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상적일 수도 있는 '수요량' 이 구체적으로 보이고 실시간으로 움직인다면? 경제학 책에 나온 이론적이고 가만히 존재하기만 하는 Quantity of Demand가 저절로 실제로 지금 쇼핑 사이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을 추적하여 값이 왔다갔다 하며 Demand Curve를 이동시킨다면? Demand Curve 형태로 나오지 않아도 좋으니 어떤 상품에 누구누구누구가 현재 관심을 갖고 보고 있다라는 것을 실시간으로 네트워크 지도 형태로 나타내준다면?
(출처: 위메이크프라이스 10월 29일)
소셜커머스 사이트를 둘러보며 사이트 이용자(구매자)들을 단순히 Supply-Demand Graph의 Quantity of Demand로서만 파악하지 말고 Demand Curve를 구성하는 각각의 사람들이 개인, 하나의 객체로서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가를 파악하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그런데 그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등장한 SNS의 발명품은 이미 내가 아는 것으로는 4가지가 있다.
이용후기
상품평
Like
Tweet
하지만 이것들로 내가 다른 구매자의 다른 상품 페이지뷰 내역, 혹은 구매내역을 볼 수 있을까? 페이지뷰 내역까지는 정보수집을 해도 별 느낌이 없을 테지만 다른 구매자의 구매내역은 어떻게 보면 개인적인 영역이고 남들에게 공개하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다른 사람의 동의 하에 다른 사람의 구매내역을 볼 수 있다면 나는 다른 사람이 진짜 좋다고 생각한 게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쿠폰을 하루만 팔지 않고 일주일에 거쳐서 판다면 오늘 쿠폰을 구매한 다른 사람의 내역을 보고 내일 내가 쿠폰을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위의 것들로 내가 다른 사람과 상품에 대한 사전 인상, 이 상품의 공급자에 대한 정보와 같이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사람들과 나누는 대화를 풍부하게 온라인상에 풀어낼 수 있을까? 이용후기와 상품평은 상품 구입 후에 나누는 대화이고, Like와 Tweet은 그야말로 상품을 구입하기 전에 내가 관심이 있다라는 것만 표현하는 도구에 그친다.
위에서 말한 모든 것들은 '타인이 공개한 타인의 생각 즉 타인의 면모' 인데, 타인의 면모가 조금 더 많이 드러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본 결과 실제로 우리가 친구를 직접 만났을 때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친구를 만나서 하는 대화 중에 소셜커머스의 수요량에 관한 것들만 추려보았다.
- 나 옛날때 이거 샀다!
- 나 어느 쇼핑몰의 어느 상점에 들러봤어.
- 나 그거 관심있는데 너도 그거 관심있어? 그게 ...가 좋잖아. 근데 ...가 안 좋아서 고민되기도 해.
나는 소리소문없이 매장을 방문해서 사고 나가는 사람이 되지 않고, 나의 프라이버시를 희생해서라도 매장을 방문한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쇼핑 행적을 보여주어 그 사람과 내가 모두 win-win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출처: kotaku.com)
(출처: gamemoum.com)
처음에 나는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메인화면을 second life나 심즈나 옛날 바람의나라처럼 기획하면 안 되나? 재미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게임 화면처럼 만들면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목적인 상품 제공업체의 홍보효과 강화와 판매수 높이기와는 상관없는 그래픽 요소들을 새로 디자인해야 하니까 불필요한 자원이 낭비된다. 그래서 수요량의 실시간 현황과 이동을 나타내긴 하되 수요량이 머물러있는 곳(현실 세계에서는 지도상의 건물의 위치)을 단순한 도형으로 환원하고 그 도형과 다른 도형의 네트워크는 때에 따라 화면 상의 위치가 변하도록 하면 좋겠다. 우리가 사이트 메인화면에서 보고 싶은 방문자들의 행적은 '그 사람이 어디에 관심이 있다'지 '그 사람이 관심있는 맛집이 어디에 있다'라는 고정된 위치정보가 아니다. 상품 제공업체의 위치는 현실 세계에서 고정되어 있으니까 온라인으로 구현할 때에도 고저된 자리에 있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은 깨도 무방하다. 우리들이 보고 싶지 않은 것에 대해서는 그래픽과 UX에 관한 노력을 과감히 억제하고 그 부분에 불필요한 작업이 전혀 투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대신 사이트의 독창성과 기능성을 위해 필요한 곳에 디자인과 UX 역량을 집중해서 쏟아붓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어느 곳에 쏟아부을 것인지를 결정하거나 권고해주는 것이 기획자의 역할이다.
기술적으로도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문제가 없다.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를 하는 트위터의 New Tweets 알림이나 미투데이의 새글 알림에서 쓰는 코딩을 활용하여 사이트 안의 상품별 페이지를 현재 몇명이 View하고 있는지를 사이트 메인화면에 띄우면 된다.
이때 profile picture(twitter, me2DAY, LinkedIn, Facebook에서 사용하는 우리들의 진실된 썸네일 사진)를 활용한다면 익명의 다수가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한채 소셜커머스 사이트 운영자라는 경매사만을 바라보며 구매를 하는 약간은 장님과도 같은 양태를 벗어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들이 총 구매인원으로서의 숫자로만 대표되는 상황을 조금 더 우리들이 중심이 된 사용자 환경(UI)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각각의 소셜커머스 사이트마다 profile picture를 회원가입 시 일일이 등록하는 것은 시대의 트렌드에 맞지 않는 노가다이므로, 개별적인 사이트는 트위터 연동을 통해 이용자의 쓸데없는 반복작업을 막아야 하겠다. 단 메타사이트라면 사이트 내에 자체적으로 사진을 등록하도록 해도 그리 소비자를 귀찮게 하지는 않을 것 같다.
앞서 논한 얘기와는 조금 다르지만 실시간 수요량을 풍선에 탄 사람 수로 변환하여 풍선을 이용한 이벤트를 기획한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있어 흥미로웠다. 바로 스위토리 스윗벌룬이다. 이 기능은 사람들이 산 물건의 구매 후 결제 취소(즉 결과적으로 보면 공짜로 구매)를 유도하기 위해 만들었다. 탑승권은 그날에 모은 것만 유효하고 탑승권 자체는 실시간적이지는 않지만, 오늘 하루 만들어진 수요량은 곧 실시간 수요량이라고 개념을 약간 수정하면 실시간 수요량이 눈에 더 잘 보이는 소셜커머스 사이트라고 지칭할 만 하다. 이 사이트는 디자인에 그리 신경을 쓰지 않아도(신경을 쓰는 것은 자원 낭비라고 앞서 말한 바 있다) 기획의 측면에서는 박수를 주고 싶다.
더 나아가 각 원어데이쿠폰(소셜커머스 사이트의 80%, 혹은 전부?) 상품페이지에 현재 그 페이지를 보고 있는 사람들끼리 트위터 mention이나 혹은 사이트 자체 내장된 채팅 모듈로 대화를 할 수 있는 작은 창을 만들어놓으면 실시간 대화내용은 실시간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이용후기나 상품평보다 더 수요량의 생각을 솔직하게 들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 같다. 온라인이기 때문에 내가 오프라인에서 아무런 연고가 없는 사람들과도 쉽게 말을 걸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기곤 하는데, 이러한 특성은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채팅창에서 빛을 발하게 된다. 이용후기와 상품평은 솔직히 말하면 웹2.0스럽지는 않다. 그것은 블로그와 같은 느낌의 stream이 아닌 site/page로서의 단방향성 출판에 가깝다. 하지만 e-commerce에서 social commerce로 넘어가고자 하는 지금에도 기존의 이용후기와 상품평을 고수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사무실 안을 전부 다 클라우드컴퓨팅 기반으로 바꾸어 놓고 유선전화기를 값싼 VoIP로 대체했는데 굳이 사장님이 외장하드랑 키폰 쓴다고 해서 키폰 선만 따로 깔아놓고 외장하드와 전화기도 클라이언트 컴퓨터 옆에 따로 비치해 놓은 형국과도 같다. 1
채팅창은 또한 실시간 관심이라는 측면에서 Like와도 차별화된다. Like는 실시간 관심이 아니라 'Like 버튼을 누른 뒤부터 쭉 관심가질수도 있어' 정도의 관심이다. facebook의 Like가 왜 그렇게 유명해졌는가를 생각해보면 답은 이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 '내가 아는 사람의 추천은 직접 만나 얘기하면 들을 수 있는데,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만으로는 친구들이 추천하는 것들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너무 느리니까 친구들이 추천하는 것들을 다량으로 빨리 수집하기 위해 추천하는 사람으로 하여금 자신의 추천을 영구적으로 기록시켜 그 기록이 친구관계를 타고 곧바로 공지되게끔 하자'라는 아이디어 때문이다.
어떤 상품에 대해 Like를 누른 사람이 버튼을 누른 후 3시간이 지나 이제는 관심이 가지 않는다고 해보자. 물론 그 사람은 Like 취소를 할 수 있다. 하지만 Like를 뉴스피드(twitter의 timeline)로 받았던 사람이 Like 취소까지 뉴스피드로 받아볼 확률은 얼마나 될까? Like는 말한 정보가 아니라 써진 정보이다. 오프라인 세계에서도 한번 말한 것은 금방 취소할 수 있지만, 한번 서명하고 글로 남긴 문서는 금방 취소할 수 없다. 소셜커머스 사이트는 충동구매를 유도하는 큰 역할을 하고 있는데, 나는 '충동구매'와 '써진 정보'가 성질의 측면에서 어울린다고는 보지 않는다. 물론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충동구매만을 위해 존재하는 사이트는 더욱 아니고 본래 목적은 반값에 가까운 파격적인 가격으로 소비자를 만족시키는 것이지만.
링크드인 또한 자사 서비스가 환원하고자 하는 오프라인의 세부 동작 중 아직 환원되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facebook으로부터 답을 구하고 모방을 시도하고 있다. http://techcrunch.com/2010/06/22/linkedin-takes-groups-to-the-next-level-with-likes-follows-and-more/ 를 참고하기를 바란다.
내 생각에 소셜커머스 사이트의 발전은 다음 두 가지 원동력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본다. 우선 개발자들이 조금 더 어렵고 고급스러운 코딩을 시도하고 연구하면서 그것이 첫번째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기획자들이 오프라인 세계에서 친구들이나 직장 동료들끼리 물건을 구입하고 먹고 마시고 놀 것에 대해 깊게 이야기하고, 최종적으로 같이 쇼핑을 완료할 때까지의 과정을 수백 개의 세부 동작으로 나누고, 이를 분석하여 기존의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구현한 커뮤니케이션의 요소 외의 아직 구현되지 않은 오프라인의 세부 동작을 온라인으로 환원하기 위한 기능적 틀을 만들면서 그것이 두번째 혁신의 원동력이 된다. 두 가지 원동력은 상호보완적이다. 2
현재 소셜커머스 사이트가 가지고 있는 기능적 정체, 즉 모두가 똑같은 UI와 똑같은 기능의 버튼을 가지고 있고 취급하는 상품이나 서비스 지역만 조금씩 다른 상황은 온라인보다 오프라인에서의 상품 따내기가 더 중요하다는 세상 사람들의 보편적인 생각 때문에 마케팅 아이디어가 기획·개발 아이디어보다 우세한 데서 비롯된 결과라고 본다. 하지만 조금 더 온라인만이 줄 수 있는 혜택과 효율성 향상을 누리기 위해서, 수십 개의 사이트의 피말리는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마케팅이 아니라 기획·개발 측면에서의 혁신을 우선적으로 추구하는 사이트가 분명 생겨날 것이고 그에 따라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할 수 있는 interaction의 종류도 다양해질 것이다. 내가 말하는 interaction이란 이런 움직임들도 포함하는 것이다. 그리고 interaction을 이용한 이벤트, 즉 웹사이트에서만 구현이 가능한 이벤트도 활성화될 것이다. 하지만 그를 위해서는 역시 오프라인에서의 활동을 온라인으로 환원하도록 기획하고 그것을 코딩으로 구현하는 것이 선행해야 하겠다.
- 만약 당신이 명동 ZARA에 혼자 쇼핑을 하러 들어갔다. 1층에 60명 정도의 사람들이 혼자서, 혹은 단짝친구와 두서명씩 짝지어서 물건을 고르고 있다. 혼자 온 당신은 다른 59명 중 1명에게라도 '제 친구 중 동대문에서 의류사업하는 놈이 이 옷이 좋다고 했어요' 혹은 '자라가 H&M 디자인이랑 비슷하다는 거 아세요? H&M가면 이거랑 똑같이 생긴게 10000원 더 싸요' 같은 말을 할 수 있겠나. 생판 모르는 사람한테. [본문으로]
- 대화내용 에서 프로그래밍의 객체를 추출하고 객체를 재료로 하여 프로그래밍을 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만들어주기 가 기획자가 하는 일이 아닐까 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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