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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5.09 성공한 사람과 나와의 대조표 만들기
  최근 책 '아웃라이어'를 읽고 성공한 사람들이 어떠한 환경에 놓였고, 또 어떤 환경을 스스로 선택해 나갔고 결정적인 사건은 무엇이었는지를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빌 게이츠, 비틀즈, 빌 조이, 로버트 오펜하이머 같은 익숙한 인물들의 성공의 비결은 몇 가지의 비슷한 공식을 가지고 있었다. 바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다.


  • 인맥의 활용 - 나와 두 다리 이하로 이어진 사람은 내가 하고 싶었던 일, 하고 있는 일, 앞으로 할 일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거나 혹은 그 일을 할 수 있도록 조정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
  • 지리적 위치 - 내가 주 4회 이상 가는 곳, 여가가 아닌 나의 물질적/정신적 가치의 생산이 이루어지는 곳과 아주 가까운 곳에 그 생산을 보조해주거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게 해주는 장소나 기관이 위치해 있다. 혹은 내가 어떤 모임 장소에 갔을 때 내가 쉽게 발견할 수 있는 거리 안에 앞에서 말한 '사람'이 서 있는 타이밍이 조성된다.
  • 책에서 소개한 '1만 시간의 연습'을 위한 여건 조성 - 대부분 아무런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또한 어떠한 제약도 없이 내가 하고자 하는 일에 대한 준비과정이나 연습을 할 수 있게 되는 상황이 조성된다.
  • 나를 수요하는 사건의 발생 및 그에 따른 연락 - 그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다른 사람이나 기관이 나에게 결정적인 이메일이나 전화 연락을 하여 결국 나를 꼭 필요한 곳으로 인도한다. 이때 나의 공급에 대한 대가는 돈 아니면 인맥 아니면 직책이다. 공짜로 공급을 해줄 수 있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상당히 일반적이고 추상적이게 성공의 비결을 정리해 놓았는데, 이제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고 본 빌 게이츠의 이야기를 살펴보면서 위의 항목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우선 빌 게이츠의 고등학교 한 학년 선배는 C-Cubed라는 회사의 창업자인 Monique Rona의 아들이었고, 빌 게이츠를 그 사립 고등학교에 입학시키고 그 후에도 게이츠가 그와 비슷한 성향을 가진 많은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지내도록 다른 아주머니들과 어머니회에서 끊임없이 소통하였던 게이츠의 어머니가 Monique Rona를 만날 기회를 갖게 되어 각자의 아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서로 연결을 시켜주게 된 것이다. 이 사례에서는 첫 번째 항목인 인맥의 활용이 적용된다. 빌 게이츠와 Monique Rona는 두 다리로 연결된 가까운 관계이고, Monique Rona는 창업자로서 빌 게이츠를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고용하면서 직원들에게 인사를 시킬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었다. 결국 빌 게이츠가 힘있는 사람에게 붙은 것이지만, 성공하기 위해서 이렇게 어린 나이에 어른들과 만나는 것을 비열한 행동이나 편법과 같이 여겨야 할까?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기 위해서 강자에게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것은 단순히 성공을 위해 한 걸음 내딛는 일에 불과하다.
  또한 워싱턴대학 의과부, 물리학 연구소에서 빌 게이츠가 컴퓨터를 공짜로 쓰도록 허락해주고, 이를 통하여 게이츠는 당시에 생소했던 공유 터미널을 이용한 전산처리와 간단한 프로그래밍을 연습할 기회를 갖게 된다. 게이츠에게는 밤에라도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시간이 있었고, 이 남아도는 시간을 적절하게 오로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세 번째 항목인 '1만 시간의 연습'을 위한 여건 조성과 관련된다.
  마지막으로 TRW라는 회사의 펨브로크라는 사람이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프로그래밍을 해달라는 전화 연락을 하였고, 그 연락을 먼저 듣고 손을 든 사람이 빌 게이츠였다. 빌 게이츠는 적극적으로 자신을 수요하는 사건을 발생시킬 잠재성을 가지고 있는 회사들의 소식에 귀를 기울이고 있었고 그에 따라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 이는 네 번째 항목과 관련된다.
 
다음은 책의 내용 중 일부분이다.



우리는 성공을 흔히 개인적인 재능에서 찾곤한다. 그리고 대부분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고 자수성가한 스토리에 열광하곤 한다. 자, 그럼 빌 게이츠는 어떻게 성공한 것일까? 

"아웃라이어"에서 주장 하는 성공하기 위한 "1만시간법칙" 즉, 빌게이츠는 어떻게 1만시간의 프로그래밍 연습시간을 가질 수 있었는가? 

1. 부유한 부모(아버지: 변호사, 어머니: 은행가의 딸)덕분에 레이크 사이드로 보내졌다. 세계 어떤 고등학교에서 1968년에 공유 터미널을 통해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었겠는가?
2. 레이크 사이드의 어머니들은 비싼 컴퓨터 사용료를 낼 수 있을 만큼 여유로웠다. 
3. 사용료가 부담스러워지는 시점에서 부모 중 하나가 C-Cubed의 공동 창업자가 되었고, 그 회사는 주말에 코드를 확인해 줄 누군가를 필요로 했으며, 부모들은 주말 내내 프로그래밍을 해도 나무라지 않았다.
4. 게이츠가 ISI라는 벤처기업을 발견했고, ISI는 장부 프로그램 관련 업무를 할 누군가를 필요로 했다.
5. 게이츠는 워싱턴 대학까지 걸어 갈 수 있는 거리에 살고 있었다.
6. 워싱턴 대학에서 새벽 세시에서 여섯 시 까지 컴퓨터를 공짜로 사용할 수 있있다.
7. TRW(회사명)가 버드 펨브로크에게 전화를 걸었다.
8. 펨브로크가 알고 있는 최고의 프로그래머는 두 명의 고등학생있었다.
9. 레이크사이드 고등학교가 학교에서 벗어나 프로그래밍에 매진하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이 모든 행운의 공통되는 요소는 무엇일까?
바로 그 모든 기회를 통해 빌게이츠가 추가적인 연습시간을 얻었다는 점이다.

출처 : 『아웃라이어』, 말콤 글래드웰 저



  이 외에도 영국의 비틀즈는 10대 후반의 어린 나이에 라이브 공연에 빨리 데뷔하는 성급한 부작용을 없애기 위해 작은 라이브 클럽 사장과 만나 그 클럽에서 1년 동안 매일 3시간씩 공연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으며 사장의 수완으로 관객을 동원하여 초보 밴드 비틀즈가 많은 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무대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스티브 잡스가 태어난 Mountain View라는 곳은 캘리포니아의 실리콘밸리 산업단지 바로 옆의 마을이었고, 바로 옆집에 HP의 수석 엔지니어들이 살고 있었으며, HP의 창업자인 Bill Hewlett에게 어린 나이에 부품을 부탁한 게 기특하게 보여 공장 아르바이트 자리도 얻게 되었다.

  그렇다면 빌 게이츠의 이야기와 위에서 말한 네 가지 항목에 대응되는 수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마치 나의 이야기처럼 바꾸어 위의 문장에서 주어와 목적어만 공란으로 남겨둔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 다음과 같은 문장이 만들어질 것이다.

  • 나는 _____ 덕분에 _____로 보내졌다.
  • 나의 ______는 _____를 할 만큼 여유로웠다.
  • 내가 아는 _____는 내가 하는 일인 ____와 아주 관련이 높은 기관인 ____에서 일하는 _____였고, 나는 _____를 통해 _____와 만날 수 있었다.
  • 내가 사는 곳 주변에는 ____가 있었다.
  • 나는 ____를 돕는 대신 ____를 할 수 있게 되었다.
  • _____에서는 나에게 공짜로 ____하는 것을 허락해 주었다.
  • _____가 나에게 ____를 해달라고 전화를 했다.
  • _____가 알고 있는 최고의 ____는 나였다.



  이런 식으로 문장을 만들고 성공한 사람의 행적을 요약적으로 나타내는 문장 옆에 그대로 대조시킨 뒤 나에 대해 곰곰이 고민한 다음 신중하게 공란을 채워나가기 시작한다. 종이 한 장을 두 단으로 나누어 왼쪽 단에는 내가 존경하는 성공한 사람의 이야기, 오른쪽 단에는 나의 이야기를 써 본다. 성공한 사람과 나의 각자의 속성을 일대일 대응시켜서 그와 같이 나도 동위원소가 되게끔, 그와 닮아가게끔, 조성만 바꾼 같은 곡을 연주하게끔, 선택적 모방을 위한 아이디어를 빨리 생각해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각의 틀을 만들어낸다.

  단 공란 안에 들어갈 단어(고유명사 포함)는 어떤 사람이 보더라도 코웃음을 치거나 비웃거나 '말도 안돼!'라고 소리치거나 동정의 눈길을 보내지 않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어야 한다. 그래서 더욱 더 채우기 힘든 것이다. 당장 손쉽게 채울 수 있는 단어들이 있다면 당신은 성공을 위한 환경 조성을 잘 해왔다고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하나도 채우지 못했다면 당신은 단어를 채울 수 있도록 일을 만들어서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그런데 그 일이란 무엇일까? 이것을 찾아내는 게 가장 어렵다. 주어진 환경, 태생, 유전, 자격, 타이밍, 시대 따위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일. 누구에게나 도전이나 참여의 기회가 열려있는 일 말이다. 지금 내게 떠오르는 건 슈퍼스타K, 스타킹, 아메리칸 아이돌, 행정고시와 같은 국가고시, 길거리 공연, 무작정 소매를 붙잡고 호소하거나 빌기 등이다. 모두 누구나 도전하고 참여할 수 있다. 물론 이 일들 중에서는 경쟁의 틀을 가지고 있는 일도 있고 그렇지 않은 일도 있다. 하지만 경쟁의 틀이 없다고 한다면 나의 '성품이나 인정'이 다른 성공한 사람들의 '주어진 환경'만큼 대단해야 한다. 그래야 이런 일들을 시작하는 사람도 성공할 수 있다고 넉넉히 예상할 수가 있다.

  책 '아웃라이어'는 조금만 삐딱하게 바라보면 이 시대의 수많은 패배자, 낙오자, 서민, 무능아 등의 약자들에게 '너희들은 절대로 성공할 수 없어. 성공하기 위해서는 운명, 조건, 환경이 있어 주어야 돼.' 라고 실망감을 안겨주면서 속삭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바라보는 사람의 인식은 위에서 말한 조건과 환경을 아무 것도 가진 것이 없는 사람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무시하고 성공한 사람들을 너무 높게 쳐다보는 열등감에 가득차 있을 것이 분명하다. '아웃라이어'는 모든 사람, 범인(凡人)들에게 성공의 방법을 알려주는 책인데 다만 독자들의 이해를 쉽게 도와주기 위해 사례만 성공한 사람들로 끌어다 쓴 것이다. 적어도 나는 그렇게 믿고 싶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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