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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세상에는 나와 부대껴 살아가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그 중에서 대부분의 사람은 나와 잘 지낸다. 이 '잘 지낸다'라는 표현은 '서로 아무런 문제 없이 각자의 독립된 활동을 추구할 수 있고 가끔 공식적인 자리에서 협력한다'는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보이기 위한 나의 노력은 긍정적인 효과로 내 주위의 많은 사람들을 나와 별 탈없이 잘 지낼 수 있게 만들었다. 그러나 내가 친구의 약점을 놀려 친구와 나 모두를 즐겁게 만든다던가, 직업에서의 활동 외에 사생활에서의 활동을 거의 모두 같이 할 수 있는 친구는 찾아보기 어렵다. 낯을 가리는 나의 성격 때문일까 걱정이다.

  나는 지금 나와 연결된 모든 사회집단에서 잘 지내지만 소원하게 지내는 친구들을 상당히 많이 가지고 있다. 마치 모든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려 노력하다 특정한 몇몇 사람들에게 엄청난 친밀감을 안겨주지 못하는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처럼, 나는 대중에 해당되는 나의 거의 모든 친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동을 취하고만 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친구들을 놀리거나, 그들의 인생에 대해 폭넓게 알고 있거나, 재밌는 사람이 되어 친구들 사이에서 시종일관 대화를 주도하지는 않는다. 이 세 가지 일에 통달하고 싶지만 항상 사람들 사이에 있다보면 나의 겉모습에 신경을 쓰고, 단정한 말투와 성격을 다듬는데 만전을 기울인다. 누구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너무나 간절하여 내가 땅으로 엎어지거나 눈물 콧물을 동시에 흘린다거나 친구들 앞에서 어린아이와 같이 행동하는 일은 전혀 없다. 이것이 이미지 관리임을 깨닫는 순간 나는 자신에게 새삼 놀랐다. 내가 연예인도 아닌데, 남들에게 잘 보여야 하는 정치인도 아닌데 왜 나는 이미지 관리에 엄청난 공을 들이고 있는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되는 순간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는 앞으로 내가 어떻게 변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정했다. 잘 지내면서도 친하게 지내는 친구들을 곁에 많이 두어 나의 인생을 조금 더 풍요롭게 하고 싶다는 간절한 목표 아래에서 나는 결심했다. 우선 이미지 관리를 그대로 놓아두고 이 시대가 원하는 '재밌고 웃기는 사람'의 캐릭터를 배워나가야겠다. 하지만 내가 모든 사람들 앞의 개그맨이 된다는 말은 절대 아니다. 개그맨은 대중에게 호소할 뿐 특정한 개인들의 마음을 자극할 수 있는 언행은 시도조차 할 수 없다. 나는 이제부터 나의 친구들이 좋은 일을 겪었을 때 칭찬하고 격려하며, 친구들의 외모를 유심히 살펴보아 친구에게 정보나 도움을 줄 수 있는 겉모습에 관한 이야기를 하며, 내 이야기를 듣는 친구들이 모르는 다른 친구들의 해프닝을 일화로 들려주며, 물질의 도움을 받아 내가 가진 스포츠/음악/미술에서의 능력으로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는 과정에서 가끔 예상치 못한 말로 친구들을 즐겁게 해줄 것이다. 유머와 개그로서의 말은 '단지 말뿐이므로' 만약 그것이 실현되었을 때 친구들에게 엄청난 불이익을 가져다주더라도 실제로는 아무런 실현 가능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리고 그 와중의 나의 진실된 의도는 변하지 않는다. 이러한 성질을 이용하여 나는 조금 더 친구들과 친해지려 노력할 것이다.


  진심으로 다가가면 친구는 언제나 나에게 마음을 열어준다. 용기를 내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털어내면 친구는 언제나 나에게 솔직하게 다가온다. 친구는 그런 존재이다. 하지만 틀에 박힌 진심의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이 역동적인 시대에서 적당한 유머는 필수적이다. 진심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말뿐인 유머와 개그로 수시로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이 가장 이상적인 사람이다. 단지 잘 지내기만 하는 친구들과 서로 가지고 있는 '서로에게 잘 보이려는 벽'을 허물고 그들과 소원한 관계에서 친밀한 관계로 발전하도록 만드는 유머와 개그는 오늘날 신이 인간에게 준 최고의 묘약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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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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