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So What(우리 대학교 중앙재즈 동아리) 사람들과 같이 맥주를 마셨다. 기분좋게 서로를 조금 더 깊게 알아가고, 점점 서로 가지고 있었던 투명한 벽을 사르르 녹여갔다. 비록 내가 아직 89이기 때문에 까다로운 주민등록증 검사에서는 주위 사람들에게 미안해지기도 했지만, 나의 행동은 술과 사람을 친하게 대할 수 있는 성숙함을 충분히 보여주었다. 나 자신도 이전의 소심한 성격에서 벗어나 마음 속에 생각이 떠오르면 바로 말했고, 주위 사람들이 즐거워할 만한 대화 주제를 골라잡을 줄 알았으며, 내 자신을 겸손하게 낮추거나 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줄 알았다.

  맥주는 다른 술에 비해 분위기를 좋게 만들어준다. 아무런 걱정과 슬픔이 없는, 쾌락과 기쁨만이 지배하는 분위기가 맥주와 함께 사람들의 마음 속을 휩쓸고 지나간다. 모든 사람들은 하루의 걱정과 고민을 싹 씻고 그 순간의 즐거움에 대해서만 이야기한다. 그것은 소주가 주는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소주를 마실 때에는 힘든 심경을 털어놓고 서로 동정하고, 아니면 취중 고백을 하는 등 대부분 우울하고 진지한 말이 오간다. 첫번째 생맥주 집에서 퇴짜를 맞고 다시 찾아간 둘째 주점에서 우리는 붉은 노을빛의 레드 락 피쳐를 마셨다.


  회장 형은 정말로 활기가 넘치고 항상 주위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어준다. 스스로 남에게 벽을 만들어놓고 있지 않으니까 어디에 가도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는다. 우리는 처음에는 잠실에 같이 놀러가자는 이야기와 우리 동아리에서 유독 많이 붙은 카투사 이야기, 마에스트로의 표정을 한 두혁이형에 대한 이야기, 훈남 한길이형 이야기 등을 하면서 마음 가는 대로 깔깔 웃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두번째 주점에 가서 우리는 우리 동아리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사람들이 누군지에 대해 말했고, 회장 형이 예전에 겪은 '성숙해졌다는 오해' 에 대한 에피소드도 이야기하면서 조금 더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면서 또 웃었다. 사소하지만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이야기를 말하면 그것은 최고의 웃음을 선사해주고, 인간관계를 가까이 하게 만드는 엄청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나는 믿는다. 그리고 우리 So What이 아마추어 동아리 치고는 최고의 동아리이고 빅밴드에 있어서는 전국에서 손꼽아도 된다는 자부심의 한마디도 하였고, 그에 따른 여러 음악 담론도 오고갔다.


  그리고 우리는 자리를 떠나 조금 빠르게 걸으며 주류백화점으로 가서 보드카 한병과 과자와 쥬스를 사고, 다시 동아리방으로 들어갔다. 늦게까지 학교에 있어본 적은 이번이 두번째다. 나는 방에서 형들이랑 같이 즉석 연주를 (Girl From Ipanema)한번 한 뒤 집으로 돌아갔다. 맥주가 들어가서인지 나도 조금은 감정적으로 물들어갔고, 그에 따라서 얻은 소득도 매우 많아 흐뭇했다. 나도 이렇게 즐거운 얘기를 하고 또 즐거울 얘기를 들어줄 사람을 곁에 두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기뻤다. 맥주와 같은 촉매가 들어가야만 사람이 주위 사람과의 벽을 허문다면 그 사람은 바람직하지 못할 것이지만, 평소에도 오늘과 같이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능력을 마음 속에 지니고 있다면 그 사람은 최고의 인간으로 칭찬받아 마땅할 것이다. 나는 바로 그 사람이 되고 싶다.


2007. 5. 8.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고전 첫째날  (1) 2008.07.28
비가 오는 날, 신촌에서의 짤막한 여행  (0) 2008.07.27
대학생활의 대략적 패턴  (0) 2008.07.27
선생님들께 인사  (0) 2008.07.27
집으로 짐을 보내고  (0) 2008.07.27
Posted by 마키아또
,
 

한동안 블로그를 못했다. 이유는 다양하다.


첫째, 학업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알았다. 강의와 자습을 포함한 실질적인 지식의 습득은 물론, 대학교에서 생활하며 스스로 찾아내야 하는 정보의 습득에 치여 살았다. 학생의 본분은 뭐니뭐니해도 공부이므로 내가 본격적으로 사람들 앞에서 어울려 생활하기 전에 개인의 신상을 점검하고 나 자신이 공식적인 과제를 수행할 준비가 되었는지 알아보는 일이 매우 중요했다.


둘째, 혼자 끙끙 앓고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블로그에 올릴 만한 사색은 설 자리를 잠깐 내 주었다. 나는 블로그에 나의 모든 것을 공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나의 스타일을 알려줄 수 있고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얼마나 가치있는 인간인지를 일깨워 주는 생각은 거침없이 글로 표현해낸다.


셋째, 그동안 블로그와 같은 1인 미디어가 아닌 싸이월드 같은 다인 미디어에 조금 더 신경을 썼기 때문에 블로그에 소홀했던 점도 없지 않다. 난 우리 반 클럽에 가서 친구들의 100문 100답을 주의 깊게 읽어보고, 공지사항을 매일 둘러보고, 가끔씩 친구들의 미니홈피에 찾아가 방명록을 남기고 또 나에게 온 방명록을 확인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알았다. 하지만 남들이 아닌 자신을 알아가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 어차피 매일 밤이 깊어가면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고 나를 점검할 것이니까 조금 더 나에 대한 글을 많이 써보면서 문제를 차근차근 해결해 나가는 내가 되기를 바란다.


--------------------------------


이제 개강한지도 벌써 열흘이 넘었다. 대학에서 공부는 어떤 방법으로 해야 하는지, 자율적으로 쓸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진 이때 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 나를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어떻게 반갑게 인사하며 그들을 내 곁에 붙잡아 둘 것인지 등을 생각하면서 열흘을 보냈다. 중첩된 생각이 머리를 짓누르는 나날들이 지나가는 동안 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항상 매일 새로운 고민을 하지 말고, 차라리 내가 살아갈 모든 나날들에서 공통적으로 통할 수 있는 나의 생활 양식을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차피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사람은 반복되는 일상을 만들어낸다. 그리고 사람은 그 일상에 젖어들어 나중에는 일상의 반복에 안주하는 것에 상당한 행복을 느낀다. 행복을 느끼는 이유는 자신이 별 탈 없이 서서히 발전해 나가면서 인생을 살아갈 대략적인 요령을 터득했다는 것에 있다. 물론 가끔씩 일상에서 탈출하여 휴식을 취하거나 스포츠를 즐기거나 문화 활동에 참가해야 인간의 행복에 근접할 수 있지만, 지금 내가 말하고 있는 일상은 그러한 부정적 맥락에서의 일상이 아니다. 일에서의 성공과 인간관계에서의 성공, 크게 이 두 가지를 모두 보장하기 위한 긍정적인 일상의 패턴을 마련할 필요성을 나는 주장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대학생활의 대략적 패턴은 이렇다. 우선 나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한다. 혼자 있을 때는 공부와 여가와 건강에 크게 신경쓴다. 그리고 개인적인 준비작업이 끝나면 대인관계를 성공으로 이끌기 위한 준비를 한다. 특히 대학생 때에는 모두들 각자의 개인적 성공이 매우 큰 관심사이기 때문에 모두들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하기 위한 정보와 지식을 내가 가지고 있다면 나는 인간관계에 있어서 최고의 무기를 가지고 있는 셈이 된다. 결국 이러한 과정을 통해 나는 남들이 보기에 눈에 아프지 않은 사람이 된다. 자기 일에 착실한 사람은 누구든 존경과 애정으로 바라보기 마련이다.


남들에게 접근하고 대화를 해보아서 호의적인 결과를 얻을 것이라 충분히 생각되어질 때 나는 남들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접근한다. 매일 집을 떠나 대학교에 도착했을 때부터 나는 사람들과 만난다. 그들에게 만남의 인사를 하고 안부를 전하고, 그 다음 대화를 한다. 나의 경험을 말해주거나 친구들의 최근 생활 중 어떤 일들이 있는지를 마치 서로에게 뉴스를 전달해주듯 풍부하게 이야기한다. 그리고 친구들이나 현재 접근하고 있는 이성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조금씩 알아낸다. 다른 사람들의 프로필을 내 머리에 조금씩 작성하기 시작한다. 한번의 대화는 한 사람에 대한 프로필 전체의 1% 정도만 만족시킬 정도로 천천히 사람들을 알아간다. 나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자신감을 잃지 않고 사람들을 만난다.


사람들의 반응이 호의적일 경우 나는 그들과 추후에 서로 만날 수 있는 약속을 한다. 약속은 함께 할 수 있는 모든 활동에 대한 약속이다. 같이 도서관에 가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농구를 하거나 고민상담을 하거나,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거나, 볼링장에 가거나 당구장에 가거나.. 같이 할 수 있는 일들은 무궁무진하고, 사람과 사람은 단순한 대화를 넘어서 같이 할 수 있는 일을 통하여 친해진다. 약속을 하고 나서는 다시 나의 개인적인 공간으로 되돌아가 공부와 여가와 건강에 다시 신경쓴다. 사람들과 만난 다음 깨달은 점은 간단하게 수첩에 메모를 하거나 그 깨달음이 중대한 의미를 가질 경우 블로그로 옮겨적기도 한다.


그런데 만약 내가 사람들에게 접근하였을 때 사람들의 반응이 시큰둥하거나 적대적일 경우에는 나는 절대 당황하지 않는다. 그 사람이 나에게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은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부분 한 순간이 지나면 사라질 이유들이다. 즉 지금 이 순간에는 그 사람이 나를 만나기를 원치 않는다 해도 나중에 내가 자신감을 가지고 다시 접근하면 호의적인 반응이 나올 수 있다. 심지어 그 사람이 만약 나를 장기간 동안 적대적으로 대할 때에도 나는 나의 자기 존중심을 잃지 않는다. 그 사람이 나에게 적대적이라고 해서 내가 모든 사람에게 적대적인 인간은 아니다. 조용히 물러나고 나에게 호의적이고 나와 성향이 잘 맞는 짝을 찾아가면 되는 것이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모두 같은 친밀감으로 내 곁에 있어줄 것으로 기대하는 일은 매우 어리석다. 나와 매우 사적인 공간에서 진솔하게 대화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가 한편, 나를 마주치기도 싫은 사람들도 있다. 다른 사람들에게 균일한 친밀감을 유지하려 하면 인간관계를 망친다. 그 말은 나에게 적대적인 사람들에 내가 동요할 필요가 없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나는 사람들과 만나고 대화하는 시간이 끝난 뒤 다시 개인적인 공간으로 되돌아가고, 다음날 커뮤니티로 돌아올 때 새로운 대화를 시작한다. 대체로 사적 영역과 공적 영역이 한 번 교차하면 하루가 지난다. 하루가 365번 지나면 일년이 지날 것이다. 일년이 네 번 지나면 대학교의 생활도 막을 내릴 것이다. 삶은 단순하게 생각하면 정말 편하게 다가온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패턴을 만드는 일은 나를 긍정적인 일상 속에 보호함으로써 힘겨워 보이는 삶을 매우 즐겁게 만들어준다. 대학교 생활이 항상 행복하게 지속되기를 나는 매일 기도한다. 그리고 나의 삶은 물론 다른 친구들의 삶까지도 항상 편안하고 완만한 상승과 하강의 곡선을 그리며 진행되기를 바란다.


2007. 3. 13.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비가 오는 날, 신촌에서의 짤막한 여행  (0) 2008.07.27
맥주  (0) 2008.07.27
선생님들께 인사  (0) 2008.07.27
집으로 짐을 보내고  (0) 2008.07.27
귀가다! 완전 놀자!  (0) 2008.07.27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은 방학식 하루 전날이다. 무언가 의미있는 일을 해야 한다는 기분 좋은 의무감이 아침부터 나를 자극했다. 내가 나 자신을 졸업생으로 규정하고 교만해지는 것은 절대로 원하지도 않고 친구들 또한 원하지 않을 것이지만, 나는 오늘이 끝나면 소중한 선생님들께 인사를 할 수 없다고 굳게 믿었다. 그래서 아침 일찍 일어나 최대한 겸손한 마음을 먹고 선생님들의 방을 하나 하나씩 찾아갔다.


  선생님들께 찾아가는 것은 이 학교를 떠나가는 학생의 마땅한 도리라고 굳게 믿는다. 일년 혹은 이년 동안 함께 얼굴을 맞대고 지내던 사람들을 말 한마디 없이 떠나는 것은 내가 그 선생님과 적어도 인간적인 교류를 했다는 점에서 비도덕적인 일이다. 그리고 선생님들은 수많은 학생들을 새로 만나고 또 새로운 세상으로 보내주신 분들이라 학생들과의 만남을 참 좋아하시고 또 의미있다고 여기신다. 이러한 상황 판단 속에서 나의 행동은 무엇일까. 그것은 곧 선생님께 공손하고 진실한 작별인사를 한 뒤 내년의 만남을 기약하고 새로운 세상에 대한 조언을 받는 일이다.


  첫째로 나는 지광현 선생님의 방을 찾아갔다. 물론 오늘 내가 방문할 선생님들께 미리 예고를 해놓은 상태에서 나는 조용히 문을 두드리고 방에 혼자 남으신 선생님들을 뵈었다. 지광현 선생님께서는 나를 아주 반갑게 맞아주셨다. 그리고 내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대학이라는 새로운 세상에 들어갈 나에게 꼭 필요한 조언을 물 흐르듯 풀어주셨다.

  선생님의 말은 때로는 너무나도 도덕적이고 경직되어 있어 꼭 조선 시대의 선비들이 자신들의 지조를 지키기 위해 마음 속에 새기는 말 같지만, 사람으로서 반드시 지켜야 하는 행실로 가득차 있다. 오늘 나는 선생님께 사회과학대 학생으로서 꼭 읽어야 할 책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고, 특히 연필이나 펜을 가지고 표시하고 쓰는 활동이 없어도 독서라는 활동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공부임을 알았다. 평소에 끊임없이 '책을 읽어라' 소리를 들어왔지만, 막상 내가 대학 입학이라는 과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할 때 이 소리를 들어보니 말의 참뜻이 내게 다가왔다.

  그리고 내가 대학교의 몇몇 나이 많은 사람들, 그중 말과 행동이 바르지 않은 사람들과 어떻게 지낼지에 대한 이야기를 제안하자 선생님께서는 '和而不同'이라는 공자의 말로 나의 처세에 대해 설명해주셨다. 다른 사람들과 겉으로는 가까이 지내고 그들에게 잘해주되 중요한 때에서만은 그들과 같아지지 말라는 것이다. 이러한 처세는 평소에도 내가 생각해 왔지만 그것이 과연 올바른 행동인지는 모르고 있었다. 오늘 그것이 정의에 합치하는 올바른 인간의 행동임을 나는 확인했다.


  미리 2학기 시간표를 확인한 다음 선생님들께서 수업을 맡으시지 않는 시간을 찾아다녔다. 나는 오늘 내가 선생님께 인사드릴 정당한 이유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머리를 쥐어짜도 내일 방학식이 있는 날 선생님의 오피스에 직접 찾아가 사적인 대화를 나눌 방법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형식상 나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더라도 도서관이나 다른 선생님의 빈 오피스에서 자습을 해야 할 사람이었지만, 충분히 나의 인사가 정당하다고 믿었다. 그래서 오늘은 한복을 입는 화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졸업생처럼 사복을 입고 갔다. 한복은 택배로 부친 상태라 내가 가지고 있지 않았고, 오늘 선생님께 정식으로 인사드리러 가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의복을 단정히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러한 생각은 내가 좋아하는 황선생님께 찾아가면서 부정의가 되어버렸다. 선생님께서는 나를 지광현선생님처럼 반갑게 맞아주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내가 화요일에 한복을 입지 않은 것에 대해서 화를 내셨다. 그리고 나를 비롯한 조기졸업생들이 나처럼 이렇게 자습을 안하고 있을까봐 나한테 인문반 조기졸업생을 불러모으라고 하셨다. 내가 의도한대로 돌아가지 않는 순간이었다. 사소한 것에서 트집을 잡히면 이렇게 일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알았다. 황선생님께는 내일 인사드릴 것이라고 약속드렸다.


  다음에는 고문수 선생님을 찾아뵈었다. 선생님과 이야기한 것은 기독교인으로서 연세대학교에서 어떤 커뮤니티에 참가할지를 선택하고 활동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였다. 선생님은 단체를 신중히 선택하여 진실된 인간관계가 만들어질 수 있는 곳을 찾아보라는 조언을 하셨다. 나는 기독교 신자들의 모임이 최대한 현실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고 따라서 모임의 구성원들이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서로 돕고 사는 것을 이상으로 여겼다. 그래서 그런 나의 견해를 말씀드렸더니, 자칫하면 현실에 치중한 기독교 모임이 진리를 추구하는 모임의 본질을 흐트러지게 할 수 있다는 말을 하셨다.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물론 빼먹지 않고 말씀드렸다. 선생님께서는 그런 문제는 전혀 고민할 필요 없다면서 사람은 공통분모가 있는 사람끼리 뭉친다고 하셨다. 정말이지 형식적으로 같은 공통분모가 아닌 자기 자신의 성격과 성향에 대한 공통분모가 없다면 사람과 사람은 어우러질 수 없다는 생각이 문득 다시 떠올랐다. 그리고 선생님은 우리들은 많은 사람들을 대학에서 만나지만, 결국 나와 깊게 사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 다른 사람들과는 언젠가 이별할 준비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덧붙이셨다. 자신의 약점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 서로 같이 즐기고 서로 도와줄 줄 아는 사람이 자기가 진정으로 공통분모를 공유하고 있는 사람이고 진실한 관계로 사귈 수 있는 사람이다.


  고문수 선생님을 만난 다음 바로 다산관으로 뛰어가 강문근 선생님을 만났다. 나는 선생님을 어드바이저로서, 그리고 내가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여행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지금까지 존경해왔고, 선생님과의 사이도 건강하다고 자신한다. 하지만 내가 말주변이 없고 또 활동적인 여가를 많이 하지 않아서일까, 선생님과 같이 유머 섞인 대화를 하거나 함께 스포츠 혹은 여행 등에 참가하지는 않았다. 나는 그점이 지금도 많이 후회된다.

  선생님께서는 나를 위해 대학교의 소그룹을 많이 찾아다니며 정적인 일이 아닌 동적인 활동에 많이 참가하라고 권하셨다. 실제로 그러한 작은 동아리가 새로 사람을 받아들일 때에도 호의적이고 인간적이며, 그러한 동아리에 소속된 사람들은 결속력이 강하다. 바로 그러한 점을 선생님께서는 나에게 졸업 전에 말씀해주셨다. 그리고 내가 혼자 하는 일로도 충분히 다른 사람에게 나의 스타일을 보여주고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넓히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는 말을 덧붙이셨다. 그것은 바로 내 주변의 '새로운 세계'부터 차근차근 방문해 보는 일이다. 끊임없이 발견하고, 그것을 기록으로 남기고, 점점 활동 범위를 나의 집 혹은 나의 학교를 중심으로 나선형으로 뻗어나가는 일이다. 생각해 보면 내가 좋아하는 종로 주변부터 시작해서 아직 가보지 못한 곳, 알지 못한 곳, 표면적으로만 관찰한 곳이 너무 많다. 그리고 중랑천변에 신설되어 한강변으로 이어지는 자전거 도로는 어떤가. 청계천의 그 길다란 산책길은 또 어떤가.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순간 나의 할 일이 눈에 선하게 보이는 것 같았다.

  오늘 나에게 커다란 가르침을 주신 선생님들께 정식으로 인사를 드린 뒤,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면서 미래에 대한 희망의 빛이 밝아지는 것을 느꼈다. 하루를 의미있고 보람차게 보냈다는 생각도 들었다. 선배 혹은 선생님께 인생의 갈길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나에게 있어서는 언제 얼만큼 들어도 지겹지 않으며 엄청나게 즐거운 일이다. 이제 나는 대학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거의 끝내 놓았다. 계속 오늘 사색하고 마음먹은 대로 살아간다면 두려울 것이 없다.

2006. 12. 26.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맥주  (0) 2008.07.27
대학생활의 대략적 패턴  (0) 2008.07.27
집으로 짐을 보내고  (0) 2008.07.27
귀가다! 완전 놀자!  (0) 2008.07.27
8월 말 조기졸업을 준비하면서 들었던 생각  (0) 2008.07.27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난 텅 빈 내 책상을 바라보았다

  이제 한 달만 이 학교에서 지내면 2006년이 저물어가는 황혼에 커다란 가방을 짊어지고 이곳을 떠날 것이다. 물론 2월에 다시 돌아와 약간의 시간을 보내겠지만, 내가 이곳에 의무감을 가진 학생으로 남아있는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나는 편히 쉬려 한다. 기존의 나의 삶의 방식을 완전히 거부하고 놀기보다는, 천천히 그동안 내가 걸어온 길을 거꾸로 산책하며 길가에 놓여 있는 꽃 한 송이, 우람한 소나무 한 그루, 발을 헛디디면 죽을 만큼 위험한 외나무다리를 차근차근 돌아볼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매일 아침 나의 잠을 깨워준 고마운 트위티    
          
 오늘 IR 시간을 이용하여 누나가 찾아왔다. 누나는 14일 인도로 떠나 1월 4일 오기 때문에 12월 28일 방학식에 우리 학교를 방문하여 내 기숙사 방의 짐을 싣고 집으로 보내주지 못한다. 오늘의 이 큰 일을 수월하게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추운 날씨에 미끄러운 언덕길까지 이중고가 나와 누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결국 누나는 기숙사로 올라오는 언덕길에 차를 대지 못한 채 아래의 큰 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누나가 학교에 오기까지 내 책상의 모든 책을 상자에 담고 여러 잡다한 물건과 서랍장과 책장을 한 곳에 몰아두었던 나는 오늘 열심히 기숙사에서 주차장까지 걸어서 5분 정도 되는 거리를 짐을 들고 걸어갔다. 친구들에게 도움을 요청해서 누나와 친구들도 같이 짐을 날랐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방 꼬라지가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학교 가기 전 이 메모를 붙여놓았다

  한 시간 만에 모든 일이 끝나고 나는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한 뒤 누나를 보냈다. 오늘은 학교 친구들이 모두 민족교육관에 모여 그릴 위의 삼겹살을 구워먹는 날이었는데, 짐을 집에 보내는 일 때문에 35분 정도 늦어 고기를 많이 집어먹지는 못했다. 그러나 짐을 모두 집에 옮겨놓았다는 기쁨과 방금 땀흘려 일하고 돌아온 보람이 겹쳐 맛있게 먹었다. 기온 영하 4도, 체감온도 영하 12도의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민족교육관의 아늑한 돌담에 둘러싸여 우리들은 화목한 점심 시간을 가졌다.

  프랭클린 플래너도 오늘은 잠시 제쳐두고, 나는 피곤해서인지 오후 내내 잤다. 그리고 잠에서 깨어 거의 텅 빈 내 책상을 바라보았다. 묵은 배가 싹 가라앉은 느낌과 내 어깨를 누르던 커다란 짐을 덜어버린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쓸쓸했다. 이제 곧 떠날 사람이 사랑하는 이를 곁에 둔 채 홀로 방 안에서 짐을 챙길 때의 기분, 내가 이 집에 머물게 한 모든 나의 기억을 정리하고 새로운 사람이 되기 위한 다짐을 하는 기분이다.

  사람이 자신의 할 일을 마치고 났을 때 느끼는 감정은 뿌듯함과 홀가분함, 그리고 쓸쓸함인 것 같다. 오늘은 편히 쉬며 이러한 기분을 다시 더듬어 보고 내 마음을 정결하게 해야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6. 12. 2.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Pablo Picasso, 「Musician」
 
  드디어 고등학교 2학년의 중대한 시험, 혹은 나에게 부담을 주는 여러 의무가 싹 사라졌다. 수능도 기말고사도 이제 저편으로 떠나가 뒷모습만 보인다. 나는 모든 의무를 다 견뎌내고 이제 당당히 놀려 한다. 정당한 이유에 의해 '나는 이제 놀러 나갈게요~' 하고 활짝 웃으며 소리칠 수 있다는 건 큰 기쁨이다. 오늘은 귀가를 하는 날이다. 다른 어떤 수십 번의 귀가보다도 값진 이번 귀가라서 더욱 감회가 새롭다. 그리고 이번 귀가에는 진정으로 놀아볼 수 있고, 긴장이 완전히 풀린 행복한 마음으로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돌아다닐 수 있다. 완전한 유희를 즐기는 인간으로 드디어 등극하게 되었다.
 
  어제 시험이 끝나고 친구들과 농구를 조금 한 뒤 나는 본격적으로 재즈 피아노 악보 만들기에 돌입했다. Ray Bryant Trio의 Blues Changes가 바로 내가 악보를 만들려 하는 곡이다. (음악 카테고리에 올려놓았다) 워낙 흔치 않은 음악이고 옛날에 출시된 음악이고 또한 블루스라는 장르 때문에 고정된 악보 또한 없는 실정에, 내가 채보를 하기로 결심한 것이다. 평소에 재즈 피아노를 한 곡이라도 끝까지 쳐 보려고 했던 나는 한국에 어엿한 재즈 피아노곡 악보 하나 없어서 실망했지만 이번에 많은 공을 들여 악보를 하나 완성함으로써 내 스스로 목표를 달성하려 한다. 블루스 스케일을 알고 있다고 그로부터 파생된 화성까지는 알 수 없는 노릇이라 상당히 많은 시간을 들이고 있다. 어떻게 이렇게 피아노를 칠 수가 있지. 하고 감탄하면서도 사운드 편집 프로그램의 음성 그래프를 끊임없이 반복 재생하며 열심히 Cakewalk의 피아노 롤에 음표를 찍어나간 결과 지금 80% 정도 완성한 상태이다. 저음으로 깔아주는 멋진 콘트라베이스까지도 놓치지 않았다. 언젠가는 나의 악보를 완성하여 친구들에게 들려줄 것이다.
 
 한편 오늘 아침에는 정은이가 디카를 가지고 경제 시간에 나를 포함해서 인문반 친구들과 사진을 열심히 찍고 다녔다. 나는 처음에는 디카를 새로 산 기념으로 사진을 찍고 다닌 줄 알았다. 그래서 나도 아무 생각 없이 열심히 사진을 찍었다. 정은이의 사진 찍기가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의도는 한참 후에야 알았다. 이제 정든 고등학교를 떠나기 때문에 학교 선생님들과 친구들과 자신을 같이 세워두고 수백장의 사진을 찍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속으로 정은이의 인간적인 생각에 감동하며 다음주 경제시간에 친구들과 사진을 찍기로 다짐했다.
 
  오전수업만 있었지만 1교시부터 4교시 학급회의 후 자유시간에 이르기까지 무료하게 시간을 보낸 것 같다. 사람이 순간 할 일을 잃으면 이렇게 방황하는구나. 하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나의 이러한 나태함을 충분히 용서할 수 있다. 나에게 더이상 의무가 주어져 있지 않다는 것이 억눌렸던 나의 영혼을 자유롭게 했다. 옛날에는 하늘 높이 뛰어올라도 천장에 머리를 박아 아픈 머리를 문지르며 더 높이 올라갈 수 없어 답답해하고 우울했지만 이제는 덤블링에 풍덩 뛰어들어 푸른 하늘 위로 날아오를 수 있다. 그리고 이번에는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닌 수능 수험표를 가지고 쇼핑을 좀 할까 한다. 다음달에 있는 오리엔테이션을 위해 약간의 '정비' 가 필요하기도 하고 수험표의 효능을 직접 체험하고 싶어서이기도 하다.
 
  전국고교증권경시대회가 남아있어서 아직 내 의무가 완전히 끝났다고는 하기도 그렇다. 하지만 증권경시에 대한 준비는 이미 다 해놓았다고 자부할 수 있고, 또한 현실에서 나의 의무는 아직 안 끝났다 할지라도 내 마음은 이미 의무에서 벗어난 천진난만한 어린아이다. 진정 당신이 즐길 수 있을 때 즐길 줄 안다면 당신은 인생에서 성공한 것이다. 나는 인생에서 성공하고 싶다.
 
 
 
*요즘 블로그 today 수가 소폭 사그라들었다. 다른 고등학교 친구들이 기말고사를 보는 기간이라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어가지만 아주 약간 서운하다.

2006. 11. 24.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New PD 수첩에 끄적거려 놓은 글자 뭉텅이를 잠깐 꺼내어 들여다보았다. 횡설수설, 순조롭게 읽을라 치면 곧 어처구니없는 말로 뒤집히는 문장에 내 자신이 놀랐다. 이 수첩에는 정돈된 글을 쓰지 않기 때문이지만 말이다.
 
 
오늘의 맹세 2006년 8월 27일 작성
   나는 이제 조기졸업을 준비하는 고등학생이 되었습니다. 따라서 자신의 확고한 주관을 세우고, 그를 바탕으로 대학 입학의 목표를 성취해야 할 것입니다.
  우선 외모에 신경을 쓰지 않겠습니다. 항상 안경을 쓰고 다니며, 외모를 과시하지 않겠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ㅠㅠ)
  친구들과의 필요없는 교류를 지양하고, 내 자신에게 충실하겠습니다. MSN 메신저는 학교 생활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의 친구들과의 긴박한 모임을 제외하고는 일절 접속을 하지 않으며, 주위 친구들이 떠들 때 제가 공부하고 있다면 계속 공부하겠습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겠으며, 마음의 고요를 하나님으로부터 구하고, 친구들이 공유하고 있는 '도움되지 않는 문화'로부터 저의 육체와 정신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제 자신의 평정을 잃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그러면서도 친구들에게는 호의를 보이는데, 단 제가 주도적으로 저에게 맞는 분위기를 주선해 나갈 것입니다.
  말하는 것을 꺼리고, 한편으로는 좋은 이야기를 가끔 친구들과 나누어 제 자신을 친구들과 밀접하지도, 소원하지도 않은 제 나름대로 '이상적인' 인간 관계를 추구해 나가겠습니다.
  공부하는 삶의 뒤에 자유가 찾아오니, 오늘 먹으려던 달콤한 복숭아를 내일 먹는다는 기분으로 열심히 학문에 정진하겠습니다. 학교의 규칙을 준수하고 행정 체계를 명확히 이해하여 학교 생활의 건강을 해치지 않도록 날카로운 주의력을 가지겠습니다.
  저를 여기까지 오게 해주신 가족들을 생각하며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결핍을 채우자 2006년 8월 29일 작성
  어느 시험이던지 다 맞는 것이 목표이다. 나에게만 집중한다. 항상 결핍을 채우는 자세를 갖자. 즉 지금 내가 무엇을 욕망하는가, 무엇을 부족하게 여기는가를 잘 알고 그 후 행동에 옮겨 나를 지금으로서는 가장 완벽한 상태로 만들자. 예를 들어 지금 나에게 운동이 부족하여 자세가 바르지 않고 공부하다 쉽게 피로해진다면 운동 부족을 깨달은 후 운동한다. 주 3회 몇시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운동도 있지만, 이렇게 '내가 부족할 때마다 하는 운동' 은 큰 효과를 준다. 다른 일도 때에 맞춰서 하는 일들이 대부분이지만 유연한 모습으로 결핍을 채우는 일이 될 수 있다. 항상 자신을 점검하고 결핍을 채우는 준비를 하면서도 일정과 계획에 충실하자.

 
대학 입시철의 생각 2006년 8월 30일 작성
  대학 입시를 위해서는 인간성을 드러내되 반드시 그들은 인간성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웃음 없는 얼굴로 오직 실력, 될 수 있으면 눈에 보이고 측정 가능한 실력의 결과물을 완성하기 위해 노력한다. 나의 좋은 점은 보여주고 단점은 숨긴다.
  선생님과 제자의 관계는 풀어져서 학생이 공부를 열성적으로 하지 못하게끔 하면 안 되며, 많은 인간적인 면의 교류와 함께 학업에 대한 각별한 주의와 충고와 훈계와 칭찬이 오고가야 한다.
  내 스스로 고민을 숨기고 있으면 그것이 크나큰 스트레스로 다가오며, 나의 발전에 전혀 도움을 주지 않는다. 선생님과 모든 것을 털어놓는 상담을 하자.
  고독한 존재는 끊임없이 자기 발전에 힘을 쏟기 때문에 이성과 판단과 도덕성을 갖춘 초인이 될 수 있다. 자신감과 겸손이 공존하여 잘한 일에 대해서는 나의 지위를 높이고, 못한 일에 대해서는 나중의 발전을 기약한다.
  자신감은 중요하다. 내 실력을 보이기 위해서. 겸손도 중요하다. 항상 나의 업적이 갖는 단점과 비판을 문제없이 수용하고 그것들을 치욕이 아닌 훗날의 발전을 위한 기반으로 삼기 위해서.
  글은 천천히 씹어보아야 한다. 빠르게 많은 책을 소위 속독하였다고 내가 그 책 속의 지식을 모두 알지 못한다. 세월이 지나면 다 까먹어버린다.
  이미 있는 인문학을 배우는 단계는 그리 어렵지 않다. 하지만 그것을 진정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 말과 글로 다시 지식을 가공해내는 것은 아무나 할 수 없다. 그래서 인문학은 어렵다.
  친구들에게 '나는 오직 공부만으로 인생을 평가받고 싶다' 라는 의지를 보여주면 안 된다. 만약 공부의 부족으로 나에게 좋지 않은 결과가 찾아온다면 그 때 나의 치욕은 상당하다. 따라서 실력이라는 속살의 겉에는 유머와 매력으로 무장한 두툼한 껍질이 필요하다. 진지하고 고독한 존재가 나의 본질이라면, 유머 있고 매력있는 존재는 나의 외면이 되어야 한다.

2006. 11. 21.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집으로 짐을 보내고  (0) 2008.07.27
귀가다! 완전 놀자!  (0) 2008.07.27
연세대학교에 합격하기까지 그간의 노력  (0) 2008.07.26
Know How Do How 집필  (0) 2008.07.26
늦은 밤의 즐거운 소식  (0) 2008.07.26
Posted by 마키아또
,
 학교에서 나보고 쓰라고 해서 썼다. 꼭 그것만이 이유는 아니지만 본질적으로 나는 11기 인문반 친구들 또한 조기졸업을 많이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후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 글을 썼다. 우리 학교뿐만 아니라 다른 학교 친구들도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적지 않게 있다고 본다.

---------------------------------------------------------------------------

연세대학교에 합격하기까지 그간의 노력

연세대학교 사회과학계열 07학번
10기 인문반 이동욱
2006년 11월 4일 작성

 안녕하세요. 민족사관고등학교 10기 인문반에 재학중이고 이번에 연세대학교 수시 2학기 글로벌 리더 전형의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한 이동욱입니다. 고등학교를 2학년만 마치고 졸업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늦어도 고등학교 1학년 2학기부터 착실히 준비해 나가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을 이번 경험을 통해 알았습니다. 게다가 올해에는 연세대에 지원한 10기 11명 전원이 합격하는 쾌거를 이루었기에, 앞으로 연세대학교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질 것으로 봅니다. 이렇게 후기를 남기게 된 것도 저에게는 영광이고, 이 글을 우리 학교 후배들이 읽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매우 감격스럽습니다.

 우선 제가 지니고 있었던 수치화된 능력에 대해 사실에 입각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것을 가장 알고 싶어 하리라 생각됩니다. 제가 가장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영역은 내신이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1학기의 성적은 정확히 75명 중 중간인 38등으로 좋다고 할 수는 없었으나, 1학년 2학기가 되면서 성적이 부쩍 오르기 시작하여 1학년 총합 내신 상위 27% 안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 27%는 인문반과 자연반을 합쳐 놓은 모집단에서의 비율입니다) 그리고 2학년 1학기에 다시 마음을 가다듬어 22%까지 성적을 끌어올렸습니다. 이 정도면 연세대의 내신성적산출방법에 따른 주요과목 가중치에 의하여도 10기 인문반 34명 중 6등으로, 연세대를 위해서는 상당히 안정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내신은 제 생각에는 40% 전후까지는 안정적이라고 보기 때문에 내신에 그렇게 신경을 쓸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10기 학생들의 조기졸업 규정 중 1학년 합산 내신 성적 50% 이내라는 규정이 있었기 때문에 50% 안에 들어오는 학생들은 모두 연세대학교에 지원하여 결국 합격하였습니다. 이 규정이 내년과 그 이후에 바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내신에 모든 힘을 쏟지 않고 다른 전형 요소도 고려하여 균형 잡힌 준비를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연세대학교 글로벌리더전형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미국 College Board에서 주관하는 AP(Advanced Placement) Test 중 2과목 이상에서 3점 이상을 받아야 하며(만점은 5점), ETS에서 주최하는 TOEFL CBT 혹은 iBT 성적표를 제출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우선 여기서 저는 AP Microeconomics와 Macroeconomics를 1학년이 끝난 겨울방학부터 착실히 준비하여 두 과목 모두 5점을 얻었습니다. 겨울방학 동안 친구 집에서 셋이서 모여 과외를 받았지만 그리 큰 도움이 되었다고는 할 수 없었고, 대부분의 공부를 제가 혼자서 하였습니다. N. Gregory Mankiw의 Principles of Economics와 그에 따른 Study Guide, 그리고 미국의 Barron's와 Princeton Review에서 출판한 Microeconomics/Macroeconomics 문제집을 모두 풀면 실제 시험에 등장하는 문제를 막힘없이 풀 수 있습니다. 이렇게 공부하면 총 5권정도 되지만, 서로 겹치는 내용도 있으므로 실제로 새로 공부하는 양은 A4 크기 책으로 1000페이지 가량 될 것으로 어림짐작하고 있습니다. 한 책에서 AP 시험에 대비할 수 있는 모든 공부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이렇게 여러 가지 책을 겸하여 공부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TOEFL은 고등학교 1학년 여름방학부터 천천히 공부하기 시작하여 2006년 3월 8일에 시험을 보고 277점을 얻었습니다. 높은 점수라고 할 수는 없어서 처음에는 연세대학교에 합격하지 못할까 걱정하였으나, 결국 합격하게 되었습니다. 흔히 말하는 ‘안정권’에 대해 이야기해보자면 AP 성적은 두 과목 모두 5점 혹은 한 과목만 4점이면서 동시에 TOEFL성적을 CBT로 280점 이상, iBT로 110점 이상 얻으면 됩니다.

 저는 외부 기관에서 주최한 대회에서 상을 타본 적이 없습니다. 다만 한자능력검정시험 3급이나 논술급수시험 2급 등과 같이 자격을 획득하는 시험을 3개 정도 보았습니다. 외부수상은 인문계열의 경우 그리 중요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부족한 내신 성적을 보강하기 위한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봉사활동 또한 그리 중요하다고 할 수 없으나 저는 2005년 6월에 서울시청 앞에서 열린 문화관광부 주최의 행사에서 봉사활동 요원으로 22시간 활동했고, 2006년 1월에는 저희 학교에서 열린 토론 캠프에서 Program Assistant로 활동하면서 활동시간 60시간을 얻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생활기록부에 기록되어 있는 저의 데이터를 활용하여 자기소개서를 작성하였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기 2주 전부터 착실히 써 나간 후 한 번 선생님께 검증을 받은 뒤 다시 제가 또 고쳐서 제출하였습니다. 자기소개서 또한 그리 중요하지는 않지만 나중에 면접 질문에 자기소개서에 관련된 내용이 나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참고로 제가 이번에 수시 2차 면접을 보았을 때에는 자기소개서에 대한 질문이 없었습니다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이번 면접에서는 영어의 비중이 그리 높지 않았다고 예상했기 때문에 논리정연하게 한글로 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도 한글로 말하는 것이 더욱 중요했습니다. 면접은 10월 21일 오전에 이루어졌으며 영어로 글로벌리더의 자질에 대한 1~2줄 정도의 문제에 답변하는 영역과 한글로 주어진 몇 개의 제시문을 읽고 그에 따른 문제에 답변하는 영역으로 나뉘어 10분간 진행되었습니다. 학생들의 인격이나 태도를 파악하겠다는 본교의 방침은 이미 주어진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과정에서 그 방침을 실현하려는 성격을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실 저는 영어로나 한글로나 남들 앞에서 몇 분 간 혼자 길게 논리를 전개하여 말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2학년 여름방학이 시작할 때부터 일주일에 6시간 정도 실전 면접 연습을 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하루에 2~3시간씩 신문과 교양서적과 전공서적을 읽었습니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바쁜 9월 초 원서를 모두 작성한 다음 다시 면접을 준비하였습니다. 10월의 빨간날 친구들, 긴 추석 연휴에도 학원에 3일 출석하여 한글 면접 실전연습을 하고, 그 다음 면접날 일 주일 전에는 저희 학교 영어선생님이신 Mr. Hatfield에게서 면접의 영어 답변 부분에 대한 준비를 했습니다.

 예상 질문에 대한 예상 답변을 써서 말할 내용을 정리해 놓는 것은 5~6분가량 되는 자신의 발언 시간을 논리적인 흐름으로 채워 넣을 수 있게 하기 위한 준비였습니다. 제가 나름대로 설정한 예상 질문은 등장하지 않았으나,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한 답변을 point별로 정리하여 결국 포괄적인 분야에 대한 어떤 질문에서도 수월하게 10초 이내에 답변의 point를 생성해 내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예상 질문을 적중시키는 것이 아니라 예상 질문이라도 연습해 봄으로써 point를 만드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면접 준비를 할 때에도 우선 point를 만들어내는 것에 집중하였습니다. 영어로 기본적인 인성에 관한 질문인 자기 소개, 지원 동기, 성격의 장점과 단점, 장래 희망에 대하여 각 질문에 30초 정도로 짧게 답변할 수 있도록 일종의 script를 만들어 보기도 하였습니다. 학원의 권유로 시작하였으나 실제 면접에서 이것이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꼭 학원이 대학교의 방침을 완벽하게 읽을 것이라는 보장이 전무하다는 것입니다. 학원에게는 학원만의 생각이 있고, 학원의 생각도 학생의 생각처럼 각자의 개성을 가지고 있기 마련입니다.

 저는 면접을 준비하기 위한 한 가지 방법으로 제가 한 말을 녹음하고 다시 들어보는 방법을 사용하였습니다. 이렇게 해보면 자신의 발언에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찾을 수 있어서 그 문제점에 대한 집중적인 보강을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9월 중순부터 10월 초까지 약 9번 정도, 한 번에 2시간씩 기숙사에 있는 작은 박스에서 연세대학교에 지원하는 친구들 10명과 함께 자체적으로 실전 면접연습을 했습니다. 10명 모두 지원자의 일부로서 친구들을 도와주고 자신 또한 발전하는 win-win 전략을 택하여 결국 모두가 득을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따로 2학년 학기가 시작할 때부터 을유문화사의 ‘세계정치론 제3판’을 꾸준히 읽었습니다. 한글로 말을 하는 것도 평소에 하는 방식과는 다른 방식으로 하여야 하기 때문에, 이렇게 전공서적을 천천히 읽으면 학문적인 구술 방법을 자신도 모르게 체득할 수 있습니다. 나아가 면접 때 주제에 대한 답변을 할 때에도 조금 더 깊게 접근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됩니다. 예를 들어 저항과 순응이라는 큰 주제로 논의를 전개해야 할 경우 조금이라도 더 책을 읽은 사람은 더 강력한 예시와 논거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면접 전날에는 공부를 하지 않았고, 연세대 근처에 있는 할머니 댁에서 편히 쉬었습니다. 그 때에는 더 공부를 해도 실제 면접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정신적인 안정을 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더 좋습니다. 저는 죽을 먹으면 속을 편안히 해 준다는 선배님의 말을 듣고 면접날 아침에 죽을 먹고 최대한의 안정을 유지했습니다. 면접은 평소처럼만 하자는 생각을 가지고 할 때 가장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침에 두루마기를 입은 예복 정장을 갖추고 택시를 타고 연세대학교에 가는데 길이 많이 막혀서 샛길로 돌아갔습니다. 하마터면 시간에 늦어 면접을 못 볼 뻔했습니다. 학교는 전과 같이 넓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저는 과학관 지하의 대기실에서 약 1시간 반 정도를 기다리고 면접을 보았는데, 그곳에서 같은 한복을 입은 친구들도 만나고 9기 선배님도 만났습니다. 한 선배님께서 저에게 초콜릿을 주셔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대기실에 있는 학생들은 여러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신문을 열심히 읽고 마지막까지 지식을 챙기려는 학생과 멍하니 앞을 바라보고 있는 학생과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학생 등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무엇보다 저에게 가장 정신적인 안정을 줄 수 있는 하나님께 계속 기도하였습니다. 기독교를 믿는 사람이 아니라도 면접 대기실에서는 최대한의 안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는 작업이 우선시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면접실은 2층의 한 강의실이었습니다. 면접실 앞에서 조교의 지도에 따라 강의실 책상에 앉아 20분간 주어진 제시문에 따른 답변을 따로 주어진 종이에 point별로 작성해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번 면접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 바로 이 연습지를 면접 때 가지고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게다가 이 연습지는 평가에 반영이 안 되는 것이었기 때문에, point를 외운 상태에서 말하는 능력이 서투르지만 글씨를 쓰는 속도는 매우 빠른 저에게 매우 유리하였습니다. 면접실에 들어가자 교수님 두 분이 계셨는데, 한 분은 인자하신 얼굴과 음성으로 면접을 진행하셨고, 옆의 다른 분은 약간 심각한 얼굴로 평가지를 작성하셨습니다. 저는 말을 할 때 두 분과 비슷한 비율로 눈을 맞추었고 항상 미소를 짓고 있었습니다.

 면접은 주어진 질문에 대해 대답하는 방식으로만 진행되었는데, 이는 10분이라는 짧은 시간 때문일 것입니다. 제가 지원한 사회과학계열(법학계열, 경영계열, 상경계열 모두 문제가 같음)의 문제는 첫째로 글로벌리더의 자질에 관한 질문은 ‘당신이 전공하려는 분야가 세계화에 미치는 영향’이었고, 둘째 질문은 세 개의 지문과 한 개의 표로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우선 제시문 (가)는 1960년대 미국의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인권 운동에 앞장서는 흑인들을 향해 읽은 연설문이었고, 제시문 (나)는 한국의 6.25 전쟁 때 전쟁이 두려워 미국의 괌, 하와이 등지로 피한 가족들에 대한 한 소녀의 원망이 담긴 소설 중 일부를 발췌한 글이었습니다. 제시문 (다)또한 이러한 맥락에 관한 글이었으나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표는 어느 기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관한 표였는데, 가로축은 ‘회사에 대안을 적극 건의한다’ 와 ‘다른 일자리를 찾아본다’, 세로축은 ‘근무 경력 10년 이상’ 과 ‘근무 경력 10년 미만’ 으로 나뉘어서 각각 A,B,C,D 영역이 지정되어 있었습니다. 상황은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부당한 대우를 당했을 때를 가정한 상황이었습니다. 질문은 상당히 많은 요구사항을 지니고 있었고, 그 개수 또한 약 8문항 정도 되어 10분 내에 말하기 위해 매우 압축된 발언을 했습니다. 대략적으로 말해본다면, 제시문 (가)의 사상이 팽배하기 위한 사회적 근거와 사례 제시, (나)에 따른 똑같은 대답, 그리고 흑인 인권 운동에 참가하지 않은 사람의 태도에 대한 이유 제시가 세 개 지문에 대한 질문이었으며 A,B,C,D 각각의 영역이 가장 높게 나타날 때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사상적 배경을 설명하고 그것을 제시문과 연결시키는 것이 표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저는 ‘연습은 실전처럼, 실전은 연습처럼’ 이라는 경구를 항상 마음에 지니고 있어서 그냥 편하게 마음을 먹고 평소처럼 말을 하였습니다. 긴장을 풀고 적극적으로 교수님을 저의 담론에 끌어들이기 위한 비언어적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은 평소에 혼자 말을 하면서 실전에 대비를 해온 것에 대한 보상이라고 봅니다. 연세대학교에 합격한 어떤 선배가 말했듯이 면접을 시작하기 전에는 기다리는 시간이 15년과 같이 길었고, 면접 시간은 인생에서 가장 치열했던 15분이었으며, 면접을 본 후에는 이미 지나간 면접이 15초처럼 짧게 느껴졌습니다. 면접을 다 보고 연세대학교에 면접을 보러 오신 9기 선배님들과 10기 친구들과 그리고 지금 연세대학교에 재학 중인 9기와 8기 조기졸업 선배님들과 함께 대학교 앞 번화가에 있는 중국집에 가서 맛있게 먹었습니다. 우리 학교의 좋은 선후배 관계가 다른 어느 학교보다도 단단하다는 인상을 받았고 심란한 마음을 풀어주려는 선배님들의 말도 새겨들었습니다. 그날 저는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기분 좋게 집에 왔습니다.

 앞으로도 연세대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문은 우리들에게 활짝 열려 있을 것입니다. 목표에 둔 학교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고 지금 노력하는 것보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조기졸업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년에 열심히 조기졸업을 준비하게 될 우리 고등학교 후배들 또한 좋은 결과를 얻기를 바랍니다.

2006. 11. 4.

사용자 삽입 이미지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귀가다! 완전 놀자!  (0) 2008.07.27
8월 말 조기졸업을 준비하면서 들었던 생각  (0) 2008.07.27
Know How Do How 집필  (0) 2008.07.26
늦은 밤의 즐거운 소식  (0) 2008.07.26
오늘은 휴식  (0) 2008.07.26
Posted by 마키아또
,
오늘 저녁 먹고 6시 반부터 혼정이 시작되는 9시까지 총 2시간 반동안 A4 3쪽 분량의 글을 썼다. 바로 새로 입학하는 12기 학생들을 위한 도움의 글이다. 선배가 얻은 노하우를 전수해주는 아름다운 산 교육의 장, 그것에 나도 뛰어들고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싶었다. 과거에 학교 생활을 하면서 이러한 교과외 활동에 거의 전무하다시피 했던 나의 모습을 반성하고, 지금에라도 학교의 발전과 다른 학생들의 발전을 위해 내가 열심히 일하도록 결심했다.

 우리의 어드바이저 강문근 선생님에 대한 글은 1쪽 하고도 3분의 2쪽이나 된다. 12기 친구들이 처음에 마주치는 선생님과 잘 어울리고 열심히 공부하게 만들기 위한 나의 간절한 바람이 만들어낸 글이다. 그리고 나는 12기 학생들이 11학년에 올라갔을 때도 고려하여 박윤상 선생님과 나병률 선생님에 대한 소개의 글도 썼다. 배려를 많이 했다고 자부한다.

 글은 일단 심사 대기상태로 박혜선 선생님과 꾸밈음/속삭임 멤버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맞나?) 아무튼 최선을 다해 썼으니 꼭 당선될 것이다.

2006. 11. 2.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11시에 연세대학교 수시 2학기 전형 최종합격자 발표를 했습니다.

몇몇 친구들은 그전부터 마음을 졸이고 합격자 발표 게시판에서 새로고침을 몇십번씩 눌렀더랍니다. 저도 초조한 마음을 겉으로 표현하지 않으려 애썼지만 점점 시간이 촉박해지니 어쩔수가 없더군요.

오늘 발표가 난다는 이야기는 이번에 10기 인문반으로서 같이 연세대 지원한 친구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저에게 찾아와서 결과가 발표되었다고 말했습니다.저는 아무 생각 없이 게시판에 들어가 저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치고 확인 버튼을 눌렀습니다. 정말 냉소적인 마음으로, 그 마음만이 저의 초조한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었기에 무의식의 상태에서 결과를 지켜보기로 했습니다.
























결과는 좋았습니다. 저는 글로벌리더 전형 사회과학계열에 지원하여 최종 합격을 했습니다.

친구들과 끌어안고 기뻐하고, 어머니께 전화하여 울고, 멀리 있는 친구들의 문자를 받으며 미소 지었습니다. 선배님들께도 즐거운 소식을 알렸습니다.

이제 블로그 열심히 관리하겠습니다. 따뜻한 겨울을 보내며 저를 다시 성찰하고, 저의 부족한 점을 고쳐나가면서도 노력의 대가로 주어진 달콤한 과즙을 맛보겠습니다.

2006. 10. 27.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연세대학교에 합격하기까지 그간의 노력  (0) 2008.07.26
Know How Do How 집필  (0) 2008.07.26
오늘은 휴식  (0) 2008.07.26
오늘 절실히 느꼈다  (0) 2008.07.26
연세대학교를 생각하며  (0) 2008.07.26
Posted by 마키아또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연세대학교 면접이 드디어 끝났다.
생각보다 수월했고 부담이 없었다. 10분이라는 짧은 시간이라 그런지
나는 나를 표현하고, 전문 지식으로 전공 관심을 말했으며, 그리고 친절한 모습으로 교수님들을 대했다.
지금 나의 면접을 반추해 보아도 흠 잡을 데 없고, 아무튼 오늘 오전에는 모든 상황이 순조로웠다.
내가 건드릴 수 없는 여러 조건들을 고려해 보아도 좋은 결과가 있을 듯하다.
하지만 내가 언제나 경계하듯이 교만하지는 않는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최대한 마음을 안정시키는 상태에 도달하기로 했다.
 
면접이 끝나고 민사고 선배님들과 만나서 연대앞 복성각이라는 곳에 갔다.
그곳에서 15명 들어가는 방을 하나 잡은 뒤 그곳에서 8,9,10기가 한자리에 모였다.
여러 대화가 오갔지만 나는 역시 후배라 그런지 선배님들과 할 대화의 주제가 한정되어 있었다.
그래도 옆에서 많은 선배님들, 특히 3학년 9기 선배님들과도 동석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그리고 처음으로 우리 학교 사람들 중에서 내 누나와 비슷한 성격을 가진 분을 발견했다.
 
오후에는 엄마를 만나 명동에서 영화를 보려고 했지만 매진이 수두룩하여 그냥 집에 왔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왔지만 잠이 오지는 않았다. 지금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몰라 하고 있다.
하지만 답은 곧 나를 편히 쉬게 하는 일이다. 편안한 마음으로 오늘 하루를 보내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는 것이 지금 나에게 주어진 일이라고 본다.
 
Rest

2006. 10. 21. 

'Cafe Macchiato > 좋은 시절' 카테고리의 다른 글

Know How Do How 집필  (0) 2008.07.26
늦은 밤의 즐거운 소식  (0) 2008.07.26
오늘 절실히 느꼈다  (0) 2008.07.26
연세대학교를 생각하며  (0) 2008.07.26
도서관을 내 친구로  (0) 2008.07.26
Posted by 마키아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