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한국의 청년실업이 무엇 때문이냐고 질문한다면 간단하게 한국에만 있는 고시촌과 학원 문화가 그 원인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모두가 학원에 의지하거나 고시에만 매달리지는 않지만, 적어도 인문계열의 청년들이 전체 청년들의 1/3이고 그중 고시와 관련된 과에 속한 청년들이 절반이라면 1/6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는 문화가 한국 전체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시험을 준비하게 해주는 동네, 시험은 공정한 경쟁이라고 비쳐질 수도 있지만 다양성을 파괴하고 100명을 경제활동인구로 쓸 수도 있을 것을 10-20명만 쓰게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다른 시험과 달리 고시와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은 다른 것을 하지 않고 그것만 한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만들어진 동네로 가야만 더 효율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고 믿는다. CPA, CPA, 제2외국어, 프로그래밍 자격증 등을 준비하는 사람은 따로 그러한 자격을 준비하게 해주는 동네가 없기 때문에 자기가 원래 있던 곳에서 원래 하던 일을 그만두지 않으며 병행을 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고시와 입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사람들이 함부로 건드리지 않고 고귀하게 남겨두려는 인식도 퍼져 있다.

 시험에 떨어진 사람은 계속 고시촌이나 학원가에 머물러 있을 것이지만 그들의 준비기간은 시험을 더 잘 보는 것 이외에는 아무런 경제적인 기여를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직업이 없는 사람이 직업을 찾아다니면서 이 직업 저 직업 산전수전을 겪는다면 그 사람은 커피를 만들고 고기집 메뉴를 서빙했으며 건물 유리창을 닦았다. 재화와 서비스가 불특정다수에게 공급되었다. 언제 붙나 하고 생각만 하고 풀었던 문제집을 또 풀면 지식이 한 겹 더 쌓이고 뿌듯함을 느끼는 사람은 나 혼자뿐이다. 시험이 매월 있거나, 내가 원하는 날짜에 아무 때나 볼 수 있거나, 적어도 1년에 3번 이상 있는 것도 아니라서 한 번 떨어지면 다음 해를 기약해야 한다는 점도 고시와 입시 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사회 속에 정(靜)적인 존재로 남을 수밖에 없게 한다.

 한겨레의 2008년 기사를 보면 일본의 청년실업 연구 시민단체가 한국의 노량진 고시촌을 찾고 '만약 고시에서 떨어지면 그 사람들에게는 어떤 길이 있는가'를 물어본다. 신문은 답을 주지 않는다. 고시는 떨어진 사람에게 다른 길을 주지 않는다. 고시를 위해 배운 지식을 면접이나 회사/공공기관에서 만든 필기시험에 그대로 옮겨 사용하여 인턴이나 정규직 자리를 얻는 경우는 없지 않다. 9급공무원, 7급공무원, 한국전력 등 정부 부문에는 꽤나 많은데 고시를 하는 사람은 대부분 이 Plan B로 전환하지 않고 계속 매달린다. 명분을 신경쓸 수밖에 없게 만드는 시험이고, 점진적인 성장보다는 한번에 아주 높은 자리로 올라가게 만드는 시험이기 때문에 그 성취의 달콤함을 알게 되면 중독되어 헤어나올 수 없게 된다.

 미국에서 이런 식의 큰 시험을 보지 않고 인턴사원과 정직원 취업만을 통해 차근차근 계단을 밟아나가면서 진로를 헤쳐나가는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이 동등한 조건 하에서 정해진 학습 범위를 가지고 해결 능력을 다투는 형태의 경쟁보다는 자기가 가장 잘하는 한 가지를 끊임없이 홍보하여 자기 편의 사람을 만들어가며 형성하는 인적 네트워크를 통해 한 단계씩 진보한다. 그래서 한국보다 이력서에 함께 첨부되는 referral(추천서)이 중요하고, 추천서를 써준 사람은 추천서에 대해 큰 책임을 진다. 추천서를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추천서를 쓴 사람이 지원자의 자질을 보증하는 사람이 되며, 당연히 보증인이 능력 있는 사람으로 업종에 알려져 있으면 지원자의 자질도 높게 평가된다. 한국보다 더 인맥에 따라 당락이 좌우되는 시스템이 미국이다. 하지만 이 인맥은 실제로 직장에 들어간 후에 보여준 능력에 의해 만들어진 인맥으로, 한국 사람들이 경멸하는 부정적인 학연과 지연과는 전혀 다르다. LinkedIn에서 같은 과 나온 선배, 같은 지역 출신의 사람만 검색해서 인맥 신청을 모조리 한다고 사람들이 받아줄까, 그것은 절대 아니다.

 이 동(動)적인 인맥 형성 과정은 가장 높은 자리를 바로 안겨주지는 않더라도 점진적으로 모든 사람이 적합한 장소에 고용되어 일하게 해준다. 동적인 인맥 형성 과정의 문화가 다수에게 좋은 가치로 퍼져 있으면 사람들은 Boot Camp를 소중한 일자리로 생각하게 되고, 지금은 부족하지만 내가 스스로 노력하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겠다는 다짐, 혹은 지금 이 자리에서는 나의 꿈을 펼칠 수 없으니 빨리 조금 더 좋은 곳으로 가기 위해 실력을 쌓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된다. 다짐은 크던 작던 경제학이 '생산'으로 여기는 활동으로 이어진다.

 고시촌과 학원 문화가 조선시대의 과거제도와 선비 문화와 연계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하지만 연계가 완전히 없지는 않다. 고위공무원이 되기 위한 시험에 응시하려는 대학생은 그에 실패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을 사회에 내보이지 않고 그 시험 하나에만 매달리더라도 아무런 비판을 받지 않는다. 수험생의 각 가정이 떠안는 경제적 부담은 그 가정 안에만 해당되는 '집안 사정'일 뿐 그 집안 사정이 모여서 청년들에게 해당되는 문제가 된다는 인식은 찾아볼 수 없다. 이렇게 계속 고시촌을 미화하려는 노력은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공부를 잘 해서 고시에 빨리 합격하고 학원가를 빨리 탈출하는 수험생들에게는 큰 박수를 보내야 한다. 그들은 자신의 적성을 잘 파악하고 적시에 뛰어들어 최고의 성과를 얻고 박수를 받을 때 떠난 사람들이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어떤 Plan B가 있느냐는 점이다. 수험생 각자가 출구전략을 가지고 있지 않고 우리는 고시생이고 다 같은 수험생이며 고시촌과 학원가는 우리의 명분을 정당화해주는 공동체의 방패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면 청년실업을 해결하기 위한 중소기업 진흥이나 비정규직 처우 개선 등의 문제는 당사자들에게 그리 효과적으로 관련되지 않고 정부 혼자 벌이는 계란으로 바위치기 격으로 남아있게 된다.

 건전한 비판과 토론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답은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 상황에 대한 더 정확한 진단은 함께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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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설레게 하는 1번 트랙만을 모아놓은 컴필레이션 앨범!
언젠가는 꼭 만들고 싶었던 플레이리스트.
 

 어느 앨범이든 1번 트랙은 앨범을 시작하면서 듣는 사람에게 설레는 감정을 선사하는 것을 가장 큰 목적으로 삼는다. 이후의 트랙에서는 슬프고 차분하고 처질 수도 있겠지만 일단은 저 멀리 있는 클라이맥스로 쓰이는 트랙으로 가기 위한 준비운동을 시켜주어야 한다. 준비운동부터가 차분하면 그 앨범은 굉장히 차분한 앨범일 것이다. 
 여기서는 아티스트가 매우 의도적으로 1번 트랙을 테마곡으로 지정한 경우는 제외하고, 청자들이 객관적으로 보았을 때 앨범을 그리 장엄하거나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힘있게 끌어가는 곡들을 모아보았다. 그리고 1번 트랙은 절대로 튀지 않는다. 눈에 띄지 않을 정도로 우리를 흥분시켰다 사라진다. 여기 소개한 곡들은 물론 모두가 내가 좋아하는 음악들이지만, 선정의 조건은 명확하게 정해져 있다.
 음악을 앨범 째로 듣는 데는 이유가 있다. 특정한 감정 하나에만 치우치지 않기 위해서 그렇다. 어느 앨범도 하나의 감정만을 계속해서 강요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람은 특정한 감정의 곡들을 특히 좋아하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감정이 나에게는 '설렘'이다. 앨범 하나를 들으면서 계속해서 설레도 나는 질리지 않는다.

1. 몽구스 - Cosmic Dancer
  단순한 가사, 그렇지만 앨범 안의 어느 곡보다도 다양한 음색 편성이 매력적인 첫곡이다. 가성을 쓴 보컬 때문인지 가사가 잘 들리지는 않는다. 코러스도 많이 들어가서 보컬 한 명만이 앞에 나서는 적이 없다. 하지만 그 겸손함이 우리를 설레게 한다. (사실 프로듀서인 몬구와 지누는 무서울 정도로 잘난 프로듀싱을 정교하게 짜여진 신디사이저 음색으로 보여주고 있다.)

2. Paris Match - Stars
 늦은 여름 가을을 맞이하는 화창한 날 아침에 듣기 좋은 이 앨범에서 템포가 가장 빠르지는 않지만 가장 분주한 트랙이다. 가장 빠른 곡은 물론 빠른 스윙인 태양의 키스겠지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는 빠른 템포보다는 BPM 120~133 정도가 적당한 것 같다. Cosmic Dancer도 이 정도의 BPM이다. 분주한 기타가 중심을 잡고 마음을 움직이는 동안 어느새 피아노와 브라스가 곁을 휙 스쳐간다. 배경을 파란 물감으로 간소하게 그리다가 이내 사라지는 느낌이 매력적이다.

3. Clazziquai - You Never Know
 밍기적거리며 느끼하게 접근하는 듯 하다가 이내 날렵한 라틴 리듬을 부드럽게 타는 이 첫번째 트랙은 마치 소리없이 나에게 뛰어와 안기는 고양이와도 같다. 별 뜻 없는 것 같은 후렴구 가사도 1번 트랙에 적합하다. 이 곡의 엔딩이 점점 커지면서 갑자기 멈추는 엔딩이었다면 중간에 놓였겠지만 이 곡은 그저 페이드아웃을 하며 사라진다.

4. D'Sound - Enjoy
 이 앨범은 유혹, 슬픔, 다짐 등의 여러 가지 감정을 담고 있지만 앨범의 주인공은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는 모든 것을 '즐기고' 있다. 그래서 어울리는 1번 트랙이다. 쉬운 후렴구 가사는 앨범을 처음 듣는 사람도 따라부르며 점점 기대감을 부풀리게 만들어준다.

5. My Aunt Mary - Monologue
 '공항 가는 길'과는 다르게 이 첫번째 트랙은 4집의 정서를 요약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트랙이다. 4집이 전체적으로 3집보다 덜 변화무쌍하고 대신 훨씬 더 차분하고 모던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다.

6. Sergio Mendes - The Look of Love
 이 1번 트랙은 가장 시크하게 사랑노래를 시작하고 싶은 Sergio Mendes 옹의 마음을 잘 보여주고 있다. 시크하게 시작하여 정 많게 끝나는 이 앨범이 계속 듣고 싶은 라운지 음악인 이유는 이 트랙을 중간이나 끝에 두지 않은 데 있다.

 1번 트랙은 Intro를 위해 처음부터 운명지어지고, 본격적으로 마음을 살랑살랑 건드리는 곡은 2번 트랙부터인 앨범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빠뜨리자니 너무 아까워서 같이 쓴다.

7. Tahiti 80 - 1000 Times
 스트링이 귀에 감기는 주된 멜로디라서 부드럽게 마음을 설레게 하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절제하는 듯한 8비트 드럼도 택시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며 이륙을 준비하는 비행기와 같이 평탄함 속의 설렘을 선사해준다. 후렴구에서 마음을 조였다 풀었다 하는 드럼의 끊김, 일렉기타의 늦은 아르페지오, 그리고 극적인 스트링 때문에 매력적인 1번 트랙에 넣었다.

8. Los Amigos Invisibles - La Vecina
 1번 트랙의 마지막에서 우주여행의 개략적인 소개를 끝내고 지구에서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여자의 하이힐 내딛는 소리와 함께 느려지는 템포는 이 2번 트랙을 위해서 치밀하게 짜여진 각본과 같은 느낌이다. 이 곡은 신나지만 시종일관 서늘하다. 미소를 띠며 몸을 흔들 수 있다.

지금 와서 다시 보니 BPM 120~133의 엔딩이 페이드아웃인 곡들이 내가 좋아하는 1번 트랙이다. 이 발견은 굉장히 신기하고 흥미롭다. 어떤 음악 외적인 목적을 가지고 음악을 골랐는데 음악이 모두 같은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발견이었다.

여러분의 가장 좋아하는 감정, 그리고 그 감정을 표현한 1번 트랙들을 모아보면 각 곡이 어떤 공통된 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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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7:7로 휴게실에서 윷놀이를 했다. 윷판에는 3개의 함정이 있었다. 첫 모를 넘어 개 자리, 출구에서 두 칸 전의 자리, 그리고 모-걸로 중앙에 온 후 출구로 가는 길의 개 자리. 

 첫째 판은 우리가 이겼다. 그러나 둘째 판, 말 5개 중 4개를 우리 편은 꾸준히 뺀 반면 저쪽 편은 한꺼번에 4개를 연속 도를 이용해 업었다. 어떻게 4번 연속 도가 나오냐며 박장대소하며 저쪽 편은 무척 흥분하였고, 4개 말을 한꺼번에 움직이며 대박을 노리다 결국 첫번째 함정에 빠져버렸다. 우리 편은 둘째 판도 그냥 이겼네 하며 마지막 남은 말을 쭉쭉 뺐다. 

 그런데 마지막 말은 생각보다 순탄하게 가지 않았다. 두 번이나 함정에 걸려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했다. 그 사이 저쪽 편은 말을 3개를 빼고 마지막 2개를 한꺼번에 출발시켜 놓았다. 우리 편은 윷을 던지면 무조건 마지막 말 하나를 움직여야만 했는데, 상대편은 상황을 보아가며 두 개의 말 중 하나를 움직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조급해졌다. 함정에 걸리지 않기를 바라며 7명이서 순차적으로 윷을 던졌다. 하지만 저쪽 편은 훨씬 여유로웠다. 윷을 던진 다음 이쪽 말을 움직였을 때 함정에 걸린다면 다른 말을 움직일 수 있는 선택권이 있었기 때문이다. 저쪽 편은 두 가지 진로의 가능성을 항상 남기며 말을 움직였고 결국 한 개 말이 마지막 함정을 무사히 건너갔으며, 나머지 말도 마지막 함정을 건너가도록 했다. (나머지 말을 마지막 함정 바로 앞에 놓은 상태여서 도가 나오면 이미 함정을 건너간 말을 움직이고, 도가 안 나오면 나머지 말을 움직이면 되었다)

 우리가 필연적인 움직임에 조마조마할 때 저들은 윷이 준 메시지를 재량껏 수용할 여지를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에, 결국 그들이 둘째 판을 이기게 되었다. 우리 팀의 왕고(이자 이제는 생활관의 왕고)였던 나는 그제서야 깨달았다. 함정을 만들어놓은 윷판에서는 마지막에 두 개 말을 동시에 운용해야 한다는 것을.

 게임이 인생에 대한 가르침을 줄 때가 있다. 나는 어제의 교훈을 곱씹어보며 내 계획에서 Plan B는 충분히 존재하는가, 위험성이 있는 일 하나만을 맹목적으로 믿으며 살고 있지는 않은가 되돌아보게 되었다. 그리고 상반된 두 가지 모습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서 필요할 때 상황에 더 적합한 모습을 취하는 전략이 얼마나 유용한지도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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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가장 좋아하는 Pet Shop Boys의 이 곡의 부제는 'Let's Make Lots of Money'다. 제목이 돈을 많이 벌자!! 라고 선언해서 나는 처음에 '이게 뭐야ㅋㅋㅋ' 라는 반응이었지만, 찬찬히 가사를 곱씹어보니 이건 정말 명곡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Please 앨범을 재생시키면 이 곡을 제일 먼저 듣곤 한다. 요즘 나의 관심사 중 창업과 동업자 구하기가 주를 이루고 있다는 점도 한몫을 하고 있다. 그 이유는 아래에 설명하겠다.

I've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You've got the brawn, I've got the brains
Let's make lots of

I've had enough of scheming and messing around with jerks
My car is parked outside, I'm afraid it doesn't work
I'm looking for a partner, someone who gets things fixed
Ask yourself this question: Do you want to be rich?

I've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You've got the brawn, I've got the brains
Let's make lots of money

You can tell I'm educated, I studied at the Sorbonne
Doctorate in mathematics, I could have been a don
I can program a computer, choose the perfect time
If you've got the inclination, I have got the crime

Oh, there's a lot of opportunities
If you know when to take them, you know?
There's a lot of opportunities
If there aren't, you can make them
Make or break them

I've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Let's make lots of (Oooooooh)Money

(Aaaah ah ah ah ah aaaah)
(Aaaah ah ah ah ah aaaah - Di du da di da bu di ba)
(Money)

You can see I'm single-minded, I know what I could be
How'd you feel about it, come and take a walk with me?
I'm looking for a partner, regardless of expense
Think about it seriously, you know, it makes sense

Let's (Got the brains)
Make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Oohh money)
(Let's) You've got the brawn
(Make) I've got the brain
Let's make lots of money (Oohh money)
I've got the brains (Got the brains)
You've got the looks (Got the looks)
Let's make lots of money (Oohh money)
Money


 Looks/Brawns, Brains, Money의 핵심 키워드, 그리고 정말 말하고자 하는 주제어인 Opportunities. 단순한 내용의 이 곡은 그만큼 뚜렷한 주제를 가지고 있다.


 나는 이 곡을 들으면 벤처기업 startup을 꿈꾸고 실제로 행동에 옮기는 진취적인 사람들이 떠오른다. 실제로 가사를 들어보아도 창업과 연관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make or break them(만들거나 부수거나) 이라던지, looking for a partner, regardless of expense(비용에 상관없이 동업자를 찾고 있어) 같은 단어들이 나온다. 곡의 전반에 걸쳐 짱짱하게 귓청을 울리는 신디사이저 음은 일단 도전하고 보자는 긍정적이지만 절대로 순진무구하지 않은 개혁가의 배경음악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Pet Shop Boys가 그러하듯 겉모습은 조금 왜소할지 몰라도 똑똑하고 신중한 한 남자의 이미지가 이 곡에서 가장 잘 묘사되는 듯하다. 사랑에 있어서는 소심하지만 사려깊고 기다릴 줄 아는 남자로, 일에 있어서는 바로 Opportunities에 나온 남자로 등장하는 것이다. 이 남자는 자신의 단점인 '뱃심, 적극성, 감정으로 사람을 울리는 능력 따위'를 극복하기 위해 자신과는 정반대의 성격과 능력을 가진 사람을 찾고 있다. 실제로 창업을 할 때에도 사업 파트너는 마음은 아주 잘 맞으면서 관심분야나 전공은 서로 완전히 다른 사람을 구할 때가 많다. 예외로 구글의 경우는 비슷한 취향의 두 형제라고 생각되지만..

 꿈을 가진 젊은 사람들이 아버지 세대의 이 곡을 그들의 고귀한 프로젝트 작업중의 BGM으로 깔며 그들의 현재의 모습을 생각할 때 자신들을 조금 더 멋지고 극적인 사람들로 인식하는 데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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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나스 평전(마리 안느 레스쿠레, 살림)

 당시 스트라스부르 대학의 수업과 생활은 지금과는 달리 엄숙했다. 그때만 하더라도 대학은 부득이한 선택의 장소이거나 별 생각이 없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 아니었다. 대학은 일종의 정복의 대상이자 목표였으며, 하나의 이상이었다. 대학 구성원들은 대학이 상징하는 선망의 대상이었으며, 그들에게만 예비된 세계에 적합한 모습을 보였다. 당시의 상황을 보여주는 여러 가지 증거들, 예컨대 대학 보고서와 대학생들의 기억들은 교수의 권위, 지식, 조국 등을 학생들이 하나같이 존경했음을 매우 단호하고도 정중한 어투로 잘 보여주고 있다. 

..또한 그가 그토록 젊은 나이에 ENIO의 책임자 자리에 임명된 사실을 부당한 특혜로 여기는 사람들도 있었다. 대개의 경우 이 자리는 지중해 연안의 학교장들이 말년에 일종의 보상 차원으로 임명되는 자리였다. 하지만 레비나스 때문에 근 30년 동안 그 누구도 이 자리에 앉을 수 없었다.

 교장 레비나스는 학생들의 성격을 면밀히 관찰할 줄 알았다. 그는 또한 그들이 가진 '지중해적' 개인주의를 고려하여 자발적으로 학교의 복습교사 제도를 없애는 대신 학생들이 혼자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해주었다. // 지중해 쪽 국가의 학생들이 정말 자습을 선호하나요?

 '오타르키아(autarkia)', 즉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이라는 고상한 가치에 관계된 고전적 사유에 강하게 저항할 필요가 있다. 완벽한 것은 자기 자신에게 만족하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완전함이라는 것은 하나의 체계에 해당되는 것이지, 한 존재에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기숙생들과 더불어 토요일 점심을 함께 하는 습관을 지켜나갔다. 이때 그는 다른 학생들이 앉는 테이블과 직각을 이루는 헤드 테이블에 부인과 함께 앉아 있었으며, 경우에 따라 매우 뛰어난 학생들 몇몇만이 그와 함께 앉을 수 있었다. 하지만 헤드 테이블의 존재 자체가 학생들에게는 거부의 대상이었다. 하루는 이 토요일 식사에서 학생들이 그의 주위에 매우 가까이 자리를 잡은 적이 있었다. 그는 약간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그는 갈등을 싫어했을 뿐 아니라 너무 가까워지는 것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양쪽 편 모두 이러한 종류의 대립에 전혀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으며, 따라서 사태는 거기에서 멈추어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가게 되었다. 후일 레비나스는 1968년 5월 사태 속에서 자신의 주된 철학적 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학기 초에 누구도 발표를 자원해서 하지 않으려 할 경우 그는 즉석에서 세미나를 휴강시켜 버렸다. 발표가 진행될 때면 그는 발표자와 함께 깊은 생각에 빠졌으며, 종종 자신의 생각에 도취되어 발표를 방해할 만큼 큰 소리를 내기도 했다.그래서 발표가 매우 어렵게 끝나는 경우도 있었다.

 레비나스가 70년대 말(거의 말년)에 이스라엘에 처음 발을 딛고 그의 새로운 유대주의를 전파했을 때 그를 호의적으로 받아준 곳은 일란 종교대학 하나뿐, 그의 사상이 가지고 있는 독일 철학의 요소, 시대에 뒤떨어진 히브리어, 하시디즘에 대한 반발 등은 '안 먹혔다.' 

..그가 앵글로색슨 전통에 완전히 무지했다는 점이 무엇보다 그가 이스라엘에서 푸대접을 받았던 근본적인 이유로 보인다. 이스라엘 문화의 대부분은 미국의 강한 영향을 받고 있었기 때문이다. //편이 어떻게 갈려있나를 보는 눈은 어느 분야에서나 중요한 것 같다.

특히 1929년 다보스 대토론회는 내게 이상적인 대학생활이 무엇인가에 대한 힌트를 남겨주었다.

 1929년 다보스(Davos)에서의 대토론회: 스트라스부르대학의 샤를르 블롱델은 레비나스를 위해 15일간의 체류비를 장학금으로 지급하는 일을 추진. 목적은 공부에 지치고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학생들에게 높은 산에서 꽤 오랫동안 머물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학문과 스포츠 사이에 더욱 더 바람직한 합일점을 찾는 것(토론회가 끝나고 학생들은 알프스산맥에서 스키를 탔다) 마지막으로 국적이 서로 다른 선생님들과 학생들이 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 //마지막 목적은 지금에도 흔히 유효하다.

 이 학술 모임은 양차 세계대전 사이 프랑스와 독일의 화해를 위한 평화적 취지에서 이루어졌다. 다보스의 첫번째 모임은 쿠르하우스(Curhaus) 호텔에서 열림. 개막일의 주인공은 알베르 아인슈타인. 스트라스부르 대학은 학사자격을 취득하였고 곧 D.E.S.를 받게 될 문학 전공 학생 한명과 외국 출신으로 학사 학위를 가지고 있으며 곧 박사학위를 받게 될 철학과 학생 한명을 선발했다. 이들 두명의 학생 중 외국인 학생이 레비나스였다. 모든 참가자들은 벨베데르 호텔에서 머물렀고 덕분에 모임이 매우 용이했다. 

 모임에 참석했던 모든 학생들은 양복과 구두를 착용하고 있었다. 다보스 시당국은 이 모임의 지적이고도 정신 위생적인 부분을 위해 스키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슬로프 이용권을 지급했다. 모임이 끝나면 술집으로. 다보스의 두번째 모임에서 하이데거와 카시러의 역사적 논쟁이 전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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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생 때 나는 꽤나 소심한 사람이어서, 사랑노래를 들을 때에는 굳이 가사에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나중에 보면 이런 가사의 곡들만 즐겨 듣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도시적인 차가움과 이성을 유지하려고 호탕한 웃음과 능글맞은 행동과 자신감 넘치는 멘트를 잊고 지내다가 나도 모르게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이 식어 떠나버리는, 그래서 뒤늦은 후회로 그녀를 잡아보려는 남자의 스토리텔링. 곡의 뼈대를 위한 고정 테마로 쓰기에는 참 괜찮은 주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경험과 실수에 비추어보아도 이런 스토리텔링은 자연스럽게 다가오는 느낌이다.
 
"The song is sung from the point of view of a selfish and self-obsessed man, who is possibly incapable of love, and who is now drinking whiskey and feeling sorry for himself. It’s a completely tactless song.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 here, Neil places withering emphasis on the word “guess” – “or, you know, I guess I could have held you. So actually, “maybe I didn’t love you” is a completely logical conclusion. It was written originally as a country song, and it’s a very maudlin and in my opinion slightly cynical country song. I sang it on the record like that. At the same time, it’s a beautiful melody.”

"이 곡은 굉장히 자기중심적이고 자신에게 집착한, 그래서 아마 사랑을 할 능력이 없는 남자의 관점에서 부른 곡이에요. 그래서 그는 위스키를 마시며 자신을 탓하고 있죠. 이건 완전히 서투른 자신에 대한 곡이에요. 그리고 난 내가 네게 말하지 않은 걸로 추측해(And I guess I never told you에 대한 후의 설명을 위해 부득이하게 직역을 하였다-역주)"-여기서 Neil은 "추측해"라는 단어에 희미한 강조를 한다-"혹은, 뭐, 난 내가 너를 안아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 식으로요. 그래서 사실 "아마 난 너를 사랑하지 않았나봐"는 완전히 논리적인 결론입니다. 이 곡은 원래 컨트리 곡으로 쓴 건데 그래서 참 감상적이고 제 의견으로는 약간 냉소적인 컨트리 곡이에요. 전 녹음을 할 때 그런 감정으로 노래를 했어요. 그와 동시에 멜로디가 참 아름답죠."

Neil Tennant,  Metro, Nottingham Post,
features, interviews by Mike A on July 27, 2010 (링크)



Always on My Mind
Pet Shop Boys


Maybe I didn't treat you quite as good as I should
어쩌면 난 널 대할 때 애인으로는 별로였나봐
Maybe I didn't love you quite as often as I could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최선은 아니었나봐
Little things I should've said and done, I never took the time
내가 말하고 했어야 하는 것들을 나는 외면했지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Maybe I didn't hold you all those lonely, lonely times
어쩌면 난 니가 외로울 때 널 안아주지 못했나봐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I'm so happy that you're mine
또 네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아 니가 내 사람인게 기쁘다는 말
If I made you feel second best, I'm so sorry, I was blind
만약 니 기분이 그저 그렇다면 몰랐어 난 정말 미안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Tell me, tell me that your sweet love hasn't died
말해줘 니 사랑은 시들지 않았다고
Give me one more chance to keep you satisfied, Satisfied
한번 더 니 마음을 돌릴 수 있게 기회를 줘

Little things I should've said and done, I never took the time
내가 말하고 했어야 하는 것들을 나는 외면했지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Tell me, tell me that your sweet love hasn't died
말해줘 니 사랑은 시들지 않았다고
Give me one more chance to keep you satisfied
한번 더 니 마음을 돌릴 수 있게

You were always on my mind
넌 항상 내 맘에 있었어
(x5)

Maybe I didn't treat you quite as good as I should
어쩌면 난 널 대할 때 애인으로는 별로였나봐
Maybe I didn't love you quite as often as I could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최선은 아니었나봐
Maybe I didn't hold you all those lonely, lonely times
어쩌면 난 니가 외로울 때 널 안아주지 못했나봐
And I guess I never told you, I'm so happy that you're mine
또 네게 말하지 않은 것 같아 니가 내 사람인게 기쁘다는 말
Maybe I didn't love you
어쩌면 난 널 사랑할 때
[완전한 fade out:반드시 이때 fade out이 되어야 한다(이유[각주:1])]

___
한글 가사를 일부러 직역하지 않고 약간의 생략이나 의역을 통해 한글로 바꾸어 부를 수 있을 정도의 운율 만들기에 신경을 써 보았다. 이렇게 하면 PSB의 명곡을 한국어로 불러도 아무런 이상할 것이 없게 된다. 그들의 감성은 전세계 어디에서도 수용할 수 있는, 한 국가를 기준으로 하면 꼭 뮤지션 10팀 정도는 쌍수를 들고 환영하는 '소심한 남자의 감성'이기 때문이다.

이 곡을 다음 곡의 MR 스타일로 편곡하여 부르면 참 좋을 것 같다. 편곡은 슈퍼스타K2의 Top 11편을 본 이후로, 물론 그 이후에 의해서도, 참 매력적이고 이전에 없던 음악을 만들어낸다는 의미도 충분히 가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1. 내가 남자 친구라면(토이) - 일렉피아노와 스트링으로 최대한 순수함을 살려서


2. Destiny(불독맨션) - 좀더 빠른 비트와 브라스가 들어가서 조금 더 경쾌한 느낌
 

이런 글 처음인데, 그냥 갑자기 생각났어요. 어떠신지요? 댓글 써주세요~^^


  1. As for Always On My Mind, the song’s seemingly warm and heartfelt sentiments are undercut by Tennant’s final line, delivered just as the track starts to fade. “Maybe I didn’t love you”, he sings once more – and this time there’s no qualification, just a brutal full stop. [본문으로]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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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n't Wait Up
Diane Birch
Bible Belt(2010)

I said to the river running thru my heart
You got a long way to go until the water part
Come the clouds rollin' in and all the people hide
They say run run baby to the sunnyside

I said to the preacher standing at my door
Why you chasin' a rainbow when you got a star
He said you're gonna be sorry if you open that lid
I said it's too late daddy I already did

Oh Oh don't wait up for me
Oh Oh cuz you ain't gonna like what you see
No no no

I looked at the clock and it was quarter to twelve
I started counting the minutes to the freedom bell
I said the midnight hour is gonna take me home
And today's sorry will be here no more
I said

Oh Oh don't wait up for me
Oh Oh cuz you ain't gonna like what you see
No no no




다운받으신 악보를 공유할 때에는 출처를 꼭 밝혀주세요~♡



이 악보는 Guitar Pro 5.2로 제작되었습니다.

* 오늘 오전 2시경 업로드한 악보는 베이스 파트에 약간의 문제가 있어(동아리 형의 긴급제보를 받고) 수정하여 다시 올립니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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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ickr: dave_mcmt

요즘 주말에 내가 하는 일은 근처 기수 선임과 1:1로 테니스를 치는 일이다. 아침을 먹고 날이 조금씩 따뜻해지려고 하는 9시쯤에 테니스코트로 나와서 2시간 동안 치면 딱 좋다. 혹은 점심을 먹고 오후 2시에 2시간 쳐도 되긴 한데 이때는 더운 날씨를 각오해야 한다.
테니스코트로 가기 전에는 파워에이드 1.5리터와 스니커즈/트윅스 같은 초코바를 사가지고 간다. 그냥 물을 마시는 것보다 조금 돈이 들더라도 이렇게 좋은 걸 먹고 마시면 훨씬 힘들지 않게 테니스를 칠 수 있고 끝난 뒤에도 지치지 않는다. 운동을 할 때만 지치지 않는다고 다가 아니라 운동을 다 한 다음에도 운동을 하기 전처럼 생기가 있어야 한다는 게 나의 지론이다.

테니스는 축구와 비슷한 수준으로 체력 소모가 되는 운동이라 중간에 자주 쉬어주어야 한다. 파워에이드 1.5리터는 1세트가 끝날 때마다 한두 모금씩 둘이 나누어 먹어서 총 9세트 정도를 하면 딱 없어진다. 나는 정식 경기가 아닌 이상 이렇게 테니스 연습을 할 때에는 복잡한 15점-30점-40점-게임 단위의 점수 산정 방법을 쓰지 않고 단순하게 11점 내기(탁구 스코어링)를 한다. 심판이 한 명 도와주지 않는 이상 점수를 세기 위해 괜히 머리를 쓰면 운동을 위한 능력이 완전히 발휘되지 못하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그리고 11점 내기를 하면 랠리가 길게 이어지지 못하는 우리네 테니스 게임의 특성상 한 랠리가 짧아서 생기는 피로가 원래 점수 산정 방법에 비해 확실히 적게 쌓인다.

미지근한 음료수는 시원한 물만 못하다. 음료수는 반드시 그늘에 놓아야 한다. 초코바를 직사광선에 놓으면 녹을 수 있으니 이 또한 그늘에 놓아두도록 한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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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앨범은 '한큐에 전곡' 녹음을 끝낸 것으로 유명하다. 스튜디오에 사람들이 와서 짐을 풀고 스탭들과 추후의 마스터링을 위한 음향과 악기 점검을 한 뒤 하나, 둘, 셋 하고 슬슬 달아오르면서 연주를 시작했는데 밴드의 구성원들이 꿈 속을 거니는 듯한 멜로디에 알아서 취해 가장 진지한 모습으로 NG 없이 녹음을 끝내고 말았다. 스탭들은 기립박수를 쳤고 Barry Manilow는 이날에 자신이 평소의 다른 앨범을 만들 때와는 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첫 녹음이 완벽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나는 이 앨범을 듣고 있으면 꿈속, 도시 야경, 유람선, 라이브 연주를 들으며 편안하게 친구들이나 애인과 이야기하는 많은 사람들, 얼음을 띄운 샴페인 등이 떠오른다. 그리고 군부대 생활관에서 밤에 이 앨범을 혼자 헤드폰으로 듣는다. 모든 이미지는 군대의 이미지나 선입견과는 모든 면에서 정반대이기 때문에 고귀한 느낌이 든다. 촌-도시, 젊음-성숙함, 활기참-차분함, 가요-재즈. 모든 것이 다르다. 그리고 그러한 이질감은 사치를 할 때 느끼는 만족감으로 바뀌어 다가왔다. 남극에서 바나나가 귀하고 스위스에서 김치가 귀하고 미국에서 찻잎이 귀하지만 필리핀, 한국, 베트남에 가면 그것들은 널리고 널렸다. 귀함과 흔함은 상대적이지만 귀할수록 더 많은 만족을 준다.



www.artistarec.com 앨범에는 이 사이트로 들어가라고 프린트되어 있었는데 실제로 들어가보면 페이지가 다 짤려 있다. 아마 Universal같은 대형 음반사에 인수된 듯하다.

▲ Yamaha C-5 Piano (Barry Manilow가 사용)

한편 멜론플레이어에서도 이 앨범에 대한 극찬이 끊이지 않는데.. 앨범평을 보면 다음의 글들로 채워져 있다.

10월엔.. (비단벌레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10월에 특히 생각나는 앨범입니다.. Barry Manilow씨의 목소리가 그리워지는 계절이죠. 앨범중에서 When October Goes..는 10월에 듣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죠.. ^^

파라다이스 까페. (vja77lo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기사만 듣고나서는 자미로콰이 분위기 나는 음악인줄 알았더니 고독한 싱어송라이터의 분위기가 물씬 묻어나네요. 음악제목도 파라다이스 까페라니 확실히 요즘 음악보다 옛음악이 진정한 멋을 아는 것 같네요 별 다섯개 주고 싶습니다. 쾅!쾅!쾅!

쭉 이어서 들어보세요. (bbggt67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이 앨범 녹음할때 한곡한곡 따로 녹음한게 아니라 one take로 한번에 녹음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앨범전체가 한곡처럼 연주된 느낌이 드는데 곡자체가 술입니다 그냥 취해버려요. 그냥. ㅠㅠ

제목도 어쩜 ㅠ_ㅠ (yutyht 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저렇게 센스있을까. 진짜 까페분위기 나요 커피 끓이고 있음 ㅠ_ㅠ

커피 끓이고 있음 ㅠ_ㅠ 에 빵 터졌다 ㅋㅋㅋㅋㅋㅋㅋ

 이 앨범에서 무엇보다 돋보이는 세션은 Barry Manilow 아저씨가 직접 연주하시는 피아노. 그래서 나는 피아노 악보를 구하기 위해 수없이 구글링을 했다. 공짜 악보사이트나 한국의 카페에는 절대로 악보를 찾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요 2:00 AM Paradise Cafe의 전곡을 디지털 악보로 구매할 수 있는 미국 악보사이트를 발견하였으니

바로 musicnotes.com !!!!!

 ▲ 인증샷!! Paradise Cafe (1번째 트랙) 가 저렇게도 고품질의, 95%의 싱크로를 자랑하는 피아노용 악보로 만들어져 있다.

 각각의 악보는 미국 달러로 $5.25 이다. (한국 돈으로 하면 지금 환율이 많이 떨어졌으니까 6500원 정도 한다. 비싸지만 이곳의 악보는 그 싱크로 때문에 제값을 한다.) 정말로 Manilow 아저씨의 이 고귀한 곡들은 난잡한 공짜 악보 사이트에서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아볼 수 없었다. 오직 이렇게 돈을 주고 사야 접근할 수 있는 정말 희귀한 악보인 것이다. 그래서 더욱 이런 곡을 연습하면 희소한 가치가 높아진다고 생각한다. 

 외국 사이트에서 온라인 결제를 할 때 나는 외환 The One 체크카드를 사용해서 결제를 한다. (똑같이 VISA가 써있는 우리은행 카드는 승인이 항상 거절된다.) musicnotes.com에서 악보를 사려면 사이트에서 설치하라고 하는 17.5MB의 작은 소프트웨어를 먼저 설치해야 한다. 그래야 악보를 보고 인쇄할 수가 있다. 악보를 산 다음에는 무제한으로 인쇄할 수 있는데, 인쇄된 악보에 'Authorized for use by James Dean' 식으로 악보를 구매한 사람의 영문 full name이 찍혀 나온다. 회원가입과 결제는 아주 금방 할 수 있고 인쇄도 바로 된다. 솔직히 이렇게 인터페이스가 편리하고 빠르게 만들어져 있는 사이트는 요 사이트가 처음이다. 그래도 우리나라 악보바다, 악보공장, 인터뮤즈보다 못하면 못했지 능가하지는 않았다.

 내 방에는 야마하 업라이트 피아노가 있는데, 마침 하릴없이 놀고 있던 이 멋진 놈에게 나는 항상 미안했다. 내가 피아노를 칠 마음이 그닥 나지 않아서이다. 아마 좋은 음악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었기 때문일텐데, 때마침 2:00 AM Paradise Cafe 안의 반짝거리는 곡들과 그 속에서 고독하게 '야마하 피아노를' 연주하는 Manilow 아저씨는 나에게 다시 한번 야마하 피아노를 애정과 관심으로 대하게끔 만들었다. 피아노와 나의 어색한 관계가 When October Goes로 허물어졌다.

▲ 나는 가장 인기가 좋은 트랙인 When October Goes를 구매하여 오늘 부대 복귀하기 전에 한번 쳐보고 갈란다


이 소중한 앨범은 나의 남은 군생활 동안 생활관에서 밤에 자기 전의 운치 있는 시간을 책임져 주고 힘든 시절 나의 마음을 달래주는, 술을 못 마시는 나에게 술과 같은 친구가 되어줄 음반으로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앨범을 홍대앞의 중고음반 판매점에서 우연히 집어냈다는 것도 다시 생각해보면 참말로 감사하다.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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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연히 TV5MONDE(프랑스 TV방송국)의 YouTube 영상을 Infinitube로 보고 있다가 정말로 익숙하고 좋은 어쿠스틱 음악이 흘러나와서 눈이 휘둥그레졌다.


내가 좋아하는 한국 아티스트들로 이 분을 소개하자면

반주 스타일은 한희정
무대와 비주얼은 뎁
보컬 스타일은 호란

정도가 되겠다.

영미권 쪽에는 Lily Allen이나 Suzanne Vega와 비슷한 것 같다.






급 흥분한 나는 멜론 플레이어를 잽싸게 열고 검색창을 쳤다.


하지만 멜론 DB에 있는 Nolwenn Leroy의 앨범은 데뷔앨범인 2003년 'Nolwenn Leroy' 하나뿐이다.

이 앨범은 상당히 강하고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가 느껴지는 뮤지컬 혹은 오페라에 나올 법한 곡들로 채워져 있다. 왜 프랑스 뮤지컬 보면 쿵쿵 하는 비트도 강하고 현악기 편성도 많은 웅장한 곡들 있지 않는가. 이 앨범의 보컬은 가장 최근의 앨범인 'Le Cheshire Cat et Moi' 와는 다르게 호소력이 있고 강하다. 나는 호소력이 있는 보컬보다는 나긋나긋한 보컬과 그에 맞추어 부드럽게 가는 소규모 악기편성의 곡들을 좋아하기 때문에 'Le Cheshire Cat et Moi'가 더 끌린다.

내가 가지고 있는 CD+DVD (음반) Rollyo 서치롤에서 Le Cheshire Cat et Moi를 검색해 보았지만 검색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 아마 아마존에서 나중에 다른 수입음반 살 때 같이 사거나 프랑스에 가서 직접 사야 되겠다.


공식사이트 : http://www.nolwennleroy.net/

MySpace : http://www.myspace.com/nolwennleroy (아직은 음악이 안 올라왔는데 곧 올라올 거에요. 그 전에는 YouTube로 영상과 함께 감상을 하며 기다려야겠어요.)


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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