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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인의 사랑을 받는 사람은 한 명의 열정적인 사랑을 받을 수 없는 걸까? 나는 고등학교 생활을 하면서 어떤 특정한 한 사람에게만 나의 마음을 표현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겉으로 보기에는 그런 적이 몇 번 있었지만, 나의 진짜 속마음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모든 사람에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것이었다.

  나는 그래서 공연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공연이 노래든 스포츠댄스든 밴드공연이든 어느 형태에 상관없이 모든 공연은 만인의 사랑을 끌어모으는 데 좋은 구실을 한다. 내가 공연을 했을 때 사람들의 호응, 그 호응이 바로 만인의 사랑이라고 말할 수 있다. 공적인 자리, 그러니까 많은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관심을 받으면 그것이 곧 나의 행복이 된다.

  그런데 나는 사적인 자리 즉 나와 내가 관심을 가진 한 사람 이렇게 두 사람만 있는 자리에서는 공적인 자리에 있을 때와 꼭 같게 행동한다. 나의 이런 태도 때문에 내가 자칫하면 싱거운 사람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무릇 남자라면 공적인 자리와 사적인 자리에서의 모습이 같으면 안 되고 확연히 달라야 매력이 있다.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할 수 없는 온갖 둘만의 비밀의 속삭임은 둘만이 있는 자리에서만 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속삭임이 있을 때 두 사람의 관계는 점점 가까워진다. 어떻게 보면 광장과 밀실이라는 두 공간으로 나의 생각을 설명할 수도 있을 것이다. 광장에서 실현하지 못하는 열정적인 사랑이 밀실에서만 실현되는 것처럼 남자가 공과 사에서 이중적인 모습을 여자에게 보여준다면 그 남자는 분명 멋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나는 둘만의 비밀을 자연스레 만들어낼 사람이 되지 못한다. 나는 언제까지나 공적인 자리에만 머물러 있다. 밀실로 들어가지 못하고 광장에서만 활동하는, 어떻게 보면 슬픈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다.

  솔직히 나도 고등학교 때 한 번쯤은 여자를 사귀어보고 싶다. 이성교제라고 무조건 비판하면 안 된다. 단순히 학업에 지장을 준다는 이유로 이성교제를 금지한다면 인생에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사랑' 을 어떻게 깊게 성취할 수 있을까. 인간의 생애에서 가장 사랑하고 싶은 욕망이 샘솟는 이 고등학교 시기를, 과거로부터 계속 전해 내려온 사회 규범에 의해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나에게는 가장 큰 핸디캡이 있다. 단 둘이서만 있을 때의 사랑을 하지 못한다. 이 일이 가능해야 여자를 사귈 수 있는데 말이다. 사적인 밀실에서의 사랑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내가 아직 남자도 아닌 여자를 대하는 데 있어 약간의 겁을 먹거나 뜻하지 않은 곤경을 초래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나의 부족한 자기 신념 때문인가.
  한 여자만 사귀어 그 여자하고만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그 여자 외의 사람들과는 공동체 생활에 필요한 단순한 대화만을 주고받는 것을 나는 원하지 않는다. 그것보다는, 공적인 자리에서 많은 여자들을 만나고 그들과 의사소통하면서 자연스러운 즐거움을 얻는 게 나에게 있어 더 편하고 즐겁다. 만인의 사랑을 받는 것이 더 좋다. 하지만 그러한 나의 성격은 결국 고등학생 때 아니면 겪을 수 없는 중요한 경험을 놓치도록 한다. 양자택일의 문제에 다다른 나, 그렇지만 한 쪽으로만 나의 성향이 자꾸 기운다. 두 가지 길 중에 어느 길이 더 좋은 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2006.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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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로에 왔다. 언제나 한결같은 이곳,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며 손에 하나둘씩 옷이 든 쇼핑백과 테이크아웃 음식을 가지고 다닌다. 곳곳에 널려있는 것들은 모두 먹는 곳이고 무언가를 사는 곳이지만 모든 것들의 아기자기함에 편안한 느낌은 대학로변의 공기를 떠돈다. 나는 대학생은 아니지만 이곳을 찾아온다. 혼자 와도 기쁘다. 가끔씩 길거리에 널려진 쓰레기를 보면 '아직도 서울은 더러운 도시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그 옆에 똥 모양을 한 형형색색의 조형물을 보고 퍼뜩 웃음이 나온다.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킨 4호선 혜화역 옆의 대학로 거리는 그런 특별한 매력으로 서울의 모든 청춘남녀를 포함하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불러들이나보다.
 
  바디샵에 갔다. 도로와 마주한 곳에 초록빛 간판을 단 가게이다. 안의 인테리어도 초록색, 꼭 자연주의자들이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건을 공급받는 창고 같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제품이 디스플레이되어 있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다. 나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현대인의 상을 무척이나 이상적으로 여긴다. 친구들 선물을 사 주기 위해 물건을 고르다가 문득 생각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2학년, 이제 공부에 찌들 대로 찌들어 하루종일 굼벵이처럼 방바닥을 기는 듯한 1년을 보낼 친구들이 - 물론 나도 그런 축 처진 굼벵이의 무리 중 하나이지만 - 얼마나 공부하면서 힘들까? 그래서 나는 아직은 생소한 아로마테라피를 떠올렸다. 향기만으로 사람의 폐 속 끝까지 정화시키는 신비한 작용, 의학적으로 규명되어 논문이나 두꺼운 원론 책 같은 것은 없어도 분명 사람이 살아가는 데 조금 더 좋은 기분을 가져다주는 건 사실이다. 저 구석에 아로마테라피 제품들이 5미리리터짜리 조그만 갈색 병에 담겨져 있었다. 공주를 어떻게 하면 잠들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마녀와 같이 나는 친구들을 위한 향을 조심스레 골랐다. 내가 악의를 품은 마녀라는 게 아니다. 마녀가 공주에게 먹일 독약을 고르는 데 그만큼 많이 신중했듯이 나도 많이 신중했다는 이야기다. 나도 좋아하고 결국 친구들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향을 계속 찾아다녔다.
 
  그때 아차. 하고 내 머리속에 펑 하고 터진 생각. 우리 학교가 기숙사 학교라서 불을 피우는 일체의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이런. 우리 학교가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생각이 다시 뇌리를 파고 들어왔다. 아로마테라피를 즐기는 학생들이 모인 학교가 된다면 훨씬 더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 결국 나는 옆에 있는 바디 미스트 제품 쪽으로 걸어갔다. 운치 있고 더 진한 향 속에 빠질 수 있게 하는 건 아로마테라피인데, 정말로 아쉽다. 바디 미스트는 처음 접했는데, 향이 정말 좋았다. 옆의 아로마테라피 병이 시샘할 정도로 향이 좋았다.
 
  공부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하면 더 집중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 명도와 채도가 눈에 편하게 혼합된 인공의 초록색에서 편안함을 찾는 사람, 코코아나 커피를 타 마시는 사람, 모두 다 내 주위에 많다. 그런데 정작 좋은 방법은 쓸모없어 보이는 코에 있다. 무료해 보이는 코를 달래주자. 아로마테라피가 그것이다. 우리는 하루종일 숨을 쉰다. 숨을 1분이라도 쉬지 않으면 죽는다. 숨을 쉬지 않으려고 해도 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이나, 초록색 인테리어나, 코코아나 커피 같은 것들은 내가 꼭 그것들을 집중에 이용하려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오직 나의 정신작용에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이 호흡이고, 그래서 호흡을 이용하여 공부에 집중하려 하면 다른 방법보다 확실히 나은 방법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가만히 가게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말도 안되는 가설을 솜사탕 만들어내듯 만들고 있다가 카운터가 나를 불렀다. 아로마테라피 제품을 사고 싶었지만 학교의 규칙이 불행한 운명처럼 다가왔다. 친구들 생일이 조금 있으면 다가오는데 미리 축하하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2006.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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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z & Swing - Guys
 
오늘 민족가요제가 끝나면서 거의 1박 2일의 축제 행사가 끝났다.
지금 민족가요제의 피날레를 밴드공연으로 장식하고 온 나의 마음은 이렇다.
일주일 전부터 나의 마음은 온통 민족제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투사되어 있었다.
진정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다른 것에 신경쓰던 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아
결국 댄스도 잘 하고, 오늘 밴드도 잘 했지만,
모든 행사의 끝에는 쓸쓸함과 공허함만 남는다.
무대의 전체를 비추던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형형색색의 조명은
칙.. 소리와 함께 꺼지고, 구경하던 친구들과 후배들, 그리고 선배들은
하나둘씩 자기 본연의 위치로 돌아간다. 어두침침한 무대와 관중석,
그리고 그 위에 홀로 서 있는 내가 있다.
열광의 함성과 화려한 조명이 없는 드넓지만 조용한 우리 학교 체육관의
밖에서는 조용히 풀벌레 소리만 들려왔다.
이제 화려한 나의 제2의 자아로서의 모습은 끝났구나.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가자니 쓸쓸함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쓸쓸함을 극도로 맛본 자만이 그 뒤에 있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이제 민족제는 끝났고, 앞으로 나에게는 끝없는 희망의 대로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
 
친구들아 모두 수고했어, 최고의 축제였다 얘들아.

 
200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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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같은 날은 너무나도 심심한 날이다. 학교에 친구들이 조금밖에 귀가를 하지 않았는데 왜 이리도 기숙사에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을까? 날씨는 저렇게 맑고 따뜻한데, 그래서 다들 나가 노는 것일까?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 침대맡에 둔 시계 겸 타이머를 보니 벌써 9시 50분. 어제 분명히 밤 12시 반에 일찍 잤는데 오늘 이렇게 늦게 일어난 이유는 아무래도 지난 1주일 동안 끊임없이 나를 채찍질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주를 되돌아보면 정말 플래너에 맞춰진 삶을 살았고 모든 계획에 '장렬히' 체크를 남기고 자는 일이 나에게 자기 기만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였다. 마치 '아Q정전'에서 건달들에게 몰매를 맞고도 자신을 향한 위안의 웃음을 짓는 주인공과 같이, 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끊임없는 독서와 공부로 나를 혹사시키면서도 자신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9시 5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약간의 고민에 휩싸였다. 점심을 먹기 전까지 무엇을 할까? 나는 처음에 드럼을 치려고 했는데 2시간 반 동안 드럼을 치자니 질릴 만도 하고, 친구들은 다 나가고 없어서 나는 그냥 책을 읽기로 했다.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라는 책인데, 토드 부크홀츠라는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단순히 맨큐 아저씨가 알려준 것들만 알고 있었는데, 경제학자들이 어떤 생을 살면서 얼마나 치열하게 토론을 하고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듭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을 한 100쪽까지 읽다 더이상 읽을 마음이 나지 않아 드럼을 치러 갔다. 베이스 막이 찢어졌다는 사실을 치기 시작한지 10분 후에 알고는 다시 기숙사로 왔다. 드럼을 내 돈으로 사서 학교에 갖다놓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밴드도 아니고-충분히 할 수 있지만 나 말고도 드럼을 칠 줄 아는 친구들이 있기에 나는 밴드가 아니다-또 학교에 평생 있을 것도 아니어서 직접 몇십만원짜리 드럼을 사다 놓기에는 망설임이 앞선다. 그리고 이건 오늘 갑자기 생각난 건데, 드럼도 일종의 공유자원이다. 드럼을 치기 위해 돈을 낼 필요는 없어서 비배제적이지만, 드럼은 한 사람이 치면 다른 사람이 치지 못하기 때문에 경합성을 띤다. 그리고 옆에 학생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면 드럼 소리 때문에 드럼을 칠 수 없다. 따라서 드럼은 부정적 외부효과를 낳는다. 사람이 심심하면 안 하던 생각도 하게 되나보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절에 가는 것일까? 절에 가면 심심하니까 사법고시를 위한 법전이 늘어놓는 얘깃거리만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오늘은 2시에 생글생글 논술대회가 있는 날이다. 원래 서울에서 보는 줄 알고 나는 지난 주부터 귀가를 준비했지만 단체신청에 한해서 그 단체가 소속된 학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점심을 먹고 '죽은 경제학자..' 책을 다시 조금 보다가 침대에 올라가 무료함을 달랬다. 그리고 2시에 11층으로 올라가 시험을 봤다. 스크린 쿼터를 축소할 것인가 그대로 현상을 유지할 것인가가 오늘의 논제였고, 생글 신문에 나왔던 거라 막힘없이 답안을 써 내려갔다. 나는 오늘 나름대로 이론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얻었다. 바로 스크린쿼터 축소의 선순환이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영화 제작자들이 '문화의 잡종성(hybridity)'을 띤 영화를 계속 만들어낼 때 영화관은 관객의 욕구에 부합하여 한국영화 상영을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고, 질 높은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를 모두 접할 기회를 갖는 관객들은 더 발전된 '잡종 문화' 를 요구하려 들 것이다. 관객 수는 늘어나고, 따라서 영화 산업 전체의 부의 증진 또한 이루어진다. 그리고 관객들의 요구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작용해 더 많은 영화를 만들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영화 제작자들은 아무래도 스크린 쿼터의 영향으로 경제적 압박을 받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비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 의한 정부의 보조금이 필요하다. 뭐 이런 내용을 가지고 논의를 전개했다. 면학실에서 시험을 보면 하나도 긴장되지 않는다. 따스한 햇살이 11층 전체를 비추기 때문에 나른함만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시험 볼때 긴장이 안 되는 것이 오히려 좋다.

  4시에 시험을 끝내고 다시 기숙사 방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정말 무료함을 달래고 싶은 소망에 가득찬 날이었다. 한편 다음주 집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들뜨기도 하다.


2006. 5.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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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지금 격정적인 고등학교 생활을 에스프레소 같은 삶에 비유하고 싶다. 데미타스 속의 그 강렬한 원액의 향기는 오래도록 남고, 맛은 매우 쓰다. 그와 같이 나에게 주어진 모든 일에 열정을 갖고 농축된 노력으로 성과를 하나하나 이루어가면 이 고등학교 생활을 의미있는 삶이라며 나중에 어른이 되어 한가한 마음으로 반추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에스프레소 같은 삶과 반대되는 삶을 나는 녹차같은 삶이라고 하고 싶다. 웰빙의 요소에 빠질 수 없는 몸에 좋은 녹차는 은은한 향기로 차분함과 휴식을 선사해 준다. 하지만 녹차에는 열정이 없다. 무언가 피터지게 노력하여 장렬히 지식을 갈구하는 지식인의 모습을 녹차의 티없이 맑은 물에서는 볼 수가 없다. 녹차같은 삶에 안주하다 보면 자칫 내 마음의 녹차가 맹물이 되기 십상일 것만 같다. 특히 많은 공부량에 수면 시간을 줄이고 학과 외에도 많은 지식을 스스로 찾아가는 과정을 게을리하면 안 되는 지금 이 시점에는 더 그러하다.

  전혜린의 에세이 '그리고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에서는 독일 뮌헨의 춥고 어두운 날씨 속에서 건강을 희생해가며 학문에 열을 올리는 독일 학생들이 잘 묘사되어 있다. 전혜린 또한 뮌헨대 독문과 학생으로서 공부에 인생을 바친 때가 바로 그 때였다. 그 또한 공부로 인한 스트레스와 피로를 풀기 위해 건강을 해치는 방법이지만 '터키 커피'라는 아주 작은 컵에 마시는 강렬한 커피를 즐겨 마셨다고 한다. 이 커피로 그는 수많은 글을 쓸 수 있었고, 밤 늦게까지 친구들과 모여서 책을 읽을 수 있었다고 그는 회고하고 있다. 나는 그의 경험에서 한 가지를 깨달았다. 바로 나도 에스프레소와 터키 커피와 같은 쓰고 강렬한 삶으로 학생 시절을 보내야 한다는 것 말이다. 비록 이런 커피가 건강에 매우 안 좋고, 자야 할 때 못 자게 한다는 사실이 그 인위적인 특징 때문에 결국 사람을 신체적으로 황폐하게 한다는 것도 나는 주지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에스프레소의 강렬한 향기를 고등학교 삶의 공간에 내뿜고 그 속에서 짙은 고동색 유채화를 그리는 고독한 지식인의 모습으로 살아가고자 한다. 잠시 저 푸른 숲속으로 떠나 긴 시간 동안 눈을 감고 한가한 낮잠을 취할 생각일랑 일절 하지 않고, 나에게 주어진 일은 어떤 일이든 열정을 다해서 해 나가겠다.

   나중에 내가 어른이 되어 그 때에는 건강의 소중함을 차차 깨닫고 녹차같은 삶을 살 것이다. 내가 충분히 성숙해지고 발전하여 더 이상 지식을 채우려 몸을 혹사시킬 필요가 없을 때에, 그 때 나는 지금의 고등학교 생활을 한가하게 돌이켜 볼 것이다. 힘들지 않으면 얻는 것도 없고, 그래서 일단 지금은 나의 모든 영혼을 하얀 데미타스 안의 깊고 쓴 갈색 원액에 침잠(沈潛)시켜 에스프레소와 같은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2006. 5.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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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6월 말 나는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처음으로 크게 노는 날을 보냈지. 지금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 스스로 그 기쁜 날을 돌아보기 위해서고, 후배들이 민족제가 뭔지 대충 미리 알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에서야.

 그때 아마 나는 선도부에 있어서 미스민족을 준비하고 있었을 거야. 하라랑 매주 토요일마다 3시간씩 춤 연습을 했지. 다른 선도부 친구들이 의상과 가발, 화장품을 준비할 동안 우리들이 저 충무관 2층에서 얼마나 열심히 땀을 흘리며 Britney Spears의 Me Against the Music을 연습했는지 몰라. 그때 나는 춤이 무엇인지 대충 깨닫는 듯 했고, 몸치였던 하라는 내가 계속 끌고 나갔지.

  민족제 날 아침부터 나는 아마 사무침 연습을 한번 더 했을 거야. 축제는 조용히 시작되었어. 저 민족교육관에서 화창하고 따뜻한 날씨 속에서 우리들은 아이들 앞에서의 첫 공연이라는 설레임을 가지고 맘껏 두드려댔어. 생활한복을 남색으로 맞춘다는 걸 까먹고 1층부터 5층까지 한복을 찾아 돌아다니던 내가 생각나는구나. 오전 10시 쯤 모든 학생들이 학교 다산관과 충무관 사이에 모였어. 교장, 교감선생님의 말씀과 함께 축제는 아주 조용히 시작되었지. 이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아무도 모르게 말이야. 엄청난 재미가 뒤이을 것이라는 암시는 어느 곳에도 없었어.

  오케스트라의 연주가 야외에서 있었는데, 아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선사해 주었지. 나는 그런 오케스트라 악기는 만져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더욱 신기하기도 했고, 그냥 내가 고등학교에서 이런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하기만 했어.

  오전에는 나는 애플파이의 별자리 암실에서 시간을 보냈어. 그 아이들이 얼마나 노력을 많이 했는지, 한 선생님의 방이 별의 향연의 자리로 바뀌기까지 그 피나는 과정을 살펴보면 알 수 있어. 아마 축제 2주 전부터 2자습 내내 본드 냄새를 맡아가면서 그 친구들은 열심히 축제 준비를 했을거야. 태근이가 내 룸메였으니까 나는 대충 짐작할 수 있지.

  그리고 정오가 되니까 슬슬 배가 고파지더라. 문기부의 먹거리마당은 우리를 만족시켜 주었어. 카페의 garcon과 웨이트리스 옷을 입은 아이들을 보며 나는 문기부에 들고 싶다는 잠깐의 부러움에 사로잡히기도 했지. 사진을 찍어주려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던 역기부 아이들을 잡아 친구들과 사진도 찍고, 따가운 햇살에 사진이 번질까봐 조심조심 흔들던 나의 모습은 그 때의 산들바람과 함께 잊혀지지 않는구나.

  오후가 되자 드럼을 조금 쳤어. 마치 프랑스의 음악 축제가 생각나더구나. 그리고 나서 역기부의 보물찾기를 또 했지. 405호 아이들과 준이랑 이렇게 한 조가 되어 수수께끼를 하나하나 풀어가면서 나는 즐거움과 함께 역기부 아이들의 노력을 엿볼 수 있었어. 축제를 즐겁게 하는 보이지 않는 친구들의 노력을 느낄 수 있었지.

  슬슬 4시가 되자 하늘이 나른한 노오란 빛을 띠기 시작하고, 조금씩 서늘해지기 시작했어. 산들바람에 실려 올라가듯 그렇게 나는 다시 기숙사로 올라가 미스민족 사회자 역할에 필요한 것들을 챙기고 하라랑 체육관으로 갔어. 그리고 미스민족 참가자들의 모습도 볼 수 있었고, 그 친구들이 열심히 자기를 망가뜨리라는 조언도 아끼지 않았지. 6시부터 7시까지 나는 밥도 안 먹고 체육관에서 밴드의 리허설을 들으며 보냈어. 그때 해가 다 지고 초저녁이었어.

  이제 본격적인 축제의 막이 올랐지. 처음에는 인문반 형 누나들의 춤으로 시작했는데, 얼마나 멋있었는지... 그때 나는 결심했지. 축제 때 나도 저기에서 조명을 받으며 춤을 추겠다고. 이 학교는 공부만 하는 학교가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깊게 내 뇌리에 주사하는 순간이었어. 그리고 미스민족이 시작되었지. 나는 사회자를 했는데 친구들의 반응이 의외로 시끄러워서 좋았어. 내가 그때 소위 '이쁜 남자' 도 아니었고 그때 아마 나는 공부만 하는 소심한 아이 쯤으로 여겨졌나 봐. 지금은 아니지만. 그래서 미스민족을 끝내고 나는 친구들과 선배님들의 웃음 섞인 한마디를 받으며 무대를 내려왔어. 그때 체육관의 조명은 외부에서 준비해 온 조명이어서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돋우어 주었지.

 밴드의 공연은 정말 멋있었어. 마치 동그란 탁자에 앉아 어른들이 맥주를 마시며 여름밤을 보내는 듯했다구. 그 때 내가 들은 음악이 아마 Skid Row의 I Remember You였을거야. 축제는 점점 끝을 향해 치닫고, 마지막으로 신나게 사이킥 조명 아래서 모두들 춤을 추었어.

  올해에도 어김없이 축제는 찾아올 거고, 나는 또 2학년의 나로서 축제를 즐기겠지? 이번에도 정말 즐거운 축제가 되었으면 좋겠어. 기대하는 사람 실망도 크다 하지만, 내가 참여하는 일에 기대를 한다는 것은 그 일이 수포로 돌아가더라도 실망보다는 보람이 있는 것을 의미하지. 이번에는 내가 참여하는 행사도 많고 그래서 더 기대가 되는구나.

2006.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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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나는 고등학교 2학년이 되어 다른 민족사관고의 어떤 학생들보다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열심히 공부할 기회가 찾아왔기 때문에 인생에서 이 때 아니면 열심히 공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탓에 더 공부에 매진하게 된다. 요즘은 잠도 잘 안 자고, 나는 잠을 안 잔다고 내 체력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의 나로 작년 이맘때부터 진화했다는 사실은 나를 기쁘게 한다.

  조기졸업하신 9기 선배님들과 지금 남아서 3학년의 열정을 불태우고 계신 9기 선배님들의 모습을 떠올린다. 현재의 모습이나 과거의 모습이나, 9기 인문반 형 누나들이 이 학교에서 나에게 비춰지는 모습은 한결같다. 그들이 공부를 열심히 하는 모습은 나에게는 인생을 재미없게 사는 모습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지금 한번뿐인 면학의 기회를 제대로 잡아서 행복한 모습으로 보인다. 지금의 나 또한 작년에는 어떤 나태한 삶을 살았는지 기억조차 가물가물하지만 적어도 지금의 나는 공부에 삶을 헌신하고 있다.

  지금 열심히 공부하여 나중에 좋은 성과를 얻었을 때, 혹은 지금이라도 사소한 과정에서 좋은 결과를 누릴 때 얻는 카타르시스는 나에게 큰 가치로 다가온다. 다른 유혹에 넘어가지 않고 지금이 아니면 이렇게 미치도록 공부할 수도 없다는 생각을 갖고 즐겁게 공부하는 태도는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나는 공부 말고도 하고 싶은 일이 많다. 하지만 인위적으로 욕망의 시야를 학문으로 좁혀서라도 공부를 통한 카타르시스를 계속 추구한다면 다른 일을 했을 때 느낄 수 있는 기쁨에 필적하는 기쁨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2006. 5.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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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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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nk you for the music, the songs I'm singing
Thanks for all the joy they're bringing
Who can live without it, I ask in all honesty
What would life be
Without a song or a dance what are we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For giving it to me

Mother says I was a dancer before I could walk
She says I began to sing long before I could talk
And I've often wondered, how did it all start
Who found out that nothing can capture a heart
Like a melody can
Well, whoever it was, I'm a fan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the songs I'm singing
Thanks for all the joy they're bringing
Who can live without it, I ask in all honesty
What would life be
Without a song or a dance what are we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For giving it to me

I've been so lucky, I am the girl with golden hair
I wanna sing it out to everybody
What a joy, what a life, what a chance!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the songs I'm singing
Thanks for all the joy they're bringing
Who can live without it, I ask in all honesty
What would life be
Without a song or a dance what are we
So I say thank you for the music
For giving it to me

 

...

  미디어가 점차 라디오에서 비디오로 전환되려는 새로 꿈틀하는 번데기의 단계가 바로 이 80년대 초일 것이다. 신디사이저의 등장으로 차가운 음색의 음악들이 많이 만들어졌고, 그 와중에서 오히려 따뜻한 멜로디와 가사로 그 당시 가수들은 사람들을 매혹했다. 가장 대표적인 가수가 ABBA라고 나는 생각한다. 지금도 많은 40대 어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으니까 말이다.

  이 곡을 들으면 나는 꾸미기 좋아하는 하얀 피부의 소녀를 떠올린다. 그리고 80년대의 허영 섞인 화려함이 떠오른다. 무대의 화려한 조명, 그리고 공연 후 가수들의 차가운 뒷모습이 떠오른다. 가끔씩 맘마미아 OST를 꺼내 듣곤 하는데, 그 때마다 Prince of Wales Theatre에서의 감동이 밀려온다.(지난 2월 영국에서 맘마미아 뮤지컬을 봤다) 이 곡은 OST 속에 들어있는 트랙으로 주인공 Sophie와 Harry(Sophie의 진짜 아버지로 추정되는 3명 중 한 명)가 같이 불렀다.

  네온싸인, 갖가지 색깔의 스포트라이트, 나이트클럽, 그리고 지금의 눈으로 보았을 때의 약간의 촌스러움, 그러나 그 속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의 풍요로운 모습.. 이 모든 것들이 ABBA의 노래에 녹아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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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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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중간고사를 보고 드디어 귀가를 했다.
다른 친구들은 AP때문에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나도 물론 AP에서 해방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보는 과목은
Micro,Macroeconomics이고 중간고사 시험범위이다.
그래서 따로 많이 공부할 필요가 없어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어제 4교시에 영표 어머니께서 던킨도너츠를 사오셔서
맛있게 먹었는데, 그때 날씨는 또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평소에 그 우유와 소의 체취가 적절히 배합된 조금은 구역질이 나는
냄새는 온데간데 없고, 싱그러운 풀의 향기만이 코 속을 휘저어 들어갔다.
언제 피었는지 다시 보아도 너무나도 신기한
노란 개나리들, 그리고 저 멀리 산에 핀 진달래꽃 나무들.
내가 기숙사에 틀어박혀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를 할 동안
자연은 때가 왔음을 알고 꽃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인문1반 남아들은 그래서 교육관 밖 다리 옆 나무 밑에 앉아
한가롭게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던킨도너츠를 먹었다.
어제 귀가한 나는 '사립학교 아이들' 을 300페이지까지 읽다
졸려서 잤다. 오늘 개운한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
항상 귀가때마다 찾아가던 창덕궁 옆 미용실을
평소대로 엄마 손 잡고 같이 갔다.
오늘 날씨가 정말 최고다. 더군다나 서울에서는 노는 토요일이라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로 대학로와 종로를 누비고 다녔다.
특히 국립서울과학관과 서울대병원 그리고 창덕궁 쪽에
싱그러운 고등학교 신입생들의 얼굴처럼 핀 푸른 잎과 붉은 꽃들이
나의 눈과 코를 즐겁게 했다.
오늘 미용실에서는 형이 내 반항적인 머리(아무리 왁스를 발라도 가라앉지 않는 머리)를
진정시켜줬다. 무슨 약을 가지고 했는데 효과가 정말 좋았다.
머리를 세팅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니 성취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나서 대학로로 걸어갔는데, 가는 길마다 꽃이 만발하여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대학로에 가니 교대와 다른 대학생들이 교육개정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중에 누나도 있어서 만나서 얘기도 했다.
점심은 옆에 스시 캘리포니아에서 산뜻하게 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명동으로 갔다.
밀리오레에서 옷을 많이 사고, 코즈니에 가서 인문반 친구들 선물도 준비했다.
그리고 오후 4시쯤 집에 왔다. 봄이 한창일 때 이 좋은 날씨 속에서
이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지난 학교 안에서의 4월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이번 5월도 열심히 보내자!

200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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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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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럽다[―따][스스러우니·스스러워][형용사][ㅂ 불규칙 활용]
정분이 그리 두텁지 않아 조심스럽다.

  사전에는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지금 나의 세계에 같이 살고 있는 친구들과 후배들, 선배들을 볼 때, 스스러운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와 정분을 두텁게 키운 사람들은 내가 금방 생각해낼 수 있다. 농담을 못하고 친구들과 있을 때 필요한 말만 하고, 아무 이유 없이 서로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말과 행동을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안 하는 건지 구별을 잘 못하는 나는 이러한 나의 성격 때문에 스스럽지 않은 사람들을 우리 학교에서 금방 찾아낼 수 있다. 그들은 나의 진심을 꿰뚫은 사람들이다. 어떤 연유로, 어떤 일이 발생했기에 그들과 내가 지금 이렇게 친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친구들은 나와 성격이 비슷하거나, 같은 방을 쓰거나, 선택과목이 다 같아서 항상 같이 수업을 듣거나 하는 경우다. 알고 보니 대부분의 스스럽지 않은 아이들과 나는 같이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그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구들이나 선배들, 후배들과는 어떻게 정분을 쌓을 수 있을까.

  이것이 요즘 나의 고민이다. 단순무식한 감정 표현으로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친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을 만들자니 머리만 아프다. 내가 정분을 두텁게 하고 싶은 사람, 그러나 현재는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는 사람과 같이 있으려면 우선 그와 친해져야 하는데 그러면 친해지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우연을 자꾸 만들어서 우연을 인연처럼 가장하는 교활한 수법이 아닌 자연스러운 방법은 내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특별히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이 평소에 나와 같이 있지 않을 때에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더 어렵다. 일단 친해지고 나서는 같이 있는 시간 만들기는 매우 쉬운 일이지만, 그렇다면 친해지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나는 궁금하다. 이 방법을 몰라 헤매이는 나는 조금씩 슬퍼진다.  

  인간관계를 더 넓히는 일, 같은 뜻을 지닌 친구를 만드는 일, 여자친구를 만드는 일 모두 지금의 나와 같은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커다란 가치로 존재한다. 지금의 내가 스스로를 높게 여기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추구해야 할 대상이다. 내 주위의 아직도 나와 스스러운 사람들이 나를 조심스럽게 대하지 않고 친한 친구로 대하는 순간이 올지 나는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나 또한 조심스러운 관계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

2006.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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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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