 것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착안한다. 이렇게 하면 마치 기계와 같이 자신의 관심을 정기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가 만들어진다. 

  나의 경우 뉴스를 가장 작은 바퀴, 음악 관련 사이트를 그 다음 큰 바퀴, 그리고 제일 큰 바퀴는 공모전이나 아르바이트나 장학금 같은 정보를 담은 사이트로 하겠다. 뉴스를 30번 보면 음악 사이트를 10번 보고 그와 동시에 능력계발 정보 사이트를 2번 본다. 조금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그룹으로 나누어 태엽에 집어넣어 돌릴 수도 있다. 그렇고 그런 사람은 가끔 만나고, 친하고 도움 되는 사람은 자주 만나는 그런 식의 생활도 계획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나는 되도록 내게 부족한 따뜻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지만.

  나아가 위에서 착안한 침 그리고 태엽은 실제 눈에 보이는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 계획적인 삶을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50cmX30cmX10cm 정도의 플라스틱 판 위에 태엽을 놓고 각 태엽은 아래에 있는 색색깔의 '행운의 바퀴'와 연결되어 있다. 행운의 바퀴 위에는 방문할 웹 사이트의 로고가 써 있다. 태엽이 한 바퀴 돌면 행운의 바퀴가 한 칸 이동하고, 한 칸 이동했을 때 행운의 바퀴 중간의 버튼에 불이 켜지면 그 버튼을 손으로 눌러 모니터에 웹사이트를 띄운다. 웹사이트를 다 봤으면 레버를 당기는데, 레버를 당기면 가장 작은 태엽을 기준으로 한 바퀴 움직인다. 레버는 한번에 1회만 당길 수 있으며 버튼에 불이 켜져 있으면 그 버튼을 누른 다음에만 레버를 당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컴퓨터 옆에 tangible user interface를 가진 기기를 놓아두면 정기적으로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사이트를 방문하는 고된 작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윤번제를 잠깐 얘기했지만 윤번제는 정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사회를 구성함으로써 방법의 실효성이 나타나는 방법이다. 개인의 습관을 혼자의 힘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의지가 약한 사람에게 통하지 않는 방법은 습관에서 사용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관심의 대상을 정기적으로 순회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의 대상에 대한 편리한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위에서 말한 관심의 실행 가능성과는 다르다. 관심의 대상을 실행할지 말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결정하는 그 단계로 나를 이끄는 힘이 접근성이다. tangible user interface는 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구상해 보았다. 무엇이든 습관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접근성, 이것만 잊지 않으면 되겠다. 그리고 관심의 대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더 개방적으로 사고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범주를 나눌 때 기준을 조금 더 신중하게 적용한다면 지속적인 관심을 잘 가질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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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작성 과정] 4. 포스팅 자료 모으기

  주제도 정했으니 이제는 백지에 풍부한 살을 붙여나가기 위해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언제나 명심해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있는 글(발췌, 링크), 그림, 동영상 그리고 자신의 포스트와 관련된 파일을 충분히 모아 와야 합니다. 그렇게 모아 놓은 자료를 한 자리에 놓고 멀리 떨어져서 보면 이 자료의 묶음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라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료를 열 개 모은 경우와 자료를 백 개 모은 경우 간의 차이는 네모난 석고를 조각할 때 천 번 카빙을 했는가 만 번 카빙을 했는가의 차이와 같습니다. 즉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정교하게 공을 들였느냐의 차이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자료를 모아 봅시다.

 
무슨 자료를 모으나요?

1. 우선 글을 모읍니다. 여기서 글을 모은다는 것은 온전한 글을 그대로 읽고 기억해 놓았다가 쓴다는 의미보다는 포스트의 주제와 관련된 글을 마구 찾아 읽어보고 그중 기억이 잘 나는 것을 골라내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논문의 인용을 하거나 연설문 혹은 축사와 같이 근사하게 고전이나 옛날의 명언을 그대로 가져오는 일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작업일뿐더러 온라인 매체인 블로그의 신속성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료 수집은 폭넓은 독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글을 써나가려면 첫 문단이나 마지막 문단에 다음과 같은 식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동아일보에서 읽은 기사 중 IT업계가 소프트웨어 관련 법의 미흡함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들었다. ...
프랭클린 플래너 사이트에서 보아도 정형화된 속지에 대한 신통치 않은 반응을 게시판 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
이 점에 대해서는 나보다 OO님이 더 잘 소개해 놓았다. (포스트 주소 링크) ...


  이러한 글들은 완전히 저의 것이 아니라 간접 혹은 직접 인용문입니다. blockquote나 quote, cite 요소를 활용하여 인용문임을 강조하고 안의 URI 링크도 시킬 수 있겠지만 그정도 까지의 XHTML 태그 사용은 옵션이구요, 글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글은 인용문의 경우 드래그하여 복사하고 메모장에 차곡차곡 쌓아 놓습니다. 웹문서는 URI를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넣어 놓구요, 예전에 제가 써 놓았던 메모의 경우도 드래그하여 새로운 파일에 인용문과 웹문서와 함께 붙여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빈 화면 앞에 앉아 포스팅을 시작할 때 이쪽 메모장 창으로 들어와 먹을 걸 찾아봅니다. 혹은 먹을 걸 찾아본다라는 비유 말고 가지고 놀 찰흙을 떼어간다는 비유도 적절할 듯합니다.

  포스팅 때 가져오지 못한 글이라도 메모장 파일은 유지해 놓음으로써 컴퓨터에 보관해 놓습니다. 혹은 쌓아놓은 층별로 하나하나 검토하여 다시 재분류를 하여 창고 노릇을 하는 분류별 메모장 파일에 잘라 붙여넣기도 합니다.


2. 그리고 그림을 모읍니다. 현재 자신이 설정해 놓은 주제와 그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통해 연상되는 여러 단어를 생각해 보고, 키워드가 가장 뚜렷하게 그려내는 이미지를 찾아 봅니다. 자기의 의지를 너무 과신하지 말라는 주제의 글을 쓴다면 키워드는 의지, 겸손, 자제 등이 되겠구요, 키워드를 통해 연상되는 단어에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 막다른 골목, 눈앞에 펼쳐진 아주 높은 빌딩, 정글에 가로막힌 탐험가, 사자와 얼룩말떼 등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이를 통해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가로 600픽셀 정도의 근사한 그림이 있고 그 밑에 정돈되게 쓴 글이 있는 풍경을 떠올립니다. 자신이 쓸 글의 주제를 잘 형상화하는 그림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마치 신문기사의 삽화를 찾듯이, 혹은 만평을 기획하듯이 유사성(analogy)를 생각하면서 그림을 3~5장 정도 모읍니다. 

  특정 개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모으는 그림 또한 있구요, 저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표나 다이어그램도 가끔씩 만들고 있습니다. 꼭 글에 연관된 그림만 모으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포스트의 디자인을 조금 더 신경쓰고 싶을 때에는 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색깔과 도형을 고려하여 포스트를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디자인 예시를 살펴봅니다. 이는 외국의 웹디자인 사이트에 많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이트들을 많이 참조하는 편입니다. 제가 직접 Adobe Illustrator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경이'는 거의 없고 좋은 걸 끌어다 모으는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그림의 경우 저작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아마 웹에 나온 미디어 중 가장 저작권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매체가 그림이 아닐까 합니다. 음악은 아예 업로드조차 안 되지만 그림은 올려놓기가 쉬워 보인데도 실제로는 엄청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제작자에게 쪽지를 보내 사용 허락을 받거나 Creative Commons의 Flickr 검색 엔진을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림은 제 컴퓨터의 '사진' 폴더 안의 '블로그포스팅'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 '200811' '200812' 이렇게 월별로 폴더를 만들어 그 안에 파일 이름 변경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넣어둔 후 가져다 씁니다. 월별 정리만 하면 충분하고 다른 정리는 무의미합니다. 글보다는 훨씬 느슨한 분류 체계가 요구됩니다. 


3. 마지막으로 동영상을 수집합니다. 동영상을 모을 수 있는 사이트는 너무나도 많은데요, 그중 object와 embed를 통해 블로그로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는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유명한 YouTube나 네이버 동영상, 유럽 쪽에 유명한 dailymotion같은 사이트에 한번씩 들러서 자신이 정한 주제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입력해 봅니다. 혹은 그림을 모으듯 analogy가 가능하도록 키워드를 입력하여 글을 읽다가 깜짝 놀라거나 분위기 전환 등을 유도할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object나 embed코드가 나오면 바로 복사하여 메모장 파일에 붙여넣습니다. 동영상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제목을 코드와 같이 적습니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놓은 다음에는 어떤 자료를 쓸 것인가 최종 선별 작업을 하게 됩니다. 지금 제가 포스트 하나의 작성 과정을 매우 길게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이 과정은 전혀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보다 풍부한 블로그를 위해 더 많은 자료를 모아 놓는 자세와 더 많이 알아놓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계속 곱씹어서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자료 가공에서 계속됩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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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를 쓰는 사람은 어느 종류의 글이 블로그에 써야 적합한지, 어느 종류의 글은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곳에 적합하므로 쓰기를 삼가야 하는지를 분별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를 악성 광고성 글로 도배하거나, 이미 잘 정립되어 있는 신문 기사 사이트에서 뉴스를 마구 긁어와 그냥 올리는 사람들, 자신의 블로그가 마치 아고라라도 되듯 토론의 장이 댓글을 통해 많이 펼쳐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논쟁성 글들을 자랑스럽게 투데이가 1000도 되지 않는 자기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 블로그를 백과사전처럼 모든 지식의 총 집합체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남들에게 엄청난 양의 자료를 제공해주거나 남들에게 IT 관련 기사와 짧은 전문적 소견을 맛보게 해주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블로거, 즉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평범한 블로거라면 어떠한 글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는가.

  그동안의 나의 경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구축해 나가면서도 개인의 소규모 사이트라는 특성을 유지한 주변의 멋진 블로거 친구들, 그리고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참고하여 블로그에 들어가야 할 글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글을 나누어 보았다. 인터넷 상의 텍스트 정보를 담아낼 그릇의 종류가 블로그, 카페, 웹사이트[각주:1]라는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더욱 목적에 따라 세분화되거나 새로 다양해질 그러한 미디어를 최대한 적절히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의 글들은 블로그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메모, 낙서, 일기, 수필, 수기, 감상문, 평론(리뷰), 방법론[각주:2], 칼럼, 사설, 소설, 시, 논설문, 연설문

다음의 글들은 카페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평론(리뷰), 연설문, 방법론, 기사, 소개글, 설명서, 광고글, 제안서, (연구)보고서, 회의록, 사과문, 호소문, 편지글

다음의 글들은 웹사이트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광고글, 제안서, 소개글, 설명서, (연구)보고서, 소설, 시, 사과문, 호소문
웹사이트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글들은 대개 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추가로 나눌 이유가 없는 글들이다. 즉 글 하나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게 정보를 전달받거나, 완전한 사실 위주의 글이거나, 예의를 갖추고 공식적인 형태를 띄거나 아니면 가치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예술 작품인 경우다. 



  여기서 카페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글의 종류 중 빨간 색으로 표시한 것들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블로거가 블로그의 특성에 벗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글의 종류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독립 언론의 일종으로 생각하여 5만 이상의 방문객 수와 2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할 자신이 있거나 (www.itviewpoint.com 처럼. 이분 존경합니다.) 소규모 기관의 소식 전달 통로로 간주하지 않는 이상 기사는 블로그에 어울리지 않는다. 소개글과 설명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 매개체로서 내 의견이나 상상력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글을 가지고 만들어나가는 블로그의 특성과 맞지 않다. 연구 보고서나 회의록과 같이 오프라인 소책자로 출판할 글은 블로그가 아닌 pdf나 한글, 워드 파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편지글은 매우 사적인 특성 탓에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데 어울리지 않는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가능하다.) 


  이러한 대응 작업을 통해 카페는 의견 전달의 수단이라기보다는 활용 가치가 있는 정보의 공유 장소이자 배울 수 있는 사실을 모아놓은 곳이라는 특성을 가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은 의견보다는 사실을 중요시한다. 그것이 블로그와의 다른 점이다. 카페가 의견만을 우선시하면 누구를 위한 상황 진단이고 건의이고 불만인지가 불명확한 환경에서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블로그가 사실만을 강조하면 사실을 보다 큰 규모로 가지고 있는 카페나 위키피디아 그리고 지식iN과 같은 사이트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여 규모의 차이로 자연 도태된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포스팅이란 밀폐된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마이크를 꺼놓은 줄 알고 옆사람과 혹은 혼자서 신나게 말을 지껄이는 일이다. 사실 나는 마이크를 켜 놓았고 내가 한 말은 청취자 수가 몇명이든 간에 어쨌든 전국에 퍼져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조심해야 하고, 더욱 더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1. 검색 사이트에서 분류가 '웹문서'로 되는 인터넷 미디어. 올라와 있는 글에 대해 댓글을 달 수 없는 경우를 떠올리면 쉽다. [본문으로]
  2. 네이버 블로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로, 자신의 의견을 담고 있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아낸 좋은 정보를 알려주고 보다 좋은 방법을 추천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목적으로 쓴 글. (OO가 좋아요, 이렇게 해보세요..)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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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ebzer님>

    대학 생활 중에도, 그 이전에도 항상 하는 실수가 있다. 누구나 다음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자신의 의지 박약을 탓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전공 진입을 앞두고 학점을 잘 맞아 놓아야 하는 학기의 기말고사가 3주 앞으로 다가오자 하루종일 학교에서 나누어준 프린트만 계속 봤다. 방학 중에 학원을 하나 끊어 놓고 그곳만 다녀오면 그 다음은 몸이 쭉 풀려 계속 놀았다. 엄마나 여자친구가 부탁한 일을 별로 힘들지 않게 끝내놓은 다음 곧바로 내 할일 하러 도망간다. 타인에 의해 설정해 놓은 일정량의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의지를 툭 잘라내 버리는 심리, 어떻게 보면 주어진 것 만큼 하고 남은 시간은 자기가 편한 대로 쓸 수 있는 미국식 생활방식의 기본 원칙과도 같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자기계발에서의 차원이다. 남은 시간에 내가 편하다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때가 절대 좋을 수 없는 상황임을 가정하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모습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실수이지만 반드시 개선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충분히 실행 가능한 행동의 양을 20이라고 했을 때 우리에게 당장 주어진 의무는 15 정도이다. 추가로 5를 더 달성해도 내일의 일정이나 컨디션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추가적인 5는 나에게 다른 사람들을 앞서갈 엄청난 추진력을 주고, 남들의 6개월이 나의 3개월처럼 느껴지게 하는 분량이다. 하지만 15가 주어지면 우리는 15를 충족하고 만족하여 더 이상의 충족을 기피하고 혐오한다. 주어진 컵에 우유를 다 따랐으니 오늘의 분량은 이걸로 끝이다는 생각을 한다. 눈앞에 보이는 기준을 맹신하고 그것을 적극 긍정한다. 그 기준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나의 잠재력을 절대 최대한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만큼 어느 정도 쉽게 봐주고 묵인해 주는 기준이다.

  그래서일까, 자기가 주도하여 계획을 세우고 내가 추진한 일정과 내 손으로 얻어낸 정보는 대학교 학기 중에 바쁠 때에는 없다. 학기 시작으로 바쁜 3월과 시험 준비로 바쁜 시험 전 2주 동안의 프랭클린 플래너 속지를 보면 텅텅 비어 있다. 학교에서 주는 활동량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내가 학업을 점층하려는 욕구보다는 주어진 것을 끝냈으니 남는 시간에 놀자는 욕구가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허한 하루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자기주도적 발전의 시각에서만 공허한 페이지는 잘못되었고, 사회에 잘 적응하는지를 평가하자면 주어진 것을 다 끝내는 일은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런데 적어도 시스템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공허한 페이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나는 의지가 약한 나의 한계를 존중하면서도 자기주도적 발전의 시각으로 계획을 멋지게 하고 싶다. 그래서 나의 선택은 타인의 요구나 타인이 설정한 목표가 없는 시기를 타서 그 시기에 자발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오직 그 날의 성과는 내가 목표 설정부터 달성과 평가까지 총 책임을 지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열심히 행동하는 전략을 생각해 내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의지가 쇠약해짐을 알기에 지금 움직인 것이다. 단지 시기만 조정했을 뿐인데 이를 통한 자기주도적 행동의 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플래너에 나로부터 유래한 창조적인 생각이 계속 빼곡히 적혀 나가게 되었다.
 
  의지를 높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흔히들 주변의 응원을 받거나 격려를 받거나 자신의 무능에 분노하거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 짧은 시간 안에는 변할 수 없는 자신의 절대적인 능력과 잠재력을 더 높게 설정하고 무언가 더 임팩트가 큰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 자기의 성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과 마음가짐은 모두 자기 안에서만 존재하는 허상이다. 쉽게 부풀릴 수 있지만 조직이 허약하여 금방 수그러든다. 그래서 허상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현재 모습을 인정하는 조건 하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중 한 방법이 위에서 말한 시기 조정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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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 메모의 가장 좋은 환경은 단순한 '펜과 종이' 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시도해 본 환경은 여러 가지였다. 펜 한 자루와 종이, 여러 색깔의 펜과 형광펜과 종이, 핸드폰 메모장, 컴퓨터의 메모장, 인터넷 상의 스프링노트(www.springnote.com), 싸이월드 다이어리 등이었다. 하지만 가장 아이디어라는 본질에 집중하게 해주는 방법은 역시나 본질 외의 다른 것에 정신을 쏟지 않게 해주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었다.

  다양한 색깔 펜을 드는 순간 어느 펜은 어느 내용에 대응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고, 핸드폰으로 글자를 입력하는 순간 마음대로 스케치가 불가능하고 글자 수에 신경써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컴퓨터를 통해 글자를 입력할 때에는 키보드의 오타가 생기지 않을까 집중이 손으로 옮겨간다. 반면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써온 펜을 쥐고 글씨를 쓰는 데에는 아무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쓰기 편한 환경,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확신 (제약의 부재) 이 두 가지가 아이디어라는 본질에 집중하게 해주는 두 가지 기둥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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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아리에서 회의를 하거나 할 때 적게는 6명, 많게는 20명까지 동시에 메신저에서 한 대화창을 사용할 때가 있다. 조금이라도 뻘글이 난무하면 회의 진행은 안 되고 밤 12시를 넘기는 경우가 허다한데... 그래서 나는 생각해 보았다. 인터넷에서 애들끼리 회의를 할 때 조금 더 질서를 갖추고 할 수는 없나?

  즉 회의에 필요한 요소들을 인터페이스와 사용자의 권한 속으로 녹여내어 회의를 하기 위한 프로그램에 참여한 사람들이 그 녹아들어간 요소에 저절로 순응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회의와 토론을 제대로 진행시키기 위해서는 논의할 안건, 발언 권한과 회의 진행 순서를 조정하는 의장과 조정자, 그리고 안건의 형식에 따른 구도가 필요하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요소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을 인터페이스의 기능으로 모두 옮겨오면 사회과학에서 다루었던 추상적 개념들이 컴퓨터 화면에 구체화되어 질서정연하게 정리되어 있을 것이다.

  대화를 시작할 때 메신저 대화창에 토론 Add-on 실행을 의장 역할을 한 사람이 누르면 대화에 참여한 다른 이들이 찬성 버튼을 눌러 동의한다. 모두의 동의가 끝나면 토론 인터페이스로 바뀐다. 안건을 던지고 만약 찬반토론 형식이라면 찬성측과 반대측에 대화 참여자들이 옮겨붙는다. 마치 옛날의 '포트리스' 혹은 '서든어택' 에서 Red Team, Blue Team을 나누는 화면처럼 생길 것이다.


이렇게 찬반토론 형식으로 할 수도 있고..


이렇게 원탁토론 형식으로 할 수도 있겠지??


  토론의 형식을 규정하고 안건과 찬반 진영이 만들어졌다면 그 다음은 의장의 발언권 부여에 따라 이야기를 시작한다. 실제 토론에서처럼 시간 제한 기능은 너무 가혹한 것 같고, 발언을 하는 사람이 발언 신청을 한 뒤 승인이 되면 시작 버튼을 누르고 얘기를 한 뒤 끝나면 종료 버튼을 누른다. 아무나 막 말할 수 있는 시간도 주어진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메신저 대화창처럼) 안건에 대해 투표를 해야 한다면 투표 절차에 들어간다. 

  회의에 참가한 사람들이 일정 시간 내에 열심히 참여하고 질서를 잘 따라 주려고 부단히 노력한다면 이러한 인터페이스는 필요 없을 것이고, 현재의 대화창으로도 무난한 진행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만약 집단에서 회의 방식에 익숙하지 못한 사람이 있어 회의 진행에 방해가 된다면 인터페이스의 도움을 받아 집단을 제약 상황에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이렇게 토론 인터페이스를 메신저 사용자들이 잘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용률을 일정 수준 유지하기 위해서는 토론 인터페이스에 그래픽적 요소를 넣어서 마치 게임 화면과 같은 즐거운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따라서 오프라인의 여러 가지 메타포를 가져와 웹디자인으로 그것들을 실현시켜야 하겠다. 사용자들이 각자의 캐릭터 설정을 할 수도 있으면 금상첨화가 되겠다. 토론을 도와주는 화이트보드, 이미지나 파일 공유 기능 등은 이미 네이트온과 Windows 메신저에 설치되어 있으므로 이들을 이용하면 된다.

  오프라인에서는 사람과 사람이 한 자리에 있기 때문에 즉각적인 제어가 가능하지만 온라인에서는 그러한 제어 능력이 반 이하로 떨어진다. 회장의 규율, 카리스마 등과 같은 규칙 외적인 요소 또한 인터페이스로 녹여낼 수 있으면 좋을텐데 이것까지 생각하기는 아직 미숙한 것 같다.

  질서 있는 토론을 도와주는 이 서비스는 기존 포털과 같은 네이버, 다음 등이 할 수 없다. 서비스의 범위가 작고 (그러나 이용자의 종류와 수는 많은) 애플리케이션 의존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현재의 이용자가 가장 많은 메신저에 추가 기능으로 활용해야 하겠다. 그래서 떠오른 프로그램이 네이트온이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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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인생은 헤드폰을 끼고 잠도 안 자고 밥도 안 먹으며 음악만 들으며 보낸다 하여도 세상에 발매된 CD들을 다 들을 수 없을 만큼 짧다고 한다. (뎁 누님이 말씀하셨다) 그렇기 때문에 취향에 맞는 음악을 잘 골라 들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분야에 통달한 만능인이 될 수 없고, 짠 하면 여러 가지 직업으로 변하는 세일러문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처음부터 자신의 분야를 하나 정하고 그 분야만 열심히 파야 한다. 음악 듣기를 인생에서 중요한 '일'로 규정한다면 단일한 취향의 음악을 전세계 모든 음악의 바다로부터 뽑아오는 작업이 우선해야겠다.

  이러한 단일 취향의 추구를 도와줄 수 있도록 이전의 매스커뮤니케이션 시대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가 많이 만들어지고 있다. 선곡표를 DJ 마음대로 만들어서 그중 취향에 맞으면 좋고 아니면 말아요, 식의 마구 뿌리는 방식이 아닌 당신만의 취향을 찾도록 힌트를 끊임없이 제공해주는 서비스이다. 그렇게 한 사람의 취향을 찾아가도록 도와주는 서비스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는 것 같다. 첫째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 모든 정보를 쥐고 있고 그 정보를 바탕으로 색인을 만들어 사람들이 서비스 제공자의 신뢰성 있는 컨텐츠를 바탕으로 자신의 취향에 맞는 음악을 알아내는 방식이다. 인터넷 초창기의 야후가 디렉터리를 바탕으로 검색 사이트를 만들어놓은 것처럼. 그리고 내가 주목하는 둘째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수렴하여 의견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집단지성 방식이다.

  집단지성이 단일 컨텐츠 제공자 기반 서비스에도 적용되는 사례는 많은데 그중 음악 분야에서 내가 본 것은 싸이월드 뮤직과 멜론이다. 멜론의 '이 앨범을 좋아하는 분들이 많이 들은 앨범' 기능을 기획한 사람의 인터뷰를 예전에 읽어보았는데, 당시 SK소속이었던 것을 보면 그분의 아이디어가 싸이월드에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같은 SK라서) 멜론 플레이어를 켜면 앨범 정보 페이지의 오른쪽 여백에 현재 보여주는 앨범과 비슷한 취향의 앨범을 추천해주는 작은 창이 있다. 예전에는 발라드 앨범에 연관된 앨범으로 댄스 앨범도 있고 문제점이 보였었는데, 지금은 싹 사라졌다.

  사람들이 잘 찾지 않는 앨범의 경우 비슷한 앨범을 추천해주는 창이 없다는 점과 특정 곡과 어울리는 다른 곡을 추천해주는 창이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어떤 특정 곡과 어울리는 다른 곡과의 연관성에 투표를 하게끔 하여 집단지성을 구축하면 어떨까? 내 생각에는 이 곡과 이 곡이 어울려요! 라는 추천은 자발적으로 할 수 있을 만한 심리적 보상기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이 쌓이고 쌓여 어떤 특정한 곡에 대해 가장 많은 표를 받고 연결된 top 5개의 곡을 리스트로 보여주면 이 리스트에 대한 유저의 만족도는 최상일 것이다. 위지아(www.wisia.com)에서 사람들이 보여주는 차트의 결과는 누구나 동의할 만큼 객관성을 확보해 놓았는데 멜론도 그렇게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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