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네 이발관 ['가장 보통의 존재' 발매기념 콘서트]
2008. 08. 29 금 @ 백암아트홀


  처음에는 '아, 정말 우울해서 못 봐주겠네.' 하다가도 가만히 말없이 빠져들다보면 어느새 나는 그들과 같은 생각에 잠겨 함께 있는 느낌,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편안해지는 느낌은 언니네이발관의 '가장 보통의 존재' 발매기념 콘서트에서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이번 리뷰는 가장 보통의 존재들 중 1인이 쓰는 리뷰라 그런지 다른 글 쓸 때보다 더 단어를 써나갈 때 신중해지는 것 같아요. 3년간 앨범 작업하신 언니네이발관 분들의 기분도 이런 기분이었겠죠? 사실 민트페이퍼에 올리는 리뷰는 이번이 첫 번째에요. 처음부터 저를 긴장하게 만든 언니네이발관의 이 전율.. 그래서 최대한 풍부한 내용을 쓰려고 공연장에서도 리포트 패드 위에 계속 메모를 하면서 봤어요. 덕분에 저 또한 그들처럼 편집증적으로 파고들었던 감명 깊은 공연이 되었습니다.

  공연장소였던 백암아트홀은 그랜드민트페스티벌 2008의 준비운동 3종세트인 언니네이발관(8월 29일), 페퍼톤스(30일), 이지형(31일) 세 아티스트의 공연이 있는 곳입니다. 저는 친구랑 같이 갔는데 좌석이 왼쪽 구석에 있어서 (K열 1번, 2번) 처음에는 언니네 형들이 안 보일까봐 걱정했어요. 하지만 공연장이 가로로 길고 세로로 짧은 작은 공연장이라 제 자리에서도 부담없이 공연이 주는 모든 즐거움을 받아들일 수 있었습니다. 후에 백암아트홀에서 좋은 공연 많이 있을 예정이니 보러 가실 분들은 참고해주세요.
  백암아트홀은 조금 삼성역에서 먼 감도 있었고, 여기가 처음인 저에게는 '왜 공연장이 이런 곳에 있지?' 하는 느낌도 들었지만 안쪽으로 들어와 보이는 백암아트홀의 풍경은 한국전력과 LG25 사이를 걸을 때엔 상상할 수 없었던 사뭇 다른 편안한 도심 속 이미지였습니다. 평범하고 찌질하고 우울하다가 이내 모든 것들을 아름답게 바라보며 편안해지는 기분, 가는 길조차 언니네이발관의 곡 분위기와 맞아 떨어졌습니다.

  공연장 안에는 쌈넷에서 마련한 예쁜 판매대가 있었습니다. (사진을 보세요) 언니네이발관 3집 테이프, CD, 4집과 5집 CD를 팔고 있었습니다. 보너스로 1000원짜리 아대도 팔았는데, 이건 아직도 이유가 알쏭달쏭 합니다. :P 저는 이곳에서 5집 CD를 사고 언니네이발관의 대외 홍보 기사가 담긴 Press Kit을 받았습니다.
  관객 중에는 혼자 온 사람도 많았고 같이 온 사람들은 대부분 동성끼리 왔습니다. '사랑도 금물'이라 커플들은 잘 안 보이더라구요. :P 하지만 이번 공연에는 커플들이 좋아할 감미로운 가사의 곡들도 많이 선보여 주었습니다. 공연장에 30분 일찍 들어와 waiting 음악을 듣고 있는데 주로 언니네이발관 초창기 시대 좋아하던 메탈이 많아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오프닝게스트로는 브로콜리너마저 분들이 나와 주셨습니다. 선곡이 편안한 Irish Rock 분위기라 언니네이발관 이번 앨범과 자연스러게 연결되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리고 베이스 분!! 어눌한 멘트 정말로 귀여우셨어요. 덕분에 처음부터 차분하고 어눌한 분위기로 공연과 잘 어우러지며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첫곡인 '어떤날'은 높게 조옮김을 하고 이한철의 '이상한 꿈' 분위기 물씬 나게 해주는 전자 피아노 음색을 기타로 대신하여 연주해서 앨범과 다른 분위기를 내 주었습니다. 첫 곡도 뜬금없이 시작한 언니네이발관, 그리고 뜬금없는 첫 멘트.
"박수 안 쳐요?" "계속 노래할게요." 그리고 다음 곡을 불러제껴드렸더랬습니다. 다음곡인 '생일 기분'에서는 1집의 날생선 같은 인디 느낌의 기타 음색을 5집답게 부드럽게 바꾸어 연주했습니다. '꿈의 팝송'은 2집의 느린 곡으로 연주하면서 이석원의 솔로를 화려하게 많이 집어넣었습니다. 저는 솔직히 4집의 신나는 기타가 돋보이는 '꿈의 팝송'이 좋았는데 이 곡은 약간 허무하게 끝난 감이 없지 않아 섭섭했어요.
  1부는 멘트를 절제하고 아주~아주 우울하게 전개되었습니다. 작년 겨울에 앨범 없는 앨범발매 공연을 했다면서 약속 어긴 점을 사과한다면서 거의 울먹이다시피 한 석원 형은 관객들도 우울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그리고 1부는 언니네이발관의 과거를 회상하는 분위기였습니다. "새 앨범에 있는 노래 많이 하면 심심하죠?" 라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그래서 관객들은 "아니요~"라고 화답했지만 말이죠.^^
  기타를 맡은 이능룡 군의 멘트도 기억이 많이 나네요. "저번에 쌈지 공연장에서 준비도 안했는데 말이 막 풀리는 거에요. 지금도 잘 풀리나? 석원이형은 전에 이렇게 말했어요. '말 잘하는 건 팀의 발전에 도움이 안돼.' "그러니까 옆에서 "잘 하진 않았죠. 평소에 어벙한 것보다는 잘했다는 뜻.."이라고 핀잔이 들어오더라구요. 이런 모습 하나하나에서 솔직하고 따뜻한 형제애(?)가 느껴져서 관객으로서는 참 좋았습니다. 그 다음으로 '표정' '2002년의 시간들' '유리' 그리고 12년 전 녹음한 '쥐는 너야'를 끝으로 1부를 마쳤습니다.

  1부가 끝나고 무대 조명이 켜지길래 사람들이 인터미션인줄 알고 공연장을 잠시 빠져나왔는데 갑자기 게스트 공연이 시작했어요. 언니네이발관에서 멋진 키보드를 맡아주시는 유일한 여자분인 임주연씨가 두 곡을 불러주셨구요, 그 다음으로 Vanessa Carlton 스타일의 피아노 터치와 타루를 닮은 목소리의 양양씨가 한 곡을 불러주셨습니다. 갑자기 시작만 안 했다면 신인들을 적극 끌어주는 본연의 역할을 멋지게 해냈을텐데 2% 부족했습니다.

  2부는 확실히 분위기가 밝아지고 본격적으로 5집의 노래들을 불러주기 시작했습니다. 이석원씨의 옷은 언니네이발관 민트페이퍼 사진을 찍을 때 입었던 옷이었지요. '작은마음'에서 중간에 스윙으로 바뀌면서 멤버 소개를 할 때 참 좋았어요. 피아노가 경쾌해서 Ben Folds Five 느낌이 나면서 특유의 침잠하면서 편안한 기분이 더욱 반갑게 다가온 것 같아요. 드러머 정무진씨가 분위기에 따른 스트로크의 강약 조절을 기막히게 잘 해 주셨습니다. 그 다음 곡인 '무지개'는 음정이 높아 보컬이 상당히 어려웠을텐데 이석원씨의 열창으로 멋지게 끝냈습니다. 처음에 긴장하는 모습 다 봤어요. :D
  원곡보다는 조금 빠른 템포의 '인생은 금물'을 연주할 때에는 중간에 이석원씨가 "다시 소개하기 싫은데... 기타리스트 이능룡!" 한 다음에 옆에서 이능룡씨가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코러스로 '우~'하면서 손을 흔들 때 관중들이 한번 크게 웃었습니다. 이런 모습들이 언니네 이발관다운 전개이자 유머 감각이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 다음에 이석원씨가 들어오고 이능룡씨 혼자 '100년 동안의 진심'을 연주하려고 준비할 때 나온 멘트도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저 혼자 있으니까 무대가 나른해지네요." 하니까 옆에서 갑자기 어찌할 바를 몰라 침울한 표정으로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이석원씨가 무대 옆에서 슬슬 걸어나오더니 "사람이 어떻게 말을 저렇게 못할 수가.."라고 하면서 관객들이 웃고 있을 때 "이 노래 웃으면서 하면 안되는 건데" 라고 핀잔 주는 모습까지도 팬의 입장에서는 정말로 정겹고 가까이 와닿는 모습이었습니다.

  같이 모여 단어 2개 만들다 철수하고, 남양주에서 열린 공연에서 5곡을 부르다 힘들어서 이석원씨가 '난 라이브 안해' 라고 할 때 옆에서 이능룡씨가 이렇게 말했다죠. '형 무대에서 삑사리 나본 적 있느냐. 형보다 노래 잘하는 사람들도 그렇게 많은데 무대에서 삑사리 나지 않느냐' 노래가 끝나고 이 이야기를 멘트로 들려주는데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중요한 얘기라면서 우리들이 다 조용할 때 한 얘기였거든요. 그리고 "어제 쉬지 않고 노래를 불렀는데, 이번에는 목이 쉴 때까지 터지도록 불러보겠습니다."라고 하며 바로 '태양 없이',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그리고 '아름다운 것'을 3곡을 이어서 불러주셨어요. 정말 멋지죠!! 마지막 '아름다운 것'에서 중간에 가사를 까먹기도 했지만 3곡을 열창했다는 것만으로도 팬들에게는 감동이었어요. 그 다음의 마지막 곡 '의외의 사실'은 제가 가지고 있던 셋리스트에도 없던 '의외의 곡'이자 트럼펫까지 등장한 빵빵한 마지막 곡이었습니다.
  앵콜곡으로는 '가장 보통의 존재'와 '나는'을 불러주었습니다. 이석원씨의 3곡 연속 열창이 너무나 열정적이어서일까요? '가장 보통의 존재'에서는 음정이 흐트러지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그에 따라 같이 노래를 불러주었고 그 광경은 눈물이 날 정도로 특별했습니다. 앵콜이 이 두 곡으로 끝난다면 이번 공연은 가장 아름답게 슬픈 마지막을 가진 공연이 되었을 것이고 또한 그렇게 끝나도 나름 괜찮았을 텐데, 관객들이 또 박수를 쳐서 나온 두 번째 앵콜곡으로 '어제 만난 슈팅스타'를 불러주어 결국 모두 즐겁게 뛰면서 끝났습니다. "역시 이곡이 빠지면 안돼"라는 멘트와 함께.. 마지막에 석원, 능룡 둘이서 피크 한뭉치를 관객들에게 던지고 일렉 기타 튜닝을 풀었다 조였다 했다가 나중에 던지는 퍼포먼스는 충분히 데카당스적이었습니다.

  아직 언니네이발관은 이렇게 좌석의 공연장에서 공연을 해도 스탠딩 라이브 클럽의 날것의 느낌을 절대 손에서 놓지 않는 영원한 인디의 심볼로 남아 있을 것이라는 강한 확신이 공연 전체를 감싸고 있었습니다. 저번 6월에 있었던 페퍼톤스의 공연처럼 화려한 비쥬얼 아트를 사용하지도 않고 오직 작은 목소리와 생생한 기타 한 대만을 앞에 두고 노래를 했기에, 언제나 최소한의 음색으로 최대의 느낌을 만들어내려 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언니네이발관은 우리의 일상 속으로 파고들 수 있고, '가장 보통의 존재'로서 서로를 어루만져줄 수 있으며, 우리가 쓸쓸히 혼자 버스에 앉아 차창을 바라보거나 터벅터벅 집으로 걸어가는 순간도 '꿈의 팝송'과 같이 아름다울 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공연을 다 보고 친구와 함께 백암아트홀을 나와 서늘해진 밤 공기를 맞았을 때부터 일상은 전보다 조금 더 아름다워져 있었습니다.

SET LIST

오프닝 게스트: 브로콜리 너마저


앵콜요청금지

1부
어떤날
생일 기분
산책 끝 추격전
꿈의 팝송
표정
2002년의 시간들
유리
쥐는 너야

게스트
비둘기 (임주연)
속삭여주오 (임주연)
이정도 (양양)

2부
작은마음
무지개 (조규찬)
알리바이
인생은 금물
100년 동안의 진심
산들산들
태양 없이
너는 악마가 되어가고 있는가?
아름다운 것
의외의 사실

앵콜곡
가장 보통의 존재
나는
어제 만난 슈팅스타


* 이 글은 민트페이퍼 Live Paraid - Review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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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ll Never Fall in Love Again (연진 Solo)
연진
Me & My Burt



  내가 어렸을 적 나는 뚜렷이 기억나지는 않지만 우리 가족들과 그리 크지 않은 빨간색 프라이드를 타고 북악 스카이웨이를 많이 넘어다녔다. 아빠는 우리 가족들을 데리고 서울 여러 곳을 돌아다녔는데, 언제나 집으로 돌아오는 밤에는 꼭 북악 스카이웨이의 조용하고 높고 구부러진 길을 통해서 갔다. 아주 희미한 가로등 몇 개와 우리 차의 헤드라이트 빛에만 의지해 조용한 찻길을 구불구불 가다 보면 옆에 커다란 저택도 많이 보였고 개인이 기르는 채소밭도 보였으며 무엇보다 아름다운 경치는 스카이웨이의 마루 부분에 올라왔을 때 보이는 나트륨 등 반짝이는 동네의 야경이었다. 그리고 노오란 야경에 감탄하며 몇 분을 달리자 곧 급경사로 내려와 우리를 반겨주는 양 갈래길 사이의 조그만 주유소도 있었다.

  북악 스카이웨이를 차를 타고 가본 지는 벌써 5년이 넘은 것 같고, 나의 기억도 점점 희미해져만 간다. 하지만 그곳의 고풍스럽고 조용하고 한적하면서도 너무 외람되거나 귀족적이지는 않은 분위기를 나는 진심으로 지금도 느낄 수 있다. 나는 예전에 아빠가 우리 가족을 데려갔던 북악 스카이웨이 한 구석의 카페와 바베큐 집이 기억나고, 그곳에서 주던 커다란 성냥갑도 기억난다. 그곳의 사람들은 조용했고, 정말 친한 사람들끼리만 왔으며, 항상 즐겁고 화목하면서도 편안하게 가라앉은 분위기를 띠고 있었다.

  지금 와서 북악 스카이웨이를 다시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바쁘고 도시적이기만 나의 삶에 진정으로 휴식을 줄 수 있는 곳은 조용하고 가까운 실내 공간이다. 그리고 그에 따라 내가 찾은 신촌과 홍대가 있지만 북악 스카이웨이에서 어렸을 적 느끼던 그 편안함만 못했다.
 
  오늘 야후! 거기에 '북악산 카페'를 검색한 후 클럽에스프레소 라는 카페를 찾아냈다. 평점이 5점 만점에 4.8점으로, 차가 없는 20대 대학생들도 정겨운 북악산 산책길이나 초록색 버스를 타고 갈 수 있다고 설명이 되어 있다. 내부 사진도 잘 나와 있었는데 전에 내가 느꼈던 그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었다. 이곳 말고도 북악 스카이웨이 주변에 좋은 카페가 많이 있을 것이므로 더 찾아보아야겠다.

  나의 북악 스카이웨이 카페에 대한 환상은 음악을 들으면서 더욱더 선명해진다. 버트 바카락(Burt Bacharach)과 같은 8-90년대 미국의 부드러운 팝을 들으면 늦은 밤 우거진 숲 사이로 맛있는 음식을 펼쳐놓고 친한 친구들이나 가족들과 함께 조용히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생각난다. 마음이 그처럼 편안해질 수 있는 기회는 다른 곳에서 거의 찾아보지 못했다.
 
  나는 그곳에 가지 않아도 그곳은 내 마음 속의 가장 고귀한 안식처로 자리잡았다.


같이 들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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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rdon's Gardenparty
The Cardigan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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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Go Breaking My Heart
The Indigo
My Fair Melo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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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ic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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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탈리아계 오스트레일리아인인 Gabriella Cilmi를 알게 된 곳은 네덜란드의 음악 차트였다. 가브리엘라 실미는 싱글 차트에서 8주 동안 톱10을 유지하며 현재도 4위에 위치해 있는 뛰어난 16세 여자 보컬이다. 그는 2008년에 싱글 Sweet About Me로 데뷔하여 본국인 호주와 유럽의 이탈리아 그리고 네덜란드에서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의 아티스트 중 이와 비슷한 분위기의 아티스트로는 자우림을 들 수 있겠다. 혹은 Pink를 좋아하는 사람도 이 곡을 좋아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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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고 하지마오 간다고 하지마오
날 두고 간다면 내 마음은 아프다오
간다고 하지마오

간다고 하지마오 간다고 하지마오
날 두고 간다면 내 마음은 아프다오
간다고 하지마오

쓸쓸한 밤 하늘에 홀로 섰는 달같이
나만이 남아서 외로워만 지네

간다고 하지마오 간다고 하지마오
날 두고 간다면 내 마음은 아프다오
간다고 하지마오

쓸쓸한 밤 하늘에 홀로 섰는 내 곁을
나만이 남아서 외로워지네

간다고 하지마오 간다고 하지마오
날 두고 간다면 내 마음은 아프다오
간다고 하지마오

나나나 나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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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마 전 '님은 먼곳에'를 보고 나서 나는 미국에서 들어온 록앤롤이 한국에 적용될 때 얼마나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를 느꼈다. 속으로는 마음이 절대 편하지 않지만 써니와 함께 크게 노래를 부를 때만큼은 희열에 벅차오르는 장병들.. 그리고 그 진실된 모습에 오버랩되는 록앤롤은 영화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였다.

  록앤롤은 전쟁의 참혹함을 반항적인 대중 문화의 일부로 전환시켜주는 묘한 힘을 지니고 있다. 분주히 뛰어다니는 군인들, 폴폴 날리는 모래바람과 먼지, 막사에서 카드놀이를 즐기고 맥주를 마시는 모습, 모두가 그 자체로는 전쟁의 일부로서 비판적으로 바라보아야 하는 것들이지만 록앤롤이 들려온다면 현실적인 안목도 어느새 사라지고 로맨티시즘만이 남는다. 나도 영화를 보면서 그 향취에 내내 넋이 나갔다.

  영화에서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한국 편도 미국 편도 베트남 편도 아닌 한국인 위문공연단 밴드가 주인공으로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 설정이었다. 이를 통해 밴드 멤버들의 산전수전과 희노애락의 흐름에 따라 음악의 분위기도 드라마와 같이 희비를 넘나들고, 그에 따라 음악이 영화 전체의 줄거리를 앞장서서 끌어당기고 있다. 음악을 사랑하는 나에게는 그래서 '님은 먼곳에'가 아름다운 영화로 기억된다.


<김추자 다른 곡 듣기>
http://blog.naver.com/gtu5632/130030182222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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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2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민경 누님을 보러 라이브클럽 쌤으로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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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철 형 등장하신 무대에서 멘트가 끝나고 다시 또 '주섬주섬'하는 두분..

공연 중간에도 '주섬주섬'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나는 가슴 한구석이 따뜻하게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꼈다. 무대 위에 있는 아티스트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구나, 이렇게 가까이 마주보고 있구나, 라는 사실은

주섬주섬하는 잠시동안 가슴 설렐 만큼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누나의 저 형광색 옷과 빨간 꼬마아코디온은 참 잘 어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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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뎁 Parallel Moons 앨범 발매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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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엇보다도 이날에는 비가 정말 많이 왔다. 나는 언제나 공연을 보러 갈 때에는 그날의 날씨를 살펴보고 오늘의 느낌을 굳힌다. 저번에 페퍼톤스 공연을 보러 갈 때에는 날씨가 약간 더우면서 습하지 않고 쾌청했다. 그야말로 New Hippie Generation의 청량한 기운이 감도는 날이었다. 한편 이날은 사람들이 특히나 붐비면서도 (이날에는 스웨터와 소규모아카시아밴드도 다른 곳에서 공연을 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마음이 들뜨면서도 가라앉았다. 훵크와 스윙을 중심으로 했던 이번 공연, 그리고 우울함과 황홀함이 서로 얽히며 병렬로 늘어선 뎁의 음악과 참으로 절묘하게 들어맞는 날씨였다.

  쌤에는 두 번째 가는 것이었다. 저번에는 클럽데이 때 윈디시티를 보러 갔었는데, 이번에는 정식으로 하는 공연이다. 사람들이 많이 기다리고 있었고 대기실 문이 자주 열렸다 닫혔다 하여 안에 있는 게스트 루싸이트토끼 분들도 잠깐 볼 수 있었다. 우리 누나와 늦게 만나 홍대 LG아케이드에서 바지락 칼국수를 급히 먹고 엄청 빨리 걸어오느라 무척이나 더운 상태여서 우리는 빨리 공연장으로 들어갔다.

  나는 저번 페퍼톤스 공연 때 산 기념 티셔츠를 입고 갔다. 그리고 미리 LG아케이드 문구점에서 네임펜을 준비해갔다. 이건 나름 치밀한 준비였다. 히히

페퍼톤스와 뎁은 같은 기획사에(카바레사운드) 있고, 저번 페퍼톤스 공연을 했던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에는 뎁의 공연 포스터가 붙어 있었다. 연두색의 페퍼톤스 공연 기념 티셔츠는 '저번에 그 공연도 보고 이것도 보러 왔다' 라는 메시지의 표현이었다. 덕분에 중요한 순간에 눈에 띄어 무대 맨 앞으로 졸졸 걸어나올 수 있었다.^^

  공연장에는 이미 사람들이 많았다. 특히 신기했던 것은 무대 앞 3줄 정도를 가득 메우고 있는 중고등학생처럼 보이는 남학생들이었다. 어떻게 여기를 이렇게 여럿이서 들어왔지? 싶을 정도로.. 아이들은 뎁의 노래가 확실히 잘 각인되나보다. 내가 생각하더라도 개인적인 일상 속의 상상과 꿈을 주제로 한 뎁의 노래는 적어도 요조나 타루보다는 소년들의 감성에 잘 먹힐 것 같으니 말이다. 그리고 공연장에는 어른 남자들도 유독 많이 눈에 들어왔고, 남자가 주도하여 회사 동료 여자분을 같이 데리고 공연을 보러 온 사람들도 있다는 걸 간혹 서로 나누는 대화를 통해 알 수 있었다. 처음에 나는 뎁의 공연에는 남자들이 많이 안 올 줄 알았고 1집 앨범이 가진 몽환적인 소녀 감성은 오직 소녀들에게만 어필할 줄 알았다. 그래서 나는 스스로를 특수한 케이스라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남자는 역시 여자를 좋아한다. (반대로 남자는 남자를 그리 좋아하지 않는다. 도 성립한다는 걸 이번에 알기도 했다. 크크크)

  민경 누님이 특별히 골라주신 것 같은 준비 음악에 사람들은 서서히 기대를 하기 시작했다. 멍하니 무대를 봤을 때 앞에 눈에 띈 건 민경 누님이 직접 그리신 듯한 세 폭의 그림이었다. (맨 위 사진에도 보인다) 무척이나 키치적이고 깜찍했다. 호감도 급 업 업 업!!

  7시 10분이 되어 루싸이트토끼 분들이 두 곡을 불러주셨고 어색한 로딩 시간이 있다가 곧 공연이 시작했다. 오프닝은 역시 몽환적이면서도 만화영화의 느낌을 주었다. 악기는 키보드 두대와 드럼, 어쿠스틱 기타와 일렉기타, 베이스기타와 전자 더블베이스, 그리고 뿅뿅 거리는 꼬마 신디사이저였다. 이것만 가지고 뎁 1집의 곡을 연주할 수 있다고? 라고 처음에 생각했지만 공연의 두 번째 곡인 '푸른달효과'를 들으면서 '그건 충분히 멋지게 해낼 수 있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역시 첫곡은 Golden Night이었다. (슬쩍 날려준 기타 코드만 듣고 Golden Night인 줄 알아버린 나는 참 몰두해 있는 상태다) 아아, 처음에 누나가 무대로 폴짝 뛰어나왔을 때 관객들을 보며 지었던 그 놀란 표정을 찍었어야 했다. 진심으로 감동하고 놀란 표정이어서 난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옆에 있던 우리 누나는 뎁은 정말 동안이라고 했다.

  1부는 두세 곡씩 연결된 메들리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각각의 곡과 곡 사이의 연결부분은 매우 자연스러웠고 좋은 세션들이 공들여 준비를 해주어 듣기가 참 좋았다. 골든나잇과 푸른달효과로 활기차게 띄워주고 나서 어떻게 그 차가운 '꽃'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지금 생각해보니 앞에서 누나가 조용히 노브를 돌리며 쳤던 꼬마 신디사이저(이게 이름이 따로 있을텐데 까먹었다. 아무튼 KORG꺼)가 분위기를 잘 만들어 준 듯하다. 이 신디사이저는 4차원 세계로 우리를 띄워주는 필수적인 악기였다.


  1부 첫 세 곡이 끝나고 민경 누나는 민트라디오의 그 말투 그대로 멘트를 해주었다. 나를 비롯한 남자들은 정말 좋아했다. 민경 누나의 말투 중에 자주 들려오는 게 있다. '....더라구요.'랑 '....하겠다 싶을 정도로'다. 그리고 이 말투는 나에게도 전염되어 온다.

  Scars into Stars를 부르기 전 누나는 시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사람 3명을 찾았다. 나는 바로 손을 들었는데, 알고 보니 나와 옆에 남자분 2명만 손을 들었다. 나는 앞으로 나왔고 누나가 우리 남자들 3명에게 은방울을 하나씩 건네주었다. 유치원 용구 전문점에서 샀다는 그 은방울... 자기도 양손에 두 개나 차고 있었다. 은방울은 3박자의 Scars into Stars를 위한 일종의 퍼커션이었는데, 누나는 노래를 부르기 전 우리에게 두 손을 번쩍! 들라고 해서 우리 남자들은 바로 두 손을 번쩍 들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줄곧 은방울을 흔들어 주었다. 곡이 끝나고 나서 우리는 은방울을 '개인 소지' 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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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그리고 커버곡으로 하겠다던 Bjork의 'Venus as a Boy'

뎁과 Bjork는 통하는 점이 무척 많았다. 다만 내가 Bjork보다 뎁이 좋은 건

뎁의 음악과 공연에 관한 모든 것이 훨씬 더 친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작은 공연장에서 그 친밀함은 더 깊숙히 파고든다.


  1부가 끝나고 나서 한철 형님이 들어오셨다. 자기의 큰 문제는 가수인데도 노래보다 멘트를 더 많이 한다는 거라며 수다를 떠셨는데 그 수다를 듣고 우리 관객들은 다 합쳐서 오십 번은 웃었던 것 같다. 물론 나는 은방울을 치기 시작할 때부터 무대 맨 앞에 있었다.

  우리랑 말을 계속 하다가 한철 형님께서는 갑자기 나를 보시고는 '어, 이분 왠지 낯이 익은데' 라며 나한테 '혹시 우리 어디서 만나지 않았어요?' 라고 물어보셨다. 나는 사실 한철 형님을 직접 대면한 것은 처음이었지만 기뻤다. 아마 예전에 형님께서 내 고2 담임선생님이셨던 강문근 선생님을 찾아가 여행에 관련한 이야기를 하다 문근 쌤께서 학생들 사진을 보여주셔서 그렇게 된 것 같다. 그래서 나도 '혹시 강문근 선생님 아세요?' 라고 조용히 물어봤다. 안다고 하면서 계속 대화를 진행하면 그건 멘트가 아니게 되어 버리니 그 때는 '어? 그럼 아니네' 하고 웃어넘기고 지나갔지만 분명 한철 형님은 강문근 선생님을 알고 있었다. 결국 나는 형님과 무대 앞에서 악수를 했고 게스트 무대 끝나고 파란 피크도 받았다.


  첫곡으로 들려주신 곡은 Leaving City Havana로 나는 처음 들었는데 정말 좋았다. 그리고 두번째 곡이 이날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뎁과 이한철의 듀엣 곡 '슈퍼스타' !! 한철 형님은 자기는 뎁 양을 보며 가수로서의 마음가짐이 마음에 들었다며 '후회 없이만 산다면 그것이 슈퍼가수'라고 불러주셨다. 뎁 누나도 '한철 오빠는 정말 좋으신 분이에요' 라고 해서 분위기가 화기애애하고 정말 따뜻했다.

  하이라이트 곡이 끝난 다음에는 마지막으로 오늘같은 날에 어울리겠다며 Summer Rain을 불러주시고 무대를 멋지게 마무리했다. 이 곡은 내가 불독맨션 2집 중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평소에도 많이 들었고 그래서 가사도 다 외우고 있었다. 그래서 '그대로, 이대로, 맘대로, 그대가' 를 열심히 따라 불렀는데 앞에서 한철 형님과 나와 눈이 마주쳤다. 서로 마주보며 같이 노래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누구던지 참 기쁜 일이다. 나는 아, 이런 게 작은 공연의 진정한 즐거움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뎁의 2부는 본격적인 재즈 중심의 곡으로 진행되었다. 1부도 그렇고 이번 공연은 전체적으로 1집의 트랙이 가지고 있는 '너무 각각의 음색이 명확하게 들려 자연스럽지 못하고 화려하기만 한 어색함'이라는 점을 라이브로 확실하게 잡아주었다. 곡들이 라이브로 무대에 올라가면서 각각의 음색이 잘 섞이는 느낌이 들었고, 튀지 않고 완만한 곡선의 아름다움이 살아났다. '9세계'와 '치유서커스' 그리고 '야간개장'이 대표적인 재즈 트랙이었다. 재즈 피아니스트인 여자분, 미성년자임을 극구 부인한 기타리스트 분, 관록이 묻어나오는 베이시스트 분, 그리고 귀여운 외모에 섬세한 스트로크를 선보인 드러머 분.. 모든 세션이 일체가 되어 부드러운 연주가 될 수 있었다.


  마지막 곡인 Astro Girl을 우리 모두가 같이 따라 부른 후 사람들은 앵콜을 외쳤고, 무반응의 1분 뒤 민경 누나와 세션들은 다시 돌아와 앵콜곡 '미로숲의산책'으로 공연을 끝냈다. 구성이 페퍼톤스 공연이랑 똑같았다 >_< 그리고 '우리도 살면서 이런 경험은 받아야 하지 않겠냐'며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는 민경 누나는 정말로 이뻤다.


  공연이 끝나고 사람들이 대부분 바로 자리를 떴다. 나는 이번에는 꼭 싸인을 받겠다는 생각으로 관객석에 계속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옆에 왠지 낯이 익은 사람이 있었다. 바로 재평 형이었다. 재평 형은 관객석 첫줄에 있었는데 주위 사람들이 아무도 못 알아봤다. 내가 다가가서 '혹시 신재평씨 아니세요?' 라고 물어봤는데 맞다며 나에게 싸인을 해주었다. 내가 남자라 비록 무덤덤한 반응이었지만 나는 이렇게 싸인 받는 것도 처음이라 무척 기뻤다. '티셔츠를 보고 왠지 느낌이 왔어요' 라는 말은 지금도 기억이 난다. 크크크. 내가 싸인을 받고 공연장 밖의 계단으로 나가려 하니 다른 여성분들이 재평 형의 싸인을 받으러 오더라.


  계단에서 20분 정도 기다리니 사람들은 6명 정도 남고 GMF 스탭 분들과 쌤 직원분들만 남았다. 지하 2층에서 한철 형님이 올라오셔서 나는 만나서 얘기를 나누었다. 아까 무대에서 한 건 거짓말이고 자기는 사실 강문근 선생님 안다며 2000년부터 welovetravel.net을 들렀다고, 자기 강문근 선생님 팬이라고 하셨다. 두 분의 삶의 철학이나 이미지가 너무 비슷해서 나는 역시 사람은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날의 두 번째 싸인을 티셔츠에 받았다. 사진도 찍었다.


  한철 형님께서 떠나신 후 대기실에서 민경 누나가 나와서 나에게 싸인을 해 주었다. 싸인도 받았는데 부천 꼭 가야겠다. (다음주 주말에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도 공연을 하신다고 한다) 재평, 한철 형님들 싸인은 티셔츠 오른쪽 사이드에 받았는데 민경 누나 싸인은 앞에 큼지막하게 받았다. 정말 이날에 만난 가수분들은 모두 멋진 분들이었고 관객에게 열린 분들이었다. 그래서 이번 공연의 모든 장면을 나는 절대로 잊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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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나가 준 은방울에는 DEB이라고 라벨이 붙어 있었다.
(한철 형님이 주신 피크에는 아무것도 안 써 있었다 ㅎㅎㅎ)
이날은 완전히 적극적으로 나갔던 날...
나의 지난 공연 관람에서도 이렇게 내가 적극적이었던 적은 없었다.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나는 열심히 소통했다.
그래서 전리품(?)도 많았고 집에 돌아오는 길 내내 떨리고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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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방울 형제
 담에 또
잘 부탁드려요!
^-^

아아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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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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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620

페퍼톤스 2집 'New Standard'

발매기념 공연을 다녀와서..

now we go!

 평소 좋아하던 페퍼톤스가 드디어 공연을 한다는 소식에 한결 들떴습니다. 민트페이퍼를 통해 공연 소식을 접한 때가 5월 말이었는데, 그때는 한창 기말고사의 압박을 느끼던 때였죠. 그런데 공연 날짜를 알아보니 마침 시험이 끝나고 다들 노는 그 기간이어서 엄청나게 기뻤습니다. (6월 20-21일) 고단한 시험이 끝나면 쌓였던 스트레스를 여기서 다 풀어버리겠다, 종강하면 나도 '뉴 히피'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인터파크로 바로 예매를 했습니다. 신기한 건 공연을 보는 사람 평균연령이 27.8세라는 거. 저는 상당히 젊은 축에 속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페퍼톤스 노래라면 왠지 만화영화와 시부야케이에서 영향을 받았으니까 팔팔한 대학생들에게 잘 먹힐거라 생각했는데 (그렇다고 otaku는 아니에요 크크크) 사실은 취업한 20대 후반-30대 초반 사람들에게 더 어필하나봐요. 아마도 페퍼톤스가 추구하는 가치 그리고 유희열, 이적, 이한철 등과 잘 어울리는 이미지 덕분이겠죠.

  같이 갈 사람을 무진장 찾아다니다가 결국 예매를 6월 12일에 했는데요, 이때 좌석이 20석 정도밖에 안 남아있어서 페퍼톤스의 인기를 실감했습니다. 공연 중 멘트에서 신재평 군은 실시간으로 인터파크 예매 현황을 확인하며 이장원 군에게 '걱정마 우리 완전 잘 팔리고 있어' 라고 했다는군요. 크크크. 아무튼 예매를 해놓고 터져나올 것 같은 기대감을 억누른 채 기말고사까지 다 봤습니다.

 그리고 공연을 보러 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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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가격은 44,000원, 인터파크에서 사니까 45,000원 나오더군요. 조금 비싸죠? 그래서 사실 처음에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냥 클럽데이나 갈까.. ㅎㅎㅎ 하지만 정식으로 자기 이름을 걸고 하는 '콘서트'와 그런 게스트 수준의 30분짜리 공연과는 분명 다를 거라 생각해서 예매를 했습니다. 자금 사정이 그리 넉넉치 못했는데도 미래에 쓸 돈을 땡겨서 어떻게 계좌이체까지 다 했습니다. 지금은 절대로 후회 안 해요.

  또 페퍼톤스 공연을 보게 된 건 게스트 때문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의 게스트를 보니 뎁 누님과 희열 옹께서 나오시더라구요. 사실 제가 제일 좋아하는 밴드는 마이앤트메리입니다만 토요일에는 일이 있어서 금요일에 보러 가게 되었어요. (나도 점점 커가면서 여자가 좋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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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 prepared

  공연을 보러 가기 전에 저는 갑자기 문득 걱정을 하나 하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뒤늦게 예매를 해서 좌석이 상당히 뒤에 있는데 안 보이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공연 당일 집에서 일찍 나와서 충무로의 카메라 가게에서 8배 확대되는 쌍안경 사갖고 왔습니다. 그것도 인터넷 사이트 찾아보고 가게에 전화해서 일찍 갈테니 다른 사람에게 팔지 말라고 부탁까지 하면서요. ㅎㅎㅎㅎ 하지만 공연 당일 쌍안경은 전혀 필요가 없었습니다. 공연장의 누구나 페퍼톤스를 가까이서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300석 규모의 공연장에서 쌍안경은 필요없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오히려 맨눈으로 더 즐겼죠.

  민트페이퍼에서는 페퍼톤스 공연 부스에서 기념 티셔츠를 판다고 공지를 해서 '사야지' 하고 마음을 먹었고 결국 그것도 샀습니다. 크크크 공연 보러간 사람만 가질수 있다는 생각에 페퍼톤스 싸인이 다 써 있는 2집 CD를 사는 것보다는 티셔츠가 낫다고 생각했어요. 그리고 공연 보러 가기 전에 뎁 누님 싸인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생각해서 Parellel Moons를 사서 가져갈까? 하고 생각했지만 싸인을 받을 기회는 없을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더라구요. 앨범 사면 돈도 더 들고 하니까 안 사고 그냥 갔습니다. 그리고 진짜로 공연 끝나고 뎁 누님과 페퍼톤스 형들은 나오지 않았어요. 결국 이번 콘서트 준비는 잘 했다고 속으로 생각했습니다.

at the spot

  공연 장소는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이었습니다. 공연 3일 전까지 이화여'대' 백주년기념관인줄 알아서 하마터면 큰일날 뻔했어요. ^^;;;;

  공연장의 위치는 운치있고 조용한 덕수궁 돌담길 정동극장 바로 근처였습니다. 시청역에서 10분 정도 걸리는 그 길로 갈 때 주변에 차 달리는 소리는 들리지 않고 적막함만 있었는데, 그래서 더 편안하고 낭만적인 공연이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백주년기념관 건물도 창덕궁 옆 미술관이나 대학로 소극장처럼 아담한 붉은 벽돌집이었어요. 기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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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바깥 창문
2 이화여고 백주년기념관 외관
3 공연장 내부 (공연 20분 전)

the concert

공연 처음에는 뎁 누님이 나와서 Golden Night과 Astro Girl을 불러주었어요. 하지만 사람들이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더라구요.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페퍼톤스지 뎁이 아니다, 혹은 나는 여자다(관객 성비는 33:66. 이장원씨의 대사 '그럼 나머지 1은 뭐야??'), 이런 이유들 때문이 아니었을까 감히 추측해봅니다. 1집 잘 팔려야 할텐데 ㅋㅋㅋ 잘 팔리겠죠? 아무튼 저는 처음부터 막 열광했어요.^^;;; 뎁 생각보다 키 크더라구요. 검은색 옷을 입고 나와서 그런지 전부터 좋아했던 김윤아 느낌도 나고.. 얼굴도 이쁘고 작곡도 하고.. (더이상의 묘사는 생략하겠습니다)

  DJ 안토니오의 나레이션와 함께 BGM 'Now We Go!'로 짜릿하게 등장한 그들. 그들은 파란색 꽃남방과 칠부바지에 트레이드마크인 뿔테안경과 쪼리(!!)까지 완벽하게 갖춰입고 나왔습니다. 정말 뉴 히피 제너레이션이구나.. 하고 감동했어요 ㅋㅋㅋㅋ

  등장 BGM이 끝나고 이어지는 순간의 정적.. 이런 정적은 공연 내내 한 열 번 정도 있었어요. 바로 그 이유는 그들의 미숙한 진행 때문이었습니다. 정말 이런 사소한 하나하나에도 긍정적 아마추어의 느낌이 막 와닿더라구요. 어, 이 잭 아닌데? 하는 소리도 정적 속에서 다 들리고.. 소극장 느낌 나고 좋았습니다.

  페퍼톤스는 멘트도 청산유수처럼 못 했어요. 머리속은 막 생각하고 있는데 말이 잘 안 나온대요. 사람들은 그래서 더 좋아했습니다. 심지어 '제가 이 시점에서 연희씨 소개를 해야 되는데 말을 까먹었어요. 잠시만요.' 하고 케로로가 그려진 공책을 들고 오더니 '제가 여기 써 왔어요.' 라고도 했다는.. (앞자리에 앉은 분들은 정말 좋았겠어요) 그래서 어색한 첫 멘트가 끝나고 바로 본격적인 공연에 들어갔습니다.



♬ 객원보컬 김현민씨와 연희씨(Westwind) - 해안도로, 오후의 행진곡 그리고 bike

  두분 다 확실히 뎁 보다는 라이브를 잘 하더라구요. 잘 들었습니다. 무대매너는 약간 어색했지만 노래를 참 잘 해서 충분히 사람들이 좋아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호응이 적었어요. 마치 대동제를 보는 느낌이랄까? 관객들이 2집 수록곡을 잘 모르는 듯한 느낌이 들더라구요. 아니면 1부 초반부라서 그런가? 아무튼 우리들은 페퍼톤스를 사랑합니다.

  해안도로와 오후의 행진곡 그리고 bike를 들으면서 저는 특히 연희씨가 좋아졌습니다. 정말 라이브를 잘 했어요. 그중에서는 제가 모르는 곡들도 간혹 있었는데 (아마 페퍼톤스 EP에 수록된 곡인 듯) 정말 높은 음역대도 완벽히 소화해내셨습니다. 홍대든 공중파든 이제는 우열을 평가할 수 없다고 느꼈어요.


♬ 곤란했던 곡들 - 불면증의 버스, Arabian Night, 그리고 Twinkle

  사실 '불면증의 버스'가 2집 곡들 중에서도 보컬이 불안한 곡인 건 사실이죠. 음역대가 높으니까ㅠㅠ 페퍼톤스 그들도 이번에 처음 무대에 올리는 곡이면서 또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자신들이 보컬로 부르는 곡이기 때문에 많이 부담 느꼈을 거에요. 저는 아직도 '흐릿한 거리에 흔들리는 네온 싸인들' 을 부르고 급 긴장하신 장원 형의 표정이 생생합니다. 앞으로는 좋은 보컬도 기대해 보겠어요~

  instrumental 곡중 아쉬웠던 곡은 Arabian Night였어요. 곡 자체가 공연용으로는 적합하지 못한 '곤란한 곡'이라는 사실이 가장 큰 타격이었죠. 그렇다고 가만히 감미롭게 몰입할 수도 없구요. 그 뒤에 있었던 Twinkle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역시 사람들은 곡이 MR에 기울수록 열광을 적게 하고, 마구 긁는 기타나 내지르는 보컬과 같은 생 라이브에 기울수록 열광을 많이 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 와중에 돋보였던 재평 형의 기타 연주! 저는 분명히 봤습니다. 그리고 곤란했던 곡들 다 해치우고 하는 멘트가 있었는데 정말 페퍼톤스다웠습니다.

 '여러분, 곤란한 곡들 참고 잘 들어주셔서 어, 고맙습니다. 이제는 재미있어 질 거에요. 객원보컬 막 쏟아져 나올거에요. 저희들은 조용히 기타 치고.. 아 역시 우리는 아직 노래까지는 좀 미달인 거 같아요.' 이런 겸손함이 매력이죠. 


♬ 난 일어서고 싶은데.. - Superfantastic, Diamonds 그리고 비밀의 밤

  공연 초반에 있었던 Superfantastic. 원래 신나라면 제일 신나는 곡이기도 한데 사람들이 앉아있는 상태에서 시작해서 앞에서 연희씨가 호응 유도해도 그리 약발이 없었습니다. 미리 일어서라고 말씀해주셨으면 다들 일어났을 텐데.. 그렇다고 제가 관객석에서 다들 앉아있는데 벌떡 일어날 수는 없는 노릇이었어요. Diamonds는 충분히 일어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곡을 편곡을 해서 조용한 부분과 신나는 부분이 번갈아 나오게 했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앉아 있었어요.

  그리고 미치도록 신나는 비밀의 밤! 이건 정말 클럽데이처럼 다들 방방 뛸 수도 있었는데 이 미숙한 진행 때문에 ㅋㅋㅋ 우리 톤스 형들이 미리 다들 일어서라는 말을 못하고 성급하게 간지를 내 주셨어요. (비밀의 밤 기타가 제일 신나고 제일 어렵습니다) 우리 착한 관객들은 앞에서 일어서라면 일어서는데, 확실히 아직 무대매너에서 미숙한 점이 보이더라구요. 하지만 저희들은 페퍼톤스를 사랑합니다. 후훗


♬ 감동적인 instrumental - Heavy Sun Heavy Moon, Colorful

  사실 이 곡을 콘서트에 올린다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정말 사운드가 풍부했고 연주도 훌륭했습니다. 여섯 개의 스크린에서 나오는 도로 질주 영상과 형형색색 물감 터지는 영상도 좋았구요. 앨범으로 들을 때는 별로다 생각했는데 이게 라이브로도 가능하다는 걸 눈으로 확인하고 난 뒤 두 곡에 대한 애착이 마구 생겼습니다.

♬ So Romantic! - Galaxy Tourist, 나는 달, 그리고 좋은 사람

  1부 마지막에 연진 누님이 등장하셨습니다. 21일 라이너스의 담요라고 해서 안 나올 줄 알았는데 나와주셔서 기뻤어요. 그리고 어색한 토크쇼 진행을 한다며 두 형들이 누님 곁에 앉아 어색한 인터뷰를 한 뒤 바로 Galaxy Tourist를 들려주었습니다. 별이 빛나는 소리가 없어서 장원 형이 옆에서 막 돌아다닌 모습, everything is real! 하기 위해 10초 전부터 준비하는 모습, 다 기억나요. 이런 게 페퍼톤스의 '공대다운 모습'일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데.. 아무튼 그렇습니다. 그리고 연진을 보는 두명의 눈빛이 확실히 뎁이나 연희를 볼 때랑은 다르더라구요. 예전 인터뷰에서도 밝혔죠. 자신들은 연진씨 팬이라고. 그런데 정말 그게 드러나더라구요. 개인적으로는 장원 형과 연진 누님이 몇년 안에 결혼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어울리지 않나요?

  그렇게 연진과 함께한 무대가 끝나고 사람들이 많이 기다려왔던 희열 옹께서 등장하셨습니다. 아, 그 웃는 얼굴 참 좋아요. 그리고 까칠한 말투도.. 옹께서는 역시 페퍼톤스와는 다르게 재미있는 멘트로 관중을 휘어잡으셨습니다. 그리고 '나는 달'과 '좋은 사람'을 불렀죠.

  저는 페퍼톤스의 무대에 대선배 유희열이 나온다는 사실이 참 보기 좋습니다. 후배를 챙기는 선배, 그리고 선배를 존경하는 후배의 모습이 관객에게 여과 없이 전달되기 때문이죠. 저번에 유희열 인터뷰를 읽어봤는데 옹께서 자기는 기존의 대중음악과 홍대의 새로운 젊은 아티스트 사이를 이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하셨습니다. 가장 민트페이퍼 계열 모던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이 유희열씨가 아닐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희열 옹께서는 재평 형과 정말 친한 거 같았어요.ㅋㅋ


♬ 공연의 정점 - Ready, Get Set, Go!, Balance! 그리고 New Hippie Generation

  후반부에는 이 세 곡으로 아주 그냥 열광의 도가니를 만들어버렸습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페퍼톤스 형들의 목소리에도 자신감이 생기고, 멘트도 자연스러워지고 목소리도 커졌습니다. Drama에서도 열창을 하셨지만 다시 한번 멋진 모습 보여주신 뎁 누님도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습니다. (후반부라 그런지 뎁 누님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리더라구요.) 레디앤 겟셋 고! 몇번 나올 때 관중들이 두손 드는 모습은 완전한 감동이었습니다. 정말 공연에 와본 사람만 안다니까요. 후훗

  이 세 곡은 정말 모두가 모든 가사를 따라불렀습니다. 저기 어디쯤에 명왕성이 떠 있을까? 한 다음에 '아직 모르겠다' 도 같이 해주고, Balance!에서 나오는 여자 코러스도 하고, 정말이지 하나가 된 기분이었어요.


♬ 앵콜 할까 말까? 한다!! - Everything Is OK, New Standard

  New Hippie Generation이 끝나고 사람들이 앵콜을 외쳤습니다. 사실 저는 기분좋게 끝나고 집에 가는 것도 괜찮다 생각했고 그리고 또 '설마 페퍼톤스가 앵콜을 준비할까?' 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앵콜을 2분 동안 계속 했는데 안 나왔어요. 그러다가 3단 케이크를 하나 가지고 나오더라구요. 케이크를 보컬 마이크 앞에 세워놓더니 '우리 새 멤버 케이크입니다' 라고 중얼거린 후 바로 급 앵콜곡. 분명 '이제 10시 50분이니 차 끊기겠네' 라고 했던 그들이 아무런 말도 없이 앵콜곡을 했습니다. 급작스럽게.. 다시 한 번 페퍼톤스다운 매력 발산하는 순간이었습니다.

 New Standard를 생 라이브로 질러줄 줄은 또 생각 못했습니다. 예상 외의 폭발적인 마지막 곡 때문에 다시 한번 감동했어요. 이것도 비밀의 밤처럼 기타가 여간 빡센 곡이 아니죠. ^^ 저는 이 곡이랑 Ready, Get Set, Go!에서 마지막에 기타 7번 코드 긁는 게 너무 좋더라구요.


  이렇게 오후 8시 1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거의 3시간에 걸친 공연이 끝났습니다. 총평을 하자면 이번 콘서트는 '미숙하고 어색하여 미미한 시작에서 감동적이고 창대한 끝으로 나아간, 희망과 열정에 찬 긍정적인 공연' 정도라고 할 수 있겠네요. 페퍼톤스, 그들의 연주 실력에 더이상 의문을 제기하지 않게 되었구요, (아직 보컬은 미숙하지만) 앞으로 한국 대중음악에 어떤 큰 공헌을 하게 될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사운드는 클럽데이에서의 공연과는 다르게 확실히 콘서트의 빵빵한 느낌을 살려냈구요, 중간중간 쐈던 초록색 '한빛 레이저'도 콘서트다운 모습을 더욱 띄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은 역시 6개의 PDP 스크린에 각 곡마다 함께 나왔던 'transaction' 영상이었습니다. 마스터 VJ잉 어쩌고...무대 옆에서 열심히 기계 만져준 스탭들 정말 고마워요~ 아참, 그리고 2부때부터 못나오신 드럼 김규희씨 건강하시구요. 티켓값 45,000원 전혀 아깝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뎁 누님께 '곧 보러 가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싶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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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념 티셔츠입니다. 8번 트랙 'New Hippie Generation' 3분 44초. 라고 써 있군요. 연두색이라 참 이뻐요. 오늘 아침 나름 페퍼톤스라고 집에서 후추와 하모니카를 가져와 still life 세팅 좀 해서 사진 찍었습니다. ㅎㅎ 노란 종이는 티켓이구요.

그리고 꼭 보러 갈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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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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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Soulffles H
Artist: Mondo Grosso
Album: MONDO GROSSO best
Genre: Acid Jazz

언제 이 음악을 듣고 기분이 좋아졌나요?

  쌀쌀하고 비가 오는 날 밤 사람들 북적거리는 신촌에서 혼자 걸을 때.

 가끔 혼자 신촌 거리를 걷다 보면 내 스스로 세련되고 싶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따뜻한 노래(연인과 듣는 노래)를 듣고 혼자 걸으면 왠지 궁상맞아 보인다. 날씨가 맑고 화창하고 따뜻하면 따뜻한 노래를 들으며 혼자 가도 좋지만, 어제같이 비가 쏟아지는 쌀쌀한 날에 사람들 북적거리는 신촌 거리를 걸을 때면 따뜻한 노래가 왜 그리도 불균형의 극치를 보여주는지.. 클럽음악과 같은 열정적이고 빠른 비트의 강렬하고 시끄러운 음악은 혼자 있어 외로운 도시인의 마음에 잘 와닿는다.

음악적인 감상 포인트는?

  일단 나는 이 곡을 통해 플룻이 얼마나 세련되면서도 도시적인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지를 알게 되었다. 곡 처음에 나오는 건 팬 플룻인 것 같은데, 아무튼 후반에는 플룻이 나온다. 플룻, 라틴 리듬을 살려주는 콩가, Clav 음색을 내는 신디사이저 (우리 동아리에 요시형 같은)그리고 전형적인 펑키 리듬의 애시드 재즈풍 드럼 비트, 이것들이 어우러져서 만드는 도시적인 소리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플룻은 클래식에서 쓰일 때와 재즈에서 쓰일 때 매우 이중적인 상반된 모습을 보여주는 악기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플룻이 더 매력 있다. 내가 두 개의 성격을 가진 이중인격자를 사랑하는 것처럼. 플룻은 클래식에서는 예쁘고 섬세하지만, 재즈에서는 원시적이고 박력있는 악기로 돌변한다. 그러한 재즈에서의 특성에 도시의 느낌이 가미된 플룻이 바로 이 곡 안에서의 플룻이다. 다른 재즈 곡처럼 플룻 솔로도 있는 것을 보면 음악적인 완성도도 뛰어나다.

이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한다면 어느 장면이 좋을까요?

 비보이 댄스 배틀할 때 이런 음악을 자주 쓰지 않나? 애시드 재즈.. 뭐 힙합과 애시드 재즈는 80년대부터 등장하기 시작한 같은 뿌리의 음악이라 할 수 있다.

 광고음악으로 써도 좋을 것 같다. 자동차 광고나 남성용 향수 광고가 어떨까?

이 음악을 듣고 나서 들어 보세요.

GRP All Star Big Band - Manteca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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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여섯 스물

주주클럽


yo shoking give me love give me love give me love
yo shoking give me love give me love give me love
나 이제 16 너 20살이야 나 이제 16 너 20살이야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넌 전화로 내나이라 말을 했잖아 give me love
난 니가 이렇게 어릴줄은 몰랐어 give me love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아이 야 야야 쇼킹 쇼킹

난 너에게 이해해 달라고 말을 하진 않을 거야
널 보는 이런 내마음을 넌 이해해야만 해

하지만 지금은 싫어도 언젠가 니가 더 컸을때
그 때를 기다릴께 그땐 내가 널 붙들지 몰라
나에겐 어린 너는 필요 없어 애인이 필요해


난 남들은 신경쓰고 살진 않아 하지만 우리를 친구들이 본다면
나를 욕할꺼야 쇼킹 쇼킹 변명을 해봐도 쇼킹 쇼킹
너의 목소리는 쇼킹 쇼킹 니가 아니었어 쇼킹 쇼킹
난 너에게 이해해달라고 말을 하진 않을 거야

널 보는 이런 내마음을 넌 이해해야만해
하지만 지금은 싫어도 언젠가 니가 더 컸을 때

그 때를 기다릴께 그땐 내가 널 붙들지 몰라
나에겐 어린 너는 필요없어 애인이 필요해



PC통신으로 만난 남자아이가 20살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자기보다 4살이나 어린 풋내기였다는 사실에

실망과 함께 그 아이가 더 클 훗날을 기대하는 마음을 표현한 곡이다.


당시에는 이 곡의 가사가 엄청난 히트를 쳤고, 말 그대로 한국의 기성 세대에게는 'Shocking' 하게 들려왔을 것이다. 은밀하게 이루어지던 PC통신이나 폰팅 등이 직접 가사로 표현되어 대중 매체에 등장하다니, 해맑은 척 하면서 까발릴 건 다 까발리는 모습이 지금 봐도 인상적이다. 마치 패닉의 2집에 수록된 곡들처럼, 가사는 젊고 솔직하다.


당시 주주클럽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크나큰 인기를 모았다고 한다. 특히 이웃나라 일본에서 이 선진적인 노래를 받아들여 일본의 국내가수 PV를 몰아냈다는 이야기가 있으니..


누구는 주다인의 특이한 창법이 고스란히 담긴 'Yo shocking give me love' 를 '요 쇼킹 디밀어'로 알고 있었다가 후에 가사를 들추어보니 'give me love'라는 사실을 알고 한참 웃었다고 한다. 나도 올해 들어 우연히 인터넷에서 이 노래를 다시 듣게 되었는데, 그 전까지는 야야야야 쇼킹쇼킹 밖에 몰랐다.


다시 듣고 나니 이 곡은 지금 들어도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들고, 그것은 곧 그 곡이 세월에 상관없이 듣기 좋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음을 뜻했다. 올해 대동제에는 이 곡을 무대에 올려야지. 백양로 끝에 우거진 나무 밑 그늘에서 스무살이 된 이들에게 이 노래를 선물한다. 정말 멋지겠구나.

2008.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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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국 내년 대동제를 기약하게 되었음 ㅎㅎ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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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네 이발관 - 순간을 믿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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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 둘이 되어 거침없는 슬픔 찾아오네

이제와서 꿈속을 헤매어 본들 어디에도 너는 없을거야

I saw your something 너의 달콤했던 말

I saw your something 너의 영원한 미소

그리워 그 순간들을 다시 헤아려보니

그래도 내겐 기쁨이 더 많았어

영원한 것은 없다 생각하지는 말아요

우리 기억 속에 남은 순간을 믿어요


한마음 둘이 되어 달콤했던 순간 사라지네

이제와서 꿈속을 헤매어 본들어디에도 너는 없을거야

I saw your something 너의 달콤했던 말

I saw your something 너의 영원한 미소

그리워 그 순간들을 다시 헤아려보니

그래도 내겐 기쁨이 더 많은 날이었어

난 항상 너를 뺏길 것 같아

애써 모든 일들을 가리려고만 했지

그 아픈 속을 다시 헤아려보니

그래도 내겐 기쁨이었었네


I saw your something너의 달콤했던 말

I saw your something (너의 비밀의 고백)

I saw your something my peach be alive

이젠 모두영원한 순간이 되려하네

I saw your something

I saw your something
 

이번 새터공연에서 내가 드럼보컬로 등장할 첫곡.

간드러지는 기타 솔로와 차분한 보컬 그리고 촌스러운 오르간은

기성세대의 유물인 종로 구석의 트로트 악단과

지금의 대학생이 좋아하는 삼청동의 카페와 꽃집을

보기 좋게 섞어서 여러분들께 선사할 것이다.

기대해요 08들.

난 아무래도 풋풋하고 멋 안 내고 달리지 않는 노래가 좋더라.
2008. 1. 10.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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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CC_이쁘다




뮤직 비디오

덴마크 음악 차트 -> http://allcharts.org/music/denmark/singles.htm

7월 25일 덴마크 음악 차트에서 1위를 하고 있는 곡이라 한번 찾아가 보았다. 과연 이 나라의 1위 음악은 어떤 음악일까..

  유튜브에서 Sys Bjerre - Malene를 치고 들어가보니 사람들이 꽤나 많이 동영상을 올려놓았다. 가수가 직접 찍은 일상 속의 사진을 가지고 자신들만의 UCC 비디오도 만들어 올리는 걸 보니 꽤 사랑받는구나 라고도 생각했다.

  정말 얼굴을 자세히 보니 딱 우리네들이 예전 생각하던 '사운드 오브 뮤직' 느낌의 이쁜 백인 소녀다. 아니라고 생각한다면 비디오 속의 Sys가 화장을 21세기로 해서 그럴 것이다. 역시 노래도 잘하고 얼굴도 이쁜 가수는 전세계적으로 꼭 몇 명씩 있는 거 같다.

 나는 처음에 덴마크 사람들은 다들 트랜스, 일렉트로니카같이 우울하고 침잠하고 반복하는 전자 음악을 좋아할 줄 알았다. 하지만 노래는 이웃나라인 독일과 네덜란드와 비슷하게 한없이 밝았다. 영국이나 아일랜드 그리고 프랑스에서는 느낄 수 없는, 꾸밈없고 숫기 없으면서 일상의 모습을 닮은 곡들이 덴마크 사람들의 음악 차트에도 많이 올라와 있었다.

  그리고 이 곡은 한국의 모던 락과도 감성이 참 비슷하다. 내가 아는 아티스트 중에 꼽자면 '뷰렛' 정도를 예로 들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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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리필터에서 소녀다운 느낌으로 한발 치우쳐 젊은 대학생들에게 강하게 어필하고 있는 뷰렛. 뷰렛의 음악은 빠른 비트의 경쾌하고 선명한 소리로 우리들의 귀를 반짝 열리게 해 주었다. 특히 대학교 축제가 되면 여성 새내기 보컬들은 너도나도 '거짓말'을 불렀던 기억이 아직도 내 눈에 선하다.

 머나먼 덴마크에서도 이처럼 젊은이들을 발랄하게 띄워주는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가 있었고, 두 나라 젊은이들의 감성은 비슷하게 연결되어 있었다. 이렇게 다른 나라와의 유사성을 발견하고 그 안에서 소통의 가능성을 찾는 것은 참 가슴 뛰는 일이다. 덴마크라고 해서 우중충한 날씨에 치즈와 요구르트만 먹는 조용한 나라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선입견에 불과하다. 시야를 넓히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라는 사실을 차츰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외국에서 같은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동분서주해야 하겠다.

<참고자료 - 뷰렛>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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