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몇일이다, 몇년이다 라는 개념은 시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오늘이 무슨 달이고 무슨 요일인지는 그만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전세계적으로 달과 요일은 정서를 품은 음악 속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주제가 되었지요. 세계화로 연결된 우리와 친숙한 나라에 사는 사람들은 비슷한 패턴의 도시 생활을 하고 있어서 가지는 감정도 서로 비슷해져서 어떻게 보면 적어도 요일이라는 기준만으로 감정의 변화를 지켜보면 모든 사람들의 감정에서 평준화된 추세가 발견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추세를 부드럽게 타기 위해서 우리는 교통수단을 타고 이동하는 혼자 있는 시간에 자신의 마음을 요일에 어울리게 맞추기 위해 음악을 듣곤 하지요. 그리고 그런 사람들의 수요에 맞추어 요일을 주제로 한 곡들도 가끔씩 생겨나고 있구요. 여기서는 요일이 곡 제목에 들어가거나 가사 속에 들어가는 곡들을 찾아 소개해 드릴까 해요.
월요일
월요일은 차분하게 시작하면서 한주의 시작이라는 스트레스에 신경쓰지 않고 초연해지는 건 어떨까요? 제가 소개하는 두 곡은 빵빵한 로고송으로 시작하는 아침뉴스나, 호들갑을 떨며 힘차게 새날을 열어가는 사람들을 소개하는 '오늘아침' 프로그램이 가지고 있는 '월요일은 힘차게!' 라는 고정관념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곡들이에요. 저는 성격이 밝은 성격은 아니고, 물론 밝을 필요가 있을 때에는 한없이 밝아지지만 억지로 밝아지기는 싫어서 차분한 시작으로 미소만 지을 수 있을 정도면 딱 좋더라구요.
1. The Carpenters - Rainy Days and Mondays
2. The Bangles - Manic Monday
화요일
월요일, 고달픈 새 한주의 시작을 겪어낸 당신. 주말 동안 정신을 가볍게 하고 어제는 일이나 공부의 양이 많아 감정에 집중할 수 없었으니 화요일부터는 잠시 쉬었다 가는 기분으로 혼자만의 산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날씨가 흐리든 맑든 상관하지 않고 말이죠.
1. 미스티 블루 - 화요일의 실루엣
2. Swan Dive - Groovy Tuesday
수요일
수요일은 한 주의 중간이라 시간이 정말 안 가는 기분이 들어요. 무언가 정체되어 있는 느낌도 들고, 그래서 부단히 친구들을 만나거나 평소에 미루어두었던 일을 파고들던지 해서 느리게 가는 시간을 빨리 가게 해야 할 것 같아요. 이제 한 주도 꺾였으니 놀아야 하는데 주말이 오기까지는 3일이나 남았을 때, 그 애절함과 기다림에 어울리는 곡들이 몇 개 있어서 소개해 드려요.
1. 루싸이트토끼 - 수요일
'수요일'은 어디를 찾아봐도 없어서 '꿈에선 놀아줘'로 대신 올렸어요
2. Lisa Loeb - Waiting for Wednesday
목요일
제가 좋아하는 앨범 중에 John Mayer의 'Any Given Thursday'라는 곡이 있는데, 이 곡을 목요일에 학교 수업이 끝나고 버스를 타고 올 때나 중간에 한강변을 거칠 때 들으면 한 주의 힘든 일은 다 지나가고 이제 힘차게 놀 준비를 해야겠다는 해방감을 맛볼 수가 있어요. 목요일은 확실히 억눌려있고 정적이고 마음이 자유롭지 못한 수요일보다는 밝고 명랑하죠. 누군가는 그동안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제나 과제를 떠안게 되어 직장이나 학교에서 막판 스퍼트를 내는 식으로 갑자기 일과가 벅차게 될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1. The Moonshiners - 목요일의 연인
금요일
드디어 일과가 끝난 금요일 밤. 금요일 밤에 혼자 집에 있으면 그것보다 바보같은 일은 없을 거에요. 아무런 부담이 없는 최고로 한가하고 가벼운 토요일 아침을 보장받으며 밤새도록 놀 수 있으니까 말이죠. 그런데 밤새도록 놀기 위해 사람들은 평소에 즐겨 찾는 가까운 번화가나 익숙한 과방/동아리방 등의 공간보다는 서울의 바깥으로 짧은 여행을 가거나 평소에 인터넷으로 찾아본 유명한 장소를 찾아가거나 조금은 비싸더라도 환상적인 인테리어와 맛을 자랑하는 레스토랑으로 많이 가는 것 같아요. 그것도 연인의 손을 잡고 둘만이서 가거나 가장 친한 몇 명의 친구들끼리 어울려서, 그 어느 날보다 화려하고 풍성한 밤을 보내는 것처럼 보여요. 클럽처럼 시끄러울 수도 있고 찻집처럼 조용할 수도 있지만 금요일의 휴식만한 게 없죠.
1. Clazziquai - 금요일의 Blues
2. The Cure - Friday I'm in Love
토요일
금요일에 가장 신나고 화끈하게 논 다음 찾아오는 토요일 아침, 토요일은 생각보다는 조용하고 때로는 혼자 보내는 게 편하게 느껴질 때도 있어요. 날씨가 좋으면 친구들과 번화가를 산책하고 쇼핑을 한다거나 각종 군것질을 하고,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면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를 보는 정도로, 토요일 밤도 금요일 밤 못지않게 해방감을 느낄 수 있지만 어제 잘 놀았던 사람들은 후회가 없어서 토요일에 그런 마음이 생기지 않을 때도 있어요.
1. Paris Match - Saturday
일요일
그리고 일요일. 저는 교회를 다녀서 그런지 일요일은 노는 주말이 아니라 안식일, 휴일과 같이 가족들과 편안하게 지내는 날이라는 느낌이 더 강해요. 일요일에는 우리나라나 일본을 뺀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낮에는 모든 상점들이 문을 닫는 것처럼, 세상 사람들이 평소에 관심과 애정을 쏟지 못했던 가족들을 위해 집에서 시간을 보내라고 암묵적인 동의를 하는 것 같아요. 우리나라나 일본도 이제는 일요일에는 거의 일을 안 하죠. 친구나 애인과는 만나기보다 전화나 인터넷을 통해 집에 편안하게 앉아 대화를 하는 게 더 일요일에 어울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진짜 친한 동성 친구와의 끈끈한 우정을 갖고 있다면 다음날이 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허물없이 술잔을 기울이는 사람들도 주위에 많아요. 전 그게 부럽더라구요.
1. 재주소년 - Sunday
2. Loveholic - 일요일 맑음
3. Maroon 5 - Sunday Morning
4. Acid House Kings - Sunday Morning
5. Earth, Wind & Fire - Sunday Morning
6. Fourplay - Sunday Morning
7. The Indigo - Sunday Morning
8. Oasis - Sunday Morning Call
9. Aquibird - Sunday Morning Driver
위의 곡들은 각자 찾아 들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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