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으로서 하는 일은 다양한데 문제는 그 다양한 곳에서 여기저기 튀어나옵니다. 그것도 모두 사소한 문제들로, 해결하지 않으면 그 주위에 연관되어 있는 다른 것들도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상황에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은 이렇게 특정한 한 분야에서 여러 가지의 커다란 문제점을 안기보다는 자신을 중심으로 뻗어 나가 있는 다양한 집단, 역할, 관계 안에 들어 있는 잡다하고도 사소한 문제점들을 수시로 떠안으며 평일을 보냅니다. 적어도 문제점이라고 한다면 그 사람이 '일'이라고 여기는 집단과 역할 안에서 벌어지는 것들이겠지요.

  사소한 문제점들은 너무나 다양해서 한번의 집중으로 산재해 있는 모든 문제점들을 싹쓸이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언제나 한번 집중을 했다가 곧 풀어지고 여기저기 문제점은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우리들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할 때 기억력의 부족을 메모로써 보충합니다. 메모는 어디에나 할 수 있지만, 효율적으로 메모를 하는 곳은 따로 있습니다.

메모를 관리하는 데 시간이 걸리지 않아야 한다
언제 어디서나 메모에 접근하기가 편해야 한다
문제를 간결하게 적을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
그 문제와 연관된 상황, 그리고 가능한 해결 방안이 쉽게 떠오를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조건을 만족시키는 곳에 메모를 하여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이때 저는 프랭클린플래너 daily page의 '오늘의 기록사항'을 활용합니다.

  우선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 프랭클린 플래너이고, 어떤 일을 시작하든 간에 모든 업무의 시작에는 프랭클린 플래너의 daily page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종이 한장이 그날 제가 예약해놓은 자신만의 정거장이자 홈페이지인 것입니다. 따라서 문제점을 그날의 정거장에 가져다 놓으면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든 상관없이 일관되게 다양한 일과 관련된 문제점들에 접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은 A인데, 언제라도 A부터 Z까지의 일 중 한 가지 일 (예를 들어 K)에 연관된 문제점을 발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이는 우리가 하루 중 일을 진행함에 있어서 하나를 잡고 끝까지 하는 경우가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계획에 의한 일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세 끼도 챙겨먹고 친구들도 만나기 때문에, 사람답게 살다 보면 무작위의 일들이 들쑥날쑥한 무질서로 빠져들게 됩니다. 무질서 상태에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모습이긴 하지만, 주위에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있는 상황이라면 그렇게 태평하게 자연스럽게 있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쉬운 방법으로 다양한 일과 관련된 여러 문제점들에 접근해야 합니다. 가장 손쉽게 무질서에서 계획으로 옮겨오는 방법은 한눈에 들어오는 한 페이지 안에 여러 가지 잡다한 정보를 모두 넣어놓는 방법입니다.

  문제점은 발생한 시점을 기준으로 그날의 daily page 밑의 '오늘의 기록사항'에 써 놓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와 연관된 상황은 '오늘의 우선업무'를 통해 드러나거나, 혹은 넓은 기록 공간에 부가 설명을 함으로써 잘 명시해 둡니다. 해결은 오늘 할 필요는 없지만 보통 이틀을 넘기면 안 됩니다. 어차피 이틀을 넘길 게 아니라면 daily page에 적어도 아무런 불편이 없겠지요.

  예전에는 문제점을 컴퓨터 메모장이나 핸드폰 메모장에 적어놓았는데, 이 두 종류의 메모장은 모두 하루의 계획과는 자연스런 연관이 없는 매체라 잘 열어보지 않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오히려 문제점을 적어놓기에 바빠 안 적어놓고 열심히 기억하려 노력했다면 다 머리 속에 넣어놓았을 문제점들을 이곳에 적어놓아 까먹기만 하고, 메모장에 그 문제점을 적었는지도 모른 채 그대로 방치해 두곤 했습니다. 그리고 문제점은 언제나 발생한 시간과 발생할 당시의 상황을 잘 추적할 수 있도록 기록되어야 합니다. 아무런 추적을 위한 실마리도 없는 빈 페이지에 문제점을 덩그러니 갖다놓으면 그 문제점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도 감을 잡기가 힘들 것입니다.


문제들은 사소하고 많아서 문제입니다.
어쩔 수 없죠 뭐.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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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OIN THE AR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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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님은 먼곳에

  저도 남자라 군대를 위한 계획을 세워야 하는데, 아무 특별한 것도 없는 '가장 보통의 존재'들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것은 바로 '일반 현역병'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신장체중 2급이자 대학교 문과생인 저에게 희망이란 외국어 실력을 이용한 통역병, 그리고 '로또'인 카투사가 전부입니다. 최대한 '특수한' 일을 하는 군대로 가서 군 생활을 보람차게 한 다음 업적이나 기록을 남겨 그것을 나의 이력에 편입하자는 것이 저의 바람입니다만 그러한 노력이 불발한다면 땅개가 될 수밖에요.
  그런데 땅개로 빨리 가고 싶은데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시기가 안 맞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텅 빈 한 학기를 휴학 신청한 채로 보내야 한다면?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하나의 낭떠러지를 또 떨어지게 됩니다.
 
  저는 얼마전에 대학생이 군대 일반현역병에 들어가려면 병무청 사이트에서 '재학생 입영신청'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인터넷의 병무청 사이트에서 어떻게 해야 한다는 알았는데 이 메뉴로 들어오는 걸 몰랐죠. 주위 사람들과의 평소 대화 속에서 오고가는 정보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병무청(www.mma.go.kr) 에 들어가서 전자민원창구 > 현역/공익입영신청 으로 들어가시면 재학생입영신청 이라는 메뉴가 있습니다. 이곳으로 들어가 입영희망월을 선택해야 자신의 장기계획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고 문제없이 군대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현재까지는 재학생입영신청 가능인원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습니다. 저도 이 가능인원이 다 없어진 줄 알고 2009년 6월부터 신청해야 되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어서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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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학생입영신청이 성공적으로 되었는지를 확인하려면 자기 핸드폰에 온 문자를 보면 됩니다. 방금 '발신자 정보없음'으로 문자가 왔네요. 이렇게 문자가 와야 제대로 신청처리가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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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말투도 군대같군요. ㅎㅎㅎ



군대는 어디를 가느냐, 가서 어떻게 생활하느냐보다는 언제부터 언제까지 갔다오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시기를 잘 맞추어 20대의 힘겨운 폭풍 속에서 고꾸라지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인생에서 한번 실수하면 그것을 회복하기란 정말 힘들고, 회복하는 기간 또한 허공으로 슬프도록 모두 날아가 버리니까요.

 그리고 저는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국가에 멋지게 충성하고 오는 게 참 좋습니다. 조국을 빛내는 영광의 마음가짐으로 다녀오면 솔직히 군대 가서 몸이 고생하더라도 마음까지 분노하거나 우울하거나 짜증이 나거나 억울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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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생 신분으로 음악을 듣는 일은 누구나 가지고 있는 취미생활이요 여가입니다. 정말 남녀 불문, 전공 불문하고 라이프스타일이 골방 중심이든 번화가나 술집이나 클럽 중심이든 상관없이 모두가 음악을 듣는다는 사실은 똑같습니다. 하지만 요즘 불법 음원 다운로드 근절 운동이 벌어지고 있고 한편으로는 CD 구입을 독려하기 위해 이쁜 모양의 자켓과 음반 판매 관련 특혜가 많아지고 있으며 정식으로 디지털 음원을 판매하는 가수들도 있습니다. 그리고 모두들 인정하는 P2P 서비스와 블로그/카페 등을 통해 음악을 듣는 방법이 있지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는 지금 우리의 현명한 '음악 조직 방법'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모두 음악을 듣고 인간으로서 미술과 체육과 음악을 삶의 즐거움의 측면에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각자가 성격이 다르고 취향이 다르고 배경지식이 다르기 때문에 서로 듣는 음악은 다릅니다. 모두는 자기가 엄청나게 좋아하는 아티스트부터 절대로 듣지 않고 혐오하는 아티스트까지의 스펙트럼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컴퓨터와 상거래는 엄청난 발전을 이루어 음악을 우리 귀에 도달하도록 하는 방법은 아주 다양해졌습니다. 절대로 90년대처럼 라디오를 들으면서 DJ의 선곡을 기다리거나 친구의 테이프를 A면 B면 2데크 카세트로 복사하거나 하는 일은 없어졌지요. 소비자는 능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명하게 행동할 필요가 있습니다. 음반사에서 CD를 내놓으면서 '음악은 무조건 CD 사서 들으세요. 역시 음질은 CD가 최고! 가수들은 음반을 사줘야 계속 노래를 해요' 라고 노래를 부르지만 솔직히 어떻게 그 사람들 말을 다 들어주겠습니까. 듣고는 싶은데 CD로 사기에는 좀 그러한 노래들도 많을 것이고, 그냥 맛만 볼테니 다 들어볼 수만 있게 해달라는 곡도 있을 것입니다. iPod이나 MP3에 저장하고 싶은 곡과 그렇지 않은 곡이 있을 테구요.


  저는 얼마 전부터 제가 듣는 음악을 3등급으로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그 전에는 모든 음악을 무식하게 컴퓨터에 다 다운로드 받았어요. 소리바다, 송사리, LimeWire, 당나귀, 파일구리, 프루나... 갈 수 있는 다운로드 경로는 모두 가 보아서 다 받았습니다. 완벽주의 기질은 음악 다운로드에도 적용되어 앨범 전체를 다운받고 ID3 태그를 모두 가지런히 편집하여 일관된 파일과 폴더 이름 포맷으로 '내 음악' 폴더에 저장하여 iTunes 라이브러리에 올려놓고 그 기간에 들을 음악만 추려 iPod에 넣어둘 정도였습니다. (지금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좋아하는 음악이든 그렇지 않든, 오래 들을 것이든 언제 한번 BGM 소스로만 사용할 것이든 상관없이 모든 음악을 공평한 조건으로 동등한 시간을 들여 다운받으려고 하니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 가는 음악에 대해서는 '내가 왜 이 음악까지 이렇게 공들여 받아 정리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음악을 계속 받다 보니 하드 용량도 차고 외장하드까지 침범하는 이 마당에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가 없었지요.
그래서 그때부터 저는 결심했습니다. 음악을 3등급으로 나누어 CD로 구입할 음악, 시간을 투자하여 열심히 다운로드하고 정리할 음악, 그리고 스트리밍이나 블로그 등으로 잠깐 듣고 말 음악으로 나누었습니다.


1. CD로 구입할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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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달려가보자. 신촌의 명소 향음악사~)

- 기존 iTunes Library에서 별 5개인 곡이 7곡 이상인 앨범
- 평소에 우리 집 오디오로 들으면서 내 라이프스타일에 딱 맞는 분위기를 제공해줄 앨범
- 앨범 자켓이 너무 이쁘거나 혹은 그 아티스트만 떠올리면 즐거운 추억이 떠오르면서 행복해지는 앨범

  이러한 경우 저는 음악을 CD로 구입합니다. 특히 두 번째 조건이 충족될 때 앨범을 많이 구입하는 성향이 있어요. 이미 다운받아 놓은 음악은 '그냥 MP3로 계속 듣지 뭐' 하는 경향도 있는 듯합니다. 이렇게 제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앨범을 사서 모든 곡을 꼼꼼이 다 들을 음악의 경우는 직접 오프라인 매장에 찾아가 음반을 구입하고 엄청난 뿌듯함을 경험하게 됩니다. 돈은 많이 깨지지만, 다운로드의 경우처럼 쓸데 없는 정리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고 멋진 앨범 자켓과 '진짜 정품으로 듣는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2. 시간을 투자하여 다운로드 받을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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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로 사기에는 좋아하는 트랙이 몇 안 되는 앨범
- 자주 들을 건데 오디오 CD로 틀 필요는 없고 MP3에서 별 다섯개 해놓고 한곡 반복 재생해도 행복한 곡
- 행사 음악이나 동영상 제작 시 BGM으로 자주 쓰는 곡
- CD로 사고 싶은데 너무 비싼 앨범 (한국 사람들이 잘 안 찾는 수입앨범)

  이러한 경우 저는 다운로드를 받습니다. 여러 가지 P2P 프로그램이 가장 신속하고 좋죠. 하지만 이 방법은 요즘 많은 제한을 받고 있습니다. 툭하면 '차단된 음원입니다.' '음원 협의중입니다.' 이렇게 나오면서 안 받아지거나 아니면 열심히 다운 다 받아놓고 '결제하시오' 하며 뻔뻔하게 나서니 말이죠. 그래서 그럴 때는 저는 정말 엄청난 인내심을 가지고 블로그 포스트의 첨부 음악이나 싸이월드의 배경음악을 틀어놓고 Sound Forge같은 프로그램으로 Stereo Mix 녹음을 합니다. 이게 정말 노가다죠. 하지만 음질 차이는 별로 없어서 자주 애용하고 있습니다.

3. 스트리밍 / 실시간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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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D 구입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맛보기로 듣는 앨범
- 친구들이 들어보라고 해서 마지못해 듣는 음악

  이러한 경우 저는 스트리밍 서비스나 블로그 검색을 이용합니다. MelOn의 경우 월 3000원으로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어요. 가격이 그리 비싸지 않아 자주 이용하고 있습니다. 다운로드는 애초부터 하지 않기로 작정한 상태로 '평소에 노트북 앞에 많이 앉아있으면 그 때마다 멜론 플레이어 틀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 멜론 플레이어를 이용하고 있는데 다운로드를 일일이 하는 것보다 훨씬 스트레스도 덜 받고 좋습니다. 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북유럽 쪽 모던락의 경우 멜론에 없다면 인터넷의 블로그나 YouTube를 검색해서 들어봅니다. 그리고 제가 어떻게 보면 엄청나게 싫어하는 '매우 대중적인 한국 댄스 가요와 미국 댄스 가요'에 대해 주위 친구들이 '그거 완전 쩔어 너도 들어봐' 이럴 때는 마지못해 멜론 플레이어로 오늘의 차트를 들어가 듣곤 합니다.
  저는 워낙 소수 취향이어서 월간 Top100같은 차트는 거들떠보지도 않는 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생각해보면 이러한 취향이 효율적인 조직에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소수 취향이면 수요가 적고 스트리밍이나 다운로드할 가능성도 적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음반을 직접 구입하거나 발품을 많이 팔아 다운로드 받아야 합니다. 제가 좋아하는 음악으로 가면 갈수록 CD를 직접 구입할 일이 많아집니다. 음악을 다양하게 듣는 것을 사명으로 삼는 제가 만약 대중 취향으로 갈수록 노래를 좋아한다면, 보석처럼 숨겨져 박혀 있는 세상의 많은 음악들은 거들떠보지도 못하고 그냥 지나치게 될 테죠. 하지만 저는 그렇지 않고 희소한 가치에 투자를 할 줄 알기에 효율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니면 말구요. 헤헤

  이런 식으로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음악을 등급으로 나누고 그 등급에 따라 음악 취득 방법을 일대일 대응시키면 시간과 돈을 절약하고 최대의 가치를 끌어올 수 있을 것입니다. 저처럼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라면, 연주하는 것까지 취미로 삼는 사람들이라면 이 정도의 센스는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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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 deb '푸른달효과' 3월 쇼케이스 live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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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잇과 포스트잇의 컴퓨터 버전인 ATNotes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참 많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 작은 공간에 너무 많은 정보를 넣어놓으려고 합니다. 한번 붙이면 그 자리에 계속 있지 않고 곧 떼어지며, 작은 공간이라는 포스트잇의 특성에 맞게 정보를 넣어 놓아야 할텐데 말입니다. 따라서 포스트잇 안에는 키워드, 참조 그리고 사소한 일정과 지시사항 정도만 적어놓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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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68년 3M의 과학자 Spencer Silver와 그가 만든 실패작 'Low-tack'을 보고 교회 성가곡 악보의 책갈피가 계속 바람에 날려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그에게 달려가 새로운 주문을 부탁한 Art Fry의 합작품인 Post-it은 이미 세계적인 문구가 되었으며, 학생과 사무실 직원들에게는 필수품으로 자리잡았습니다. 포스트잇의 편리함 뿐만 아니라 포스트잇만이 담당할 수 있는 정보의 관리 기능이 사람들의 손에서 이 작은 종이를 놓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또한 포스트잇의 편리함이 컴퓨터 중심의 학업/사무 lifestyle이라는 변화에 발맞추기 위해 등장한 ATNotes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편하게 쓸 수 있는 가벼운 프로그램으로 각광받고 있습니다.
 
 아무리 멋진 디자이너가 예쁜 인터페이스와 편리한 조작을 바탕으로 한 메모 혹은 일정 관리 프로그램을 만든다 하더라도 다른 프로그램이나 기구로 간단한 메모 한장 남길 수만 있다면 그런 것들은 모두 불필요한 과정으로 치부될 것입니다. 바로 그 때문에 간단하면서도 사용자에 따라 마음대로 용도를 다양화할 수 있는 포스트잇이 지금도 살아남는 것입니다. 사실 포스트잇도 메모장도 Windows에 깔려있는 일정 관리 프로그램도 모두 다 결국 하나의 목적, '업무의 진행과 완료'를 위한 과정의 도구에 불과하기 때문에 그 과정이 아름답고 보기 좋다는 것은 아무런 장점이 되지 못하죠. 사람마다 취향이 너무나도 다른 시대에 왔기 때문에 심플한 것이 더욱 각광을 받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컴퓨터 안에 잠든 windows 일정은 찬밥 신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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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Notes 다운로드 - 네이버 자료실

  포스트잇이나 ATNotes는 다음 두 가지의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시적인 특성입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적을 때 그 적을 내용이 얼마 정도 지속되는가에 따라 적는 곳을 다르게 해야 합니다. 적어도 '지속성'의 측면에서는 다음과 같은 스펙트럼이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속기간이 1일에서 1주일인 컴퓨터 메모장이나 핸드폰 메모장의 경우, 그곳에 적어놓은 내용이 1일이나 1주일이 지나면 쓸모없게 됩니다. 1달에서 3달인 프랭클린 플래너 Monthly 표지의 메모나 이달의 기록사항의 경우, 3달 정도를 넘기게 되면 다음 4분기에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이전 기록사항에 대해 신경을 끄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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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스트잇은 절대로 한 곳에 오래 붙여놓지 않습니다. 종이의 재질도 절대로 오래 보관할 용도에 적합하지 않으며, 외관에 있어서도 포스트잇은 멋지게 책꽂이에 꽂아놓을 수도 없고 수첩 안에 진열하듯 넣어놓는다고 생각하기에도 무언가 맞지 않습니다. 포스트잇은 한번 붙였다가 그것에 적어놓은 내용을 바탕으로 일을 수행하고 나서 망설임 없이 떼어서 휴지통에 버릴 종이일 뿐입니다.

  둘째는 작은 특성입니다. 제아무리 크기가 커봤자 가로가 10cm를 넘지 않기 때문에, 한글이나 워드 문서에 넣어야 적합할 것 같은 내용은 절대로 그곳에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포스트잇에 글씨를 쓸 때 굵은 펜도 곧잘 이용합니다. 심지어 유성매직도 등장합니다.

  그런데 우리 주위를 보면 이렇게 일시적으로만 벽이나 책상이나 다이어리 위에 붙어있다 곧 사라질 종이에 작은 글씨로 빽빽하게 많이 적어넣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다음달의 특정한 행사에 관한 정보를 상세히 적어놓을 거라면 차라리 바인더에 멋지게 달려 있는 다이어리 속지에 적는 것이 깔끔할텐데 그것을 굳이 포스트잇에 다 꾹꾹 채워넣으려고 가는 펜으로 작은 글씨를 새겨넣는 사람들을 저는 대학생들 중에서 꽤 많이 보았습니다. 특히나 요즘은 컴퓨터가 하도 좋아져서 자기 블로그에 정보를 스크랩해 놓거나 한글/워드 문서로 컬러풀한 그림과 함께 최종적인 문서로 정리해 놓을 수 있는데 그 내용에서 일부를 또 추려서 포스트잇에 따로 적어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필요없는 일을 괜히 하면서 비효율만 가중시키는 행동입니다. 겉으로는 열심히 사는 것처럼 보여도 냉정하게 따져보면 그러한 일을 하느니 차라리 저 옆에서 자고 있는 사람이 현명할지도 모릅니다.

  포스트잇이라는 매체에 담을 정보는 작은 정보여야 합니다. 작은 정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겠는데, 물론 사람들의 취향이나 용도도 다양하기 때문에 이보다 더 많습니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이 포스트잇을 제대로 사용하는 원칙은 같습니다. 그곳 안의 정보는 '한번 보고 말 작은 정보'라는 원칙입니다.

1. 키워드
  방금 명령을 전달받고 3단계에 거쳐 어떤 일을 해야 할 때, 그 일의 가이드라인을 빨리 메모해 놓은 다음 그 메모를 보고 일을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일의 진행 시간은 10분도 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메모가 없으면 중요한 결정에서 실수를 할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럴 때 우리는 '1. 이것! 2. 저것! 3. 그것!' 식으로 아주 간단하게 포스트잇에 적어 놓습니다.
  또한 누군가가 나에게 부탁을 하는 전화를 했을 때, 나는 그가 부탁한 내용의 핵심을 포스트잇에 적어놓습니다. 부탁은 한번만 들어주면 되기 때문에 굳이 다이어리에 적을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일하는 장소 주위에 잘 보이는 곳에 포스트잇을 붙여 주면 그게 '과정의 도구'로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일 것입니다.

2. 참조
  하이퍼링크를 통해 인터넷이 더욱 발전하고 효율적인 정보 찾기가 가능해졌듯 오프라인에서도 참조는 매우 중요합니다. 책을 읽을 때도 색인이 있고 주석과 참고문헌 목록이 있습니다. 나중에 방문해 봐야지, 라고 결심하게 된 웹사이트, 나중에 검색창에 쳐봐야지, 하고 생각한 단어와 같은 것들을 포스트잇에 써서 잠시 붙여놓을 수 있습니다. 또한 핸드폰 전화번호부에 저장하기에는 특별한 인연이 없고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의 번호가 지금 당장 필요하다면 포스트잇이 최고입니다.

3. 사소한 일정과 지시사항
  몇시 누구에게 전화, 몇시 몇분에 누구한테 찾아가기, 무엇을 보고하기 등 프랭클린 플래너의 '오늘의 기록사항'처럼 자세한 내용을 적을 필요가 없는 일정과 지시사항은 포스트잇에 적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나중에 내가 몇월 몇일에 그 일을 했는지를 알 필요가 없을 때가 대부분이기 때문입니다. 일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면 플래너와 같은 시스템 다이어리를 활용하시고, 특별히 그럴 필요가 없다면 기록을 남기지 말고 일시적인 정보로 남겼다 잊어버리세요. 기록 많이 해서 좋을 것 없습니다.

  포스트잇의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앞으로도 계속 종이의 위대함은 영원할 것입니다. 하지만 그 위대함을 잘 보존하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가 효율적으로 물건을 사용하는 방법을 습관처럼 익숙하게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시간을 아끼고 과정을 단순화하면서도 결과를 최대화할 수 있다면 그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 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렇게 한다면 쓸데없이 끄적거리는 시간이 줄어들고 즐거운 일을 하면서 쉬거나 놀 시간이 자연스레 많아지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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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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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GLPS(Global Leadership Program for Students)를 진행하면서 느낀 것은 사람의 삶 전체를 하나의 틀 속에 가두어 관리하는 일이 얼마나 많은 일을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놀라움이었다. 기숙사 안에서 일어난 일만 해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모든 일은 학생과 PA(Program Assistant)의 확인이 있어야만 할 수 있었으며, 모든 물건은 관리되고 학생들은 수많은 규칙에 따라야 했고, 모든 학생이나 모든 PA중 한 명이라도 예외가 발생하면 그 예외 때문에 모두가 고생해야 했다. 수만 가지의 가능성과 그에 딸려 나온 막중한 업무, 하루 24시간 동안 잠시도 놓아서는 안 되는 주변 PA와의 긴밀한 협력 등은 인간이 만든 것이 얼마나 부자연스러운지를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가만히 놓아두면 알아서 균형을 찾아가는 자연과는 달리, 인간이 만든 모든 물건들은 알아서 균형을 찾아가지 않는다. 쓰레기를 누군가가 버리면 반드시 그것을 다시 치워야 균형으로 돌아간다. 또한 한 개의 무언가가 새로 생기면 그에 따른 결과가 수백 가지로 이어진다. 때문에 함부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시작할 수 없었으며, 함부로 캠프생들에게 자유를 줄 수 없었다.
 
  자연은 '스스로 존재한다' '스스로 당연하다' 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스스로 움직인다. 모든 것이 자동적이며 알아서 시작과 끝을 연결시켜 하나의 고리를 만든다. 하지만 인간의 모든 활동과 그에 수반되는 모든 산물은 그 어떤 것도 당연한 것이 없다. 자동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없으며 관리와 시스템을 반드시 필요로 한다. 시작과 끝을 연결시켜 하나의 고리로 만들어 일을 처리하려면 그만큼의 계획이 필요하다. 자연 속에서는 예외가 발생해도 그 예외가 얼마 못 가 저절로 사라지거나 저절로 일반적인 주변 사물에 편입되는데, 사람 사이에는 예외가 발생하면 문제를 일으킨 그 사람을 교육하거나 혼내거나 때리거나 해서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한다. 균형은 +와 -를 함께 조작함으로써만이 유지할 수 있다. 그냥 계속 무언가를 '한다'고 나중에 균형이 돌아오지는 않는다.

  인공물의 관리에는 그 세부 과정이 너무 다양하다. 그리고 기획하는 사람이 정해 놓은 세부 과정은 실제로 관리 안에 있어야 할 모든 과정의 일부밖에 되지 않는다. 그만큼 예외가 많이 일어나며 원하지 않는 과정이 새로 생긴다. 마치 티끌 한 점 없으면서 언제나 청결을 유지해야 하는 방 한가운데에서 갑자기 친구들과 함께 먹던 자장면과 짬뽕을 쏟았을 때, 그 사건으로 발생하는 방 안의 균형의 파괴는 이제부터 인간이 해야 할 일의 개수로 따져 보았을 때 엄청나게 크다. 캠프를 진행하면서 기숙사에 풀어놓은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를 시정하고 규제하는 일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부족한 Program Assistant로 그 아이들의 수많은 싸움, 물건 분실, 질문 등을 모두 받아주며 정신없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특히 아이들에게 특정 시간에 무엇을 하라고 지시를 제대로 안 했을 경우에는 한 사람 한 사람 불러가며 일을 시켜야 했는데 그 일이 엄청나게 힘들었다. 나의 관리는 절대 완벽하지 않았고, 캠프생과 나 그리고 기숙사 삶의 균형은 하루가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가능성 혹은 복잡성의 범위가 상당히 좁으면서 논리에 입각한 제어가 가능한 컴퓨터 프로그램의 경우 관리는 매우 쉽다. 프로그래머는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끝까지 오류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획한 다음 시작과 끝이 이어져 반복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놓기만 하면 일이 끝난다. 하지만 인간이 행동에 개입하고 관리의 대상이 프로그램이 아닌 오프라인의 '세상' 즉 '인공물의 세계'일 경우에는 관리가 엄청나게 어려워진다. 완벽한 관리는 불가능해지며, 하나의 사건이 터지면 그에 따른 결과가 기하급수적으로 사방에 퍼진다. 물이 엎지러지면 그 물을 어떻게 다시 컵 안에 모두 집어넣을 수 있겠는가. 아무리 애를 써도 바닥에 한 방울도 남지 않게 할 수는 없다.

  자연처럼 당연하게 제자리로 돌아오지 않는 모든 인간 그리고 인공물의 관리에서 그 관리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처음과 끝을 한결같이 하는 것밖에 없는 듯하다. '시종일관(始終一貫)'이라는 말이 바로 그런 뜻이다. 사람이 어떤 시스템 하나를 계획했을 때, 그 시스템은 큰 성과를 내든 작은 성과를 내든 일단 처음과 끝이 서로 이어지는 고리 모양을 하고 있어야 한다. 기숙사에 들여보낸 학생들의 관리, 회사나 학교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가 바로 그러한 예이다. 고리의 크기나 넓이는 상관이 없다. 즉 일을 얼마만큼 벌리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동원하며 얼마의 비용을 사용하느냐는 중요하지 않다. 가장 먼저 충족해야 할 조건은 과정이 끝나고 초기 상태로 되돌아갈 수 있는가에 관한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최대한 쉽고 편하게 실현시키기 위하여 과정 내내 신경을 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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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 내 주위에는 많이 사라지고 없지만, 예전에는 미리부터 자기의 주된 할일을 정해놓고 오직 그 일에만 매진하여 제 풀에 지쳐 나중에 별볼 일 없어지는 사람들이 곁에 보였었다. 그들은 놀고 싶을 때 놀지 않고, 자기가 계획해놓은 한 방향의 목표만을 위해 달려가다 생각한 목표대로 이루지 못한 사람들이었다. 인간이 무한한 일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잠시 까먹은 채 특정한 어떤 일에만 집중하다 보니 균형을 이루지 못한 것이다.

  계획을 세우고 행동함에 있어서 균형이란 예전부터 그래왔듯 보이는 있는 그대로의 평온한 상태를 말한다. 균형을 잡은 사람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사람이 아니다. 그 사람의 능력에 따라 그 사람은 적게 혹은 소극적으로 활동했을 수도, 적극적으로 여러 가지를 찾아서 경험한 사람일 수도 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그 사람들은 그 어느 쪽에도 치우쳐있지 않고 그들의 처음 상태 그대로 있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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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균형을 유지하는 사람들은 주위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일과 취미를 동시에 즐기며 두 가지를 모두 열심히 하는 사람들, 평일에는 냉철한 성격으로 금융 거래를 하다 주말이 되면 가족들과 함께 있을 때 그 어느 아빠보다도 자상해지는 사람들 등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한 쪽으로만 자신의 행동을 치우쳐 놓지 않기 때문에 반복적인 행동을 통한 지루함을 느끼지 않으며, 한 방향으로만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시달리지도 않으며, 무엇보다도 이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많은 일을 하고 업적을 끊임없이 누적한다.

  사람은 균형을 유지하며 다양한 방향으로 일을 시도하되 끊임없이 다양한 방향으로 일하는 정도의 범위를 넓혀나가야 한다. 위의 그림으로 설명하자면 둥근 원의 넓이를 중심에서 점점 넓혀가는 일과 같다. 이를 직선으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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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번에 해당하는 사람은 어떤 방향으로 일을 조금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나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 반대 방향의 일을 조금 하였다. 2번에 해당하는 사람은 양 방향으로 일을 많이 하였다. 두 사람 모두 균형을 되찾았다는 점에서는 똑같이 평가해야 하지만, 한 일의 정도에 대해 평가한다면 2번 사람이 훨씬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인간의 욕망이 한 쪽으로만 고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살면서 끊임없이 변하는 것 같다. 그리고 그 변하는 욕망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다양한 방향으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서 한다면 사방 팔방으로 자신이 뻗쳐 나가더라도 서로 다른 일들이 서로를 상쇄시키면서 결국 안정된 균형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가 어떤 일을 열심히 진행했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조건이 변화할 것이다. 피로가 쌓일 수도 있고, 그 일이 점차 지루해질 수도 있고, 갑자기 이전에 했던 일이 하고 싶어질 수도 있다. 이렇게 조건이 변화했다면 그 조건을 상쇄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다시 변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일을 해야 한다.
 
  하지만 그 일의 방향에 완전히 반대되는 방향을 찾아 내가 변화된 조건을 모두 상쇄시킬 필요는 없고 그것은 불가능하다. 새로운 일을 하면서 피로가 조금 줄어들었는데도 불구하고 이전에 했던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아직 없어지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어떤 일에 따른 조건의 변화가 최대로 상쇄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할 필요는 있다. A 일을 하면서 조건 C1, C2, C3가 오른쪽으로 3 이동했다면, B 일을 하면서 그 세 조건이 모두 왼쪽으로 3 이동하도록 노력은 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B 일을 하면서 관련 없는 조건 C4, C5 등이 최소한으로 변화하도록 주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균형은 따라서 정리하자면 상호 배타적인 여러 가지 조건들이 상쇄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앞서 이야기를 미리 했지만, 균형을 이루기 위해 조건의 변화를 상쇄시킨다고 하여 내가 한 일의 크기가 0이 되는 것은 아니다. 나의 업적, 성장, 능력 등은 균형을 맞추는 노력이 진행됨에 따라 점차 지속적으로 증가한다. 증가율이 달라질 수는 있겠지만 증가하는 것이 갑자기 감소 추세로 돌아가지는 않는다. 또한 나의 잘못된 습관이나 태도 등은 점차 감소하고 갑자기 증가 추세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와 같은 것들은 균형의 diagram과는 별개의 diagram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이런 식으로 무슨 일을 하더라도 과도하게 하지 말고 항상 그 일에 따른 조건의 변화를 상쇄시키는 방향으로 계속 다른 일을 찾아서 하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면서도 욕망이 가는 방향에 따라 많은 양의 일을 즐겁게 해낼 수가 있다. 어떻게 보면 이는 '과유불급'을 실천하는 자세이자 쾌락을 중요시하며 금욕주의에 정면 대치하는 자세라고도 할 수 있겠다. 적어도 여러 가지 일을 어느 정도 할 줄 알아야 눈에 띄고 인정받는 지금의 사회에서는 이러한 자세가 더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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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xup 등록을 위한 글귀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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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친구들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의무감으로 만나는 친구가 아니라 동반자 혹은 같은 생각을 가진 사람으로서 만나는 친구의 중요성은 동서고금에 언제나 언급되어 왔다. 하지만 친구들을 만나 같이 일이나 공부를 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은 법. 그보다는 평소에 자기가 어떤 일을 하고 어떤 경험을 했는지를 한 상에 모두 올려놓고 친구들을 위한 잔치를 벌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볍게는 학교 식당이나 도서관 앞 벤치, 더 나아가면 대학 앞 술집이나 공연장 그리고 펜션과 다른 지역의 여행지에서 우리는 잔치를 벌이지 같이 프로젝트를 기획하지는 않는다. 즉 일이나 공부가 꼭 필요한 우리들은 친구들을 만나면 일이나 공부를 못 하는 법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언제 일이나 공부에 집중을 하는가? 그것은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흐름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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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흐름. 다른 친구들도 이와 비슷할 것이다.

  이렇게 주로 1년을 주기로 우리는 자아에 집중하여 성장하는 정도와 다른 사람들을 만나며 자아를 나누는 정도를 사인, 코사인 곡선을 그리며 조절해 간다. 나의 경우 친구들을 만날 기회가 줄어드는 기간은 지금인 계절학기 그리고 정규학기중의 시험기간이다. 그렇게 자아에 집중하는 정도가 높아지는 지점의 양 옆에는 다른 사람들과 만나는 정도가 높아지는 지점이 자리하고 있다. 새학기가 시작할 때나 5월의 축제기간 등이다. 이 외에도 수시로 벌어지는 많은 일생 중의 사건들은 각자가 가지고 있는 두 개의 곡선을 변동시킬 수 있다.

  이 흐름을 균형감 있게 그려 나가는 일은 평생 중요한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나의 흐름에 대한 제어를 최대한 다른 친구들과 맞추어 친구들과의 시너지 효과를 최대화하는 일이다. 즉 남들이 놀고 있는데 혼자 공부하겠다고 저만치 가지 말며, 남들이 공부할 때 혼자 일상탈출을 꾀하지 말아야 한다. 주위의 친구들과 흐름을 맞추기 위해 우리는 전화를 하고 학교에서 잠깐 만나 이야기를 한다. 이야기를 하면서 두 사람은 너와 나 사이의 흐름을 이해하고 앞으로의 곡선을 각자 그려나갈 때 이야기를 참고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주위 사람들과 흐름이 맞을 때 그 사람들을 나중에 다시 만날 때의 기쁨은 절정에 달한다. 절정이란 예를 들자면 모두가 똑같은 기간 동안 혹독한 경쟁을 치른 뒤 어느 날 같이 만나면, 연말에 한동안 못 보던 고등학교 동창들을 한꺼번에 한 장소에서 같이 보면 느낄 수 있는 기쁨이다. 수시로 얼굴을 봐서 지겨울 정도로 만나는 것보다는 각자가 만들어 놓은 곡선에 따라 일정 기간동안 자아에 집중한 뒤 다시 한꺼번에 만나는 것이 훨씬 즐겁고 사이좋은 만남을 만들어내고, 그동안 준비한 각자 자신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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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러분 운동 좋아하시나요? 평소에 즐기시는 분들은 문제 없겠지만 만약 저처럼 운동을 좋아하는 성격이 아니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항상 덴마크 철학자처럼 어두운 골방에서 요구르트와 커피만 마시며 우울한 하늘 아래 책을 계속 읽으며 운동 하나도 안하고 하루를 보내야 할까요? 아니면 과외로 번 돈을 털어 헬스클럽 2개월을 끊어야 할까요?

 가장 비용 면에서 효율적인 운동은 돈이 들지 않으면서 지속적으로 집안에서 혹은 집 앞 공원이나 주변 코스 등을 이용해 하는 운동입니다. 단 비용을 지불하지 않았기 때문에 물론 자기가 스스로 계획한 운동이죠. 인터넷 카페의 스트라이다 클럽 같은 곳에서 만나 즐겁게 운동할 수도 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어차피 운동을 위해 일정 시간을 할당해야 한다면 이왕이면 그 시간에 여럿이서 같이 모이자고 약속하는 것이 더 지속적인 운동을 보장하여 좋은 것 같네요. 하지만 분명 클럽은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노력과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혼자서 운동을 계획해야 할 때 그 계획을 실현 가능하고 지속적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대학생 A군은 올 여름 계절학기와 학원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다녀야 하고 밤에는 iBT 공부를 한다고 합니다. 이 친구가 이번 여름 헬스클럽에 갈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이라 그는 혼자서 하루에 30분~1시간 정도 유동적으로 시간을 편성하여 운동을 하려고 합니다. 과연 A군은 운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을 것인가... 매우 궁금합니다.

Problem_作心三日

 '작심삼일' 즉 '마음을 먹어도 사흘을 버티지 못한다'라는 말은 요즘 같은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는 언제나 타인에 의해 요구되지 않고,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혼자 계획해서 실천하는 일에만 적용됩니다. 학원같이 돈을 내고 주변 사람들과 같이 하는 일은 돈이 아까워서라도 올 출석을 합니다. 대학교 수업은 출석이 학점에 반영되니 출석하기 위한 추동이 생기는 건 말하지 않아도 당연합니다. 친구들과의 스터디 그룹도 내맘대로 빠지면 친구들이 성나므로 함부로 빠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내가 스스로 선택한 일은 어떨까요? 작심삼일은 자율적인 삶의 지속성을 위협하는 우리의 천적입니다.

 '난 이번 주부터 주 3회, 아침 7시에 일찍 일어나서 30분동안 공원 3바퀴 전력질주를 하고 역기 벤치프레스를 3세트 들고 오겠어' 라고 한 사람이 있다고 합시다. 그런데 그 사람이 밤 늦게까지 대학교 앞에서 놀다가, 혹은 도서관에서 밤 늦게까지 과제를 하다가 새벽 1시가 되어서야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옵니다. 피로를 완전히 회복하기 위해서는 8시간 정도 자야 되는데, 과연 그는 다음날 아침 7시에 일어나 기운을 내고 운동을 할 수 있을까요? 그가 운동을 포기해도 주위에서 정말 아무런 소리도 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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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런 경우는 우리 대학생들이 모두가 한번쯤은 경험해 보았을 것입니다. 그 '자율적으로 계획한 일'이 운동이든 그 외의 일이든 말이죠. 그날 그날 컨디션이 바뀌어 어떤 날은 아주 개운하고, 어떤 날은 피곤해 정신이 들지 않을 정도이기도 합니다.

The Waffle
  혼자 계획한 일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 이제부터는 불규칙적인 생활방식을 버리세요. 그리고 자신이 자율적으로 계획한 일 바로 이전에 일정한 시간의 여유를 두어 그 일을 한결같은 마음으로 추진해나갈 수 있는 컨디션을 만들 시간을 확보하세요. 위에서 이야기한 사람의 예를 다시 가져와 본다면, 매일 일찍 집에 들어와 충분히 숙면을 취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해 놓는 것이 중요한 해결책이 되겠죠?

  외부적인 조건이 일정하게 규정되어 있을 때 우리는 혼자 계획한 일을 지속적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일정하게 규정된 조건이 만들어지면 그 조건에 맞는 형태로 인간은 적응하게 됩니다. 고정된 조건은 오늘과 내일 그리고 모레에 내가 계획한 그 일을 실천하기 전의 컨디션이 항상 일정하도록 도와줍니다. 그 어떤 삶의 순간도 극단을 추구하지 않으며, 하루나 이틀 혹은 일주일의 주기를 지나면 원상태로 되돌아옵니다. 모든 것이 단순히 순환하며, 단순한 순환에 몸을 맡기기만 하면 모든 일이 진척되어갑니다.

  앞의 일과 뒤의 일은 모두 연결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앞의 일을 다 끝내고 나면 이전에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뒤의 일을 실천하고 싶은 마음이나 잘 해낼 가능성이 변해 있습니다. 나의 조건도 변해 있습니다. 절대로 여러 일의 집합인 '하루' 혹은 '일주일' 의 조건이 미리 한꺼번에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모든 것이 한계적(marginal)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앞의 일이 끝난 후부터 뒤의 일, 즉 혼자 계획한 일을 하기 직전까지의 일정 시간을 준비의 시간으로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준비의 시간을 거치면서 외부적인 조건은 일정한 것으로 고정되며 그 조건을 바탕으로 나는 혼자 계획한 일을 한결같은 마음가짐으로 해낼 수 있습니다.

  이런 느낌과 생각을 가지고 자신이 계획한 일을 실천한다면 작심삼일이라는 말도 저만치 가 있을 것입니다. 스스로가 스스로를 컨설팅한다는 마음으로 스스로의 출첵 조교와 조모임 친구와 수면클리닉 의사가 되세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이 일을 하기 직전에는 반드시 일정량 남아 있을 수 있도록 항상 자기를 지켜보세요. 그리고 숨가쁜 움직임으로 기준점에서 멀리 벗어나면 곧 바로 돌아오세요. 추상적인 결심이나 의지가 아닌 구체적인 사유 방식이 행동과 태도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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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완벽하지 않습니다. 자기가 계획한 일이 있다 하더라도 그것이 계획으로만, 상상으로만 완벽할 뿐이고 실제 행동으로 옮겼을 때에는 자신의 기대 이하의 결과가 나오곤 합니다. 주변에 자신을 계속 지켜봐줄 선생님이 계시다면 그 선생님의 조언을 따라 움직이기만 하면 무사히 일을 끝마칠 수 있을텐데, 우리는 점점 자기가 혼자서 계획하고 자기가 알아서 실천하는 일들을 생활 속에 더 많이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컴퓨터 앞에서 일하거나 공부하거나 요리를 하거나 자동차를 점검할 때 자신의 행동 하나하나에 대해 평가를 할 수 있게끔 해주는 장치는 우리 스스로가 만들어야 합니다. 평가는 숙달된 준비를 한 사람만이 즉각적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다. 더 이상 깐깐할 수 없을 만큼 완벽주의적인 잣대를 대어보아 결점이 없고 칭찬받을 만한 점이 많을 때 우리는 자신의 일에 대해 객관적인 박수를 보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언제나 자기 일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일을 하는 과정 속에서 즉각적으로 할 수 있을까요? 지금 잡고 있는 일들에 집중하다보니 객관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눈이 잠시 멀어지지는 않을까요?

  체크리스트는 어떤 특정한 과정을 통과하기 전, 통과하는 도중 혹은 통과한 후에 그 과정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관리 도구입니다. 생활 속에서도 우리는 체크리스트를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다만 번거로울 뿐이죠. 누가 사소한 일 하나하나까지 옆에 종이 쪽지 하나를 인쇄해 놓고 그곳에 쓰인 문장과 지금의 나를 비교할까요? 그런데 요즘은 학생이나 사무직 등의 직업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장시간 한 자리에 앉아있는 모습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한 자리에서 (주로 책상 앞에서) 오랜 시간동안, 그것도 컴퓨터의 도움으로 여러 가지 일을 처리하는 방식이 자리잡았습니다. 즉 체크리스트의 활용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입니다.

  체크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원칙이 있습니다.


하나_나한테 꼭 맞는 체크리스트여야 한다!

  체크리스트는 일종의 개인 코치입니다. 예를 들어 회원관리가 잘 되는 헬스클럽에서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운동을 하면 하나의 '벤치 프레스 6세트'라는 행동이 가지는 수많은 세부사항에 대해 일일이 지적을 받고 보다 효과적인 운동을 할 수 있게 되고 평가자가 있다는 사실에 성취 욕구도 높아집니다. 체크리스트가 있다면 나의 평가자가 사람에서 '자료'로 바뀌었을 뿐 특별한 차이는 없습니다. 어차피 주위에서 나를 평가하는 사람은 일정한 기준 몇백 개만 가지고 나를 평가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평가 기준을 기분 따라 바꾸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불변한 기준을 가진 체크리스트는 사람과 큰 차이를 갖지 않습니다. 단 리스트에 써 있는 항목을 자기가 열심히 받아들인다는 열정과 믿음은 가지고 있어야 하겠죠?

  개인 코치로서의 체크리스트이기 때문에 그 안의 세부 항목은 자신의 특성을 잘 고려해야 합니다. 아무리 이런 식으로 작업을 하면 좋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정한다 하더라도 나는 도저히 그런 식으로 작업할 성격이 못 된다면 과감히 버릴 때도 있어야 합니다. 최선의 결과물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자기의 성격과 능력을 곰곰이 따져보아 자신이 특출나게 일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옆에서 쿡쿡 찔러줄 수 있는 항목들을 스스로 설계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반드시! 스스로 체크리스트를 만드세요. 개인 트레이너를 주문할 때 나의 체형이나 요구사항을 적는 일처럼 말이죠.


 다음 사이트는 일반적인 사람들에게 적용될 수 있는 삶에서의 많은 체크리스트를 모아놓은 사이트입니다. www.checklists.com 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좋다고 하며 쓰는데, 이러한 종류의 체크리스트는 개인이 가진 특수성을 결여하여 행동을 효과적으로 이끄는 파워가 상당히 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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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_객관적인 성공의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아무리 자기에게 꼭 맞는 체크리스트라 할지라도 써놓은 항목이 누구나 다 성취할 수 있는 것들이라면 그건 종이에 낙서 정도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객관적인 성공의 기준을 종종 까먹기 때문에 그를 보완하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활용합니다. 체크리스트는 예전에 써놓은 것으로서 다시 들추어볼 때 그 진가를 발휘합니다. 체크리스트를 작성하기 전에 인터넷 사이트나 책 등의 자료를 통하여 '이렇게 하면 부자될 수 있다' '블로그 방문자 끌어모으는 10가지 비법' 등의 규범적인 내용들을 많이 참고하여 모든 사람들이 공감하는 규범을 수집하세요. 그 다음 규범에 맞는 질문을 만들어 체크리스트 항목에 추가하세요.

  남들과 다르고 싶다고 자기 개성만 추구하여 남들에게 인정도 못 받고 잠수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런 사람들은 개성을 추구하는 방법을 몰라서 그렇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정 '저 사람은 참 개성 있는 친구야'라는 말을 듣고 싶다면 다른 사람들도 함께 동의하는 당위(sollen)를 품고 그 위에 자기만의 독특한 존재(sein)를 만들어나가야 하지 않을까요?


셋_한 과정 안의 최대한 구체적인 작업과 관련되어야 한다!

  우리들의 일은 일련의 과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과정은 수없이 많이 쪼갤 수 있습니다. 모든 체크리스트는 커다란 과정의 흐름 속에 있는 한 가지의 구체적인 작업에 대한 체크리스트여야 일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계획 도구라 불릴 수 있습니다. 과정을 많이 쪼개면 쪼갤수록 하나의 작업은 더 구체적이 됩니다. 최대한 쪼개고 하나의 작업을 완료하기 위한 조건들을 구체적으로 만들어보세요. 자기만의 생각과 자신의 기존의 결과물을 바탕으로 하여 브레인스토밍을 할 수도 있고, 주변의 사례를 본 후 그 사례 안의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한 작업을 하나하나 역추적해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음은 제가 블로그 포스트의 작성 과정이라는 커다란 과정 안에 있는 하나의 구체적인 작업인 '포스트의 주제 평가'에 관한 체크리스트 일부입니다. (생각나는 대로 급하게 만들어서 참 몹쓸 예시기는 하지만) 저는 주제를 찾고 개요를 작성해 본 후에 포스트의 주제를 평가하여 니치 적합성, 흥미성, 정보성, 독창성 or 경쟁 우위성, 커리어 연관성 등의 객관적이면서도 개인에 맞추어진 기준을 적용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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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_의무와 선택을 구분하라!

  하지만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모두 다 체크해야 '나는 잘한다' 라고 말할 수 있다면 그건 정말 가혹한 일일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두 단계 정도로 나눌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경우 이렇게 합니다.

Positive : 하면 좋고 안해도 그만인 요구사항. 많이 하면 할수록 나는 이번 일을 성공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선택의 영역이다.

Negative : 반드시 아무것도 체크할 수 없어야 정상인 사항. 의무의 영역이다.

 사실 Positive보다는 Negative가 훨씬 중요합니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는 말도 있구요, 컴퓨터가 바이러스 검사를 할 때에도 바이러스가 발견되지 않았다면 그게 가장 좋고 깨끗한 상태입니다. 이렇게 체크리스트의 항목을 2단계로 구분해 놓으면 이번 일은 성공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한계선을 만들 수 있고, 구체적인 한계선에 따라 체크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이용할 가능성도 크게 늘어날 것입니다.

마치며

  그 외에 체크리스트 항목 개수, 체크리스트 주제의 구체적인 정도 등은 알아서 자신에게 맞게 설계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를 객관적인 잣대로 평가해서 인정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참 기쁜 일이고, 자신의 발전에 커다란 밑바탕이 되는 일입니다. 그러나 그러한 평가자가 없을 경우에는, 행동 하나하나 할 때마다 걱정하거나 지나치게 신중하거나 복잡한 생각에 휘말리지 말고 평가의 잣대를 기록으로 남겨 마음을 편하게 갖고 그 기록에 의존하세요. 그것이 기록이 가지는 수많은 종류의 힘 중 하나라고 저는 믿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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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우리의 책상, 그리고 우리의 시간

 나와 같은 20대 소년 소녀 대학생들은 끊임없이 기존에 자기가 몸담고 있던 곳에서 과감히 벗어나고 지독하게 듣고 들었던 '창의'와 '도전'과 '혁신'을 땀과 눈물을 짜내며 계속해 나가야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삶의 많은 부분을 헌신하고 있는 곳은 바로 책상 앞이 아닐까 한다. 물론 과학적으로 따지자면 인생의 1/3은 잠으로 보낸다고 해야 맞지만 우리의 마음의 고향은 역시 편안하고 정겹고 그래서 때로는 잠도 잘 오는 낡은 책상 앞이다.  (개별 사진 출처: Flickr)

 그리고 한번 내 방 책상에 앉으면 1시간 정도 있다 이내 졸려서 즐겁게 싸이월드나 블로그를 뒤적거리다 잠에 들 날도 있지만, 어떤 날에는 정말 올바르고 자발적인 마음으로 몇 시간에 걸쳐 나를 위한 공부를 하고 싶기도 한다. 그중에는 가끔씩 정말 머리가 잘 돌아가거나 혹은 책에 몰입하기가 너무나도 쉽거나, 공부하는 게 유달리 재미있게 느껴져서 그에 따른 흥분에 취해 서너 시간 동안이나 지치지 않고 책에만 몰두할 때도 있다. 이런 경험은 천재만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누구나 충분히 가져본 경험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에는 책상에 앉은 지 얼마 정도 지나면 눈앞의 컴퓨터 화면에서 드넓게 펼쳐진 정보의 바다가 나를 유혹하거나, 마루에서 TV를 보시는 엄마, 아빠, 오빠, 언니가 침묵의 추파를 던지는 식으로 (같이 보자~)이내 자리를 떠 애써 모아놓은 주의와 집중을 마치 검은 콩을 실수로 바닥에 좌르르 쏟아내듯 흩뜨리곤 한다. 마룻바닥 깊숙히 들어간 검은 콩은 주워담기도 힘들다.

 집중은 주변 환경이 조금만 움직여도 깨져버리고, 따라서 주변에 아랑곳하지 않고 집중을 잘하는 사람들은 정말 박수를 보내야 할 천재들이다. 하지만 우리들은 평범한 사람들이어서 참 고민이다. 특히나 나는 도서관이나 조용한 로비보다는 내 방에 있기를 좋아하는데 이 세상은 나만 사는 곳이 아니라 끊임없이 책상 밖에서 일어나는 일에 관심이 안 갈 수가 없다.

20대 80 법칙

 이탈리아의 유명한 신고전주의 경제학자 빌프레드 파레토가 소득 불균형의 20대 80 법칙을 주장하였으나, 이는 비단 경제에만 국한되지 않고 경영계의 담론을 거쳐 모든 종류의 개인적이고 사회적인 현상에서 논의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적어도 인간의 행동을 다루는 모든 영역에서는 이러한 20대 80의 법칙이 인간의 불완전성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로 작동하는 듯하다. 내가 말하고 싶은 '책상 앞에서의 20대 80 법칙'도 계획한 대로 완벽하게 실천하지 못하는 인간의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변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도서관에서 자신을 환경적으로 고립시켜 무언가를 달성하고자 하는 이들은 다른 지역 사람 얘기같이 낯설게 들 수도 있겠지만, 집에서 공부를 하거나 자취방에 있는 이들은 언제나 복잡다단하고 예상할 수 없이 변하는 주변 상황에 마음이 홀려 공부를 하다가 금방 다른 일을 했다 이내 다시 의자 앞으로 되돌아오곤 한다. 즉 몇 시간 계획을 해 놓고 '오늘은 오후 내내 4시간 동안 여기 앉아서 책 어디서 어디까지 보겠다' 라고 마음을 먹었어도, 정작 그 책을 열심히 몰입해서 읽어보는 시간은 4시간의 20%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800미터 달리기에서 전력 질주를 하는 시간, 한 곡의 재즈에서 후련한 드럼 솔로를 내지르는 시간, 혼자 있는 오후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갑자기 떠올라 생각을 휘갈겨 적는 시간, 하룻밤의 사랑에서 절정에 이르는 시간(나는 아직 경험은 없다만), 협상 테이블 맞은 편 상대에게 숨막힐 듯한 제안으로 비수를 꽂는 시간, 그리고 책상 위에 올려놓은 책을 제대로 보는 시간, 모두가 전체를 아우르는 시간의 20%도 못 되는 시간이다.


우리는 나머지 80%의 시간에는 도대체 무얼 하는가?

 이런 질문을 가져본 사람들이 있는지 궁금하다. 그래서 나만 이런 생각을 하는가 궁금하기도 하고 괜히 우쭐해지기도 하고 왜 이런 쓸데 없는 생각을 하냐며 건강한 자아를 의심하기도 한다. 서너 시간 책상에 앉아있노라 계획한 그 시간 동안 내가 비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소나무처럼 온전히 꿋꿋하게 앉아 있지 않고 분명히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어딘가를 막 돌아다녔던 게 분명하다면, 돌아다닌 시간이 얼마이며 그동안 나는 무얼 했는가에 대해 아주 정밀하게 기록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자기관리에 관심이 없는 낙천적인 사람은 쉬엄쉬엄 하는 스타일이 더 맞기도 하여 이런 일의 필요성을 못 느낄 수도 있겠다.

 나의 경우, 장시간 책상에 앉아 있기로 마음을 먹었으나 분명히 중간에 목이 마르지 않는데도 부엌에 나가 물을 마시고, 물을 마시니 먹고 싶어지기도 하여 바나나나 쥬스나 과자 등을 집어먹기도 하고, 할머니와 함께 집안일을 잠깐 도와드리고, 끝나고 마루를 지나는데 갑자기 눈앞에 TV가 보여 괜히 뉴스 한번 틀어보고, 뉴스가 별거 없으면 노트북을 켜 네이버로 들어간다. 그리고 네이버가 짠. 하고 뜨는 순간 나는 이성을 잃는다. 여기저기 기쁨을 찾아 돌아다니는 눈먼 나그네, 어디 갈 수 있는 사이트가 네이버 뿐인가. 다른 사이트로 가보면 내가 평소에 관심 갖고 있던 자료가 펼쳐지고, 언젠가는 꼭 보아야 하겠다는 진로에 관련한 정보도 들추어 보게 된다. 그럼 또 스크랩 하고... 이 뜻밖의 여행이 언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나마 다행인 건 내가 친구들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는 일에 그닥 취미가 붙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 외에도 책상 앞에 앉은 나를 유혹하는 환경은 수도 없이 많다. 가장 기본적인 책과 연필만 책상 위에 올려놓은 사람이 아닌 이상 대부분의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은 이와 같은 홀림에 빠져 보았을 것이다. 나는 이러한 홀림을 철저한 자기 통제로 완벽히 제압하여 장시간 동안 오직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근성을 기르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다. 도서관이 아닌 이상 그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도서관이 무조건 내방 책상보다 좋다고 할 수는 없다. 내 책상은 열람실보다 아늑하고 쾌적하며, 다양한 장비와 도서를 펼쳐놓고 작업하는 것이 훨씬 수월한 경우에는 분명 자율적인 활용이 가능한 책상이 좋다.) 하지만 자기 주변의 환경을 통제하고 자신의 행동 패턴을 수정한다면 그러한 홀림은 상당량 줄어들 수 있다.


 그렇다면 어딘가에 홀려 계속 돌아다닌 그 80%의 시간에 무엇을 했는지 기록하여 나중에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고 가장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위치와 한 일이 변할 때마다 그 추이를 간략하게 적어 마치 컴퓨터 프로그램의 로그(log)와 같이 만드는 것이다. 이는 3시간, 4시간 정도의 긴 시간 동안 자기의 행동 패턴에 대한 자기 주도적 실험이다. 마치 심리학이나 기타 사회과학 분야의 실험과 같이 변인 통제도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로그 작성을 위한 조건>


 1. 책상에 장시간 앉아 무언가를 하도록 계획을 해놓은 상태여야 한다

 2. 최소한 10분마다 의식적으로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어야 한다 - 주변에 큰 시계가 있거나, 전자 시계나 핸드폰 등으로 알람이 설정되어 있거나, 중간에 책상에서 빠져나오더라도 시간의 흐름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일을 하거나, 10분 이상 시간을 볼 수 없는 상태에 놓이지 (예. 시간을 정해놓고 해보는 모의 test) 않는 등. 가장 좋은 방법은 실험 시간 동안 손목시계를 차는 것이다. 꼭 10분을 맞출 필요는 없지만 10분+-5분 정도의 간격으로 시간을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20%의 집중하고 있는 순간에도 시계를 볼 수 있는데, 이는 시계를 보고 활동을 기록하는 일이 그리 집중을 산만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3. 책상에서 계획해놓은 일 외의 일을 의도하는 순간 로그를 적어야 한다 - 일을 하는 도중 혹은 하고 나서 로그를 적는 것과 병행, 이것이 더 효과적일 수도 있다

4. 타인의 부름이나 강요에 의해 이끌리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 이렇게 되면 절대 자신의 시간으로 회복할 수 없는 시간들까지 로그 안에 포함되어 실험의 변인 통제가 훼손된다

5. 장시간 다른 일을 하다 다시 책상에 돌아왔을 경우 바로 이전의 일에 대하여 로그를 작성할 수 있어야 한다 - 다른 일의 소요시간이 너무 길면 안 된다


 이렇게 실험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한 뒤에 실험을 실시하여 로그를 작성해 보고 장시간 책상에 앉아있을 기회가 생길 때마다 로그 작성을 반복해 본다면 자기가 어떤 일 때문에 주의를 흩뜨리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그후 눈에 띄게 반복해서 나타나는 일은 더이상 하지 못하도록 환경을 조작하고, 집중하는 시간은 더욱 확대하고, 집중하는 시간이 간헐적으로 나타난다면 이를 한 덩어리로 모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일을 처리하도록 만든다. 아직 나에게도 이 실험같지 않은 실험은 계획 단계에 있다. 하지만 분명 실효성은 있으리라 믿으며, 보완할 부분은 실험의 순조로운 진행 가능성에만 국한되어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제 실천에 옮길 기회가 생기면 그때 한 번 해보아야겠다.


희망찬 결론은 산뜻하게

 대학생으로서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곳이 책상 앞이기 때문에, 나는 내 삶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모두의 시간은 소중하고 그와 더불어 모두의 삶도 소중하기에 더욱 아끼고 사랑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더욱 각박해지는 이 현실을 여러 가지 자기관리 기법을 통해 보다 즐겁고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된다면 '88만원 세대'같은 이야기는 훗날의 빛나는 세상으로 가기 위한 성장통 정도로 보이리라.

대학생들!! 모두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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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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