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물론 의학 전문 기자나 의사는 아니지만, 평소 살면서 기분이 이상해지거나 갑자기 무기력해지거나 하는 등의 징후를 보일 때 스스로 그 증상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적이 있다. 그중 내가 가장 자주 겪은 증상은 자존감이 갑자기 확 떨어지고 그에 따라 내가 하는 일의 성과가 없는 듯이 느껴지고 주위 사람들에 의해 이리저리 끌려다녀 안절부절 못하는 마음이었다. 실제로 대학교에서 프로젝트를 하면서, 동아리 모임에 나가면서 이러한 감정은 한달에 한 번 정도씩 불쑥 찾아오곤 했다. 내 스스로 내 감정은 잘 억제하고 조절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두 가지는 절대로 숨길 수 없는 것이 있고, 그리고 또 한두 가지는 절대로 저항할 수 없는 것이 있는데 나를 항복하게 만드는 감정 중 하나가 위에서 말한 마음이다.

  누구나 고유의 성격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이 주로 접하는 라이프스타일의 영역이 있다. 따라서 특정한 영역에 갇혀 있는 우리는 비슷한 부류의 사람들을 만나고, 비슷한 종류의 일을 접하고 따라서 특정 영역의 감정에 크게 민감해지고 연약해진다. 나의 경우 그것은 갑자기 나에 대한 존중이 확 떨어질 때와 수동적으로 끌려다닌 기분 그리고 괜히 손해본 듯한 기분이다. 다른 사람들이 주로 맞닥뜨리는 마음의 병은 나와는 다를 것이다.

  예전의 나는 이렇게 마음이 아플 때에는 아무 것도 손에 잡히는 일이 없었다. 비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며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 채 컴퓨터 앞에 앉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냈다. 분명 이런 식의 마음의 병은 강박증이나 우울증 같이 정신과 질환으로 명확히 분류가 되고 다른 사람들도 많이 앓고 있는 정신병은 아니기 때문에, 분명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증상이기 때문에 병원에 갈 생각은 어리석고 이 느낌과 아무 관계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진료가 아닌 다른 처방과 해결책이 있을텐데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를 알고 실천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얼마 전에 내가 알아낸 방법은 자기가 살면서 갑자기 맞닥뜨리는 감정 중 자주 만나게 되는 부정적인 감정을 겪게 되고 그 이후 어떤 방법으로든 우연적이든 간에 해결책을 발견하여 감정이 사라진 다음 부정적인 감정과 그에 대한 해결책을 한데 묶어 기록해 놓으면 나중에 그 기록을 마음의 병에 대한 답을 낼 때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틈날 때마다 이것에 대해 좀 더 찾아보자는 생각으로 다이어리에 적어놓았던 키워드를 인터넷에 입력하여 검색해 보고 그것이 나의 성과 창출에 도움이 됨을 확신할 때, 남들도 잘 몰랐던 신기한 사실을 발견할 때, 열심히 쓰면서 공부할 때, 주변 환경을 말끔히 정리할 때, 돈과 인맥을 쌓을 기회를 지원서나 연락 등을 통하여 알아볼 때, 내가 그동안 도와주기만 했던 다른 사람에게 가서 당당히 도움을 요청하여 도움을 받을 때 내가 자주 마주쳤던 그 마음의 병은 사라졌다. 자신에게 마음의 병이 찾아왔을 때 어떤 방법이 이 병을 해결해 줄 처방이 되는지는 서너 번의 동일한 경험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처방을 통해 병이 사라지는 좋은 기분을 감지하는 그 순간 처방에 대해 메모를 한번 해 본 사람만이 자신만의 해결책을 안다. 그래서 나는 다이어리의 뒤쪽 메모 부분에 증상 별로 마음의 병과 해결책에 대해 목록 형식으로 적어놓는다.

  문제와 해결책이라는 간단한 형식의 기록은 나중에 나의 모습을 스스로 관리할 때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전문적인 식견이 없어도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이렇게 되었다는 중간과정을 잘 기억할 줄 아는 능력만 있으면 잘 사는 데에는 그리 큰 문제가 없는 듯하다. 적어도 공부와 계획 그리고 자기관리의 차원에서는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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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나는 정기적으로 들러야 될 것만 같은 사이트가 생겼을 때 즐겨찾기 폴더에 열심히 등록을 해놓곤 했다. 그리고는 언젠가 기회가 날 때마다 이 사이트들을 한번씩 클릭하여 방문하고 지금까지 업데이트된 정보를 가져오자고 마음을 먹었다. 사이트의 종류는 여러 가지 전문 분야를 다루고 있는 국내외 뉴스와 저널, 내가 관심갖는 사람들의 블로그, 공모전 포털과 카페, 장학재단, 음악 관련 카페와 아티스트 및 레이블 홈페이지, 음반/컴퓨터/의류/소품 쇼핑몰 등이었다. 이렇게 종류별로 나뉘는 사이트는 종류별로 폴더에 정리해 놓았다. 조금 더 정기적으로 이러한 사이트를 방문하게 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나는 RSS(Really Simple Syndication)라는 인터넷 상의 기능이 있다는 것을 알고 놀랐고, 바로 이 기능을 사용하였다. 한RSS(www.hanrss.com)를 휴학하기 전까지 쓰던 노트북의 IE 메인페이지로 띄워놓은 것이다. 정기적으로 들르는 곳이 비단 웹사이트 뿐이랴. 사람도 마찬가지였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알게 된 수많은 사람들과 계속 인연을 주고받기 위해서 별 생각이 없어도 계속 만나게 되는 사람들 말고 '지인'들은 머릿속 한 그룹에 몽땅 모아놓고 윤번제로 약속을 잡았던 기억이 난다. 

  윤번제는 농담이지 절대 실제로 작동하지는 않았다. (의장 윤번제도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사람에게 번호를 매기는 건 비인간적이다) 나는 그냥 핸드폰 주소록에 쓰인 이름들을 보고 이 사람 만난 지 좀 오래 됐네, 싶은 사람을 무작위로 집어 문자와 전화를 날렸을 뿐 정갈한 계획은 없었다. 즐겨찾기 폴더도 인터넷 익스플로러 안에 숨겨져 있고 수많은 사이트들의 목록을 마우스 포인터로 헤집고 다니는 것도 여간 귀찮은 일이 아니어서 내가 정기적으로 방문하겠다고 마음 먹은 사이트들은 단지 목록으로만 존재할 뿐이었다. RSS를 열심히 보던 나는 어느새 귀찮아져서 결국 네이버를 메인 홈페이지로 바꾸고 메인에 뜬 뉴스를 충동적으로 클릭하는 우연적인 삶의 궤적으로 돌아갔다.

  자신의 관심의 대상 중 항상은 아니지만 정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어야 하는 것들이 있다. 여기서 '지속적'과 '정기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는데,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지속적인 학습과 체험은 정기적인 독서나 웹사이트 방문과 동격이고 지속적인 연락은 정기적인 싸이월드나 페이스북 방문과 같은 말이다. 지속적인 관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관심이 충분조건이어야 하는 경우가 우리 삶에 매우 빈번하다. 물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나는 비정기적 관심보다 정기적인 관심이 더 좋은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정기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들은 계속 변한다. 일정 범주 안에 있는 관심의 대상들이 변화하는 정도는 그 범주가 공유하는 주기에 따라 모두 같아서 변화를 관찰해야 하는 필요성도 같다. 즉 일정 범주 안의 대상들은 공평하게 관심을 가져 주어야 한다. 사람은 일정 범주 안에 계속 묶여 있을 정도로 단순한 대상은 아니기 때문에 공평하고 질서 있는 관심이 힘들지만 앞서 말했던 내가 주기적으로 방문하기로 마음먹은 웹사이트 등에게는 그러한 관심을 보일 수 있다. 정기적 관심은 오로지 나의 필요에 의해 수행하기 때문에 나 혼자서만 관심을 지배한다.

  관심의 대상이 여러 범주로 나뉘어 그룹화될 수 있고 관심을 갖는 행동이 정기적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내가 떠올린 이미지는 시계다. 초침과 분침과 시침이 있는 시계, 60초가 지나면 1분이 지나고, 60분이 지나면 1시간이 지난다. 24시간이 지나면 하루가 지난다. 그리고 나는 이 시계 메타포에 관심의 대상을 다음의 기준을 가지고 대입해 보았다.

  • 관심을 가져야 할 빈도: 이는 관심의 대상이 나에게 얼마나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지와 연관된다. 단 여기서 같은 범주 안에 있는 관심의 대상은 같은 중요성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관심을 가져야 할 빈도도 같다.
  • 관심의 실행 시간: 관심의 대상은 곧 내가 할 일에 대응되는데, 시간이 적게 걸리는 일도 있고 많이 걸리는 일도 있다.
  • 관심의 실행 가능성: 관심은 분명 가져야 하지만 그 대상을 보거나 만지거나 체험할 기회는 모두 다르다.
  • 관심의 대상이 변화하는 주기: 매일 업데이트되는 뉴스와 한달에 한번 업데이트되는 웹사이트의 차이는 분명 있다.

  기준이 2개를 초과하므로 2차원 그래프로 그릴 수가 없게 되었지만 아무튼 이러한 기준을 통해 초침과 분침과 시침을 결정한다. 관심을 가져야 할 빈도가 높으면, 관심의 실행 시간이 적으면, 관심의 실행 가능성이 높으면, 관심의 대상이 변화하는 주기가 짧을수록 초침에 가깝고 그 반대면 시침에 가깝다. 어느 침인지는 여러 기준이 혼합된 결과로 나타난다.
 
  침을 가지고 열심히 설명했으나 침 3개는 초기의 이해를 위한 메타포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보다 넉넉하게 태엽 바퀴 여러 개로 생각해 본다. 태엽의 이빨이 많으면 한 바퀴 도는 데 오래 걸린다. 태엽 바퀴 하나를 관심의 대상의 하나의 범주로, 태엽의 이빨을 위에서 말한 네 가지 기준에 따라 마련한 상대적 척도로, 태엽이 한 바퀴 돌면 관심의 대상이 범주 안의 다른 것으로 옮겨가는 것으로 착안한다. 이렇게 하면 마치 기계와 같이 자신의 관심을 정기적으로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장치가 만들어진다. 

  나의 경우 뉴스를 가장 작은 바퀴, 음악 관련 사이트를 그 다음 큰 바퀴, 그리고 제일 큰 바퀴는 공모전이나 아르바이트나 장학금 같은 정보를 담은 사이트로 하겠다. 뉴스를 30번 보면 음악 사이트를 10번 보고 그와 동시에 능력계발 정보 사이트를 2번 본다. 조금 잔인하게 들릴 수도 있지만 내가 알고 있는 사람을 그룹으로 나누어 태엽에 집어넣어 돌릴 수도 있다. 그렇고 그런 사람은 가끔 만나고, 친하고 도움 되는 사람은 자주 만나는 그런 식의 생활도 계획을 통해 가능해질 수 있다. 나는 되도록 내게 부족한 따뜻한 마음을 키우기 위해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지만.

  나아가 위에서 착안한 침 그리고 태엽은 실제 눈에 보이는 제품으로 만들어졌을 때 계획적인 삶을 돕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해본다. 50cmX30cmX10cm 정도의 플라스틱 판 위에 태엽을 놓고 각 태엽은 아래에 있는 색색깔의 '행운의 바퀴'와 연결되어 있다. 행운의 바퀴 위에는 방문할 웹 사이트의 로고가 써 있다. 태엽이 한 바퀴 돌면 행운의 바퀴가 한 칸 이동하고, 한 칸 이동했을 때 행운의 바퀴 중간의 버튼에 불이 켜지면 그 버튼을 손으로 눌러 모니터에 웹사이트를 띄운다. 웹사이트를 다 봤으면 레버를 당기는데, 레버를 당기면 가장 작은 태엽을 기준으로 한 바퀴 움직인다. 레버는 한번에 1회만 당길 수 있으며 버튼에 불이 켜져 있으면 그 버튼을 누른 다음에만 레버를 당길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컴퓨터 옆에 tangible user interface를 가진 기기를 놓아두면 정기적으로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사이트를 방문하는 고된 작업을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이다. 앞에서 윤번제를 잠깐 얘기했지만 윤번제는 정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다. 사회를 구성함으로써 방법의 실효성이 나타나는 방법이다. 개인의 습관을 혼자의 힘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치에서 사용하는 방법이 잘 통하지 않는다. 의지가 약한 사람에게 통하지 않는 방법은 습관에서 사용하는 방법이 될 수 없다. 

  관심의 대상을 정기적으로 순회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관심의 대상에 대한 편리한 접근성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위에서 말한 관심의 실행 가능성과는 다르다. 관심의 대상을 실행할지 말지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결정하는 그 단계로 나를 이끄는 힘이 접근성이다. tangible user interface는 이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목적으로 구상해 보았다. 무엇이든 습관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접근성, 이것만 잊지 않으면 되겠다. 그리고 관심의 대상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더 개방적으로 사고하고, 그 결과를 가지고 범주를 나눌 때 기준을 조금 더 신중하게 적용한다면 지속적인 관심을 잘 가질 줄 아는 멋진 사람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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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작성 과정] 4. 포스팅 자료 모으기

  주제도 정했으니 이제는 백지에 풍부한 살을 붙여나가기 위해 자료를 모아야 합니다. 언제나 명심해야 합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미 있는 글(발췌, 링크), 그림, 동영상 그리고 자신의 포스트와 관련된 파일을 충분히 모아 와야 합니다. 그렇게 모아 놓은 자료를 한 자리에 놓고 멀리 떨어져서 보면 이 자료의 묶음은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이다, 라는 느낌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자료를 열 개 모은 경우와 자료를 백 개 모은 경우 간의 차이는 네모난 석고를 조각할 때 천 번 카빙을 했는가 만 번 카빙을 했는가의 차이와 같습니다. 즉 주제를 형상화하는 데 있어서 얼마나 정교하게 공을 들였느냐의 차이입니다. 이 점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자료를 모아 봅시다.

 
무슨 자료를 모으나요?

1. 우선 글을 모읍니다. 여기서 글을 모은다는 것은 온전한 글을 그대로 읽고 기억해 놓았다가 쓴다는 의미보다는 포스트의 주제와 관련된 글을 마구 찾아 읽어보고 그중 기억이 잘 나는 것을 골라내는 의미에 더 가깝습니다. 논문의 인용을 하거나 연설문 혹은 축사와 같이 근사하게 고전이나 옛날의 명언을 그대로 가져오는 일은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리는 작업일뿐더러 온라인 매체인 블로그의 신속성에는 어울리지 않습니다. 자료 수집은 폭넓은 독서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래서 실제로 글을 써나가려면 첫 문단이나 마지막 문단에 다음과 같은 식으로 글을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요즘 동아일보에서 읽은 기사 중 IT업계가 소프트웨어 관련 법의 미흡함에 대해 불평하고 있다고 들었다. ...
프랭클린 플래너 사이트에서 보아도 정형화된 속지에 대한 신통치 않은 반응을 게시판 등을 통해 알 수 있었다. ...
이 점에 대해서는 나보다 OO님이 더 잘 소개해 놓았다. (포스트 주소 링크) ...


  이러한 글들은 완전히 저의 것이 아니라 간접 혹은 직접 인용문입니다. blockquote나 quote, cite 요소를 활용하여 인용문임을 강조하고 안의 URI 링크도 시킬 수 있겠지만 그정도 까지의 XHTML 태그 사용은 옵션이구요, 글을 머릿속에 가지고 있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하세요.

  글은 인용문의 경우 드래그하여 복사하고 메모장에 차곡차곡 쌓아 놓습니다. 웹문서는 URI를 복사해서 메모장에 붙여넣어 놓구요, 예전에 제가 써 놓았던 메모의 경우도 드래그하여 새로운 파일에 인용문과 웹문서와 함께 붙여넣어 놓습니다. 그리고 빈 화면 앞에 앉아 포스팅을 시작할 때 이쪽 메모장 창으로 들어와 먹을 걸 찾아봅니다. 혹은 먹을 걸 찾아본다라는 비유 말고 가지고 놀 찰흙을 떼어간다는 비유도 적절할 듯합니다.

  포스팅 때 가져오지 못한 글이라도 메모장 파일은 유지해 놓음으로써 컴퓨터에 보관해 놓습니다. 혹은 쌓아놓은 층별로 하나하나 검토하여 다시 재분류를 하여 창고 노릇을 하는 분류별 메모장 파일에 잘라 붙여넣기도 합니다.


2. 그리고 그림을 모읍니다. 현재 자신이 설정해 놓은 주제와 그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통해 연상되는 여러 단어를 생각해 보고, 키워드가 가장 뚜렷하게 그려내는 이미지를 찾아 봅니다. 자기의 의지를 너무 과신하지 말라는 주제의 글을 쓴다면 키워드는 의지, 겸손, 자제 등이 되겠구요, 키워드를 통해 연상되는 단어에는 나무에서 떨어지는 원숭이, 막다른 골목, 눈앞에 펼쳐진 아주 높은 빌딩, 정글에 가로막힌 탐험가, 사자와 얼룩말떼 등이 생각나네요. 그리고 이를 통해 이미지를 머릿속에 그려봅니다. 가로 600픽셀 정도의 근사한 그림이 있고 그 밑에 정돈되게 쓴 글이 있는 풍경을 떠올립니다. 자신이 쓸 글의 주제를 잘 형상화하는 그림을 골라야 하기 때문에 마치 신문기사의 삽화를 찾듯이, 혹은 만평을 기획하듯이 유사성(analogy)를 생각하면서 그림을 3~5장 정도 모읍니다. 

  특정 개념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이해를 돕기 위해 모으는 그림 또한 있구요, 저는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표나 다이어그램도 가끔씩 만들고 있습니다. 꼭 글에 연관된 그림만 모으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포스트의 디자인을 조금 더 신경쓰고 싶을 때에는 글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지 않는 색깔과 도형을 고려하여 포스트를 아름답게 만들어 줄 수 있는 디자인 예시를 살펴봅니다. 이는 외국의 웹디자인 사이트에 많이 전시되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사이트들을 많이 참조하는 편입니다. 제가 직접 Adobe Illustrator로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경이'는 거의 없고 좋은 걸 끌어다 모으는 경우가 거의 전부입니다. 

  그림의 경우 저작권을 존중해야 합니다. 아마 웹에 나온 미디어 중 가장 저작권의 영향을 강하게 받고 있는 매체가 그림이 아닐까 합니다. 음악은 아예 업로드조차 안 되지만 그림은 올려놓기가 쉬워 보인데도 실제로는 엄청 어렵습니다. 그래서 원제작자에게 쪽지를 보내 사용 허락을 받거나 Creative Commons의 Flickr 검색 엔진을 사용할 때가 많습니다. 

  그림은 제 컴퓨터의 '사진' 폴더 안의 '블로그포스팅' 폴더를 만들고, 그 안에 '200811' '200812' 이렇게 월별로 폴더를 만들어 그 안에 파일 이름 변경 하지 않은 채 그대로 넣어둔 후 가져다 씁니다. 월별 정리만 하면 충분하고 다른 정리는 무의미합니다. 글보다는 훨씬 느슨한 분류 체계가 요구됩니다. 


3. 마지막으로 동영상을 수집합니다. 동영상을 모을 수 있는 사이트는 너무나도 많은데요, 그중 object와 embed를 통해 블로그로 자유롭게 가져올 수 있는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유명한 YouTube나 네이버 동영상, 유럽 쪽에 유명한 dailymotion같은 사이트에 한번씩 들러서 자신이 정한 주제에 해당하는 키워드를 입력해 봅니다. 혹은 그림을 모으듯 analogy가 가능하도록 키워드를 입력하여 글을 읽다가 깜짝 놀라거나 분위기 전환 등을 유도할 동영상을 찾아봅니다. object나 embed코드가 나오면 바로 복사하여 메모장 파일에 붙여넣습니다. 동영상에 대한 간략한 소개 제목을 코드와 같이 적습니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놓은 다음에는 어떤 자료를 쓸 것인가 최종 선별 작업을 하게 됩니다. 지금 제가 포스트 하나의 작성 과정을 매우 길게 설명하고 있는데 사실 이 과정은 전혀 긴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즉각적으로 이루어집니다. 보다 풍부한 블로그를 위해 더 많은 자료를 모아 놓는 자세와 더 많이 알아놓으려는 자세가 중요하다는 사실은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라도 계속 곱씹어서 채찍질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5. 자료 가공에서 계속됩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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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로그를 쓰는 사람은 어느 종류의 글이 블로그에 써야 적합한지, 어느 종류의 글은 블로그가 아닌 다른 곳에 적합하므로 쓰기를 삼가야 하는지를 분별하는 눈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자신의 블로그를 악성 광고성 글로 도배하거나, 이미 잘 정립되어 있는 신문 기사 사이트에서 뉴스를 마구 긁어와 그냥 올리는 사람들, 자신의 블로그가 마치 아고라라도 되듯 토론의 장이 댓글을 통해 많이 펼쳐지지 않으면 소용이 없는 논쟁성 글들을 자랑스럽게 투데이가 1000도 되지 않는 자기 블로그에 올리는 사람들, 블로그를 백과사전처럼 모든 지식의 총 집합체로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측은한 마음이 든다. 남들에게 엄청난 양의 자료를 제공해주거나 남들에게 IT 관련 기사와 짧은 전문적 소견을 맛보게 해주는 파워블로거가 아닌 이상 일반적인 블로거, 즉 자신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평범한 블로거라면 어떠한 글의 영역에 자리잡고 있어야 하는가.

  그동안의 나의 경험,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구축해 나가면서도 개인의 소규모 사이트라는 특성을 유지한 주변의 멋진 블로거 친구들, 그리고 카페에 올라온 글들을 참고하여 블로그에 들어가야 할 글과 들어가지 말아야 할 글을 나누어 보았다. 인터넷 상의 텍스트 정보를 담아낼 그릇의 종류가 블로그, 카페, 웹사이트[각주:1]라는 세 가지로 크게 나눌 수 있다고 보고, 앞으로도 더욱 목적에 따라 세분화되거나 새로 다양해질 그러한 미디어를 최대한 적절히 선택할 수 있도록 하였다.


다음의 글들은 블로그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메모, 낙서, 일기, 수필, 수기, 감상문, 평론(리뷰), 방법론[각주:2], 칼럼, 사설, 소설, 시, 논설문, 연설문

다음의 글들은 카페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평론(리뷰), 연설문, 방법론, 기사, 소개글, 설명서, 광고글, 제안서, (연구)보고서, 회의록, 사과문, 호소문, 편지글

다음의 글들은 웹사이트에 적합하게 대응된다:
광고글, 제안서, 소개글, 설명서, (연구)보고서, 소설, 시, 사과문, 호소문
웹사이트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글들은 대개 글에 대해 사람들과 이야기를 추가로 나눌 이유가 없는 글들이다. 즉 글 하나를 통해서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게 정보를 전달받거나, 완전한 사실 위주의 글이거나, 예의를 갖추고 공식적인 형태를 띄거나 아니면 가치 판단이 필요하지 않은 예술 작품인 경우다. 



  여기서 카페에 적합하게 대응되는 글의 종류 중 빨간 색으로 표시한 것들에 대해서는 주의가 필요하다. 바로 블로거가 블로그의 특성에 벗어날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는 글의 종류이기 때문이다. 블로그를 독립 언론의 일종으로 생각하여 5만 이상의 방문객 수와 200명 이상의 구독자를 확보할 자신이 있거나 (www.itviewpoint.com 처럼. 이분 존경합니다.) 소규모 기관의 소식 전달 통로로 간주하지 않는 이상 기사는 블로그에 어울리지 않는다. 소개글과 설명서는 단순한 정보 전달 매개체로서 내 의견이나 상상력이 조금이라도 들어간 글을 가지고 만들어나가는 블로그의 특성과 맞지 않다. 연구 보고서나 회의록과 같이 오프라인 소책자로 출판할 글은 블로그가 아닌 pdf나 한글, 워드 파일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편지글은 매우 사적인 특성 탓에 불특정 다수가 방문하는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데 어울리지 않는다.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는 가능하다.) 


  이러한 대응 작업을 통해 카페는 의견 전달의 수단이라기보다는 활용 가치가 있는 정보의 공유 장소이자 배울 수 있는 사실을 모아놓은 곳이라는 특성을 가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카페에 올라와 있는 글은 의견보다는 사실을 중요시한다. 그것이 블로그와의 다른 점이다. 카페가 의견만을 우선시하면 누구를 위한 상황 진단이고 건의이고 불만인지가 불명확한 환경에서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다. 반대로 블로그가 사실만을 강조하면 사실을 보다 큰 규모로 가지고 있는 카페나 위키피디아 그리고 지식iN과 같은 사이트와의 경쟁 구도를 형성하여 규모의 차이로 자연 도태된다.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 포스팅이란 밀폐된 방송국 스튜디오에서 마이크를 꺼놓은 줄 알고 옆사람과 혹은 혼자서 신나게 말을 지껄이는 일이다. 사실 나는 마이크를 켜 놓았고 내가 한 말은 청취자 수가 몇명이든 간에 어쨌든 전국에 퍼져 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더 조심해야 하고, 더욱 더 '나만이 할 수 있는 말'을 추구해야 하는 것이다.



  1. 검색 사이트에서 분류가 '웹문서'로 되는 인터넷 미디어. 올라와 있는 글에 대해 댓글을 달 수 없는 경우를 떠올리면 쉽다. [본문으로]
  2. 네이버 블로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글로, 자신의 의견을 담고 있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이 알아낸 좋은 정보를 알려주고 보다 좋은 방법을 추천하고 다른 사람들을 도와주는 목적으로 쓴 글. (OO가 좋아요, 이렇게 해보세요..)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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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webzer님>

    대학 생활 중에도, 그 이전에도 항상 하는 실수가 있다. 누구나 다음과 같은 상황에 놓여 자신의 의지 박약을 탓한 적이 있을 것이다. 전공 진입을 앞두고 학점을 잘 맞아 놓아야 하는 학기의 기말고사가 3주 앞으로 다가오자 하루종일 학교에서 나누어준 프린트만 계속 봤다. 방학 중에 학원을 하나 끊어 놓고 그곳만 다녀오면 그 다음은 몸이 쭉 풀려 계속 놀았다. 엄마나 여자친구가 부탁한 일을 별로 힘들지 않게 끝내놓은 다음 곧바로 내 할일 하러 도망간다. 타인에 의해 설정해 놓은 일정량의 목표가 생기면 그 목표를 달성함과 동시에 의지를 툭 잘라내 버리는 심리, 어떻게 보면 주어진 것 만큼 하고 남은 시간은 자기가 편한 대로 쓸 수 있는 미국식 생활방식의 기본 원칙과도 같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것은 자기계발에서의 차원이다. 남은 시간에 내가 편하다고 놀면서 시간을 보내는 때가 절대 좋을 수 없는 상황임을 가정하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결론에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이런 모습은 당연하고 자연스럽다. 실수이지만 반드시 개선할 필요는 없다.

   우리가 자발적으로 충분히 실행 가능한 행동의 양을 20이라고 했을 때 우리에게 당장 주어진 의무는 15 정도이다. 추가로 5를 더 달성해도 내일의 일정이나 컨디션 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추가적인 5는 나에게 다른 사람들을 앞서갈 엄청난 추진력을 주고, 남들의 6개월이 나의 3개월처럼 느껴지게 하는 분량이다. 하지만 15가 주어지면 우리는 15를 충족하고 만족하여 더 이상의 충족을 기피하고 혐오한다. 주어진 컵에 우유를 다 따랐으니 오늘의 분량은 이걸로 끝이다는 생각을 한다. 눈앞에 보이는 기준을 맹신하고 그것을 적극 긍정한다. 그 기준은 타인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고, 나의 잠재력을 절대 최대한으로 끌어올리지 못할 만큼 어느 정도 쉽게 봐주고 묵인해 주는 기준이다.

  그래서일까, 자기가 주도하여 계획을 세우고 내가 추진한 일정과 내 손으로 얻어낸 정보는 대학교 학기 중에 바쁠 때에는 없다. 학기 시작으로 바쁜 3월과 시험 준비로 바쁜 시험 전 2주 동안의 프랭클린 플래너 속지를 보면 텅텅 비어 있다. 학교에서 주는 활동량이 있기 때문에 그 이상으로 내가 학업을 점층하려는 욕구보다는 주어진 것을 끝냈으니 남는 시간에 놀자는 욕구가 더 우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허한 하루를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자기주도적 발전의 시각에서만 공허한 페이지는 잘못되었고, 사회에 잘 적응하는지를 평가하자면 주어진 것을 다 끝내는 일은 박수 받을 일이다. 그런데 적어도 시스템 다이어리를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공허한 페이지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해야 한다.

  나는 의지가 약한 나의 한계를 존중하면서도 자기주도적 발전의 시각으로 계획을 멋지게 하고 싶다. 그래서 나의 선택은 타인의 요구나 타인이 설정한 목표가 없는 시기를 타서 그 시기에 자발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이었다. 오직 그 날의 성과는 내가 목표 설정부터 달성과 평가까지 총 책임을 지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가장 열심히 행동하는 전략을 생각해 내었다. 나중에 시간이 흐르면 타인의 기준으로 나를 바라보기 때문에 의지가 쇠약해짐을 알기에 지금 움직인 것이다. 단지 시기만 조정했을 뿐인데 이를 통한 자기주도적 행동의 양은 눈에 띄게 증가했다. 플래너에 나로부터 유래한 창조적인 생각이 계속 빼곡히 적혀 나가게 되었다.
 
  의지를 높이기 위해서 사람들은 흔히들 주변의 응원을 받거나 격려를 받거나 자신의 무능에 분노하거나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 짧은 시간 안에는 변할 수 없는 자신의 절대적인 능력과 잠재력을 더 높게 설정하고 무언가 더 임팩트가 큰 일을 찾아보려고 한다. 자기의 성취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과 마음가짐은 모두 자기 안에서만 존재하는 허상이다. 쉽게 부풀릴 수 있지만 조직이 허약하여 금방 수그러든다. 그래서 허상을 만들지 않고 자신의 현재 모습을 인정하는 조건 하에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중 한 방법이 위에서 말한 시기 조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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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아이디어 메모의 가장 좋은 환경은 단순한 '펜과 종이' 임을 알 수 있었다. 내가 시도해 본 환경은 여러 가지였다. 펜 한 자루와 종이, 여러 색깔의 펜과 형광펜과 종이, 핸드폰 메모장, 컴퓨터의 메모장, 인터넷 상의 스프링노트(www.springnote.com), 싸이월드 다이어리 등이었다. 하지만 가장 아이디어라는 본질에 집중하게 해주는 방법은 역시나 본질 외의 다른 것에 정신을 쏟지 않게 해주는 가장 단순한 방법이었다.

  다양한 색깔 펜을 드는 순간 어느 펜은 어느 내용에 대응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생기고, 핸드폰으로 글자를 입력하는 순간 마음대로 스케치가 불가능하고 글자 수에 신경써야 하는 부담이 생기고, 컴퓨터를 통해 글자를 입력할 때에는 키보드의 오타가 생기지 않을까 집중이 손으로 옮겨간다. 반면 초등학교 때부터 꾸준히 써온 펜을 쥐고 글씨를 쓰는 데에는 아무런 노력을 할 필요가 없다. 쓰기 편한 환경,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확신 (제약의 부재) 이 두 가지가 아이디어라는 본질에 집중하게 해주는 두 가지 기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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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 정도 학기를 지내고 나니 공부하는 요령에 대한 틀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든다. 정작 중요한 것은 이렇게 자신에게 맞는 틀을 만든 다음 이 안에서 얼마나 집중적으로 먹을 것을 구워내느냐이지만 틀 또한 공부의 시작 단계에서 매우 중요하다. 4학기를 보냈으니 난 벌써 대학교의 약 24개 과목을 경험한 셈이 되는데, (참 시간도 빨리 간다.!) 이 24개 과목을 종이에 적어놓고 각 과목을 예전에 공부할 때 어떤 식으로 했는지 가만히 생각해 보니까 일정한 공부 패턴의 특성에 따라 과목들이 크게 두 가지 그룹에 들어가는 것을 어렴풋이나마 파악할 수 있었다.


Pattern 1. 수업전 예습 - 수업중 복습 - 시험공부는 3일만 팽팽하게

  최대한 성실한 대학생으로 살고자 한다면, 학교 공부 이외에도 다른 일들도 함께 잘 버무려가면서 학기를 보내고자 한다면, 시험 일주일 전부터 폐인 모습으로 등장하고 싶지 않다면 이런 식으로 공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이 방법은 충분한 예습으로 준비를 해놓고 수업이 끝나면 그날 다루고 생각한 것들은 머리에 잘 저장해 놓는 방식이기 때문에 공부가 지연되거나 공부 외의 활동(먹기, 수다, 졸기 등)과 결합되어 비효율적으로 변할 염려가 없다. 하지만 공부 외에도 할 일이 많고 약속이 무작위로 잡히고 단기적인 건강과 심리 상태가 왔다갔다하는 대학생에게 이러한 패턴을 모든 과목에 적용하기는 힘들다. 이 패턴은 적극적인 시험공부라고 말할 수 있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교수의 강의가 체계적이지 않다

  체계적이지 않다는 것은 학생을 배려하지 않는 교수의 강의법이라는 지적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고 보다 교수의 재량을 확대하여 오직 대학의 그 사람에게서만 배울 수 있는 특별한 지식이 오고 간다는 칭찬의 대상으로 볼 수도 있다. 교수가 수업자료를 충분히 준비해 오지 않거나, 수업자료를 주었을 때 기호의 표시나 글씨체 등이 학생들에게 혼란만 가중시킨다면 체계적이지 않은 강의가 비난을 받는다. 하지만 교수의 이력, 대학 밖에서의 경력 등과 어울려 자연스럽게 묻어나오는 syllabus와 그에 따라 학생들을 즐겁게 자극할 수 있는 말들로 수업을 꾸며 나간다면 그 강의는 인기 과목이 되는 것이다.

② 시험을 보기 위해서 여러 자료를 찾아보아야 한다

  이건 솔직히 대학생인 나로서 고백하자면 '조금 귀찮다'. 도서관 서가를 배회하며 눈에 띄는 책을 찾아 물색하며 멍하니 책장을 바라보는 시간들이 아깝게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뽑은 책이 수업의 내용과 별 관련이 없을 때에는 스스로의 미스에 개탄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학교 공부가 '근사하게' 보이는 것은 바로 이렇게 혼자 지성을 찾아 헤매는 모습 때문이 아닐까.

③ 수업시간 중에 질문에 대답하거나 토론을 해야 한다

  첫 번째 패턴과 연관된 과목들에서는 수업 시간에 학생들을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는다.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크고 교수는 학생들이 이미 충분히 이 내용에 대해 알고 왔다고 가정한 상태에서 강의를 진행한다. 토플 리스닝에서 만날 법한 그 다양한 학문 분야의 교수들처럼..(절대로 학생들을 가만히 듣고 앉아있게 하지 않는다. 존경을 표한다. 미국 대학에 대한 찬사라고 하면 비약이고 사실 대부분의 수업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져야 맞다고 본다.) 그리고 반짝 퀴즈를 내는 과목들도 이 특성에 속한다.

④ 시험문제는 대부분 주관식 서술형이다

  B4 갱지 두 페이지가 주어지고 나는 계속 무언가를 써야 한다. 때로는 내가 뭔 말을 하는지도 모를 때도 생기고 논술이든 많은 양의 계산을 하는 문제이든 대충 끼워맞출 때도 있다. 


  첫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에서 학생들은 예습을 매우 철저히 하고 수업에 들어올 때 조금은 비장한 자세로 들어오게 된다. 우리들은 교수님께 조금이라도 더 멋진 말을 해보자, 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을 때가 종종 생긴다. 수업을 할 때에는 우리가 미리 혼자 배운 내용과 교수님의 말을 대조해 보면서 우리에게 틀린 점이 없는지를 따져보아 틀린 점은 다시 고치고 그것을 변하지 않는 사실로 고정시켜 기억한다. 나중에 재방송 틀 일 없게 지금 할 때 다 해버리자는 생각으로 수업 시간을 최대한 활용하고자 한다. 그래서 이 수업 전에 잠은 다 충분히 자 놓고 수업 이후에 풀어진다. 수업 때 열심히 해 놓았기 때문에 시험 공부는 시험 3일 전부터 바싹 하면 충분하다.


이 패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할 것이다:

  • Syllabus를 보고 다음 수업때 다룰 범위를 미리 읽는다
  • 똑같은 내용을 다르게 설명하는 부교재를 참고한다
  • 모의 답안을 작성해 본다 

 


Pattern 2. 예습 없음 - 수업 - 틈날 때 복습 및 시험공부는 2주간 느슨하게


  한국의 대학생으로서 나는 아직 이 패턴에 더 익숙하고 이것이 첫 번째 패턴보다 훨씬 쉽다고 생각한다. 시험 기간이 아닐 때에는 널널한 중앙도서관에 시험 2주 전부터 갑자기 폭발적으로 인원이 증가하는 현상은 우리들이 모두 한국의 대학생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패턴 역시 '할 때 하는' 방식이라고 주장할 수는 있겠으나 첫 번째 패턴과 같은 '할 때 하는' 모습에 비하면 박수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대학생의 현실적 측면을 생각해 보면 이렇게 예습 없이 마음 편하게 수업에 들어가서 한적하게 강의를 들은 뒤 그 뒤에 슬슬 복습을 하고 자료를 찾아보는 방식이 자연스럽고 실현 가능하다. 이 패턴은 소극적인 시험공부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패턴을 유지하는 과목은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가지고 있다.


① 진도에 써있는 대로 차근차근 쌓아가면서 강의를 진행한다

  이런 강의는 체계적이다. 대부분 Syllabus에 기계적으로 톱니를 맞물린 것처럼 수업이 딱딱 맞추어 돌아간다. 학생들에게는 이것보다 합리적인 수업 전개가 없을 것이다. 예상한 대로, 계획한 대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하지만 이러한 강의 중 절반은 지루하고 졸리다. 특히나 앞에 있는 사람이 교재와 똑같이 말하거나 약간의 주석 추가만을 바탕으로 이야기할 경우에는 그렇다. 교재에 스피커를 단 형상이 앞에 서 있으면 그 사람은 인간으로 느껴지지 않아 사람이 사람을 만났을 때의 스파크 또한 없고, 그래서 졸린 것 같다. 하지만 자신의 경험담이나 (지금 다루는 수업 내용과 관련되었든 삼천포로 빠지는 말이든 상관없다) 유머를 섞어서 재미있게 강의를 풀어나가시는 교수님은 수업계획서도 충실히 따르시고 학생들도 즐겁게 해주셔서 존경의 대상이 되곤 한다.

② 시험을 보기 위해 읽어야 할 자료의 범위가 좁다

  이러한 패턴을 쓰는 과목들의 경우 수업 자료가 PPT인 경우가 상당히 많았다. 혹은 PPT를 주교재로 하고 간혹 필요에 따라 학생들이 구입하고 나서 몇몇은 후회할 만한 두꺼운 책을 찾아보라고 교수님께서 짚어주신다. 자료의 범위가 좁기 때문에 수능 공부할 때 표와 글머리 기호 목록이 무성한 과목 별 요약본을 달달 외우기 잘 했던 학생들은 유리하다.

③ 교수와의 상호작용이 별 필요가 없다

  앞에서 열심히 설명하시는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일방향적인 소통만이 이루어지는 교실 안에서는 대부분이 잔다. 특히나 수업 내용이 쉬운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학생들에게 기습 질문을 하지도 않고, 반짝 퀴즈를 하지도 않으니 학생들은 수업 중에 햇살이 내려앉은 창가를 가만히 보기도 하고 앞에 앉은 이쁘장한 누군가를 몰래 응시하기도 한다. 긴장을 하지 않기 때문에 편한 점도 있지만 더 배워갈 기회를 놓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그래서일까 두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 중에는 대형 강의가 많다.

④ 조모임/프로젝트가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 수업시간 외에 학습에 할애할 시간이 생긴다

  중간/기말고사 말고 Open-book test나 조모임이나 프로젝트와 같이 장기간을 주어 서로 협력하면서 최선의 답이나 아이디어를 기획하라는 활동이 수업의 주된 내용이라면 학생들은 예습보다는 친구들과 모였을 때 그 때 비로소 열심히 복습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다. 예습 안 한 빈 머리로 수업을 들은 같은 처지의 친구들로서 동질감도 느끼고, 사람 여러 명이 모였기 때문에 좀 더 열심히 공부하고자 하는 사회적 촉진도 활발히 일어나게 된다. 장기간이라는 점 때문에 수업시간 외에 학생들이 유동적으로 학습 자료를 파볼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

⑤ 시험문제는 대부분 객관식이나 주관식 단답형이다

  시험은 단순하다. 그리고 대부분 쉽다. 창의적인 생각을 표출하는 일은 그닥 필요하지 않다. 물론 중간/기말고사 말고 앞서 말한 다른 활동에서는 그 반대겠지만 말이다.


  두 번째 패턴을 쓰는 과목은 수업 시간을 단순히 수업으로만 활용하지 않는다. 수업의 분위기가 조금 더 느슨하고 같은 수업을 듣는 친구들끼리 조금 더 친해질 기회가 많이 생긴다. 오늘은 컨디션이 조금 안 좋은 것 같다고 생각한다면 나중에라도 슬슬 수업자료를 읽어보면 그때 되면 다 이해가 될 것이라는 확신에 기분이 나쁘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진행하는 여러 행사에도 열심히 참여하면서 수업을 슬슬 들을 수도 있게 되고, 수업의 중요성을 조금 덜어서 그것으로 번 에너지를 대학교 외의 의미있는 활동에 투자할 수도 있다. 그리고 수업 2주 전부터 중도로 달려가 장시간을 앉아 슬슬 복습의 속도를 높여가기 시작한다.


이 패턴에서는 이런 식으로 공부할 것이다:

  • Syllabus를 보고 이번 수업때 다룬 범위를 나중에 읽는다
  • 손에 쥔 슬라이드 자료의 정주행 혹은 역주행을 3번 이상 반복한다
  • 수업 시간에 들었던 표제어를 조금 더 알아보기 위해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서 검색을 한다 (검색된 내용은 위에서 말한 '여러 가지 자료' '범위가 넓은 자료'라고 하기는 어렵다)



  이렇게 비록 과학적이지는 않아도 경험을 통해 시험공부 방법을 두 가지 패턴으로 나누고, 그를 통해 과거의 시험공부 행태를 되짚어보면서 아울러 미래의 적절한 시험공부 방법을 구상하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게끔 하였다. 나는 아직 1번 패턴이 2번 패턴에 비해 더욱 학생으로서 가치가 있는 시험공부 방법이며 따라서 더욱 지향하여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내가 대학 공부(학점)에만 매달리는 것은 2000년대의 나와 같은 20대에게는 그다지 지혜롭지는 못한 일이기 때문에 결국 1번 패턴과 2번 패턴을 50대 50으로 똑같게 비중을 두는 방법을 택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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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요약하자면 '완벽주의자는 매력이 없으니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주어라' 라는 당연한 사실이지만, 언제나 내가 추구하고자 하는 대로 당연한 사실을 실행에 옮기기 위한 생각의 틀을 만들기 위해 개념을 세분화하고 예시를 드는 작업을 해 보고자 한다. 

  1학년 때부터 대학 생활을 하며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 몇 가지 원인을 생각해 보았다. 나는 그중에서 남들이 와서 자극할 거리를 항상 적당히 가지고 있는 친구들이 많은 관심을 받는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다. 관심을 받는 그들은 꼭 연예인처럼 예쁘고 잘생기지 않아도, 단체의 회장 같이 사회적으로 지위가 높지 않아도 주위 사람들이 인간적 매력을 느끼고 다가섰다. 그들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말을 할 때 실수로 컨닝 페이퍼를 떨어뜨리거나 주목받을 만한 웃긴 소품을 입거나 머리에 쓰고 나왔다. 시간에 딱 맞춰서 다른 약속 장소에서 헐레벌떡 뛰어오느라 사람들 앞에서 땀을 흘렸다. 이처럼 그들은 완벽주의자가 아니었고 실수를 겉으로 드러내었으며,또한 자신의 특성에 따라 파생되는 단점을 자신 내부의 장점이나 주변의 분위기, 인과관계 등과 결합시켜 보여줌으로써 주변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였다.

  관심은 관심의 대상과 소통하면서 자라난다. 여기서 소통이란 말을 걸고 대답을 받기, 만지기, 물질적/비물질적 도움을 제공하기 등의 방법을 통한 긍정적 상호작용을 의미한다. 소통의 의도는 여러 가지가 되겠지만 어떤 의도든 사람이 가지고 있는 '어떤 대상이 부족하면 괜히 건들거나 채워주거나 감싸주고 싶은 욕망' 과 관련되어 있는 의도라면 그 소통은 관심을 올려주는 원인이 된다. 즉 눈앞에 보이는 저 사람에게 잘 보이거나 저 사람을 칭찬하고 싶든, 저 사람을 놀리거나 곯려주고 싶든 상관없이 저 사람에 대한 관심은 마음 속에서 자라난다. 나는 관심을 긍정적 상호작용과 연관된 관심으로 한정하여 관심이 다른 사람을 불행하게 하는 경우 (괴롭히거나 따돌리거나 험담하거나 추방하는 인간 사회의 여러 가지 파괴 양상)는 논의에서 제외한다.

  완벽하면 다가가서 자극할 거리가 생기지 않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완벽한 사람이 언제나 위에서 말한 양상으로 불행을 당하지는 않는다) 관심을 받으려면 여러 방법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남이 와서 자극해줄 거리를 만들어 놓는 방법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대부분은 자연스러운 인과관계에 따라 자극할 거리가 만들어지는데, 의도적으로라도 자극해줄 거리를 만드는 작업 역시 꽤나 중요하다. 연기자 이순재 선생님이 M25 인터뷰에서 하신 말처럼 '완벽한 사람은 불완전하여 주변 사람들을 웃길 수 있는 요소 하나하나도 치밀하게 준비함으로써 한번 더 완벽' 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관심을 내심 바라는 사람 앞에서는 결점을 보이고, 관심을 사양하는 사람 앞에서는 완벽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관심을 내심 바라는 사람은 같을 수 있겠지만, 내가 싫어하는 사람과 관심을 사양하는 사람은 조금 다르다. 사람은 싫어하면 안 된다. 단지 그 사람을 멀리 하는 것이 바람직할 뿐이다. 사람이 완벽하면 상대방은 흥미를 잃고 떠나버린다.

  자극할 거리란 모두 부족, 손상 그리고 이탈의 속성을 가지고 있다. 악기를 연주할 때의 서투름, 구두를 신어 아픈 뒤꿈치, 풀어진 신발끈은 이 세 가지에 각각 대응된다. 하지만 자극할 거리들 중에는 남들에게 좋게 보이는 것과 나쁘게 보이는 것으로 나뉜다. 사람들 사이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실제 사회 속에서도 경험하고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 간접 경험도 해본 우리들은 지금도 수백 가지의 자극할 거리를 관찰하고 인지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것을 분류하고 학습하려는 노력은 꽤나 낯선 일일 것이다. 이렇게 글을 쓰는 나조차도 낯선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분류와 학습을 통해서 조금 더 내면의 성장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예시를 들어 자극할 거리를 이해하고자 하였다.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예시라고 다시 말씀드린다.

(예시는 대부분이 관심을 주는 사람이 항상 남자, 자극할 거리를 주는 사람이 항상 여자인 경우임에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반대의 경우도 제 머리 바깥에서 얼마든지 나올 수 있겠지요? 여자분께 부탁을 해 봐야겠네요. 저는 남자라 아무래도 생각이 잘 안 나요ㅠㅠ)

좋게 보이는 자극할 거리
왜 좋게 보이는가? 다음과 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결합의 대상 // 자극할 거리 // 상호작용

① 장점 (항시 긍정적인 매력)
- 예쁜 여자에게 남자가 피아노를 가르쳐 주는데, 곡을 처음 치는 손이 서투르다. 여자는 눈을 흘기며 웃으면서 좀 더 천천히 쳐 보자고 한다. 남자는 조금 더 열성적으로 가르쳐주기 시작한다.

② 분위기/당시 상황
- 같이 MT에 가게 된 동아리. 한 차에 탈 수 없어 세 조로 나누어 탔다. 두 조는 숙소로 안전하게 들어갔으나 한 조의 한 여자는 기차역에 내려 계속 헤매고 있다. 여자와 전화 통화를 한 남자는 당장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생겨 숙소 관리하는 아저씨를 불러 승용차를 타고 역으로 달려갔다.
-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른 동아리의 공연장. 앵콜곡을 할 때 색소폰을 부는 형이 평소의 진지한 모습을 버리고 막 고개를 위로 아래로 젖히면서 스케일을 3옥타브씩 왔다갔다 하면서 삑사리도 마구 냈다. 관중들은 그래도 재밌다며 더 흥분하며 박수를 쳤다. 

③ 인과관계
- 남자와 여자가 남자의 소개로 동대문으로 쇼핑을 나가게 되었는데, 남자가 그만 제일평화시장의 위치를 까먹어 동대문 근처에서 20분을 헤맸다. 여자는 간만에 하이힐을 신고 나왔는데 남자의 미스로 뒤꿈치가 까지게 되었다. 여자는 투덜대지 않았지만 남자는 괜찮아? 하며 조용히 편의점에서 카페라떼 두 개를 사온다. (여자가 투덜댔다면 여자에게 좋을 게 없겠지요?)
- (드라마의 고전) 폐차장에 납치당한 여자를 구하기 위해 폭력배들과 싸운 남자, 남자의 얼굴에 난 보기 흉한 상처를 여자가 조용히 어루만져 준다.
- 공간이 협소하여 제대로 잘 수 없었던 MT 다음날 평소에는 멀쩡하던 여자애가 갑자기 머리를 마녀같이 하고 '나 배고프다' 라며 다가온다. 그를 본 남자는 겉으로 키키키 웃으면서도 그래, 하며 가스레인지로 걸어간다. (원인: 1. 머리가 마녀처럼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환경 속에 있었다 2. 여자가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 작은 칵테일 바에서 남자에게 고민과 어려운 점에 대해 한 시간 동안 계속 마치 이것이 웃긴 이야기인 것처럼 신나게 떠들던 여자아이가 갑자기 우울해지면서 술이 취했는지 테이블에 고개를 묻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남자는 조용히 여자에게 다가와 어루만져 준다.


나쁘게 보이는 자극할 거리
왜 나쁘게 보이는가? 다음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① 능력
- 피아니스트가 피아노를 서투르게 친다

② 상황
- 본 공연에서 친구가 자기 솔로를 할 타이밍을 놓쳤다 / 가사를 까먹었다

③ 항시 부정적인 특성
- 상대방이 보고 듣고 느끼기에 항상 불쾌한 모습/행동을 보여주었다 (욕 등)
- 소심한 행동 때문에 자극할 거리를 보여준 사람이 상호작용의 가능성을 거부한다



  우리는 여기서 '좋게 보이는 자극할 거리'에 주목하여 이것을 나 스스로 적절하게 만들어내는 능력과 센스를 길러야 할 것이다. 그리고 관심을 받는 입장에만 머무르지 말고 주변 사람들이 이러한 자극할 거리를 가지고 있으면 적극적으로 응답하여 자극해 주어 관심을 주는 역할도 충실히 수행해야 할 것이다. 이는 긍정적 상호작용이 오가는 행복한 인간관계를 만들고 그 속에서 인연을 만들어가기 위한 널리 퍼진 요소라 할 수 있다.

  건드리고 싶은 마음은 채워주고 싶은 마음으로, 그리고 그 마음은 점점 그 사람을 감싸주고 사랑하고 싶은 마음으로 커간다. 완벽하지 않은 보통의 인간으로서 완벽하지 않음에 감사해야 한다면 바로 이 때문일 것이다. 남을 건드리면서 생기는 관심은 그 사람에게 칭찬과 인기를 가져다줄 수 있고, 그 사람을 나의 애인으로 만들 수 있게 하기도 한다. 그리고 반대로 내가 자극할 거리를 만들어 내놓으면 내가 관심을 받고 그에 따른 행복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이 생산할 수 있는 비물질적 가치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극할 거리'는 분명 젊은 우리들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가치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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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htoo @ CC

  시작은 적극적이나 그 다음의 모든 과정은 수동적인 리액션으로 일을 많이 처리하는 사람이 성공하기 쉽다. 우선 적극적인 시작이 중요한데, 이는 무슨 일이든 시작을 하기 위해서는 의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다음에 있는 수동적인 리액션은 앞서 말한 것처럼 당연한 덕목은 아니지만 의지가 쉽게 식는 일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특별히 어떤 일을 해야겠다는 다짐이나 이 일을 오늘 안에 끝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강박관념 없이 바람이 부는 대로 따라가듯 계획한 일을 차근차근 해 나가는 것이다. 

  처음에 어떤 일을 일정 기간에 거쳐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는 일은 큰 의지가 필요한 적극적인 일이다. 그에 따라 우리는 주기적으로 책을 몇 페이지씩 공부하거나, 운동을 몇 가지 동작으로 30분씩 하거나, 하루에 2000원씩 편의점에서 사먹는 돈을 아끼곤 한다. 이렇게 자기의 힘으로 계획한 일을 실천할 때에는 적극적인 추진을 버리고 수동적인 떠밀림을 느껴보아야 한다. 원래 이렇게 하곤 하던 일이니까 오늘도 똑같이 이렇게 움직인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면서 진척을 이루어나가도록 자신을 제어하는 것도 능력이다. 이렇게 수동적으로 끌려다니는 상황을 완벽히 조성하게 되면 그 때는 자신이 이 일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가질 수도 있는 회의감을 전부 깨끗이 없애게 된다. 그리고 지금 이 일보다 더 가치 있어보이는 일이 순간의 판단으로 곁을 지나가더라도 자신이 자율적으로 계획을 수정할 수 있다는 자신감 또한 없어지게 되어 결국은 애초에 계획해 놓았던 대로 순항할 수 있다.

  그냥 마음을 편하게 가지고 주어진 일을 묵묵히 수행해 나가면 계획한 바를 모두 이룰 수 있다. 공부에 있어서도 소처럼 공부하는 게 제일이라고 하는 어른들의 말은 괜한 말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 계획을 할 때, 즉 적극적인 시작이 있는 부분에 계획에 대한 회의감이 추후에 생기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를 거칠 필요가 있다. 검토는 처음에만 하고 일단 계획이 만들어지면 그것에 토를 달지 않는 자세가 계획한 바를 현실적으로 이루어내는 데 있어 중요하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억지로 즐기려 하지도 말고, 너무 하기 싫어 안달이 나지도 말고 그냥 입가에 약간의 미소를 띤 상태로 묵묵히 수행해 보자. 이것이 의도한 수동적 태도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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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업을 할 때 특히 선생님이 지정한 주교재를 가지고 계속 진도를 빼는 경우, 우리는 그 주교재만 열심히 보면 그 과목을 뗄 수 있다고 하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 사실 학문의 바다는 그 주교재가 다루는 범위보다 훨씬 넓을 가능성이 99%이며, 주교재가 완벽하게 필요한 정보를 담고 있다고 장담할 수도 없다. 대학교에서는 특히 여러 과목을 듣기 때문에 여러 가지 자료 찾아보기 귀찮은 그런 마음이 밀려오기 때문에 수업시간에 뽑은 열 몇페이지짜리 PPT 슬라이드 자료만 띡 보고 공부 끝, 시험 보자 해서 시험을 보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러한 자세는 크나큰 착각이 가져온 늪과도 같은 것이다. 이번 학기에 어떤 과목(내가 아주 혐오했던)에서 나는 그렇게 책 한 권만을 이해가 되지 않는데도 계속 반복해서 읽어서 망한 적이 있다.

  원래 학교의 수업자료로 활용되는 자료만을 보아서는 그 과목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주교재의 인터페이스가 나의 학습 프로세스와 약간씩 어긋나 학습 효과가 반감되는데도 그 교재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으면 안 된다. 시험을 犬 亡하게 된다. 이때에는 그 과목을 이해하기 위한 다른 자료를 찾아보고, 그에 따라 찾은 몇 개의 자료를 이해하기 쉬운 것부터 혹은 조직이 잘 된 것부터 차례대로 읽기 시작하면 된다. 다른 자료란 인터넷 사이트 문서, 다운 받은 pdf 파일, 도서관의 다른 책, 친구의 필기노트 등을 말한다. 나의 경우 Wilcoxon Signed-rank test에 대하여 알아보기 위해 처음에는 조금 쉬운 책인 Statistics for Business & Economics를 먼저 보고, 그 다음에는 더 어렵게 설명된 책인 Intoduction to Probability & Statistics for Engineers & Scientists를 보고, 그 다음 수업 시간에 나누어준 뭐가 무슨 말인지 쉽게 알아볼 수 없으며 공식들이 뒤죽박죽 써 있던 필기 프린트를 보았다.

  교과서는 2권 이상이어야 한다. 그 이유는 수업계획서에 있다. 교수님들은 따로 언급하기 귀찮아 하셔서일까 참고교재는 수업계획서에만 짧게 써놓고 수업 시간에는 설렁설렁 수업을 진행하는 듯 보인다. 하지만 학생들이 할 일은 그 수업 시간에 나누어주거나 혹은 다룬 것들만 보는 일이 아니다. 다른 자료들을 함께 맛보아야 하는데, 이때 그 자료들이 알고 보면 참고교재이며 그 과목의 충실한 이해와 가장 깊은 관련이 있는 자료들이다. 수업계획서를 학기 초에만 띡 보고 그만 보지 말고 정갈하게 인쇄해서 그 학기에 해당하는 모든 과목의 수업계획서를 얇은 클리어파일에 넣어놓고 1주일마다 점검하면서 읽어보자.

  집에서 넓은 책상과 함께 공부한다면 책상 위에 이러한 자료들을 성긴 바둑판 형식으로 펼쳐놓고 이걸 봤다 저걸 봤다 아 이게 이래서 저게 저런 거구나 하고 자료 사이의 하이퍼링크를 만드는 연습을 하는 것이 참으로 큰 도움이 된다. 다르게 생겼지만 같은 소리를 하고 있는 두 개 이상의 자료를 연결시킬 줄 아는 안목이 생겼다면 당신은 이미 그 내용을 뼛속까지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여러 가지 자료를 찾아보면 알록달록 맛좋은 과일이 널려있는 방콕이나 바르셀로나의 활기찬 시장의 모습처럼 사람의 기분도 즐거워진다. 공부는 즐겁게!!

그리고 주이 디샤넬 이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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