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몹의 등장과 디지털 네이티브의 탄생은 인터넷을 통해 정보를 접하고 인터넷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정치적 참여 주체를 한국 사회 전체에 일반화시켰다. 지금 초등학생 세대의 아이들이 인터넷을 매우 자연스럽게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고, 현재 50대 이상의 우리가 보수적인 기성세대라고 칭하는 분들도 인터넷을 자연스럽게 이용하여서 현재 인터넷 안에는 한국사회를 구성하는 모든 정치적 성향이 반영되어 있다고 말해도 된다. 보수 언론과 진보 언론이 모두 독립된 웹사이트와 관련 사회연결망서비스 계정으로 이용자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 국민들이 공짜 스마트폰 제도의 혜택으로 웬만하면 인터넷을 스마트폰으로 쓸 수 있는 환경에 있는데도 불구하고 인터넷을 통한 정치 참여에서 제한된 이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할 환경에 놓일 수 없는 저소득층, 업무가 과중하여 온라인에서의 정치 참여가 어려운 이들, 한국어를 쓰고 읽기에 능하지 못해 목소리를 크게 낼 수 없는 외국인들 또한 존재한다. 인터넷이 가져오는 디지털 거버넌스가 한국 사회에서 정당화될 수 있도록 현재 디지털 거버넌스가 사회 전체의 어느 정도를 덮고 있는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그 와중에 인터넷은 과연 이용자들의 행동에 대해 중립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질문할 필요가 있다. 2012년 9월에 출판된 책 '두 얼굴의 네이버'를 읽어보면 한국의 거대 포털사이트의 등장이 오프라인 세계의 정치권력을 어떻게 온라인에서도 옮겨오며 그에 따라 평등한 표현의 자유가 어떻게 제한되고 사람들의 사고방식이 영향을 받는지를 설명하고 있다. 즉 한국인의 웹 브라우저 홈페이지에서 80%를 차지하고 있다는 네이버 첫페이지의 실시간 검색순위와 뉴스캐스트, 오픈캐스트가 어떤 정보를 선별해 보여주는가는 대중의 취향이 이렇다라는 것을 보여주는 창인데 이것이 조작될 경우 여론도 함께 조작된다는 논리다.

 한편 대의민주주의를 대신할 새로운 숙의민주주의가 대두되고 있는데 숙의민주주의의 제도화를 이루기 위해 대의민주주의와 관련된 제도를 점차 폐기하고 수정해야 하는가 고민해보아야 한다. 탈중앙집권화와 개인의 권리 강화가 이루어지고 있는 사이버 공간에서 변화 가설에 따라 제도의 수정을 하고 수정된 제도를 반영하는 미디어로서 새로운 웹서비스를 기획해야 하는지, 아니면 정상화 가설에 따라 제도를 유지하고 온라인 상의 의견 공유 서비스를 대의민주주의를 뒷받침하는 도구로서 기획해야 하는지 의견이 분분할 것이다. ID가 인터넷에서 개인을 세는 단위인데, 모든 사람이 같은 웹 서비스의 ID를 가지고 있어서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웹 서비스는 민간 차원에서 인터넷 대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주도로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정부가 나서서 만들어야만 실현이 될 수 있을 것인가도 논의하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이번 정보사회와 정치 수업을 듣는 분들에게 가상세계와 현실의 장벽을 없애 가상과 현실 사이를 마음대로 드나들고 개인의 자아를 온라인으로 새로 구성하고 현실에서 맛볼 수 없는 경험을 온라인에서 하는 경향이 한국인들에게 어느 정도로 적용되는지, 한국인들은 현실과 가상의 벽을 없애는 데 얼마나 호의적인지, 과거 한국인들이 가져온 문화 관습이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작용하는지 등을 함께 이야기해보고 싶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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