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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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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함부로 올릴 수 없는 과거사진이네..ㅎㅎㅎ
모두들 많이 이뻐지고 많이 성숙해졌다. 지금을 돌아보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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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를 먹어도 체내의 세로토닌 분비를 도와 잠을 오게 하지만, 나는 특이하게도 면학실에서 이어폰을 끼고 있으면 잠이 오는 이상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1시간 정도는 괜찮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졸음이 밀려온다. 귀가 꽉 막힌 듯한 느낌과 함께 말이다.

나만 그런건가 아니면 모두 다 그런 건가?

요즘 내가 왜 이렇게 이어폰 때문에 졸게 되는지 곰곰히 생각해보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이유는 이렇다.

내가 드럼 있는 음악을 좋아하는데, 드럼 있는 음악이 흘러나오면 이 음악에 집중하게 된다. 뇌가 청각에 관한 일을 주로 하려고 한다. 공부하고 있는데도.

그래서 청각에 너무 신경쓰다 보니 졸음이 오는 것 같다. 또 내가 드럼 비트를 허공에 대고 치는 ;; 습관..이라고 해야 될까. 아무튼 그런 습관이 있는데 그것도 나를 졸게 하는 원인인 것 같다. 공부할 때는 정말 공부만 해야 한다. 뇌가 학습만 하는데 쓰여야 한다. 이와 더불어 또 발견한 사실은 내가 iPod을 조작함으로써 Track Skip 버튼을 막 눌러서 내가 원하는 곡을 틀으면 그 곡이 머리속에 쏙 들어오게 되어서 또 음악에 집중하게 되고 결국 졸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요즘 Shuffle 모드로 듣되 Track Skip 버튼은 절대 누르지 않고, 나오는 음악에 순응하기로 했다. 그러니까 애초부터 iPod에 진짜 언제 들어도 듣고 싶은 음악만 담아야 한다 이 말이다.

전에 내가 쓴 글 중에 이런 게 있다. MP3의 음악이 내가 듣고 싶은 음악과 정확히 일치한다면 그 음악은 나의 '첫번째 뇌 부분'을 자극하고, 그 음악에 집중하는 나는 졸게 된다. 하지만 나의 의도가 개입되지 않은 음악이 들려오면 그 음악은 나의 '두번째 뇌 부분'을 자극하고, 그 음악은 배경음악 그 자체로 취급되어 나는 졸리지 않는다. .. 뭐 이렇게 말이다. 나는 이 글이 정말 과학적인지는 모르겠고 그냥 내가 경험한 대로 쓴 글이라고만 안다.


음악을 마음 내키는 대로 골라 듣는 안 좋은 습관을 버리고 어떤 음악이든 가리지 않고 잘 듣는 태도를 가져야겠다. 그러면 MP3 플레이어를 들어도 잠이 안 올 것이다.

2005.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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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2. 20.
청일점이라 더더욱 즐거웠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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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시간 동안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소강당에서 드럼 연습을 했다. 아무도 없는 불 꺼진 소강당에서 혼자 드럼을 쳤다.
오늘의 목표는 내가 악보를 딴 Incognito의 Smiling Face의 중간 드럼 솔로 부분을 연주 하는 것.

그런데 생각보다 잘 안 쳐졌다. 그게 내 머리 속에서 드럼을 치면 뭐든지 쉬운 듯 한데 실제로 하면 잘 안 쳐지는 것이다. 역시 드럼은 생각(리듬을 만드는 능력) 만이 아니라 기계적인 움직임이 따라 주어야 하는 것일까.

자꾸만 안 쳐지니까 성질이 나서 그만 갈까 했는데 전에 내가 본 드럼 치는 교회 형을 떠올렸다. 그 형은 연습할 때 엄청 큰 헤드폰을 끼고 음악에 맞춰서 드럼을 치는데, 정말 그렇게 하면서 드럼을 치면 더 잘 쳐진다. 나는 mp3를 꺼내서 쉬운 것부터 들으면서 혼자 취하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니까 정말 박자감각도 살아나고 뭔가 그루브가 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의 성과는

언제나 나의 골칫거리였던 내맘대로 안 움직이는 왼발을 드디어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왼발이란 어쩔 때에는 하이 햇을 Close시키고 Open하는 역할을 하고, 어쩔 때에는 Bass Drum을 쳐주는 역할을 하는 아이다. 오늘 발견한 사실은 Hi-hat close를 해놓고 칠때 왼발에는 힘이 앞꿈치에 실려 있어야 하고 뒤꿈치는 지면에서 떠야 한다는 것이다. 즉 오른발 치는 것처럼 왼발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왼발은 금속 물질을 누르고, 오른 발은 좀 유연한 물질을 다루다 보니 두 발의 느낌이 다르지만, 그래도 다리 전체를 이용해서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오늘 내가 치다 보니 스스로 Groove한 비트도 만들어내서 연습한 보람이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주말마다 한가하면 드럼을 치는지 아는가? 원래 나는 학교 밴드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선배님의 조언으로 밴드는 바쁘다는 소리를 듣고 포기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밴드는 일도 아닌 것이다. 전혀 바쁘지 않다. 아, 내가 그때 조금만 열심히 드럼을 쳤더라면 지금쯤 공연 연습을 하고 있을텐데, 아깝다. 하지만 관대하게 생각해 보면 전혀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나의 최종적인 목적은 대학교 때 밴드에서 드럼을 치면서 주일에는 교회에서 드럼을 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치던 피아노도 그만 두지 않고 열심히 치면서 말이다.

2005.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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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험도 끝났다. 참 힘들고도 즐거운 2005년이 이제 저물어 간다.

이제 남은 반 달동안 할 일은 첫째로 우리 행정반 1월 2일에 정동진으로 여행 가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세우기,

방학동안 AP Micro랑 Macroeconomics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 세우기,

그리고 12월 23일 있는 Party 날의 나의 장기자랑 연습하는 것 등 많다.

이렇게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된 나에게 지난 날에 대한 보상이 확실히 주어지는 것 같다는 희열을 느낀다. 민족사관고등학교란 참 학생들을 바쁘게 움직이게 만들면서 결국에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주는 학교 같다. 다만 나의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좀 더 나은 물질적 자원을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2월에 있을 민족반 수학여행도 준비해야 할 대상이다.

오늘 우리 수학여행을 주선하는 여행사 "블루" 에서 200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는 화제의 여행 가이드 "이지 유럽"을 틈 나는 대로 읽었다. 단체 배낭여행에 속하는 우리 유럽 수학여행은 나로서는 참 생소하다. 가족끼리 4박 5일로 호주 여행을 가 본적은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족 여행, 획된 Plan에 따라 움직이는 여행일 뿐 자유대로 움직일 수 있는 여행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럽이라는 꽤 생소한 대륙을 돌아다닌다는 생각에 괜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이지 유럽" 책을 읽고 꼭 알아야 할 배낭여행 지식을 섭렵해 버렸다. 이 책은 여행사가 우리 민족반 친구들 모두에게 무료로 한 권씩 나누어준 책이다. 내용이 꽤 잘 정리 되어있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 책 한 권에서 여행사의 우리를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내가 원래 프랑스 파리의 백화점에서 르꼬끄 옷을 한 20만원어치 사려고 했는데 짐이 많아질까봐 부담스러운 것이다. 프랑스어 선생님이 프랑스에서는 여름, 겨울 두번에 걸쳐서 큰 세일 한다고 하셔서 짐에 옷 최소한으로 넣고 프랑스에서 옷 다 사려고 했는데 그걸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걱정된다. 근데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 솔직히 별로 짐 안 되지 않아요?

  이번에 수학여행 가서 선물은 최대한 적게 사야겠다. 기념품점에서 파는 그 나라의 특징적인 물건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좋지만 결국에는 싫증나기 마련이다. 실속 있게 구매해야겠다. 아, 벌써부터 나는 수학여행에 대한 설레임에 젖어있나보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12월의 마지막 문턱에서 나는 즐거운 상상에 빠져 있다.

200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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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가 한 말 중에 '내가 나비 꿈을 꾸었는데, 내가 나비가 되어 천하를 날아다닌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현실 속의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분간할 수 없다.' 는 말이 있다. 이 유명한 구절을 장자의 '호접지몽' 이라고 한다. 처음에 이 말을 배웠을 때 나는 이건 철학자의 정신 나간 궤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젯밤 나의 꿈을 통해서 나는 이런 현실과 꿈 세계의 혼동이 실제로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어제 나의 꿈 내용은 대략 이렇다.
 
  오늘은 기말고사 시험날. 8시에 1교시 컴퓨터 시험이 있고 그 다음 2교시 수학 시험이 있다. 중간 때 잘 본 컴퓨터 시험이라 이번에도 잘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고 어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어제 너무 과로한 탓인지 오늘 8시 10분에 일어나 버렸다. 다행히 시험장은 우리 층 복도 끝에 있는 공동강의실이어서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뛰어갔다. (실제로 우리 방에서 공동강의실까지는 뛰어서 7초도 안 걸린다.) 공동강의실에 들어가자 나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 시험을 보고 있었다. 시험 감독 선생님(김창환 선생님인 것 같다.)은 나를 Late for school로 법정에 보낸다고 하셨다. 그깟 벌점 2점 쯤이야. 하고 나는 제발 시험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결국 나는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고 시험을 시작했다. 나의 시험 시작 20분이 지나자 나는 갑자기 전자사전을 꺼내서 두드렸다. (왜 전자사전을 꺼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일단 내 꿈 얘기를 들어보자.) 시험감독 선생님은 이걸 보고 나에게 시험 부정행위를 했으니 여기서 나가라고 하셨다. 나는 나갈 수밖에 없었다. 중간 때 잘 본 컴퓨터 과목이 이번엔 부정행위로 추락해 버렸다.

  이 대목에서 나는 잠을 깼다. 비몽사몽간이었다. 내가 잠을 깨자 나는 순간 내가 방금 컴퓨터 시험장을 나온 것처럼 느꼈다. 즉 내가 부정행위를 해서 공동강의실에서 쫓겨나온 것처럼 느꼈다. 정말 현실같았다. 정말로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어떻게 꿈이 이렇게 사실적일 수 있는가? 꿈을 깨고 현실의 물건을 만지고 현실을 지각한 다음에도 나는 내가 시험 부정행위를 한 것 처럼 느꼈다. 정말로 꿈 속에 또다른 가상 현실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웃긴 것은 꿈 속에서의 사건의 전개과정이 정말 웃기다는 것이다. 꿈 속에서는 사건 전개가 불연속적이다. 꿈속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을 맞추어 보면 정말 말도 안된다. 하지만 적어도 꿈 속에 있을 동안은 그것이 말도 안된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정말 신기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런 불안감에 휩싸이다가 다시 꿈을 꾸고 다시 일어나서 침대를 내려왔다. 그리고 아직 시험이 8일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정말 내가 꿈 속의 세계에서 활동을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내가 꿈 속의 나비가 되어 천하를 날아다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험은 정말 신비롭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200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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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주최하는 제 3회 민족사랑음악회가 열리는 날이다.

나는 우리 학교 4기 때부터 내려온 동아리 '사무침' 에서 장구를 치고 있다.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공연 준비를 해 왔으며, 저번 일주일 동안에는 거의 매일 1시간씩 연습하다시피 했다. 많은 CR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우리들만의 흥과 리듬의 물결을 타고 있었다.


오늘의 민족사랑음악회는 저번 때처럼 서울 광진구의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렸다.

작년에 12월 말에 했나? 아무튼 예비교육을 갓 마치고 그 공연을 봤을 때 나의 마음은 정말 설레였다. 우리 학교의 선배님들이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하는구나. 이렇게 멋진 끼를 공부 외에도 가지고 있구나.. 이런 생각. 올해의 말에는 우리 10기가 2학년이 되는 문턱에 서 있다. 불행하게도 이번엔 11기들이 거의 일부분만 공연을 보러 왔지만, 그 몇몇 온 친구들도 우리들의 공연에 감동받았을 것이다.


사무침은 내가 소속된 우리 학교 사물놀이 동아리다. 아침 8시 반에 장구와 징과 북과 대북과 기타 악기들을 트럭에 싣고 9시 반에 공연하는 학생들(사무침, 오케스트라, 대취타, 그리고 그중 몇몇이 모인 '한')은 2대의 민사고 회색 버스를 타고 리틀엔젤스회관으로 향했다. 리틀엔젤스회관 무대에서 리허설을 했는데 우리 사무침은 한 번밖에 못했다. 외부 합창단과 합주단의 연습 때문이었으리라. 또 사무침은 연습할 장소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이유가 악기의 시끄러움 때문이었으리라. KMLA 오케스트라는 무대 옆 세미나실(?) 에서 잘 연습 했는데 우리는 장소도 못 구하고 3시 반 쯤에 밖에 나와서 한 번 쳐보고 들어왔다.


5시 반 쯤에는 정말 할 게 없어서 옆에 오케스트라 연습하는거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솔직히 우리에게는 너무 많은 준비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공연 시작 시간인 7시가 가까워올수록 우리의 마음은 초조해졌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했다. 대취타가 먼저 멋진 공연을 했다. 사무침 남자들은 저고리와 바지를 그들에게 빌려줘서 대취타가 끝나고 돌려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대취타가 옷을 빨리 안 줘서 속을 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옷도 제 시각에 다 입고 - 사무침 옷을 입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 이유는 고무줄이나 스냅이 아닌 죄다 끈으로만 옷을 입게 되어 있기도 하며 또 삼색 띠를 둘러메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 약간 긴장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리허설을 한번(밖에서 한 건 리허설이 아니다) 밖에 안 해서 연습하던 실력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처음에 장구 칠때 틀리면 어쩌나, 이런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앞의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없다고 생각하고 평소에 연습 할 때 우리가 장단을 즐기던 기억을 되살리며 공연을 펼치니 긴장은 싹 사라지고 오히려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나는 오늘 무대에서 공연하는 동안 종일 행복했다. 이런 행복이 예술인들을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 장단을 치고 터지는 박수가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였는지 모른다.

사무침 공연이 끝나고 즐겁게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리 공연이 음악회의 1부 마지막 순서였는데 2부부터는 모두 민족사랑 합창단, 외부 합주단 뭐 이런 별로 재미가 없는 것들이 몰려 있어서 그냥 2부는 보지 않고 사무침 옷을 예복으로 갈아입고 집으로 왔다. 오늘 정말 재미있었고 보람되었다. 다음 주에 꼭 회식 가는 거다!!

2005.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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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토하고에서 주제로 다룬 민사고의 MPT(Minjok Peer Tutoring) 제도 의 존속 여부.

같은 기수, 다른 성 간에 1:1 튜터링은 불가능하다. 는 현재의 제도가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가?


* 나의 메모 : 토론은 눈에 안 보이는 생각을 놓고 서로 말하는 것이고,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논리의 구조가 쉽게 사람의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따라서 토론자들은 발언 전에 자신의 머리 속에 논리의 구조를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생각을 정리한다.) , 그것을 말로서 다른 토론자들의 머리 속에 그려 주어야 한다.


찬성(유지되어야 한다) : 1:1 튜터링은 불가능하다.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 이성교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학생들만 여기 살고 있으므로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눈초리를 피할 수 있고, 따라서 이성 교제가 문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정규 수업시간에도, 식사시간에도 이성과 깊게 접촉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MPT는 이성과 깊게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다.
1시간에서 많으면 2시간까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야기 내용이 공부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꼭 튜터링 때 공부 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이성간의 튜터링이 더 문제가 된다.
1:1 튜터링이 안 그래도 많은데, 그래서 튜터가 부족한 상황에 있는데 이성간의 튜터링까지 허용하면 전체 1:1 튜터링의 수가 증가할 것이고,
튜터는 더 부족하게 된다.
만약 다른 성 간의 1:1 튜터링이 불가피한 경우 박혜선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건 매우 예외적인 case로,
튜티와 같은 성을 가진 학생들 중에 그가 필요로 하는 튜터가 없으면서 동시에 1:1 만을 원할 때 가능한 경우이다.
이성 교제를 목적으로 튜터링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은 비공식적으로 튜터링을 진행하면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즉 공식적인 이성간의 튜터링을 제도적으로 금지한다고 해서 이성교제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까지 억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원래부터 있었던 이 제도를 그대로 놓아두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추가로 적어도 우리 학교의 공식 기관이라면 학교의 규칙에 부합하는 기관의 규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반대 (폐지되어야 한다) : 이성간의 1:1 튜터링을 금지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성교제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MPT 기관의 이러한 규율은 무의미하고, 오히려 자유로운 튜터링에 방해가 될 뿐이다. 학생들을 위해 튜터링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최대한 학생들을 위해주어야 한다. 이성 교제가 목적이 아니라 학문적 목적으로 이성 간의 튜터링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또 이성간에 튜터링을 한다고 그것을 꼭 발전된 이성교제로만 치부할 근거가 부족하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거 읽고 많이 생각해 보길..

200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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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두 명의 산책하는 사람들과 나무가 우거진 숲을 배경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연인 혹은 남매 관계로 보이는 이들은 사이좋게 산책을 하고 있다. 두 명 사이에 적대감은 전혀 없고, 숲속 깊숙한 곳에 들어가 함께 점심 식사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남자는 여자에게 이제 어디로 갈까? 라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모네는 생각했을 것이다. 주위에는 산새가 지저귀고, 매우 평화로운 숲속의 풍경을 모네는 그렸고 또 그가 생각하는 이 그림의 정서 또한 평화로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그림의 대해 전혀 호의적이고 평화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그림은 분명 작업 거는 남자와 그를 매몰차게 거절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일 것이다. 남자는 꼭 광고에서 ‘시간 있어요?’라고 빌붙는 남자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다. 단아한 이미지의 여인은 싫은지 고개를 홱 돌리고 있다. 남자는 끝까지 여인의 얼굴을 보며 말을 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적어도 나의 눈에는 여과 없이 비친다. 나는 나의 이러한 발상을 확장시켜 옛날의 모 카드 선전을 생각해냈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문구와 그 문구로 만든 CM Song으로 이목을 끈 이 선전에서는 곰의 탈을 쓰고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남자의 모습이 나온다. 여기서 곰의 탈을 쓴 이유는 분명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는 속담 즉 카드는 사용자가 쓰고 돈은 카드회사가 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또 나아가서 나는 신용불량자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냈고, 한국에 신용불량자가 많다는 사실도 다시 머릿속에 되살렸다. 여자에게 명품으로 접근하면서 카드를 마구 긁는 몰상식한 남자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냈고, 그 남자를 모델로 하여 이 명화의 남자 주인공을 각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여자가 등을 돌리고 싫은 내색을 하는 이유는 이 여자는 물질적인 것보다 진짜 사랑하는 마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렇게 하여 기존의 평화로운 그림이 바뀌는 것이다. 두 주인공은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고, 따라서 전혀 행복하지 않은 두 사람이 새로 창조될 것이다. 나아가서 나는 내가 각색한 이 그림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의 남자들이여, 이제는 물질적인 것으로 사랑을 사지 말고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어 진실한 사랑을 하라. 신용카드를 쓸 때에는 자기 분수에 맞게 쓰며, 카드를 긁기 전에 충분히 생각을 해라. 같은 충고의 메시지를 그림 속에 담고 싶다. 아직 나의 포토샵 기술이 미진하지만 이번 project에서 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겠다. 


200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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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실천한 집'
브리트니 스피어스 집이라 사치스러운 풍경도 없지 않지만,
아름다움이 꼭 위의 그림 같은 건 아니다.
우리는 우리 주위에서 충분히 소박한 아름다움을 만들어낼 수 있다.
주위 환경을 아름답게 바꿀 수 있다.


  지난주 프랑스어 시간에 선생님께서 프랑스의 지방분권 체제를 주제로 다룬 일요스폐셜을 보여주셨다. 한 2년 전 쯤에 방송된 거라 우리는 KBS가 만든 VCD로 보았다. 수업시간 안에 다 못 봐서 아쉽기는 하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나는 왜 한국은 진작부터 지방분권 체제를 도입하지 않아서 이렇게 서울과 지방 사이의 격차가 심할까에 대한 의문을 가지게 되었다.

 프로그램의 주제는 크게 3가지로 나뉘는데, 하나는 스트라스부르로 옮겨간 원래에는 파리에 있었던 프랑스 국립행정학교(ENA), 다른 하나는 프랑스 북서부 해안가에 있는 부르타뉴 지방의 노인 복지 프로그램, 마지막 하나는 프랑스 전역의 대도시를 연결하는 고속철도와 이것이 가져온 지방분권화의 수월함이다.

  처음에는 스트라스부르의 이쁜 도시 풍경이 나오면서(정말 벽돌로만 이루어진 도시였으며 어떤 어색한 현대식 건물도 찾아볼 수 없었다. 카페에서 테이블에 앉아 쥬스를 마시고 Casse-croute를 먹는 스트라스부르 사람들이 마냥 부러웠다.) 프랑스의 최고의 정치인사들을 배출한 ENA를 소개했다. ENA의 멋진 수업환경은 나를 매료시켰는데, 그 이유는 다른 대학교와는 다르게 교실 내부가 세련되게 디자인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매끈하게 만들어진 책상과 군더더기 없는 벽에서 심플한 멋을 느낄 수 있었다. 참고로 내가 필기구 중 STAEDTLER를 좋아하는 이유는 이 회사 제품이 세련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만 읽고는 어떤 미학인지 알기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나의 생각을 전하기 위해서 도움 자료로 그림을 찾아다녔는데 적합한 그림이 없었다.

  마지막에 나온 고속철과 리옹의 신도시에서도 나는 프랑스의 세련미를 느낄 수 있었다. 파리를 중심으로 다섯 방향으로 뿜어져 나오는 철길은 프랑스 전국으로 퍼지는데, 대도시를 꼭 지나게 되어 있다. 프랑스의 지방분권이 성공한 이유는 바로 이 고속전철을 이용하여 파리 시민들을 쉽게 지방으로 드나들게 했기 때문이다. 아무튼 고속철을 소개하는데 참 깨끗하고 현대적인 아름다움이 물씬 풍겼다. 리옹이라고 파리에서 남쪽으로 고속철 타고 2시간 걸리는 도시가 있는데, 이 도시 또한 지방 자치를 하고 있었다. 주변에 남는 농지를 신도시로 바꾸어서 그곳에 첨단 기술 산업 단지와 개인 주택과 넓은 잔디구장과 편리한 대형 상점가를 만들었다. 그리고 현대 공학기술을 체험하는 놀이동산도 만들어서 파리 사람들이 하루 내에 관광할 수 있도록 고속철과 연결시키고 또 많은 재미있는 볼거리를 준비했다. 신도시 내의 큰 회사에 다니고 있는 사람이 자기의 집을 소개시켜 주었다. 신도시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평화로운 농경지 속에 자리잡은 집은 정말 아름다웠다. 수영장도 있었고, 푸른 잔디는 잘 깎여져 있었고, 집 뒤에 있는 과수원에는 체리가 흐드러지게 열렸다. 정말 서울 사람으로서 동경의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역시 G7 국가이고 높은 국민소득을 만들어내는 나라라서 그런가, 전통적인 것과 현대적인 것이 모두 발달해 있었다. 파리 중심부는 옛 건물들이 많고, 고전적인 느낌이 강하다. 따라서 그 곳을 흐르는 센 강가에는 보트 하우스가 다정하게 들어서 있고 광장에서는 거리의 예술가들이 노래를 부른다. 이것과 대조되는 파리의 바깥쪽에는 라 데팡스라고 완전 현대식 건축물로 이루어진 최고로 세련된 신도시가 있다. 지방에는 전통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순박한 과수원 경영자들이 예전부터 내려오던 삶의 모습으로 지금도 계속 살아가고 있다. 작게 나누면 각 마을마다, 크게 보면 각 도시마다 하나의 통일된 Theme를 가지고 있다. 파리 중심부도, 라 데팡스도, 지방의 포도농장도 저희만의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내가 규정하는 분위기라는 것은 특히 시각적 디자인과 관련이 깊다. 한 예로 파리의 거리에 있는 상점 간판을 들 수 있는데, 정부가 색을 정해주면 모든 간판이 그 색으로 이루어진 간판을 만들어서 미관을 아름답게 유지해야 한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 빨간 간판을 달고 영업을 하고 있지만 파리의 한 거리에서는 금색 간판을 사용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금색 M 간판을 달았다.

  반면 한국의 풍경은 어떤가. 어설프게 들여온 서양, 특히 미국의 문명이 아름다운 서울의 풍경을 다 망쳐 놓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전통과 현대가 조화되는 순간 볼품이 없어진다. 서울의 어느 곳을 가도 어지러운 풍경만 눈에 들어온다. 정말 솔직히 말하자면 서울에는 '그림'이 없다. 즉 디카로 찍고 싶을 만한 그런 아름다운 풍경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옛 한양 주변의 아름다운 조선의 건축물을 제외하고 말이다.

  한국 사람들이 생활 속에서 시각적 미(美)를 실천하는 자세가 안 되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원래 서양의 문물이 한국의 고전적인 풍경과 시각적으로 조화되지 않는 것일까. 왜 프랑스처럼 전통과 현대를 명확히 구분하는 지역 발전을 하지 않는 걸까. 왜 일관된 Theme을 가지지 못하고 어설프고 볼품없게 mix된 지역만 많은 것일까.

  아름다움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주위 환경을 아름답게 하려는 한국 사람들의 의식 개혁이 필요하다고 나는 사고를 확장하고 싶다. 예전 70년대 새마을 운동과 그와 비슷한 사상을 가지고 급속한 경제 발전을 한 한국은 잘 먹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고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한국인들은 산을 생각없이 깎아버려서 벌거벗은 황토색 산을 만들어버리고 주위의 푸른 산의 경관까지 해치는가 하면, 동강 같은 아름다운 곳에 놀러가서 쓰레기를 막 버리기도 한다. 조선의 아름다움에 한껏 취할 수 있는 서울에 아름다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네모난 원색의 콘테이너 모양의 집을 막 짓고, 엿장수 마음대로 간판 색깔을 정하여 거리의 간판은 보는 사람의 눈을 찌푸리게 만든다. 이제 한국의 거의 모든 곳에서는 순수하고 일관된 아름다움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게 나는 슬프다. 프랑스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고 나서는 더욱 그러하다. 


2005. 11. 19.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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