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시간표입니다. 원래는 그냥 평범한 시간표에 Franklin Planner 속지 모양으로 디자인만 짝퉁 Monticello로 해놓은 거였는데
어제 밤 작업을 통해 조금 바꾸었어요. 바로 공강과 쉬는 시간에 주기적으로 갈 장소 또한 시간표에 적어넣었습니다.

  대학교 시간표는 학기마다 달라지고 또 교실과 수업 시간이 요일마다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에 특히나 9월 첫 2주간은 적응하는 데 애를 많이 먹습니다. 조금만 정보를 하나 빠뜨리면 꼭 뽑아 와야 하는 프린트를 안 가져오기 십상이고 가방과 사물함과 집을 왔다갔다하는 책과 공책 때문에 혼란스러워져 결국에는 포기하고 모든 책과 프린트를 커다란 백팩 안에 넣고 무겁게 다니곤 합니다. 저같이 통학을 하는 사람들은 무거운 짐을 들고 다니면 그것이 장기적으로 사라지지 않는 피로의 근원이 되기 때문에 항상 적게 짐을 가지고 다녀야 하는데요, 그렇기 때문에 사물함을 잘 이용해야 합니다.

  시간표에 공강 시간에 갈 장소를 써넣는 것은 누구나 다 합니다. 주로 동아리에 관련된 일이 많습니다. 하지만 어느 시각에 어떤 책/프린트를 내려놓거나 혹은 챙기는지에 대한 정보를 일주일의 주기 안에 집어넣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듯합니다. 일주일 안에도 책이나 프린트를 사물함에 넣어놓고 집에 오는 날과 집으로 챙겨오는 날이 나뉘고 그러한 날들이 하나의 흐름을 만듭니다. 흐름을 한 번만 잘못 타면 귀찮게 학교에 갔다와야 하기도 하고 어쩌면 내일 제출해야 하는 숙제를 하나도 진행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의 흐름을 부드럽게 하기 위해 시간표에 '사물함에 들렀다 가는 시간'을 표시해 놓습니다.
  저는 이전에 단장으로 있던 학생자문단 동아리방을 사물함 겸 사무실 겸 동아리방으로 쓰면서 그곳에서 공부도 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있는데, 그래서 아예 시간표에 동아리방 들르는 시간을 파란색으로 표시해 놓았습니다. 빨간색은 So What 동아리방에 가는 시간이구요, 초록색은 점심을 먹는 시간을 뜻합니다. 그리고 이중 파란색이 가장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월요일 모든 수업이 다 끝나면 동아리방에 들르지 않지만 수요일 저녁에는 동아리방에 들러 제 물건 몇개를 챙겨 집으로 가야 합니다. 이런 것을 놓치지 않기 위해 수요일 9교시 아래에 파란색으로 표시를 해 두었습니다.

 
  시간표에 색깔과 직사각형으로 형상화해 놓은 정보는 최대한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전달되어야 하는 시간표의 특성을 반영하여 구성되었고, 한 학기동안 고정된다는 시간표의 성격에 맞게 매주 주기적으로 꼭 계획대로 실현할 수 있는 시간대만 색깔 영역 표시를 해 놓았습니다. 하지만 시간표의 단점이 있다면 그것은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없다는 점과 특정 정보를 기억해내야 하는 시점에 나에게 알려주지 않기 때문에 내가 먼저 찾아가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저는 핸드폰의 '일정' 기능을 활용합니다.

  핸드폰과 알람시계와 같은 기계가 가져온 놀라운 변화는 인간이 스스로를 통제할 감시관을 아주 적은 비용으로 가까이에 두어 그를 통해 보다 효율적으로 일을 진행하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항상 어떤 값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지켜보기에는 너무나도 자유분방한 인간들을 위해 극도의 지루함을 묵묵히 견뎌내는 기계가 등장했습니다. 어젯밤 '일정' 기능을 쓰면서 속으로 많은 것을 느꼈어요.

시간: 오전 08:30
주기: 매주 월요일
내용: 자료분석 필기공책 up

시간: 오후 02:52
주기: 매주 화요일
내용: 미국정치와외교 새프린트 확인

시간: 오후 12:00
주기: 매주 수요일
내용: 경영정보시스템 OR확정모델 up

(up은 알람을 받은 장소에서 물건을 챙기라는 뜻)

  이런 식으로 '딱히 알람이 없더라도 알아서 잘 안 까먹고 잘 할 수 있는 일' (예를 들어 수업이 끝나면 자연스레 집에 간다던지, 가방이 무거우니 자연스레 물건을 책장에 꽂아넣는 등의 일) 을 제외하고 '꼭 해야 되기 때문에 익숙해질 때까지는 알람이 필요한 일'들을 일주일을 주기로 하는 일정으로 등록해 놓으면 처음 적응기간에 많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저는 지금 많이 정신이 없어서 대학교 갈 때마다 옆에 매니저가 동반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지만 제가 연예인도 아니고 그건 불가능하잖아요?

  대학 생활을 할 때 뿐만 아니라 나중에 직장에 가거나 어떤 장기간의 캠프에 가거나 여행을 갈 때에도 초반의 적응기간 동안만큼은 조금 우스꽝스럽더라도 아주 치밀하게 일정을 세팅하고 표를 작성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나중에는 저절로 모든 할 일에 대해 적응이 되어서 아무 것도 참고하지 않더라도 잘 알아서 할 수 있겠지만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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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가지 일에 집중하는 것은 분명 좋은 습관이고, 어떤 일을 최대의 효율로 달성하기 위해 필요하다. 특히나 요즘과 같이 어떤 특정한 한 분야에만 집중하여 그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를 바라는 시대에서는 한 우물만 파는 자세가 성공의 중요한 열쇠이다. 그중에서 대학생들은 언제나 자신이 서 있는 곳을 기준으로 과거의 사람들이 바래온 '팔방미인'의 가치를 받아들일 것인지 아니면 미래의 사람들이 바랄 '전문가'의 가치를 받아들일 것인지 헷갈려하고 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적어도 자기의 삶만 가지고 생각해보았을 때 조금 더 자기 하는 일에 사명감을 갖고 더 많은 만족감을 얻고 더 많이 기록으로 남기고 더 많이 사람들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는 한 우물만 파는 것이 훨씬 좋다. 자기가 하는 일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나 취미로 혹은 놀기 위해 하는 일이 아닌 '모든 사람들을 위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내거나 혹은 만들기를 준비하는 일'을 말한다. 회사에서 회의를 하며 아이디어를 내놓거나 아르바이트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빠른 시간 내에 만드는 일뿐만 아니라, 지금 컴퓨터 앞에 앉은 나의 블로그 포스팅이나 대학생의 학교 공부 그리고 자기만의 능력을 위해 곁가지로 배우는 웹디자인이나 컴퓨터 프로그래밍과 같은 일들 말이다.

  살면서 우리는 밥상 위에 반찬을 계속해서 차려 놓는다. 주위를 보는 눈은 기술의 혜택으로 더 넓어졌기에 하고 싶은 일은 많아지고 걸어가는 우리들의 손을 붙잡는 호객꾼은 온오프라인 전방에서 수백 명으로 늘어났다. 그런 유혹에 이끌려 우리는 일을 시작한다. 물론 처음에 시작하는 것이므로 좋은 반찬을 예쁜 그릇에 담아 상에 올려놓는다. 만약 그런 일들이 주로 내 스스로 하는 일이 아니라 다른 기관의 도움을 받아 그 기관에 돈을 지불하는 일일 경우가 대다수라면, (예를 들어 갑자기 살을 빼야 한다는 충동에 시작한 댄스 강좌라던가, 평소에는 관심 없었는데 주위에서 다들 사서 나도 한번 사보는 하이탑 스타일 등등) 차려놓고 먹지는 않아 결국 썩어버릴 반찬들을 상 위에 올려놓는 셈이 된다. 반찬을 상에 올려놓았으면 우리는 주식인 밥과 함께 그 반찬을 오늘 안에 다 먹어야 하는데, 그게 너무 많아지면 다 먹지 못한다.

  우리가 인간이 아니라 컴퓨터와 같은 기계라면 MS 윈도우처럼 작업표시줄에 여러 프로그램을 띄워놓고 모두 꾸준히 관리하면서 실행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인간이기 때문에 우리는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다. 1분도 안 걸릴 작은 일이라면 멀티태스킹이 가능하지만 여기서 말하고 있는 '자기가 하는 일'은 몇주 혹은 몇달, 심지어 몇년에 걸쳐서 하기로 계획하는 일을 말한다. 컴퓨터조차 멀티태스킹을 많이 하면 CPU가 분산되어 속도가 느려지는데, 인간은 어떻게 되겠는가. 아예 다운을 먹고 시스템 강제종료행이다. 성취하고 기록하는 것 하나 없이 돈과 시간만 날리고 피로만 쌓인다.

  이러한 위기를 인식하고 한 가지 일에 집중해야 하는 것이다. 그 첫걸음은 인간으로서의 한계를 스스로 겸손하게 인정하는 데서 나온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컴퓨터와 같이 멀티태스킹을 할 수 없고, 지속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일은 많이 있어야 고작 3개 정도에 불과하다, 라는 생각을 먼저 하고 있자. 밥상에는 밥과 국 그리고 세 첩 반찬만 올려놓는다고 먼저 자기를 제약하는 것이다. 나중에 배고프면 그때 가서 더 사먹던지 하자는 여유분을 남겨놓고서 일단 밥상에 올린 반찬 세 첩은 골고루 깨끗이 다 먹는다고 생각하자. 이를 통해 우리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은 지속적인 관리가 가능하다는 보증을 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첫째로 중요한 목표이고 그를 위해서는 한계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 내가 전에 '안하기로 결정한 일'이라는 포스트를 쓴 적이 기억 나는데, 그것 또한 이 내용과 일맥상통한다.

  또한 중요한 두 번째 걸음은 지금 내가 정신과 신경을 일정량 할당해야 하는 일들 중 끝낼 수 있는 것들을 빨리 끝내고 없애는 것이다. 앞으로 몇달 간 외국 여행을 떠날 내가 마지막으로 집안의 가스나 등이나 콘센트 등을 점검할 때의 느낌을 되살려, 그 느낌으로 잡다한 일들을 모두 없애고 무결성의 공간을 남겨놓아야 한다. 집중이란 한 가지 일에만 정신과 신경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하는 일 말고 다른 일들이 많다면 그 일들에 대해 각각 한 번씩 정신이 갔다 왔다를 계속 반복하게 되고 이런 상태에서는 집중이 불가능하다. 여기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여러 가지 일을 한다면 그만큼 계획을 잘 세워서 여러 가지 일을 모두 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착각이다. 판이하게 다른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수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여러 가지 일들을 동시에 잘 하려면 몇몇 일들은 한가지 큰 일의 하위 분야거나 혹은 직접적으로 연관된 분야여야 한다. 사람의 정신과 습관이 계획을 따라잡지 못하면 그 계획은 유용성이 하나도 없는 계획이다. 예전에 방학시간표를 세울 때 느꼈던 그 느낌을 되살려보면 이 이야기는 하고 또 하는 지루한 이야기다.

  나아가 현재 자기가 집중한 그 한가지 일의 강도를 세차게 높여서 내가 그 일에 몰입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것도 방법이다. 그중에는 내가 그 일을 예전에는 혼자 쉬엄쉬엄 했는데 이제부터 그 일의 성취도를 다른 사람이 평가하도록 하거나, 평소에 하던 일을 어떤 시험 점수나 자격증과 연관시키거나, 그 일을 주변 친구들과 같이 하는 것으로 범위를 확장하여 시너지 효과를 내거나, 하는 일을 블로그나 커뮤니티 등에 광고하거나, 하는 일을 비즈니스 차원으로 승격시켜 조금 더 구체적인 시스템이나 디자인을 도입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 이렇게 하면 집중한 일들의 성취감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이 방법을 많이 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방은 티끌 하나 없는 도시 안의 건물 속 하얀 방이다. 외부의 자연환경에도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고 함부로 아무나 들어오지 않으며 천장과 벽에서는 보일러와 에어컨이 측정된 온도와 습도에 따라 지속적으로 균형을 맞추어가고 있는 평온한 방, 만약 그런 방이 있다면 나는 최고로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렇게 주의가 분산될 염려가 전혀 없는 공간은 적어도 나에게는 상상 속에서만 만나볼 수 있을 뿐이다. 복잡하고 어지러진 현실 속에서 그래도 최대한 뾰족하고 깔끔한 공간을 만들어내는 노력이 있기에 그에 따른 대가가 지속적으로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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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략 이렇게 생겼습니다.
저번 학기때도 만들어서 썼는데 이번에도 쓰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플래너의 몬티첼로(Monticello) 속지 모양으로 왼쪽 여백을 디자인했습니다.
Add Noise 50% Monochromatic -> Emboss -> 새 레이어 만들고 남색과 회색으로 Fill -> Blending Mode를 Multiply, Opacity 80%로 변경.

2008 Fall Semester 라는 글씨는 Harlow Solid Italic이라는 글꼴입니다. 안 가지고 있는 분들도 있을 것 같네요.
각 시간표 셀 안의 글씨는 모두 Type Layer로 만들어 놓았으니 이 Type Layer를 수정하면 될 것입니다.

Compact 사이즈 프랭클린 플래너의 속지는 다들 아시다시피 10.8 x 17.2 (cm) 입니다. 따라서 이 psd 파일은 10.8 x 17.2로 만들어져 있으며, 인쇄를 할 때 꼭 Scale을 100%로 하고 Scale to fit media에 체크를 해제해야 합니다.

6공 펀치는 왼쪽 여백에 뚫어주시면 되구요, 프랭클린 플래너 속지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왼쪽 위, 왼쪽 아래 0.5cm 모서리를 가위로 둥글게 잘라 주시면 더 이쁜 속지가 됩니다.

속지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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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람으로서 하는 일은 다양한데 문제는 그 다양한 곳에서 여기저기 튀어나옵니다. 그것도 모두 사소한 문제들로, 해결하지 않으면 그 주위에 연관되어 있는 다른 것들도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특정한 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의 커다란 문제점을 안기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뻗어 나가 있는 다양한 집단, 역할, 관계 안에 들어 있는 잡다하고도 사소한 문제점들을 수시로 떠안으며 평일을 보냅니다. 적어도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이 '일'이라고 여기는 집단과 역할 안에서 벌어지는 것들이겠지요.

  사소한 문제점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한번의 집중으로 산재해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싹쓸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언제나 한번 집중을 했다가 곧 풀어지고 여기저기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우리들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할 때 기억력의 부족을 메모로써 보충합니다. 메모는 어디에나 할 수 있지만, 효율적으로 메모를 하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메모를 관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메모에 접근하기가 편해야 한다
문제를 간결하게 적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 문제와 연관된 상황, 그리고 가능한 해결 방안이 쉽게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에 메모를 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저는 프랭클린플래너 daily page의 '오늘의 기록사항'을 활용합니다.

  우선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 프랭클린 플래너이고, 어떤 일을 시작하든 간에 모든 업무의 시작에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daily page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종이 한장이 그날 제가 예약해놓은 자신만의 정거장이자 홈페이지인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점을 그날의 정거장에 가져다 놓으면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든 상관없이 일관되게 다양한 일과 관련된 문제점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A인데, 언제라도 A부터 Z까지의 일 중 한 가지 일 (예를 들어 K)에 연관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우리가 하루 중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하나를 잡고 끝까지 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계획에 의한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세 끼도 챙겨먹고 친구들도 만나기 때문에, 사람답게 살다 보면 무작위의 일들이 들쑥날쑥한 무질서로 빠져들게 됩니다. 무질서 상태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긴 하지만, 주위에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태평하게 자연스럽게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쉬운 방법으로 다양한 일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들에 접근해야 합니다. 가장 손쉽게 무질서에서 계획으로 옮겨오는 방법은 한눈에 들어오는 한 페이지 안에 여러 가지 잡다한 정보를 모두 넣어놓는 방법입니다.

  문제점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날의 daily page 밑의 '오늘의 기록사항'에 써 놓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와 연관된 상황은 '오늘의 우선업무'를 통해 드러나거나, 혹은 넓은 기록 공간에 부가 설명을 함으로써 잘 명시해 둡니다. 해결은 오늘 할 필요는 없지만 보통 이틀을 넘기면 안 됩니다. 어차피 이틀을 넘길 게 아니라면 daily page에 적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겠지요.

  예전에는 문제점을 컴퓨터 메모장이나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았는데, 이 두 종류의 메모장은 모두 하루의 계획과는 자연스런 연관이 없는 매체라 잘 열어보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오히려 문제점을 적어놓기에 바빠 안 적어놓고 열심히 기억하려 노력했다면 다 머리 속에 넣어놓았을 문제점들을 이곳에 적어놓아 까먹기만 하고, 메모장에 그 문제점을 적었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방치해 두곤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점은 언제나 발생한 시간과 발생할 당시의 상황을 잘 추적할 수 있도록 기록되어야 합니다. 아무런 추적을 위한 실마리도 없는 빈 페이지에 문제점을 덩그러니 갖다놓으면 그 문제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도 감을 잡기가 힘들 것입니다.


문제들은 사소하고 많아서 문제입니다.
어쩔 수 없죠 뭐.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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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컴퓨터가 좋은 이유 중 하나가 'Unbundling' 이라는 것은 이제 웹 2.0 시대에 들어온 여러분들도 익숙하게 들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 컴퓨터와 인터넷이 발전함에 따라 정보와 정보를 담는 그릇이 더이상 함께 있을 필요가 없어졌으며, 허공에 띄워 놓은 정보를 초고속으로 이 그릇으로 저 그릇으로 담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신문 위의 인쇄된 잉크가 바람에 날아가 종이 위에서 사라지는 광경, 그것이 Unbundling의 풍경입니다.

  Unbundling에 따라 우리는 각자에게 특성화된 정보를 모으는 것이 상당히 쉬워졌습니다. Generalist를 원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이제는 한 사람 각각이 모두 자신만의 굳건한 전문 분야를 갖기를 바라는 시대입니다. 그 때문에 발전한게 RSS입니다. (추천사이트: www.hanrss.com)

  저는 우리 재즈동아리 So What의 홍보를 위해 동영상을 제작할 일이 생겨서 아이디어를 짜느라 고민하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프리미어는 쓸 줄 알지만 동영상 제작이 기술만 가지고는 되는 일이 아니지 않습니까? 그래서 어떻게 하면 처음과 끝에 걸쳐서 전개과정이 아름다운지(문학) 어느 문구나 강조 등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 (심리, 경영), 어떤 장점을 부각시켜서 대상 집단을 하나로 뭉칠 수 있으며 외부 집단이나 기관과의 연계를 홍보함으로써 활용할 수 있는지(정치외교) 등을 모두 고려할 줄 알아야 이상적인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괄호() 안의 학과는 바로 앞에 나열한 조건을 실현하기 위해 배우는 관련된 과목입니다. 그만큼 요즘은 통학문적 사고가 필요하고 따라서 멀티플레이어(Generalist+Specialist) 가 되어야 한다는 난제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시대의 흐름이 그러니 따를 수밖에 없지요.

  그러한 통학문적 사고를 연마하는 방법으로는 직접 학문을 탐구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 지금 그와는 다르게 직접 사례들을 한 자리에 모아 모방하면서 배우는 방법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상에서 이 점, 저 영상에서 이 점, ... 이런 식으로 50개의 동영상에서 50개의 배울 점을 찾을 줄 아는 눈만 있다면 충분히 혼자서 깨우치는 것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상을 한자리에 모음으로써 우리는 Specialist의 역할을 하나 수행한 것입니다. 다양한 곳에서 특성화된 것들을 모아 한자리에 놓는 것이 RSS의 원리입니다. 이 원리를 UCC 스크랩에도 적용을 하면 자기 블로그 포스트나 커뮤니티 글 등에 특성화된 여러 UCC 동영상을 embed 태그로 붙여넣게 됩니다. 이렇게 동영상을 모아놓은 하나의 포스트는 최종적인 생산을 위한 포스트가 아니고 생산을 위한 자료실, 창고, 혹은 중간과정의 역할만을 담당합니다. 웹2.0 이전에는 최종적인 생산 단계에서만 특성화가 이루어졌지만, 지금은 준비과정에서부터 전반에 걸쳐 특성화가 이루어집니다.


다음은 UCC 스크랩입니다. 물론 아주 뛰어난 것부터 한숨만 나오는 것까지 다양합니다. 하지만 다양한 quality를 모두 관찰하는 것은 실제로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이 일을 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 데 중요하기 때문에 편협한 사고를 버리고 다 끌어모았습니다.

사이트: 프리챌 Q, YouTube, mncast
검색어: 동아리 홍보, 동아리 광고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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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IN THE 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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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님은 먼곳에

  저도 남자라 군대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아무 특별한 것도 없는 '가장 보통의 존재'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은 바로 '일반 현역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장체중 2급이자 대학교 문과생인 저에게 희망이란 외국어 실력을 이용한 통역병, 그리고 '로또'인 카투사가 전부입니다. 최대한 '특수한' 일을 하는 군대로 가서 군 생활을 보람차게 한 다음 업적이나 기록을 남겨 그것을 나의 이력에 편입하자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만 그러한 노력이 불발한다면 땅개가 될 수밖에요.
  그런데 땅개로 빨리 가고 싶은데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시기가 안 맞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텅 빈 한 학기를 휴학 신청한 채로 보내야 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하나의 낭떠러지를 또 떨어지게 됩니다.
 
  저는 얼마전에 대학생이 군대 일반현역병에 들어가려면 병무청 사이트에서 '재학생 입영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터넷의 병무청 사이트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알았는데 이 메뉴로 들어오는 걸 몰랐죠. 주위 사람들과의 평소 대화 속에서 오고가는 정보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병무청(www.mma.go.kr) 에 들어가서 전자민원창구 > 현역/공익입영신청 으로 들어가시면 재학생입영신청 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 입영희망월을 선택해야 자신의 장기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문제없이 군대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재학생입영신청 가능인원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이 가능인원이 다 없어진 줄 알고 2009년 6월부터 신청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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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학생입영신청이 성공적으로 되었는지를 확인하려면 자기 핸드폰에 온 문자를 보면 됩니다. 방금 '발신자 정보없음'으로 문자가 왔네요. 이렇게 문자가 와야 제대로 신청처리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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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말투도 군대같군요. ㅎㅎㅎ



군대는 어디를 가느냐, 가서 어떻게 생활하느냐보다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갔다오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시기를 잘 맞추어 20대의 힘겨운 폭풍 속에서 고꾸라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인생에서 한번 실수하면 그것을 회복하기란 정말 힘들고, 회복하는 기간 또한 허공으로 슬프도록 모두 날아가 버리니까요.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에 멋지게 충성하고 오는 게 참 좋습니다. 조국을 빛내는 영광의 마음가짐으로 다녀오면 솔직히 군대 가서 몸이 고생하더라도 마음까지 분노하거나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억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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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SCEM (Ecole Supérieure de Commerce et de Management) 메인 페이지 (http://www.escem.fr/)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가장 마음에 들었던 대학교!


교환학생 가능 대학교 알아보기

1. 교환학생 프로그램 일정/가능대학 리스트 다운로드
2. 대학교 웹사이트 방문
3. 그 대학교에 관련한 뉴스, 통계 조사
4. 그 대학교의 진짜 모습 보기

  2학년이 되면 모두들 한번씩은 알아볼 만한 게 교환학생이 아닐까 합니다. 가장 확실하게 알아내는 방법은 지금의 인터넷 시대에서도 역시 실제로 교환학생 학기를 보낸 주변 선배들에게 물어서 찾아가는 방법이겠지만, 그러한 오프라인 중심의 접근법이 갖는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을 활용해야 합니다.

1. 교환학생 프로그램 일정/가능대학 리스트 다운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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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연세대학교 학사안내-교환학생

 우선 가장 기본이 되는 것으로 대학교에서 제공하는 모든 공지사항과 데이터베이스를 지속적으로 접촉하여 가장 최신의 정보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저희 대학교는 '학사안내' 안에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모든 공지를 한데 모아놓고 있어서 편합니다. 다른 대학도 이렇게 홈페이지를 구성해 놓았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6개월-1년 뒤에 교환학생 학기를 보낼 생각이라면 지금부터 신청가능한 대학 리스트를 다운로드 받습니다. 대부분 표 형식의 엑셀 스프레드시트로 만들어져 있을 것입니다.

 자기의 평소 학업 방향, 진로, 대학의 인지도와 커리큘럼 분야, 그리고 취향(그 대학에 갔을 때 내가 즐겁게 생활할 수 있을 것인가?)을 고려하여 대학을 정해 봅니다. 저의 경우 교환학생은 학부 4학년 중에 있는 것이므로 특별히 심화된 전공은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 미국을 선택하지 않았고, 평소 공부하던 프랑스어와 프랑스 문화 그리고 생활에 대해 깊게 느끼고 싶어서 프랑스를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일하거나 살고 싶은 네덜란드도 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뽑아 본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 ESCEM (Ecole Supérieure de Commerce et de Management) (프랑스)
- INSA de Lyon (프랑스)
- ISC(Institut Supérieur de Commerce) Paris (프랑스)
- The Hague University (네덜란드)
- Tilburg University (네덜란드)




2. 대학교 웹사이트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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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ilburg University (http://www.tilburguniversity.nl/)

 어느 정도 가능 대학교의 목록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 그 대학교의 웹사이트를 하나씩 찾아가 봅니다. 그리고 그 대학교가 자신이 배우고자 하는 학과/분야의 과목을 제공하는지를 확인합니다.
다음의 단어가 눈에 보이면 메뉴를 클릭합니다.
departments, curriculum, faculties, exchange progra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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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INSA de Lyon (www.insa-lyon.fr)

 저는 교환학생 가능 대학교의 학과/분야 소개 페이지에서 정치외교학과 정보산업공학 둘 중에 하나에 해당하는 교과목이 있으면 바로 마음 속의 2차 통과를 시켰습니다. 사실 복수전공을 할 저에게는 경영/정보 분야, 정치/외교 분야의 큰 두 가지 갈래 중 하나만 걸린다면 상관없습니다. Facility Management, European Studies, Managemement, Systems, Strategy, Information Management......등등이 있었습니다. 확실히 경영 쪽이 많아 경영학과 애들이 부럽기는 했지만, 요즘은 꼭 경영학과라고 해서 교환학생 대학에서 경영학과 과목을 들을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대학교 웹사이트의 디자인 수준을 보고 그 대학교에 대한 호감을 결정합니다. 제 신념 중 하나는 세계화에 적응하기 위해 인터넷에 신경을 많이 쓰고 집중하는 기관이 좋은 기관이라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음식 모형을 아름답게 꾸며놓은 레스토랑이 맛도 좋듯이, 웹사이트 디자인을 아름답게 해놓은 대학교가 미래를 향해 개방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점까지 고려해 보았을 때 저에게 가장 매력적인 대학교는 ESCEM이었습니다. 노란 물고기와 함께하는 심해 잠수함 탐험 느낌의 시원한 디자인은 다른 대학교보다 이곳에 대해 더 많이 알아보도록 하는 심리적 추동을 가져다 주었습니다.



3. 그 대학교에 관련한 뉴스, 통계 조사

 커리큘럼을 확인한 다음에는 조금 세속적인 면을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세속적인 면이란 그 대학교에 대한 사람들의 평판은 어떤가, 순위가 어느 정도인가를 비롯한 모든 종류의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에 관한 것들을 말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 사이트와 검색 사이트를 이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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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검색창에 그 대학교의 이름을 쳐서 들어가 계속 링크를 클릭하고 클릭해서 여러 정보를 탐색해 갑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그 대학교가 최근 어떤 실적을 거두었고, 어느 상을 받았으며, 연구기관이나 기업과 어떻게 협력하고 있는지 등을 알 수 있습니다. 검색/미디어(기사)/미디어(영상) 이렇게 3가지 사이트의 창을 세 개의 탭으로 인터넷을 실행하여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정보를 끌어모을 수 있을 것입니다. 저의 경우 YouTube는 UCC를 보기 위해서보다는 TV 프로그램 캡쳐 동영상을 보기 위해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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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4. 그 대학교의 진짜 모습 보기

 이건 나중에 해도 상관없기는 하지만 조금 더 미디어에서 벗어나 사용자 중심의 컨텐츠를 보면서 솔직담백한 이야기를 들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Facebook을 통해 친구의 친구를 수소문하며 방명록으로 질문과 답변을 해도 될 것이고, 네이버/다음/싸이월드 카페 글 검색창에서 질문을 입력해 답변을 받아갈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처럼 YouTube에 가서 그 대학교 학생들이 직접 찍어와 편집한 동영상을 즐겁게 관람해도 좋겠지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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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신분으로 음악을 듣는 일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취미생활이요 여가입니다. 정말 남녀 불문, 전공 불문하고 라이프스타일이 골방 중심이든 번화가나 술집이나 클럽 중심이든 상관없이 모두가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불법 음원 다운로드 근절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한편으로는 CD 구입을 독려하기 위해 이쁜 모양의 자켓과 음반 판매 관련 특혜가 많아지고 있으며 정식으로 디지털 음원을 판매하는 가수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인정하는 P2P 서비스와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음악을 듣는 방법이 있지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지금 우리의 현명한 '음악 조직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음악을 듣고 인간으로서 미술과 체육과 음악을 삶의 즐거움의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각자가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배경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듣는 음악은 다릅니다. 모두는 자기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아티스트부터 절대로 듣지 않고 혐오하는 아티스트까지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컴퓨터와 상거래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음악을 우리 귀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절대로 90년대처럼 라디오를 들으면서 DJ의 선곡을 기다리거나 친구의 테이프를 A면 B면 2데크 카세트로 복사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졌지요. 소비자는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명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반사에서 CD를 내놓으면서 '음악은 무조건 CD 사서 들으세요. 역시 음질은 CD가 최고! 가수들은 음반을 사줘야 계속 노래를 해요' 라고 노래를 부르지만 솔직히 어떻게 그 사람들 말을 다 들어주겠습니까. 듣고는 싶은데 CD로 사기에는 좀 그러한 노래들도 많을 것이고, 그냥 맛만 볼테니 다 들어볼 수만 있게 해달라는 곡도 있을 것입니다. iPod이나 MP3에 저장하고 싶은 곡과 그렇지 않은 곡이 있을 테구요.


  저는 얼마 전부터 제가 듣는 음악을 3등급으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모든 음악을 무식하게 컴퓨터에 다 다운로드 받았어요. 소리바다, 송사리, LimeWire, 당나귀, 파일구리, 프루나... 갈 수 있는 다운로드 경로는 모두 가 보아서 다 받았습니다. 완벽주의 기질은 음악 다운로드에도 적용되어 앨범 전체를 다운받고 ID3 태그를 모두 가지런히 편집하여 일관된 파일과 폴더 이름 포맷으로 '내 음악' 폴더에 저장하여 iTunes 라이브러리에 올려놓고 그 기간에 들을 음악만 추려 iPod에 넣어둘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든 그렇지 않든, 오래 들을 것이든 언제 한번 BGM 소스로만 사용할 것이든 상관없이 모든 음악을 공평한 조건으로 동등한 시간을 들여 다운받으려고 하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가는 음악에 대해서는 '내가 왜 이 음악까지 이렇게 공들여 받아 정리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계속 받다 보니 하드 용량도 차고 외장하드까지 침범하는 이 마당에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결심했습니다. 음악을 3등급으로 나누어 CD로 구입할 음악, 시간을 투자하여 열심히 다운로드하고 정리할 음악, 그리고 스트리밍이나 블로그 등으로 잠깐 듣고 말 음악으로 나누었습니다.


1. CD로 구입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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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보자. 신촌의 명소 향음악사~)

- 기존 iTunes Library에서 별 5개인 곡이 7곡 이상인 앨범
- 평소에 우리 집 오디오로 들으면서 내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분위기를 제공해줄 앨범
- 앨범 자켓이 너무 이쁘거나 혹은 그 아티스트만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이 떠오르면서 행복해지는 앨범

  이러한 경우 저는 음악을 CD로 구입합니다. 특히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될 때 앨범을 많이 구입하는 성향이 있어요. 이미 다운받아 놓은 음악은 '그냥 MP3로 계속 듣지 뭐' 하는 경향도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앨범을 사서 모든 곡을 꼼꼼이 다 들을 음악의 경우는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가 음반을 구입하고 엄청난 뿌듯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돈은 많이 깨지지만, 다운로드의 경우처럼 쓸데 없는 정리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고 멋진 앨범 자켓과 '진짜 정품으로 듣는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시간을 투자하여 다운로드 받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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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로 사기에는 좋아하는 트랙이 몇 안 되는 앨범
- 자주 들을 건데 오디오 CD로 틀 필요는 없고 MP3에서 별 다섯개 해놓고 한곡 반복 재생해도 행복한 곡
- 행사 음악이나 동영상 제작 시 BGM으로 자주 쓰는 곡
- CD로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싼 앨범 (한국 사람들이 잘 안 찾는 수입앨범)

  이러한 경우 저는 다운로드를 받습니다. 여러 가지 P2P 프로그램이 가장 신속하고 좋죠. 하지만 이 방법은 요즘 많은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툭하면 '차단된 음원입니다.' '음원 협의중입니다.' 이렇게 나오면서 안 받아지거나 아니면 열심히 다운 다 받아놓고 '결제하시오' 하며 뻔뻔하게 나서니 말이죠. 그래서 그럴 때는 저는 정말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고 블로그 포스트의 첨부 음악이나 싸이월드의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Sound Forge같은 프로그램으로 Stereo Mix 녹음을 합니다. 이게 정말 노가다죠. 하지만 음질 차이는 별로 없어서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3. 스트리밍 / 실시간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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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 구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맛보기로 듣는 앨범
- 친구들이 들어보라고 해서 마지못해 듣는 음악

  이러한 경우 저는 스트리밍 서비스나 블로그 검색을 이용합니다. MelOn의 경우 월 3000원으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어요.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운로드는 애초부터 하지 않기로 작정한 상태로 '평소에 노트북 앞에 많이 앉아있으면 그 때마다 멜론 플레이어 틀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멜론 플레이어를 이용하고 있는데 다운로드를 일일이 하는 것보다 훨씬 스트레스도 덜 받고 좋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유럽 쪽 모던락의 경우 멜론에 없다면 인터넷의 블로그나 YouTube를 검색해서 들어봅니다. 그리고 제가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싫어하는 '매우 대중적인 한국 댄스 가요와 미국 댄스 가요'에 대해 주위 친구들이 '그거 완전 쩔어 너도 들어봐' 이럴 때는 마지못해 멜론 플레이어로 오늘의 차트를 들어가 듣곤 합니다.
  저는 워낙 소수 취향이어서 월간 Top100같은 차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취향이 효율적인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소수 취향이면 수요가 적고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할 가능성도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반을 직접 구입하거나 발품을 많이 팔아 다운로드 받아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가면 갈수록 CD를 직접 구입할 일이 많아집니다. 음악을 다양하게 듣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제가 만약 대중 취향으로 갈수록 노래를 좋아한다면, 보석처럼 숨겨져 박혀 있는 세상의 많은 음악들은 거들떠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될 테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고 희소한 가치에 투자를 할 줄 알기에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말구요. 헤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음악을 등급으로 나누고 그 등급에 따라 음악 취득 방법을 일대일 대응시키면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최대의 가치를 끌어올 수 있을 것입니다. 저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연주하는 것까지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의 센스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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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deb '푸른달효과' 3월 쇼케이스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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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과 포스트잇의 컴퓨터 버전인 ATNote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작은 공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넣어놓으려고 합니다. 한번 붙이면 그 자리에 계속 있지 않고 곧 떼어지며, 작은 공간이라는 포스트잇의 특성에 맞게 정보를 넣어 놓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따라서 포스트잇 안에는 키워드, 참조 그리고 사소한 일정과 지시사항 정도만 적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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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 3M의 과학자 Spencer Silver와 그가 만든 실패작 'Low-tack'을 보고 교회 성가곡 악보의 책갈피가 계속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에게 달려가 새로운 주문을 부탁한 Art Fry의 합작품인 Post-it은 이미 세계적인 문구가 되었으며, 학생과 사무실 직원들에게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포스트잇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포스트잇만이 담당할 수 있는 정보의 관리 기능이 사람들의 손에서 이 작은 종이를 놓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포스트잇의 편리함이 컴퓨터 중심의 학업/사무 lifestyle이라는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등장한 ATNotes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가벼운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멋진 디자이너가 예쁜 인터페이스와 편리한 조작을 바탕으로 한 메모 혹은 일정 관리 프로그램을 만든다 하더라도 다른 프로그램이나 기구로 간단한 메모 한장 남길 수만 있다면 그런 것들은 모두 불필요한 과정으로 치부될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간단하면서도 사용자에 따라 마음대로 용도를 다양화할 수 있는 포스트잇이 지금도 살아남는 것입니다. 사실 포스트잇도 메모장도 Windows에 깔려있는 일정 관리 프로그램도 모두 다 결국 하나의 목적, '업무의 진행과 완료'를 위한 과정의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아름답고 보기 좋다는 것은 아무런 장점이 되지 못하죠. 사람마다 취향이 너무나도 다른 시대에 왔기 때문에 심플한 것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컴퓨터 안에 잠든 windows 일정은 찬밥 신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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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Notes 다운로드 - 네이버 자료실

  포스트잇이나 ATNotes는 다음 두 가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시적인 특성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적을 때 그 적을 내용이 얼마 정도 지속되는가에 따라 적는 곳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적어도 '지속성'의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스펙트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속기간이 1일에서 1주일인 컴퓨터 메모장이나 핸드폰 메모장의 경우, 그곳에 적어놓은 내용이 1일이나 1주일이 지나면 쓸모없게 됩니다. 1달에서 3달인 프랭클린 플래너 Monthly 표지의 메모나 이달의 기록사항의 경우, 3달 정도를 넘기게 되면 다음 4분기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 기록사항에 대해 신경을 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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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잇은 절대로 한 곳에 오래 붙여놓지 않습니다. 종이의 재질도 절대로 오래 보관할 용도에 적합하지 않으며, 외관에 있어서도 포스트잇은 멋지게 책꽂이에 꽂아놓을 수도 없고 수첩 안에 진열하듯 넣어놓는다고 생각하기에도 무언가 맞지 않습니다. 포스트잇은 한번 붙였다가 그것에 적어놓은 내용을 바탕으로 일을 수행하고 나서 망설임 없이 떼어서 휴지통에 버릴 종이일 뿐입니다.

  둘째는 작은 특성입니다. 제아무리 크기가 커봤자 가로가 10cm를 넘지 않기 때문에, 한글이나 워드 문서에 넣어야 적합할 것 같은 내용은 절대로 그곳에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포스트잇에 글씨를 쓸 때 굵은 펜도 곧잘 이용합니다. 심지어 유성매직도 등장합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보면 이렇게 일시적으로만 벽이나 책상이나 다이어리 위에 붙어있다 곧 사라질 종이에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많이 적어넣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다음달의 특정한 행사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적어놓을 거라면 차라리 바인더에 멋지게 달려 있는 다이어리 속지에 적는 것이 깔끔할텐데 그것을 굳이 포스트잇에 다 꾹꾹 채워넣으려고 가는 펜으로 작은 글씨를 새겨넣는 사람들을 저는 대학생들 중에서 꽤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컴퓨터가 하도 좋아져서 자기 블로그에 정보를 스크랩해 놓거나 한글/워드 문서로 컬러풀한 그림과 함께 최종적인 문서로 정리해 놓을 수 있는데 그 내용에서 일부를 또 추려서 포스트잇에 따로 적어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필요없는 일을 괜히 하면서 비효율만 가중시키는 행동입니다. 겉으로는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여도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러한 일을 하느니 차라리 저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현명할지도 모릅니다.

  포스트잇이라는 매체에 담을 정보는 작은 정보여야 합니다. 작은 정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는데, 물론 사람들의 취향이나 용도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포스트잇을 제대로 사용하는 원칙은 같습니다. 그곳 안의 정보는 '한번 보고 말 작은 정보'라는 원칙입니다.

1. 키워드
  방금 명령을 전달받고 3단계에 거쳐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그 일의 가이드라인을 빨리 메모해 놓은 다음 그 메모를 보고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일의 진행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메모가 없으면 중요한 결정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1. 이것! 2. 저것! 3. 그것!' 식으로 아주 간단하게 포스트잇에 적어 놓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나에게 부탁을 하는 전화를 했을 때, 나는 그가 부탁한 내용의 핵심을 포스트잇에 적어놓습니다. 부탁은 한번만 들어주면 되기 때문에 굳이 다이어리에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일하는 장소 주위에 잘 보이는 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주면 그게 '과정의 도구'로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2. 참조
  하이퍼링크를 통해 인터넷이 더욱 발전하고 효율적인 정보 찾기가 가능해졌듯 오프라인에서도 참조는 매우 중요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색인이 있고 주석과 참고문헌 목록이 있습니다. 나중에 방문해 봐야지, 라고 결심하게 된 웹사이트, 나중에 검색창에 쳐봐야지, 하고 생각한 단어와 같은 것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잠시 붙여놓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저장하기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고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의 번호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면 포스트잇이 최고입니다.

3. 사소한 일정과 지시사항
  몇시 누구에게 전화, 몇시 몇분에 누구한테 찾아가기, 무엇을 보고하기 등 프랭클린 플래너의 '오늘의 기록사항'처럼 자세한 내용을 적을 필요가 없는 일정과 지시사항은 포스트잇에 적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나중에 내가 몇월 몇일에 그 일을 했는지를 알 필요가 없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면 플래너와 같은 시스템 다이어리를 활용하시고, 특별히 그럴 필요가 없다면 기록을 남기지 말고 일시적인 정보로 남겼다 잊어버리세요. 기록 많이 해서 좋을 것 없습니다.

  포스트잇의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 종이의 위대함은 영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대함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효율적으로 물건을 사용하는 방법을 습관처럼 익숙하게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시간을 아끼고 과정을 단순화하면서도 결과를 최대화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한다면 쓸데없이 끄적거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 쉬거나 놀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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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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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GLPS(Global Leadership Program for Students)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의 삶 전체를 하나의 틀 속에 가두어 관리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기숙사 안에서 일어난 일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모든 일은 학생과 PA(Program Assistant)의 확인이 있어야만 할 수 있었으며, 모든 물건은 관리되고 학생들은 수많은 규칙에 따라야 했고, 모든 학생이나 모든 PA중 한 명이라도 예외가 발생하면 그 예외 때문에 모두가 고생해야 했다. 수만 가지의 가능성과 그에 딸려 나온 막중한 업무, 하루 24시간 동안 잠시도 놓아서는 안 되는 주변 PA와의 긴밀한 협력 등은 인간이 만든 것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를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가만히 놓아두면 알아서 균형을 찾아가는 자연과는 달리, 인간이 만든 모든 물건들은 알아서 균형을 찾아가지 않는다. 쓰레기를 누군가가 버리면 반드시 그것을 다시 치워야 균형으로 돌아간다. 또한 한 개의 무언가가 새로 생기면 그에 따른 결과가 수백 가지로 이어진다. 때문에 함부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작할 수 없었으며, 함부로 캠프생들에게 자유를 줄 수 없었다.
 
  자연은 '스스로 존재한다' '스스로 당연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스스로 움직인다. 모든 것이 자동적이며 알아서 시작과 끝을 연결시켜 하나의 고리를 만든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활동과 그에 수반되는 모든 산물은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없다.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으며 관리와 시스템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시작과 끝을 연결시켜 하나의 고리로 만들어 일을 처리하려면 그만큼의 계획이 필요하다. 자연 속에서는 예외가 발생해도 그 예외가 얼마 못 가 저절로 사라지거나 저절로 일반적인 주변 사물에 편입되는데, 사람 사이에는 예외가 발생하면 문제를 일으킨 그 사람을 교육하거나 혼내거나 때리거나 해서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균형은 +와 -를 함께 조작함으로써만이 유지할 수 있다. 그냥 계속 무언가를 '한다'고 나중에 균형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인공물의 관리에는 그 세부 과정이 너무 다양하다. 그리고 기획하는 사람이 정해 놓은 세부 과정은 실제로 관리 안에 있어야 할 모든 과정의 일부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예외가 많이 일어나며 원하지 않는 과정이 새로 생긴다. 마치 티끌 한 점 없으면서 언제나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 방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친구들과 함께 먹던 자장면과 짬뽕을 쏟았을 때, 그 사건으로 발생하는 방 안의 균형의 파괴는 이제부터 인간이 해야 할 일의 개수로 따져 보았을 때 엄청나게 크다. 캠프를 진행하면서 기숙사에 풀어놓은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시정하고 규제하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부족한 Program Assistant로 그 아이들의 수많은 싸움, 물건 분실, 질문 등을 모두 받아주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특히 아이들에게 특정 시간에 무엇을 하라고 지시를 제대로 안 했을 경우에는 한 사람 한 사람 불러가며 일을 시켜야 했는데 그 일이 엄청나게 힘들었다. 나의 관리는 절대 완벽하지 않았고, 캠프생과 나 그리고 기숙사 삶의 균형은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가능성 혹은 복잡성의 범위가 상당히 좁으면서 논리에 입각한 제어가 가능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관리는 매우 쉽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획한 다음 시작과 끝이 이어져 반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기만 하면 일이 끝난다. 하지만 인간이 행동에 개입하고 관리의 대상이 프로그램이 아닌 오프라인의 '세상' 즉 '인공물의 세계'일 경우에는 관리가 엄청나게 어려워진다. 완벽한 관리는 불가능해지며,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 그에 따른 결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사방에 퍼진다. 물이 엎지러지면 그 물을 어떻게 다시 컵 안에 모두 집어넣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바닥에 한 방울도 남지 않게 할 수는 없다.

  자연처럼 당연하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모든 인간 그리고 인공물의 관리에서 그 관리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처음과 끝을 한결같이 하는 것밖에 없는 듯하다. '시종일관(始終一貫)'이라는 말이 바로 그런 뜻이다. 사람이 어떤 시스템 하나를 계획했을 때, 그 시스템은 큰 성과를 내든 작은 성과를 내든 일단 처음과 끝이 서로 이어지는 고리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한다. 기숙사에 들여보낸 학생들의 관리, 회사나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고리의 크기나 넓이는 상관이 없다. 즉 일을 얼마만큼 벌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며 얼마의 비용을 사용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먼저 충족해야 할 조건은 과정이 끝나고 초기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가에 관한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최대한 쉽고 편하게 실현시키기 위하여 과정 내내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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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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