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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9 블로그를 쓰는 필자의 역할
  블로그에서 많은 사람들을 끌어오고 파워블로거도 되기 위해서는 자기가 쓰고 싶어서 쓰게 되는 글이 어떤 필자의 역할을 가지고 쓰는 글인지를 알아야 한다. 글의 주제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고 문체를 따져보면 역할을 유추해낼 수 있다.

  사람들이 블로그를 쓰는 이유는 여러 가지이다. 블로그를 통해 얻으려는 목적도 다양하다. 네이버나 싸이월드 블로그에 가면 DIY, 여행, 요리, 육아, 인테리어, 패션, 미용 등 많은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하듯 여성들의 생활에 관련된 주제의 글들이 많고 이들 포스트 안에는 필자가 독자와 같은 수준의 '옆동네 OO엄마' 혹은 '교회에서 만난 언니'의 역할을 맡아 글을 써나간다. 올블로그나 블로터닷넷에 가면 IT, 자동차, 정치에 관한 남성 블로거들의 글들과 그에 따른 댓글 토론이 한창이다. 필자들은 실제로 관련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일 경우가 대부분이고, 그렇지 않다면 상당한 관심을 통해 경력을 쌓은 대학생일 것이다. 한편 사람들의 방문을 그닥 신경쓰지 않고 오프라인에서 아는 친구들의 댓글만으로도 반가워하며 블로그를 싸이월드 미니홈피처럼 사용하는 필자들도 있다. 이들은 단순히 누군가의 '친구'의 역할을 맡을 뿐이다.
 
  필자의 역할은 다음과 같이 분류한다.

  • 이웃사람: 자신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소개하고 다른 사람들도 해보라고 권유한다. 이 경험은 누구나 할 개연성이 있는 것들이다. 자신이 보고 듣고 먹고 온 것 중에 어떤 게 좋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알린다.
  • 학생 및 연구원: 자신이 조사할 수 있는 최대한의 역량으로 가지고 연구를 해보고 그 기록을 보고서 형식으로 작성한다. 조사 방법은 인터넷만을 이용할 수도 있고 오프라인을 포함할 수도 있다. 실제로 자신이 연구원이나 교수일 수도 있고, 대학교 수업때 쓴 글이나 특정 시험/자격증/프로그램/취업 등을 준비하면서 만든 자료나 느낀 점 혹은 노하우를 공유할 수도 있다. 이들이 쓰는 글은 약간의 주장과 논쟁을 포함할 수 있다.
  • 전문가 및 기자: 자신만이 갈 수 있는 전문 영역의 견문을 그대로 대중들에게 전해준다. 하지만 이들의 전문성의 수준은 천차만별이다. 그러나 인터넷에서만 자료를 수집한다면 전문가 및 기자로서의 글을 절대로 쓸 수가 없고, 이 점이 바로 '스크랩북 및 백과사전' 역할을 맡고 쓴 글과의 차이점이다. 이들은 자신의 전문 영역에서 얻은 새로운 정보를 소개해주기도 한다. 혹은 자신의 오프라인 사회에서의 입지나 권위를 취재력으로 활용하여 기존 언론이 하는 역할을 똑같이 수행하기도 한다. 이들은 때로는 앞으로의 변화 가능성을 예측하고 사람들의 행동을 특정 방향으로 인도하기도 할 정도의 신뢰를 확보하고 있다.
  • 스크랩북 및 백과사전: 기존에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었던 항목의 새로운 내용이나 사람들이 잘 모르는 새로운 항목을 설명문 형태로 소개만 한다. 소개를 할 때 '..를 통해 본', '...를 아시나요?' 등의 형태를 띤 제목으로 불특정 다수의 이목을 끈다면 포털 사이트나 메타블로그의 메인페이지에 자주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 아니면 이들은 자신의 블로그에 특정 분야에 대해서 분야에 속한 항목을 발견하는 대로 블로그에 포스트로 넣는다.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면 블로그 안에는 특정 분야에 대한 포스트만 있기 때문에 전문성을 갖출 수 있다.
  • 리뷰어: 참여에 제한이 없는 여행이나 행사에 갔다 오거나 제품을 사용한 뒤 후기를 쓰거나, 직접 경험이 아닌 간접 경험(책, 영화 등)에 대해 나름의 관점을 가지고 분석하는 글을 써 나간다.
  • 선생님: 블로그를 통해 사람들의 고민 상담을 하거나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어떤 일에 대해서는 이러한 방법으로 하는 것이 좋다고 '해야 한다' 의 문체를 이용하여 글을 쓴다.
  • 친구: 오직 자신과 오프라인 사회 안에서 벌어지는 신변잡기, 그리고 자신의 하루 일과와 그에 대한 일기만을 서술한다. 불특정다수에게 정보를 전달하려는 의도를 전혀 가지지 않는다.

이제 이렇게 나눈 필자의 역할을 바탕으로 인터넷 상의 포스트를 분류해 보도록 하자.

우선 오늘의 네이버 메인 페이지에 있는 '추천' (舊 요즘 뜨는 이야기) 을 보자.

  • 천천히 걸으며 전남 '청산도'의 풍광을 만끽하세요
  • 편안하고 세련됨으로 열풍을 일으키다 - '웨지힐'의 유혹
  • 필요한 물건 얻는 재미, '밴쿠버'에서 경험한 벼룩시장
  • 두고두고 활용하기 좋아요 - 베이킹에 유용한 커피시럽 

  •   포스트가 맡고 있는 필자의 역할은 제목만 봐도 알 수가 있다. 첫째와 셋째는 리뷰어+스크랩북 및 백과사전이다. 둘째는 스크랩북 및 백과사전이다. 넷째는 이웃사람이다.

     이번에는 블로터닷넷에 들어가 메인페이지를 보았다.

     


      첫째는 전문가 및 기자가 아니라 스크랩북 및 백과사전이다. 둘째가 전문가 및 기자다. 셋째는 학생 및 연구원이다. 넷째는 스크랩북 및 백과사전+리뷰어이다.




      이러한 유추 훈련을 거듭하다보면 반대로 내가 어떤 필자의 역할을 갖기로 마음먹었을 때 그 역할에 충실한 주제와 문체의 글만을 뽑아낼 수 있다. 사실 내가 블로그를 하면서 얻고 싶은 것은 과연 '나는 어떤 필자의 역할을 맡고 포스트를 쓰는가'에 관한 답이다. 그런데 내가 쓴 글 제목을 본 결과 '학생'보다 '선생님'이 더 많았다. 칼럼이랍시고 쓴 글들은 모두 '선생님'에 속한다. 왜냐하면 독자들에게 '..해야 한다' 라고 추천하고 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는 내가 의도한 것보다 훨씬 더 '선생님'의 역할을 띠고 있다. 그리고 이는 내 블로그를 거만하게 만들고, 부족한 지식을 가지고 허세를 부리는 것처럼 보이게 한다.


      나는 '학생'일수밖에 없고 그래서 '학생 및 연구원'의 역할을 취해야 한다. 나는 절대로 '전문가 및 기자'는 될 수 없다. 오프라인의 취재력은 거의 없고, 게다가 나는 군복무중이어서 지리적인 여건도 허락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전문 분야에 대해 글을 쓰려면 오직 인터넷과 책을 통한 자료 수집밖에 방법이 없다. 이제라도 학생이라는 생각을 갖고 학생답게 글을 써나가 보자.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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