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요 케이팝 그리고 그너머

저자
신현준 지음
출판사
돌베개 | 2013-12-16 출간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책소개
케이팝, 글로벌 구성물의 지리적 순환전 세계 소년 소녀들이 케이...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YKRF리더십포럼과 관련지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멋진 책을 발견하여 이렇게 글을 남긴다.


국제대중음악학회 International Association for Study of Popular Music 와 인터아시아문화연구학회 Inter-Asia Cultural Studies의 학회에 우연히 참석한 뒤, 마치 마법에 걸린 듯 국제학계에 휘말려 들어간 신현준 박사는 2015년 YKRF리더십포럼의 문화 파트 특별 강연자로 반드시 초청하고 싶다. 초청은 후배들이 잘 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때 내가 이 분야의 직장인이 되어 아주 약간의 조언이나 기업의 사회공헌/대외관계 차원에서 지원을 해줄 수 있는 입장이 되면 더욱 좋겠다.


영미 헤게모니에서 벗어나기 위한 노력에 따라 2000년대 중반 우연찮게 국제적 대중음악 연구자들, 특히 아시아권의 연구자들과 접속하려는 시도로 이어졌고, 운 좋게도 2003년 성공회대학교 동아시아연구소를 '직장'으로 삼을 수 있게 되었고, 이곳에서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아시아 대중음악을 비롯한 아시아 대중문화 일반에 대한 연구를 수행할 수 있었다고 그는 말한다.


그가 2005년부터 2013년까지 한국 대중음악의 다양한 측면을 대상으로 한 영어 논문은 열 편 정도 축적되었고, 각각 두 편씩 일본어와 중국어로 번역/출판되었다.


내가 감명받은 사례는 1990년대 말의 우전소프트였다.


1990년대 말 한국 대중음악을 중국에 수출한 최대 공로자는 우전(宇田)소프트였는데, 이 회사는 국제 음악산업계는 고사하고 한국 음악산업계에도 거의 알려지지 않은 존재였다. 대표 김윤호는 회사를 퇴직한 뒤 사재를 털어 혈혈단신 베이징으로 가서 한국 대중음악을 수출하는 비즈니스를 시작했다. 그는 한국 대중음악을 틀어주는 라디오방송국 경영을 시작으로 몇 번의 시행착오 끝에 1998년 H.O.T.의 중국판 반을 시작으로 시디를 배급하고 공연 프로모션을 기획하여 중국에서 한류 폭발의 주역이 되었다. 우전소프트는 수년 동안 한국 대중음악이 중국에 배급되는 단일창구로 기능했다.


아울러 유명한 SM


이수만은 2005년 '아시아 네트워킹' 이라는 그의 프로젝트를 피력한 바 있다. "베이징-서울-도쿄를 잇는 '베세토' 통합 스타와 통합 아시아의 문화산업"에 관한 그의 구상은 이후 SM의 제품을 통해 가시화되었다. 2005년 데뷔한 13인조 그룹 슈퍼주니어의 멤버 한경은 중국에서 스카우트되었는데, 그는 한국에서 슈퍼주니어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것과 더불어 중국에 역수출되어 슈퍼주니어 엠('엠'M이란 중국어 표준어인 '만다린'을 뜻한다)을 이끌었다. 슈퍼주니어 엠은 슈퍼주니어의 기존 멤버 일부와 현지에서 추가로 스카우트한 두 명의 중국인 멤버로 구성된 유닛이다. 2009년 데뷔한 5인조 걸그룹 에프엑스의 경우 중국인 한 명, 타이완계 미국인 한 명이 멤버로 참여하고 있는데, 공식적으로 '아시아 팝댄스그룹'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


팍스 뮤지카 '87 서울


조용필은 일본, 한국, 홍콩의 톱스타 3인이 주축이 되어 조직한 음악 페스티벌 '팍스 뮤지카 '87 서울' 에서 록 스타일의 곡 '아시아의 불꽃' 을 연주했다. "아시아의 젊은이여" 라고 시작하는 노래의 가사는 "사랑도 하나 마음도 하나/ 우리의 숨결도 하나/ 여기 모여서 같이 가리라/ 우리의 노래를 부르리라" 라는 메시지를 담았다. 회고해본다면 1980년대까지는 이런 유형의 노래를 만들고 불러야 한다는 무언의 분위기가 지배했던 것 같다. 실제로 '팍스 뮤지카 '87 서울'의 오프닝은 "아시아는 하나, 세계도 하나! 음악을 통해 평화와 우정을 나누는 평화의 대제전"이라는 선언으로 시작되었다. 누가 그렇게 하라고 명시적으로 요구했든 아니든, 아시아에서 개최되는 국제행사라면 평화와 화합을 내세우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는 대중음악이 아무리 탈정치적이고 탈역사적이라고 하더라도, 당시 아시아에서는 역사와 정치를 완전히 지워버리는 것은 곤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우리의 부모님 세대가 20대 중반일 때 똑같은 분위기로 이런 대축제를 했다는 게 신기하지 않는가?


사반세기가 지난 지금 아시아의 젊은이들은 이전 세대에 비해 서로 훨씬 가까워졌다고 느낄 것이다. 그렇지만 형식적이라도 '아시아는 하나'라고 진지하게 상상하는 젊은 아시아인은 거의 없는 것같다. 최소한 이런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창작하고 연주하려는 아시아의 스타는 더더욱 없는 것 같고, 팬들도 저런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렇듯 21세기의 한류/케이팝 나아가 케이팝이 매개하는 아시안 팝은 20세기 아시아 대중문화에 남아 있던 정치와 역사를 삭제하고 있고, 식민주의, 냉전, 국가주의 등의 기억과 정체성을 지우고 있다.


지금은 아시아송페스티벌로 점프해 왔다. 


문화산업은 이제는 국가가 후원하는 '진흥'의 대상이 되었고, 국민이라면 당연히 문화산업의 진흥을 '응원'해야 하는 것이 규범이 되어버렸다. 중국만 자국 문화의 세계화에 대한 키워드를 확실히 가지고 있다면 한국의 문화융성, 일본의 쿨 재팬과 더불어 삼국의 국가 지원 형식의 문화산업 발전이 아시아 내에서 균형 있게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0년대 전반기는 새롭게 부상하는 디지털 경제의 플랫폼을 이용해 한 명의 스타를 콘텐츠로 하는 '원 소스 멀티 유즈' 전략이 개발되면서 몇 개의 기록적인 성공 사례가 탄생한 시기였다.


그렇다면 2010년대는 보다 활발해진 오프라인 인적 이동과 함께 온라인 공동체 CPND를 통해 도시와 지방을 아우르는, 프로와 아마추어를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 집단이 '멀티 소스 원 유즈', 여기서 원 유즈란 '다른 나라지만 비슷한 취향끼리 모이기' 가 되지 않을까.


Mayday의 킨텍스 공연을 보고 나는 CNBLUE의 도쿄돔 공연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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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일본을 좋아하는 태국



일본을 좋아하는 스페인



단지 나는 댄스를 별로 즐겨하지 않아서 (그리고 예전에 밴드를 해서) 한국을 좋아하는 비디오보다 이런 게 끌릴 뿐이다.

그리고 위의 세 나라는 모두 '라인'의 이용률이 높은 나라들이다. (모리카와 아키라 라인 대표는 "라인은 향후 전세계 10억명이 이용하는 모바일 플랫폼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현재 2억3000만명의 이용자 가운데 일본 이용자는 30% 뿐이며 나머지 80%는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스페인 등에 고르게 분포됐다"고 밝혔다. 참고 기사: http://news.mt.co.kr/mtview.php?no=2013082113040581808&VBC) 나는 이 기사를 읽고 나서 위의 동영상을 찾아본 게 아니며, 평소에 우연히 발견해서 좋다고 생각하고 플레이리스트에 추가해둔 동영상이 이 기사와 뭔가 맞아 떨어지는 느낌을 받았다.

CJ E&M은 중국과 유럽에 한국의 댄스 중심의 음악의 포커스를 맞추었으며, 일본에는 드라마와 약간의 뮤지컬이 있을 뿐이다. 즉 한국의 밴드 중심의 음악을 수출하는 거대 자본이나 트렌드를 만드는 집단의 활동은 보이지 않는다.

아, 씨엔블루 FT아일랜드를 까먹었다. 그들도 물론 훌륭하지만 좀더 '외모가 부각되지 않고 연주 실력과 단지 좋은 음악이 부각되는' 밴드 음악을 일본을 비롯한 위의 나라들에 알리고 수출로 연결시키기 위해서 한국이 취한 노력에는 무엇이 있을까.


그래서 내가 계속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바로 민트페이퍼이고, 그래서 그랜드민트페스티벌에 일본인 교환학생이나 다른 아는 친구를 데리고 오고 싶었다. 하지만 2012년 10월에 나는 프랑스로 교환학생 중이었으며, 2013년 10월에는 코엑스에서 세계사이버스페이스총회를 진행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친구들의 반응을 보고 뭔가 깨달을 기회를 놓친 것이다.


아울러 서울소닉(갤럭시 익스프레스의 미국, 영국과 싱가포르 공연 등)의 노력을 주목할 만 하지만 태국, 인도네시아, 스페인으로 한국의 밴드 음악이 진출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이건 마치 한국-중국-싱가포르-미국-영국의 한국 대중문화 수용 진영과 일본-대만-인도네시아-태국-스페인의 일본 대중문화 수용 진영 사이의 구분일까?


구별이 제멋대로이고 임의적이고 성급한 일반화의 감이 없지 않아 죄송할 따름이지만, 브라질과 호주의 경우는 어느 진영에 속하는지 (혹은 어느 진영에 더 가까운지)는 궁금한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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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V VMAJ 2012의 퍼퓸을 보고 일본 전통음악은 락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에 참 쉽게 녹아들어간다는 생각을 했다. 한국 전통음악도 지지 않는다.

자진모리와 휘모리는 락이나 일렉트로닉 음악에 잘 녹아들어갈 가능성이 있는 장르다. 비트가 빠르고 경쾌하여 여유와 휴식보다는 화려함과 '달리기'를 추구하는 현대 대중음악에 쉽게 어울릴 수 있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악 시상식이라면 mnet의 20's choice를 들 수 있다. 나는 VMAJ를 보면서 한국도 한국 전통음악, 복식, 인테리어, 문양 등의 디자인적 요소를 현재 여름 수영장이라는 컨셉으로 단순하게 설정된 20's choice에 적용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예를 들자면 황진이 관련 영화와 드라마 촬영이 봇물 터질 듯 할 때 같이 유행했던 기생한복을 동작이 크고 빠른 안무에 적합하도록 재단하고 (VMAJ 퍼퓸의 빨간 의상을 제작한 측은 기모노를 원본으로 하여 조금씩 현대적으로 다듬어갔다고 한다) 저쪽에 샤쿠하치가 있다면 우리는 대금, 저쪽에 코토가 있다면 우리는 거문고와 가야금으로 편곡을 시도할 수 있다.



가능성은 다양하게 열려 있고 이제 한국은 완전히 미국에서 출발한 영상, 음악, 패션, 인테리어 등으로만 하나의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초심자의 단계를 벗어나고도 남았다고 본다. 국악을 20's choice 시그널음악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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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희열 6집 'THANK YOU'의 이 곡 Bon Voyage에 대해서는 정말 그들이 리메이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여 이렇게 내가 동영상도 만들어 보았다 ^^;;



(원래의 뮤직비디오)


하지만 나의 동영상은 2주간 엄청나게 많은 '싫어요' 표를 받았고, ('싫어요'를 10개나 받다니.. 똑같이 Perfume을 주제로 한 nanostudio 동영상은 '좋아요'만 받았다) Insight Stats를 본 결과 일본 20대-40대의 남성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나는 이로서 함부로 타국 곡의 리메이크를 제안하거나 추천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치인이 소통에 실패하면 책임을 통감하듯이 나도 이 작은 실험에서 실패의 책임을 느꼈다. 동영상을 삭제할까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싱크가 훌륭하고 3시간의 노력도 있고 해서 삭제하지 않았다. 지금 이 동영상은 처음부터 예상했던 대로 제3자 저작권이 주장되어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이다.

그런데 같은 비디오를 보여준 한국의 네이버 퍼퓸 팬카페의 경우는 댓글을 단 사람들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특별한 양국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리메이크를 제안한 나와 리메이크 곡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 일본과 외교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거의 없는 아일랜드나 서로 돕고 사는 우호적인 국가인 오스트레일리아였다 하더라도 이런 식의 동영상에 대해 현지인은 마찬가지로 거부감을 보이기가 쉬울 것이다. 

현지 정서에 맞는 음악을 타국에서 선택해주는 것은 누군가는 고맙게 생각할지도, 누군가는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현지의 반응은 여러 변수에 의해 달라진다. 타국에서 현지에도 이미 알려진 '이미 먹힌' 음악을 먼저 현지 가수로 하여금 리메이크하기를 제안한다면 현지의 팬들은 그 음악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유희열은 일본 남성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잘 알고 있는 해외 가수의 곡을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이 리메이크했을 때의 거부감은 적거나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 사람이 개방적인 문화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못했다.

만약 유희열과 같이 마케팅과 해외 진출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지금 마케팅과 언론의 주도권을 가지고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가수의 곡의 리메이크를 똑같은 방식으로 제안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만약 유명한 가수니까 그에 따라 이미 알려졌으니까 긍정적인 반응만 쏟아져나온다면 개인적으로는 우매한 대중의 작태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긍정적 혹은 부정적 반응이 얼마나 컨텐츠를 노출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지는 않다고 굳게 믿는다.

나는 비디오를 올릴 때 일본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일본어로 번역한 글과 일본어 자막을 썼다. 하지만 내가 한국사람임은 분명히 밝혔다. 반대로, 유희열과 퍼퓸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이' 일본 사람들 혹은 한국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글을 썼다면 비디오를 보는 일본 사람들은 같은 일본 사람이 좋은 곡을 추천해주었기에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사람들은 그 비디오를 보고 한국의 음악을 알고 관심을 가져준 일본 사람이 고마운 마음이 앞서 역시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왜 너희들이 함부로 우리 음악을 가져다 쓰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국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표절이 아닌 한 외국인이 주체가 되어 한국 곡을 가져다 쓰면 한국 사람들의 시선은 우선적으로 '뿌듯함과 고마움'이다.


▲ 이 비디오를 보고 왜 서양인이 함부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냐고 거부감을 갖는 한국 사람이 있을까. (현재 '좋아요' 16개) 물론 이 비디오의 경우 서양인과 이 노래의 원 저작자가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지 않았고 리메이크가 아닌 자작곡이라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비디오를 만든 주체의 국적은 곡의 국적이 아닌 가수의 국적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내가 만든 퍼퓸 리메이크 비디오에서는 주체인 내가 가수의 국적(일본)이 아닌 곡의 국적(한국)이었다.

결국 다른 나라의 곡을 리메이크하거나 다른 나라 언어로 곡을 만들어 부를 때 사람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리메이크하고 곡을 만드는 쪽에서 먼저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문화상대주의도 컨텐츠를 생산하는 주체가 컨텐츠를 소비하는 객체보다 먼저 주도하여 좋은 방향으로 구현해나가야 양 측 모두가 좋아하는 진전이 있다. 객체가 주도하는 문화상대주의는 극명한 입장 차이를 낳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생각해놓은 곡은 여러 곡 더 있었다.


비슷한 느낌의 マカロニ와 크리스마스 카드

Clazziquai - Salesman
이 곡은 일본어로 가사를 그대로 번역해서 부르면 참 멋이 난다고 생각한다.

W&Whale - 고양이 사용 설명서

APLS - Lucky7

엄정화 - D.I.S.C.O

이렇게 트랙을 뽑아서 가상의 compilation 앨범을 구상해본다. 앨범 제목은 Perfume♡韓國 REMAKE. 


+ 이 글을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이 모두 보았으면 좋겠다. 일본 사람들은 구글 번역기로 돌려서 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서로 한발짝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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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 T'Aime Que Moi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Agnes Bihl feat. Grand Corps Malade
Reve Generale (2010)

나의 오역이 있을 수 있지만, 심오하고 솔직한 가사는 한국 노래에서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이곳에 용기를 내어 소개하고자 한다.
아주 오래 된 연인들을 생각하며 이 곡을 들어보자. 남자와 여자가 편지를 주고받는 듯한 곡 구성이 아름답다.
Grand Corps Malade는 프랑스의 가장 유명한 Slam(랩보다 조금 덜 과격하고 더 시적이면서 나긋나긋한 나레이션) 아티스트다.


{Lui:} 

Comment tu vas, comment tu vis ?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사니?

Depuis qu’on s’est tout dit 

우리가 끝난 이후부터

Tu deviens quoi, tu deviens qui ? 

넌 무엇이 되고 누가 되었니?

T’étais partout quand t’es partie 

니가 떠났을 때 너는 어디나 있었는데

J’ai attendu, bien entendu 

난 기다리고 또 기다렸어

T’es pas venue, je t’ai pas vue, j’étais vaincu 

넌 오지 않았어, 난 널 보지 못했고, 난 패배자가 되었어

J’ te courais après sans raison 

난 이유 없이 널 쫓아다녔지

Comme un gosse après son ballon et comme un con 

풍선을 따라가는 아이, 멍청이처럼

Aujourd’hui, bonne nouvelle, j’ai plus besoin de toi 

오늘, 좋은 소식이야, 난 더이상 너를 필요로 하지 않아

Ni de l’amour, ni de la haine que je te dois 

너에게 빚졌던 사랑도, 증오도

Combien j’ te dois ? 

내가 너에게 얼마나 빚을 졌을까?


{Elle:} 

- Ça va très bien merci, t’as vraiment pas changé 

- 좋은 소식이네 고마워, 너는 진짜 변한 게 없네

T’as toujours réussi à tout faire rater 

넌 항상 모든 걸 망치는 데 성공했지

Et pourtant, oui pourtant, il fallait pas grand-chose 

하지만, 그래 하지만, 그리 근사한 게 필요하지는 않아

Un peu sourire aux gens, cueillir une ou deux roses

사람들을 향한 약간의 웃음, 장미 한두 송이 받아오기

Dis-moi n’importe quoi, même si tout est foutu 

내게 아무거나 말해봐, 모든 게 미쳤다 해도


{Lui:} 

- Il était une fois où je ne t’aimais plus 

- 내가 널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던 옛날 옛적이 있지

Je voulais pas dire ça 

난 이걸 말하고 싶지 않았어

En tout cas pas que ça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Mais depuis toi, je t’aime que moi 

하지만 너를 만난 후부터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Elle:} 

- Comment tu vas, comment tu vis ? 

-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사니?

Depuis qu’on s’ connait plus

우리가 더 이상 서로 알지 않을 때 이후로 

Qu’est-ce que tu fais, qu’est-ce que tu fuis ? 

넌 무엇을 했고 무엇을 피했니?

Je t’ai perdu même de vue 

난 너를 잊었고 시선을 거두었어

C’était le prix de l’oxygène 

그건 숨을 쉬기 위한 대가였어

Et si tu vis ta vie, moi, je refais la mienne 

너가 너의 삶을 살 때 나도 나의 삶을 다시 살아

Et le pire c’est que c’est normal 

최악인 건 그게 아무렇지도 않다는 것

Et pourquoi faire simple quand on peut faire mal ? 

왜 나쁘게 생각할 수 있는 걸 단순하게 생각할까?

On avait l’horizon d’un amour qui s’encroûte 

우리는 우둔해지는 사랑의 수평선 위에 있어

Alors la collection automne-hiver du couple

지금 커플(우리)에게는 가을과 겨울만이 있어 

Combien ça coûte ? 

그 대가는 얼마일까?


{Lui:} 

- Au prix de la tendresse on n’ peut plus rien se dire 

- 부드러움의 대가로 우린 더이상 이야기를 나눌 수 없게 되었어

T’es belle comme une promesse que tu n’ peux pas tenir 

너는 니가 지킬 수 없는 약속처럼 아름다워

Et j’ai trop attendu pour être à la hauteur

그리고 나는 초연해지기 위해 너무나도 기다렸어 

T’es plus qu’une inconnue que je connais par cœur 

너는 내가 가슴 깊이 알고 있는 낯선 사람보다 더 중요해


{Elle:} 

- Je ne regrette rien, si j’ai bonne mémoire 

- 내게 좋은 추억이 있다면 나는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

On faisait lit commun, je faisais rêve à part 

우리는 같은 침대에 있었지만 나는 따로 꿈을 꾸곤 했어

Je voulais pas dire ça 

난 이걸 말하고 싶지 않았어

En tout cas pas que ça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Mais depuis toi, je t’aime que moi 

하지만 너를 만난 후부터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 Comment tu vas, comment tu vis ? 

-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사니?


{Lui:} 

- Je marche sur un fil 

- 실 한 줄 위에서 걷고 있어


{Elle:} 

- Tu me salues, tu me salis 

- 너는 나를 찬양하고 나를 더럽혀


{Lui:} 

- J’ai des faims de toi difficiles

- 난 너에 대한 어려운 갈망을 가지고 있어 

Et j’ai pas vu depuis longtemps 

오랜 시간 동안 보지 못했어

Un rire aussi méchant sur de si jolies dents 

아름다운 치아 위로 나타나는 악독한 웃음

Mais c’est la vie, j’ai l’habitude

하지만 그게 인생이고 난 익숙해졌어 

Et tu m’as tout appris, surtout la solitude 

너는 내게서 모든 걸 특히 고독을 배웠어

Alors, oui, j’ai pas d’cœur, mais t’es partie avec 

그래, 내게는 심장이 없어, 하지만 너는 떠났지

Dans une vie antérieure, j’ai dû être un pauv’ mec 

예전의 삶에서 나는 가난한 사내여야만 했어

Champion d’échec

실패의 챔피언 (체스 챔피언 이라고 하면 뜬금없으니까)


{Elle:} 

- J’y repense souvent, tu sais tes cheveux blancs 

- 난 때때로 회상을 하지, 너의 흰머리

Je les aimais déjà et t’en avais même pas 

난 이미 그것도 사랑했지만 넌 용기가 없었지

Faudrait juste parler 

이제는 말해야겠어


{Lui:} 

- Ça devient ridicule ! 

- 웃기는 소리야!

Tu peux te la garder, ta pitié sans scrupule 

넌 스스로 양심의 가책조차 없는 너의 동정심을 지킬 수 있어

Et si j’ai des regrets, va ! Je t’en fais cadeau 

그리고 내게 아쉬움이 있다면, 가버려! 그게 내 선물이야

Mais tu pleures à moitié ? C’est une moitié de trop 

넌 반쯤 우는구나? 반쯤 우는 것도 과한 거야

Je voulais pas dire ça 

난 이걸 말하고 싶지 않았어

En tout cas pas que ça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Mais depuis toi, je t’aime que moi 

하지만 너를 만난 후부터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Elle:} 

- Comment tu vas, comment tu vis ? 

- 어떻게 지내고 어떻게 사니?

Depuis qu’on était deux 

우리가 둘이 된 이후부터

T’as l’air de quoi, t’as l’air de qui ? 

넌 어떤 분위기, 누구의 분위기를 갖고 사니?


{Lui:} 

- D’un imbécile malheureux 

- 불행한 어리석은 이로서

Je vois marqué "danger d’amour" 

나는 '사랑의 위험'이 써진

Au milieu d’un grand mur où je vais comme toujours 

큰 벽의 한가운데를 보았어, 내가 매일같이 가던 데서


{Elle:} 

- Et c’est pour ça que tu te fermes 

- 그래서 너가 마음을 닫았구나

Il faut se détester ou tu préfères qu’on s’aime ? 

서로 싫어해야 하니, 아니면 너는 우리가 사랑하길 바라니?

Avec un peu de chance, c’est une belle utopie 

가능성이 별로 없는 그건 아름다운 유토피아

Qu’un grand amour commence quand une histoire finit 

역사가 끝나고 위대한 사랑이 시작하는 순간

Qu’est-ce que t’en dis ? 

너는 어떻게 생각하니?


{Lui:} 

- Si dès qu’on se rencontre on a la voix qui tremble 

- 우리가 서로 만날 때부터 우리가 목소리가 떨린다면

Il faut régler nos montres et se remettre ensemble 

우리 시계를 다시 같은 시간으로 맞춰야만 해

Moi, je t’inventerai le monde, si tu veux 

니가 원한다면 나는 너에게 이 세상을 만들어줄게

Moi, je t’inviterai, allez ferme les yeux 

내가 너를 초대할게, 자 눈을 감으세요

C’est facile tu vois 

봐, 쉽지


{Elle:} 

- C’est si simple et pourtant 

- 단순하네 하지만

Oui, j’ai besoin de toi, mais j’ai besoin de temps 

그래 내겐 니가 필요하지만 내게는 시간이 더 필요해

Je voulais pas dire ça 

난 이걸 말하고 싶지 않았어

En tout cas pas que ça 

다른 건 몰라도 이것만은

Mais depuis toi, je t’aime que moi 

하지만 너를 만난 후부터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Lui:} 

Je t’aime que moi 

난 나보다 너를 더 사랑해

{Elle:} 

Je t’aime que 

난 나보다 너를

{Ensemble:} 

Moi, je t’aime

난 널 사랑해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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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nostudio의 매력은 무엇보다 작은 공간에서 별다른 소스 파일 없이 음색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드럼과 효과음은 만들어낼 수 없고 이미 만들어진 sample wav 파일을 사용해야만 한다. 
 나는 인터넷에서 대량으로 받은 wav 파일을 폴더째로 Nanostudio 안의 samples 폴더에 넣었다. 그리고는 새 프로젝트 파일의 TRG-16 패드에 sample 파일을 할당하면서 그 큰 폴더 안의 하위 폴더를 하나하나 들어가보면서 Audition을 통해 들어보면서 괜찮은 걸 다행히 찾으면 Load하고 그렇지 않으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방황을 그 작은 아이팟터치 안에서 해야만 했다. 이는 너무나도 비효율적인 방법이었고 Nanostudio는 내가 그때그때 필요한 sample 파일을 찾아 쓸 수 있도록 해주는 데는 관심이 없는 듯 보였다.
 그래서 나는 프로세스를 아이팟터치 안에서 벗어나 생각하기로 했다.

1. freesound.org에서 드럼 및 효과음으로 사용할 sample 파일을 Downloads 폴더에 다운로드한다. (Safari나 Chrome을 사용하면 Downloads 폴더에 다운로드된다.) 아쉽지만 wget은 지원하지 않았다. 그래서 일일이 다운로드 버튼을 눌러주어야 한다. 하지만 그다지 많이 걸리지 않는다.

2. Nanostudio에서 정상 작동하기 위해서는 sample로 사용할 파일의
확장자: wav
Format: PCM
Sample Rate: 48000 이하
Bit Depth: 16 bit
Channel: 1(mono)
여야 한다. 

다운로드한 모든 사운드 파일을 Switch Sound File Converter for Mac을 사용하여 위 사양으로 convert하고 다른 이름으로 저장하지 않고 같은 이름으로 덮어써서 저장한다. (freesound에서 받은 파일을 고음질로 유지하고 싶다면 Sound 폴더를 Output folder로 설정하도록 한다. 하지만 나의 Mac은 용량을 아껴야 하고 또 나의 음악 생활이란 Nanostudio 정도의 음질로 충분하기 때문에 덮어써서 저장하고 있다.)

3. convert가 끝난 파일들을 Sound 폴더로 이동시킨다. Sound 폴더는 내가 sample 파일을 모아두는 폴더로 Mac의 홈 폴더 바로 아래에 있다.

4. Sound 폴더를 Last Modified 순서로 정렬하여 최근에 추가된 파일만 선택한 뒤 iTunes에 드래그하여 사운드 파일을 추가한다. Preferences에 Copy files to iTunes Media Folder when adding to library의 체크는 해제한다. (Sound 폴더를 그대로 쓰고 iTunes Media 폴더는 쓰지 않기 위해. 용량을 아끼기 위해 매우 중요함. Sound 폴더 안의 파일 이름과 경로는 중요하지 않음)

5. 사운드 파일을 한곡 반복 모드 상에서 더블클릭하여 들어본다. 듣고 나서 iTunes에 추가된 사운드 파일의 ID3 Tag를 수정한다. 단축키는 Command+I 이다.
Artist: 사운드 파일의 세트 이름(예: Casio-SK1)
Album: 사운드 파일의 종류(예: Bass, HiHatClosed, SnareRim, LatinAgogo)
Genre: 사운드 파일이 어울리는 음악 장르(예: Soft Rock, K-Pop, Electronic)
Album과 Genre는 물론 자신이 임의대로 사용하기 편리하게 이름지으면 된다.
Name은 그대로 유지한다. 파일 이름과 동일해야 나중에 찾기가 쉽다.

6. Nanostudio의 NanoSync Wi-Fi를 enable한다. 그 다음 Mac의 NanoSync를 켜고 Connect를 한다.

7. 대상 폴더에서 Send to Device를 누른다. 그 다음 Sound 폴더로 들어가서 검색창에 Name에 해당하는 파일 이름을 입력한다. 검색 결과가 나오면 그 파일을 대상 폴더에 추가한다.(NanoSync의 루트 폴더가 Nanostudio에서는 /Samples/ 폴더다.)
루트 폴더, Project 내의 폴더 등 대상 폴더는 자신의 기호에 맞게 선택한다.

8. NanoSync를 종료하고 Nanostudio에서 TRG-16으로 들어가 Sample을 추가한다.
그 다음에는 iTunes와 NanoSync를 왔다갔다하면서 이미 분류가 끝난 더 많은 사운드 파일을 추가할 수 있게 된다.

이 방법을 사용함으로써 방대한 양의 사운드 파일을 종류별로 관리할 수 없는 Nanostudio 아이폰/아이팟터치 앱을 벗어나 Mac 상에서 관리를 할 수 있다. Nanostudio 앱은 작곡/카피하고자 하는 곡에 어울리는 샘플 파일을 찾아내는 목적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이미 찾아낸 샘플 파일을 가지고 재생하고 입력하는 목적만을 가지고 있다. iTunes 외의 다른 프로그램을 생각해보았지만 아무래도 iTunes만큼 시원하고 편한 인터페이스가 없었기 때문에 iTunes를 적극 권장한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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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설레게 하는 1번 트랙만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
언젠가는 꼭 만들고 싶었던 플레이리스트.
 

 어느 앨범이든 1번 트랙은 앨범을 시작하면서 듣는 사람에게 설레는 감정을 선사하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다. 이후의 트랙에서는 슬프고 차분하고 처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저 멀리 있는 클라이맥스로 쓰이는 트랙으로 가기 위한 준비운동을 시켜주어야 한다. 준비운동부터가 차분하면 그 앨범은 굉장히 차분한 앨범일 것이다. 
 여기서는 아티스트가 매우 의도적으로 1번 트랙을 테마곡으로 지정한 경우는 제외하고, 청자들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앨범을 그리 장엄하거나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힘있게 끌어가는 곡들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1번 트랙은 절대로 튀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우리를 흥분시켰다 사라진다. 여기 소개한 곡들은 물론 모두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지만, 선정의 조건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음악을 앨범 째로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정한 감정 하나에만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 어느 앨범도 하나의 감정만을 계속해서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특정한 감정의 곡들을 특히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나에게는 '설렘'이다. 앨범 하나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설레도 나는 질리지 않는다.

1. 몽구스 - Cosmic Dancer
  단순한 가사, 그렇지만 앨범 안의 어느 곡보다도 다양한 음색 편성이 매력적인 첫곡이다. 가성을 쓴 보컬 때문인지 가사가 잘 들리지는 않는다. 코러스도 많이 들어가서 보컬 한 명만이 앞에 나서는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겸손함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사실 프로듀서인 몬구와 지누는 무서울 정도로 잘난 프로듀싱을 정교하게 짜여진 신디사이저 음색으로 보여주고 있다.)

2. Paris Match - Stars
 늦은 여름 가을을 맞이하는 화창한 날 아침에 듣기 좋은 이 앨범에서 템포가 가장 빠르지는 않지만 가장 분주한 트랙이다. 가장 빠른 곡은 물론 빠른 스윙인 태양의 키스겠지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는 빠른 템포보다는 BPM 120~133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Cosmic Dancer도 이 정도의 BPM이다. 분주한 기타가 중심을 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동안 어느새 피아노와 브라스가 곁을 휙 스쳐간다. 배경을 파란 물감으로 간소하게 그리다가 이내 사라지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3. Clazziquai - You Never Know
 밍기적거리며 느끼하게 접근하는 듯 하다가 이내 날렵한 라틴 리듬을 부드럽게 타는 이 첫번째 트랙은 마치 소리없이 나에게 뛰어와 안기는 고양이와도 같다. 별 뜻 없는 것 같은 후렴구 가사도 1번 트랙에 적합하다. 이 곡의 엔딩이 점점 커지면서 갑자기 멈추는 엔딩이었다면 중간에 놓였겠지만 이 곡은 그저 페이드아웃을 하며 사라진다.

4. D'Sound - Enjoy
 이 앨범은 유혹, 슬픔, 다짐 등의 여러 가지 감정을 담고 있지만 앨범의 주인공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어울리는 1번 트랙이다. 쉬운 후렴구 가사는 앨범을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부르며 점점 기대감을 부풀리게 만들어준다.

5. My Aunt Mary - Monologue
 '공항 가는 길'과는 다르게 이 첫번째 트랙은 4집의 정서를 요약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트랙이다. 4집이 전체적으로 3집보다 덜 변화무쌍하고 대신 훨씬 더 차분하고 모던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6. Sergio Mendes - The Look of Love
 이 1번 트랙은 가장 시크하게 사랑노래를 시작하고 싶은 Sergio Mendes 옹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크하게 시작하여 정 많게 끝나는 이 앨범이 계속 듣고 싶은 라운지 음악인 이유는 이 트랙을 중간이나 끝에 두지 않은 데 있다.

 1번 트랙은 Intro를 위해 처음부터 운명지어지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살랑살랑 건드리는 곡은 2번 트랙부터인 앨범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빠뜨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같이 쓴다.

7. Tahiti 80 - 1000 Times
 스트링이 귀에 감기는 주된 멜로디라서 부드럽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절제하는 듯한 8비트 드럼도 택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며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와 같이 평탄함 속의 설렘을 선사해준다. 후렴구에서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드럼의 끊김, 일렉기타의 늦은 아르페지오, 그리고 극적인 스트링 때문에 매력적인 1번 트랙에 넣었다.

8. Los Amigos Invisibles - La Vecina
 1번 트랙의 마지막에서 우주여행의 개략적인 소개를 끝내고 지구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여자의 하이힐 내딛는 소리와 함께 느려지는 템포는 이 2번 트랙을 위해서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과 같은 느낌이다. 이 곡은 신나지만 시종일관 서늘하다. 미소를 띠며 몸을 흔들 수 있다.

지금 와서 다시 보니 BPM 120~133의 엔딩이 페이드아웃인 곡들이 내가 좋아하는 1번 트랙이다. 이 발견은 굉장히 신기하고 흥미롭다. 어떤 음악 외적인 목적을 가지고 음악을 골랐는데 음악이 모두 같은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러분의 가장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표현한 1번 트랙들을 모아보면 각 곡이 어떤 공통된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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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좋아하는 Pet Shop Boys의 이 곡의 부제는 'Let's Make Lots of Money'다. 제목이 돈을 많이 벌자!! 라고 선언해서 나는 처음에 '이게 뭐야ㅋㅋㅋ' 라는 반응이었지만, 찬찬히 가사를 곱씹어보니 이건 정말 명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Please 앨범을 재생시키면 이 곡을 제일 먼저 듣곤 한다. 요즘 나의 관심사 중 창업과 동업자 구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에 설명하겠다.

I've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You've got the brawn, I've got the brains
Let's make lots of

I've had enough of scheming and messing around with jerks
My car is parked outside, I'm afraid it doesn't work
I'm looking for a partner, someone who gets things fixed
Ask yourself this question: Do you want to be rich?

I've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You've got the brawn, I've got the brains
Let's make lots of money

You can tell I'm educated, I studied at the Sorbonne
Doctorate in mathematics, I could have been a don
I can program a computer, choose the perfect time
If you've got the inclination, I have got the crime

Oh, there's a lot of opportunities
If you know when to take them, you know?
There's a lot of opportunities
If there aren't, you can make them
Make or break them

I've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Let's make lots of (Oooooooh)Money

(Aaaah ah ah ah ah aaaah)
(Aaaah ah ah ah ah aaaah - Di du da di da bu di ba)
(Money)

You can see I'm single-minded, I know what I could be
How'd you feel about it, come and take a walk with me?
I'm looking for a partner, regardless of expense
Think about it seriously, you know, it makes sense

Let's (Got the brains)
Mak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Oohh money)
(Let's) You've got the brawn
(Make) I've got the brain
Let's make lots of money (Oohh money)
I've got the brains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Oohh money)
Money


 Looks/Brawns, Brains, Money의 핵심 키워드, 그리고 정말 말하고자 하는 주제어인 Opportunities. 단순한 내용의 이 곡은 그만큼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이 곡을 들으면 벤처기업 startup을 꿈꾸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진취적인 사람들이 떠오른다. 실제로 가사를 들어보아도 창업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make or break them(만들거나 부수거나) 이라던지, looking for a partner, regardless of expense(비용에 상관없이 동업자를 찾고 있어) 같은 단어들이 나온다. 곡의 전반에 걸쳐 짱짱하게 귓청을 울리는 신디사이저 음은 일단 도전하고 보자는 긍정적이지만 절대로 순진무구하지 않은 개혁가의 배경음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Pet Shop Boys가 그러하듯 겉모습은 조금 왜소할지 몰라도 똑똑하고 신중한 한 남자의 이미지가 이 곡에서 가장 잘 묘사되는 듯하다. 사랑에 있어서는 소심하지만 사려깊고 기다릴 줄 아는 남자로, 일에 있어서는 바로 Opportunities에 나온 남자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 남자는 자신의 단점인 '뱃심, 적극성, 감정으로 사람을 울리는 능력 따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격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실제로 창업을 할 때에도 사업 파트너는 마음은 아주 잘 맞으면서 관심분야나 전공은 서로 완전히 다른 사람을 구할 때가 많다. 예외로 구글의 경우는 비슷한 취향의 두 형제라고 생각되지만..

 꿈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 아버지 세대의 이 곡을 그들의 고귀한 프로젝트 작업중의 BGM으로 깔며 그들의 현재의 모습을 생각할 때 자신들을 조금 더 멋지고 극적인 사람들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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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때 나는 꽤나 소심한 사람이어서, 사랑노래를 들을 때에는 굳이 가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나중에 보면 이런 가사의 곡들만 즐겨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도시적인 차가움과 이성을 유지하려고 호탕한 웃음과 능글맞은 행동과 자신감 넘치는 멘트를 잊고 지내다가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식어 떠나버리는, 그래서 뒤늦은 후회로 그녀를 잡아보려는 남자의 스토리텔링. 곡의 뼈대를 위한 고정 테마로 쓰기에는 참 괜찮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경험과 실수에 비추어보아도 이런 스토리텔링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The song is sung from the point of view of a selfish and self-obsessed man, who is possibly incapable of love, and who is now drinking whiskey and feeling sorry for himself. It’s a completely tactless song.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 here, Neil places withering emphasis on the word “guess” – “or, you know, I guess I could have held you. So actually, “maybe I didn’t love you” is a completely logical conclusion. It was written originally as a country song, and it’s a very maudlin and in my opinion slightly cynical country song. I sang it on the record like that. At the same time, it’s a beautiful melody.”

"이 곡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에게 집착한, 그래서 아마 사랑을 할 능력이 없는 남자의 관점에서 부른 곡이에요. 그래서 그는 위스키를 마시며 자신을 탓하고 있죠. 이건 완전히 서투른 자신에 대한 곡이에요. 그리고 난 내가 네게 말하지 않은 걸로 추측해(And I guess I never told you에 대한 후의 설명을 위해 부득이하게 직역을 하였다-역주)"-여기서 Neil은 "추측해"라는 단어에 희미한 강조를 한다-"혹은, 뭐, 난 내가 너를 안아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 식으로요. 그래서 사실 "아마 난 너를 사랑하지 않았나봐"는 완전히 논리적인 결론입니다. 이 곡은 원래 컨트리 곡으로 쓴 건데 그래서 참 감상적이고 제 의견으로는 약간 냉소적인 컨트리 곡이에요. 전 녹음을 할 때 그런 감정으로 노래를 했어요. 그와 동시에 멜로디가 참 아름답죠."

Neil Tennant,  Metro, Nottingham Post,
features, interviews by Mike A on July 27, 2010 (링크)



Always on My Mind
Pet Shop Boys


Maybe I didn't treat you quite as good as I should
어쩌면 난 널 대할 때 애인으로는 별로였나봐
Maybe I didn't love you quite as often as I could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최선은 아니었나봐
Little things I should've said and done, I never took the time
내가 말하고 했어야 하는 것들을 나는 외면했지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Maybe I didn't hold you all those lonely, lonely times
어쩌면 난 니가 외로울 때 널 안아주지 못했나봐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I'm so happy that you're mine
또 네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아 니가 내 사람인게 기쁘다는 말
If I made you feel second best, I'm so sorry, I was blind
만약 니 기분이 그저 그렇다면 몰랐어 난 정말 미안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Tell me, tell me that your sweet love hasn't died
말해줘 니 사랑은 시들지 않았다고
Give me one more chance to keep you satisfied, Satisfied
한번 더 니 마음을 돌릴 수 있게 기회를 줘

Little things I should've said and done, I never took the time
내가 말하고 했어야 하는 것들을 나는 외면했지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Tell me, tell me that your sweet love hasn't died
말해줘 니 사랑은 시들지 않았다고
Give me one more chance to keep you satisfied
한번 더 니 마음을 돌릴 수 있게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x5)

Maybe I didn't treat you quite as good as I should
어쩌면 난 널 대할 때 애인으로는 별로였나봐
Maybe I didn't love you quite as often as I could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최선은 아니었나봐
Maybe I didn't hold you all those lonely, lonely times
어쩌면 난 니가 외로울 때 널 안아주지 못했나봐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I'm so happy that you're mine
또 네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아 니가 내 사람인게 기쁘다는 말
Maybe I didn't love you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완전한 fade out:반드시 이때 fade out이 되어야 한다(이유[각주:1])]

___
한글 가사를 일부러 직역하지 않고 약간의 생략이나 의역을 통해 한글로 바꾸어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운율 만들기에 신경을 써 보았다. 이렇게 하면 PSB의 명곡을 한국어로 불러도 아무런 이상할 것이 없게 된다. 그들의 감성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한 국가를 기준으로 하면 꼭 뮤지션 10팀 정도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소심한 남자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이 곡을 다음 곡의 MR 스타일로 편곡하여 부르면 참 좋을 것 같다. 편곡은 슈퍼스타K2의 Top 11편을 본 이후로, 물론 그 이후에 의해서도, 참 매력적이고 이전에 없던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 내가 남자 친구라면(토이) - 일렉피아노와 스트링으로 최대한 순수함을 살려서


2. Destiny(불독맨션) - 좀더 빠른 비트와 브라스가 들어가서 조금 더 경쾌한 느낌
 

이런 글 처음인데, 그냥 갑자기 생각났어요. 어떠신지요? 댓글 써주세요~^^


  1. As for Always On My Mind, the song’s seemingly warm and heartfelt sentiments are undercut by Tennant’s final line, delivered just as the track starts to fade. “Maybe I didn’t love you”, he sings once more – and this time there’s no qualification, just a brutal full stop.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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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한큐에 전곡' 녹음을 끝낸 것으로 유명하다. 스튜디오에 사람들이 와서 짐을 풀고 스탭들과 추후의 마스터링을 위한 음향과 악기 점검을 한 뒤 하나, 둘, 셋 하고 슬슬 달아오르면서 연주를 시작했는데 밴드의 구성원들이 꿈 속을 거니는 듯한 멜로디에 알아서 취해 가장 진지한 모습으로 NG 없이 녹음을 끝내고 말았다. 스탭들은 기립박수를 쳤고 Barry Manilow는 이날에 자신이 평소의 다른 앨범을 만들 때와는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첫 녹음이 완벽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나는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꿈속, 도시 야경, 유람선, 라이브 연주를 들으며 편안하게 친구들이나 애인과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 얼음을 띄운 샴페인 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군부대 생활관에서 밤에 이 앨범을 혼자 헤드폰으로 듣는다. 모든 이미지는 군대의 이미지나 선입견과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이기 때문에 고귀한 느낌이 든다. 촌-도시, 젊음-성숙함, 활기참-차분함, 가요-재즈. 모든 것이 다르다. 그리고 그러한 이질감은 사치를 할 때 느끼는 만족감으로 바뀌어 다가왔다. 남극에서 바나나가 귀하고 스위스에서 김치가 귀하고 미국에서 찻잎이 귀하지만 필리핀, 한국, 베트남에 가면 그것들은 널리고 널렸다. 귀함과 흔함은 상대적이지만 귀할수록 더 많은 만족을 준다.



www.artistarec.com 앨범에는 이 사이트로 들어가라고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들어가보면 페이지가 다 짤려 있다. 아마 Universal같은 대형 음반사에 인수된 듯하다.

▲ Yamaha C-5 Piano (Barry Manilow가 사용)

한편 멜론플레이어에서도 이 앨범에 대한 극찬이 끊이지 않는데.. 앨범평을 보면 다음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10월엔.. (비단벌레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10월에 특히 생각나는 앨범입니다.. Barry Manilow씨의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계절이죠. 앨범중에서 When October Goes..는 10월에 듣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죠.. ^^

파라다이스 까페. (vja77lo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기사만 듣고나서는 자미로콰이 분위기 나는 음악인줄 알았더니 고독한 싱어송라이터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네요. 음악제목도 파라다이스 까페라니 확실히 요즘 음악보다 옛음악이 진정한 멋을 아는 것 같네요 별 다섯개 주고 싶습니다. 쾅!쾅!쾅!

쭉 이어서 들어보세요. (bbggt67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이 앨범 녹음할때 한곡한곡 따로 녹음한게 아니라 one take로 한번에 녹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앨범전체가 한곡처럼 연주된 느낌이 드는데 곡자체가 술입니다 그냥 취해버려요. 그냥. ㅠㅠ

제목도 어쩜 ㅠ_ㅠ (yutyht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저렇게 센스있을까. 진짜 까페분위기 나요 커피 끓이고 있음 ㅠ_ㅠ

커피 끓이고 있음 ㅠ_ㅠ 에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앨범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세션은 Barry Manilow 아저씨가 직접 연주하시는 피아노. 그래서 나는 피아노 악보를 구하기 위해 수없이 구글링을 했다. 공짜 악보사이트나 한국의 카페에는 절대로 악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요 2:00 AM Paradise Cafe의 전곡을 디지털 악보로 구매할 수 있는 미국 악보사이트를 발견하였으니

바로 musicnotes.com !!!!!

 ▲ 인증샷!! Paradise Cafe (1번째 트랙) 가 저렇게도 고품질의, 95%의 싱크로를 자랑하는 피아노용 악보로 만들어져 있다.

 각각의 악보는 미국 달러로 $5.25 이다. (한국 돈으로 하면 지금 환율이 많이 떨어졌으니까 6500원 정도 한다. 비싸지만 이곳의 악보는 그 싱크로 때문에 제값을 한다.) 정말로 Manilow 아저씨의 이 고귀한 곡들은 난잡한 공짜 악보 사이트에서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이렇게 돈을 주고 사야 접근할 수 있는 정말 희귀한 악보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런 곡을 연습하면 희소한 가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외국 사이트에서 온라인 결제를 할 때 나는 외환 The One 체크카드를 사용해서 결제를 한다. (똑같이 VISA가 써있는 우리은행 카드는 승인이 항상 거절된다.) musicnotes.com에서 악보를 사려면 사이트에서 설치하라고 하는 17.5MB의 작은 소프트웨어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 악보를 보고 인쇄할 수가 있다. 악보를 산 다음에는 무제한으로 인쇄할 수 있는데, 인쇄된 악보에 'Authorized for use by James Dean' 식으로 악보를 구매한 사람의 영문 full name이 찍혀 나온다. 회원가입과 결제는 아주 금방 할 수 있고 인쇄도 바로 된다. 솔직히 이렇게 인터페이스가 편리하고 빠르게 만들어져 있는 사이트는 요 사이트가 처음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악보바다, 악보공장, 인터뮤즈보다 못하면 못했지 능가하지는 않았다.

 내 방에는 야마하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는데, 마침 하릴없이 놀고 있던 이 멋진 놈에게 나는 항상 미안했다. 내가 피아노를 칠 마음이 그닥 나지 않아서이다. 아마 좋은 음악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기 때문일텐데, 때마침 2:00 AM Paradise Cafe 안의 반짝거리는 곡들과 그 속에서 고독하게 '야마하 피아노를' 연주하는 Manilow 아저씨는 나에게 다시 한번 야마하 피아노를 애정과 관심으로 대하게끔 만들었다. 피아노와 나의 어색한 관계가 When October Goes로 허물어졌다.

▲ 나는 가장 인기가 좋은 트랙인 When October Goes를 구매하여 오늘 부대 복귀하기 전에 한번 쳐보고 갈란다


이 소중한 앨범은 나의 남은 군생활 동안 생활관에서 밤에 자기 전의 운치 있는 시간을 책임져 주고 힘든 시절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술을 못 마시는 나에게 술과 같은 친구가 되어줄 음반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앨범을 홍대앞의 중고음반 판매점에서 우연히 집어냈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참말로 감사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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