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민족사관고등학교가 끝이 아니다

    내가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는 이유는 더 나아갈 곳이 있기 때문이다. 나중에 주 프랑스 일등서기관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사람이 지금 이 고등학교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성적을 받는 것에 마치 세상을 다 가진 듯한 희열을 느낀다면 나 자신의 꿈을 향한 열정과 모순되는 희열을 갖는 꼴이 된다. 왜냐하면 지금 나에게 주어진 것만으로 완전히 만족하여 버리면 내가 여기 머무는 것으로도 만족할 수 있다는 뜻이고, 그럼 이는 앞으로 더 나아가겠다는 나의 의지와 맞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학교에서 주는 교육만을 가지고는 내가 나의 꿈을 달성하는 데 부족하다는 결론을 자연스레 얻게 된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않지만 내가 외교관이라는 직업을 준비함에 있어 매우 중요한 기술과 지식은 하루에 1시간 정도를 투자해서 매일 습득하려는 의지와 여유를 갖도록 노력해야겠다.


   둘째 꿈은 가지되 구체적으로 갖자

   내가 대학교에 입학하고 외무고시나 JPO를 준비하여 외교관이 될 준비를 하기 위해 외교통상부 소속 혹은 그의 지원을 받는 공무원이 되는 일은 지금 내가 일단 내다보아야 하는 일이다. 물론 그를 위해 대학교의 4년과 추가적인 학위 받는 일에 매진해야 하겠지만, 지금 내가 앞날의 5년을 어떤 치열한 노력으로 보낼 것인가 미리 보아두는 일은 정말 중요하다. 막연하게 외교관이 되고 싶어요, 하고 말하는 사람은 결국 외교관이라는 꿈을 이룰 수 없다. 정말로 현실 안에서 외교관이 되려면 어떤 공부를 하고 어떠한 자격을 획득하여 사회에서 인정받는 능력자가 되는지 그 과정을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

   꿈을 갖는 자는 앞으로 그 사람이 나아갈 길을 개척해 놓은 셈이다. 즉 5년 앞을 내다본 사람은 5년 후에는 5년 후의 내가 있는 곳에 도착하게 된다. 사람이 추가적이고 한계적으로 발전한다고 가정할 때 한계적으로 발전하는 delta값을 미리 알고 계획해 놓으면, 그 추정값에 근접하도록 나의 능력값이 증가한다. 꿈을 크고 높게 가진 만큼 많은 보상을 받는다. 하지만 이러한 나의 발전은 그 발전의 원동력이라 할 수 있는 꿈이 구체적이지 못할 때에는 허황된 망상에 불과하다.


 셋째 아무리 소박한 삶이 좋아도 세상에서 능력자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꿈을 크게 갖자

  나는 지금 블로그를 이렇게 써나가듯이 소박하게 살아가는 삶을 참 좋아한다. 서울에서 살아가면서 그 소박한 정취에 흠뻑 취하는 것도 좋아한다. 하지만 지금 큰 꿈을 가질수록 더 성공하게 되는 때에 살고 있는 내가 지금 내가 좋아하는 것들에 매혹되어 정작 이 시기에 가져야 할 큰 꿈을 갖지 못하면 나는 작은 꿈만 가지고 내가 본래 원했던 삶으로 도착할 수 없게 된다. 나는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이 매우 치열한 내적 성숙을 필요로 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지금부터 나의 삶을 그 꿈과 조화를 이루도록 전환해야 하겠다. 단 소박한 삶을 좋아하는 자의 여유는 나의 삶 속에 영원히 남겨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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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1차 서류전형 결과가 나왔다.
나는 합격하여 이제 면접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과 같이 차분한 마음으로,
나의 삶이 변화하는 모습과 실존적 자아에 기쁨을 느끼며,
평소때처럼만 내 능력을 보여주면 되는 것이다.
 
 
항상 나의 절대적인 학업 수준을 고양시키면서도
겸손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내 마음 속의 영혼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고
앞으로 일어날 지 보장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이야기는 함부로 꺼내지 않으면서도
다가올 미래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있다면
나의 삶에서 내가 마주친 하나의 큰 언덕을
차분하고 부드럽게 넘어갈 수 있을 것이다.
 
 
조기졸업, 그것은 쉽지는 않은 일이지만
멋진 젊은이의 진취적 기상으로 도전해 볼만한 일이다.

2006. 10.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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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을 내 진정한 친구로 만들기로 했다.
노원정보도서관, 너다!
 
원래 종로구의 정독도서관에 다니려고 했으나 (나의 사랑 종로구~) 교통이 너무나 복잡하고, 좋은 점이라고는 열심히 고시 공부하는 어른들이 많이 계셔서 공부할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다는 것 하나뿐이어서 버스로 10분이면 갈 수 있고 시설도 엄청나게 좋은 노원정보도서관에 다니기로 했다.

여기서 나의 간략한 도서관 예찬론을..

가장 좋은 점은 엄청나게 쾌적한 시설 !

나는 8시에 정류장에서 내린 후 근린공원 사이로 뚫린 길을 걸어간다. 아침 햇살은 덥지 않은 대기에 스며든다. 푸른 나뭇잎은 무성하여 나무 속을 걷던 내가 위를 쳐다보면 햇살이 반짝거린다. 도서관 바로 옆에 있는 약수터에서 오늘도 힘내자! 라는 뜻으로 물을 두 컵 정도 먹고, 준비해온 병에 담아 통유리와 흰색 벽으로 반질반질 윤이 나는 도서관 건물로 들어간다.

KIOSK를 이용한 첨단 열람실 출입관리 시스템! 나는 나의 회원증을 키오스크 앞에 들이대기만 하면 좌석을 배정받을 수가 있다. 아침에 일찍 나가야 좌석이 30석 정도 남을 정도이니 4층 일반열람실의 인기를 짐작해 볼수 있다. 열람실에 들어간다. 재수생도 있고 아저씨 아주머니들도 많다. 가장 많은 사람들은 대학을 졸업하고 여러 가지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 있으면 저도 모르게 공부하게 된다.

  조금 졸릴 때가 되면 12시. 2층 종합자료실로 간다. 4층보다는 조금 덜 정숙하지만 이 곳이 바로 책이 있는 곳. 내가 보고 싶은 책이 처음에는 별로 없을 거라 생각했다. 새로 만든 도서관이라 시시한 문학서적밖에 없겠지. 하는 생각이 드는 순간 저 멀리 빼곡히 진열되어 있는 사회과학 서적들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3권을 대출하여 기분 좋게 다시 건물을 나와 키오스크로 가서 퇴실처리를 하고 집으로 간다. 책은 2주 후에 반납해 주면 된다.
 
하지만 내가 노원정보도서관을 친구로 만들었다 하더라도 끊임없이 그 많은 책을 읽겠다는 열의를 갖겠다는 확고한 의지가 없다면 친구도 작심삼일이다. 그래서 나는 내가 보고 싶은 책의 카테고리를 정했고,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였을 때 어쩔 수 없이 포기했거나 필요 없는 책의 카테고리 또한 정했다. 이 카테고리는 평생 갈 것이다.


독일 철학 :
철학 중에 니체와 칸트를 중심으로. 독일 철학은 왠지 체계가 잡히고 멋있는 것 같다. 또 동양철학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를 모두 배우려 하면 머리가 아프다.
논리학 : 말을 잘 하고 글을 잘 쓰기 위한 기초학문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심리학 : 심리학은 내가 보기에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프로이트와 융의 묵직한 서적과 같이 인간의 내면 구석까지 파고든 학문적인 서적과, 가볍고 이쁜 디자인을 한 '호감의 심리학' 타입의 서적. 하지만 나의 관심은 후자 쪽에 더 가 있는 듯^^
스피치, 화술, 토론 관련 서적 : 이러한 서적을 사회학으로 분류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반드시 필요한 책들이다.
정치학, 외교학, 통계학 : 나의 전공 과목을 위한 서적이다. 때로는 읽기 싫을 때도 있겠지만 나의 완성을 위해 읽고 말 것이다. 통계학을 왜 집어넣었냐면 나중에 정치학을 공부하다보면 과학적인 정치론 접근법을 만나게 되는데 그 때 통계학이 사용되기 때문이다.
경제학 (회사 등 경영학,비즈니스 말고 거시경제학. 그리고 미래예측하는 서적) : 내가 나중에 갖고 싶은 직업인 외교관을 위해 간과해서는 안되는 과목이다.
사회학 (여성학, 언론학) : 언론학은 전공과 약간의 개연성을 가질 수 있으니 내가 볼 책의 카테고리로 정하였고, 여성학은 내가 관심있는 분야라 선택했다. 청소년 상담 관련 서적이나 교육학도 있지만 내가 이 책을 볼 필요는 없다.
어학 (영어,프랑스어,독일어,스페인어) : 영어는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하는 나의 대리석 조각상과도 같으니까 필수로 보기로 하였다. 그리고 내가 외교관으로서 제2,제3 외국어를 선택하게 될 것인데, 그것이 프랑스어와 독일어가 되었으면 좋겠다. 스페인어는 프랑스어와 비슷하기 때문에 금방 배울 것 같다.
문학 (불문학, 독문학) : 우리나라 문학에는 애초에 관심이 없었다. 수능 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읽고 있다. (내가 매국노나 애국정신이 없거나 한 게 아니고, 그냥 우리나라 문학은 잘 이해가 안 된다) 반면 불문학과 독문학은 훨씬 이해가 수월하고 재미있다. 특히 불문학은 프랑스인들의 인간미 즉 사랑을 멋있게 할 줄 아는 모습을 잘 표현해 주어서 매력이 있다.
취미로 읽는 책 (여행 관련, 요리 관련, Jazz/Lounge 등 음악 관련, 그리고 재즈 피아노 교본과 같은 악기 연습용 책) : 공부만 하며 살 수는 없으니 문화생활도 즐겨야 한다. 그리고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지식을 알아야 한다. 취미로 읽는 책은 나를 최종적으로 완성시키는, 단순한 학문적 완성에 꽃 한송이를 올려놓는 책이다.


 
  일단 지금은 고등학생이니까 고등학생들이 공부하는 책을 열심히 보아야겠다. 지금은 바빠서 위에 소개한 책을 많이는 못 보지만, 대학생이 되면 꼭 책의 바다에서 스킨 스쿠버를 하며 살 것이다. 맑고 깨끗한 남태평양의 바다 아래에서 형형색색의 산호를 만나고, 그 속에서 혹시나 하여 땅을 파 보았을 때 진주를 캐내는 것처럼 책에 빠져 살 것이다.
 

2006.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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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
비치캠프가 연일 계속되는 비 때문에 취소되었다.
올해에는 꼭 비치캠프 가자고 다짐했건만,
(작년에는 침대에서 내려오다 발가락이 부러져서 못 갔다)
나는 놀 팔자가 아닌가보다.
 
지금 나는 우리 학교 도서관에서 블로그를 쓴다.
오늘과 내일 오전에는 정규 수업이 있다.
학교도 참.. 왜 학생들을 일찍 안 보내주는지.
아직도 우리가 내일 점심까지 남아있어야 할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나는 비치캠프 간다고 집에 모든 물건을 보냈다.
컴퓨터도 보내서 지금 나에게는 컴퓨터가 없다.
15일 오후부터 16일, 17일, 그리고 오늘까지,
나는 컴퓨터 없이 오직 책과 친구들만을 옆에 두고 살았다.
물론 컴퓨터가 제일의 樂을 주는 물건은 아니다만,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일은 생각해보니 아주 많았다.
 
나는 흘러가는 시간을 버리기가 싫었다.
노는 것도 시간을 지혜롭게 활용하는 방법인데, 놀 수도 없었다.
그래서 그동안 공부를 좀 했는데, 지금은 머리가 터질 것만 같다.
나에게는 휴식이 필요했다. 단 허송세월 보내는 식의 휴식이 아닌,
알찬 휴식이 필요했다. 지혜롭게 시간을 활용하면서 모든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그런 휴식이 필요했다. 경직된 생활을 한 나는 풀어질 필요가 있었다.
 
'지혜롭게' 풀어지는 법은 생각보다 간단하지 않다.
마치 대학에 붙었으니 죽도록 놀자.. 와 같은 마음을 가지고 노는 것은 지혜롭지 못하다.
그렇다고 진정한 휴식은 독서라며 두껍고 생소한 책을 꺼내드는 것도 좋지 않다.
내 생각에는 친구들과 공부 외적인 이야기, 그러니까
사람과 사람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풀어지는 나의 모습이
가장 바람직하다. 너무 놀아서 현실을 이탈한 느낌이 들지도 않고,
컴퓨터에만 빠져 인간성을 상실한 느낌이 들지도 않는다.
그냥 현실 속에서 내가 할 일을 잠깐 놓아두고
한나절 동안 친구들과 옆의 공원에 갔다오는 느낌이 든다.
 


보너스 - 임마누엘 칸트 ('순수이성비판' 의 저자) 의 일과


젊은 시절 '안락한 독신자' 라는 말을 듣고 살았던 그의 일과를 살펴보자

지금 내가 '안락한 독신자' 일까?


  4시 55분 (AM) "일어나실 시간입니다" 라는 말로 하인 람페가 그를 잠에서 깨운다

  5시 기상. 아침 식사는 하지 않는다. 잠에서 깨기 위해 옅은 홍차 두 잔을 마시고 파이프 담배를 피운다. 잠옷, 덧신, 수면용 모자를 쓴 채 작업을 시작한다. 강의 준비였을 것으로 짐작된다.

  7~9시 정장을 한 채 강의에 임한다

  9시~12시 45분 실내복으로 갈아입고 집필 작업을 한다. 가장 중요한 작업 시간.

  12시 45분 점심 식사에 초대한 손님을 작업실에서 맞이한다. 다시 정장 차림.

  13~16시 초대한 친구들과 함께 식당에서 오랫동안 점심을 함께 한다. 하루 중 유일한 식사 시간이다. 좋아하는 음식은 대구. 언제나 붉은 포도주 '메독' 한 잔을 마신다. 때로는 백포도주를 마시기도 한다. "자, 여러분!" 이라는 상투적인 말과 함께 식사가 시작된다.

  16시 혼자 산책을 나간다. 단 한 번을 제외하고는 언제나 똑같은 길을 산책한다. 동네 사람들이 칸트를 보고 시계를 맞추었다고 한다.

  저녁 "가벼운" 책들을 읽는다. 주로 여행기.

  22시 절대적 안정 속에서 취침한다.


이런 삶 속에서 조금 더 풀어진다면....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이 될 수 있다.


2006. 7.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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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상한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고 싶었으나 이제 많은 시련이 다가올 것을 생각하니

  내 스스로를 Sharp 하게 만들어야겠다는 충동이 나를 조여왔다.

  다른 사람들과 외람된 삶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외로운 위치에 서서 고독을 자각하며

  어떤 일을 당차게 해 나갈 수 있는 삶,

  이런 삶으로의 전환을 나는 바라고 있다. 이제 고등학교 2학년이고 진정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아나갈 때가 왔다.

 

  제목이 바뀌었다. '뉴욕의 오리는 어디로 갔을까'로 바뀌었다. '호밀밭의 파수꾼' 을 본 사람들이라면 약간 정신이 이상한 주인공 홀든 콜필드가 끊임없이 뉴욕의 오리들에 대해 질문한다. 겨울이 되면 Central Park의 호수가 얼어붙을텐데, 그럼 그곳에서 한적하고 사이좋게 지내던 오리들은 어디로 갈까. 그가 끊임없이 질문하고, 처음 보는 뉴욕의 택시기사에게까지도 질문하는 행동은 분명 이상하다. 하지만 정말 오리들은 어디로 갈까. 편하고 잔잔한 호수에서 떠난 오리들은 분명 어떤 시련에 맞부딪칠 것이다. 그곳이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뉴욕의 오리는 인생의 새로운 국면에 접어든 나의 모습이기도 하다.

  보다시피 블로그의 색깔이 전면적으로 파랗게 변했다. 지난 1년동안 나는 일부러 파란색을 기피했다.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 에서 '아메리칸 불독' 이라는 일화가 있다. 푸른 색의 칵테일 '아메리칸 불독' 을 가만히 응시하고 있기만 해도 고독해지기 때문에, 그리고 이 일화의 주인공이 그런 고독한 사람이기 때문에 이런 제목이 붙여졌다. 연예기획사 사장이고, 돈도 많고 지인도 많지만 자신을 사랑하는 아내를 떠나보내고 아무것도 모르는 아들과 외롭게 지내는 사람이 그 일화의 주인공인데, 왠지 모르게 매우 쓸쓸해 보였다. 나는 그 영화를 보고 스스로 그런 삶을 살아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외로운 상태에 있는 사람은 공동체에서 인정을 느끼며 사는 사람들이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 나는 그 일을 찾아 깊고 푸른 대양(大洋)에 풍덩 빠져드는 것이다.

 

  2006년 여름을 기점으로 정말 열심히 살아야겠다. 나에게 하는 약속이다.

 

 ..비가 오네?

 

  지난 며칠간 계속 민사고에 비가 내렸다. 지금 507호의 창문 밖을 내다본다. 아직도 많이 오고 있다. 내리는 비에 나의 심장을 꺼내 놓는다. 내가 가졌던 온갖 태만, 이기심, 소심함, 그리고 때로는 얼음장보다도 차가운 마음을 모두 빗물에 씻겨 보낸다.  

2006.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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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은 장마철, 런던의 풍경을 떠올려 보세요.
 
  우리 학교 학생들은 이 글을 읽고 짧은 의견을 덧글로 달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개편안에 대한 옹호도 좋고 비판도 받아들이겠습니다. 덧글을 쓰는 사람들 모두 학교를 더 좋은 학교로 만들기 위해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법정 제도가 가지는 문제는 무엇인가?
 
  우리 학교의 법정 절차는 새로운 지배 기구 아래에서 간편화되었다. 몇십명에서 많게는 백명이 넘는 인원을 수용하기 위한 대사도 짧아졌고, 억울한 사람은 자신을 변호할 수 있는 발언권 또한 갖게 되었다. 이 모두가 우리 학교의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학생의 권리 신장과 편의를 위해서 노력한 결과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1시간이 넘는 시간을 소강당에서 '허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따라서 나는 새로운 법정 제도를 가정(假定)해 보고자 한다. 이 개편안이 실제로 2학기에 반영될지, 학교 내의 선생님에 의해 일부가 수정될지, 아니면 전면 개정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현재 학생의 신분인 내가 친구들의 의견을 들어본 결과 법정 제도에 대한 불만이 많았고, 많은 학생들의 의견을 조금 더 수렴하여 학교 전체의 의견을 도출한 뒤에 이 개편안의 실현 가능성을 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포스트에서는 새로운 법정 제도의 매우 대략적인 진행 과정에 대해 서술하고, 이 제도가 가지는 정당성을 중심으로 논하겠다.
 
  ♣억울한 사람만 법정에 오라!
 
  물론 잘못을 했으니 법정에 가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행되는 현행의 법정은 오직 규정을 위반한 사람의 '잘못에 대한 인정' 만을 위해서만 효력을 갖는다. 1학기 사법위원회가 개편됨에 따라 법정의 비효율성과 과도한 형식성이 많이 누그러들었다는 점은 校紙에서도 칭찬한 바 있으나, 교지는 또한 아직 학생들의 대체적인 의견을 학생법정에 반영하기에는 학생법정이 예전의 타성을 버리지 못했다는 지적도 하였다. 나는 이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다.
 내가 생각하는 새로운 법정 제도의 대략적인 모습은 이것이다. 자신이 부당한 처분을 받았다 생각하는 사람은 변호인 겸 증인을 1명 데리고 올 수 있다. 법정에 참석하는 사람은 사법위원장을 맡은 판사, 사법부위원장을 맡은 검사 2명, 그리고 사법부 총무를 맡은 서기 1명, 그리고 배심원이 있다. 배심원은 사법부 소속 부서인 선도부와 법무부에서 임의로 3명씩 선출한다. 단 그 날 법정에 참석하는 사람과는 최대한 친분이 없고 무관심한 관계에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이는 마치 월드컵 경기에서 특별한 국가 관계에 얽매이지 않은 주심과 부심을 선출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또한 법정 항목을 2개 이상 위반한 사람은 법정에 의무적으로 참석해야 한다. 한 개만 위반한 사람이 현재 법정 리스트에 올라오는 사람의 대다수인데, 이들을 위해 체크 제도를 도입할 뿐 두 개 이상 위반한 사람은 현행과 같은 절차를 밟도록 한다. 체크 제도에 대한 설명은 후에 다시 논의하겠다. 다시 법정에 참석하는 위반자에 이야기하자면, 이들 또한 배심원의 일원으로 활동한다. 위반자 중 법정에서 피고의 위치에 선 사람들-억울한 사람들-에 대한 배심원은 홀수 명으로 7명 정도를 정하고, 피고와 친분 관계가 없게 함을 원칙으로 한다. 따라서 피고가 하루의 법정 안에서 바뀔 때마다 위반자 배심원은 같이 바뀐다.
  물론 한 학교의 가족으로서 특별히 친분 관계가 있지 않더라도 같은 학생인 피고를 향해 재판을 하는 것은 학교의 분위기를 해할 소지 또한 가지고 있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배심원과 검사, 판사는 적어도 법정의 총 진행 과정 아래에서는 어떠한 사적 친분 관계도 배제한 사람으로 존재한다. 이 모습은 현재 11기 선도부 학생들이 Dress Code를 위반한 친구들을 적발하는 모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재판을 담당하는 의무를 떠안은 사람들이기 때문에 이들은 친구들과의 관계를 무시하고 오직 정의에 입각하여 친구를 재판하여도 비난과 경멸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따라서 학교의 분위기를 해한다거나 친구 관계를 붕괴시킨다는 우려는 할 필요가 없다.
  억울한 사람만 법정에 참석하여 우리 학교의 초기 법정의 모습, 즉 검사와 변호사, 판사가 영어로 열띤 토론을 하고 최대한 정의에 접근하는 방법으로 재판하는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 학생 수가 많아짐에 따라 발생한 현재의 비효율을 해결할 수 있는 방책 또한 이러한 개편안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또한 결국 개편안을 통해 법정의 총 진행 시간은 1시간 이내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한다.
 
  ♣그럼 법정 항목을 1개만 위반한 사람은? - 체크 제도의 도입
 
  현재 법정의 비효율성이 나타나는 부분은 사소한 법정 항목을 한 개만 위반하여 법정에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서 찾을 수 있다. 영수라는 10학년 민족반 학생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친구는 금요일에 있는 청소 검사를 통해 법정 항목을 위반했다. 이 친구는 분명 천성이 그릇되거나, 학교에서 상습적으로 항목을 위반하는 '문제아' 는 아니다. 단지 조용히 공부하고 활발히 외부 활동을 하는, 평소에 학교의 규칙을 잘 지키는 친구이다. 이 친구가 법정에서 1시간이 넘는 시간을 그대로 허비한다면 어떨까. 자신은 아주 사소한 항목을 위반했기 때문에 'Do you admit?' 이라는 질문에 대해 당연히 'Yes' 라 할 것이다. 그리고 청소 한 번 걸렸다고 특별히 깊은 반성을 할 것까지는 아니다. 영수와 같은 친구들은 우리 학교 법정에 참석하는 학생들의 반 정도를 차지한다. 그리고 현행 법정에 대한 불만도 이들의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나는 이들이-이들에는 나도 간혹 포함되어 있다-소중한 자습 시간을 법정에 의해 낭비하도록 할 수 없다.
  체크 제도란 Do you admit? 이라는 질문에 Yes라고 하는 과정을 법정에서가 아니라 리스트에 체크하는 것으로 대체하는 제도이다. 매주 목요일 법정이 열리는 날 저녁 6시 30분에 법무부에서 10학년으로 구성된 학생 4명 정도를 선출하여 그들이 12층 식당에서 위반자들을 대기하고 있게 한다. 그러면 위반자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리스트를 보고 체크를 한다. 체크를 하지 않으면 법정에 참석하지 않은 죄목으로 다음 법정에도 참석하면 된다.
  쉽게 말하자면 어차피 Yes라고 당연히 말할 사람들을 법정에 꼭 참석하도록 해야 하는가, 에 대한 회의가 든다는 말이다. 체크 제도를 통하여 약 50명에 해당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자습 시간, 50시간을 벌 수 있다. 그리고 사법위원회에 소속된 사람들의 자습 시간 또한 늘릴 수 있다. 체크 제도는 잘못이 중하거나 억울한 사람만 법정에 가자는 개편안의 원칙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개편안에서 볼 수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물론 실행 과정에서 새로운 절차적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겠지만, 개편안의 정당성 차원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인가. - 법정에 참석하는 사람과 '체크만 하는' 사람을 분류하는 기준
 
  솔직히 이 '기준'은 모호한 것이 사실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법정 항목을 1개만 위반하고 모두 다 자신은 억울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그 때에는 법정이 아예 열리지 않을 것인가? 법정 delay를 하는 사람들은 그럼 다음 주 법정에는 어쩔 수 없이 2개 이상의 항목을 위반했으므로 법정에 참석해야 하는가? 이러한 질문들을 해결하고 법정에 참석하는 사람과 '체크만 하는' 사람을 분류하는 정당한 기준을 마련하는 일이 시급하다.
  단순히 의견을 개진하는 나로서는 이런 방법도 좋을 듯하다. 항목을 1개만 위반하더라도 그 위반 자체만으로 죄가 크다면 그 사람을 의무적으로 법정에 참석하게 한다. 예를 들어서 거짓말, 지시 불이행 등과 같이 흔히 5점 이상씩 받는 항목을 위반한 학생들을 의무적으로 법정에 소환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 중 자신이 억울하게 벌점을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특히 지시 불이행에 많이 나온다-은 법정에서 단순히 배심원으로 참관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법정에서 피고의 위치에 설 수도 있다.
  또한 delay를 한 사람들에게는 단순히 법정 항목의 개수가 아닌 다른 방법을 통해 법정 의무 참석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전(前) 주에 항목을 1개 위반하여 delay를 하고, 이번 주에 1개 항목 + delay된 항목, 그래서 총 2개 항목을 위반한 학생이 있다고 하자. 그렇다면 이러한 사람들은 체크를 통해 처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전 주에도 사정에 의해 delay하지 않았다면 당연히 Do you admit? 이라는 질문에 Yes라고 답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 '기준' 에 나는 타당한 해답을 명쾌하게 제시하지 못한다. 이 포스트에 게재한 모든 의견이 오직 나의 생각으로만 만들어졌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들어보지 못한 나만의 의견인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기준에 대한 회의는 사법위원회 임원들 사이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Conclusion
 
  학생들이 외치는 법정의 비효율성, 그러나 이에 대립하는 학교와 사법위원회의 입장, 이 둘이 서로 대립하고 있다. 잘못한 사람은 모두 법정에 참석하고, 10점 단위로 누계 벌점을 달성할 때마다 명심보감을 일정 분량 쓰는 벌을 '당연히'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분명 타당하다. 하지만 사소한 항목으로 법정에 참석해야 하는 고충을 당하는 학생들의 입장 또한 이해해 주어야 한다. 새 제도를 통해 이들의 불만을 충분히 해소할 수 있고, 이는 학교가 고수하는 원칙을 전혀 해하지 않는다. 그러나 아직도 풀리지 않은 숙제는 법정 항목을 위반한 사람의 수를 근원적으로 줄이는 일이다. 새 제도가 등장해도 사람들이 법정 항목을 많이 위반한다면 새 제도가 학생들의 의식 전환-법정 항목을 위반하지 않고 학교의 규칙에 따르는 성실한 학생이 되었다는 인식'으로의' 전환-을 했다고 볼 수 없다. 의식 전환은 어려운 일이지만, 의식 전환이 어렵다고 해서 모든 법정 항목 위반자를 법정에 의무 참석시키는 일은 현행 제도의 비효율성을 그대로 간직하면서 아무런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처사라고 본다. 나의 짧은 소견이었지만, 이번 학년도의 2학기에 사법위원회를 이끌어갈 기관차가 될 학생들이 나의 의견을 참고하여 최대한 학생들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수립하였으면 한다.

2006. 7.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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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선도부 회식으로 '삼정' 에 간 후 갔던 골든벨 노래방.


들어갔더니 아무도 없다. 불도 어두침침하고.. 무언가 이상했다. 카운터에는 '외출중이니 *** - *** - ****로 전화하세요' 라는 말이 써져 있어서 아줌마한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가 꺼져있어 소리샘으로 연결됩니다' 라는 말만 들렸다. 우리들의 놀이터인 둔내 downtown에 있는 노래방에는 아줌마가 카운터에 항시 대기하시는 풍경을 절대로 볼 수 없다. 다들 어딘가 가고 없다. 우리들이 불러야만 오신다. 서울에서는 절대로 볼 수 없는 훈훈한 인정의 현장이다.


아줌마가 안 계시고 전화도 안 받으시길래 나는 재빨리 코인 입력 리모컨을 찾았다. 열심히 카운터 주변을 뒤져본 결과 투박한 검은 색 리모컨이 나왔다.


그리고 나서 1번 방에 코인 전격 투입!!!!!
리모컨에 '코인' 이라고 써져 있는 버튼을 누를 때마다 코인이 10개씩 추가되는데, 이게 10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10곡'을 의미한다. 나는 이것도 모르고 계속 '코인' 을 눌렀다.
결국 1번 방에 전격 코인 투입 결과 570개 되었다....


선도부 10기, 11기 합쳐서 약 22명이 같이 갔는데, 처음에는 1번 방만 전원이 들어와 있고 2번 방에는 전원이 꺼져 있어서 1번 방에 모여서 조금 놀았다. 한 3곡 쯤 부르고 나서 아줌마가 오셨다.


오늘 노래방 가서 부른 곡 (이 외에도 많이 불렀다. 아마 내가 가장 많이 불렀을걸??)


1. 고무신을 신은 줄리엣 - Yarn
남자들끼리 노래방 가면 항상 부르는 곡. 내 친구들이랑 같이 갔을 때 부른다. 어제 준이랑 진석이, 기복, Verbit, 그리고 나 이렇게 다섯이서 갔는데 그때도 불렀다. 어제 정말 재밌었는데.. 오늘 또 노래방 가서 좋다. 시험 끝나니 마음껏 놀 수 있다!!


2. Hysteria - Muse
이 곡은 올해 민족제 (6월 21일)때 FITM 4기 누나께서 부르신 곡이다. 원래 남자 곡인데 누나가 불러서 이번엔 내가 선곡 해 버렸다. 의외로 태진 기계에 뮤즈 곡 많이 있다.


3. 인생의 참된 것 - 안재환
요즘 내가 초 심취한 음악.. 하도 우리 방 분위기가 조용하길래 내가 조용히 나서서 분위기를 바꿔보기로 마음먹고 선곡했다. 순풍산부인과의 그 젊은 의사 기억나는가? 그 사람이 대원외고 다닐 때 만든 곡이라 한다. 나는 이거 부를 때 차마 고개를 들 수가 없어서 구석에서 의자에 한 다리를 올리고 shouting 했다. '아침엔 아침밥 점심엔 점심밥~ 저녁엔 저녁밥 그리고 잠잔다~' 뭐 이런 가사로 진행되는 곡인데, 어떻게 보면 완전 웃기고 또 한편으로는 인생의 참된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심각한 사색을 자아내기도 한다...


4. 사랑보다 깊은 상처 - 임재범 & 박정현
오늘은 친구랑 듀엣곡도 시도해 보았다. 원래 우리 누나랑 누나 친구들과 같이 서울의 교회 다닐 때 자주 회식가고 노래방 가고 했는데 그때 누나랑 내가 듀엣곡 많이 불렀다. 임재범 음 너무 높다. ㅠ


5. 다시 떠나보내다 - 김동률
이런 조용한 곡도 가끔씩 불러야 하는데 다른 애들이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았다. 나는 이런 음악 좋아하는데 .. 아무튼 나는 가끔씩 친구들이나 후배들과 노래방에 가면 항상 신나는 곡만 선곡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가질 때가 있다. 오늘도 조금 그랬지만 꿋꿋하게 조용한 분위기를 만든 나.


6. 춘천 가는 기차 - 불독맨션
김현철의 원곡을 조금 더 밝게 리메이크한 곡이다. 나는 완전 조용한 발라드보다는 이런 곡을 추구한다. 뭐랄까, 너무 들뜨지도 않고 일상의 편안함에 안주하면서도 마음 깊숙히 스며드는 즐거움을 추구하는 음악이라고나 할까?


7. 조조할인 - 이적 & 이문세
매우 오래 된 곡이다. 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 나왔던 곡으로 알고 있다. 라디오를 통해 귀 너머 듣던 음악의 곡 제목이 어떻게 기억나는지 참 내가 나를 보아도 신기하다. 나는 옛날 노래 부르는 남자가 멋있다고 생각해 왔다. 최신곡 부르는 사람이 요즘 없기도 하지만.


8. 소녀 - 껌엑스
이런 발랄한 곡 좋다. 다만 친구들이 잘 안 부를 뿐이다. 오늘 목이 어찌도 나의 기대를 충족시켜 주는지.. 후배들 앞에서 She's Gone을 부르겠다는 생각도 잠시 해봤다.


9. 내게 돌아와 - 트랜스픽션
이것도 껌엑스와 위치스 분위기. 민족가요제 할때 이거 부르려 했는데, 아쉽다.


10. 눈물 - 위치스
그리고 나는 마지막에 다시 shouting 했다 ~~ !!


그리고 오늘의 하이라이트


- 돈석이 누나누나예~ (제목은 기억 안 난다. '누나의 꿈' 원곡인 루마니아 곡을 불렀다)
- 민호랑 가현이 Chop Suey (shouting과 서정적인 보컬이 순간 순간 뒤바뀌는데 초 강추 ^^)

2006. 7.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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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은 기쁨과 놀람과 때로는 절망과 그리고 해방감을 보여주고 있다. 이 분들의 이름이 뭐였지? 올슨 자매들이었나? 아무튼..

오늘 나의 기분이 이들의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잘 본 과목에 대해서는 기쁘고, 망친 과목에 대해서는 절망감도 들고, 그러나 시험이 끝나고 1학기가 다 저물어 간다는 놀라움과 이제 공부에서 잠깐 멀어져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해방감이 모두 나를 휩싸고 돌았다. 하지만 주된 감정은 역시 기쁨과 해방감이 아닐까? 이제 한 학기가 끝났으니 남은 학교 일정은 모두 노는 거다.

1. Popsong Contest

  내가 이번에 부를 곡은 Stevie Wonder의 'Lately', 좀 오버한 감도 없지는 않지만(피아노 치고 ㄴ노래 같이 부른다) 대회까지 1주일이 남았으니 그동안 연습하면 충분히 원곡을 소화하고도 추가로 나의 능력을 발산할 수 있겠다. 이번에 상 한번 타보자~!

2. 비치캠프

  작년에 금강산과 비치캠프 2종세트를 잡지 못했던 나. 그 때 왜 하필이면 침대에서 내려올 때 발을 헛디뎌서 사다리에서 떨어지면서 왼 발 4,5번째 발가락을 부러뜨렸는지 원 -_- 그래서 이번 비치캠프는 다른 어느 친구들보다도 더 기대된다. 작년에 갔던 친구들도 비치캠프가 엄청나게 재미있었다고 하니, 이번엔 정말 제대로 놀 것이다.

이 두 가지가 앞으로 남은 1학기 동안 있을 큰 일정이다. 정말 뿌듯하다. 선배들이 흔히 '지옥'이라고 말하는 2학년 인문반 생활의 절반을 벌써 '돌아보는' 위치에 서 있다니 말이다. 시험이 끝난 오늘은 공부 안 하고 오직 놀 거다. 과거의 노력에 대한 보상이니 노는 게 더 보람차다. 세상에, 노는 게 보람차다고? 할 수 있지만 오늘은 마음껏 즐기자!!


2006.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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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ltz & Swing - Guys
 
오늘 민족가요제가 끝나면서 거의 1박 2일의 축제 행사가 끝났다.
지금 민족가요제의 피날레를 밴드공연으로 장식하고 온 나의 마음은 이렇다.
일주일 전부터 나의 마음은 온통 민족제의 성공적인 진행을 위해 투사되어 있었다.
진정으로 열심히 노력하고, 다른 것에 신경쓰던 나의 모습을 다시 한 번 돌아보아
결국 댄스도 잘 하고, 오늘 밴드도 잘 했지만,
모든 행사의 끝에는 쓸쓸함과 공허함만 남는다.
무대의 전체를 비추던 빨강, 파랑, 노랑, 초록, 형형색색의 조명은
칙.. 소리와 함께 꺼지고, 구경하던 친구들과 후배들, 그리고 선배들은
하나둘씩 자기 본연의 위치로 돌아간다. 어두침침한 무대와 관중석,
그리고 그 위에 홀로 서 있는 내가 있다.
열광의 함성과 화려한 조명이 없는 드넓지만 조용한 우리 학교 체육관의
밖에서는 조용히 풀벌레 소리만 들려왔다.
이제 화려한 나의 제2의 자아로서의 모습은 끝났구나.
다시 원래의 나로 돌아가자니 쓸쓸함을 감출 수 없다.
하지만 쓸쓸함을 극도로 맛본 자만이 그 뒤에 있을 희망을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이제 민족제는 끝났고, 앞으로 나에게는 끝없는 희망의 대로가 펼쳐져 있을 것이다.
 
....
 
친구들아 모두 수고했어, 최고의 축제였다 얘들아.

 
2006. 6.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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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같은 날은 너무나도 심심한 날이다. 학교에 친구들이 조금밖에 귀가를 하지 않았는데 왜 이리도 기숙사에는 사람이 없는 것 같을까? 날씨는 저렇게 맑고 따뜻한데, 그래서 다들 나가 노는 것일까? 나는 이런 생각을 가지며 엉거주춤 자리에서 일어났다. 일어나 침대맡에 둔 시계 겸 타이머를 보니 벌써 9시 50분. 어제 분명히 밤 12시 반에 일찍 잤는데 오늘 이렇게 늦게 일어난 이유는 아무래도 지난 1주일 동안 끊임없이 나를 채찍질해 왔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주를 되돌아보면 정말 플래너에 맞춰진 삶을 살았고 모든 계획에 '장렬히' 체크를 남기고 자는 일이 나에게 자기 기만을 불러일으키는 소재였다. 마치 '아Q정전'에서 건달들에게 몰매를 맞고도 자신을 향한 위안의 웃음을 짓는 주인공과 같이, 나는 지난 일주일 동안 끊임없는 독서와 공부로 나를 혹사시키면서도 자신에게 웃음을 지어보였다.

  9시 50분에 일어나 샤워를 하고 약간의 고민에 휩싸였다. 점심을 먹기 전까지 무엇을 할까? 나는 처음에 드럼을 치려고 했는데 2시간 반 동안 드럼을 치자니 질릴 만도 하고, 친구들은 다 나가고 없어서 나는 그냥 책을 읽기로 했다. '죽은 경제학자들의 살아있는 아이디어' 라는 책인데, 토드 부크홀츠라는 하버드대 교수의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쓰여졌다. 단순히 맨큐 아저씨가 알려준 것들만 알고 있었는데, 경제학자들이 어떤 생을 살면서 얼마나 치열하게 토론을 하고 자신의 이론을 수정하는 과정을 거듭하였는지 알 수 있었다.

  책을 한 100쪽까지 읽다 더이상 읽을 마음이 나지 않아 드럼을 치러 갔다. 베이스 막이 찢어졌다는 사실을 치기 시작한지 10분 후에 알고는 다시 기숙사로 왔다. 드럼을 내 돈으로 사서 학교에 갖다놓고 싶기도 하지만, 내가 밴드도 아니고-충분히 할 수 있지만 나 말고도 드럼을 칠 줄 아는 친구들이 있기에 나는 밴드가 아니다-또 학교에 평생 있을 것도 아니어서 직접 몇십만원짜리 드럼을 사다 놓기에는 망설임이 앞선다. 그리고 이건 오늘 갑자기 생각난 건데, 드럼도 일종의 공유자원이다. 드럼을 치기 위해 돈을 낼 필요는 없어서 비배제적이지만, 드럼은 한 사람이 치면 다른 사람이 치지 못하기 때문에 경합성을 띤다. 그리고 옆에 학생들이 모여서 회의를 한다면 드럼 소리 때문에 드럼을 칠 수 없다. 따라서 드럼은 부정적 외부효과를 낳는다. 사람이 심심하면 안 하던 생각도 하게 되나보다. 그래서 공부하는 사람들은 절에 가는 것일까? 절에 가면 심심하니까 사법고시를 위한 법전이 늘어놓는 얘깃거리만 생각하게 되니 말이다.

  오늘은 2시에 생글생글 논술대회가 있는 날이다. 원래 서울에서 보는 줄 알고 나는 지난 주부터 귀가를 준비했지만 단체신청에 한해서 그 단체가 소속된 학교에서 시험을 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점심을 먹고 '죽은 경제학자..' 책을 다시 조금 보다가 침대에 올라가 무료함을 달랬다. 그리고 2시에 11층으로 올라가 시험을 봤다. 스크린 쿼터를 축소할 것인가 그대로 현상을 유지할 것인가가 오늘의 논제였고, 생글 신문에 나왔던 거라 막힘없이 답안을 써 내려갔다. 나는 오늘 나름대로 이론을 만들어내는 즐거움을 얻었다. 바로 스크린쿼터 축소의 선순환이다. 스크린쿼터가 축소되고, 영화 제작자들이 '문화의 잡종성(hybridity)'을 띤 영화를 계속 만들어낼 때 영화관은 관객의 욕구에 부합하여 한국영화 상영을 크게 줄이지 않을 것이고, 질 높은 한국 영화와 외국 영화를 모두 접할 기회를 갖는 관객들은 더 발전된 '잡종 문화' 를 요구하려 들 것이다. 관객 수는 늘어나고, 따라서 영화 산업 전체의 부의 증진 또한 이루어진다. 그리고 관객들의 요구는 영화 제작자들에게 인센티브로 작용해 더 많은 영화를 만들게 한다. 그런데 여기서 영화 제작자들은 아무래도 스크린 쿼터의 영향으로 경제적 압박을 받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데이비드 리카르도의 비교우위론에 의한 정부의 보조금이 필요하다. 뭐 이런 내용을 가지고 논의를 전개했다. 면학실에서 시험을 보면 하나도 긴장되지 않는다. 따스한 햇살이 11층 전체를 비추기 때문에 나른함만 존재할 뿐이다. 그리고 시험 볼때 긴장이 안 되는 것이 오히려 좋다.

  4시에 시험을 끝내고 다시 기숙사 방으로 내려왔다. 오늘은 정말 무료함을 달래고 싶은 소망에 가득찬 날이었다. 한편 다음주 집에 간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들뜨기도 하다.


2006. 5. 21.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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