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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3.23 허브 없는 네트워크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방법 (1)

     클러스터링 계수를 한국의 인터넷에 적용시켰을 때 한국어로 존재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모든 컨텐츠를 분류하고 연결시킨 네이버와 같은 포털이 있는 한국 인터넷은 매우 낮은 클러스터링 계수를 갖는다. 네이버는 허브이며, 허브가 많은 네트워크는 이 노드에서 저 노드로 가기 위해 그 허브를 거쳐야 하는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마치 저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 톨게이트를 거쳐야 하는 것처럼 권력과 장애물이 존재하게 만든다. 저 노드의 존재를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에 허브는 전 네트워크를 상대로 자신을 살펴보고 관찰한 다음 지나가라는 무언의 구조적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컨텐츠의 적은 양과 퍼가기를 통해 부풀려진 컨텐츠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구조적 권력은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한국의 인재들은 조금 더 탄탄하고 강한 허브를 만들기 위해 오프라인 사회의 구조가 갖는 고연봉 정규직으로 몰려 일한다. 인터넷 바깥에서도 한국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쏠림 현상은 인터넷 안에서도 그와 같은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는 마치 20대 후반이 되어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을 할 때 반드시 제1금융권의 은행을 통해야 하는 것처럼, 사금융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쪽은 위험한 사업자가 많이 몰려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은행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정해놓은 이자율과 상환조건을 따르는 것처럼 개인이 인터넷에 관한 한 구조에 편입하게 만든다. 


    인터넷을 처음 개발한 1960년대의 연구원들은 노드와 노드, 개인과 개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게 하는 순수한 목적에만 치중했으며 당시에는 집단지성을 인터넷에서 활용한다는 개념의 정립이 되지 않던 때였다. 초창기 인터넷은 구조가 없는 무작위적 네트워크를 생각하고 만들어졌다. 야후를 필두로 디렉토리화를 시도하기 전까지는 에르되스와 레니가 주장한 것처럼 딱히 자주 이야기하면서 지내는 사람들의 그룹도 없고 모두가 서로에게 동일한 정도로 친밀했다. 그래서 의견 형성을 위한 정보 습득 과정에서 쏠림이 없었다. 


    그렇다면 허브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공정하고 평등하고 민주주의적인 인터넷인가? 그러한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홈페이지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이 주는 편의성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이고, 그러한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인터넷은 보편적인 사람들이 가장 원할 것으로 생각되는 가장 풍부한 정보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네이버 통합검색의 검색결과 순서는 그러한 사용자의 가정에서 만들어졌고, 구글에서 아무 검색어나 입력했을 때 위키피디아의 항목 페이지가 검색결과 최상단에 올라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1960년대의 이메일과 일대일 메시지와 같은 기술로는 집단지성의 활동을 수행할 수 없었다. 집단지성이 대두되면서 허브의 역할을 하는 사이트, 사회적으로 약속된 광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지성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이 지금의 허브 중심의 거대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결과를 낳을 소지가 다분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현재 인터넷으로 사회 참여를 하고 정치와의 연계를 모색하는 네티즌들이 마주한 딜레마인 것이다. 같이 의견을 공유하려면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터페이스를 통해야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완벽히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구조를 만들 수 없는 여건에 놓여있다.


     허브가 없는 인터넷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이 드넓은 인터넷 공간에서 남들도 저 유명인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니 나도 팔로우하자는 부화뇌동은 금물이며, 전세계 공항 간의 항공로가 수송과 정비에 최대로 효율적인 국제노선 항공기 운행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네트워크와 같이 각자가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연결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파워 트위터리안들을 중심으로 결집한 사람들이 갖는 정치적 경향의 배타성은 허브를 만드는 주된 원인이 되고, 이는 잘 쓰면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하는 인터넷을 허브가 주축이 된 불평등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허브가 없는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나와 연결된 웹사이트로 바로 갈 수도 있지만 나와 ‘약한 연계’를 가진 타인을 통해서 그 웹사이트로 두번에 걸쳐서 갈 수도 있어야 한다. 추종자를 거느린 오피니언 리더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가깝고 동등한 관심을 받는 평범한 개인이 더 바람직한 네티즌으로 인식될 때, 그 때 인터넷은 포털 없이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멱함수 법칙의 네트워크가 된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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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wafflemaker.tistory.com 마키아또 2013.03.23 1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멱함수 법칙의 네트워크가 실현되는 곳이 어딜까 생각해보았는데, 그것은 바로 본문 안에 한 10개 이상의 웹페이지 링크를 다는 블로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개인의 북마크가 아닐까 한다. 가장 민주적인 곳 블로그와 북마크, 비민주적일 소지가 다분한 포털. 검색엔진도 완전히 민주적인 검색결과를 준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지금 이 논의는 순전히 편의성은 제쳐두고 말한 것이다. 결과를 얻기까지는 오래 걸리더라도 과정이 정의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고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