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모던한 대학생의 블로그나 YouTube의 개인 페이지를 보는 듯한 위의 화면은 사실은 국가권력의 가장 상층부에 위치한 영국 총리의 공식 웹사이트다. 물론 총리 그 자신이 사이트를 관리하지는 않지만 이곳의 뉴스와 비디오 자료는 모두 총리에게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이제 이 사이트의 요소들을 하나씩 짚어보도록 한다.


 이 사이트는 이렇게 6개의 메뉴로 구성되어 있다. 기능이 단순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자주 찾을 것 같다. 하지만 메뉴 내비게이션 바는 CSS만을 사용하여 마우스오버를 하면 흰색으로 바뀌게 되어 있는데 색깔이 바뀌는 속도가 느리다. 영국 사이트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지금 내 컴퓨터의 인터넷 속도가 느리기 때문일까? 아무튼 마우스오버를 했을 때 색깔은 바로 바뀌어주어야 사용자들이 불편한 마음을 갖지 않게 된다. 메뉴 사이의 간격 또한 조금 더 벌리고 글자 크기를 줄이는 게 더 세련될텐데, 이렇게 글씨를 크게 Times New Roman 체로 쓰는 건 영국식이라고 해야 하는 것일까.

 News를 클릭하면 다음과 같이 가장 최신의 기사가 하나 나온다. 이는 Number10.gov.uk가 블로그의 성격을 짙게 가지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블로그에서는 클릭 하나로 최신의 글 하나만 나타나면 불만의 소리를 들을 이유가 없다. 뉴스의 레이아웃, 즉 제목과 사진과 글과 외부 서비스 연동 버튼(twitter, digg 등등)은 다른 미국식 블로그와 똑같았다.


 이 사이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왼쪽 사이드바에 하위 메뉴를 놓음으로써 영양가 있게 쓰일 수 있는 공간을 불필요하게 잡아먹고 하위 메뉴가 지나치게 많아지거나(History and Tour) 지나치게 적거나(Meet the PM) 하위 메뉴를 클릭하면 기존의 사이트 트리 구조가 없어지고 본문 영역이 완전히 다른 페이지로 전환되는 점이다.




 Communicate 메뉴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사이트 방문자인 시민과 이 사이트의 운영자인 영국 정부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위해 만든 메뉴이며 따라서 기대도 컸다. 하지만 왼쪽의 그림에서 Go to number 10 e-petitions를 누르면 E-petitions라는 독립된 페이지로 전환되어 메뉴의 트리를 타고 내려오다가 갑자기 길을 잃게 된다. 차라리 Communicate -> e-petitions를 누르면 바로 두번째 그림의 사이트로 전환되고 현재 자신이 어느 위치에 있는지는 왼쪽 상단에 계속 보여주는 것이 좋겠다.


 또한 위의 그림에서 보듯 Search petitions 검색창은 카테고리별 검색 메뉴(view petitions) 에 중복해서 다른 위치에 등장하여 이용자에게 혼란을 준다. 검색창은 e-petitions라는 하위 메뉴 사이트의 윗부분이나 왼쪽 부분에 고정된 위치로 꿋꿋이 자리하여야 하겠다. 또한 단순히 텍스트 입력창과 검색 버튼만 있는 것이 아니라 search by..라는 디자인된 콤보박스나 라디오버튼을 검색창 주변에 넣어서 검색 결과의 범위를 조절할 수 있게 하면 좋겠다. 이렇게 되면 위의 그림과 같은 view petitions라는 하위 메뉴는 곧 검색창에서 검색 버튼을 눌렀을 때 나오는 검색 결과 창과 같아져야 하며, 검색창에서 search by 안에 넣은 항목들은 이곳의 sort by 안의 항목과 같아야 한다. 즉 모든 청원서를 보고 싶으면 view petitions 메뉴로 들어가고, 특정 petition만 보고 싶으면 검색창에서 검색 버튼을 눌러야 한다. 현재 검색창은 view petitions 메뉴보다 상위 메뉴에 위치해 있는데 굳이 이럴 필요가 없다면 검색창을 view petitions 메뉴 안에 집어넣어서 위의 그림과 충돌하지 않고 연계되게끔 만들어도 상관없을 듯하다.
 
 청원서 생성 (create a petition) 메뉴는 본문의 오른쪽 하단에 텍스트 링크로 자리하고 있어서 찾아가기가 힘들었고, 누른 이후에 나온 창에도 다음과 같이 '현재는 사용이 불가합니다' 라는 요지의 페이지만 나온다. 현재는 사용이 불가하다는 메시지를 큰 글씨와 아이콘으로 이러한 주절주절한 글의 위에다 띄워준다면 이용자는 얼마나 빠른 시간 안에 다른 곳으로 가야겠다는 결심을 할까. 너무나도 차분한 그들의 국민성은 이러한 UX의 허점도 묵인해줄 것일까?
 

 마지막 메뉴인 Number 10 TV이다. 이는 가장 첫 페이지에서 등장하는 비디오와 거의 비슷하게 생긴 페이지를 불러온다. 하지만 Number 10 TV에는 해당 비디오에 대한 보충 설명(News와는 조금 다른 별개의 컨텐츠) 대신 최신의 다른 비디오를 볼 수 있는 브라우저 목록 창을 옆에 놓았다. 이는 YouTube나 BBC, CNN 등이 쓰는 방식이다. 이러한 화면 구성은 좋다. 하지만 이 YouTube식 구성의 도움으로 Number 10 TV라는 메뉴는 메뉴로서의 입지를 상실한 듯하다. History and Tour 메뉴에는 마치 문화유적지의 웹사이트를 보듯 설명과 그림으로 내용이 꽉 차있는데, 이 Number 10 TV는 Number10.gov.uk의 메인 화면을 구성하는 요소가 중복된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이러한 메뉴는 과감히 삭제하고, 브라우저 목록 창을 메인 화면으로 옮긴 후 사이드바의 Latest Videos를 없애는 것이 훨씬 바람직한 것으로 인다. 메인 화면의 Latest Videos를 클릭하면 이 사이트 내에서 사이트가 전환되지 않고 새 창으로 YouTube가 열린다. 이 사이트 자체 플레이어만으로도 훌륭하기 때문에 YouTube는 아이콘만 남겨 App Store 위에 놓아 단순한 외부 링크로 처리하는 게 좋을 듯싶다.

<Number 10 TV 메뉴>

<첫 페이지>

  그래도 총리실이라는 작은 부서의 사이트답게 작은 규모로 블로그 형태로 꾸민 것은 상당히 마음에 들었고, 색상 조합을 어두운 청록색과 흑백으로 정한 점은 가장 멋있었다. 권위주의가 느껴지지 않지만 정보가 풍성하여 감사한 마음을 안고 돌아갈 수 있는 사이트인 것이다. 66년에 태어난 40대의 Cameron 총리의 웹사이트는 20대였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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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제부터인가 1996-7년대의 아주 기본적인 형태의 HTML 웹 페이지가 플래시를 이용한 조금 더 세련된 페이지로 탈바꿈하면서 한국의 정부, 시민단체들은 하나둘씩 자신들의 웹사이트를 만들기 시작했다. 웹사이트를 정말로 정보 제공의 목적으로 개설했는가 아니면 보여주기식으로 했는가는 사이트마다 다르겠지만 대다수의 웹사이트는 디자인에는 그리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한국 정부, 한국의 시민단체, 한국의 사단법인은 각자가 독창적인 CI나 테마 배색을 가지고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을까? 분명 그렇게 생각하여 일부러 지금의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나오게 되지는 않았을 것이고 아예 그들은 관심이 없었던 게 맞다.

  한국의 사기업을 제외한 그 외의 거의 모든 단체는 웹사이트를 디자인할 때 공통의 요소를 가지고 있다. 하늘, 들판, 건물, 새, 웃는 아이, 가족.. 등으로 이미지는 극히 한정되어 있다. 스크린샷을 통해 예를 들어 확인해 보자.

1. 한국인터넷기업협회 (www.kinternet.org)
2. 온나라 부동산정보 통합포털 (www.onnara.go.kr)
3. 정보공개시스템 (www.open.go.kr)
 이렇게 초록색과 파란색의 배색을 기본으로 하여 사이트마다 그다지 큰 변화가 없다. 정부에 대한 고정적인 이미지를 이와 같이 정한 사람은 누구일까. 반드시 정부 사이트가 편안하고 안정된 느낌을 추구해야 한다는 주장은 맞을 수 있지만, 웹사이트 디자인에서 등장하는 클립아트는 세련되지는 못하다. 아무도 이러한 초등학교 교재 느낌의 삽화에 반발하지 않는다.

 모듈과 버튼이 확실하게 구분되어 있어 여백이 많고 한 페이지에 정보의 양이 적은 한국의 웹사이트와는 달리 유럽은 입체 효과와 플래시를 덜 사용하고 단순하면서도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표시해주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1. 덴마크 비즈니스정보 전자정부 (www.virk.dk)
2. 네덜란드 왕실 메인페이지 (
www.regering.nl)
3. 영국 국회 메인페이지 (www.parliament.uk)


특히 나는 영국 의회의 날마다 업데이트되는 정보를 계속해서 대문에 바꾸어 달아주는 인터넷신문 형식의 웹사이트 레이아웃이 참 마음에 든다. 고정적인 그림을 메인화면에 계속 띄워 놓음으로써 정체된 느낌을 주지 않고 매일 들어올 때마다 내용이 다르다. 마치 네이버 같은 포털사이트를 보는 것처럼 그 바뀌는 정도가 상당하다. 그리고 바뀌고 있다는 것을 단순히 게시판의 새글 표시(오렌지색 N 네모)가 아닌 사진과 요약문을 통해 보여주기 때문에 더욱 더 정부 기관의 성실성에 반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사이트들 또한 물론 지속적으로 자체 게시판 내에 글을 업로드하고 새로운 정보를 띄워주겠지만 그것이 눈앞에 보이지 않고 꽁꽁 숨어 있는다면 나와 같은 국민들은 흥미를 가지고 접근하기가 어렵다. 보여주기식 웹사이트 구축이라고 사람들이 오해하지 않기 위해서는 한국의 정부나 시민단체 사이트도 내용 위주로 사이트를 채워나가야 하고 공간을 불필요한 그림으로 때우지 말아야 하겠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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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Favicon of http://zenovelist.tistory.com zeno 2009.10.30 21:1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레에 한국 시민단체는 없네 ㅋㅋㅋ

  2. Favicon of http://wafflemaker.tistory.com 2009.10.31 12:3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휴가 나가서 집을 나가기 2시간 전에 급 포스팅한 거라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