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방송에서 한 20대 초반의 남자가 사연을 보냈다. 내용을 요약하자면 고등학교 때에는 여자에게 말 한 마디 못 붙이던 숫기 없는 그가 대학교에 들어와 2학년이 되어 한 후배가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처음 그녀를 본 이후부터 호감이 생겼고 그녀가 먼저 자기를 학교 복도에서 처음 불러 같이 밥을 먹자고 했을 때 그녀도 자신을 조금은 좋아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달 뒤 중간고사로 바빠지기 전에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했는데 뜸을 들이던 그녀는 좋다는 말을 전해와 같이 처음으로 영화를 보러 갔다. 영화를 둘이서 처음으로 본 거라 많이 떨렸고 그때 이게 나의 첫사랑이구나 생각했단다. 하지만 영화를 본 후 중간고사 때문에 각자 공부로 바빠졌고 그 이후에는 문자도 받지 않고 먼저 약속을 잡지도 않는 뜸해진 그녀가 섭섭하다. 마음이 아프다. 이제 나는 군대에 들어온 일병이다.

 싱거운 첫사랑을 아무 문제 없이 받아들이는 이 미성숙한 남자의 사연을 받은 DJ는 이렇게 답했다.

 "많이 간절하지 않으셨군요. '아이 뭐 그때는 아프더니 이제는 괜찮네요.' 이정도로 끝나면 그건 아직 아픔을 겪은 게 아니잖아요. 뭐 여자애가 저를 마음에 들어하는 것 같아서.. 이렇게 시작하면 안 되는 거에요.
 첫사랑, 누구에게나 있는 첫사랑이라는 거는 정~말 온 마음을 다해서, 다시는 이렇게 사랑할 수 없겠구나, 이게 나의 첫사랑이구나, 평생동안 나의 술자리에서, 또는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나의 아이를 붙잡고도 늘 한번쯤은 꺼내야 할 첫사랑. 정말 열심히 온 마음을 다해서 머리가 아니라 가슴이 움직여서 했을 때, 그래서 그게 끝났을 때 너무나 앓고 힘들었을 때 그걸 이제 처음 사랑했다 할 수 있는 거잖아요.
 군대도 갔다오시고, 더 필요하실 때, 애인의 필요성을 느끼셨을 때, 그럴 때면 아마 OO씨가 노력을 해서라도 여자들과 말도 좀 섞고, 장난도 좀 자연스럽게 치고, 그런 성격으로 점점 변해 있지 않을까 싶어요."

 2010. 03. 14. '푸른밤 문지애입니다' 중에서..

문DJ의 말은 모두 맞는 말이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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