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컴퓨터 앞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자동차를 점검할 때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장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합니다. 평가는 숙달된 준비를 한 사람만이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 이상 깐깐할 수 없을 만큼 완벽주의적인 잣대를 대어보아 결점이 없고 칭찬받을 만한 점이 많을 때 우리는 자신의 일에 대해 객관적인 박수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나 자기 일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즉각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잡고 있는 일들에 집중하다보니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잠시 멀어지지는 않을까요?
체크리스트는 어떤 특정한 과정을 통과하기 전, 통과하는 도중 혹은 통과한 후에 그 과정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관리 도구입니다. 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체크리스트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번거로울 뿐이죠. 누가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옆에 종이 쪽지 하나를 인쇄해 놓고 그곳에 쓰인 문장과 지금의 나를 비교할까요? 그런데 요즘은 학생이나 사무직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장시간 한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자리에서 (주로 책상 앞에서) 오랜 시간동안, 그것도 컴퓨터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자리잡았습니다. 즉 체크리스트의 활용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체크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_나한테 꼭 맞는 체크리스트여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일종의 개인 코치입니다. 예를 들어 회원관리가 잘 되는 헬스클럽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하면 하나의 '벤치 프레스 6세트'라는 행동이 가지는 수많은 세부사항에 대해 일일이 지적을 받고 보다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게 되고 평가자가 있다는 사실에 성취 욕구도 높아집니다. 체크리스트가 있다면 나의 평가자가 사람에서 '자료'로 바뀌었을 뿐 특별한 차이는 없습니다. 어차피 주위에서 나를 평가하는 사람은 일정한 기준 몇백 개만 가지고 나를 평가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 기준을 기분 따라 바꾸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변한 기준을 가진 체크리스트는 사람과 큰 차이를 갖지 않습니다. 단 리스트에 써 있는 항목을 자기가 열심히 받아들인다는 열정과 믿음은 가지고 있어야 하겠죠?
개인 코치로서의 체크리스트이기 때문에 그 안의 세부 항목은 자신의 특성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면 좋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한다 하더라도 나는 도저히 그런 식으로 작업할 성격이 못 된다면 과감히 버릴 때도 있어야 합니다. 최선의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성격과 능력을 곰곰이 따져보아 자신이 특출나게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옆에서 쿡쿡 찔러줄 수 있는 항목들을 스스로 설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드시!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만드세요. 개인 트레이너를 주문할 때 나의 체형이나 요구사항을 적는 일처럼 말이죠.
다음 사이트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삶에서의 많은 체크리스트를 모아놓은 사이트입니다. www.checklists.com 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좋다고 하며 쓰는데, 이러한 종류의 체크리스트는 개인이 가진 특수성을 결여하여 행동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파워가 상당히 낮습니다.
둘_객관적인 성공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리 자기에게 꼭 맞는 체크리스트라 할지라도 써놓은 항목이 누구나 다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그건 종이에 낙서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객관적인 성공의 기준을 종종 까먹기 때문에 그를 보완하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활용합니다. 체크리스트는 예전에 써놓은 것으로서 다시 들추어볼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기 전에 인터넷 사이트나 책 등의 자료를 통하여 '이렇게 하면 부자될 수 있다' '블로그 방문자 끌어모으는 10가지 비법' 등의 규범적인 내용들을 많이 참고하여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규범을 수집하세요. 그 다음 규범에 맞는 질문을 만들어 체크리스트 항목에 추가하세요.
남들과 다르고 싶다고 자기 개성만 추구하여 남들에게 인정도 못 받고 잠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개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 '저 사람은 참 개성 있는 친구야'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도 함께 동의하는 당위(sollen)를 품고 그 위에 자기만의 독특한 존재(sein)를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셋_한 과정 안의 최대한 구체적인 작업과 관련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일은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수없이 많이 쪼갤 수 있습니다. 모든 체크리스트는 커다란 과정의 흐름 속에 있는 한 가지의 구체적인 작업에 대한 체크리스트여야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 도구라 불릴 수 있습니다. 과정을 많이 쪼개면 쪼갤수록 하나의 작업은 더 구체적이 됩니다. 최대한 쪼개고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기 위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세요. 자기만의 생각과 자신의 기존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하여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도 있고, 주변의 사례를 본 후 그 사례 안의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을 하나하나 역추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은 제가 블로그 포스트의 작성 과정이라는 커다란 과정 안에 있는 하나의 구체적인 작업인 '포스트의 주제 평가'에 관한 체크리스트 일부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급하게 만들어서 참 몹쓸 예시기는 하지만) 저는 주제를 찾고 개요를 작성해 본 후에 포스트의 주제를 평가하여 니치 적합성, 흥미성, 정보성, 독창성 or 경쟁 우위성, 커리어 연관성 등의 객관적이면서도 개인에 맞추어진 기준을 적용해 봅니다.
넷_의무와 선택을 구분하라!
하지만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모두 다 체크해야 '나는 잘한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가혹한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두 단계 정도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이렇게 합니다.
Positive : 하면 좋고 안해도 그만인 요구사항. 많이 하면 할수록 나는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선택의 영역이다.
Negative : 반드시 아무것도 체크할 수 없어야 정상인 사항. 의무의 영역이다.
사실 Positive보다는 Negative가 훨씬 중요합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구요, 컴퓨터가 바이러스 검사를 할 때에도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게 가장 좋고 깨끗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2단계로 구분해 놓으면 이번 일은 성공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한계선을 만들 수 있고, 구체적인 한계선에 따라 체크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마치며
그 외에 체크리스트 항목 개수, 체크리스트 주제의 구체적인 정도 등은 알아서 자신에게 맞게 설계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를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서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기쁜 일이고, 자신의 발전에 커다란 밑바탕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평가자가 없을 경우에는, 행동 하나하나 할 때마다 걱정하거나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복잡한 생각에 휘말리지 말고 평가의 잣대를 기록으로 남겨 마음을 편하게 갖고 그 기록에 의존하세요. 그것이 기록이 가지는 수많은 종류의 힘 중 하나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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