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칩톡 효과를 해소하기 위한 신문 사이트 내의 소셜 기능의 도입, 아고라의 서명운동 등이 이미 전개되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도 콜먼의 '인공 잔디' 캠페인 지적과 같이 상당히 저렴한 비용으로 대중에게 보상을 제공하면서 시민 의견을 집단적으로 형성하려는 노력이 있었다. 한국의 풀뿌리 민주주의는 미국의 1990-2000년대의 사회운동 사례중 총기 규제를 찬성하는 백만 어머니들의 행진과 비슷한 형태로 전개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이의 부작용이 사회적으로 비판을 받자 한국에서 가장 효과적이고 비판의 여지를 줄일 있는 소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해보게 되었다.

시민사회의 영역은 정치적 무관심을 없애고 아무런 의견이 없는 사람들에게 의견을 부여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넷에서 활동하는 시민단체들이 서명운동을 받으면 중도에 위치해 있던 사람들도 심심해서라도 어느 한쪽 편을 들게 된다. 당장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편하게 앉아있는 방에서 로그인 클릭 한번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사람들은 부담을 갖지 않고 한쪽의 정치적 의견에 손을 들어준다. 사람들이 정치에 참여하게 됨으로써 기존의 관료제 집단과 이익집단은 많아진 참여자라는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있도록 보다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아직 전자민주주의는 정치과정에서의 변화를 수도 없이 불러왔으며 기존에 비용과 인력 동원 면에서 제한을 가지고 있던 시민들이 나도 참여할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주었지만, 어디까지나 효과는 결과를 낳는 핵심 요인까지 바꾸지는 못하고 주변부에 맴돌았다. 한국의 백만 어머니들의 행진 운동은 촛불시위와 비견할 있다. 미국의 총기규제 찬성을 주장하는 어머니들은 한국의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한국인들에 대응된다. 미국이 교육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총기규제 이슈로 연결시켰다면 한국은 보건 분야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을 무역 이슈로 연결시켰다. 또한 실제 결과로는 자매들에 의해 백만 어머니들이 밀려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못했다는 점도 실제 한미 FTA 국회 비준으로 이어진 결과와 같이 일맥상통한다.

           아고라 청원운동이나 트위터의 100개가 넘는 리트윗 횟수가 직접적으로 국회나 정부기관 관계자들의 고려 대상으로 작용하기는 쉽지 않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RDD 방식으로 인터넷이 도래하기 방식의 전화 조사를 통해 실시한 여론조사 기관의 결과가 TV 신문을 통해 보도되며 국회나 정부기관의 관계자들은 보도 내용을 최고 결정자에게 보고한다. 다음날이나 다음주의 신문 기사를 보면 이전의 이러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라 이렇게 기조를 바꾸었다는 분석이 설명되어 있다. 나는 어떤 국장이 네티즌들의 리트윗을 관찰한 결과 입장을 바꾸었다는 이야기는 적이 없다. 여론조사기관의 공신력은 아직 강하고 정부와의 연결고리도 탄탄한 비해 조직적이지 못한 인터넷 상의 결사체 형성은 단지 네티즌들의 한풀이 공연 정도로만 치부되고 있다.

           이전에는 정부 바깥에서 결사체를 따로 만드는 과정이 진행되었는데 지금은 많은 소통 정책이 오히려 결사체의 형성을 막고 있는 형국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을 대상으로 직접 멘션을 보내는 행위는 하루에 4,000개가 있을 정도로 많은데, 이는 기존 게시판을 통한 의견 제시와 토론 활성화라는 보다 일이 아니라 개인적인 짧은 말이기 때문에 활성화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직접 보내는 멘션은 시민사회 영역에서 의견이 종합되고 분류되는 것이 아니라 공무원들에게 멘션의 종합과 분류를 위임한다. 현재 서울시에는 트위터 멘션을 담당하는 부서가 따로 있어서 정책결정과정에 반영이 되고 있고, 박원순 시장은 얼마 방송이 종료된 '원순씨의 서울이야기' 촬영하는 기간 그리고 평소의 무작위의 시간대에 시민의 의견을 관련 부처에 전달하고 지시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처럼 결사체의 형성 대신 개인적인 의견 전달의 효율화가 대두함에 따라 정보가 움직이는 속도는 더욱 빨라졌고, 그에 따라 전달된 의견에 대해 대응을 해야 하는 정책 결정자의 책임도 더욱 가중되었다. 지금 한국 사회의 소통은 주로 개인 단위로 이루어지고 있고 특정 단체로 개인들이 가입하여 집단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일에는 익숙하지 않다. 개인 단위의 소통이 갖는 효과는 점차 증대되고 있지만 완전히 권력기관 바깥에서 회원을 모집하고 모금을 하고 무엇보다 그를 바탕으로 효과적인 로비 활동을 전개하는 것에는 미성숙한 상황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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