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는 1학년이 되고 나서 한 달 동안은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보고 그중 자신과 대학생활을 함께할 사람들을 일부 찾아내고, 그 후부터는 그 사람들과의 깊은 친밀함을 위해 애쓴다. 자신의 스타일을 명확히 규정하고 끊임없이 발달시키는 사람은 자신과 비슷한 관심사를 가지고 비슷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만나 그 사람들과 특정 주제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하고,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는 사람은 폭넓은 인간관계를 뻗어나가면서 다양한 관심사와 다양한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마주치며 모두가 새로 접하게 된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 주제 안에서 같이 행동한다.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이 자신의 스타일을 만드는 사람이라면, 반에서 열심히 활동하는 사람은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는 사람이다.
 
  이렇게 크게 두 가지 부류로 새내기를 나눌 수 있다는 어떻게 보면 촘촘하지 못한 담론이 내 입에서 튀어나왔다.

 나의 경우 나만의 스타일을 규정지으려고 부단히 애를 쓴다. 내 스타일이 있으니 나는 그 스타일을 생활 속에 실천함으로써 나를 존중하게 된다. 주위의 환경이나 주위의 사람들이 나의 스타일을 무시하거나 나의 스타일이 아닌 그 단체의 획일적인 성향을 강요한다면 나는 그 순간 자존감을 잃어 끊임없는 방황에 빠진다. 그래서 나는 동아리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반에서는 나와 같은 스타일과 성격을 공유할 수 있는 소수의 친구만을 만나고 있다. 나는 항상 새로운 인간관계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기 때문에 자신을 배타적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미 만난 사람이 나의 스타일을 존중해주지 않으면 나는 가차없이 그 사람으로부터 멀어진다.


  나를 보는 사람들이 흔히 나를 보고 차갑다고 할 때에는, 나를 차가운 사람으로 인식할 당시에 그 사람과 내가 공적인 자리에 있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다양한 스타일과 성격의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나는 상당히 차가워진다. 말수가 적어지고 나를 예의로 무한히 포장한다. 그러니 남들을 즐겁게 해주며 나를 웃음의 대상으로 만들어버리는 일은 결코 없다.
 
  내가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할 수 없는 것은 어떻게 보면 내가 커다란 잘못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어주지만,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았을 때 그것은 인간관계가 좁고 깊어지도록 만들어주는 능력이다. 나는 이 능력을 능력으로 믿고 계속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하면서 진정으로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개인적으로 만나면서 대학 생활을 보내려 한다. 반면, 반의 후배들을 잘 챙겨주는 사람들은 내가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스타일을 포용하고, 스펙트럼의 어느 한 색깔을 각자 가지고 있는 몇십명의 사람들에게 검정색의 단일한 성격을 부여해주어 결국 그 많은 사람들의 화합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그것이다.


  나는 그 사람들이 갖지 못한 능력을 가지고 있을 뿐이다. 모든 인간은 저마다의 성향과 능력을 바탕으로 살아가며, 그것은 우위를 가릴 수 없고 모두 존중해주지 않을 수 없다. 내가 스스로 나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도 존중하는 의식을 명확히 마음 속에 자리잡도록 만들기를 소원한다. 추구하는 가치가 정말로 가치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확실한 긍정의 대답을 듣기 위해서다. 다만 나에게는 스타일을 끊임없이 첨예하게 가꾸어 나가는 삶의 방식이 더 이상적일 뿐이다.


2007. 5.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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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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