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28일, 집에 왔다.

406호에서 205호로 옮기는 큰 이사를 한 뒤

28일 2시 반에 학교 버스를 타고 집으로 왔다.

일단 내가 가장 기대하고 기대하던 YAMAHA 피아노가 내 방에서

늠름한 자태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옆에는 언제부턴가 고장나 있는 컴퓨터가..ㅠ

마루에는 피아노 사고 공짜로 준 야마하 DVD플레이어가 있었다.

이거는 원래 있던 야마하 DVD플레이어와 달리 DivX를 지원해서 avi파일 들어있는 CD를 다 돌릴 수 있다. 너무 좋다. 역시 집이 제일 좋다.


오늘은 가족들과 함께 코엑스몰에 가서 잠깐 놀다가 인터콘티넨탈 호텔 안에 부페(백조부페였는데 이름이 Grand Kitchen으로 바뀌었다)에서 점심을 매우 잘 먹었다. 우와.. 역시 호텔은 다르다.

다시 지하통로로 이웃한 코엑스몰로 가서 내가 수학여행때 멋지게 쓰고 다닐 Colorful한 우산을 Ann's Garden(이쁜거 많더라)에서 사고 내 쭉티도 There's 라는 데서 샀다. 반디앤루니스 가서 수학여행을 위한 프랑스어 회화책도 샀다 ^^v 그리고 코엑스몰을 나와 창덕궁 비원 옆에 있는 미용실에서 웨이브펌도 하고 마지막으로 대학로에 가서 2006년도 프랭클린 플래너를 샀다. 오늘은 정말 재미있는 날이었다.


2005. 12.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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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오전 11시 21분.

어제 친구들과 한참 떠들다 4시에 자서 11시에 일어났다.

완전히 시차적응을 하는 기분이다. 방 안에서는 12시에 자고 7시에 일어난 것 같은데

시계를 보면 11시였기 때문이다.

어제 우리 학교에도 사랑의 물결이 일파만파로 퍼졌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끝이 가까워오자 새로운 커플들이 몇몇 탄생했고(축하한다 짜식), 원래 있던 한 쌍들은 더 그들의 사랑을 결속시킨 듯 하였다. 나는 그냥 혼자 있다가 밤에 친구들과 모여서 명목상 솔로들의 파티라고 모임의 이름을 지어놓고 카드게임(6Take.. 정말 재밌다) 을 하면서 놀았다. 진 사람이 진실을 털어놓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나는 처음에는 잘하다가 한 5판쯤 되면서 완전 고꾸라졌다. 한번 크게 진 적이 있어서 내가 진실을 말하게 되었다. 이건 상식이지만, 친구들이 원하는 그런 얘기라는 게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나는 그런 것을 말해서 친구들을 즐겁게 해 줘야 한다. 결국 나는 힘들게 얘기를 꺼내려고 하는데 잠깐, "얘들아, 이거 얘기하면 분위기 따운될지도 몰라. 너무 센티하거든."

아이들은 센티해도 상관없단다. 그래서 내 이야기를 시작했다. 나는 한 문장 한 문장 힘들게 얘기했다. 친구들이 예상대로 우울해졌다. 나도 내 이야기를 하면서 왜 이렇게 속으로 눈물이 났는지 모르겠다. 다 내가 용기 없는 고등학생이어서 생긴 일이라고 나는 속으로 되뇌였다. 나는 솔직히 고등학교 시절에 꼭 여자친구를 사귀어 보겠다는 굳은 다짐 같은 건 하지 않았다. 그런데 아이들이 모두 이런 얘기를 꺼내고 다른 친구들이 어땠냐는 둥 그런 레파토리로 계속 모임의 흐름을 이끌어가니 내가 왕따가 된 기분이었다. 그리고 여러가지 얘기를 들어본 다음 결론을 내렸다. 여자에게 환상을 심어줄 수 있는 남자는 같은 남자가 보잘것없다고 평가해도 여자 관계와는 상관없다는 것, 솔직하고 순수하면 매력있는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것, 뭐 이런 것들이 우리 학교 친구들의 전반적인 얘기를 들어본 다음 고심 끝에 내린 결론이다. 내가 어리다는 것도 깨달았다. 나는 순수하고 솔직하고 진지한 게 좋은데, 여자들은 그걸 혐오하는 듯 하다. 꼭 나쁜 남자 짓을 해야 여자를 만들 수 있는 걸까?


  주일은 주님과 함께 보내자는 심정으로 우울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나는 지금 외로움을 타는데, 이 기분도 꽤 괜찮다. 쉬는 마음으로 책 좀 보고 경건하게 교회에서 예배드리면서 크리스마스를 보낸다면 나에게는 최고의 크리스마스이다. 


200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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훗 그땐 참 쓸쓸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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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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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함부로 올릴 수 없는 과거사진이네..ㅎㅎㅎ
모두들 많이 이뻐지고 많이 성숙해졌다. 지금을 돌아보면 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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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12. 20.
청일점이라 더더욱 즐거웠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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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2시간 동안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소강당에서 드럼 연습을 했다. 아무도 없는 불 꺼진 소강당에서 혼자 드럼을 쳤다.
오늘의 목표는 내가 악보를 딴 Incognito의 Smiling Face의 중간 드럼 솔로 부분을 연주 하는 것.

그런데 생각보다 잘 안 쳐졌다. 그게 내 머리 속에서 드럼을 치면 뭐든지 쉬운 듯 한데 실제로 하면 잘 안 쳐지는 것이다. 역시 드럼은 생각(리듬을 만드는 능력) 만이 아니라 기계적인 움직임이 따라 주어야 하는 것일까.

자꾸만 안 쳐지니까 성질이 나서 그만 갈까 했는데 전에 내가 본 드럼 치는 교회 형을 떠올렸다. 그 형은 연습할 때 엄청 큰 헤드폰을 끼고 음악에 맞춰서 드럼을 치는데, 정말 그렇게 하면서 드럼을 치면 더 잘 쳐진다. 나는 mp3를 꺼내서 쉬운 것부터 들으면서 혼자 취하기 시작했다.

조금 있으니까 정말 박자감각도 살아나고 뭔가 그루브가 사는 것 같았다.

그리고 오늘의 성과는

언제나 나의 골칫거리였던 내맘대로 안 움직이는 왼발을 드디어 컨트롤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왼발이란 어쩔 때에는 하이 햇을 Close시키고 Open하는 역할을 하고, 어쩔 때에는 Bass Drum을 쳐주는 역할을 하는 아이다. 오늘 발견한 사실은 Hi-hat close를 해놓고 칠때 왼발에는 힘이 앞꿈치에 실려 있어야 하고 뒤꿈치는 지면에서 떠야 한다는 것이다. 즉 오른발 치는 것처럼 왼발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왼발은 금속 물질을 누르고, 오른 발은 좀 유연한 물질을 다루다 보니 두 발의 느낌이 다르지만, 그래도 다리 전체를 이용해서 페달을 밟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또 오늘 내가 치다 보니 스스로 Groove한 비트도 만들어내서 연습한 보람이 있다. 내가 왜 이렇게 주말마다 한가하면 드럼을 치는지 아는가? 원래 나는 학교 밴드에 지원하려고 했지만 선배님의 조언으로 밴드는 바쁘다는 소리를 듣고 포기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밴드는 일도 아닌 것이다. 전혀 바쁘지 않다. 아, 내가 그때 조금만 열심히 드럼을 쳤더라면 지금쯤 공연 연습을 하고 있을텐데, 아깝다. 하지만 관대하게 생각해 보면 전혀 아깝지 않다. 왜냐하면 나의 최종적인 목적은 대학교 때 밴드에서 드럼을 치면서 주일에는 교회에서 드럼을 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치던 피아노도 그만 두지 않고 열심히 치면서 말이다.

2005. 12.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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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시험도 끝났다. 참 힘들고도 즐거운 2005년이 이제 저물어 간다.

이제 남은 반 달동안 할 일은 첫째로 우리 행정반 1월 2일에 정동진으로 여행 가는 것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세우기,

방학동안 AP Micro랑 Macroeconomics 어떻게 공부할지 계획 세우기,

그리고 12월 23일 있는 Party 날의 나의 장기자랑 연습하는 것 등 많다.

이렇게 즐거운 나날을 보내게 된 나에게 지난 날에 대한 보상이 확실히 주어지는 것 같다는 희열을 느낀다. 민족사관고등학교란 참 학생들을 바쁘게 움직이게 만들면서 결국에는 학생들의 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주는 학교 같다. 다만 나의 한가지 불만이 있다면 좀 더 나은 물질적 자원을 제공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것.


2월에 있을 민족반 수학여행도 준비해야 할 대상이다.

오늘 우리 수학여행을 주선하는 여행사 "블루" 에서 2001년부터 지금까지 매년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는 화제의 여행 가이드 "이지 유럽"을 틈 나는 대로 읽었다. 단체 배낭여행에 속하는 우리 유럽 수학여행은 나로서는 참 생소하다. 가족끼리 4박 5일로 호주 여행을 가 본적은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가족 여행, 획된 Plan에 따라 움직이는 여행일 뿐 자유대로 움직일 수 있는 여행은 아니었다. 더군다나 유럽이라는 꽤 생소한 대륙을 돌아다닌다는 생각에 괜히 걱정이 앞선다. 하지만 유비무환이라는 말이 있지 않던가. "이지 유럽" 책을 읽고 꼭 알아야 할 배낭여행 지식을 섭렵해 버렸다. 이 책은 여행사가 우리 민족반 친구들 모두에게 무료로 한 권씩 나누어준 책이다. 내용이 꽤 잘 정리 되어있고 디자인도 마음에 들고, 무엇보다도 나는 이 책 한 권에서 여행사의 우리를 위한 배려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내가 원래 프랑스 파리의 백화점에서 르꼬끄 옷을 한 20만원어치 사려고 했는데 짐이 많아질까봐 부담스러운 것이다. 프랑스어 선생님이 프랑스에서는 여름, 겨울 두번에 걸쳐서 큰 세일 한다고 하셔서 짐에 옷 최소한으로 넣고 프랑스에서 옷 다 사려고 했는데 그걸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좀 걱정된다. 근데 나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본다. : 솔직히 별로 짐 안 되지 않아요?

  이번에 수학여행 가서 선물은 최대한 적게 사야겠다. 기념품점에서 파는 그 나라의 특징적인 물건들은 대부분 처음에는 좋지만 결국에는 싫증나기 마련이다. 실속 있게 구매해야겠다. 아, 벌써부터 나는 수학여행에 대한 설레임에 젖어있나보다.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이 많이 생길 것 같은 12월의 마지막 문턱에서 나는 즐거운 상상에 빠져 있다.

2005.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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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자가 한 말 중에 '내가 나비 꿈을 꾸었는데, 내가 나비가 되어 천하를 날아다닌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현실 속의 내가 나비 꿈을 꾼 것인지 분간할 수 없다.' 는 말이 있다. 이 유명한 구절을 장자의 '호접지몽' 이라고 한다. 처음에 이 말을 배웠을 때 나는 이건 철학자의 정신 나간 궤변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젯밤 나의 꿈을 통해서 나는 이런 현실과 꿈 세계의 혼동이 실제로 있다고 믿게 되었다. 어제 나의 꿈 내용은 대략 이렇다.
 
  오늘은 기말고사 시험날. 8시에 1교시 컴퓨터 시험이 있고 그 다음 2교시 수학 시험이 있다. 중간 때 잘 본 컴퓨터 시험이라 이번에도 잘 볼 수 있겠다는 희망을 안고 어제 잠을 청했다. 그런데 어제 너무 과로한 탓인지 오늘 8시 10분에 일어나 버렸다. 다행히 시험장은 우리 층 복도 끝에 있는 공동강의실이어서 침대에서 내려오자마자 바로 뛰어갔다. (실제로 우리 방에서 공동강의실까지는 뛰어서 7초도 안 걸린다.) 공동강의실에 들어가자 나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이 시험을 보고 있었다. 시험 감독 선생님(김창환 선생님인 것 같다.)은 나를 Late for school로 법정에 보낸다고 하셨다. 그깟 벌점 2점 쯤이야. 하고 나는 제발 시험만 볼 수 있게 해달라고 속으로 빌었다. 결국 나는 시험을 볼 수 있었다. 시험지와 답안지를 받고 시험을 시작했다. 나의 시험 시작 20분이 지나자 나는 갑자기 전자사전을 꺼내서 두드렸다. (왜 전자사전을 꺼냈는지는 나도 잘 모른다. 일단 내 꿈 얘기를 들어보자.) 시험감독 선생님은 이걸 보고 나에게 시험 부정행위를 했으니 여기서 나가라고 하셨다. 나는 나갈 수밖에 없었다. 중간 때 잘 본 컴퓨터 과목이 이번엔 부정행위로 추락해 버렸다.

  이 대목에서 나는 잠을 깼다. 비몽사몽간이었다. 내가 잠을 깨자 나는 순간 내가 방금 컴퓨터 시험장을 나온 것처럼 느꼈다. 즉 내가 부정행위를 해서 공동강의실에서 쫓겨나온 것처럼 느꼈다. 정말 현실같았다. 정말로 극도의 불안감에 휩싸였다. 어떻게 꿈이 이렇게 사실적일 수 있는가? 꿈을 깨고 현실의 물건을 만지고 현실을 지각한 다음에도 나는 내가 시험 부정행위를 한 것 처럼 느꼈다. 정말로 꿈 속에 또다른 가상 현실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웃긴 것은 꿈 속에서의 사건의 전개과정이 정말 웃기다는 것이다. 꿈 속에서는 사건 전개가 불연속적이다. 꿈속에서 일어난 여러가지 사건을 맞추어 보면 정말 말도 안된다. 하지만 적어도 꿈 속에 있을 동안은 그것이 말도 안된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 정말 신기한 현상이 아닐 수 없다.

  결국 그런 불안감에 휩싸이다가 다시 꿈을 꾸고 다시 일어나서 침대를 내려왔다. 그리고 아직 시험이 8일이나 남았다는 사실에 안도감을 갖게 되었다. 그런데 내가 꿈을 꾸고 있을 때에는 정말 내가 꿈 속의 세계에서 활동을 했다고 나는 생각한다. 즉 내가 꿈 속의 나비가 되어 천하를 날아다닌 것이라고 생각한다. 오늘 경험은 정말 신비롭고 짜릿한 경험이었다.

2005. 12.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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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드디어 민족사관고등학교에서 주최하는 제 3회 민족사랑음악회가 열리는 날이다.

나는 우리 학교 4기 때부터 내려온 동아리 '사무침' 에서 장구를 치고 있다.

한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공연 준비를 해 왔으며, 저번 일주일 동안에는 거의 매일 1시간씩 연습하다시피 했다. 많은 CR의 물결 속에서 우리는 우리들만의 흥과 리듬의 물결을 타고 있었다.


오늘의 민족사랑음악회는 저번 때처럼 서울 광진구의 리틀엔젤스회관에서 열렸다.

작년에 12월 말에 했나? 아무튼 예비교육을 갓 마치고 그 공연을 봤을 때 나의 마음은 정말 설레였다. 우리 학교의 선배님들이 이렇게 멋진 공연을 하는구나. 이렇게 멋진 끼를 공부 외에도 가지고 있구나.. 이런 생각. 올해의 말에는 우리 10기가 2학년이 되는 문턱에 서 있다. 불행하게도 이번엔 11기들이 거의 일부분만 공연을 보러 왔지만, 그 몇몇 온 친구들도 우리들의 공연에 감동받았을 것이다.


사무침은 내가 소속된 우리 학교 사물놀이 동아리다. 아침 8시 반에 장구와 징과 북과 대북과 기타 악기들을 트럭에 싣고 9시 반에 공연하는 학생들(사무침, 오케스트라, 대취타, 그리고 그중 몇몇이 모인 '한')은 2대의 민사고 회색 버스를 타고 리틀엔젤스회관으로 향했다. 리틀엔젤스회관 무대에서 리허설을 했는데 우리 사무침은 한 번밖에 못했다. 외부 합창단과 합주단의 연습 때문이었으리라. 또 사무침은 연습할 장소를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이유가 악기의 시끄러움 때문이었으리라. KMLA 오케스트라는 무대 옆 세미나실(?) 에서 잘 연습 했는데 우리는 장소도 못 구하고 3시 반 쯤에 밖에 나와서 한 번 쳐보고 들어왔다.


5시 반 쯤에는 정말 할 게 없어서 옆에 오케스트라 연습하는거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솔직히 우리에게는 너무 많은 준비시간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막상 공연 시작 시간인 7시가 가까워올수록 우리의 마음은 초조해졌다. 드디어 공연이 시작했다. 대취타가 먼저 멋진 공연을 했다. 사무침 남자들은 저고리와 바지를 그들에게 빌려줘서 대취타가 끝나고 돌려받기로 되어 있었는데 대취타가 옷을 빨리 안 줘서 속을 태우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에는 옷도 제 시각에 다 입고 - 사무침 옷을 입는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 이유는 고무줄이나 스냅이 아닌 죄다 끈으로만 옷을 입게 되어 있기도 하며 또 삼색 띠를 둘러메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 약간 긴장하는 마음으로 무대에 섰다. 리허설을 한번(밖에서 한 건 리허설이 아니다) 밖에 안 해서 연습하던 실력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처음에 장구 칠때 틀리면 어쩌나, 이런 걱정이 들었다. 하지만 앞의 좌석을 가득 메운 관객이 없다고 생각하고 평소에 연습 할 때 우리가 장단을 즐기던 기억을 되살리며 공연을 펼치니 긴장은 싹 사라지고 오히려 얼굴에 웃음이 피어났다. 나는 오늘 무대에서 공연하는 동안 종일 행복했다. 이런 행복이 예술인들을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게 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 인사 장단을 치고 터지는 박수가 얼마나 나를 기쁘게 하였는지 모른다.

사무침 공연이 끝나고 즐겁게 단체사진을 찍었다. 우리 공연이 음악회의 1부 마지막 순서였는데 2부부터는 모두 민족사랑 합창단, 외부 합주단 뭐 이런 별로 재미가 없는 것들이 몰려 있어서 그냥 2부는 보지 않고 사무침 옷을 예복으로 갈아입고 집으로 왔다. 오늘 정말 재미있었고 보람되었다. 다음 주에 꼭 회식 가는 거다!!

2005. 11.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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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토하고에서 주제로 다룬 민사고의 MPT(Minjok Peer Tutoring) 제도 의 존속 여부.

같은 기수, 다른 성 간에 1:1 튜터링은 불가능하다. 는 현재의 제도가 계속 유지되어야 하는가?


* 나의 메모 : 토론은 눈에 안 보이는 생각을 놓고 서로 말하는 것이고, 말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논리의 구조가 쉽게 사람의 머리 속에 그려지지 않는다. 따라서 토론자들은 발언 전에 자신의 머리 속에 논리의 구조를 그리고 (많은 시간을 할애하여 생각을 정리한다.) , 그것을 말로서 다른 토론자들의 머리 속에 그려 주어야 한다.


찬성(유지되어야 한다) : 1:1 튜터링은 불가능하다. 기숙사 학교이기 때문에 이성교제를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학생들만 여기 살고 있으므로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의 눈초리를 피할 수 있고, 따라서 이성 교제가 문제시될 가능성이 크다.
학교 정규 수업시간에도, 식사시간에도 이성과 깊게 접촉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MPT는 이성과 깊게 접촉할 수 있는 가능성이 다분하다.
1시간에서 많으면 2시간까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하기 때문이다. 비록 이야기 내용이 공부에 관한 것이기는 하지만 꼭 튜터링 때 공부 얘기만 하는 것도 아니니까 이성간의 튜터링이 더 문제가 된다.
1:1 튜터링이 안 그래도 많은데, 그래서 튜터가 부족한 상황에 있는데 이성간의 튜터링까지 허용하면 전체 1:1 튜터링의 수가 증가할 것이고,
튜터는 더 부족하게 된다.
만약 다른 성 간의 1:1 튜터링이 불가피한 경우 박혜선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할 수는 있다. 그러나 이건 매우 예외적인 case로,
튜티와 같은 성을 가진 학생들 중에 그가 필요로 하는 튜터가 없으면서 동시에 1:1 만을 원할 때 가능한 경우이다.
이성 교제를 목적으로 튜터링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있는데, 이들은 비공식적으로 튜터링을 진행하면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즉 공식적인 이성간의 튜터링을 제도적으로 금지한다고 해서 이성교제를 원하는 사람들의 욕구까지 억제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원래부터 있었던 이 제도를 그대로 놓아두어도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추가로 적어도 우리 학교의 공식 기관이라면 학교의 규칙에 부합하는 기관의 규칙을 갖고 있어야 한다.

반대 (폐지되어야 한다) : 이성간의 1:1 튜터링을 금지한다고 해서 학생들이 이성교제를 안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MPT 기관의 이러한 규율은 무의미하고, 오히려 자유로운 튜터링에 방해가 될 뿐이다. 학생들을 위해 튜터링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면 최대한 학생들을 위해주어야 한다. 이성 교제가 목적이 아니라 학문적 목적으로 이성 간의 튜터링을 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다. 또 이성간에 튜터링을 한다고 그것을 꼭 발전된 이성교제로만 치부할 근거가 부족하다.

우리학교 학생들은 이거 읽고 많이 생각해 보길..

2005.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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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그림은 두 명의 산책하는 사람들과 나무가 우거진 숲을 배경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연인 혹은 남매 관계로 보이는 이들은 사이좋게 산책을 하고 있다. 두 명 사이에 적대감은 전혀 없고, 숲속 깊숙한 곳에 들어가 함께 점심 식사를 하려는 것처럼 보인다. 남자는 여자에게 이제 어디로 갈까? 라고 제안하는 것이라고 모네는 생각했을 것이다. 주위에는 산새가 지저귀고, 매우 평화로운 숲속의 풍경을 모네는 그렸고 또 그가 생각하는 이 그림의 정서 또한 평화로움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 그림의 대해 전혀 호의적이고 평화롭게 생각하지 않는다. 이 그림은 분명 작업 거는 남자와 그를 매몰차게 거절하는 여인의 모습을 그린 그림일 것이다. 남자는 꼭 광고에서 ‘시간 있어요?’라고 빌붙는 남자 같은 동작을 취하고 있다. 단아한 이미지의 여인은 싫은지 고개를 홱 돌리고 있다. 남자는 끝까지 여인의 얼굴을 보며 말을 걸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적어도 나의 눈에는 여과 없이 비친다. 나는 나의 이러한 발상을 확장시켜 옛날의 모 카드 선전을 생각해냈다. ‘아버지는 말하셨지 인생을 즐겨라’라는 문구와 그 문구로 만든 CM Song으로 이목을 끈 이 선전에서는 곰의 탈을 쓰고 여자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남자의 모습이 나온다. 여기서 곰의 탈을 쓴 이유는 분명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사람이 번다는 속담 즉 카드는 사용자가 쓰고 돈은 카드회사가 번다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여기서 또 나아가서 나는 신용불량자에 대한 개념을 생각해냈고, 한국에 신용불량자가 많다는 사실도 다시 머릿속에 되살렸다. 여자에게 명품으로 접근하면서 카드를 마구 긁는 몰상식한 남자들이 많다는 것을 생각해냈고, 그 남자를 모델로 하여 이 명화의 남자 주인공을 각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여자가 등을 돌리고 싫은 내색을 하는 이유는 이 여자는 물질적인 것보다 진짜 사랑하는 마음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이렇게 하여 기존의 평화로운 그림이 바뀌는 것이다. 두 주인공은 적대적인 관계에 놓여 있고, 따라서 전혀 행복하지 않은 두 사람이 새로 창조될 것이다. 나아가서 나는 내가 각색한 이 그림이 사회에 어떤 메시지를 던져줄 것을 기대한다. 한국의 남자들이여, 이제는 물질적인 것으로 사랑을 사지 말고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어 진실한 사랑을 하라. 신용카드를 쓸 때에는 자기 분수에 맞게 쓰며, 카드를 긁기 전에 충분히 생각을 해라. 같은 충고의 메시지를 그림 속에 담고 싶다. 아직 나의 포토샵 기술이 미진하지만 이번 project에서 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하겠다. 


2005. 11. 20.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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