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내 주위의 사람들과 나의 생활 패턴을 비교해 볼 때 나의 그것이 주위 사람들과 많이 어긋났는지 다시 돌아보게 된다. 예전에는 나 혼자 집단 속에서 잘 살아갔는데, 이제는 항상 다른 사람들과 템포를 맞추어 가며 생활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남들이 놀 때 내가 일한다는 자부심이나 만족감보다는, 남들이 다 노는데 왜 나만 일하고 있는가라는 회의감이 더 앞선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사회 속에 발을 담그어 가는 나의 변해가는 모습을 내 스스로도 느낄 수가 있다.
주위 사람들과 함께 하는 행동이 많아질수록, 같이 행동하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사회성이라는 가치가 더 커진다. 자기가 독단적으로 일을 추진하여 자신만이 참여하는 일에서 좋은 성과를 보여준다면 그것도 좋은 일일 것이다. 하지만 혼자 하는 일을 통해서는 다른 사람과의 유대관계를 증진시킬 수 없다. 고작 내가 한 일에 대한 칭찬이나 피드백 등으로 표면적인 관계만을 사후에 맺게 될 뿐이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가치는 주위 사람들과 행동을 유사한 형식으로 비슷한 시간에 맞추어가면서 같이 행동함으로써 발생하는 인간적인 관계이다. 연인들이 특별히 같이 할 일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같이 다니는 이유는 지금 내가 말하고 싶은 '인간적인 관계의 증진'이다. 특정한 행동이나 일에 잠시 얽매여 있는 사람으로서 만나더라도, 그 만남이 지속되어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얼굴을 맞대고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유대관계가 점점 쌓여간다. 언제나 일할 수는 없는 인간이 일이라는 짐을 잠시 내려놓는 시간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사람과 사람이 서로 얼굴을 맞대고 있는 그 순간에 사람들 모두가 일에서 잠시 해방된 상태에 있다면 그때 인간적인 관계가 조금씩 자란다.
따라서 내가 지금 해야 할 일이 있어도 주위의 다른 사람들이 하던 일을 잠시 멈추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면 나 또한 그 대화에 참여하는 것이 나에게 좋다. 그 대화에서 빠진 상태에서 내 일만 계속 한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대화를 하는 기회를 놓치게 되고, 따라서 내가 일을 끝냈을 때 나와 같이 기분좋게 휴식을 취해 줄 사람이 많이 없게 된다. 그 사람들은 그전에 다 휴식을 취했고 이제는 일하기 바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과 비슷한 생활 패턴을 가진 사람을 자신과 다른 생활 패턴의 소유자보다 훨씬 더 좋아한다. 이 심리를 이용하여 내가 먼저 주위 사람들에게 나의 생활 리듬을 맞추어간다면 나는 사회성 높은 행복한 인간으로 점점 커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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