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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7월 8일


  우리는 정말 얼마나 어린애 같은가! 단 한번이라도 눈길을 보내주기를 이렇게 애타게 바라고 있다니! 정말 천진하다고나 할까! 우리는 발하임으로 갔다! 여자들은 마차를 타고 갔다. 그리고 산책을 하는 동안 나는 생각하기를, 로테의 검은 두 눈동자 속에는, -- 나는 정말 바보야, 용서해 주게! 자네에게도 꼭 보여주고 싶네만, 그래야 이야기가 되니까 말야, 바로 그 눈동자를-- 자, 간추려서 이야기할 테니 들어보게 (왜냐하면 지금 난 졸려서 자꾸 눈이 감길 것 같으니까). 여자들은 마차에 올라탔다. 그리고 젊은 W와 젤슈타트와 아우드란과 나, 이렇게 셋이 마차를 둘러싸고 섰다. 마차에 타고 있는 여자들과 남자들 사이에는 즐거운 대화가 오고갔다. 물론 이 남자들은 성격이 경쾌하고 발랄한 친구들이었다. 나는 로테의 눈길을 찾고 있었다. 그런데, 아아, 그녀의 눈동자는 이 사람에게서 저 사람에게로 옮겨다녔다. 그러나 내게는, 내게는, 다른 사람 아닌 바로 이 내게는 쏠리지 않았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나 홀로 그 눈길을 단념하고 시름에 잠겨 서 있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로테에게 몇천 번이나 잘 가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녀는 끝내 내게 눈길을 주지 않았다. 말하자면 거들떠보지도 않은 거다! 드디어 마차는 떠나버리고 내 눈에는 하염없이 눈물이 괴었다. 나는 떠나가는 로테의 뒷모습을 우두커니 바라보고 있었을 뿐이다. 그녀는 마차 문에 몸을 비스듬히 기대는 것 같더니, 마침내 그녀 머리에 꽂힌 장식이 문 밖으로 삐죽 내밀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뒤를 돌아보았는데, 아아, 나를 보기 위해서였을까? 사랑하는 벗이여! 나는 그 점을 확신하지 못한 채 마음이 들떠 있다. 아마 나를 돌아다본 것이겠지. 아마 그럴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내 마음에 위안이 된다. 그러면 잘 자게! 아아, 난 얼마나 어린 애 같은지!

지금의 나 또한 나의 로테가 나에게 눈길을 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다른 남자에게 눈길을 주는 걸 원하지 않는다. 그녀에게 가서 말하고 싶다.

2006.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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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마키아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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