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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를 잘 못 쓴다.

  시적 감흥이 없이 이성으로만 세상을 바라보려 하기 때문이다. 살다 보니 순간 퍼뜩 떠오르는 메타포, 그에 뒤따르는 아름다운 시적 표현.. 이런 것들은 모두 나에게는 드문 현상이다. 시를 잘 쓰는 친구들은 부럽다. 문학을 향유할 줄 알고, 무엇보다 자신의 기질로 창작할 줄 알아서이다. 언어영역 문제 한 문제 더 잘 푼다고 문학적 기질이 있는 것은 아니다. 다만 평소에 삶을 어떤 자세로 바라보느냐가 관건인 듯하다.

  2학년이 되어서 인문반으로서 '글쓰기' 에 대한 중압감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 어느 종류의 글쓰기든 간에 글쓰기란 나에게 대단한 일이고, 많은 노력을 요구하는 일이다. 이런 블로그 쓰기는 내 취미지 진정한 나의 평가를 위한 글쓰기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좀 슬플 때도 있다.. 하지만 힘내자. 내 주위에는 방대한 서적이 지천에 깔려 있고 좋은 선생님들이 계신다. 여러가지로 힘든 일이 많은데 차근차근 너무 긴장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해 나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반짝 빛나는 날카로운 유리 파편을 정성들여 세공한 뒤 그 작은 조각들을 모아 큰 모자이크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해 보자. 작품이 아름답기 위해서는 그것을 이루는 작은 부분이 아름다워야 한다. 작은 부분 하나하나가 아름답다면 그 작은 조각을 공들여 깎고 갈아낸 장인의 노력을 통찰할 수 있다. 나의 노력도 이러한 작고 빛나는 유리 조각을 만드는 노력과 같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리하여 내가 최종 작품을 만들었을 때 그 작품이 아름다웠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모자이크 작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작품 전체를 한꺼번에 신경쓰기보다는 작은 조각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한다. 한편 이 사실은 나에게 위안의 메시지를 던져준다. 큰 일은 아주 작은 일들의 집합이고, 나는 나의 노력으로 작은 일들에 최선을 다하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기억하라, 작은 일이다. 내가 충분히 해낼 수 있는 일이다. 글쓰기든 뭐든 마찬가지이다. 

2006. 3. 21.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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