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한줄서기가 더 편하다. 한줄서기 덕에 걷는 속도와 에스컬레이터 움직이는 속도를 더해서 빠르게 걸으며 30초 이상의 시간을 아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걸어갔다. 그리고 10년이 지났고 서울지하철에는 한줄서기가 가져오는 안전 문제와 더불어 에스컬레이터의 내구성에 미치는 악영향이 소개되면서 다시 두줄서기를 하자는 캠페인이 진행중이다.
건대입구역 2호선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는 길에는 에스컬레이터가 매우 길다. 이 긴 통로에는 5미터마다 우리는 두줄로 탄다는 JYP 연예인의 캠페인 포스터가 붙어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래 너희들은 두 줄로 타라 나는 바빠서 한 줄로 타겠다' 아니면 '나도 두 줄로 타고 싶은데 분명히 뒤에서 빨리 좀 갑시다 라고 말하면 등쌀에 밀려다시 한줄로 붙을거다'로 생각은 갈릴 것이다.
몇년 전에는 한줄서기를 했었고 그때는 찬성 근거가 뒷받침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두줄서기 캠페인 시행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기적인 목적으로 '거 참 빨리좀 갑시다'라고 말할 사람들에게 '지금부터는 두 줄로 가야 해요'라고 당당히 맞받아칠 사람보다는 '아니 예전에는 좋아했으면서 왜 지금 와서 딴소리냐'고 따질 사람이 더 당당하다. 그들로서는 과거의 논리를 가져오면 되기 때문인 반면 현재의 두줄서기에 대한 근거는 홍보 중인 단계에 그쳐 힘이 약하다.
오늘도 나는 환승통로에서 앞에 있는 커플 중 여자분이 남자분의 왼쪽에 서며 지금은 두줄서기를 하고 있으니까 여기 있겠다고 하자 남자분이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뒤의 사람들을 위해 여기로(오른쪽으로) 오라고 한 대화를 들었다. 나도 여자분의 마음과 같은 생각이지만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이 문제를 포스터로만 미약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 인원을 배치해 두줄로 서달라고 부탁하거나 강요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없다. 지하철 환승통로가 공연 입장 줄이고 특별 인원이 경호원이면 사람들이 말을 듣겠지만 이 공간은 규범을 새로 정하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다. 사람은 사람에 대고 화를 내고 욕할 수 있다. 욕을 먹는 특별 인원이 대응해서 같이 싸우는 일은 있을 수 없고 결국 한줄로 가고 싶은 승객이 이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으며 그 방향은 양방향이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에 대고 화를 내고 욕할 수 있지만 기계를 설득할 수는 없다. 기계가 집단을 규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집단은 기계에 설득당한다. 이것이 기계의 힘이고, 이 점에 착안했을 때 두줄서기를 위한 해결책이 생각나 써본다. 기술적인 실현 가능성이나 예산 가용성은 차치한 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에스컬레이터는 좌우 무게의 균형이 같을 때 아무 신호음을 내지 않고, 한쪽으로 무게가 쏠려 있으면 최대 음량의 신호음을 낸다. 스피커는 에스컬레이터의 양 끝에 위치해 있다. 신호음의 크기는 무게의 불균형 정도에 비례한다. 신호음은 사람들이 그닥 듣고 싶어하지 않는 기계음으로 고르고, 재생 시간은 2초, 소리가 잠시 멈추는 시간은 3초 정도로 한다. 그리고 두줄서기 캠페인 포스터 대신 '에스컬레이터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으면 경고음이 발생합니다. 승객 여러분들의 협조가 건강한 에스컬레이터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아파서 우는 에스컬레이터 캐릭터를 포스터로 붙인다.
이렇게 되면 모두가 듣기 싫어하는 신호음을 안 내기 위해 승객들 모두가 두줄로 서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여기서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한줄서기를 하면서 한쪽 편만 걸어가도 좌우 균형이 맞아 신호음이 안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가능하며 이 경우에는 균형이 맞아서 에스컬레이터의 내구성에 지장을 주지 않고, 그래서 이때 나는 한줄서기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승객 수가 아주 많은 시간대에만 이러할 것이고 대부분의 시간에는 오른쪽으로 무게가 쏠려 자주 신호음이 들릴 것이다.
이러한 기계적 통제, 반감을 줄이기 위한 '모에화'는 일본의 느낌을 주는데 이 제안이 만약 진짜로 서울지하철에 실행되면 한국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하다. 과연 한국 사람들은 신호음이 남들에게도 들리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로 협동하여 두줄서기를 정착시킬 것인가, 아니면 신호음이 들리더라도 걸어갈 사람은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길을 내줄 것인가? 신호음의 음색과 세기 그리고 재생 시간대를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다 쓰고 마들역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삐걱삐걱 하는 아파하는 소리가 들린다.
건대입구역 2호선에서 7호선으로 갈아타는 길에는 에스컬레이터가 매우 길다. 이 긴 통로에는 5미터마다 우리는 두줄로 탄다는 JYP 연예인의 캠페인 포스터가 붙어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생각은 두 가지로 나뉜다. '그래 너희들은 두 줄로 타라 나는 바빠서 한 줄로 타겠다' 아니면 '나도 두 줄로 타고 싶은데 분명히 뒤에서 빨리 좀 갑시다 라고 말하면 등쌀에 밀려다시 한줄로 붙을거다'로 생각은 갈릴 것이다.
몇년 전에는 한줄서기를 했었고 그때는 찬성 근거가 뒷받침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지금의 두줄서기 캠페인 시행을 막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기적인 목적으로 '거 참 빨리좀 갑시다'라고 말할 사람들에게 '지금부터는 두 줄로 가야 해요'라고 당당히 맞받아칠 사람보다는 '아니 예전에는 좋아했으면서 왜 지금 와서 딴소리냐'고 따질 사람이 더 당당하다. 그들로서는 과거의 논리를 가져오면 되기 때문인 반면 현재의 두줄서기에 대한 근거는 홍보 중인 단계에 그쳐 힘이 약하다.
오늘도 나는 환승통로에서 앞에 있는 커플 중 여자분이 남자분의 왼쪽에 서며 지금은 두줄서기를 하고 있으니까 여기 있겠다고 하자 남자분이 아직 그럴 때가 아니라고 뒤의 사람들을 위해 여기로(오른쪽으로) 오라고 한 대화를 들었다. 나도 여자분의 마음과 같은 생각이지만 나는 아직 자신이 없다.
이 문제를 포스터로만 미약하게 대응하고 있는 상황에서 특별 인원을 배치해 두줄로 서달라고 부탁하거나 강요하는 방법을 취할 수도 없다. 지하철 환승통로가 공연 입장 줄이고 특별 인원이 경호원이면 사람들이 말을 듣겠지만 이 공간은 규범을 새로 정하고 있는 단계에 불과하다. 사람은 사람에 대고 화를 내고 욕할 수 있다. 욕을 먹는 특별 인원이 대응해서 같이 싸우는 일은 있을 수 없고 결국 한줄로 가고 싶은 승객이 이긴다. 사람은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으며 그 방향은 양방향이다.
하지만 사람은 기계에 대고 화를 내고 욕할 수 있지만 기계를 설득할 수는 없다. 기계가 집단을 규제할 능력을 가지고 있으면 집단은 기계에 설득당한다. 이것이 기계의 힘이고, 이 점에 착안했을 때 두줄서기를 위한 해결책이 생각나 써본다. 기술적인 실현 가능성이나 예산 가용성은 차치한 채 구체적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우선 에스컬레이터는 좌우 무게의 균형이 같을 때 아무 신호음을 내지 않고, 한쪽으로 무게가 쏠려 있으면 최대 음량의 신호음을 낸다. 스피커는 에스컬레이터의 양 끝에 위치해 있다. 신호음의 크기는 무게의 불균형 정도에 비례한다. 신호음은 사람들이 그닥 듣고 싶어하지 않는 기계음으로 고르고, 재생 시간은 2초, 소리가 잠시 멈추는 시간은 3초 정도로 한다. 그리고 두줄서기 캠페인 포스터 대신 '에스컬레이터의 좌우 균형이 맞지 않으면 경고음이 발생합니다. 승객 여러분들의 협조가 건강한 에스컬레이터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아파서 우는 에스컬레이터 캐릭터를 포스터로 붙인다.
이렇게 되면 모두가 듣기 싫어하는 신호음을 안 내기 위해 승객들 모두가 두줄로 서서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을 하게 된다. 여기서 반론이 있을 수 있는데 한줄서기를 하면서 한쪽 편만 걸어가도 좌우 균형이 맞아 신호음이 안 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가능하며 이 경우에는 균형이 맞아서 에스컬레이터의 내구성에 지장을 주지 않고, 그래서 이때 나는 한줄서기도 상관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승객 수가 아주 많은 시간대에만 이러할 것이고 대부분의 시간에는 오른쪽으로 무게가 쏠려 자주 신호음이 들릴 것이다.
이러한 기계적 통제, 반감을 줄이기 위한 '모에화'는 일본의 느낌을 주는데 이 제안이 만약 진짜로 서울지하철에 실행되면 한국 국민들의 반응은 어떨지 궁금하다. 과연 한국 사람들은 신호음이 남들에게도 들리는 피해를 줄이기 위해 서로 협동하여 두줄서기를 정착시킬 것인가, 아니면 신호음이 들리더라도 걸어갈 사람은 걸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길을 내줄 것인가? 신호음의 음색과 세기 그리고 재생 시간대를 유연하게 변경할 수 있다면 사람들의 반응에 따라 가장 효과적인 지점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이 글을 다 쓰고 마들역 에스컬레이터를 타는데 삐걱삐걱 하는 아파하는 소리가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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