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음레코드 사무실이 성수동이었다는 걸 알아내면서 카카오맵을 다시 뒤졌다.
성수전략정비구역 이라는 흥미로운 단어가 나왔다.

아파트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먼저 고려한다.
공원과 힙한 골목상권
그리고 남은 곳이 재개발 대상이 된다.

을지로가 고층 고급 아파트로 바뀌면서 제조업 벨트가 잘려나갔다.
성수나 을지로나 업종은 비슷하고 그래서 재개발 패턴도 비슷하다.
을지로와 달리 여기는 압구정 청담과 가깝다는 점 때문에 더 hype가 있는 느낌.

조금은 정돈되지 않은 모습이지만.. 이라고 짧게 평하는 이들의 개발 논리는 완고해서 꺾기가 힘들다.

방산시장에서 고주파기기를 다뤄본 나로서는 제조업을 골목상권과 아름답게 섞어놓는 것이 가장 투쟁 없는 상생 전략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일반 소비자들의 비판적 상황 인식과 공존의 아량이 필요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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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에서 영어 문장을 한글 자판으로 입력한 결과물을 가지고 문자를 통해 소통하면 그 자체로 암호가 된다.

그러면 이렇게 쓰게 된다.

Then it is written like this.

소두 ㅑㅅ ㅑㄴ ㅈ걋ㅅ두 ㅣㅑㅏㄷ 소ㅑㄴ.


문제: 한글 자판으로 입력한 영어 문장은 Google Translate에 붙여넣으면 영어 자판으로 입력한 문장으로 아래에 변환됨. theYT.net 에서 변환해줌.


좀 더 높은 단계로 가면 일본어의 KANA INPUT 문장을 한글 자판으로 입력한 결과물이 있다.(말하고 싶은 내용을 일본어 문장으로 쓰되 KANA INPUT을 기준으로 글자를 입력하고 한글 자판으로 입력)

그러면 이렇게 쓰게 된다.

ではこのように書かれる。

ㅈ[류ㅏ94ㅑㅅㅅ;.>


그보다 높은 단계는 이와 같다.

말하고 싶은 내용을 한글로 쓰되 한글의 일본어 표기법에 맞는 KANA INPUT의 카타카나를 입력하고 한글 자판으로 입력

그러면 이렇게 쓰게 된다.

グロミョン イロッケ スゲ デンダ。

ㅗ["ㅜ(ㅛ ㄷ"ㅋ' ㄱ'[ ㅈ[ㅛㅂ[>



3단계는 전혀 모를듯.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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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의 마지막 코스로 아카기 유업 (한국으로 치면 빙그레 정도)의 공장 견학을 갔다왔습니다.
 전체적인 총평은 .. 암스테르담의 Heineken Experience가 진짜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을 주된 타겟으로 한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을까? 하는, 굉장히 잘 짜여진 1시간짜리 프로그램이었다는 생각입니다.
 공장 견학은 인터넷으로 사전에 예약을 해야만 갈 수 있고요, 저는 2개월 전에 예약했습니다.
 공장에 방문하는 오늘은 그 전의 일정 때문에 우에노에서 上越新幹線 죠에츠신칸센을 탈 수가 없어서 택시를 타고 갔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렸습니다. 이케부쿠로 근처에서 1시간 40분이 걸리더라고요. 고속도로를 탔는데도 그렇게 걸렸습니다. 사이타마는 정말 큰 현이구나라는 걸 느꼈습니다.
 공장에 도착하니 예상은 했지만 역시 아이들을 데리고 온 견학 방문객들이 정문에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저는 이번 회차의 유일한 외국인이어서인지 경비아저씨부터 리셉션의 직원까지 견학이 언제 끝나고 택시를 예약해줄테니 걱정 말고 짐도 맡겨달라는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공장 내부의 일하는 모습을 창문을 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볼 수 있는 것이 이 견학 프로그램의 큰 장점입니다. 옛날 중학생 때 포스코 용광로 견학했던 생각이 나네요. 바로 그 앵글입니다. 하지만 식품 회사이기 때문에 위생관리상 완벽히 차단된 통로를 걸어다니면서 쾌적한 온도의 공간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면서 아이스크림 제조공정의 처음부터 끝까지를 순서대로 보는 것이 특징입니다.
 입구에서부터 슬리퍼로 갈아신는데 자동문이 두 개고 벌레 유입을 막기 위해 자동문이 동시에 열리지 않고 하나가 완전히 닫혀야 다른 쪽 자동문이 열리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공장 내부는 촬영이 금지되어 있고요, 가이드는 각 공정마다 설명을 하면서 TV로 자세한 영상을 보여줍니다. 위에서 내려다보기 때문에 생산 설비가 어떻게 배치되어 있고 어느 공정이 먼저인지, 그리고 아이스크림 막대기가 어느 통로를 통해 올라오고 어떻게 액체 믹스에 꽂히는지, 뽑기 추첨 막대기는 어떻게 분배되는지 같은 건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데 아이스바 (가리가리군) 가 어떤 모습으로 매달려서 움직이는지는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아야 하므로 그런 내용을 짧은 실사 동영상을 통해 설명해줍니다.
 통로 벽의 칠을 가리가리군의 여러 캐릭터로 그려놓아 알록달록한 색상과, 각 비디오의 배경음악에 일괄적으로 사용한 빠른 비트의 테마 음악(무한도전 테마 음악과 비슷합니다), 나레이션의 남자아이의 목소리, 아동복 매장이나 어린이 프로그램에 사용하는 폰트,  반말체의 안내문, 그리고 회사의 슬로건인 '놀자'. 가 하나가 되어 아카기 유업의 아이덴티티를 확고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사이타마 현의 손꼽히는 중견기업(직원수가 831명)이면서 마케팅을 이렇게 세련되게 한다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공장 견학 후에는 Heineken Experience처럼 무료 시식코너와 기념품 매장을 마련해놓았는데 저는 가리가리군 요구르트맛과 AKAGI Premium 럼주+초콜릿+건포도맛을 먹었습니다. 특히 두번째 아이스크림에서 건포도가 사르르 녹아서 젤리처럼 씹히는 게 일품이었습니다. (아이스크림은 외국 수출이 어렵다는 점에서 소중하지요) 무료 시식코너에서 오후 4시부터 4시 25분까지 쉴 수 있게 해놓았는데 그 틈을 타 제가 가이드에게 물어보았습니다. 외국인도 와요? 라고 물어보니까 태국과 필리핀에서도 왔다고 합니다. 아마 사이타마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건물을 나올 때는 택시가 준비되었다는 직원의 친절한 안내로 교통편의 걱정 없이 택시를 타고 신칸센 역인 혼죠와세다역으로 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기본요금 1000엔에 총 3000엔이 들어가서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버스가 안 다니니 어쩔 수 없지요) 그래도 투자한 돈이 하나도 안 아까운 멋진 견학이었습니다. 죠에츠 신칸센을 타고 나가노 쪽으로 가시는 분들이 중간에 이곳을 들러 견학을 하시고 다시 나가노로 가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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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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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and to me

연구/기획노트 2018. 7. 17. 06:29
체크리스트, 일의 프로세스 관리에 관한 생산성 앱을 많이 찾아보았는데 도저히 내가 원하는 앱을 찾을 수 없어서 자기 전에 아이디어를 메모한다.
 I have been searching for the productivity apps regarding checklist or process management, but I failed so I take notes about this idea before going to bed.

 앱 이름은 command to me. 내가 글로 메모한 과정 순서대로 내가 움직이게끔 앱은 내게 과정을 읊어주고 나는 각 과정이 끝날때마다 앱에게 말로 알려준다.
 The name of the app is 'command to me'. The app commands to me by reading each procedure written in text in order to make me carry it out. I tell the app each time I finish the procedure.

1. 시작 화면: 마이크 항시 대기상태 Main: mic standby
2. 시나리오 추가: 조작 명령어와 같은 이름일 수 없음 Add scenario: name can't use the same text as control commands
 2-1. 과정 추가/순서 변경/삭제 (과정의 언어/길이에 제한 없음) add/change order/delete procedures (no limit in language or text length)
 2-2. 분기 질문 추가/변경/삭제 (add/change/delete switch cases)
 2-3. 시나리오 공유: URL로 share scenario by URL
3. '시나리오 이름' 으로 시나리오 불러오기 load scenario by scenario name
 3-1. '했어' '다음' 으로 다음 과정으로 넘기기 'I did it' 'next' to go to next
 3-2. 분기 질문에 대한 대답에 따라 다음 과정으로 넘기기 answer to switch cases
 3-3. '다시' 로 다시 듣기 'replay' to replay
 3-4. '그만' '끝' 으로 시나리오 종료 'stop' to stop
4. 환경설정 preferences
 4-1. 조작 명령어 변경 (예: 했어 를 됐다 로 변경하거나 추가) change control commands (ex. Change/add 'finished' to 'I did it')
 4-2. 조작 명령 임계 음량 변경 (높을수록 내가 소리를 크게 내야 하지만 오작동이 줄고, 낮을수록 내가 소리를 작게 내도 되지만 오작동이 늘어남) change control voice threshold (the higher it is, the louder I have to shout out but more accurate, and vice versa)
 4-3. 내 목소리 기억시키기: 특정 문장 여러 개를 대화체로 말하면 그 음성 데이터를 바탕으로 앱이 내 목소리의 특성을 기억해 다른 사람 소리가 나면 작동을 안 하고 내가 명령을 해야만 소리가 나게 함.. 현재로서는 불가능한 기술 같은데 이미 개발되었을까요? Recognize my voice: speak several sentences and the app recognizes your voice so that if someone else's voice is heard, the app won't work.. Seems quite a tricky technology. Wonder if it is already developed or not.
5. '앱 닫아' 로 앱 닫기 'close the app' to close the app

시나리오 이름 예시 scenario name example:
떡볶이 만들기 make topokki
저녁 운동 evening exercise
반신욕 take a bath

어떨 때 유용한가 when it is useful:
스마트폰을 만질 수 없거나 만지기 귀찮은 환경에 있을 때 (대표적으로 요리, 운동, 목욕 세 가지가 생각났음) when we cannot touch smartphones or are in an environment where touching is annoying)

장점 advantages:
 유저가 원하는 대로 편집이 가능하다는 점 (컨텐츠 앱이 아니라 도구 앱) user can edit whatever way he or she wants (tool not contents)
 특정 국가 성별 연령에 타겟을 제한하지 않은 점 (누구나 말할 수 있다) no limit on target user's nationality, gender or age (anybody can say)

 혹시 이런 앱의 존재를 이미 알고 계신 고수 분이 계시다면 알려주셔서 모두가  할일 순서를 일일이 기억해낼 필요가 없는 보다 윤택한 삶을 사는 데 기여해주세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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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여행 단상

연구/일본 2016. 11. 23. 22:47
대학교 3, 4학년 때의 인연을 놓치고 싶지 않아 도쿄를 다시 찾았다. 친구들과 만나서 한 이야기들 외의 혼자 다니면서 얻은 여러 가지 작은 단상들을 잊지 않기 위해 써둔다.

피치항공, 하네다 공항

 인상깊었던 것은 한국으로 교환학생을 온 프랑스와 독일 대학생들이 3박 4일로 인천을 출발해 도쿄로 가는 여행 일정을 짜고 같은 대학교끼리, 혹은 다른 대학교와 같이 모여서 많이 가는 모습이었다. 완전 파리식의 빠른 속도의 프랑스어를 너무나도 오랜만에 접해서 거의 들리지 않아 절망했다는..
 그리고 스튜어디스는 갈 때도 올 때도 전원 일본인이었는데, 키가 작아서 기내수하물 수납 칸의 덮개를 닫기 위해 통로측 좌석의 옆에 붙은 발판을 딛고 올라가서 닫는 모습이 뭔가 귀여웠다. 한국 항공사는 예전만 해도 채용 규정에 키 몇cm 이상이라는 제한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없어진 걸로 안다.
 비행기를 타면 안에 배경음악을 무슨 경쾌한 비트의 남자 가수 노래로 한곡반복으로 틀어주는데 그것도 귀여웠다. 찾아보니 ケツメイシ 케츠메이시 라는 가수다. (http://utaten.com/news/index/8097)
 하네다 공항에서는 한중일 삼국 국적으로 보이는 사람에게는 처음 건네는 말이 항상 일본어였다. 우선 ‘안녕하세요.’ ‘다음 손님 오세요.’ 는 일본어로 한다. 그 다음에 승객이 일본어를 하면 쭉 일본어로 말하고, 영어를 하면 쭉 영어로 말한다. 일본어를 하긴 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승객에게는 긍정적인 내용과 들어도 안 들어도 그만인 내용은 일본어로 이야기해주고, 부정적인 내용(무엇은 하면 안 됩니다, 지금 무엇이 준비가 안 되어 있어서 어떻게 하셔야 됩니다 등)이나 필수적인 고지는 영어로 이야기해준다. 
 
남자 때를 밀어주는 아줌마

 새벽 3시에 리무진버스가 아사쿠사의 공중목욕탕에 도착했다. 내가 간 곳은 8층짜리 쇼핑몰 건물의 맨 위 2층을 이용하는 한국의 찜질방과 같은 시스템의 장소였다. 마침 때를 밀어주는 코스의 입장권이 있어서 그 입장권을 사서 들어갔다. 3시 반부터 1시간 때밀이로 카운터에서 예약을 했고 직원은 가지고 있는 시간표에 자와 연필을 사용하여 내 이름을 빈칸에 적어넣었다. 때밀이를 하는 곳은 남탕으로 들어간 다음 그 안에 있는 방이었다.
 한국과 같이 샤워를 하고 탕에서 몸을 불린 뒤 때밀이 방문을 열고 들어가려 하는데 뭔가 한국과 달리 불투명 처리를 한 유리창이 있는 방이다 보니 자연스레 제공된 옷을 입고 들어갔다. 이때까지는 안에 아줌마가 계시다고 알지 못했다. 방에 들어가자 아줌마께서 계셔서 나는 흠칫 놀랐으나 ‘저, 3시 반에 예약한 사람입니다만’ 이라고 일본어로 말했다. 그러자 그 아줌마는 ‘혹시 한국분이세요?’ 라고 한국어로 답해주셨다. 카운터에서는 아무런 설명을 못 받았는데 알고 보니 때를 밀어주시는 분은 아저씨가 아니라 아줌마였다. 그래서 불투명 처리가 된 유리창이 있었구나, 생각하고 옆의 문 앞의 표지판을 보니 개방 금지 (열지 마시오) 라고 써있었다.
 부산 억양을 쓰시는 아줌마께서는 일본인과 결혼하여 파트타임으로 이곳에서 일하고 계신다고 자신을 소개하셨다. 중요한 부분만 수건으로 가리고 나머지는 알몸인, 게다가 테이블 3개 중 방 안에 나와 아줌마만 있는 경험이 처음 1분 정도는 상당히 부자연스러웠지만 이내 내가 필요한 서비스만 받는 일상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졌다. 아줌마도 사실 일본인이든 한국인이든 20대 남자가 여기 오는 건 드물지만 40-50대 아저씨들은 전 과정을 아주 당연하게 생각하고 방문한다고 설명해주셨다.

아카사카의 호텔

 처음에 호텔을 예약할 때는 단순히 서울의 종로 느낌의 장소를 찾고 싶어서 2년 전 호텔인 한조몬에서 가까운 아카사카를 선택했다. 이곳이 한조몬보다는 조금 더 번화가인 것 같아서 예약했다. 그 이유뿐이었는데, 실제로 도착해 보니 전에는 몰랐던 사실이 눈에 보였다. 신오오쿠보만 도쿄 내의 한인 타운인 줄 알았는데 그보다 이전에 고급 한식당이 종류별로 들어서 있던 곳이 아카사카라고 한다. 오래 거주한 개인사업자처럼 보이는 부동산 사무소, 법무 사무소, 네일아트 전문점, 마사지 전문점 등도 함께 위치해 있었다. 대학생과는 다른 성숙한 어른의 정서가 물씬 풍겨서 좋았다.

 내가 머물던 Centurion Hotel Residential 정문을 지나는 길의 이름은 Esplanade Akasaka. 프랑스를 그리워하는 동양인들의 정서는 내게 참 가깝고 친근하다. 아르누보 양식을 약간 따온 듯한 가로등의 디자인과 같이 이것도 생각하지 못했던 즐거움이었다. 서래마을의 주된 도로도 이곳처럼 폭이 좁고 아스팔트 대신 돌길이었다면 훨씬 운치가 있지 않을까 싶다.

TechCrunch Tokyo 2016

 한국에서도 하는 행사라 자세한 설명은 필요없지만, 하나 한국과의 차이점이 있었으니 바로 ‘부동산 건설업체의 부스’ 다. 도큐부동산 이라는 회사인데, 이 회사는 도쿄 내의 사설 철도를 운영하면서 철도와 역사, 그리고 역사 주변의 빌딩 건축을 담당한다. 한국도 코레일의 자산개발사업 부문이 있으니 비슷한 느낌이랄까. 하지만 도큐부동산이 부스에서 보여준 조감도 영상은 젊은 감성의 원대한 포부를 담고 있었다. 시부야 히카리에를 필두로 시부야 근처의 비슷한 느낌의 고층빌딩을 4개 더 짓고, 그 모두를 주상복합 건물로 활용하고, 시부야 역과 지하로 연결하고, 그리고 스타트업을 위해 작은 사무실 형태로 분양해준다는 내용이었다. 시부야 109 (동대문 밀리오레 같은 빌딩) 쇼핑몰 건물도 도큐부동산이 지은 건물이라 하였고, 소개 영상에 대해 기억은 나지 않지만 일제시대부터 이 회사는 시부야를 거점으로 하여 건설 사업을 진행해 왔다. 자사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한다.

호우세키바코 宝石箱

 마츠다 세이코와 나카모리 아키나를 거쳐서 오카다 유키코, 키쿠치 모모코, 모리타카 치사토 등의 음악을 들어오며 아, 자드 이전에 이런 음악 세계가 있었구나 하고 기뻐하던 나는 2013년 드라마 아마짱 의 하루코 (주인공인 아키 의 어머니) 의 고향 집 2층 다락방, 혹은 하루코가 20대 초에 아르바이트를 했던 도쿄 안의 아이돌 카페와 같은 곳이 있나 찾아보았다. 아마짱 드라마 안의 아이돌 카페와 같은 모양의 간판을 쓰는 동명의 카페가 있었으나 내부가 별로여서 더 찾아본 결과 시내에서 조금 멀지만 가장 풍부한 물건 진열로 분위기를 낸 곳을 찾았다. 세타가야구 치토세카라스야마 千歳烏山 라고 하는 생소한 주거지역에 덜렁 하나 있는 카페다. 
 이 카페의 이름은 ‘보석상자’ 이다. 하루코의 다락방과 같은 컨셉이다. (드라마 이후에 카페를 열었는지 못 물어봐서 트위터로 멘션을 해봐야겠다.) 시부야에서 1시간 걸려 도착한 뒤 안에 들어가니 아르바이트생인 점원 1명과 여자 손님 2명이 있었다. 내가 들어와 자리에 앉고 20분 뒤에 대학교 2학년으로 보이는 연애 초기처럼 보이는 학생 2명이 들어왔다. 안에는 80년대에 출판된 소설책과 만화책들이 약간 있고 지금도 월간 잡지 형태로 나오는 레트로 문화 잡지가 쌓여있었다. 

 나는 자주색 크림소다를 시켜서 마시면서 (크림소다가 얼음 위에 소다를 쏟고 그 위에 아이스크림을 얹은 건지 이때 알았다) 책들 중에 마음에 드는 부분을 나중에 읽어보기 위해 사진으로 남겨놓았다. 배경음악은 한번은 여자 곡, 한번은 남자 곡으로 성별이 번갈아가면서 나왔는데 가끔씩 내가 아는 곡도 나와서 좋았다. 나중에 찾아볼 곡은 음성녹음으로 갈무리해두었다.
 계산하고 나오기 전에 점원에게 두 가지 질문을 했다. 첫째로 이곳에 나같은 뜨내기 관광객도 오냐고 물어보니까 근처에 거주하는 한국인 유학생들이 온다고 했다. 점원은 내가 유학생인 줄 알았다고 했다. 둘째로 트위터에 가끔씩 일찍 가게를 닫는다는 트윗이 있어서 이번에도 조마조마하며 확인하고 왔다고 왜 가끔씩 일찍 가게를 닫냐고 물어보니까 아르바이트생이 자기 한명밖에 없어서 자기가 다른 일이 생기거나 아프면 가게를 닫는다고 한다. 오모테나시와는 다른 뭔가 쿨한 느낌의, 단골 해달라고 무언의 강렬한 추파를 던지는 듯한 카페의 아우라에 끌렸다.

게이오 대학 축제 三田際

 게이오 대학 친구들과 알고 지낸 지가 4년이 넘었으나 그들이 대동제를 모르듯 나도 그들의 대학 축제에 대해 아는 게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때가 겹친 만큼 직접 찾아가서 경험해보고 친구들을 축제 장소로 불러서 상징적인 장소에서의 재회를 했다. 인상 깊었던 것은 세 가지, 외부 주류 반입이 허용되지 않은 점과, 기업의 상업활동을 위한 판촉 부스가 없다는 점, 그리고 졸업생으로 보이는 아저씨 아줌마들이 축제를 보러 왔다는 점이다. 이 세 가지가 한국 대동제와의 차이점으로 보인다. 집에 와서 어머니와 이야기를 해보니 80년대에는 한국도 기업의 판촉 부스 없이 순수한 대학생들의 기획으로 축제 전체를 구성했다고 한다. 하지만 80년대의 대학축제를 되살릴 수는 없는 노릇이니 입맛만 다셔본다.



 내가 갔던 날은 축제 마지막 날인 일요일이었다. 행사 시간이 10시부터 18시라고 해서 나는 에이 설마, 18시 이후에도 뭔가 계속 뒷풀이 같은 게 있겠지 했는데 정말 18시 정각에 끝났다. 17시부터 시작한 ‘후야제’ (전야제가 있다면 후야제도 있다) 가 정확히 1시간 동안 진행되었다. 축제 집행위원장인 남자 대학생은 눈물을 글썽이며 희열의 절규를 하며 축제에 와준 재학생들, 졸업생들, 집행위원들에게 마지막으로 감사의 인사를 했다. 내가 있던 한국 대학교에서는 볼 수 없던 모습이었다.


여행 후

 잘 놀고 의미있는 만남을 갖고 집에 왔는데 후쿠시마 지진과 한일정보보호협정 두 가지에 가슴이 아프고 씁쓸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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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제목

다른 도시, 같은 동네


형태

웹 페이지 (wafflemaker.kr/cities)


제작 의도

본인은 서울에 오랫동안 살면서, 프랑스 파리에 6개월간 체류하면서, 일본 도쿄에 몇 번 여행을 가면서 어느 도시든 특정 동네의 풍경이 다른 도시의 특정 동네 풍경과 일치하거나 이질감이 거의 없이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하철 오타쿠, 혹은 도시를 산책하는 발터 벤야민과 같은 집요한 감성을 바탕으로 관광객으로서의 낮은 수준의 도시 이해를 탈피하자는 계몽적인 메시지를 담고자 하였고, 그 메시지를 만들기 위해 세 도시를 탐구하는 작가 자신도 많은 공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용 요약

서울, 파리, 도쿄 3개 도시의 지하철역과 주변 풍경 사진, 지하철 노선도와 구글 지도를 이용하여 세 동네를 연결한다. 자연물, 도로, 주요 시설, 건물 모양, 주변 상점 취급품목, 주민 소득 수준, 역사를 바탕으로 세 동네 혹은 두 동네가 유사한 정도를 검증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지하철역이 있다. 서울 노원역, 파리 감베타(Gambetta)역, 도쿄 오오미야(大宮)역이 연결되고, 서울 이촌역, 파리 갸르 도스테를리츠(Gare d’Austerlitz)역, 도쿄 다마가와(多摩川)역이 연결된다. 관광객이 많이 찾지 않는 역일수록 작가는 더 깊게 파고들어 연결을 지은 뒤 관객에게 제시한다. 추후 작가가 체류하게 될 도시로 점차 네트워크가 확장될 예정이다.


기대 효과

세계화 시대에 가장 먼저 연결되는 거주 공간인 도시에서 인종과 언어를 뛰어넘는 동질화는 동네와 동네 사이에 이루어질 수 있음을 발견하고 두 개 혹은 그 이상의 동네를 웹 상의 하이퍼링크와 같이 연결시키는 것은 우리의 글로벌 시민의식을 한층 고양시켜줄 것이다.


적용된 기술

 웹사이트에서 사용할 수 있는 jQuery와 Flash를 이용하여 애니메이션 효과를 연출하고자 한다. 또한 Google Maps API를 사용하여 구글 지도 상의 정확한 위치를 기반으로 화면을 구성한다. 추후의 새로운 발견을 쉽게 갱신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에서 자료를 읽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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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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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와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를 오가며 흑인 의상 디자인을 하는 제 친구를 소개합니다.

모델은 아니고 디자이너입니다. 후후

여러분들도 아시겠지만 아프리카 중 프랑스어가 공용어인 국가는 북, 서, 중앙아프리카에 밀집해 있습니다.




짙은 파랑색으로 칠해진 국가가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합니다.

위의 두 개 큰 나라가 회색이죠? 리비아와 나이지리아입니다.

이들 국가는 프랑스어권인 만큼 프랑스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많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프랑스 정치인들은 아프리카에, 아프리카 국가 정치인들은 프랑스에 우호적이며,

프랑스의 각 부처 장관들이 수시로 아프리카 국가를 순방합니다.

아프리카에서 프랑스로 수출하는 양은 적지만 프랑스로부터 수입하는 양은 많습니다.

문화원(Institut Français)은 위 국가들 중 대도시 내 번화가 근처에 만들어져 있어서,

미술과 음악에 대한 활발한 교류가 이루어지기도 합니다.對에볼라戰 화이팅..


다시 제 친구와 의상 소개로 돌아가면..

나이는 저보다 1살 많은 88년생이구요,

K-POP을 좋아해서 KPOP LIFE라는 매거진의 객원기자로도 가끔씩 일하고 있습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K-POP을 좋아하는 프랑스인들을 선정하여 1주일간 서울 지역 관광을 시켜주는 프로그램이 2013년 4월에 있었습니다. 프랑스인이 운영하는 한국의 Capcorée라는 소규모 여행사에서 모든 기획을 담당했습니다.)

이 친구랑 같이 온 사람들이 엠카 스튜디오로 가서 인터뷰를 한 적도 있습니다. (유튜브 - 친구가 2번 나오네요)


여기 제 친구가 보내온 소개자료를 여러분들께도 공유합니다.




받은 브로셔를 보니 콜렉션의 이름도 지어놓았습니다. 제목이 '트라코마'(과립성결막염) 입니다.


트라코마 (명사) _ 각막 불투명화에 따라 상 인지를 완전히 변화시켜 비가역적 실명에 이르기까지 하는 전염병.

환자들을 조금씩 실명에 이르게 하는 이 전염병은 한 공동체가 조용히 괴로움을 겪는 모습을 지칭할 때 쓰기도 하지만,

특별히 의상에 관해 대중에게 진가를 인정받지 못하는 무언가에 대해 말할 때 씁니다.


아프리카는 트라코마를 포함해 대중이 잘 모르는 신화, 전설, 그리고 전염병으로 넘쳐나는 대륙입니다.

저는 콩고 출신으로서 제 문화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기 좋아합니다. 저는 시야를 변화시키고 거짓 상을 만드는 이 전염병으로부터

제 콜렉션의 기획을 시작했습니다.


더 큰 크기의 옷, 비율의 과장, 옷감, 패턴과 색상의 혼용, 길이 조절의 유희, 비대칭, 조금은 '트래쉬'같은 스타일..


우리가 믿는 것과 반대로 가끔씩 우리는 눈을 감았을 때 현실의 윤곽을 더 잘 볼 수 있습니다.

눈을 떠서 세계를 발견하고, 그 다음 눈을 감고 생각하면, 그게 해답이 될 수 있겠지요.


이것이 제 메시지입니다!


사진을 촬영한 곳은 파리 13구의 패션 및 디자인학교 앞에 있는 Les Docks입니다. (여기 건너편인 12구가 파리 내의 초고층 빌딩이 밀집한 상업지구인 리옹역 주변입니다.)










이런 느낌이죠.


아래는 제 친구의 프사입니다.


친구가 속한 브랜드인 NORST의 옷을 보니 미래지향적인 느낌이 들었습니다.

옷이 20대를 타겟으로 하고 있고, 디지털 감성도 가지고 있습니다. 

파격적이고 대담한 시도, 서울의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주위의 이미지와 겹친다고 생각했습니다.

파리 하면 럭셔리 브랜드와 19세기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는 관광지 주변(1구 7구 8구 일대)만을 생각하기 쉽지만,

이처럼 다른 21세기 파리의 모습도 있다는 사실을 한국 사람들이 더 많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2014년 7월 6일 프랑스 패션 웹진 관련기사(수상 내역)

2014년 3월 31일 프랑스 지역신문 관련기사(수상 내역)

NORST 페이스북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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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리의 기자들>은 1993년에 <기자들> 이라는 소설로 먼저 출판된 것을 고종석 작가가 21년만에 다시 손을 보아 재출간한 책이라 한다. 나 또한 프랑스 파리로 교환학생을 갔다온 경험이 있고 잠시나마 한인신문에서 기자 비슷한 일을 했기 때문에 이 책이 나왔다는 신문기사를 보고 바로 서점으로 달려가서 산 기억이 다시 난다. 하지만 2014년의 마지막 학기를 보내며 정신이 없었고 7월 한달도 정신이 없었다. 마침내 8월이 되어 나는 이 책을 꺼내 읽기 시작했다.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바람이 불고 시야가 탁 트이는 것이 아침저녁으로 선선한 2012년 8월의 파리를 생각나게 하는 듯한 요즘에 이 책을 읽을 수 있어서 기쁘다. 덮어두었던 앨범을 다시 꺼내 보는 기분. 이 분의 삶이 곧 나의 삶인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그러나 어쩌랴? 아무리 냉정해지려고 해도 그 시절을 되돌아보기만 하면, 내 가슴의 아련한 두근거림은 멈출 줄을 모른다. 유럽에서의 그 아홉 달 동안, 나는 충일감이라는 말을, (이해한다는 것이 아니라) 살로 느낄 수 있었다.


책에서 말한 <유럽의 기자들> 재단이 위치한 구글 스트리트뷰에서 루브르 거리 33번지를 실제로 찾아보았다. 나의 생활로 비추어봤을 때 여긴 그냥 옷가게와 은행이 많은 북적북적한 거리였는데 다시 찾아보니 간판이 달려있지 않은 폭이 좁은 건물이었다. 오오..

그리고 이 재단은 실제로 존재하는 재단이었다. 프랑스어로 하면 Syndicat National des Journalistes(SNJ). 공식 웹사이트도 있다.

 

 책 첫 장 부터 나의 가슴을 뛰게 하는 1993년의 제도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주한 프랑스 대사관 공보과의 기자 지원 프로그램이었다.

발신: <유럽의 기자들> 재단

내용: <유럽의 기자들> 1992-1993 프로그램에 관한 건

<유럽의 기자들>이 1992-1993 프로그램의 지원자들을 모집합니다. ... 참가 기자들은 유럽을 현지에서 직접 배우고, 유럽 각국 간, 또 유럽과 다른 지역 사이의 관계를 연구하며, 유럽공동체와 다른 유럽 국가들의 형편을 취재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은 전문가들에 의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분야 세미나와 열흘 남짓 걸리는 취재 활동의 되풀이로 이뤄집니다. 참가 기자들은 그 세미나와 취재 활동을 통해, 잡지 유럽<EUROP>을 만들게 됩니다. 참가 지원자는 적어도 다섯 해 이상 신문, 잡지, 방송 등 언론 매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어야 하고, 프랑스어와 영어를 읽고 쓸 수 있어야 합니다. 지원서와 관련 서류들은 92년 1월 15일까지 파리에 도착해야 합니다. 자세한 문의는 프랑스어나 영어로 된 서신을 통해 해주십시오.


"며칠 전에 편집국장 앞으로 그 공한이 왔대. 오늘 편집회의에서 그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6년차 이상 기자로 프랑스어를 할 수 있는 사람은 우리 회사에서 장인철 씨밖에 없는 것 같아서 내가 장인철 씨 얘길 꺼냈지. 잘 생각해 보고, 지원을 하든지 말든지 알아서 해."


이런 제도가 있었다니.. 물론 지금도 있겠지만 말이다.


아래 내용은 내가 소설을 읽으면서 인상깊었던 점이다.

  • <유럽의 기자들> 단체도 스태프와 기자들이 서로 반말을 쓴다. Sciences Po의 학생회, 정당, 동아리 학생들도 모두 서로 반말을 썼다.
  • 그리고 책을 보면 기자들이 프랑스어보다 영어가 더 편했기 때문에, 세미나 같은 공식적인 자리에서만 프랑스어가 사용됐고, 일상생활에서의 잡담은 대개가 영어로 이뤄졌다고 한다. '이런 영어 환경 때문에 결국 내 프랑스어를 아주 어설픈 상태에 정지시킨 채 서울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고 하는데 나도 마찬가지다.
  • '칼 포퍼도 영어로 책을 썼잖아. 프랑스도 마찬가지지. 미국에서 인정을 해야, 국제적 명성을 얻게 되니.' 여기에 한국이 빠질쏘냐.
  • '영어나 프랑스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의 경우, 동포와의 사적 통화는 대개 그 귀에 선 언어로 하게 되는데, 그 언어란 폴란드어, 덴마크어, 불가리아어, 스웨덴어, 베트남어, 체코어, 아이슬란드어, 그리스어, 히브리어, 헝가리어, 일본어, 한국어 들이다.' 책에서 언급하는 다음 문장에 중국어는 없었다. 그건 1993년이었기 때문이겠지.
  • '한 여자에게 기쁨을 주기 위해서는, 한 여자에게 슬픔을 주어야 하는 것이다. 그것이 자연의 슬픈 이법이다.' 벨기에 친구 귄터가 그가 좋아하는 포르투갈 여자 이사벨과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스웨덴 친구 잉그리드와 혼성 복식 탁구 대회 결승을 한 주인공 장인철은 일부러 아슬아슬하게 져주었다. 잉그리드는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과 스웨덴은 전세계에서 탁구를 제일 잘 하는 나라 군에 속한다는 것을 앎과 더불어 남자들끼리의 멋진 우정을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둘의 관계가 공공연해지자 이자벨이 따돌림을 받았다는 점은 가슴 아프다. 모든 인간 사회는 똑같구나.
  • 80-90년대 프랑스, 스페인, 영국의 정치 상황을 한국 현대사 공부하듯 설명해주는 작가 덕분에 많은 공부가 되었다. 한편으로 이런 내용을 공부하지 않고 파리로 간 내가 참 무식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불가리아 기자 페치야에 대해 '그녀는 정약용과 김소월과 이기영과 김대중과 김지하에 대해, 나만큼은 아닐지라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라고 서술한 점과 관련, 불가리아에 관심이 더 생기기 시작했다. '불가리아가 컴퓨터 전문가로 넘쳐나는 나라라는 사실이 새삼스럽게 환기된다. 불가리아 대학생들이야말로 세계 제일의 컴퓨터 해커, 바이러스 프로그래머, 백신 프로그래머들인 것이다.' 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런가. 헝가리와 불가리아는 많이 닮았다. 내게 먼저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와준 교환학생 시절의 헝가리 남학생과 불가리아 여학생이 생각났다.
  • 장인철이 껄끄럽게 생각했던 폴란드인 로베르트 바르셀로비치에 대하여 '그가 자랑스러워하는 폴란드인은 코페르니쿠스, 쇼팽, 퀴리 부인 같은 사람들이었다. 이상도 하지, 동유럽 사람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동포들이란 대개 서유럽에서 활동한 사람들이다. 하기야 그들이 서유럽에서 활동하지 않았다면, 이름을 얻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정치 역학의 무서움!' 이라고 말했다. 나의 교환학생 시절에도 폴란드의 한 남자애는 나에게 매정하게 굴었다. '정 문화'가 통할 줄 알았는데 걔는 정을 경멸하였다. 그러면서도 독일은 또 싫어하고.. 정치 역학의 무서움에 대해서는 한국 버전이라면 갑신정변~갑오개혁 시기의 일본 유학파 김옥균 유길준, 미국 유학파 서재필이 지금도 추앙받는 상황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 '시간을 중시하는 독일과 공간을 중시하는 프랑스. 내게는 그것이 마치 왜 음악사의 중요한 인물들이 대개 독일어 이름을 지녔고, 왜 미술사가 프랑스를 중심으로 쓰여야 했는지에 대한 설명처럼 보였다. 그리고 그것은 왜 파리가 그렇게 기하학적으로 정교한 아름다움을 지녔고, 왜 베를린이 뭔가 어수선하고 투박한 느낌을 주는가에 대한 민족심리학적 이유처럼 생각되기도 했다.'
  • 장인철의 집에 화재가 나 어렸을 때부터 모아놓고 밑줄을 긋고 공부했던 책들이 불에 타 없어졌다. 축적한다는 것의 허망함을 맛보았다고는 할까, 라고 한다. 나도 축적하는 것보다는 나의 언어로 글을 써서 사방에 퍼뜨리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인터넷과 클라우드 드라이브에 감사한다.
  • "'외국에도 독일인들이 있다'는 피켓을 들고 있는데." "나 자신이 외국에 살고 있는 독일인이기 때문이다. 우리 독일인들은 외국인들이 우리들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기 위해 아주 비싼 값을 치렀다. 이제는 충분하다. 더러운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장인철이 동베를린의 독일 기본법 제16조 외국인들의 자유 망명 신청 헌법 개정 반대 시위 (인종차별 반대 시위)에 참석한 프랑스 파리 거주 독일인 학생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재특회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도쿄에서 열려서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직장인이 휴가를 내고 도쿄까지 가서 위의 문장에서 나라 이름만 바꾸어서 말하는 상황을 생각해보았으나, 그런 시위가 일어날 만큼 현실 상황이 심각하지는 않다는 것에 안도하였다.
  • '그러고 나서는 말투를 갑자기 튀투아망으로 바꿔 덧붙였다.' "아니, 일카(일로나 의 애칭)라고 불러줘. 더 다정하게." 아 여자는 다 똑같아 ^^ 한편 이전에 나는 내게 먼저 반말을 쓰던 여자 동생들에게 왜 충분히 잘해주지 못했는가. 후회 막심..
  • '내가 이 나이에, 동갑내기 외국여자와 결혼해 한국으로 돌아간다? 그 국제적 연대는 얼마나 꼴불견일까?' 현실의 벽을 알고 외지의 추억을 간직한 채 외지를 떠난 건 나도 마찬가지..그래도 1993년과 2014년에 한국 사회의 시선은 많이 달라져있을 것으로 믿는다. 결혼 생활의 남녀 평등적 관행의 정착과 매스컴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어를 쓰는 외국인' 때문이다. 이는 완전한 자유 결혼까지는 어렵다는 말인데, 즉 한국인 남자가 국제결혼을 하려면 반드시 '한국어를 하는 외국인 여자'와 결혼을 해야지, 한국인 남자가 아내를 따라 외국에 가는 수준으로까지는 인식이 개방되지 않았다는 말이다.
  • '그러고 보니 그랬다. 마르크스에서 로자 룩셈부르크에 이르기까지 내가 사회주의의 선구자라고 쓴 독일인들이, 모두인지는 확신할 수 없지만, 어쨌든 대부분이 유대인이라는 사실을 나는 그제야 깨달았다.' 제3공화국이 내건 갈등의 증폭 원인이구나. 아울러 책에서 소개한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유대역사박물관에 가고 싶어졌다. '나라 없던 때의 유대인이 사회주의의 국제주의적 구호에 매력을 느꼈을 만도 한데.' 사회주의에 매력을 느낀 1920년대의 우리 조상들을 연상시키는 이 발언을 장인철은 일본인 동료 사부로와 이야기하고 있구나. 싸움 나겠네 하는 생각을 하고 페이지를 넘기는 순간 역시나 했다. '그럼 너는 일본의 문부대신이 조선인을 욕하듯 유대인을 욕할 수 있어야 마음이 편하겠구나.'
  • 에리봉의 뒤메질 변호 에피소드를 들으며 든 생각이지만 마지막에 이런 구절이 있어 생각이 확고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보기에는, 한 뛰어난 학자에 대한 변호가 곧 그의 반유대주의 혐의에 대한 반박으로 수렴되는 것, 그럴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것이 유대인들의 힘이었다. 그 유대인들의 힘은, 그 얼마 뒤 미테랑이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페탱의 묘에 헌화했을 때 유대인 단체들이 보인 격렬한 반발과 미테랑의 뒤이은 굴복에서도 다시 한번 씁쓸히 감지됐다.' 유대를 한국으로 고치면 지금의 우리 모습이다.
  • 헝가리 사람들도 성-이름, 년-월-일로 표기하고 민속음악에서 5음계를 쓴단다. 더 알고 싶어졌다. 아래 내용은 지난 학기때 적은 2014년 5월 8일 주한헝가리대사 특강 노트.
  • 장인철, 주잔나, 주잔나 아들 토마슈 셋이서 스위스 여행에 가서 살라미를 먹으면서 이야기한 구조(構造)의 비유, 그리고 둘이서 '서로를 좋아해 걱정'이라고 토마슈가 못 알아듣게 프랑스어로 말하는 장면. 베스트 신으로 추가. 토마슈가 "엄마는 아빠의 아내가 아녜요. 아빠도 엄마의 남편이 아니고." 에서 "응, 그걸 탈구조라고 한단다." 라는 대사에 웃음.
  • 자크 랑그(랑)의 행정과 선전의 결과로 모든 장르에 걸쳐 '센터' '연구소' '극장' '문서 보관소'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겼다 했다. 주변문화를 정리하여 재즈와 전자음악이 음악학교의 정식 과목으로 채택왰다. (La Gaîté Lyrique와도 관련이 있었다!! 아래의 관련기사 Le Nouvel Observateur 국립어린이극장이래 귀엽다..) 어쨌든 내가 좋아하던 장소들이 이 분의 추진 의지 덕택임을 알게 되었다.
  • OBS0452_19730709_013.pdf
  • "프랑스인의 문맹률이 20퍼센트에 이르는 것을 알고 있는가?" "그런 통계가 있기는 하다." "교육부 장관을 겸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책임을 느낀다. 그러나 모든 나라가 예컨대 일본이나 한국처럼 문맹률 제로가 될 수는 없다." 자크 랑은 한국과 일본을 이렇게 언급했다. 소설 속에 인용한 실제 발언이다.
  • '사부로의 이 욕구불만 앞에서 내가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는가. 이렇게 말하는 것 말고는 말이다.' "방법은 하나야. 네가 도쿄로 돌아가서 <아시아의 기자들> 재단을 만드는 거야. 그리고 그 첫 번째 프로그램 참가자로 앨릭스를 뽑는 거지. 그런 다음에 네가 앨릭스의 일본어 기사 데스크가 되어 걔 기사를 난도질하면 돼. 하루에 세 번씩 '네 기사에는 논리가 없어' 하구 소리를 지르면서 말이야." 영어를 못하는 사부로가 자신의 영어 기사를 난도질하는 미국인 앨릭스 얘기를 하자 장인철이 우스갯소리로 조언한 내용. 아시아의 기자들 진짜 만들면 좋겠다. 요스케 같은 친구에게 말해봐야겠다. 하지만 뒷맛이 씁쓸했다. "문제는," 더 절망스러운 표정으로 사부로가 말했다. "<아시아의 기자들> 프로그램이 생긴다고 해도, 거기서 쓰이는 공식 언어가 백이면 백 영어가 될 거라는 데 있어."
  • '묘하게도 유럽의회 의원들 대부분에게는 매스컴이 연일 보도하고 있는 독일 정계와 사회의 우경화가 별로 깊은 인상을 주지 못한 것 같았다.' ''판도라의 상자이든 아니든, 이 거대 독일과 프랑스 집권당 사이의 강력한 유대는 유럽을 떠받치는 기둥 노릇을 해왔었다.' 지금의 동아시아와 판박이네. 하지만 마스트리히트 조약과 집단적자위권은 완전 다른 이슈지. 그보다는 중국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과 비슷한 느낌이랄까.
  • '사마리텐 부근이 미도파 앞길과 비슷하기도 했다.' 그렇다, 나도 파리와 서울을 (그리고 도쿄를) 지하철 역별로 일대일 매칭을 하는 작업을 교환학생 때 했다. 완성하지는 못했다. 관심있는 분들은 다운받아서 어느 정도 맞아떨어지는지 가감없는 비판을 해주기를 바란다. 실제로 나는 나비고 카드 덕분에 1존의 모든 지하철역에 내려보는 등 메트로 오타쿠 짓을 했다. 몇몇 사람들은 시간 아까운 것 아니냐고 했지만 나는 그 시간을 절대로 후회하지 않는다. 젊고 가난할 때에만 의욕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을 젊고 가난할 때 끝내 놓았으니, 나중에 돈을 조금 더 벌고 여유로울 때 파리에 다시 오게 되면 교환학생 때 보지 못했던 것들만 골라서 봄으로써 파리에 대한 이해를 완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름 계획적인 마인드로 친구들과 만나서 어느 카페를 가자고 하면 나는 안 가본 동네를 구글 지도로 찾은 뒤 '얘들아 13호선 타고 메트로 어디의 1번 출구에서 봐'라고 이야기해서 기어코 그곳에 가곤 했다.
  • 파리도쿄서울_작업중.xlsx
  • 338쪽부터 기자는 어때야 하는지, 르 몽드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한국 신문의 문제점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하니 기자가 되고 싶은 후배들은 꼭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 장인철이 스페인어 공부를 위해 1백 통이 넘는 펜팔 편지를 주고받았던 스페인의 수사나라는 여자가 있었다는 점은 내가 일본어 공부를 위해 여러 명의 일본 여자들과 페이스북과 라인 메신저로 이야기를 주고받은 점과 겹친다. 하지만 장인철의 대화는 나의 대화보다 훨씬 고상하고 어려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고, 나는 초급 일본어를 배우기 위한 신변잡기식 토크를 나열할 뿐이었다. 아버지 세대를 따라갈 수 없어 더욱 그 세대가 존경스럽다. 나중에도 공개적으로 발언할 것이지만, 나의 '쿠소 니혼고'를 아무런 불만 없이 받아준 남녀를 가리지 않은 일본인 친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상처를 받았을지 모르는 두 명에게 미안하다고 다시 한번 말하고 싶다.
  • 자기 동포에 대한 욕설, 욕설까지는 아니어도 경멸이 얼마나 주변인들에게 혐오감을 자아내는지를 로베르트와 장인철의 대화 회고를 통해 알 수 있었다. 프랑스 문화에 대한 한없는 숭앙 역시 해당된다. 한때 나는 로베르트와 같은 이런 부정적 태도로 빠질 뻔하였는데 YKRF 리더십포럼을 하면서 한국의 정체성 살리기가 우선 과제로 등장함에 따라 그 뿌리를 자를 수 있었다. '아마도 나는 그 순간 로베르트한테서 내가 정말 역겨워하던 한국인들을 발견했던 것 같다. 한국 대학들의 불문학과, 프랑스 문화원, 프랑스 회사 같은 곳에서 이따금 할 수 없이 스치게 되는 그 역겨운 한국인들을. 천박한 친미주의를 고상한 친불주의로 바꾸고 싶어 하는 골 빈 한국인들을. 자랑스러운 레지옹도뇌르족들을. 그것이 관성의 힘일까? 그 빌어먹을 관성의 힘 탓에 나는 친구 하나를 잃었다.' 이 문장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

책은 장인철이라는 한국인 기자를 중심으로 거의 동일한 비중으로 세계 각국에서 온 각국의 기자들을 한명씩 소개하고 그중 몇명과의 에피소드를 자기 이야기를 하듯 3인칭 관찰자 시점으로 서술한다. 나처럼 전세계 여러 나라에 대해 조금씩 다양하게 잡다하게 아는 것이 취미인 사람들에게 정말 제격인 여러 나라 맛보기용 책이다. 그리고 그게 남자의 시점이고 공간이 파리이기 때문에 내가 이끌린 것이기도 하다. 책을 비판하자면 기승전결이나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과 같은 보통 소설의 흐름을 따르지 않고 어떻게 보면 옴니버스 영화처럼 장과 장의 흐름이 끊어져있다는 점이다. 기사를 취재한 도시별로 장이 나누어져 있어서 자기 기자 경험을 그대로 옮겨적은 것이지 소설가의 상상력과 창의성은 결여되어 있다고 비판할 소지가 있다. 허나 꽤나 문학적인 책을 별로 접해오지 않고 정보성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해온(그래서 사회과학을 선택한) 나로서는 아무런 거리낌이 되지 않았다.

책을 읽는 초반에는 '책을 다 읽은 다음 자기 전에는 영화 <퐁뇌프의 연인들>을 다시 보고 자야겠다. 이 책과 이미지가 이어지기 때문에.....'라고 생각했지만, 이 책은 로맨스 소설이 아니라 작가의 자전적 소설에 가깝기 때문에 틀린 판단으로 밝혀졌다.

책을 읽는 중간에 이런 생각이 들었다. 게임에서 자물쇠를 해제한 보너스 스테이지에 들어간 느낌. 이 시점에서 취업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국내의 국내 대/공기업 취업을 이야기한 것이다.) 책을 읽고 있기 때문에 메인이 아닌 보너스 스테이지요, 오늘 내가 모처럼 내게 자유시간을 허락했기 때문에 자물쇠를 해제했다는 표현을 썼다.

그리고 이 책을 프랑스어로 번역해서 프랑스에서 팔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즉 주프랑스한국문화원의 재정적 지원까지는 아니어도 번역 감수 등으로 일정 부분 기여를 받은 뒤 기관명을 삽입하고 프랑스에서 한국 관련 컨텐츠에 이 책을 추가하는 것이다.

나와 같은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에 태어난 대학생들 중 유럽 정치에 관심을 가진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우선 정외과 후배들에게 추천을 해야겠다.

밤새 책을 읽고 날이 밝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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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는 이제 그린카나 쏘카 등 카셰어링 서비스가 잘 정착한 듯합니다. 얼마 전 남산타워로 가는 버스를 친구랑 타고 가는데 옆에 하얀색 쏘카 레이가 지나가서 친구에게(미국인) '저게 지금 한국에서 운영하는 렌터카 서비스다. (앱을 켜고) 이런 식으로 예약해서 타는 거다.' 라고 설명해준 적이 있습니다.


일본에도 이와 비슷한 렌터카 서비스가 있습니다.NewsPicks(일본 친구가 알려준 IT와 경제 관련 뉴스 리더. 실제 관련 업계 직장인과 수백 건의 뉴스를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듯한 이 앱 운영자들이 심도 있는 댓글을 올려 단순히 뉴스를 읽는 것 이상의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다)에서 우연히 발견한 앱인데요, 제가 평소에 교통에 관심이 있고 또 관심깊게 보고 있는 큐슈 지역에서 탄생한 앱이라고 하니 여러분들께 소개해드리려 합니다. 서비스 이름은 veecle! 입니다.


공식 웹사이트: http://veecle.jp/




차를 기다리지 않는 카-라이프. 두 번 터치만으로 당신의 자택에 렌터카가 도착합니다

라는 핵심 문장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현재 베타 버전이군요 생긴 지 얼마 안 된 듯 합니다.


維持費を掛けずに、必要なときだけ。

ビークル!は、スマートフォンでレンタカーを呼び出すサービスです。
クルマをつかうのに、もう毎月高い駐車場代や保険料、税金を支払う必要はありません。
必要なときに、必要なぶんだけ支払う、オンデマンドのマイカーライフを提案します。


유지비를 쓰지 않고 필요한 시간만큼만.

veecle!은 스마트폰으로 렌터카를 부르는 서비스입니다.

차를 사용하는데 매월 높은 주차장료나 보험료, 세금 등을 지불할 필요가 없습니다.

필요한 시간에 필요한 분만큼만 지불하고 온-디맨드의 마이카-라이프를 제안합니다.


ボディタイプ
利用時間を選ぶだけ。

初めにアプリで免許証とクレジットカードを登録し、
あとはクルマのボディタイプと利用時間を選ぶだけ。
ご予約の時間にお車をお届けにあがります。
選べる車両はコンパクトカーや高級セダン、
ワンボックスにオープンカーまで、
用途に合わせてクルマをお選び頂けます。


차종과 이용시간을 선택하는 것뿐.

처음에 앱에서 면허증과 신용카드를 등록하고,

다음에는 차종과 이용시간을 선택하는 것뿐.

예약시간에 차를 보내드립니다.

선택하는 차종은 소형차나 고급 세단, 미니 밴부터 오픈카까지,

용도에 맞추어 차를 선택해주세요.


保険や補償も、
しっかりと。

ビークル!の貸し出し車両は、
全て通常のレンタカーと同様の保険に加入しています。
万が一のときも安心です。

・対人補償 1名/無制限
・対物補償 1名/無制限
・車両補償 時価
・搭乗者傷害 1名/3,000万円


보험이나 보상도 확실히.

veecle!이 빌려드리는 차량은 모두 통상의 렌터카와 같은 보험에 가입해 있습니다.

만에 하나 잘못된 때도 안심입니다.

대인보상 1명 무제한, 대물보상 1명 무제한. 차량보상 시가, 탑승자상해 1명 3000만엔


煩わしい手続きは、
全て省きました。

店舗に行くのも、書類の手続きも、
ガソリンの満タン返しも、一切必要ありません。
自宅で借りて、ドライブが済んだら引取に来てもらうだけ。
手間ひまかからない、最も簡単なレンタカーです。


귀찮은 절차는 모두 덜었습니다.

점포에 가는 것도 서류 절차도, 연료를 다 채우고 돌려주는 것도 일절 필요없습니다. (연료를 다 채우고 돌려줘야 하는 그린카와의 차이점이네요)

자택에서 빌리고 드라이브가 끝나면 정산을 위해 오는 것 뿐. (여기서 정산을 위해 어디를 가는지가 안 나와 있는데 특정 영업소가 있는 것 같습니다)

품과 시간이 들지 않는 가장 간단한 렌터카입니다.


현재는 후쿠오카 시 지역에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으며 (올해 7월 시작한 정말 최신 서비스) 앞으로 키타큐슈 시까지 영역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클로즈드 베타 테스터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가격은

5인승 소형차 8208엔/24시, 주유 16엔/km 입니다.


한국의 그린카나 쏘카와의 차이점은

- 특정 시간에만 빌리지 않고 하루에 다 빌린다

- 현위치 근처의 이용 가능한 차량을 찾지 않고 집앞에서 차량을 탄다는 가정

등이네요.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요.


마지막으로 후쿠오카 다카시마 소이치로 시장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젝트와 연관이 있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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