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들이 트위터를 많이 쓰고 미국에서 만든 트위터가 한국에서 만든 미투데이보다 더 많은 사용자 수를 가지고 있는데 비해, 중국은 정치적 환경의 특성 때문에 The Great Firewall(만리장성의 The Great Wall을 따 중국의 국가적 네트워크 제어 시스템을 지칭)에 의해 트위터와 유튜브에 접속을 할 수가 없는 탓에 자국 내에서 통용되는 마이크로블로깅 서비스를 운영하게 되었다. 그것이 바로 Sina Weibo(新浪微博) 고등학교 한문 실력으로 옮겨보면 '새로운 물결이 있는데 작고도 넓다' 라는 뜻인 걸로 보아 마이크로블로깅임이 분명하다.
이 SNS는 TIME에 의해 '중국의 트위터'로 소개되었다. 하지만 찬찬히 뜯어보니 이것은 트위터보다는 미투데이와 더 유사함을 알 수 있었다. TIME은 Sina Weibo가 트위터를 모방했다고 말하지 않았지만 미투데이를 모방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둘은 유사했다. 둘 다 내수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다양하고 복잡한 기능을 자신있게 추가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서로 같다.
나도 이러한 중국 내의 미투데이 같은 SNS가 있음을 얼마 전에 TIME 잡지를 통해 알게 되었고, 그만큼 중국에 대한 관심이 없었음을 보여준다. 하지만 인터넷을 더 찾아보니 이 사이트의 규모는 한국의 기준으로 보면 굉장히 충격적일 정도로 달랐다. 관심이 더 생길 수밖에 없다. Wikipedia에 따르면 매일 Sina Weibo 사용자들이 백만 개의 글을 올리고 있고, 6만 개 이상의 공식 확인된 계정(verified account)이 있으며, 이 공식 확인된 유명인들 중 상위 100명은 도합 1억 8천만명의 follower를 가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기관의 인트라넷에서 이런 식으로 SNS를 만든다 하여도 3군통합을 하고 대기업끼리 인트라넷을 연동한다 하더라도 사람 수가 많지 않아 커질 수가 없다. 정보가 다양한 분야로 충분한 양이 공급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의 재미가 떨어지고, 그에 따라 개발하는 사람들도 개발의 매력을 못 느끼게 된다. 그런데 중국은 아닌 것 같다. 인구가 많은 나라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이다.
중국어를 하나도 못 함에도 불구하고, 다른 나라의 SNS에도 관심을 갖기 시작한 나는 Sina Weibo에 회원가입을 하기로 결심하였다. 회원가입 버튼은 초록색으로 크게 위치해 있다.
그런데 첫 페이지에서 내가 본 것은 이메일, 비밀번호, 자동가입 방지 코드 이렇게 3가지였다. 아니 이렇게 단순한 정보만 주면 회원이 될 수 있다고? 중국답지 않은데? 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의외라는 듯이 고개를 갸우뚱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갔다. 내 메일에서 confirm을 하란다. 그래서 메일로 가서 confirm 링크를 눌렀다.
그 다음에는 3단계의 회원가입절차가 기다리고 있다. 맨 위의 항목은 성명이 아니라 ID다. (내가 착각을 했다.) 자신이 다니는 고등학교, 대학교, 직장 등은 기존에 Sina Weibo가 가지고 있는 DB에서 검색하여 고를 수 있다는 점이 조금 인상적이었다.
그 다음 단계는 친구 추천 단계다. 가입할 때부터 유명인사를 소개해주니 유명인사의 follower가 저렇게 많을 수밖에 없다. 이건 UI의 특성으로 생긴 효과다. 왼쪽에는 영화배우, 가수, 스포츠스타, 기업인 등의 카테고리가 준비되어 있다. 나는 음악에 관심이 많으므로 '가수'를 눌러보았다. 프로필사진을 보니 한국 못지않은 미모의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2단계에서 초록색 +버튼을 누르면 following을 할 수 있다. 이제 마지막 3단계로 간다.
이제 가입이 다 끝났다. 바로 이렇게 메인 페이지가 떴다. 솔직히 나는 중국 사이트라길래 과도한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긴 가입절차를 생각했었다. TIME은 분명히 Sina Weibo의 모든 글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이 이루어지고 있고, 불순한 글이 올라올 시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입절차로 보았을 때에는 한국의 미투데이와 비슷했다. 미투데이의 가입페이지도 이름과 생년월일을 요구하며 가입이 다 끝난 뒤에는 환경설정 페이지에 가서 소속 직장이나 대학을 선택할 수 있다.
이것이 메인페이지의 모습이다. 미투데이와 마찬가지로 로그인을 해야만 볼 수 있다. 글을 쓰는 텍스트박스가 맨 위에 있고 표정, 사진, 동영상, 음악, 통계 등을 추가할 수 있다. 이런 식의 기능은 미투데이와 매우 비슷하다. 다만 세 개의 숫자가 나열되어 있는 모습은 트위터와 같다.(following, follower, tweets)
좋아요/미투 버튼과 댓글을 다는 방식도 Sina Weibo는 미투데이와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렇게 글 아래에 바로 달 수가 있고, 미투데이처럼 자신의 계정에도 함께 글을 올릴 수가 있다.
비교를 위해 미투데이 메인화면을 보자.
Sina Weibo와 미투데이의 차이는 내가 보았을 때는 없는 것 같다. 물론 TIME은 미투데이를 모르니까 이 서비스를 중국의 트위터로 소개했지만, 나는 이것을 중국의 미투데이라고 말하고 싶다. 자국 내에서의 풍부한 소통을 추구하느냐, 전세계적으로 가벼운 소통을 추구하느냐는 기획자의 비전에 따른 선택에 달려있다. 그리고 그 선택에 따라 SNS 안에서 유통되는 정보의 내용과 종류가 결정된다.
그리고 이 사람들, 아무리 한류가 좋다 하지만 학교를사칭하다니!! 나는 혹시나 중국에서 이걸 쓰는 한국사람을 찾아보고자 했는데 누구세요?
시간이 더 여유롭다면 미투데이를 쓰는 외국인의 통계, Sina Weibo를 쓰는 외국인의 통계를 내어 같이 비교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그리고 facebook처럼 전세계에 퍼진 SNS 하나가 아니라 자국 수요에 기반 SNS끼리 연합하여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도 고민하다 보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올지도 모르겠다. 다국적기업과 토착기업의 역할이 다르고 전국 대학생 커뮤니티와 연합동아리의 역할이 다른 것처럼 SNS도 하나의 집단으로 보면 어떨까.
참고문헌
http://en.wikipedia.org/wiki/Sina_Weibo
http://login.sina.com.cn/regagreement.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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