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희열 6집 'THANK YOU'의 이 곡 Bon Voyage에 대해서는 정말 그들이 리메이크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여 이렇게 내가 동영상도 만들어 보았다 ^^;;



(원래의 뮤직비디오)


하지만 나의 동영상은 2주간 엄청나게 많은 '싫어요' 표를 받았고, ('싫어요'를 10개나 받다니.. 똑같이 Perfume을 주제로 한 nanostudio 동영상은 '좋아요'만 받았다) Insight Stats를 본 결과 일본 20대-40대의 남성들이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나는 이로서 함부로 타국 곡의 리메이크를 제안하거나 추천할 수는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정치인이 소통에 실패하면 책임을 통감하듯이 나도 이 작은 실험에서 실패의 책임을 느꼈다. 동영상을 삭제할까 생각했지만 내가 생각해도 싱크가 훌륭하고 3시간의 노력도 있고 해서 삭제하지 않았다. 지금 이 동영상은 처음부터 예상했던 대로 제3자 저작권이 주장되어 소유권이 넘어간 상태이다.

그런데 같은 비디오를 보여준 한국의 네이버 퍼퓸 팬카페의 경우는 댓글을 단 사람들이 모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국과 일본의 특별한 양국 관계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고 함부로 말할 수는 없다. 리메이크를 제안한 나와 리메이크 곡의 국적이 한국이 아니라 일본과 외교적으로 민감한 이슈가 거의 없는 아일랜드나 서로 돕고 사는 우호적인 국가인 오스트레일리아였다 하더라도 이런 식의 동영상에 대해 현지인은 마찬가지로 거부감을 보이기가 쉬울 것이다. 

현지 정서에 맞는 음악을 타국에서 선택해주는 것은 누군가는 고맙게 생각할지도, 누군가는 불쾌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현지의 반응은 여러 변수에 의해 달라진다. 타국에서 현지에도 이미 알려진 '이미 먹힌' 음악을 먼저 현지 가수로 하여금 리메이크하기를 제안한다면 현지의 팬들은 그 음악을 이미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별 탈 없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유희열은 일본 남성들에게는 전혀 알려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잘 알고 있는 해외 가수의 곡을 내가 사랑하는 아이돌이 리메이크했을 때의 거부감은 적거나 없을 것이 분명하다. 그 사람이 개방적인 문화관을 가지고 있다면.. 그런데 지금은 그렇지가 못했다.

만약 유희열과 같이 마케팅과 해외 진출에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는 아티스트가 아니라 지금 마케팅과 언론의 주도권을 가지고 한류를 주도하고 있는 가수의 곡의 리메이크를 똑같은 방식으로 제안했다면 상황이 어떻게 되었을지 궁금하다. 만약 유명한 가수니까 그에 따라 이미 알려졌으니까 긍정적인 반응만 쏟아져나온다면 개인적으로는 우매한 대중의 작태에 혀를 내두를 것이다. 긍정적 혹은 부정적 반응이 얼마나 컨텐츠를 노출하느냐에 따라 달려있지는 않다고 굳게 믿는다.

나는 비디오를 올릴 때 일본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일본어로 번역한 글과 일본어 자막을 썼다. 하지만 내가 한국사람임은 분명히 밝혔다. 반대로, 유희열과 퍼퓸을 좋아하는 '일본 사람이' 일본 사람들 혹은 한국 사람들의 반응을 알아보고자 글을 썼다면 비디오를 보는 일본 사람들은 같은 일본 사람이 좋은 곡을 추천해주었기에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며, 한국 사람들은 그 비디오를 보고 한국의 음악을 알고 관심을 가져준 일본 사람이 고마운 마음이 앞서 역시 항상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생각된다. 왜 너희들이 함부로 우리 음악을 가져다 쓰냐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한국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 표절이 아닌 한 외국인이 주체가 되어 한국 곡을 가져다 쓰면 한국 사람들의 시선은 우선적으로 '뿌듯함과 고마움'이다.


▲ 이 비디오를 보고 왜 서양인이 함부로 한국어로 노래를 부르냐고 거부감을 갖는 한국 사람이 있을까. (현재 '좋아요' 16개) 물론 이 비디오의 경우 서양인과 이 노래의 원 저작자가 아티스트로서 인정받지 않았고 리메이크가 아닌 자작곡이라는 차이점이 있기는 하지만, 이 비디오를 만든 주체의 국적은 곡의 국적이 아닌 가수의 국적이라는 점에 주목하자. 내가 만든 퍼퓸 리메이크 비디오에서는 주체인 내가 가수의 국적(일본)이 아닌 곡의 국적(한국)이었다.

결국 다른 나라의 곡을 리메이크하거나 다른 나라 언어로 곡을 만들어 부를 때 사람들의 좋은 반응을 얻기 위해서는 리메이크하고 곡을 만드는 쪽에서 먼저 행동해야 한다는 점이 증명되었다. 문화상대주의도 컨텐츠를 생산하는 주체가 컨텐츠를 소비하는 객체보다 먼저 주도하여 좋은 방향으로 구현해나가야 양 측 모두가 좋아하는 진전이 있다. 객체가 주도하는 문화상대주의는 극명한 입장 차이를 낳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그동안 생각해놓은 곡은 여러 곡 더 있었다.


비슷한 느낌의 マカロニ와 크리스마스 카드

Clazziquai - Salesman
이 곡은 일본어로 가사를 그대로 번역해서 부르면 참 멋이 난다고 생각한다.

W&Whale - 고양이 사용 설명서

APLS - Lucky7

엄정화 - D.I.S.C.O

이렇게 트랙을 뽑아서 가상의 compilation 앨범을 구상해본다. 앨범 제목은 Perfume♡韓國 REMAKE. 


+ 이 글을 한국과 일본 네티즌들이 모두 보았으면 좋겠다. 일본 사람들은 구글 번역기로 돌려서 볼 수 있으니까. 그래서 서로 한발짝 더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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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때 나는 꽤나 소심한 사람이어서, 사랑노래를 들을 때에는 굳이 가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나중에 보면 이런 가사의 곡들만 즐겨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도시적인 차가움과 이성을 유지하려고 호탕한 웃음과 능글맞은 행동과 자신감 넘치는 멘트를 잊고 지내다가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식어 떠나버리는, 그래서 뒤늦은 후회로 그녀를 잡아보려는 남자의 스토리텔링. 곡의 뼈대를 위한 고정 테마로 쓰기에는 참 괜찮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경험과 실수에 비추어보아도 이런 스토리텔링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The song is sung from the point of view of a selfish and self-obsessed man, who is possibly incapable of love, and who is now drinking whiskey and feeling sorry for himself. It’s a completely tactless song.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 here, Neil places withering emphasis on the word “guess” – “or, you know, I guess I could have held you. So actually, “maybe I didn’t love you” is a completely logical conclusion. It was written originally as a country song, and it’s a very maudlin and in my opinion slightly cynical country song. I sang it on the record like that. At the same time, it’s a beautiful melody.”

"이 곡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에게 집착한, 그래서 아마 사랑을 할 능력이 없는 남자의 관점에서 부른 곡이에요. 그래서 그는 위스키를 마시며 자신을 탓하고 있죠. 이건 완전히 서투른 자신에 대한 곡이에요. 그리고 난 내가 네게 말하지 않은 걸로 추측해(And I guess I never told you에 대한 후의 설명을 위해 부득이하게 직역을 하였다-역주)"-여기서 Neil은 "추측해"라는 단어에 희미한 강조를 한다-"혹은, 뭐, 난 내가 너를 안아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 식으로요. 그래서 사실 "아마 난 너를 사랑하지 않았나봐"는 완전히 논리적인 결론입니다. 이 곡은 원래 컨트리 곡으로 쓴 건데 그래서 참 감상적이고 제 의견으로는 약간 냉소적인 컨트리 곡이에요. 전 녹음을 할 때 그런 감정으로 노래를 했어요. 그와 동시에 멜로디가 참 아름답죠."

Neil Tennant,  Metro, Nottingham Post,
features, interviews by Mike A on July 27, 2010 (링크)



Always on My Mind
Pet Shop Boys


Maybe I didn't treat you quite as good as I should
어쩌면 난 널 대할 때 애인으로는 별로였나봐
Maybe I didn't love you quite as often as I could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최선은 아니었나봐
Little things I should've said and done, I never took the time
내가 말하고 했어야 하는 것들을 나는 외면했지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Maybe I didn't hold you all those lonely, lonely times
어쩌면 난 니가 외로울 때 널 안아주지 못했나봐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I'm so happy that you're mine
또 네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아 니가 내 사람인게 기쁘다는 말
If I made you feel second best, I'm so sorry, I was blind
만약 니 기분이 그저 그렇다면 몰랐어 난 정말 미안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Tell me, tell me that your sweet love hasn't died
말해줘 니 사랑은 시들지 않았다고
Give me one more chance to keep you satisfied, Satisfied
한번 더 니 마음을 돌릴 수 있게 기회를 줘

Little things I should've said and done, I never took the time
내가 말하고 했어야 하는 것들을 나는 외면했지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Tell me, tell me that your sweet love hasn't died
말해줘 니 사랑은 시들지 않았다고
Give me one more chance to keep you satisfied
한번 더 니 마음을 돌릴 수 있게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x5)

Maybe I didn't treat you quite as good as I should
어쩌면 난 널 대할 때 애인으로는 별로였나봐
Maybe I didn't love you quite as often as I could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최선은 아니었나봐
Maybe I didn't hold you all those lonely, lonely times
어쩌면 난 니가 외로울 때 널 안아주지 못했나봐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I'm so happy that you're mine
또 네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아 니가 내 사람인게 기쁘다는 말
Maybe I didn't love you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완전한 fade out:반드시 이때 fade out이 되어야 한다(이유[각주: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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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 가사를 일부러 직역하지 않고 약간의 생략이나 의역을 통해 한글로 바꾸어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운율 만들기에 신경을 써 보았다. 이렇게 하면 PSB의 명곡을 한국어로 불러도 아무런 이상할 것이 없게 된다. 그들의 감성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한 국가를 기준으로 하면 꼭 뮤지션 10팀 정도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소심한 남자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이 곡을 다음 곡의 MR 스타일로 편곡하여 부르면 참 좋을 것 같다. 편곡은 슈퍼스타K2의 Top 11편을 본 이후로, 물론 그 이후에 의해서도, 참 매력적이고 이전에 없던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 내가 남자 친구라면(토이) - 일렉피아노와 스트링으로 최대한 순수함을 살려서


2. Destiny(불독맨션) - 좀더 빠른 비트와 브라스가 들어가서 조금 더 경쾌한 느낌
 

이런 글 처음인데, 그냥 갑자기 생각났어요. 어떠신지요? 댓글 써주세요~^^


  1. As for Always On My Mind, the song’s seemingly warm and heartfelt sentiments are undercut by Tennant’s final line, delivered just as the track starts to fade. “Maybe I didn’t love you”, he sings once more – and this time there’s no qualification, just a brutal full stop.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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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박한 2010.10.29 09:1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번역 잘 봤다 ㅎ

    예전엔 잘 몰랐는데 PSB가 예전 곡들을 디스코 또는 신스 팝으로 다시 만든 경우가 몇개 있더라.

    지금 기억나는 건..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losing my mind 밖에 없네 ㅋ;

    네가 생각하는 그 두가지 편곡 방식도 꽤 괜찮을 것 같다. 요즘 우리나라 트렌드로 봐서는 첫번째 방식이 잘 먹히겠지. 카페에서 틀 만한 분위기일 것 같다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