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스터링 계수를 한국의 인터넷에 적용시켰을 때 한국어로 존재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는 모든 컨텐츠를 분류하고 연결시킨 네이버와 같은 포털이 있는 한국 인터넷은 매우 낮은 클러스터링 계수를 갖는다. 네이버는 허브이며, 허브가 많은 네트워크는 이 노드에서 저 노드로 가기 위해 그 허브를 거쳐야 하는 구조를 제공함으로써 마치 저 도시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 톨게이트를 거쳐야 하는 것처럼 권력과 장애물이 존재하게 만든다. 저 노드의 존재를 알려주는 친절한 안내인의 역할을 수행하는 대신에 허브는 전 네트워크를 상대로 자신을 살펴보고 관찰한 다음 지나가라는 무언의 구조적 권력을 가지고 있다. 한국 컨텐츠의 적은 양과 퍼가기를 통해 부풀려진 컨텐츠의 특징을 감안한다면 구조적 권력은 더욱 강하게 작용한다. 한국의 인재들은 조금 더 탄탄하고 강한 허브를 만들기 위해 오프라인 사회의 구조가 갖는 고연봉 정규직으로 몰려 일한다. 인터넷 바깥에서도 한국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쏠림 현상은 인터넷 안에서도 그와 같은 모습을 만들어냈다. 이는 마치 20대 후반이 되어 주택마련을 위한 대출을 할 때 반드시 제1금융권의 은행을 통해야 하는 것처럼, 사금융을 이용할 수도 있지만 그쪽은 위험한 사업자가 많이 몰려있어서 어쩔 수 없이 은행이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정해놓은 이자율과 상환조건을 따르는 것처럼 개인이 인터넷에 관한 한 구조에 편입하게 만든다. 


    인터넷을 처음 개발한 1960년대의 연구원들은 노드와 노드, 개인과 개인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게 하는 순수한 목적에만 치중했으며 당시에는 집단지성을 인터넷에서 활용한다는 개념의 정립이 되지 않던 때였다. 초창기 인터넷은 구조가 없는 무작위적 네트워크를 생각하고 만들어졌다. 야후를 필두로 디렉토리화를 시도하기 전까지는 에르되스와 레니가 주장한 것처럼 딱히 자주 이야기하면서 지내는 사람들의 그룹도 없고 모두가 서로에게 동일한 정도로 친밀했다. 그래서 의견 형성을 위한 정보 습득 과정에서 쏠림이 없었다. 


    그렇다면 허브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 공정하고 평등하고 민주주의적인 인터넷인가? 그러한 인터넷에서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는 홈페이지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아야 하지 않을까? 인터넷이 주는 편의성에서 가장 강조되어야 하는 것은 짧은 시간 내에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것이고, 그러한 사용자의 요구에 따라 인터넷은 보편적인 사람들이 가장 원할 것으로 생각되는 가장 풍부한 정보를 가장 잘 보이는 곳에 두었다. 네이버 통합검색의 검색결과 순서는 그러한 사용자의 가정에서 만들어졌고, 구글에서 아무 검색어나 입력했을 때 위키피디아의 항목 페이지가 검색결과 최상단에 올라오는 것도 그 때문이다. 1960년대의 이메일과 일대일 메시지와 같은 기술로는 집단지성의 활동을 수행할 수 없었다. 집단지성이 대두되면서 허브의 역할을 하는 사이트, 사회적으로 약속된 광장이 더 중요해진 것이다. 그렇다면 집단지성에 대한 사람들의 갈망이 지금의 허브 중심의 거대한 구조를 만들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민주주의를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비민주적인 결과를 낳을 소지가 다분한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것이 현재 인터넷으로 사회 참여를 하고 정치와의 연계를 모색하는 네티즌들이 마주한 딜레마인 것이다. 같이 의견을 공유하려면 인터페이스를 만들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인터페이스를 통해야만 다른 사람들의 의견도 들을 수 있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구조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완벽히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구조를 만들 수 없는 여건에 놓여있다.


     허브가 없는 인터넷으로 다시 돌아가자면 이 드넓은 인터넷 공간에서 남들도 저 유명인의 트위터 계정을 팔로우하니 나도 팔로우하자는 부화뇌동은 금물이며, 전세계 공항 간의 항공로가 수송과 정비에 최대로 효율적인 국제노선 항공기 운행을 보장하기 위해 만든 네트워크와 같이 각자가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과도 연결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파워 트위터리안들을 중심으로 결집한 사람들이 갖는 정치적 경향의 배타성은 허브를 만드는 주된 원인이 되고, 이는 잘 쓰면 민주적이고 공정하고 평등한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게 하는 인터넷을 허브가 주축이 된 불평등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다.


     허브가 없는 인터넷을 편리하게 이용하기 위해서는 나와 연결된 웹사이트로 바로 갈 수도 있지만 나와 ‘약한 연계’를 가진 타인을 통해서 그 웹사이트로 두번에 걸쳐서 갈 수도 있어야 한다. 추종자를 거느린 오피니언 리더가 아니라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가깝고 동등한 관심을 받는 평범한 개인이 더 바람직한 네티즌으로 인식될 때, 그 때 인터넷은 포털 없이도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멱함수 법칙의 네트워크가 된다.

Posted by 마키아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Favicon of http://wafflemaker.tistory.com 마키아또 2013.03.23 15:29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마지막 멱함수 법칙의 네트워크가 실현되는 곳이 어딜까 생각해보았는데, 그것은 바로 본문 안에 한 10개 이상의 웹페이지 링크를 다는 블로그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개인의 북마크가 아닐까 한다. 가장 민주적인 곳 블로그와 북마크, 비민주적일 소지가 다분한 포털. 검색엔진도 완전히 민주적인 검색결과를 준다고 보장할 수는 없다. 지금 이 논의는 순전히 편의성은 제쳐두고 말한 것이다. 결과를 얻기까지는 오래 걸리더라도 과정이 정의로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를 고민했다.

 는 트위터를 통해 국회의원들을 한명씩 팔로우해가며 그들의 웹사이트를 방문하다가 그들이 어떤 나날들을 거쳐 국회의원이라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는지를 보게 되었다. 유명한 사람의 개인적이거나 공적인 홈페이지에 가면 항상 그 사람의 직책과 보직과 수상내역을 연도별로 정리해놓은 페이지가 있다. 그런데, 국회의원이 되기 위한 방법은 내가 한번에 정리할 수 없을 정도로 너무나도 다양했다. 예과-본과-인턴-레지던트라는 편한 의사의 그것과는 달랐다. 그리고 국회의원이 되기 전에 거쳐가는 곳은 일직선이 아니었다. 즉 언론 쪽으로 진로를 시작한 사람, 법조인으로 진로를 시작한 사람, 정당인으로 진로를 시작한 사람의 거쳐가는 곳이 절대로 겹치거나 교차될 일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당 대변인은 기자 출신도, 검사 출신도, 외교관 출신도 모두 받아주었다. 여러 국회의원들의 주요경력 페이지를 들춰본 나는 마침내 입대 전 산업공학과에서 들었던 OR 수업을 떠올리며 직책, 보직, 수상내역을 노드로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의 하는 일이 어떻게 바뀌어가는지를 링크로 하는 커다란 network diagram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노드는 앞서 말했듯 직책, 보직, 수상내역 등이다. 아래부터는 직책, 보직, 수상내역 등을 간단하게 '타이틀'이라고 명명하겠다. 그러나 어떤 직책, 어떤 보직, 어떤 수상내역이냐에 따라 같은 것이라도 등급이 나뉜다. 같은 업종이나 직종이라도 그 안에 속한 기업의 가치를 대,중,소로 나눌 수 있다면 그 업종/직종의 과장, 부장이라는 노드는 각각 세 개가 된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어떤 사람은 위의 과장, 부장을 한 개로 정의하고, 다른 사람은 세 개로 정의하고, 또 다른 사람은 열 개로 정의한다면 실제 network diagram의 노드 개수는 몇 개로 정해져야 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즉 각각의 노드 그리고 노드들은 링크와 같이 기존의 프로필 기록과 통계 자료라는 객관적인 근거에 의해 자동으로 객관적으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다. 링크의 정의는 수학적이고 통계적이지만, 노드의 정의는 인문사회과학에 더 가깝다. 노드를 정의하는 방법은 단일한 정부나 연구기관 주도의 일방적 결정으로 할 수도 있고, 투표나 위지아(www.wisia.com)와 같이 불특정다수의 집단지성적 결정으로 할 수도 있다. 서로 다른 회사, 서로 다른 소득 수준, 서로 다른 국가 등과 같은 차이점을 어느 정도까지 무시할 수 있을 것인가에 따라 노드의 수가 결정될 것이다.

 링크는 방향성과 가중치를 가지고 있다. A노드와 B노드 사이에 A->B의 링크가 있다면 이는 어떤 한 사람이 A의 타이틀을 거친 뒤 B의 타이틀을 얻게 되었음을 뜻한다. 링크의 가중치는 A의 타이틀에서 B의 타이틀로 가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을 해야 하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지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 검사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는 링크와 시청 참모를 거쳐 국회의원이 되는 링크가 있다면 두번째 링크의 가중치가 더 많은 식으로 구분을 한다. (실제로 그런지는 나도 모르고, 그런지 여부는 통계자료와 분석 기법을 통하여 객관화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A의 타이틀에서 B의 타이틀로 이동한 사람들의 수가 많을수록 링크의 가중치는 반비례하여 낮아진다. 많은 사람들이 그 전철을 밟았다는 것은 그러한 방법으로 진로를 설정하는 것이 사회적으로 가장 적합하다고 인정되었음을 암시하기 때문이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3대 국가고시이다.
 마지막으로 A의 타이틀에서 B의 타이틀로 이동한 연도의 자료도 링크의 가중치를 계산하는 데이터베이스에 반영을 해서, 시간이 지나 연도가 올라갈수록 한 사람의 A->B 링크가 갖는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어야 하겠다. 경제학의 감가상각과 비슷한 개념으로 시간의 가치도 적용할 필요가 있다.

 한 사람에 대한 정보를 모두 수집하여 그 사람에 대한 network diagram을 만들었다면 이제는 그 사람과 같이 일하는 사람 혹은 관련인, 즉 동료나 상관이나 후임이나 협력 직종 인사의 정보를 수집하여 기존에 있는 network diagram에 노드와 링크를 추가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노드-링크 network diagram은 현실성 있는 진로와 직업세계의 현황을 한눈에 간단히 볼 수 있게 해주며, 아직 진로를 정하지 못하거나 자신이 생각한 진로가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판단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network diagram 오른편의 검색 사이드바에서는 각 직업분야에서 성공한 유명한 사람들을 트위터에서 인물 검색을 하듯 검색할 수 있으며, 검색결과는 사람들의 얼굴 사진, 직업분야 분류와 함께 나타나게 된다.

 노드와 링크에 대한 정보 수집은 이미 신문 기사에 실려있는 수많은 유명인들의 프로필 자료, 네이버에 있는 인물정보, 정부기관이 가지고 있을 법한 자국민의 신상자료를 바탕으로 하며 필요하다면 사람들의 동의를 구한 인터뷰를 통해 추가적인 비공식적인 자료를 더하는 식으로 진행하면 될 것이다. 따라서 이 network diagram을 관리하는 가장 적합한 기관은 '중앙정부'가 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이것은 전자정부 서비스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커리어넷이라는 온라인 진로지도 사이트는 교육과학기술부에서 관리하고 있는데, 내가 생각하는 이 서비스 역시 교육과학기술부가 가장 적합한 것으로 보인다. network diagram과 이 서비스의 관리 주체는 무언가를 변화시키거나 결정하는 행위자의 역할을 하지 않는다. 다만 이미 있는 자료를 분석하여 사람들에게 알려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이 network diagram은 독자적인 서비스로 남아있기보다는 기존에 있는 서비스에 연동되거나 추가되는 편이 훨씬 더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에는 내게 network diagram을 연동하고 추가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끔 하는 사이트를 소개했다.

1. 커리어넷 http://www.careernet.re.kr/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공동으로 제작한 학생 및 일반인의 진로·직업 교육 및 정보 제공 포털 사이트이다. 나는 이 사이트를 왜 이제야 알았는지 모르겠다. (네이버 북마크에서는 2010년 8월 22일 현재 총 661명이 이 사이트를 북마크로 추가했다)

사이트의 메인화면이다. 상당히 '교육적으로' 생겼다. 정부 사이트 하면 고정적인 디자인인 푸른 하늘과 지구, 반짝이는 별들.. 그래도 사이트에 메뉴 버튼들과 요약 정보로 꽉 차있는 걸 보면 이 사이트가 상당히 알차고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곳이라는 인상을 받게 된다.

중고등학교때 진로상담 선생님의 책꽂이에 꽂혀 있던 정부 간행물인, 백과사전처럼 두꺼운 '직업사전'이 이렇게 온라인에서 분류검색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된다. 분야는 세분화되지 않아서 몇몇 직업은 분야별 검색으로 찾기가 힘든 단점이 있다.

어쩌다가 취업준비요령 이라는 메뉴를 발견하게 되었는데, 위의 다섯 가지 항목을 보고 나서는 '풋, 뭘 그리 당연한 걸 말하고 그러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네트워킹 활용하기'가 가장 위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은 상당히 깊은 인상을 주었다.

이런 식으로 인턴 자리를 얻으려면 어느 선배에게 연락해서 어떻게 처신하라는 지극히 실용적인 내용이 교육 자료로서 제시된다.

 솔직히 이 내용은 매우 교육적이며, 남에게 피해를 주는 등의 비도덕적 행위를 설명한 것은 절대 아니다. 그런데 왜 대학교 친구들, 선후배들끼리만 잡담을 주고받을 때에는 취업과 스펙에 관한 이야기는 비밀스럽게 해야 될 것만 같고 왠지 죄악시되어야 마땅한 것처럼 들릴까.

커리어 스펙트럼 EX는 특허출원까지 한 유명한 웹 애플리케이션이다. 하지만 나는 주변에서 이걸 쓴 사람을 못 봤다. 이유는 하나다. 내가 너무 어리다.

이렇게 어느 정도의 사람이 합격하고 어느 정도의 사람이 떨어졌는지가 실시간으로 나온다. 하지만 실제 인사담당자들이 학교, 학점, 토익만 가지고 서류 합격/탈락을 결정짓는 것일까 하는 의문이 든다. 이 모듈은 그러한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나같은 사이트 이용자는 조금 더 정밀한 자료를 갈망한다.

 

Posted by 마키아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