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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두 명의 산책하는 사람들과 나무가 우거진 숲을 배경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연인 혹은 남매 관계로 보이는 이들은 사이좋게 산책을 하고 있다. 두 명 사이에 적대감은 전혀 없고, 숲속 깊숙한 곳에 들어가 함께 점심 식사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남자는 여자에게 이제 어디로 갈까? 라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모네는 생각했을 것이다. 주위에는 산새가 지저귀고, 매우 평화로운 숲속의 풍경을 모네는 그렸고 또 그가 생각하는 이 그림의 정서 또한 평화로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그림의 대해 전혀 호의적이고 평화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그림은 분명 작업 거는 남자와 그를 매몰차게 거절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일 것이다. 남자는 꼭 광고에서 ‘시간 있어요?’라고 빌붙는 남자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다. 단아한 이미지의 여인은 싫은지 고개를 홱 돌리고 있다. 남자는 끝까지 여인의 얼굴을 보며 말을 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적어도 나의 눈에는 여과 없이 비친다. 나는 나의 이러한 발상을 확장시켜 옛날의 모 카드 선전을 생각해냈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문구와 그 문구로 만든 CM Song으로 이목을 끈 이 선전에서는 곰의 탈을 쓰고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남자의 모습이 나온다. 여기서 곰의 탈을 쓴 이유는 분명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는 속담 즉 카드는 사용자가 쓰고 돈은 카드회사가 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또 나아가서 나는 신용불량자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냈고, 한국에 신용불량자가 많다는 사실도 다시 머릿속에 되살렸다. 여자에게 명품으로 접근하면서 카드를 마구 긁는 몰상식한 남자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냈고, 그 남자를 모델로 하여 이 명화의 남자 주인공을 각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여자가 등을 돌리고 싫은 내색을 하는 이유는 이 여자는 물질적인 것보다 진짜 사랑하는 마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렇게 하여 기존의 평화로운 그림이 바뀌는 것이다. 두 주인공은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고, 따라서 전혀 행복하지 않은 두 사람이 새로 창조될 것이다. 나아가서 나는 내가 각색한 이 그림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의 남자들이여, 이제는 물질적인 것으로 사랑을 사지 말고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어 진실한 사랑을 하라. 신용카드를 쓸 때에는 자기 분수에 맞게 쓰며, 카드를 긁기 전에 충분히 생각을 해라. 같은 충고의 메시지를 그림 속에 담고 싶다. 아직 나의 포토샵 기술이 미진하지만 이번 project에서 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겠다. 


2005. 11. 20.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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