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은 나였다. 공부는 내 심심한 머리에게 뜀박질 할 기회를 주었고, 모범생 이미지가 싫어 홍대 근처의 드럼 연습실에서는 음악을 좋아하는 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았다. 꼭 나의 친구들과 함께 긴 하루동안 시간을 보내야겠다는 생각은 가져본 적이 없었다. 나는 나만의 밀실에서 조용히 나를 섬세하게 조각해나가고, 언젠가는 매끈한 다비드상이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멋진 사람으로 인정받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면서 인생을 넘겨 왔다.

  하지만 오후 6시까지 신과대학 도서관에서 혼자 신문과 계간지와 정치학 교재 따위를 읽고 있던 나는 내게 즐거움을 주는 글에 풍덩 빠져 있다가 잠깐 주위를 둘러보았고 그 순간 몸이 싸늘해짐을 느꼈다. 지하 2층, 이 늦은 시간에 나라는 인간은 커다란 도서관 안에 덩그러니 놓여 1시간 동안 앉아있었던 것인가. 나는 거만하게도 혼자만의 별 볼일 없는 글 읽기에 빠져 그 넓은 도서관을 차지하고 있었다. 신학대학원 소속의 사서는 '이제 문을 닫을 시간입니다' 하고 나에게 조용히 외쳤다. 그 말 한마디가 그렇게 나를 부끄럽게 할 줄은 몰랐다. 공부는 좋은 일이지만 왜 나는 일부러 말끔하게 한산한 곳을 그것도 혼자 찾아갔는가. 평소에 내가 좋아하던 '밀실'은 갑자기 나에게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안겨주는 낯선 공간으로 바뀌었다.


  아직 따스한 봄날의 기운이 남아있는 캠퍼스였지만 점점 초저녁이 가까워오고 있었다. 이 시간에 대학 캠퍼스를 아무리 쏘다녀도 나의 친구들은 이미 집으로 돌아갔겠다는 사실을 체감하자 나의 마음에는 꽃샘추위가 몰아닥쳤다. 조금만 나의 성향을 바꾸고 조금만 더 내가 계획을 세울 때 주위 사람들과 함께하도록 유도했다면 오늘과 같이 쓸쓸한 1시간을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다. 밀실에서 나를 섬세하게 조각하는 일은 그동안 신비롭고 매력적인 일로 나에게 기억되어 항상 나를 유혹했지만, 이제는 나도 갑자기 밀실이 낯설어진다. 수백명의 친구들이 모여있는 작은 광장의 무대 위로 올라가고 싶은 충동이 자꾸 생겨난다. 사람들과 손을 잡고 본능에 따르는 어린아이로 되돌아가고 싶다. 대학 생활의 쓴맛과 삐걱거리는 세상에 대한 진지한 토론으로 모두들 우울한 분위기에 잠길 수도 있지만 학우들의 맑은 눈을 보면서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나는 즐거울 것 같다. 외로움이 아무 이유없이 찾아온 오늘, 그 이유가 혹시나 내 자신에 있는 것은 아닌지 멍하니 앉아 생각해본다.


2007.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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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새 1129번 버스를 탔다. 광고지를 붙였다 다시 떼어 하얀 종이가 붙어 있던 유리창, 계속 바뀌어 덧붙여지고 헐거워진 버스 노선도, 이제는 모두 사라지고 깔끔한 오렌지색 의자와 말끔한 바닥만이 남았다. 어수선하던 버스기사 아저씨 좌석에 있던 동전 상자와 교통카드 개표기, 그리고 그 밑에 실뱀처럼 늘어져 있던 전기 코드도 예쁘게 정리되었다. 옛날에 종로 주변을 배회하는 파란 저승강장 버스에 탔을 때 광고지 하나 없는 깔끔한 내부에 반한 적이 있다. 간선버스에서나 볼 수 있었던 풍경이 지선버스에도 옮겨오는 것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종로와 광화문 주변의 거리 풍경을 둘러보아도 서울이 많이 깔끔해졌다는 이미지를 받을 수 있었다. 광고가 없다는 것이 도시 미관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것 같다.

  광고가 없으면 도시 미관보다 오직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들의 활동 영역이 그만큼 좁아지고, 통일된 환경이 아름다운 도시를 만들어낸다.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의 경우 한국처럼 마음대로 간판을 만들어 붙일 수 있게 하지 않는다. 그 나라의 정부에서 도시를 아름답고 깔끔하게 만들기 위해 많은 개입을 하는데, 정부 차원의 노력이 통일된 색조의 거리를 만들고 통일된 재질의 건물숲을 만들어낸다. 간판이 대표하는 상업성이 정부의 힘 앞에 굴복하였기 때문에 가게나 사무실의 이윤 증가를 막는다는 염려도 할 수 있겠지만, 이미 어떤 영업소가 어디 있는지 아는 사람들은 간판이 없어도 위치를 추적할 수 있다. 이미 가지각색의 커다란 간판이 외벽을 뒤덮고 있는 서울의 한 건물에서 맥도날드가 1층에 새로 개점한다면 빨간 간판때문에 더욱 어지러운 외관을 만들 것이다. 그런데 파리의 어느 거리에서 개업한 맥도날드는 정부의 규제에 의해 고유의 빨간 간판을 금색으로 바꿀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그 거리에는 특히 의류 매장이 많았는데, 그 매장의 간판을 모두 금색 계열로 만들자는 정부와 기업 간의 약속이 있었기 때문이다.


  오늘 본 버스 또한 그 디자인이 마치 정부에서 규제해놓은 것처럼 모든 버스에서 공통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통일성은 정부에서 관리하지 않고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받아들여도 충분히 가능하다. 1850년 파리의 도시 계획을 주도한 정치가 오스만(Haussmann)은 도시를 이루는 도로와 철도와 다리, 심지어 도시의 대칭성과 가로등과 야외 화장실까지도 정밀한 디자인과 계획을 통해 개편하고 창조했다. 그가 너무나도 독재적으로 일을 추진해 나갔기에 루이 나폴레옹이 취임한 제2제정기에 25년간의 정치 생활을 끝낼 수밖에 없었지만, 그가 만들어놓은 고풍스런 고딕 양식의 도시는 지금까지 남아서 파리 시민과 외국인들에게 경제적으로는 관광 수입을, 정서적으로는 '파리의 낭만'을 선사해주고 있다. 서울 또한 마음대로 기업에게 도시 외부의 풍경을 좌우하도록 방치하기보다는 약간의 규제를 통하여 일관되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한다면 어떨까. 우선 광고와 간판 없애기부터 시작해야 될 듯하다. 낡은 시설을 예쁘게 보수하는 일은 그 다음의 문제일 것이다.


2007. 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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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몸살이 나 아프거나, 과도한 공부로 정신이 지쳤을 때 평소보다 일찍 잔다. 그리고 일찍 잔 사람은 평소보다 오랜 시간을 깊은 수면으로 보낸다. 수면은 너무나도 깊어서 우리는 평소 접하지도 못했던 꿈을 경험하게 된다. 이것은 어제의 경험을 통한 나의 추측이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았을 때 전에 있었던 숙면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생각났다.


어제 드디어 홍대 드럼스테이션에 등록을 했다. 일주일에 2번, 한번 할 때 최대 2시간 연습할 수 있는 1달짜리 회원권을 구매한 것이다. 우선 열심히 드럼을 쳐보고 3월에도 계속 나의 운동과 취미를 위해 드럼을 계속할 것인지 결정해 보겠다. 엄마와 이야기를 해 보았는데 나중에 밴드에 가입할 때에는 매우 중대한 문제를 다루듯 신중해야겠다고 다짐했고, 따라서 지금의 드럼 연습은 일단은 개인적인 측면에만 한정된다.


문제는 어제 낮에 1시간동안 드럼을 쳤는데 그것이 기폭제가 되어 그전 3박4일간의 교회 수련회가 가져온 피로를 증폭시켜 나에게 안겨주었다는 것이다. 교회 수련회가 끝난 뒤, 나는 그다지 졸리지 않아 평소처럼 컴퓨터로 인터넷을 둘러보고, 위닝을 하고, 프랑스어 책을 읽었다. 그때까지 괜찮았던 나는 어제까지 열심히 못하던 공부를 했다. 그러나 피로와 그것이 유발하는 몸살기는 소리없이 찾아오는 법이다. 드럼 연습을 무진장 해서 입고 있던 스웨터 속에 땀을 조금 흘리고 그 상태 그대로 지하철을 한 시간 동안 타고 왔다. 약간 힘들어하는 나의 몸 속에 면역체계가 조금 방심하고 있던 사이 몸살기가 온몸에 퍼진 것으로 짐작된다.


그래서 결국 어제 10시에 일찍 잤다. 그후 현실 세계에 무엇이 일어났는지는 알 수 없다. 다만 나는 나의 행동과 언변이 아무런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터져 나오는 꿈의 세계로 들어갔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나를 도와준 아주머니를 만나고 어두컴컴한 밤에 헤어졌는데 나의 소중한 지갑이 없어졌다. 다음날 나는 친척에게 받은 명품 지갑을 잃어버리고 처음에는 그 아주머니를 의심했다. 하지만 아주머니는 이미 떠난 상태고, 아주머니의 연락을 취할 수 없어서 카드 분실 신고나 하고 있다가 마침 전화가 왔다. 아주머니의 전화였다. 자기네 집으로 와서 자녀 둘의 공부를 도와달라는 것이다. 그래서 약 한 시간 동안 아들과 딸의 공부를 봐주고 다시 지갑을 찾으러 백화점으로 떠났다. 백화점에서 나의 모습을 본 한 안내원이 내 지갑을 주면서 '여기 주민등록증의 사진을 보니까 손님 것 같은데 맞으시나요?' 하고 말했다. 아주머니를 괜히 의심한 나에게 조금은 죄책감을 느낀 순간이었다.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난 나는 허둥지둥 내 지갑부터 확인했다. 지갑이 그 자리에 있어서 신기할 정도로 꿈은 현실적이었다. 장면과 장면 사이의 연결이 잘 되고 나름대로 합리적인 설명이 가능한 꿈이었지만 이것이 결국은 '개꿈'이고 아무런 의미를 갖고 있지 못한다고 나는 확신한다. 지갑은 왜 없어졌는가, 아주머니는 왜 내가 백화점에 있을 때 물건 구입을 도와주었는가에 대해 생각해보면서 현실의 상황을 끌어와보아도 아무런 실마리를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나의 확신은 뒤집어질 수 있다.


몸살이라는 것은 사람의 육체를 힘들게 하지만, 평소에 잠자고 있던 정신을 깨워준다. 아픈 사람은 다른 운동에 다시 참여하기는 힘들지만 영적으로 성숙해지기 위한 기도를 하거나 심오한 학문에 대한 공부를 할 때 더 열의를 갖는다. 육체가 굴복하여 일찍 잠들면 활발한 정신이 활동을 시작하여 꿈의 세계로 사람을 인도한다. 이세상에는 현실이라고 부르는 것들로만 작동되지 않고 설명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나도 많다. 아직 학문적인 탐구에 자신이 없는 나는 나의 믿음을 통해 초월자 하나님에게 이러한 모든 일의 통치권이 달려 있다고 확신할 것이다.


2007. 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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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2007년 5월에 나는 지갑을 진짜로 소매치기 당했다.
이제 와서 이 글을 읽으니 섬뜩한 기운이 온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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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중간에 조금씩 쉬어가면서 작년 6월 있었던 우리 고등학교 축제 동영상을 편집하였다. Ulead VideoStudio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금방 동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1394 하드웨어를 비롯한 여러가지를 산지는 3년도 더 되었지만, 실제로 그 도구들을 가지고 동영상을 제작해본 적은 없다. 고등학교 공부도 있기 때문에 제작까지 많은 노력과 시간이 요구되는 영상편집은 계속 미루어 왔지만, 이제 시간이 많아서 1월 안에는 꼭 민족제 동영상을 편집하여 DVD로 굽기로 마음먹고 있었다.


나는 초보적이고 단순한 홈 비디오 식의 동영상은 만들기 싫었다. 흔히 많은 사람들은 좋은 캠코더를 사서 서투른 촬영 솜씨로 중요한 행사를 촬영하고, 나중에 친척들이나 친구들에게 그 촬영 테이프를 아무런 터치 없이 그대로 보여준다. 중간에 불필요한 영상도 있고 아무래도 현장에서 직접 촬영한 초본이기 때문에 가지런하지가 못할텐데 사람들은 편집을 하지 않는다. 기억에 오래 간직할 소중한 영상은 정성들여 편집하여 영원히 보관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결국 이번에 나의 욕망을 분출했다.


내가 사용한 프로그램은 너무나 기본적인 기능만 가지고 있고, 공중파 다큐멘터리 수준의 영상을 만들기에는 미흡한 측면이 없지 않았다.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따로 다른 프로그램을 열거나 스스로 프로그램이 지원하지 못하는 계산 작업을 해야만 했다. 특히 자막을 삽입하고 육성과 싱크를 맞추는 작업에서는 밀리세컨드 단위까지의 수많은 시간 계산이 동원되었다.


나의 노력을 최소화하면서 최대한 프로다운 영상을 만들기 위해 나는 미니멀리즘의 가치관을 영상편집에 투영했다. 초보자용 동영상 편집 프로그램에서 지원하는 화면 전환 효과, 화려한 글씨 등의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지만 전문성이 떨어져 결국 쉽게 질린다. 그래서 나는 부족한 실력으로 차라리 단순한 구성으로 영상에 자막이나 음악 등을 덧씌우기로 애초에 작정을 했다. DVD까지 다 구운 다음에 생각해 보면 참 잘한 일이라고 본다.


민족제 동영상은 나의 누나가 학교 체육관에서 캠코더로 찍어준 50분 분량의 영상이다. 이것을 최대한 보존하면서 영상의 두 가지 주제인 '스포츠댄스 공연'과 '민족가요제 밴드공연'으로 영상의 테마를 좁혀나갔다. 미스민족과 같은 다른 행사도 고려하였고, 최대한 나와 나의 가족과 친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기분좋은 영상만 뽑아서 37분으로 정리했다. 오프닝 음악도 넣어주었고, 마지막의 엔딩크레딧도 삽입하여서 한 편의 '인간극장' 같은 동영상이 만들어졌다.


이번 동영상은 나와 비슷한 행사에 참여해 활동하고도 멋진 동영상을 갖지 못한 이들을 위해 만들어졌고, 나와 친구들 모두가 공유하는 고등학교의 추억을 상징한다. 민족제의 스포츠댄스팀과 밴드팀에 속한 사람들은 이 동영상이 최고의 선물로 다가올 것으로 나는 확신한다. 나에게도 이 동영상은 예상을 넘어선 희열을 안겨주었으니 틀림없다. 곧 2월 9일이 찾아와 나는 2월에 신학기를 시작하는 친구들을 찾아간다. 그때 친구들에게 이 DVD를 건네주고 친구들을 모아 함께 영상을 보면 지금 그보다 즐거운 일이 없을 것이다.


2007.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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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규의 '핑퐁' 을 읽고 그의 문체 중 좋은 것을 따다 쓰고 있다.
 
 
  그렇다. 나는 고상하다. 고상하니까 나에게 쉽게 말을 건네는 사람은 드물다. 다만 나는 만약 그들이 나에게 웃는 얼굴로 다가왔을 때 나 또한 웃으며 반겨줄 수 있다. 내가 먼저 다른 사람들에게 다가가려 하지 않을 뿐이다. 그것은 지구의 중력과 같이 변함없는 나의 천성이다.
 
  점점 염세주의자가 되는 것만 같다. 주위 사람들이 '사교적이다'라고 부르는 사람은 그 실상을 들추어 보면 자신을 숨기고 빈 껍데기만을 가지고 주위의 이들을 끌어들이는 인간에 지나지 않는다. 특히 친구들 앞에서 사교적이어야만 하는 의무감을 가진 사람은 남들과 하하, 호호, 웃은 다음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뿌연 나트륨 등에 섞인 눈물을 흘릴 정도로 멜랑꼴리에 빠진다. 문경지교, 빈천지교, 단금지교, 망년지교, 관포지교... 우리보다 몇백년은 앞서 이 땅을 밟고 간 사람들은 진정으로 친구를 사귈 줄 알았는데, 현대 사회의 파편화된 인간은 언제나 혼자이다. 혼자 살아도 아무 문제가 없으니까 홀로 남은 존재 양식이 익숙한 것이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옛날 사람들 중에서도 이기적인 마음을 품고 친구라 부르는 사람들끼리 속으로 이해관계 저울질을 한 것은 아닐까.
 
  오후 수업을 들으러 등교하는 시간, 내 앞으로 나와 같은 나이의 여학생들 대여섯 명이 어깨와 어깨를 맞대고 지나간다. 키도 비슷하고, 머리 스타일도 어깨까지 내려오는 생머리로 똑같이 검다. 그네들은 뭐 그렇게 할 말이 많아서 바깥에서 돌아다닐 때에도 붙어다니십니까. 하고 묻고 싶다. 나는 특별히 등하교길에 친구들과 중요하게 의논할 일이 있거나, 엄청나게 재미있거나 행복한 일을 겪고 난 후가 아니라면 대개 혼자 걷는다. 주위를 둘러보면 생각보다 혼자 걷는 사람이 없다. 여기에 나보다 한 살 어린 소녀들이 지나가는군. 저기에는 형들이 우르르 몰려가네. 모두들 할 말이 많다. 속닥거리는 소리가 차가운 공기 사이로 들려온다. 나는 왜 이렇게 할 말을 아무거나 국수 뽑아내듯 뽑아내지 못할까. 아무튼 그래서 나는 혼자 등교하는 이들에게 호감을 갖는다. 수다 떨지 않고 조용히 걷는 사람들, 그들이 정상인이다.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사람들이다. 나를 포함한 정상인은 조용할 때와 시끄러울 때를 구분할 줄 안다. 다만 정상인에게 너희들은 너무 조용해서 탈이야 하고 소극적인 탈을 씌워버리는 이들이 나쁜 놈들이다. 시끄럽게 저기 지나가는 사람들도 그 부류다.
 
  가끔 나는 하루 중에서 부딪치게 되는 이들 중 나와 전혀 코드가 안 맞다고 느끼는 사람들을 만난다. 그들을 만났을 때 나는 내 입이 콱, 하고 막혀 들어가는 것을 느낀다. 젠장, 뭐라고 말을 꺼내고 대화를 시작할까. 나와 코드가 맞지 않아 경보기를 울릴 것 같은 그 사람은 나를 빤히 쳐다보고 무표정으로 서 있는데 말이다. 이럴 때엔, 내가 참 이상한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이런 느낌도 든다.
 
내가 이상한 게 아니고 니가 이상한 거다
혹은
내가 이상한 건지, 니가 이상한 건지 모르겠다
 
 
  정말이지 하루 동안 나는 내가 이상한지 다른 사람이 이상한지 헷갈릴 때가 많다. 지금 내가 속한 작은 사회에서 나만 정상인이고 다른 모든 이들은 대인관계에 문제가 있다고 말한다면 난 분명 맞아죽을 것이기 때문에, 또 내 친구들 중에서도 나와 비슷한 피를 가진 이들이 있기 때문에 과감히 그런 말을 내뱉을 수가 없다. 그런 말을 내뱉기도 많이 꺼려한다. 코드가 맞지 않는 사람은 오늘 두 명 정도 만난 것 같다. 내가 타인을 만났을 때 숨이 막히는 이후에는 항상 내 자신에게 못을 박는다. 내가 내 자신을 존중하는 튼실한 기반이 무너지기 때문에 자괴감이 든다.
 
 
 
 
뭐 이건 하나의 완결된 소설이 아니니까 오늘은 여기까지

2006. 1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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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로에 왔다. 언제나 한결같은 이곳, 수많은 사람들이 분주히 오가며 손에 하나둘씩 옷이 든 쇼핑백과 테이크아웃 음식을 가지고 다닌다. 곳곳에 널려있는 것들은 모두 먹는 곳이고 무언가를 사는 곳이지만 모든 것들의 아기자기함에 편안한 느낌은 대학로변의 공기를 떠돈다. 나는 대학생은 아니지만 이곳을 찾아온다. 혼자 와도 기쁘다. 가끔씩 길거리에 널려진 쓰레기를 보면 '아직도 서울은 더러운 도시구나' 하고 생각하지만 그 옆에 똥 모양을 한 형형색색의 조형물을 보고 퍼뜩 웃음이 나온다. 일상을 예술로 승화시킨 4호선 혜화역 옆의 대학로 거리는 그런 특별한 매력으로 서울의 모든 청춘남녀를 포함하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불러들이나보다.
 
  바디샵에 갔다. 도로와 마주한 곳에 초록빛 간판을 단 가게이다. 안의 인테리어도 초록색, 꼭 자연주의자들이 생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건을 공급받는 창고 같다.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제품이 디스플레이되어 있으면 괜시리 기분이 좋다. 나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현대인의 상을 무척이나 이상적으로 여긴다. 친구들 선물을 사 주기 위해 물건을 고르다가 문득 생각이 떠오른다. 고등학교 2학년, 이제 공부에 찌들 대로 찌들어 하루종일 굼벵이처럼 방바닥을 기는 듯한 1년을 보낼 친구들이 - 물론 나도 그런 축 처진 굼벵이의 무리 중 하나이지만 - 얼마나 공부하면서 힘들까? 그래서 나는 아직은 생소한 아로마테라피를 떠올렸다. 향기만으로 사람의 폐 속 끝까지 정화시키는 신비한 작용, 의학적으로 규명되어 논문이나 두꺼운 원론 책 같은 것은 없어도 분명 사람이 살아가는 데 조금 더 좋은 기분을 가져다주는 건 사실이다. 저 구석에 아로마테라피 제품들이 5미리리터짜리 조그만 갈색 병에 담겨져 있었다. 공주를 어떻게 하면 잠들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 마녀와 같이 나는 친구들을 위한 향을 조심스레 골랐다. 내가 악의를 품은 마녀라는 게 아니다. 마녀가 공주에게 먹일 독약을 고르는 데 그만큼 많이 신중했듯이 나도 많이 신중했다는 이야기다. 나도 좋아하고 결국 친구들도 좋아할 수 있는 그런 향을 계속 찾아다녔다.
 
  그때 아차. 하고 내 머리속에 펑 하고 터진 생각. 우리 학교가 기숙사 학교라서 불을 피우는 일체의 행위가 금지되어 있다. 이런. 우리 학교가 너무나도 가혹하다는 생각이 다시 뇌리를 파고 들어왔다. 아로마테라피를 즐기는 학생들이 모인 학교가 된다면 훨씬 더 공부도 열심히 할 수 있을텐데. 결국 나는 옆에 있는 바디 미스트 제품 쪽으로 걸어갔다. 운치 있고 더 진한 향 속에 빠질 수 있게 하는 건 아로마테라피인데, 정말로 아쉽다. 바디 미스트는 처음 접했는데, 향이 정말 좋았다. 옆의 아로마테라피 병이 시샘할 정도로 향이 좋았다.
 
  공부하는 친구들은 어떻게 하면 더 집중할 수 있을까 고민한다. 클래식 음악을 듣는 사람, 명도와 채도가 눈에 편하게 혼합된 인공의 초록색에서 편안함을 찾는 사람, 코코아나 커피를 타 마시는 사람, 모두 다 내 주위에 많다. 그런데 정작 좋은 방법은 쓸모없어 보이는 코에 있다. 무료해 보이는 코를 달래주자. 아로마테라피가 그것이다. 우리는 하루종일 숨을 쉰다. 숨을 1분이라도 쉬지 않으면 죽는다. 숨을 쉬지 않으려고 해도 쉴 수밖에 없다. 그런데 클래식 음악이나, 초록색 인테리어나, 코코아나 커피 같은 것들은 내가 꼭 그것들을 집중에 이용하려고 몸을 움직여야 한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오직 나의 정신작용에 상관없이 본능적으로 하는 행동이 호흡이고, 그래서 호흡을 이용하여 공부에 집중하려 하면 다른 방법보다 확실히 나은 방법일 것이다. 그렇지 않은가?
 
  가만히 가게 유리창 밖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말도 안되는 가설을 솜사탕 만들어내듯 만들고 있다가 카운터가 나를 불렀다. 아로마테라피 제품을 사고 싶었지만 학교의 규칙이 불행한 운명처럼 다가왔다. 친구들 생일이 조금 있으면 다가오는데 미리 축하하다는 말을 건네고 싶다.

2006.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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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중간고사를 보고 드디어 귀가를 했다.
다른 친구들은 AP때문에 기숙사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나도 물론 AP에서 해방된 사람은 아니지만, 내가 보는 과목은
Micro,Macroeconomics이고 중간고사 시험범위이다.
그래서 따로 많이 공부할 필요가 없어서 마음이 한결 가볍다.
어제 4교시에 영표 어머니께서 던킨도너츠를 사오셔서
맛있게 먹었는데, 그때 날씨는 또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평소에 그 우유와 소의 체취가 적절히 배합된 조금은 구역질이 나는
냄새는 온데간데 없고, 싱그러운 풀의 향기만이 코 속을 휘저어 들어갔다.
언제 피었는지 다시 보아도 너무나도 신기한
노란 개나리들, 그리고 저 멀리 산에 핀 진달래꽃 나무들.
내가 기숙사에 틀어박혀 친구들과 열심히 공부를 할 동안
자연은 때가 왔음을 알고 꽃에게 자유를 선사했다.
인문1반 남아들은 그래서 교육관 밖 다리 옆 나무 밑에 앉아
한가롭게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던킨도너츠를 먹었다.
어제 귀가한 나는 '사립학교 아이들' 을 300페이지까지 읽다
졸려서 잤다. 오늘 개운한 마음으로 다시 일어나
항상 귀가때마다 찾아가던 창덕궁 옆 미용실을
평소대로 엄마 손 잡고 같이 갔다.
오늘 날씨가 정말 최고다. 더군다나 서울에서는 노는 토요일이라
많은 중고등학생들이 교복을 입은 채로 대학로와 종로를 누비고 다녔다.
특히 국립서울과학관과 서울대병원 그리고 창덕궁 쪽에
싱그러운 고등학교 신입생들의 얼굴처럼 핀 푸른 잎과 붉은 꽃들이
나의 눈과 코를 즐겁게 했다.
오늘 미용실에서는 형이 내 반항적인 머리(아무리 왁스를 발라도 가라앉지 않는 머리)를
진정시켜줬다. 무슨 약을 가지고 했는데 효과가 정말 좋았다.
머리를 세팅하는 법을 제대로 배우니 성취감이 밀려왔다.
그리고 나서 대학로로 걸어갔는데, 가는 길마다 꽃이 만발하여
사진을 안 찍을 수가 없었다.
대학로에 가니 교대와 다른 대학생들이 교육개정을 외치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중에 누나도 있어서 만나서 얘기도 했다.
점심은 옆에 스시 캘리포니아에서 산뜻하게 하고, 다시 지하철을 타고 명동으로 갔다.
밀리오레에서 옷을 많이 사고, 코즈니에 가서 인문반 친구들 선물도 준비했다.
그리고 오후 4시쯤 집에 왔다. 봄이 한창일 때 이 좋은 날씨 속에서
이렇게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다는 것은
나의 지난 학교 안에서의 4월을 보상하고도 남는다.
이번 5월도 열심히 보내자!

2006. 4.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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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7월 8일


  우리는 정말 얼마나 어린애 같은가! 단 한번이라도 눈길을 보내주기를 이렇게 애타게 바라고 있다니! 정말 천진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발하임으로 갔다! 여자들은 마차를 타고 갔다. 그리고 산책을 하는 동안 나는 생각하기를, 로테의 검은 두 눈동자 속에는, -- 나는 정말 바보야, 용서해 주게! 자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네만, 그래야 이야기가 되니까 말야, 바로 그 눈동자를-- 자, 간추려서 이야기할 테니 들어보게 (왜냐하면 지금 난 졸려서 자꾸 눈이 감길 것 같으니까). 여자들은 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젊은 W와 젤슈타트와 아우드란과 나, 이렇게 셋이 마차를 둘러싸고 섰다. 마차에 타고 있는 여자들과 남자들 사이에는 즐거운 대화가 오고갔다. 물론 이 남자들은 성격이 경쾌하고 발랄한 친구들이었다. 나는 로테의 눈길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아아, 그녀의 눈동자는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옮겨다녔다. 그러나 내게는, 내게는, 다른 사람 아닌 바로 이 내게는 쏠리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 홀로 그 눈길을 단념하고 시름에 잠겨 서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로테에게 몇천 번이나 잘 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끝내 내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말하자면 거들떠보지도 않은 거다! 드디어 마차는 떠나버리고 내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괴었다. 나는 떠나가는 로테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그녀는 마차 문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는 것 같더니, 마침내 그녀 머리에 꽂힌 장식이 문 밖으로 삐죽 내밀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아아, 나를 보기 위해서였을까? 사랑하는 벗이여! 나는 그 점을 확신하지 못한 채 마음이 들떠 있다. 아마 나를 돌아다본 것이겠지. 아마 그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마음에 위안이 된다. 그러면 잘 자게! 아아, 난 얼마나 어린 애 같은지!

지금의 나 또한 나의 로테가 나에게 눈길을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주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가서 말하고 싶다.

2006.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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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방에 언제부턴가 자리를 잡기 시작한 야마하 피아노, 내가 그토록 갖고 싶던(되찾고 싶었던 이 맞는 말 같다. 우리 집은 예전에 업라이트 피아노를 갖고 있다가 디지털로 바꿨으니까) 업라이트 피아노를 지난 11월 우리 집에 들여놓았다.

  미묘하고 부드러운 터치감, 남자로서는 약한 손가락 힘을 가진 나에게 정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마치 피아노가 나의 약한 손가락을 관용적인 자세로 웃으면서 반기는 듯 하다. 오전에 집에 있는 경우가 많은데 그 때 피아노를 자주 친다. 쇼팽이나 슈베르트 같은 옛날 작곡가들의 곡집은 너무 고리타분해서 싫고, 산뜻한 뉴에이지나 한국의 발라드곡 정도에 국한해서 곡을 선정하여 연주한다. 한 예로 나는 김동률의 '이제서야' 가 얼마나 복잡하고 아름다운 화음을 가지고 있는지 피아노를 통해 체감했다.

  평생 쓸 수 있는 악기가 피아노인 만큼 소중히 다루고 언제나 내 곁에 있는 피아노였으면 좋겠다.

2006. 1. 24.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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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각 1월 19일 1시 39분.

갑자기 말도 안 될 정도로 대폭 증가한 투데이 숫자가 나를 깜짝 놀라게 했다.

왜 이렇게 많이 늘었을까.

내 포스트에 대한 덧글은 하나밖에 없는데, 그것도 광고성 덧글이다.

원래 투데이가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은 유명한 사람이거나, 아주 흥미로운 포스트를 가지고 있어 많은 사람들이 네이버에서 검색을 통해 들어올 경로를 가진 사람이거나, 아니면 그 사람을 무진장 좋아하는 사람이 여러 명 있는 사람인데, 나는 그 셋 중 아무것도 아니다. 참 신기하기도 하다. 투데이 1957, 그리고 아무 변화 없는 나의 블로그.

2006. 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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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1957의 비밀은 지금도 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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