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는 프랑스 파리 2구에 위치한 Paris Social Club을 찾았다. 주소, 일정 및 기타 자세한 정보는 www.parissocialclub.com 을 참고하기 바란다.


분위기


 파리에 거주하는 프랑스인 대학생들은 동성 친구들끼리 이곳을 찾는다. 가격이 그리 싸지도 비싸지도 않고 고급스러운 음악에 비해 드레스코드도 없다. 그래서 대학생들도 많이 오는 것 같다. 우리는 파티의 시작 시각인 자정에 딱 맞추어 들어갔는데 그때는 사람이 한 20명 정도밖에 없었다. 하지만 1시가 되자 거의 200명 가까이 되었다.

 안의 공간은 검정 소파 50석이 있는 복도, 복도 끝에 화장실과 첫번째 바, 첫번째 바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다시 복도, 그 복도 끝에 두번째 바, 두번째 바에서 왼쪽으로 꺾어 들어가면 150명 정도 수용할 수 있는 플로어가 있다. DJ는 플로어의 맨 앞 무대에 위치하고 있다.

 천장 사각형 큐브가 Pet Shop Boys의 Pandemonium Tour처럼 색상이 바뀌었다. 웹사이트 디자인만을 보고 딱 내 스타일이어서 가자고 생각했는데 인테리어도 내 스타일이었다.


사람들


 사람들은 매너가 좋고 개방적이다. 남자들 중에는 게이가 10퍼센트 정도 있다. 그들은 이미 짝을 찾아가지고 오고 자기네들끼리 논다.
나머지 남자들 중 절반은 여자들에게 집적거리고 절반은 그냥 음악을 즐기거나 다른 남자 친구들과 논다.
 Social club은 거의 100퍼센트 파리 현지인들이 가는 곳이며 백인의 비율이 매우 높은 세련된 일렉트로닉 클럽이다. 이곳에는 귀여움이 통하지 않는다. 여자는 누구도 한국 일본 여자처럼 귀여운 애교 같은 걸 부리지 않는다. 남자의 경우 소심한 매력이라는 건 전혀 없다. 다들 느끼한 눈빛으로 무언가를 속삭이며 여자들을 살살 녹이다가 새벽 세시쯤 되면 저쪽에서 앉아 웃고 키스하고 잘들 놀고 있는다. 한마디로 와일드하고 과격하고 가끔은 제정신이 아니어보일수도 있어야 한다. 한국인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옷차림이 말쑥하거나 돈이 많아보이거나 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오히려 가난해보이는 사람들이 말빨과 적극성으로 여자들을 만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외국인은 현지인에게 다가가 대화를 오래 이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질문과 답변, 서로의 호기심을 말로 풀어가는 것 정도는 가능하지만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과거의 기억 이야기, 같은 도시에 살면서 말할 수 있는 생활 관련 이야기나 자신이 아는 다른 사람 이야기 등은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봤을때는 외국인은 절대 헌팅을 하지 못한다.
사람들이 모두 소파에 앉으려 하는 게 아니라서 힘들면 플로어에 나가서 춤을 추다가 언제든 소파로 돌아가 앉을 수 있다. 하지만 잠이 들면 보안요원들이 돌아다니다가 발견하고 깨운다.
오전 3시쯤 되면 짝을 다들 찾아서 바 앞의 복도에서 유럽 마을 축제처럼 짝지어 춤을 춘다. 아시아 사람이 보기에는 참 정겨운 풍경이었다. 이들은 마을 축제에서부터 이러한 모임에 익숙해지며 자라왔기 때문에 클럽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이리라.
 사람들이 술을 마셔도 막 취해서 보안요원에게 끌려나가는 경우는 없고, 다들 적당히 선을 지켜서 보기 좋았다. 하지만 남녀가 눈이 맞았을 때는 공공장소인 복도에서조차도 풍기문란 딱 직전까지 간다.


음악


 음악은 이날의 여자 DJ의 경우 서울의 강남 클럽에서 들리는 하우스 라운지 음악과 비슷했다. 내가 좋아하는 나카타 야스타카와도 비슷했다. 확실히 여자 DJ가 사용하는 음색 스펙트럼이 더 넓고 다양하고 부드럽게 깔리는 음색을 많이 써서 좋다. 남자 DJ의 곡은 역시나 투박하고 강한 하우스 음악이었다.  나는 여자 DJ가 훨씬 더 좋았다.

 DJ 무대 앞은 홍대 사운드홀릭을 연상케 한다.



시설 및 가격


 나는 www.digitick.com 에서 인터넷으로 구매를 해서 digitick 환불 보험 수수료(프랑스에는 이런 게 있다. 2유로)와 cybercafe에서 인쇄하는 요금 0.4유로를 포함 도합 15.7유로를 냈다. 예매를 한 사람은 절대로 입장에서 저지당할 가능성이 없다.

 안에는 검정색 푹신한 소파가 50석 정도 있어서 술을 구입한 사람이라면 자유롭게 앉을 수 있다. (술을 사지 않으면 소파에 앉지 않는 게 관행이다.) 사람이 꽤 많은데도 불구하고 에어컨은 매우 빵빵하게 나왔다. 

락커는 안전하다. 가방 4유로 물건 2유로.

그리고 3G와 와이파이가 아주 잘 잡힌다. 지하임에도 불구하고 3G가 잘 터지는 건 인상적이었다. 파리 중심부여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겠다.


주류 가격은 다음과 같다. 이보다 비싼 술을 마시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일단 나로서는 이게 한계)


Corona / Heineken 컵 6유로, 병 9유로

Hose Cuervo / Jack Daniels / Absolut Vodka 샷 5유로



조언


 프랑스에서 클럽에 갈 때는 예매를 해서 인터넷으로 티켓을 출력해 가지고 있지 않는 이상 남녀 동일 비율로 클럽에 입장하는 게 관행이다. 남자가 4명 이상 일행으로 뭉쳐 현매를 하려고 하면 절반 좀 못되는 확률로 입장을 저지당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Pregame을 하기 위한 술을 오후 10시 반까지 구입하지 못했다면 필히 근처의 주류 상점이 어디 있는지를 미리 알고 있어야 한다. 확실히 클럽 안에서 술을 사면 비싸다.


 마지막으로 나는 운좋게 이곳의 파티 홍보물 그래픽 디자인을 하는 파리 거주 프랑스 현지인을 만나 대화할 기회를 가졌다. 현지인과의 대화에서 프랑스인들은 자국의 문화만을 소중히 여겨 외국의 것에 전혀 관심을 갖지 않는 문제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나는 내가 프랑스에 왔으니 프랑스인들이 외국에 정식으로 소개하거나 수출하지 않고 현지인들끼리만 공유하고 있는 문화를 찾아가 발굴하고 한국에 전파하여 유사성을 찾아 더 큰 가능성을 찾아보는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내가 Perfume JPN Tour JPN Special 부분만을 스마트폰으로 보여주니 굉장히 뜨겁게 반응했다. 이런 비디오 프로젝션은 프랑스인들은 전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도 바뀌어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그래서 나는 이분의 이메일 주소와 핸드폰번호를 받아 다시 연락하여 동영상과 음악을 보내준다 하였고 이 동영상과 음악을 틀면서 후의 그래픽 작업을 하실 때 영감을 받으라고 했다. 그에 대한 보답으로 이분은 내게 굉장히 좋은 일렉트로닉 음악을 틀어주는 다른 클럽과 행사를 소개시켜주었다. 

 1시간 뒤 플로어에서 열심히 사람들을 만나며 돌아다니는 그를 보았는데 나랑 같이 온 싱가포르인 친구가 그분이 다른 남자와 키스하는 장면을 봤다고 한다. 아마 그분은 게이인 것 같다. 하지만 생김새도 보통의 프랑스 사람들과 똑같고 괴상한 옷차림을 하지 않고 똑똑하고 호의적이고 전문 분야가 있으니 나는 그저 보기 좋았다.



Il fait toujours nuit, sinon on n'aurait pas besoin de lumière. - Thélonius Monk

이곳은 언제나 어둡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빛을 필요로 하지 않을 것이다.

그만큼 지금의 어두운 순간을 최대한 즐기며 살라는 말인가 ㅎㅎ

Thélonius Monk는 유명한 미국의 재즈 피아니스트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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