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설레게 하는 1번 트랙만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
언젠가는 꼭 만들고 싶었던 플레이리스트.
어느 앨범이든 1번 트랙은 앨범을 시작하면서 듣는 사람에게 설레는 감정을 선사하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다. 이후의 트랙에서는 슬프고 차분하고 처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저 멀리 있는 클라이맥스로 쓰이는 트랙으로 가기 위한 준비운동을 시켜주어야 한다. 준비운동부터가 차분하면 그 앨범은 굉장히 차분한 앨범일 것이다.
여기서는 아티스트가 매우 의도적으로 1번 트랙을 테마곡으로 지정한 경우는 제외하고, 청자들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앨범을 그리 장엄하거나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힘있게 끌어가는 곡들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1번 트랙은 절대로 튀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우리를 흥분시켰다 사라진다. 여기 소개한 곡들은 물론 모두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지만, 선정의 조건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음악을 앨범 째로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정한 감정 하나에만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 어느 앨범도 하나의 감정만을 계속해서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특정한 감정의 곡들을 특히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나에게는 '설렘'이다. 앨범 하나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설레도 나는 질리지 않는다.
1. 몽구스 - Cosmic Dancer
단순한 가사, 그렇지만 앨범 안의 어느 곡보다도 다양한 음색 편성이 매력적인 첫곡이다. 가성을 쓴 보컬 때문인지 가사가 잘 들리지는 않는다. 코러스도 많이 들어가서 보컬 한 명만이 앞에 나서는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겸손함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사실 프로듀서인 몬구와 지누는 무서울 정도로 잘난 프로듀싱을 정교하게 짜여진 신디사이저 음색으로 보여주고 있다.)
2. Paris Match - Stars
늦은 여름 가을을 맞이하는 화창한 날 아침에 듣기 좋은 이 앨범에서 템포가 가장 빠르지는 않지만 가장 분주한 트랙이다. 가장 빠른 곡은 물론 빠른 스윙인 태양의 키스겠지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는 빠른 템포보다는 BPM 120~133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Cosmic Dancer도 이 정도의 BPM이다. 분주한 기타가 중심을 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동안 어느새 피아노와 브라스가 곁을 휙 스쳐간다. 배경을 파란 물감으로 간소하게 그리다가 이내 사라지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3. Clazziquai - You Never Know
밍기적거리며 느끼하게 접근하는 듯 하다가 이내 날렵한 라틴 리듬을 부드럽게 타는 이 첫번째 트랙은 마치 소리없이 나에게 뛰어와 안기는 고양이와도 같다. 별 뜻 없는 것 같은 후렴구 가사도 1번 트랙에 적합하다. 이 곡의 엔딩이 점점 커지면서 갑자기 멈추는 엔딩이었다면 중간에 놓였겠지만 이 곡은 그저 페이드아웃을 하며 사라진다.
4. D'Sound - Enjoy
이 앨범은 유혹, 슬픔, 다짐 등의 여러 가지 감정을 담고 있지만 앨범의 주인공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어울리는 1번 트랙이다. 쉬운 후렴구 가사는 앨범을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부르며 점점 기대감을 부풀리게 만들어준다.
5. My Aunt Mary - Monologue
'공항 가는 길'과는 다르게 이 첫번째 트랙은 4집의 정서를 요약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트랙이다. 4집이 전체적으로 3집보다 덜 변화무쌍하고 대신 훨씬 더 차분하고 모던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6. Sergio Mendes - The Look of Love
이 1번 트랙은 가장 시크하게 사랑노래를 시작하고 싶은 Sergio Mendes 옹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크하게 시작하여 정 많게 끝나는 이 앨범이 계속 듣고 싶은 라운지 음악인 이유는 이 트랙을 중간이나 끝에 두지 않은 데 있다.
1번 트랙은 Intro를 위해 처음부터 운명지어지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살랑살랑 건드리는 곡은 2번 트랙부터인 앨범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빠뜨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같이 쓴다.
7. Tahiti 80 - 1000 Times
스트링이 귀에 감기는 주된 멜로디라서 부드럽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절제하는 듯한 8비트 드럼도 택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며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와 같이 평탄함 속의 설렘을 선사해준다. 후렴구에서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드럼의 끊김, 일렉기타의 늦은 아르페지오, 그리고 극적인 스트링 때문에 매력적인 1번 트랙에 넣었다.
8. Los Amigos Invisibles - La Vecina
1번 트랙의 마지막에서 우주여행의 개략적인 소개를 끝내고 지구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여자의 하이힐 내딛는 소리와 함께 느려지는 템포는 이 2번 트랙을 위해서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과 같은 느낌이다. 이 곡은 신나지만 시종일관 서늘하다. 미소를 띠며 몸을 흔들 수 있다.
지금 와서 다시 보니 BPM 120~133의 엔딩이 페이드아웃인 곡들이 내가 좋아하는 1번 트랙이다. 이 발견은 굉장히 신기하고 흥미롭다. 어떤 음악 외적인 목적을 가지고 음악을 골랐는데 음악이 모두 같은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러분의 가장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표현한 1번 트랙들을 모아보면 각 곡이 어떤 공통된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언젠가는 꼭 만들고 싶었던 플레이리스트.
어느 앨범이든 1번 트랙은 앨범을 시작하면서 듣는 사람에게 설레는 감정을 선사하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다. 이후의 트랙에서는 슬프고 차분하고 처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저 멀리 있는 클라이맥스로 쓰이는 트랙으로 가기 위한 준비운동을 시켜주어야 한다. 준비운동부터가 차분하면 그 앨범은 굉장히 차분한 앨범일 것이다.
여기서는 아티스트가 매우 의도적으로 1번 트랙을 테마곡으로 지정한 경우는 제외하고, 청자들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앨범을 그리 장엄하거나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힘있게 끌어가는 곡들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1번 트랙은 절대로 튀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우리를 흥분시켰다 사라진다. 여기 소개한 곡들은 물론 모두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지만, 선정의 조건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음악을 앨범 째로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정한 감정 하나에만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 어느 앨범도 하나의 감정만을 계속해서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특정한 감정의 곡들을 특히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나에게는 '설렘'이다. 앨범 하나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설레도 나는 질리지 않는다.
1. 몽구스 - Cosmic Dancer
단순한 가사, 그렇지만 앨범 안의 어느 곡보다도 다양한 음색 편성이 매력적인 첫곡이다. 가성을 쓴 보컬 때문인지 가사가 잘 들리지는 않는다. 코러스도 많이 들어가서 보컬 한 명만이 앞에 나서는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겸손함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사실 프로듀서인 몬구와 지누는 무서울 정도로 잘난 프로듀싱을 정교하게 짜여진 신디사이저 음색으로 보여주고 있다.)
2. Paris Match - Stars
늦은 여름 가을을 맞이하는 화창한 날 아침에 듣기 좋은 이 앨범에서 템포가 가장 빠르지는 않지만 가장 분주한 트랙이다. 가장 빠른 곡은 물론 빠른 스윙인 태양의 키스겠지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는 빠른 템포보다는 BPM 120~133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Cosmic Dancer도 이 정도의 BPM이다. 분주한 기타가 중심을 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동안 어느새 피아노와 브라스가 곁을 휙 스쳐간다. 배경을 파란 물감으로 간소하게 그리다가 이내 사라지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3. Clazziquai - You Never Know
밍기적거리며 느끼하게 접근하는 듯 하다가 이내 날렵한 라틴 리듬을 부드럽게 타는 이 첫번째 트랙은 마치 소리없이 나에게 뛰어와 안기는 고양이와도 같다. 별 뜻 없는 것 같은 후렴구 가사도 1번 트랙에 적합하다. 이 곡의 엔딩이 점점 커지면서 갑자기 멈추는 엔딩이었다면 중간에 놓였겠지만 이 곡은 그저 페이드아웃을 하며 사라진다.
4. D'Sound - Enjoy
이 앨범은 유혹, 슬픔, 다짐 등의 여러 가지 감정을 담고 있지만 앨범의 주인공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어울리는 1번 트랙이다. 쉬운 후렴구 가사는 앨범을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부르며 점점 기대감을 부풀리게 만들어준다.
5. My Aunt Mary - Monologue
'공항 가는 길'과는 다르게 이 첫번째 트랙은 4집의 정서를 요약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트랙이다. 4집이 전체적으로 3집보다 덜 변화무쌍하고 대신 훨씬 더 차분하고 모던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6. Sergio Mendes - The Look of Love
이 1번 트랙은 가장 시크하게 사랑노래를 시작하고 싶은 Sergio Mendes 옹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크하게 시작하여 정 많게 끝나는 이 앨범이 계속 듣고 싶은 라운지 음악인 이유는 이 트랙을 중간이나 끝에 두지 않은 데 있다.
1번 트랙은 Intro를 위해 처음부터 운명지어지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살랑살랑 건드리는 곡은 2번 트랙부터인 앨범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빠뜨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같이 쓴다.
7. Tahiti 80 - 1000 Times
스트링이 귀에 감기는 주된 멜로디라서 부드럽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절제하는 듯한 8비트 드럼도 택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며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와 같이 평탄함 속의 설렘을 선사해준다. 후렴구에서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드럼의 끊김, 일렉기타의 늦은 아르페지오, 그리고 극적인 스트링 때문에 매력적인 1번 트랙에 넣었다.
8. Los Amigos Invisibles - La Vecina
1번 트랙의 마지막에서 우주여행의 개략적인 소개를 끝내고 지구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여자의 하이힐 내딛는 소리와 함께 느려지는 템포는 이 2번 트랙을 위해서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과 같은 느낌이다. 이 곡은 신나지만 시종일관 서늘하다. 미소를 띠며 몸을 흔들 수 있다.
지금 와서 다시 보니 BPM 120~133의 엔딩이 페이드아웃인 곡들이 내가 좋아하는 1번 트랙이다. 이 발견은 굉장히 신기하고 흥미롭다. 어떤 음악 외적인 목적을 가지고 음악을 골랐는데 음악이 모두 같은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러분의 가장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표현한 1번 트랙들을 모아보면 각 곡이 어떤 공통된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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