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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럽다[―따][스스러우니·스스러워][형용사][ㅂ 불규칙 활용]
정분이 그리 두텁지 않아 조심스럽다.

  사전에는 이렇게 정의되어 있다. 지금 나의 세계에 같이 살고 있는 친구들과 후배들, 선배들을 볼 때, 스스러운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다. 나와 정분을 두텁게 키운 사람들은 내가 금방 생각해낼 수 있다. 농담을 못하고 친구들과 있을 때 필요한 말만 하고, 아무 이유 없이 서로에게 감정을 전달하는 말과 행동을 못 하는 건지 아니면 안 하는 건지 구별을 잘 못하는 나는 이러한 나의 성격 때문에 스스럽지 않은 사람들을 우리 학교에서 금방 찾아낼 수 있다. 그들은 나의 진심을 꿰뚫은 사람들이다. 어떤 연유로, 어떤 일이 발생했기에 그들과 내가 지금 이렇게 친해졌는지는 잘 모르겠다. 내가 아는 친구들은 나와 성격이 비슷하거나, 같은 방을 쓰거나, 선택과목이 다 같아서 항상 같이 수업을 듣거나 하는 경우다. 알고 보니 대부분의 스스럽지 않은 아이들과 나는 같이 시간을 보낼 때가 많다. 그럼 같이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은 친구들이나 선배들, 후배들과는 어떻게 정분을 쌓을 수 있을까.

  이것이 요즘 나의 고민이다. 단순무식한 감정 표현으로 서로 모르는 사이였던 사람들이 하루아침에 친해지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을 만들자니 머리만 아프다. 내가 정분을 두텁게 하고 싶은 사람, 그러나 현재는 같이 시간을 보내는 일이 없는 사람과 같이 있으려면 우선 그와 친해져야 하는데 그러면 친해지는 방법이 구체적으로 무엇일까. 우연을 자꾸 만들어서 우연을 인연처럼 가장하는 교활한 수법이 아닌 자연스러운 방법은 내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떠오르지 않는다. 특별히 내가 좋아하게 된 사람이 평소에 나와 같이 있지 않을 때에는 그 사람에게 다가가기가 더 어렵다. 일단 친해지고 나서는 같이 있는 시간 만들기는 매우 쉬운 일이지만, 그렇다면 친해지는 방법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나는 궁금하다. 이 방법을 몰라 헤매이는 나는 조금씩 슬퍼진다.  

  인간관계를 더 넓히는 일, 같은 뜻을 지닌 친구를 만드는 일, 여자친구를 만드는 일 모두 지금의 나와 같은 시기에 반드시 해야 할 일은 아니지만 나에게는 커다란 가치로 존재한다. 지금의 내가 스스로를 높게 여기고 행복해지기 위해서 추구해야 할 대상이다. 내 주위의 아직도 나와 스스러운 사람들이 나를 조심스럽게 대하지 않고 친한 친구로 대하는 순간이 올지 나는 기대하고 있다. 그리고 나 또한 조심스러운 관계에서 벗어나려 노력하고 있다.

2006. 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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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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